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장에서는 케이블TV 프로그램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사례연구로 만화채널 투니버스의 제작프로그램인 "영혼기병 라젠카"를 대상으로 분석한다.

사례분석을 위해 본 연구에 제시된 자료는 투니버스, 애니메이션 전문제작사의 내부자료 및 대외 보도자료, 신문기사 등의 내용을 참고, 인용하였고, 관련 담당자들과의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자료를 취합한 것으로 별도의 자료원을 표기하지 않는다.

제1절 연구가설

지금까지 이론적 논의를 통하여 영상상품의 경제적 특성, 창구화를 통한 배급의 경제적 효과와 애니메이션 산업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를 통해 본 연구에서는 "영혼기병 라젠카"라는 영상상품을 대상으로 경제적 특성에 기인한 창구화의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연구문제로 창구의 확대에 따른 기대수익률의 변화, 생산비용의 역동성, 창구간의 상호의존성을 부가가치 창출 효과와 전략, 그리고 문제점에 대해 실증적 연구를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가설을 설정하였다.

연구가설 1 : 영상상품의 질은 그 투입 요소의 비용에 의해 결정된다. 즉 질은 비용의 함수이다.

연구가설 2 : 기대되는 수익률은 영상상품의 파생되는 창구의 확대에 의해 결정된다. 즉 기대수익율은 창구의 함수이다.

연구가설 3 : 목표로 하는 창구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비용의 투입은 역동적으로 변한다.

연구가설 4 : 영상상품의 배급 창구간에는 상호의존성이 존재한다.

위의 가설을 검증하는 실증적 자료로는 "영혼기병 라젠카"의 제작을 통한 제반 투자 비용 및 수익, 투니버스의 내부자료, 관련업체의 자료 및 제작 관련 담당자들과의 심층면접(depth interview)을 통해 조사하였다.

제2절 영상상품으로서 "영혼기병 라젠카"의 기획

(1) 배경

80년대 "로봇 태권V"의 성공이후 국내에는 이렇다 할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어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다. "라이온 킹", "뮬란" 등의 사업적 성공은 애니메이션 산업을 '굴뚝없는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일컬을 만큼 애니메이션 산업은 성장해 있다.

최근의 TV 애니메이션은 대부분이 저패니메이션과 월트 디즈니류의 애니메이션이 8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에 이어 외형상으로 보자면 세계 제3대 애니메이션 제작국이다. 그러나 '미국의 기획력과 일본의 시나리오, 그리고 프랑스의 캐릭터를 사용하여 한국이 그림만 그린다.'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95년 3월 개국한 만화채널인 투니버스에서는 이러한 한국적 애니메이션 상황의 극복을 위하여 해외시장의 유통이 가능한 고품질의 애니메이션을 기획하였으며, 파생시장을 고려하여 기존 국내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SF 환타지'라는 장르파괴, 장르 통합적 구성형식을 시도하여 "영혼기병 라젠카"를 기획했다.

(2) 기획의도

"영혼기병 라젠카"는 극장판 로보트 태권브이 시리즈가 막을 내린 80년대 중반 이후 단절됐던 본격 로보트 시리즈를 90년대의 새로운 개념과 감각으로 시도하는 로보트 애니메이션 기획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총 13편의 시리즈물인 이 작품은 편당 1억 5천만원의 제작비, 2년여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 대작으로, 기획단계에서부터 지상파 방송은 물론 해외시장을 겨냥한 치밀한 준비를 하였으며, 사전시장(pre sale market)에서 로보트를 포함한 미캐닉 디자인에 있어서 투니버스의 애니메이션 기획팀, 서울화학의 완구 설계팀, 코코애니메이션의 디자인팀이 공조 체계를 수립, 국내 최초로 로보트 등 미캐닉 디자인의 사전 상품화 기획을 하였으며 캐릭터와 게임소프트, 음반시장, 출판 등 부수시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되었다.

내용에 있어서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에 기반한 인류평화와 환경보존을 주제로, 기존 국내TV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SF 판타지'라는 장르 파괴, 장르 통합적 형식을 시도하였고, 영혼이 깃든 기사 로보트라는 신화적 이미지가 가미되고 우리 고유의 선과 색채가 로보트 디자인에 응용되고 라젠카의 장식 문양엔 우리 전통 문양에 등장하는 상징 동물의 곡선을 시도하였다. 투니버스의 이러한 시도는 우리의 전통 디자인에 대한 자긍심을 불러 일으키고 동시에 우리의 애니메이션 제작물이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일본 로보트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세계 시장을 공략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프로그램의 형식 및 특징

(가) 작품형식

기본적으로 만화영화의 경우 제작에 있어 작품형식이 문제가 된다. 현재 애니메이션은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TV 시리즈 물로 구분되고 있는데 그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극장용은 TV 시리즈보다 투기성이 강하다. 극장에서 개봉해야만 관람객의 반응을 알 수 있다. 반면 TV 시리즈는 극장용에 비해 투기성이 덜하다. 파일럿(Pilot), 즉 데모테입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면 반응을 파악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수정도 할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그 시점에서 포기도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파생상품 부대사업면에서 TV 시리즈가 극장용보다 유리하다.

