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자율심의 부문

이 대 훈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전무이사  

1. 서 언

2000년은 광고심의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온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숙원처럼 바래온 방송광고심의의 민간위탁이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에 맡겨진 사실은 실로 엄청난 일이다.

방송광고심의의 중심축에는 항상 방송위원회가 자리하고 있었지만 또 다른 한 축에선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가 비록 인쇄매체광고심의만이 아니라 포괄적인 의미에서 광고전반의 심의문제에 대해 논의의 일부분을 담당해왔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곧, 1987년 방송법이 제정되면서 국가기구인 방송위원회에 의한 방송광고의 법적인 사전심의가 강화됨에 따라 줄곧 제기되어온 광고계의 방송광고 민간자율규제요구는 1991년 본 기구가 출범하면서 광고계 전반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제시되어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회 저변에서 제기되어온 광고의 사회적 책임 문제는 방송광고 사전규제요구와 자율규제 전환에 따르는 여건의 미성숙 내지는 시기상조론에 의해 정부당국의 정책적 판단만을 바라면서 광고계의 간절한 소망은 한동안 외면되어 왔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은 사회적 변화와 여건의 성숙에 따라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년 AMCHAM이나 EU Chamber가 연례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방송위원회의 방송광고 법적 사전심의를 정부개입에 의한 검열로 간주하여 무역장벽 철폐차원에서 이의 시정을 요청해왔듯이, WTO체제 출범 이후 세계자유무역질서는 광고를 포함한 모든 산업분야에 대한 국가나 자국법의 개입을 외국으로부터의 자국시장진입을 방해하는 무역장벽으로 인식하여 철저히 배척하는 추세를 거역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디지털 방송과 첨단영상산업이 주도하는 새로운 방송환경 속에서 그 많은 채널과 다양한 방송매체의 광고를 대상으로 종전처럼 법적규제로 일관하기에는 양적으로, 물리적으로, 그리고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한계가 노출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특히 우리광고 산업이 세계10대 국가를 넘나들 정도로 덩치가 커짐에 따라 광고를 보는 세간의 이목이 달라짐에 따라 스스로의 변화를 재촉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점도 부인할 수 없다.

2. 방송광고심의의 민간위탁

(1) 경 과

방송·통신기술의 디지털화와 다매체·다채널화, 그리고 채널간 융합화·쌍방향화로 총칭할 수 있는 급변하는 방송환경은 필연적으로 관련법규의 정비를 견인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시대 조류에 따라 1996년 당시 공보처에서 마련한 통합방송법안에는 영화, 만화영화는 사전심의를 유지하지만 방송광고는 사전심의에서 사후로 전환하고, 사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방송위원회에 광고방송 중지·중단권을 부여하는 등 페널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성안되어 민간자율심의의 여지를 열어둔 진일보환 법안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방송광고심의라는, 방송법상 본류에서 벗어난 이러한 지엽적인 내용보다 방송본안과 관련된 몇 가지 쟁점사항에 대하여 여·야간의 견해차가 너무 현격했기 때문에 통합 방송법은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1999년, 그것도 연말에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하여 금년 1월 12일 비로서 그 매듭을 짓게 되었다. 애당초 입법과정에서, 방송광고심의는 그 동안의 법적 규제에 따른 논란을 제거하고 방송광고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증진시키자는 차원에서 사후규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대상이었으나, 방송광고의 즉시성·광역성·무차별성등으로 인한 사회적 파장효과가 지대하다는 점과 청소년보호를 감안한 불가피한 조치로서 법적인 사전심의제를 유지하되 심의업무를 민간기구에 위탁한다는 절충형태로 타협된 것이었다.

여기서 광고계의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방송광고사전심의의 철폐는 통합방송법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다만 사전심의업무를 민간기구에 위탁하도록 함으로써 타율심의의 시비를 희석시키려고 하는 고심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방송광고심의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탁한 민간기구에 대한 관리·감독 문제를 비롯하여 국가기관인 방송위원회의 법적 사전심의 제도 존속이라는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분적 자율성 도입"이라는 극히 (작은 의미)부여에 만족해야하는 수준이었다.

