하 행 봉 한국광고업협회 부국장
뉴 밀레니엄의 원년인 2000년도에 광고계를 뜨겁게 달군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방송광고 판매 제도의 변화'와 관련된 논의들이었다. 방송광고 판매 제도의 변화와 관련된 논의는 지난 8월 20일 문화관광부가 법률안을 입법 예고한 후, 8월 30일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절정을 이루었다. 각 이해 당사자의 입장에 따라 약간의 견해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법률안은 현재까지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KOBACO)가 독점하던 방송광고 판매 제도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여 1개의 민영 미디어 렙을 추가로 설치, 복수 경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라고 할 수 있다.
1. 방송광고 판매제도 논의의 경과
격동의 시기인 80년 12월 19일, 입법회의 본회의에서 한국방송광고공사법이 제정되고 그해 12월 31일 법률 제3,317호로 공포됨으로써 우리나라 방송광고 판매제도는 KOBACO가 독점하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후 KOBACO는 광고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많은 긍정적인 일들을 해왔으나, 독점 체제라는 제도가 갖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90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방송광고 시장이 외국에 완전히 개방되고, 90년대 후반인 소위 문민정부 시절에는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여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미국이나 유럽 등의 상공회의소에서 본국에 보내는 보고서에 KOBACO의 독점 문제가 거론되기도 하였다. 여기에다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가 공기업 개혁을 정책 우선 순위에 두면서 KOBACO도 공기업 개혁의 한 부분으로 부상하게 되면서 방송광고 제도의 개선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방송광고 판매 제도 개선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문민정부의 마지막 시기인 1997년 초였다. 당시 행정부서 및 공기업 개혁을 주도하던 행정개혁위원회가 방송광고 판매제도에 경쟁을 도입하는 것을 정부의 개혁과제로 선정한 것이다. 이 때부터 방송광고 판매제도의 개선이 정부의 주요 정책에 포함되기 시작하였는데, 그 이듬해인 1998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방송광고 판매제도의 개선 방안을 검토하여, 'KOBACO의 독점 판매는 변화된 경제 및 방송, 광고 환경에서 효율성을 갖기 어렵고 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마찰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KOBACO의 독점 제도를 폐지하고 2000년에 자유경쟁 체제로 전환할 것'을 당시 공보처와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같은 시기에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설치되었는데, 여기에서도 '방송광고의 제도 개선을 포함해 한국방송광고공사법을 개정하고 2000년부터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것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곧 이어 출범한 규제개혁위원회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정과제를 넘겨받아 KOBACO의 독점 폐지와 경쟁도입을 '33개 우선 추진 과제'에 포함시켰다.
1998년 8월 기획예산처는 공기업 개혁 차원에서 KOBACO의 독점 폐지와 2000년도 경쟁도입을 결정하면서 방송사의 직접영업 금지와 신설 미디어 렙에 대한 방송사의 출자금지 등 지배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거래와 개혁 업무를 주관하는 정부부처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KOBACO의 독점제도 폐지에 대한 일련의 모색들은 1998년말 방송개혁위원회가 대통령 직속기구로 설치되면서 포괄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1999년 2월 방송개혁위원회는 방송과 광고 제도에 대해 합의한 내용을 발표하게 되는데 그 주요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2000년부터 민영 미디어 렙의 신규 시장 진출 허용을 통한 공. 민영 복수 미디어 렙간의 방송광고 영업에서의 제한 경쟁 도입
2) 제한적 경쟁에 따른 방송광고의 제한적 시장가격 반영
3) 공영 미디어 렙은 공영방송 대행, 민영 미디어 렙은 민영방송 대행
4) 2001년 이후 KBS 광고폐지와 MBC의 민영화 추이를 감안해 공. 민영 미디어렙의 영업 영역 구분 폐지
방송개혁위원회의 합의사항에서 중요한 것은 처음으로 미디어 렙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등장한다는 점과 경쟁체제를 지향하되 일부 현실적인 사항을 감안하고 초기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기간 제한 경쟁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개혁위원회의 이러한 합의사항은 그 동안 국회에서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던 새 방송법이 통과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게 되었고, 막대한 자금을 들여 발사해 놓은 위성이 활용되지 못하는 등 방송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하는 여론의 힘에 밀리다시피 하여 드디어 1999년 12월말 새 방송법이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
새로 제정된 방송법에서는 73조 5항에 방송광고 판매제도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지상파 방송사업자는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 대행사가 위탁하는 방송광고물 이외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서 2000년 3월 13일 방송법 시행령이 제정되었는데, 이때는 중간광고의 부활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미디어 렙과 관련된 사항들은 소홀했다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어쨌든 방송법 시행령에는 미디어 렙과 관련하여 59조 3항에 '법 제 73조 제5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라 함은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를 말한다'라고 규정되었다.