이것은 극장 개봉기간보다 TV시리즈의 경우가 노출빈도가 더 많다는데 이유가 있다. 따라서 TV 시리즈의 경우 최초 13편은 제작되어야 하는데 이는 주 1회 방송 3개월분 방송물량이다. 하지만 TV 시리즈는 최소 한도 6개월 방송이 가능한 26편의 제작이 선행되어야 하고, 요즈음 세계적인 추세도 26편부터 시작한다. <영혼기병 라젠카>의 경우 13편으로 제작되었으며, TV물로 제작되어 MBC에 선 방영이 된 후 투니버스에 이어 방송이 된 작품이다.

-. 제목 : 영혼기병 라젠카(Soul Frame Lazenca)

-. 형식 : 30분물 13편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 장르 : SF FANTASY

-. 대상 : Main - 초등학생, 중학생(11-15세 연령층 중심)

Sub - 유아 및 가족 일반

-. 방송 : '97년 11월 3일 ∼'98년 2월 20일, 매주 월요일 MBC TV 5시 1O분

'97년 12월 12일∼'98년 3월 12일 매주 금요일 투니버스 6시 30분

"영혼기병 라젠카"는 영혼이 깃든 로봇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미래 사회의 시공간 설정이라는 SF 형식에 신화적이고 전설적인 FANTASY 내용을 덧붙여 스토리와 영상 구성에 흥미를 더한 SF FANTASY라는 독특한 장르로서 형식적인 특징을 가진다.

SF FANTASY 장르의 기획은 연관 부수시장을 겨냥한 투니버스의 장르에 대한 경제적 선택행위로 볼 수 있다. 좀더 넓은 시청층과 지역적으로도 문화적 할인율이 낮은 SF물과 신비적 요소를 포함한 FANTASY의 내용을 결합하여 수요층의 확대 및 국제적인 감각의 캐릭터로 해외시장의 개척을 위한 장르의 기획 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국내 지상파 방송을 통한 시장테스트 이후 복잡한 구성으로 인해 내용의 이해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단점들이 드러났으며, 이러한 타겟의 광범위한 분산이 구매층의 희석을 가져온 부(negative)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나) 제작형식 및 방법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경우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 메인 프로덕션(Main-production), 포스트 프로덕션(Post-production)의 단계로 제작이 된다. 또한 메인 프로덕션은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에서 제작을 하는 것이 일반적 이다.

대개 국내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경우 편당 7천만원∼1억원 대의 비용이 발생하고, 미국의 경우 편당 4억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이러한 경우 높은 비용은 고부가가치를 전제로 하며, 그에 비해 높은 리스크 또한 수반하게 된다(High Risk High Return).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려면 불확실성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 컨소시엄의 대형화와 대량화가 시도되어야 한다.⁴³⁾

영혼기병 라젠카는 국내 부수시장과 해외시장 유통을 계획한 작품으로 제작비의 충당은 완구제작사 서울화학, 만화영화 제작사 코코엔터프라이즈, 한국종합기술금융 등과 컨소시엄형식으로 제작되었다.

순수 제작비만 20억에 달하는 대작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이는 국내 TV시리즈물 제작사상 편당 제작비 기준으로는 최고의 제작비에 해당된다.(편당 제작비 1억 5천 4백만원)

-. 제작방법

· 아트디렉터, 캐릭터디자인, 프로덕트 디자인, 배경설정, 색지정 등 Pre Production 기획팀 구성, 각 영역의 전문화 시도

· SF 로봇액션의 다양한 애니메이션 연출 시도

· 사운드수퍼바이저 개념을 도입하여 음악 및 음향 연출의 역량 강화

· Theme Music과 일반 배경음악(B.G.M) 작업의 분리 및 통일성 유지

· 애니메이션 더빙 연출의 사실적 분위기 시도

제작방법에 있어서 프리 프로덕션 팀의 구성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국내 TV 애니메이션은 OEM을 통한 메인 프로덕션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기획력의 부재라는 약점을 가진다. 이러한 프리 프로덕션 팀의 구성은 비용의 상승을 가져오지만, 작품의 품질과 연결되며, 부수 연관시장으로의 연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영혼기병 라젠카"는 스탭의 구성에 있어서도 기존 애니메이션 제작을 통해 검증된 고급수준의 인력 선택으로 작품의 품질에 있어서 불확실성의 최소화로 상존하는 리스크를 줄이려고 했다.