한편, 방송위원회에서는 방송광고사전심의 업무 수탁기구·단체를 선정하기 위하여 제한경쟁방식에 따라 본기구를 비롯하여 한국광고단체연합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케이블방송협회 등 4개 기구·단체에 수탁신청서 제출을 공식 요청하였다. 4개 단체 중 정식으로 응한 곳은 본기구와 한국방송협회로서 방송위원회는 방송계·광고업계를 포괄하는 대표성, 특정 집단 이기주의나 압력을 배격할 수 있는 공정성 여부, 사회적 공신력 확보 여부, 적정 인력 및 설비 보유 여부 등의 평가원칙을 적용하여 심사한 끝에 본기구를 방송광고물 사전심의의의 민간위탁기구로 선정, 고시하였다(방송위원회고시 제2000-3호). 이에 따라 지난 7월 19일 방송위원회와 본 기구간에 방송광고물 사전심의 업무위탁계약이 체결되었다.

그러나 이 계약에는 수탁기구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할 요소가 몇 군데 도사리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즉, 위탁기간 만료 전이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과 함께, 위탁업무 범위 내에서 수탁기구에 대한 지휘·감독과 필요할 경우 지시 및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수탁기구의 위탁업무처리에 대한 그 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시킬 수 있다는 조항이 엄존하고 있다.

이는 행정전환의위임위탁에관한규정을 준용하여 위탁계약에 반영한 것으로서 법리상 당연한 귀결처럼 보이지만, 방송광고심의의 민간위탁이 방송광고의 자율성·창의성을 증진시키자는 입법취지에서 고려된 사항이라면 심의 주체의 독립성·자율성 확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전향적으로 고려했어야 하는 사항들이었다.

따라서 위탁자인 방송위원회와 수탁자인 본 기구와의 관계가 일방적인 지시·감독을 주고 받는 형태가 아니라 고도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요하는 방송광고심의업무의 고유영역을 진작시키고 자율성·독립성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설정될 수 있도록 적절한 제도적 보완장치가 보다 급선무라 하겠다.

 

일 시

주 요 사 항

1999. 12. 28

새방송법 국회통과

2000. 1. 12

새방송법 공포

3. 13

새방송위원회 공식 출범 / 새방송법시행령 제정·공포

7. 3

방송광고물사전심의업무 수탁기구·단체로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선정

7. 16

방송위원회와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간에 동업무 위·수탁 계약 체결

7. 18∼29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방송광고심의 전담 직원 5인 방송위원회 파견교육 실시

7. 31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내에 제1,2,3방송광고심의위원회 및 광고심의기준위원회 구성

8. 1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방송광고사전심의업무개시

8. 28

방송위원회, 방송광고심의에관한규정 제정

9. 1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새심의규정 적용개시

10. 2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전광판 방송광고 심의개시

수탁업무이행 상황은 매우 급박하게 진행되어, 예산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무실 공간을 증평하고 심의 기자재를 비롯한 사무집기를 구입해야 했으며 신규인력충원, 나아가 광고심의위원 위촉 등 대부분의 업무가 위·수탁계약 체결 후 가시화 될 수밖에 없었다. 예산의 거의 대부분을 방송발전기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기획예산처의 심사 및 최종승인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계약 체결 후 15일만인 8월 1일부터 시작된 민간기구에 의한 방송광고심의는 지상파TV, 라디오의 경우 구 방송위원회의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케이블TV는 구 종합유선방송위원회의 종합유선방송심의규정을 적용하는 과도기를 거쳐 방송위원회가 8월28일자로 새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을 제정·공포함에 따라 9월1일부터 새규정을 적용, 심의해오고 있다. 이 부분 역시 방송법 제33조에 방송위원회가 심의규정을 제정·공포한다고 명문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운영의 묘가 절실한 사항이기도 하다.