방송법과 방송법 시행령이 제정, 공포되면서 미디어 렙에 관한 골격이 구체화되기 시작하자 미디어 렙에 대한 논의들이 본격화되었다. 그 첫 출발은 한국광고교육학회와 언론정보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방송광고 대체입법에 관한 쟁점 토론'이었다. 이 토론회는 2000년 6월 19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되었는데, 제1주제인 '방송광고 시장에서의 경쟁방식 - 미디어 렙을 중심으로'에서 발제를 맡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이효성 교수는 먼저 방송광고 제도의 개편이 불가피함을 설명하고, 미디어 렙 제도를 가지고 있는 외국의 예를 들어 미디어 렙의 기능과 역할을 설명한 후, 방송광고 제도 개편의 기본조건을 제시하고 민영 미디어 렙의 설립과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제언으로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효성 교수는 첫째, 민영 미디어 렙은 하나만 허용하여 제한적인 복수 경쟁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둘째, 경제여건이 호전되고 공정한 경쟁 체제가 정착될 때까지 민영 미디어 렙은 민영방송을, 공영 미디어 렙은 공영방송을 영업 대행하도록 역무분장을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공영 미디어 렙과 민영 미디어 렙 간의 구분을 없애고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영 미디어 렙의 지분 참여에 대해서는 지상파 방송, CATV, 위성방송의 종합편성 채널이나 뉴스 전문 채널의 방송사업에서 재벌기업과 언론사 그리고 외국자본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경우에 비추어 민영 미디어 렙에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서 미디어 렙은 방송사와 광고주의 중간 입장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방송사와 광고주인 재벌기업의 참여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소유와 경영의 분리와 공정한 거래질서가 제도적, 관행적으로 정착되는 경우에는 방송사의 미디어 렙 지분참여를 허용하거나 또는 미디어 렙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더 나아가 방송사가 직접 미디어 렙을 설립하는 것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광고회사는 광고주의 영향력 하에 있으므로 광고회사가 민영 미디어 렙에 참여하는 것은 방송의 공익성과 독립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방송사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함으로써 광고회사의 미디어 렙 참여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방송과 방송광고의 공공성 보호를 위해 초기에 KOBACO가 한시적으로 미디어 렙에 참여하되 그 지분은 30%로 하고 2년 내에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음달인 7월 25일에는 한국시청자연대회의가 방송진흥원에서 월례포럼을 개최하고 '시청자 주권 제고를 위한 방송광고 대체입법에 대한 쟁점 토론'을 벌이게 된다. 이 토론회의 발제는 KOBACO의 연구위원인 신태섭 박사가 맡았는데, 신태섭 박사는 발표를 통해, 먼저 방송광고 제도개혁 논의의 경과를 설명하고 방송광고의 논의와 관련해서는 크게 전통적 공공론자와 신자유주의자 그리고 신공공론자들의 견해가 존재한다고 전제하고 이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그는 이들의 주장 중 신공공론자의 의견에 타당성이 있음을 밝히면서 신설 미디어 렙과 관련한 쟁점들을 정리하고 그의 입장을 밝혔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신설 미디어 렙의 진입방식에는 일정한 규제를 두어야 한다.