특히, 후반 작업인 음악부분에서 이미 대중음악으로 인기를 끌었던 N.EX.T 의 신해철이 전편의 테마음악을 제작하고, 방용석 감독이 배경음악을 담당함으로써 많은 관심과 대외적 홍보(promotion)에도 크게 기여했다.

(다) 내용요약

영혼기병 라젠카의 이야기는 21세기초, 핵전쟁과 환경오염으로 철저히 폐허화된 지구를 무대로 한다.

영혼기병 라젠카의 줄거리 핵심은 전쟁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부활하는 악마적 존재, 아트만에 맞서 인류가 그들을 물리치고 새로운 문명을 연다는 내용이다. 그 유일한 방법은 지구 환경을 오염이 없는 원상태로 되돌려 인류와 생존조건이 상반된 아트만의 생명력을 잃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 줄거리를 통해 암시되는 환경오염에 대한 공포감과 환경보존의 당위성을 아동, 청소년들에게 우회적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려는 내용이다. 또한 영혼기병 라젠카에는 극도의 피폐화된 상황하에서 멸종의 절박한 위기에 몰린 인류가 초기에 서로 대립하고 반목하지만 서로의 사랑과 협력으로 공동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러한 설정은 인간애가 공동의 위기를 해결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는 밑바탕이 된다는 또 하나의 주제를 형상화 한다.

"영혼기병 라젠카"는 기획 초기에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모태로 한 동화적인 내용으로 구성 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독자층을 겨냥하고 대중성과 캐릭터의 상품성을 고려하여 로봇 캐릭터를 증심으로 한 내용으로 구성한 것이다. 또 세계적인 공동과제의 내용이 문화적 수용이 용이한 것으로 볼 때 "영혼기병 라젠카"의 환경보존을 주제로 택한 점은 해외시장전략에 유리한 점이라 할 수 있다.

(4) 제작예산 규모의 결정

(가) 최적투자 비용규모의 결정

영상상품의 생산비용은 상품마다 각기 다르며 일정한 금액의 기준은 정할 수가 없다. 상품마다 파생되는 시장의 상황에 따라 투입요소 규모의 편차가 심하므로 상품의 최적비용규모는 존재하지 않는다.

"영혼기병 라젠카"는 수요차원에 있어서 수요의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아 사전에 확실한 수익률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위험자산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위험자산으로서의 "영혼기병 라젠카" 프로그램의 투자결정은 과거 유사한 프로그램이나 장르들의 모든 수익률의 평균적인 기대값인 기대수익률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에 투자하게 된다. 또한 투자비용의 규모는 "영혼기병 라젠카"의 기대수익률, 외부성 효과 등을 통해 결정한다.⁴⁴⁾

"영혼기병 라젠카"의 경우 아래 <표 10>와 같이 예상 수익규모를 21억원 정도로 예측하였다. 또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은 장기적(long term)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시장으로 그 이상의 수익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표 10>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혼기병 라젠카"의 경우 순수제작비 21억원으로 제작을 계획하였다. 이 제작비 규모는 아래 <표 11>의 지상파 방송사 만화 영화 제작비용과의 비교를 통해 "영혼기병 라젠카"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입비용의 상승이 두드러짐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프로그램 상품의 특성과 프로그램 상품의 배급의 특성에서 나타나게 되는 창구효과와 인접효과 즉, 외부성 효과들이 가속적으로 내부화되고 최종 수입 규모가 잠재적인 상승요인⁴⁵⁾을 안고 있으므로 "영혼기병 라젠카"의 투입 비용은 끊임없이 증가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표 10>에서처럼 국내부문의 캐릭터, 비디오, 출판, 게임시장으로의 확대와 국내라는 지리적 시장의 극복을 통한 해외유통 시장으로 창구의 확대는 "영혼기병 라젠카"의 다창구의 부가가치 효과를 고려한 최적투자비용의 예산규모를 아래 <표 12>와 같이 증가시켰다.

이처럼 "영혼기병 라젠카"의 국내부문과 해외부문 프로그램의 상품의 창구화와 인접효과는 최적비용규모를 21억원 대로 증가시키는 요인이 됐다.