(2) 방송광고심의방향

기본적으로, 각계 각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는 균형잡힌 광고심의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사무처에 실무경험을 갖춘 유능한 전문인력을 영입함으로써 편파심의와 자의적 판단이나 해석, 그리고 불공정심의라는 시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등 심의에 있어 공정성 및 일관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광고심의를 엄정하게 수행하되 심의신청인에 대한 편익은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심의절차의 간소화 또는 신속화 제고차원에서 심의신청 접수를 주2회에서 매일접수로 전환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광고심의업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위원을 상근으로 영입, 예비심사 또는 사전자문에 응하게 함으로써 심의신청인에 대한 서비스향상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또한 광고심의자료를 데이터 베이스화하여 유사사례에 즉각 준용할 수 있도록 하고, 국내외 광고심의를 한곳에 집적시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준비하는 등 심의의 전문성, 일관성 유지를 제고하기 위해 사무처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다.

특히 완성물광고심의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행정적 비용을 절감하고 심의정보 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광고제작자와의 사전협의제를 활성화하여 예측가능한 광고심의가 될 수 있는 기틀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는 향후 완성물 뿐만 아니라 스토리보드 심의를 병행할 수 있는 경험 축적의 계기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 심의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시 재심의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했으며, 심의사례를 새로운 결정사항을 중심으로 세칙화하여 공개하는 등 이의 신청이나 불만 제기에 대해 신청인의 입장에 서서 그 편익을 도모하는데 최대한 합리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현재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에는 매체별 특성을 고려하고 광고심의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3개의 광고심의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광고심의기준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광고심의기준위원회는 9인으로 구성되어 월 2회 개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광고심의규정 및 세칙의 제정·개폐, 재심의안건 의결, 기타 심의관련사항처리를 주요기능으로 하고 있다.

 

구 분

제1광고심의위원회

제2광고심의위원회

제3광고심의위원회

대상매체

지상파방송(TV,Radio)

종합유선방송,

전광판방송,위성방송

신문,잡지등 인쇄매체

위원수

7인

7인

7인

상근전문위원

2인

1인

-

심의횟수

매주 2회(화,금)

매주 1회(수)

매주1회(월)

심의 성격 및 시점

법적사전심의

법적사전심의

사후자율심의

※광고심의기준위원회 위원 명단

 

구 분

성 명

소 속 및 직 위

위원장

오 성 환

변호사, 전 대법원 판사

부위원장

이 기 홍

선연 대표이사 사장

부위원장

정 광 모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위원

김 형 덕

시인/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윤리위원

리 대 룡

중앙대학교 광고흥보학과 교수

오 택 섭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조 병 철

전 스포츠조선 전무이사

김 철 순

전 전주문화방송 사장

이 노 종

SK그룹 홍보실 전무이사

※제1, 2, 3 광고심의위원회 위원 명단

(3) 문제점

방송광고심의규정은 방송법에 명시된 대로 방송위원회에서 제정·공포하게 됨에 따라 수탁기구인 본 기구에서는 단순히 방송위원회에서 넘겨준 심의규정을 적용, 방송광고를 사전심의 해오고 있다. 그러나 방송 및 광고업계의 대표성과 수임 능력이 인정되어 선정된 기구·단체라면 엄연히 동 업무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이를 이행해 나아가야 할 것이며, 그에 상응하는 권한 또한 주어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현 상태대로 자율적인 권한부여는 도외시하고 자칫 무한책임만이 남는다면, 방송위원회가 심의와 관련된 모든 틀을 만들어 놓고 심의규정 적용이라는 단순업무만을 위탁한 채 사회적 물의가 일어났을 때 수탁기구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분 과

구분

성 명

소 속 및 직 위

제1광고심의위원회

위원장

조 병 량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위원

권 재 일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

김 연 호

김연호 법률사무소

김 자 혜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 이사

김 진 희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과 교수

이 병 주

한국광고연구원 회장

한 희 열

한국제약협회 홍보실장

제2광고심의위원회

위원장

이 준 일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위원

김 영 치

강남의원 성인병클리닉 원장

김 충 기

한국광고연구원 원장

박 인 례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 사무총장

박 해 식

서울행정법원 1단독판사

홍 종 선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 영 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제3광고심의위원회

위원장

김 태 선

전 동아일보 이사

위원

김 광 태

삼성전자 이사

김 문 환

청주대 언론정보학부 강사

김 영 훈

비프로덕션 대표이사

여 운 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정 기 현

한신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정 해 랑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식품산업단 수석연구원