2) 신설 미디어 렙에 대한 출자방식은 지상파 방송, CATV, 위성방송의 종합편성 채널이나 뉴스 전문 채널 등 방송사업의 경우와 같이 대기업과 신문사, 통신사 등 언론사 및 외국자본의 출자를 금지해야 한다.
3) 광고주와 방송사의 출자는 각각 문제를 안고 있지만, 거래 당사자들로서 출자를 해야 한다면 방송협회, 광고주협회 차원에서 출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광고회사의 출자는 당연한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방송사와 광고주가 협회 등 공익적 기구를 통해 공동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광고회사도 광고업협회 차원에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KOBACO는 30% 정도를 제한적으로 출자하되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3∼5년의 기간을 두고 출자지분을 해소하는 것이 타당하다.
6) 공て민영 미디어 렙 간의 역무분장은 필요하다.
7) 종교방송 등 특수방송은 KOBACO가 대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8) 방송광고 수탁수수료와 대행수수료는 법률에 의해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9) 자율적인 민간 공익기구 형태의 '방송광고요금조정위원회'를 구성,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자 그 사흘 후인 7월 28일에는 한국언론학회와 한국광고학회가 공동으로 '방송광고의 환경변화와 과제'라는 주제로 타워호텔에서 특별 세미나를 개최하게 된다. 이 세미나에서는 제2주제로 '방송광고 미디어 렙 제도'를 다루었는데 세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의 서범석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서범석 교수는 외국의 미디어 렙 현황을 설명하고, 우리나라의 미디어 렙 제도에 대한 논의의 경과를 설명한 후, 방송광고 제도의 개선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방송광고 제도 개선의 궁극적 목표는 완전 경쟁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도기적으로 약 2년간 제한 경쟁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도기적 시스템에서는 현재의 KOBACO 기능을 사업부문과 영업부문을 구분하여 사업부문은 방송광고진흥재단을 신설하여 운영하고, 영업부문은 공. 민영 방송사가 각각의 미디어 렙을 운영하는 방식이며, 개별 미디어 렙의 선택권은 방송사에 주어지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방송광고진흥재단은 KOBACO에서 100% 출자하고, 미디어 렙에 대해서는 KOBACO가 3개의 미디어 렙에 각각 50%를 출자하며, 공て민영 방송국은 개별 미디어 렙에 각각 50%씩 출자한다. 이 과도기적 시스템은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그 이후는 KOBACO가 지분을 완전히 매각하고 완전 경쟁 시스템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다시 약 한달 뒤인 8월 20일, 문화관광부는 그 동안 준비해온 '방송광고 판매대행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 예고했는데 쟁점이 된 주요 부분만을 발췌해 보면 다음과 같다.
2. 방송광고 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안
제1장 총 칙(생략)
제2장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
제6조(방송광고판매자의 허가) ① 지상파방송의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문화관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② 문화관광부장관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함에 있어서는 방송·광고 환경 및 방송광고판매시장 규모 등을 고려하고 허가신청자의 다음 각호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야 한다.
③항, ④항 생략
제7조(소유제한 등) ① 방송광고판매자가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에는 기명식으로 하여야 한다.
② 누구든지 대통령령이 정하는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이하 "특수관계자"라 한다)가 소유하는 주식 또는 지분을 포함하여 방송광고판매자의 주식 또는 지분총수의 100분의 30을 초과하여 소유할 수 없다.
③ 제 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대규모 기업집단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와 그 계열회사(특수관계자를 포함한다) 또는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에 의한 일간신문이나 통신을 경영하는 법인(특수관계자를 포함한다)은 방송광고판매자의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④ 방송법에 의한 지상파방송사업자는 그와 특수관계자가 소유하는 주식 또는 지분을 포함하여 방송광고판매자의 주식 또는 지분총수의 100분의 5를 초과하여 소유할 수 없다.