(나) 프로그램 위험감소로서의 투자비용의 분산

"영혼기병 라젠카"는 잠재적 수요시장의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으로 외부성 효과에 따라 창구의 확대와 인접효과가 발생하는 프로그램이다. 창구의 확대는 프로그램 투자비용의 증가를 유발하며 수요가 불확실한 프로그램에의 투자행동은 위험의 요인이 된다.

투니버스에서는 프로그램 창구의 확대에 따라 증가된 투자비용의 분산을 통하여 위험을 최소화시키려 하였다.

"영혼기병 라젠카"는 4개업체의 컨소시엄을 통한 투자로 제작되었다. 예상 투자비용을 26억원으로 정하게 된 것은 선투자 형식으로 투자자들의 출자가 26억원의 규모로 충당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되었기 때문이다.

서울화학에서 순수자본투자 3억원을 하였고, 코코엔터프라이즈에서는 1억 2천 만원의 순수자본투자와 1억 8천만원의 main-prodcution으로 현물투자를 하였고, 한국종합기술금융에서는 3년 후에 원금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5억원을 대출형식으로 출자했다. 투니버스에서는 10억 5천만원의 순수자본투자와 1억 6천만원의 현물투자를 하였다. 순수자본투자 자본은 사전시장에서 서울화학의 캐릭터 판권수입을 통해 2억을 일부 충당하였다. 현물투자의 내용은 투니버스 내의 시설사용료 및 이에 부속된 인건비, pre-production의 투자경비를 포함한다.

이와 같이 "영혼기병 라젠카"는 부수창구의 확대로 인한 투자비용의 증가라는 내재적인 위험을 컨소시엄을 통한 출자라는 방식으로 투자비용의 분산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였다.

(다) 제작 단계별 비용 분석

국내 애니메이션은 한 편에 제작시간 25분짜리 시리즈물을 자체 제작할 경우 편당 7,000만원에서 1억원 가량의 제작비가 소요된다. 반면 외국에서 수입 하는 경우는 편당 방영권 1,500만원에서 2,000만원에다 국내 제작료 300만원을 더한 약 1,800∼2,3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이러한 애니메이션제작의 고비용구조는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을 미국과 일본작품의 동화나 채색을 하는 하청 구조로 남아 있게 하는 요인이 된다.

"영혼기병 라젠카"는 30분물 편당 1억 5천만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여해 2년간의 제작기간을 통해 13편을 제작하였다. 동시에 방송되었던 KBS, 금강기획, 대원동화의 컨소시엄으로 제작된 "녹색전차 해모수"가 편당 7,000만 원, SBS 프로덕션 제작의 "스피드왕 번개"가 편당 1억원이 투여된 것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고비용이 투여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제작비 예산규모를 보던 총 제작비로 26억원을 투여하였다는 보도내용과는 차이가 있는 23억 1천 6백 9십 9만원의 총 제작비(간접경비 2억원 포함)가 투여 되었다.

각 제작 단계별 투입요소 비용규모와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세부적인 요소비용의 상승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알아보았다.

①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

사전기획단계로 애니메이션 성패의 판가름을 짓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외국의 경우 pre-production 부분에 투입예산의 40% 정도의 투자를 할만큼, 이기간 동안 시나리오, 캐릭터 및 미캐닉 디자인 설정, 사전 상품화 기획이 완성되는 시기이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경우 6개월도 채 걸리지 않는 것에 비해 "라젠카"의 경우 국내 처음 프리 프로덕션팀을 꾸려 아트디렉터를 중심으로 캐릭터 디자이너, 메카디자이너, 배경 디자이너, 칼라 코디네이터가 한 팀을 이뤄 디자인 설정 작업을 진행했고, 95년 10월부터 1년 반이 소요되는 기간동안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에 시간을 투자하였다.

"영혼기병 라젠카" 이후 제작 된 "스피드왕 번개"의 경은 철저한 3분할(PRE·MAIN·POST)로 제작되었으며 프리 프로덕션에 상대적으로 큰 비중 (· PRE: 7억 ·MAIN: 13억 3천 ·POST: 5억 ·총 제작비 : 25억)을 둔 것으로 보았을 때 "영혼기병 라젠카"의 사례는 이후 제작된 TV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② 메인 프로덕션(main - production)