따라서 방송위원회는 '방송광고심의에관한규정'을 제정함에 있어 선언적의미의 포괄적인 틀을 성안하는 대신, 급변하는 방송 및 광고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품목별, 업종별, 항목별 심의규정을 수탁기구·단체에서 제정하게 하고, 세부적인 심의기준이나 세부지침 역시 수탁기구·단체에서 운영의 묘를 살리고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정할 수 있게 하는 등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방송위원회의 수탁기구·단체에 대한 일방적인 지휘감독은 반드시 지양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하겠다. 위·수탁 계약서에 담겨있는 몇 가지 문제 조항을 지적한 바 있지만, 방송광고심의업무의 고유영역을 무시한 채 방송위원회의 수탁기구에 대한 일방적인 지휘·감독·감사·위탁해지권한과 관련하여 상식의 정도를 넘어선 통제가 가해진다면 방송광고심의업무의 민간위탁이라는 입법취지를 훼손함은 물론, 기존의 방송위원회 심의와 다를 바 없이 이름만 바뀐 심의라는 지적에서 벗어나는 사회적 저항에 부딪칠 개연성으로 충분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애니메이션 영화광고의 논란에서 볼 수 있듯이, 본기구의 제1광고심의위원회에서는 현재 지상파 TV에 방영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 국민감정저해여부를 기준으로 하여 왜색이 짙지 않으면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방송위원회에서는 일본대중문화의 단계별 개방과 관련한 정책결정차원에서 불허방침을 유지함에 따라 한차례 해프닝으로 끝난 사례가 있었다. 차제에, 광고심의는 법적인 근거뿐만이 아니라 소비자 정서, 시장경쟁상황, 문화적인 욕구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는 전문영역인 만큼, 법적심의의 경직성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민간기구의 컬러를 살리는 방향으로 방송위원회의 지휘감독권이 보다 소극적으로 행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 밖에 지역신청광고물에 대한 심의처리 지연을 들 수 있겠다. 방송위원회에서는 그 동안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4개 지역에 사무소를 운영해 오면서 지역신청 방송광고물 역시 각 지역 사무소에서 상당 부분 심의·처리해 왔다. 그러나 본 기구로 방송광고심의업무가 위탁되면서 본 기구의 지역사무소 운영 재원을 기획예산처에서 예산절감 및 효율성 제고라는 이름하에 삭감해 버림에 따라 지역신청 광고물 심의를 중앙에서 전담하게 되어 물리적인, 또는 시간적인 지연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문제는 결국 지역사무소 개설이 선결과제이기 때문에, 본 기구와 방송위원회와의 협의 사항이라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광고계 안팎의 총체적인 노력에 의해서만이 풀어나갈 수 있는 화급한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인다면, 이제 막 씨앗이 뿌려진 방송광고 민간심의의 싹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광고계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라고 싶다. 비록 만족스럽지 못한 형태이긴 하지만 완벽한 광고자율심의로 가는 큰 길목에 이제 막 들어섰다는 전제 아래 우리 광고인 모두는 제대로 뿌려진 씨앗에 물을 뿌리고 거름을 주며 잡초를 메어주는데 지혜를 한데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날의 방송위원회와 비교하여 심의의 잣대가 어떤가하고 시험삼아 심의를 신청한다거나, 이제 민간기구에 넘어왔으니 대충하자며 관련자료를 불충분하게 제시한다거나, 더 나아가 악의적으로 문건을 변조하거나 사무처직원들을 매도하는 등의 어리석음은 스스로가 자제해 나가야 할 것이다.

3. 광고심의현황(인쇄매체 포함)

(1) 지상파 TV, RADIO (제1광고심의위원회 / 8월∼11월)

 

TV

RADIO

계

방송가

조건부
방송가

방송
불가

소계

방송가

조건부
방송가

방송
불가

소계

방송가

조건부
방송가

방송
불가

총계

6,516

4,735

15

11,266

2,750

1,455

4

4,209

9,266

6,190

19

15,475

제1광고심의위원회에서는 업무위탁 이후 4개월 동안 총 15,475건을 심의하여 '방송가'는 TV 6,516건, RADIO 2,750건을, '조건부방송가'는 TV 4,735건, RADIO 1,455건을, '방송불가'는 TV 15건, RADIO 4건을 각각 결정하였다. '방송불가'의 경우 직업소개업, 복권업, 일본영화광고 등 심의규정상 방송불가 품목이 대부분이었다.

