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 광고와 관련해 가장 크고도 중요한 환경의 문제는 광고 혼잡도(clutter)일 것이다. 광고 혼잡도는 Cable TV, 위성 TV, 인터넷 등 뉴미디어 광고 환경이 급성장하면서 생기는 매체간 혼잡현상과 짧은 광고길이 증가(Kent, 1995), 시간당 광고 개수 증가 등의 변화로 인한 매체 내 혼잡도(Zhao, 1997) 그리고 광고블럭 내 경쟁제품 광고 수 증가에 따르는 경쟁 혼잡도 (Malaviya, KisieliusSternthal, 1996; Clancy & Shulman, 1991; Jones, 1992) 등 점차 다양한 차원에서 연구되고 있다. 특히 많은 가능성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터넷 광고의 경우 Ha와 Litmann(1997)이 정의한 차원으로 본다면 양적(quantity), 경쟁적(competitiveness), 방해적(intrusiveness) 차원을 모두 가지고 있어 앞으로도 이러한 광고혼잡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러한 광고 혼잡도 연구는 소비자의 광고에 대한 주목, 상기, 상표 선호도의 감소를 가져온다는 전통적 논의(Cobb, 1985; Mord & Gilson, 1985; Webb & Ray, 1979) 외에도 광고에 대한 회피, 비호의적 반응, 설득의도의 과대화 등 아예 소비자에게 정보가 도달되기 전 과정에 연구의 초점이 주목되고 있다 (Malaviya, et. al., 1996; Martindale, 1991; Carter, 1991). 예들어 zipping/zapping을 많이 하는 소비자들이 정상 노출되는 소비자에 비해 겨우 9%-29% 정도의 상기율 만을 보일 뿐이라든지 (Stout & Burda, 1989; Smith, 1989; Johnson, 1988), 광고 블록 내의 많은 광고들 중 선행 광고 몇 개를 제외하고는 뒤에 오는 대다수 광고에 대한 주목이 현저히 떨어진다든지(Zhao, 1997; Brown, 1988), 광고가 광고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단지 광고가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회피된다든지 (Cronin & Menelly, 1992)와 같이 모두 정보입력(encoding) 전 단계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TV의 경우, 광고 블럭 내 경쟁 혼잡도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밝혀져(Speck & Elliot, 1997) 광고효과 측정에 있어 단일 광고의 효과를 넘어서 혼잡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기본요소가 되어야 함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와 같이 중간광고 없이 20-30개의 광고가 한 광고 블럭 내에 몰려있는 경우 경쟁혼잡도의 문제는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 경쟁혼잡도는 같은 목표 고객을 가지고 있는 제품 광고가 같은 시간대에 함께 들어옴으로 해서 발생되는 것으로 (Kent & Allen, 1994; Clancy & Shulman, 1991; Jones, 1992) 유사한 개념이 혼재됨으로써 오는 기억 방해현상에 대한 우려가 연구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Martindale, 1991; Keller,1991; Burke & Srull, 1988).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제품 속성 주장, 브랜드 이미지 등의 학습, 기억, 선호 등 정보처리과정에 관심을 두고 있어(Brown & Rothschild, 1993) 여전히 인지적 패러다임의 틀을 넘어서고 있지 못하며 이러한 혼잡현상을 극복할 구체적 전략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대안적 연구가 되지는 못한다.
인터넷, 판촉방법의 다양화로 인한 쿠폰, 영수증 등 새로운 매체 증가로 광고 혼잡도는 점차 증가되고 있으며 이제 소비자의 입장에서 더 이상 혼잡도의 심화는 어쩌면 크게 의미가 없을 수 있다(Brown & Rothchilds, 1993). 어차피 낮은 혼잡 상황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혼잡은 이미 우리 광고환경의 기본조건(default condition; Kent, 1995)이 되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혼잡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광고정보를 처리하는 지를 알아 대안을 세우는 일과 어떻게 하면 이러한 혼잡도를 피해 보다 공격적으로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일 것이다.
광고 환경 변화에 따른 소비자 광고 반응에 관한 최근 몇 가지 가설들은 5초 광고를 이론적으로 고찰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이들 가설들은 크게는 인간이 생존을 위해 주어진 환경을 이해하고 검증해 나가는 사회인지적 패러다임에서 접근하고 있다. 사회인지적 패러다임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생존을 하기 위해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택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인지적 절약을 위해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처리하려는 선택적(selective)이고 통합적(holistic) 정보처리 경향(Taylor, 1981)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소비자는 쏟아지는 자극에 대하여 속성평가나 비교평가 등의 인지적 노력보다는 도식(schema), 인상(impression), 회귀(regression) 등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정보처리 관문을 사용하고 그를 바탕으로 추론(inference)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누실 되는 정보가 많고 이미 자극을 지각하기 전에 전의식적(preconscious/preattentive) 정보처리를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다양한 연구를 통해 검증하고 있다(Fiske & Taylor, 1984). 이러한 심리적 패러다임은 본 연구가 논의하려는 5초 광고와 같은 짧은 광고의 효과를 논의하는 데 좋은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예를 들면 사회인지적 접근 패러다임에서는 사람들이 내용에 대한 지나친 확신을 가지고 있을 때(overconfidence: i.e. 광고의 주장과 전개 등의 포맷에 익숙할 때) 자극을 즉각적으로 처리, 판단하기 위해 '실제내용 (substantial content)' 보다는 짧은 시간에 처리 가능한 특징적 '형태'(format) 또는 특성(features)에 초점을 맞춘다는 정보처리 경향을 밝히고 있다(Langer, Blank & Chanowitz, 1978). 이러한 특징 분석적 처리에 긴 시간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광고길이 그 자체는 정보처리에 있어 비례적 영향 요인이 아닐 수도 있다. 다시 말해 30초의 반인 15초 광고 정보가 시간에 비례해 단지 50%만 처리되지 않는 것처럼 5초 광고의 처리가 15초 광고의 33%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Malaviya, Meyers-Levy, & Sternthal (1999) 등은 짧은 광고가 혼잡도를 조장하는 원인이기는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러한 혼잡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연구자들은 오히려 광고의 반복 노출을 늘림으로서 소비자의 회피적 반응에 대응할 것을 주장한다. 이들은 기본 노출을 넓혀 광고가 더 많이 살아남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들 제언이 짧은 광고의 다양한 효과를 논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5초 광고의 효과와 전략에 대한 전혀 새로운 차원, 즉 생존이라는 전략에 대해 도전해 볼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