⑤ 생략
제9조(출자 및 출연 제한 등) ① 방송광고판매자는 방송법에 의한 지상파방송사업자(특수관계자를 포함한다)로부터 재산상의 출자 또는 출연을 받는 경우에는 각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출자 또는 출연의 합계가 당해법인의 주식 또는 지분 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하여 출자 또는 출연을 받을 수 없다.
② 방송광고판매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재산상의 출자 또는 출연을 받을 수 없다.
제15조(방송광고판매대행의 지정 등) ①문화관광부장관은 방송법에 의한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의한 한국교육방송공사, 방송문화진흥회법에 의한 방송문화진흥회가 출자한 방송사업자 및 그 방송사업자가 출자한 방송사업자의 방송광고판매대행을 제18조의 규정에 의한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지정할 수 있다.
② 문화관광부장관은 지상파방송사업자가 방송광고판매자에 의한 방송광고판매대행이 곤란하여 방송광고를 판매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당해 지상파방송사업자의 방송광고판매대행을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지정할 수 있다.
③ 제1항 및 제 2항의 규정에 의한 방송광고판매대행의 지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7조(방송광고물의 수탁수수료 등) ① 지상파방송사업자는 방송광고판매액의 100분의 15의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률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방송광고판매자에게 방송광고수탁수수료로 지급하여야 한다.
②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방송광고판매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방송광고수탁수수료중 방송광고대행자의 방송광고물 의뢰로 발생된 수입금의 100분의 70이상의 범위 내에서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방송광고대행자에게 광고대행수수료로 지급하여야 한다.
부칙 제6조(한시적용)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이 법 제 6조 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받은 방송광고판매자의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하는 경우에는 주식 또는 지분의 취득일로부터 2년 이내에 모두 해소하여야 한다.
문화관광부는 곧 이어 8월 30일, 입법 예고된 법률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는데, 참가한 발표자들의 입장을 모두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문화관광부의 법률안이 너무 많은 규제 내용을 담고 있어, 당초의 입법 취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신태섭 KOBACO 연구위원, 박희설 SBS 홍보팀장, 정성채 MBC 광고기획 부장, 박효신 한국광고주협회 상무, 하행봉 한국광고업협회 부국장,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희진 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기현 한신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김동민 시청자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이상 당일 발표순) 등이 발표자로 나서 각자의 의견을 발표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가한 발표자들은 미디어 렙과 관련한 각 이해 당사자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볼 수 있어, 방송광고 판매제도의 개선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각 이해 집단의 입장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밝혀졌다는데 큰 의의가 있었다.
이후 문화관광부는 공청회에서 밝혀진 내용들을 참고하고, 또한 정부 관련부서와 각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입법 예고된 법률안을 일부 수정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방송광고판매대행의 한시적 공·민영 영업영역 구분
2)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방송광고판매자에 출자시 지분해소 시기 조정(부칙 제6조)
3) 외국자본의 방송광고판매자에 대한 제한적 출자(출연) 허용
4) 기타사항
(수정안 제13조 제2호)
5) 방송광고 수탁수수료 및 대행수수료의 상한선 규제 및 구체적 수수료율을 대통령령과 정관에 정하도록 규정한 것을 하한선만 정하고 구체적 수수료율은 당사자간에 자율 계약토록 수정
6) 미디어렙의 초과수익을 사회환원 차원에서 방송광고진흥자금으로 광고공사에 납부토록 하는 규정 신설
※ 공익기능 수행을 위한 광고공사 세입으로 편입
※공사의 임원은 사장 1인, 이사 8인 이내(현 상임 4인), 감사1인으로 한다.
※사장, 감사, 정관이 정하는 상임이사 이외의 임원은 비상임으로 한다.