(2) 케이블TV, 전광판방송 (제2광고심의위원회 / 케이블은 8월∼11월, 전광판은 10월∼11월)

 

케이블TV

전광판방송

계

방송가

조건부
방송가

방송
불가

소계

방송가

조건부
방송가

방송
불가

소계

방송가

조건부
방송가

방송
불가

총계

1,201

1,227

4

2,432

13

53

3

69

1,214

1,280

7

2,501

제2광고심의위원회에서는 업무위탁 이후 케이블은 4개월간, 전광판은 2개월간 총 2,501건을 심의하여 '방송가'는 케이블TV 1,201건, 전광판 13건을, '조건부방송가'는 케이블TV 1,227건, 전광판 53건을, '방송불가'는 케이블TV 4건, 전광판 3건을 각각 결정하였다. 제2위원회 역시 '방송불가'는 직업소개업, 의료업, 경마 등 심의규정상 방송불가 품목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3) 인쇄매체 (제3광고심의위원회 / 1월∼11월)

제3광고심의위원회는 본기구 사무처에서 신문 74종, 잡지 75종, 전문신문 103종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문제광고 2,095건을 심의하여 '광고수정' 338건, '광고중지' 270건, '경고 및 광고수정' 109건, '경고' 14건, '주의' 13건 등 총 745건을 심의결정하고 광고주에게 이의 이행을 촉구한 바 있다.

 

주의

경고

광고수정

주의 및 광고수정

경고 및 광고수정

광고중지

경고 및 광고중지

계

13

14

338

109

270

1

745

4. 현안 및 개선방안

(1) 재정자립

2000년도 기준 본기구의 재정수입구조는 방송발전기금이 2,227백만원(99.1%), 회원단체회비 21백만원(0.9%)으로 방송발전기금 비중이 절대적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민간기구라는 본기구의 정체성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특히 향후 방송광고심의가 명실상부한 민간자율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제기될 자율성과 독립성이라는 절대 명제에 자유스러울 수 있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으로부터의 예산자립이 선결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 기구 회원사들의 구성으로 볼 때 회비를 증액하여 충당하기에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먼저,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방송광고 심의건별로 일정액의 심의수수료를 징수하는 방안으로, 광고업계의 동의와 함께 이의 법률적인 문제를 방송위원회와 협의, 결정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하겠다. 수수료 액수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나, 평균 3만원(초심 5만원, 재사용 2만원선)으로 할 경우 연평균 15억∼20억원의 수입이 예상되므로 이로써 재정자립에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ABC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방송발전기금에서 일정액을, 광고업계에서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함께 조성하여 이를 종자돈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으며, 이와 함께 방송발전기금 조성시 일정 비율을 광고심의비로 아예 선취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또한 어느 한 방안으로도 완전한 재정자립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엔 여러 방안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안들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광고업계의 전폭적인 지지와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협조, 사회전반에 걸친 공감대 확산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해 보일런지 모르지만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에 광고업계의 총체적인 의견 수렴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2) 국내 광고심의를 조정·통할하는 중앙심의기구 기능 정립

현재 제약협회, 화장품공업협회, 식품공업협회, 증권업협회 등 10여개의 광고심의 기구·단체에 산재되어 있는 국내의 광고심의기능을 한 곳에서 통합·조정함으로써 심의중첩에 따른 예산상의 낭비요소와 심의신청인의 불편을 제거해야 하는 작업이 긴요한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방송광고의 경우, 업종별 이익단체에서 심의필증을 받아왔더라도 본 기구 방송광고심의시 매체 특성상 방송에 부적합하거나 표현에 무리가 있는 광고가 있어 수정을 요청할 경우, 심의신청인의 입장에서는 2중 3중의 제재로 비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이의 전반적인 조정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본 기구와 각종 광고심의기구·단체와의 연계방안으로는 방송광고심의에 있어 유관기구·단체의 심의결과를 본 기구 심의위원회가 모두를 떠맡아 추인하는 경우와 각 심의기구·단체의 광고심의위원회를 본 기구 심의위원회로 편입하여 활용하는 경우 등 여러 가지를 상정할 수 있으나, 어느 경우든 광고심의 신청인의 편익제고라는 대명제가 우선적으로 수용되어야 할 것이다.