메인 프로덕션에서 비용발생에 있어서 중요하게 결정하는 문제는 먼저, 초당 셀(celluloid)의 숫자를 몇 장으로 할 것인가이다. 디즈니의 경우 30분물 기준으로 1만 2천∼1만 5천 셀을 사용하는 것에 반해 일본의 경우 3천∼5천 셀로 제작된다. 국내의 경우는 일본과 같으나, "라젠카"는 제작시간 22분에 소요되는 셀 숫자가 6000∼8,000셀을 사용했다. 이는 결국 원화, 동화, 채색에 더 많은 인건비와 시간이 소요되므로 비용의 상승을 가져오는 요인이 되었으며, 둘째로, key그림을 그리는 원화작감의 선정에 따라 작품의 품질은 현저히 차이가 나게 된다. "라젠카"의 경우 <심청전>, <루팡3세>, < 펭킹라이킹> 등 원화 연출에 이름이 나 있는 이호세 감독의 선정으로 품질에 많은 투자를 했으며 이는 비용의 상승을 가져오는 요인이 되었고, 이것은 해외시장부문의 유통에 작품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③ 포스트 프로덕션(post - production)

편집, 음악, 음향의 믹싱, 더빙을 하는 후반작업이다.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의 녹음은 만화체 더빙을 하지만 "라젠카" 대사녹음의 특징은 외화더빙을 많이 한 성우들을 캐스팅해 영화체 더빙을 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TV 애니메이션이 한사람의 음악 담당자에게 일괄적으로 모든 작업을 맡기는 데 반해 "라젠카"의 경우 테마음악의 작곡은 신해철의 N.EX.T가 영국의 메트로폴리스라는 세계적인 음악스튜디오에서 믹싱까지 해 가며 8곡의 테마를 만들어냈고, 배경음악은 방용석 감독이 매편 평균 50여곡의 배경음악을 제작하는 2원 시스템으로 함으로써 주제음악의 인기는 물론 음악을 통해 "라젠카"의 홍보의 효과가 더욱 배가되었다. 비용은 N.EX.T에 5,000만원, 방용석 감독에 5,000만원씩 지출됨으로 두 배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국내 TV애니메이션 제작비 수준을 상회하는 비용의 충당은 사전에 부수시장의 가능성을 추정하여 완구제작사 서울화학과 만화영화제작사 코코엔터프라이즈, 한국종합기술금융과의 컨소시엄을 통한 자본의 투자로, 투입비용의 증가로 인한 위험을 감소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의 TV 애니메이션은 연관 부수산업의 수직 계열화 체계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한 자본의 영세성으로 방송국 위주의 기획패턴과 내수용 제작의 한계 속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매체를 통한 시차를 둔 몇 번의 재방송을 통해 그 수명을 다한다. 결국 이러한 자본의 영세성은 충분한 제작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없게 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에 비해 고비용이 투입된 애니메이션의 경우, 기획단계부터 철저히 사후시장을 겨냥해 제작하므로 부수적인 창구를 개척하기가 용이하다.

"영혼기병 라젠카"의 경우 사전준비에 2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으며, 부수시장 확보를 위해 연관 업체와의 컨소시엄을 통한 대자본의 투여에 의한 위험을 감소시킴으로 국내 제작 TV애니메이션으로서는 많은 비용을 투입하였다.

제3절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

(1)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파생시장 분석

▶ 연구가설 1 : 파생되는 창구의 확대는 생산요소 비용의 증가를 가져오며 결과적으로 영상상품의 품질을 높인다.

"영혼기병 라젠카"는 완구, 게임소프트, 음반, 출판, 캐릭터사업 등 부수 연관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복합문화사업으로서 사전에 기획되었다. 특히 로보트를 포함한 미캐닉 디자인에 있어서 투니버스의 애니메이션 기획팀, 손오공의 완구 설계팀, 코코 애니메이션의 디자인팀이 공조체계를 수립, 국내 최초로 로보트 등 미캐닉 디자인의 사전 상품화 기획이 이루어 졌으며, 프라모델과 변신 로보트 등의 완구 개발이 애니메이션 디자인 설정과 긴밀한 관련하에 동시에 진행되었다. 이러한 제작시스템은 애니메이션의 로보트 및 미캐닉 디자인이 평면성을 탈피해 실제와 같은 입체감을 지니며 정교한 디자인 작업 과정으로 나아가는 데 그 효율성을 더하는 체제가 된다.

또한 이러한 제작시스템의 수립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을 겨냥해 애니메이션 필름 수출과 완구 수출을 연계하며 진행, 보다 큰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기획 작업의 일환이다. 애니메이션 설정 디자인과 완구 설계 디자인의 공동 진행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잠재된 연관 부수시장의 확대를 위한 작업은 전체 제작비의 상승을 유발하게 된다.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에서 사후에 출시될 로봇물의 미캐닉 디자인의 설정은 프리 프로덕션의 기존의 6개월이라는 기간에서 2년이라는 기간의 소요로 시간변수의 연장을 가져왔고, 이것은 전체적인 비용 상승의 요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