이후 규제개혁위원회는 문화관광부가 수정한 '방송광고 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11월 13일 행정사회분과위원회 주관으로 관련 기관, 단체와 각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 참가자들에게 배포된 회의자료에는 행정규제개혁위원회가 '방송광고 판매대행에 관한 법률안'의 내용과 관련하여 크게 6개의 심사대상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문화관광부의 의견과 관련단체의 의견이 정리되어 있다.
이 자료 중 중요한 내용을 발췌하여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방송광고 판매자의 허가 등
1) 내용 - 안 제6조
2) 문화관광부 의견
3) 관련단체 의견
2. 방송광고 판매자의 소유제한 등
1) 내용 - 안 제7조
2) 문화관광부 의견
국내 대기업의 지분 소유를 금지한 내용과 형평성을 고려하여 외국자본의 참여도 제한하되, 방송사 수준만큼의 지분참여를 허용함.
3) 관련단체 의견
3. 방송광고 판매대행의 지정 등
1) 내용 - 안 제15조, 부칙 제6조
2) 문화관광부 의견
3) 관련단체 의견
4. 방송광고 수탁 수수료 지급 의무
1) 내용 - 안 제17조
2) 문화관광부 의견
3) 관련단체 의견
5. 방송광고 판매자의 자료제출 의무 등 - 생략
6. 방송광고 판매자 등의 결격 사유 - 생략
3. 논의의 흐름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방송광고 제도의 개선과 관련된 논의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 두가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그 하나는 방송광고 시장에서의 시장 경제 원리 도입과 KOBACO의 공기업 개혁 또는 독점제도 폐지에 주안점을 두고 방송광고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정부의 규제개혁을 담당하는 부서나 경제정책 또는 외교정책을 담당하는 부서, 그리고 광고주협회와 민영 방송사 등이 주로 펴는 논리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방송광고 제도는 방송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방송 제도의 일부이므로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 확보를 위하여 방송광고 제도를 상당부분 규제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민정부 들어 그 입지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시민단체들과 현 제도의 기득권을 가진 곳이라고 할 수 있는 KOBACO가 주로 이 주장을 펼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중간자적 입장을 견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으나, 자율 시장경제 원리와 규제라는 두 가지로 폭을 좁혀 보면 규제 논리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관광부의 입장은 정부의 시장경제 원칙을 존중하는 정책과 WTO 체제에 부응하는 국제적인 기준을 고려하되, 급격한 제도 개선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화관광부의 입장은 2000년 12월 초 현재 규제개혁위원회 등의 개혁 의도와 일부 충돌되고 있어 의견 조정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향후 전개 일정
12월 초 현재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방송광고 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안'은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의가 원만하게 끝날 경우, 부처간 의견 조율을 마치고 국무회의에 상정되게 된다. 국무회의의 의결이 끝나면, 정부 입법안으로 국회에 상정이 될 예정이다. 이 법률안은 국회의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상임위 심의를 거치게 되며, 이 때에도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공개적인 공청회 등이 개최될 전망이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심의가 끝나면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국회 본회의 의결이 끝나면 이 법률은 공식적으로 발효가 된다. 이후 3개월 이내에 시행령을 제정하여야 하고, 시행령이 제정되면, 구체적인 기준, 고시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시행령과 고시, 기준 등은 문화관광부가 주관하여 제정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일정들이 큰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2001년 하반기에는 신설 미디어 렙에 대한 실체가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될 경우, 실제적인 영업 시작은 2002년 초부터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일정 추이는 예정된 일정들이 큰 차질 없이 진행된다는 전제 조건 하에서 가능한 일이다. 이 건과 관련해서는 각 이해 당사자들의 이해가 그 어느 것보다도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고, 국회 일정을 장담할 수 없는 등 일정을 가로막을 장애물들이 곳곳에 잠복하고 있으므로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