(3) 심의·의결 횟수 확대

케이블이나 인쇄매체와 달리 지상파 방송광고는 현재 주2회(화, 금요일) 심의를 해오고 있음에도 광고계 일각에서는 심의횟수를 늘려 광고집행시 시간에 쫓기는 불편함을 해소하라는 요구를 해오고 있다. 그러나 현행 사무처 인력규모나 방송광고심의위원회 체계로는 주2회 심의도 벅찬 실정임을 감안할 때 다른 대안을 모색해 볼 수밖에 없다.

먼저, 지상파 담당인 제1심의위원회를 9인으로 확대 개편한 뒤 제1심의위원들 중 4인을 선정,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정규 심의위원회가 열리지 않는 날에 소위원회를 개최함으로써 심의횟수를 주2회에서 3회로 확대하는 방안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소위원회는 '방송가'인 안건만 결정을 내리고 '조건부방송가'나 '방송불가' 대상 안건은 처리를 유보하되 정규 위원회의 결정에 일임하며, 소위원회의 의사결정은 소위원 중 어느 특정인의 독단과 전횡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원 합의제로 운영하는 것이 골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복수의 지상파방송 광고심의위원회 운영을 제2안으로 제시할 수도 있다. 2개의 심의위원회가 일주일에 2차례씩 주4회 심의를 전담하게 되면 광고계의 불만요소를 대폭 수렴할 수 있겠으나 양 위원회의 심결내용이 동일사안임에도 상반되는 등 형평성, 일관성 차원에서 제기되는 문제에는 속수무책인 경우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2개 위원회 중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심의위원회에 심의신청이 집중된다면 복수위원회를 운영하는 취지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단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4) 광고심의 결정내용 이행여부 확인체계 수립

광고심의업무를 수행하면서 곤혹스러운 문제 중의 하나가 심의결정된 사항이 수정 또는 이행되지 않고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방송광고의 경우, 지상파 방송은 그 관심도가 높기 때문에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불이행되는 사례가 드물지만, 케이블TV나 전광판방송은 지역에서 심의미필 광고를 내보내거나 심결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광고하는 빗나간 사례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탈·불법 사례가 계속해서 방치된다면 광고사전심의의 사회적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고 나아가 법적 심의강화를 초래하는 자승자박의 경지로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확립하여 광고심의 결정내용의 이행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는 긴요한 과제로 대두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방송위원회에서는 방송모니터링 차원에서 광고물에 대한 사후관리업무를 전담은 하고 있지만 심의업무를 수행한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행여부확인에 한계가 노정되는 등 본원적인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심의 당사자인 본 기구 안에 이러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이 가장 확실한 방안이 될 수 있겠으며, 또한 그동안 광고모니터링을 산발적으로 진행시켜 온 소비자·시민단체를 본 기구 심의당사자들과 연계시켜 조직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5) 인쇄매체 광고심결내용에 준법적 지위 부여

이 밖에, 인쇄매체 광고에 대한 본 기구의 심의결정을 성실하게 이행한 광고주가 많은 시간이 경과한 후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행정제재를 받는 사례가 빈번함에 따라 광고업계로부터 이중제재라는 불만이 줄곧 제기되어왔다.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인쇄매체 광고에 대한 본기구의 심의결정에 준법적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심결내용의 이행율을 높이고, 나아가 1차적인 본기구 심의결정 사항이 이행되지 않았을 때 2차적으로 정부기관의 제재가 가해지게 함으로써 심의받는 당사자의 이중규제라는 불만을 해소하고 행정상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인쇄매체의 모니터링과 심의결정, 그리고 이행여부확인 업무를 본 기구에서 수행하고 그 결과에 따른 행정제재는 정부기관에서 담당하는 역할 분담론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사전심의를 통해 걸러지는 방송광고에 비해 문제광고 노출빈도가 높은 인쇄매체 광고의 윤리적, 사회적 책임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이끌어 올리는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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