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전통문양 교육의 필요성과 디자인 교육방법

우리들의 생활 주변 어디를 보나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전통문양이 깃들어 있지 않는 곳이 없다. 거기에는 두고 간 선조들이 문화 발자취와 향취가 얽혀 있어 고유한 우리의 '멋'이 서려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교육 활동을 통해 전통을 바탕으로 민족의 창조력을 계발하려면 민족의 전통을 바로 알고 전통을 옳게 살려야 하겠으며 우리는 찬란한 문화 유산의 우수성을 찾아 이를 알고 빛내는데 있어 우리 것에 대한 긍정적 자아관과 전통관을 가지고 인식해야 하겠다.

미술과 학습지도 현장에서 전통문양을 비롯한 우리 것을 찾아야 할 필요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통 문양에 대한 가치의식이 희박하여 민속 자료라 하면 옛날 조상들이 쓰다버린 하찮은 물건으로 생각하고 함부로 다루며 천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속자료에 나타난 문양에 대하여 관심이 적으며 그 가치나 우수성을 찾아보려고 하지 않고 시시하게 보아 넘기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문양이라 하면 하나의 장식을 위한 밑그림이나 무늬라고만 생각하고 그 속에 담겨져 있는 조상들의 사상이나 전통성 등을 찾아보려고 하지 않는다.

둘째, 전통문양을 활용하려는 관심이 부족하다. 문화 유산에 대한 조사수집의 필요성에 대하여 모르고 있으며 전통문양을 개발하여 이를 우리의 생활에 알맞게 활용하려는 생각이 적다.

셋째, 교수-학습 활용상으로는 민족 미술에 대한 지도가 소홀하였다.

넷째, 미술과 교육과정에 나타난 학습지도 내용을 살펴보면, 서구적인 면을 중시한 교육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 것을 바탕으로 하는 민족 미술에 대한 지도 내용이 가볍게 다루어졌다.

다섯째, 전통문양을 활용할 수 있는 학교 시설이 갖추어지지 못하고 있다.

전통미술에 나타난 전통문양을 어떻게 조사 채취하여 학습현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자료화 할 것이며 전통미의 특징을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현대 감각에 맞는 창의적인 표현력을 신장시키기 위하여 발상지도 및 표현의 응용, 감상자료를 어떻게 심화할 것인가? 이런 것들이 당장 교육현장에서 필요한 문양 지도의 현실이다.

우리의 전통문양에 대한 해석 작업도 한 가지 시각이나 한 가지 접근 방법만을 고수해서는 안될 것이다.

무속 신앙과 종교적 차원의 관점, 그리고 자연관의 관점 이외에 다양한 관점을 시도해 보아야 한다.

서양문화가 우리에게 미친 공과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방법적인 측면을 얼마든지 활용해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의 정신을 잃는 것은 아니다. 지금과 같이 정보 매체가 발달된 사회는 수 많은 상징 체계를 지니고 있어 각각의 상징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힘들고, 복잡하고, 자연으로부터 동떨어지게 만들지만 이러한 난재를 비판적으로 엄격하게 진단해서 우리 전통 문양을 현대화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전통문양에 대한 현대화 작업을 전승의 차원에서 사명감을 갖고 활용하여야 하겠다.

전통문양의 기초 디자인 교육도 국민의 조형적 자질 향상이라는 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며 좋은 디자인은 국민 대중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초등학교에서부터 그 기초 능력을 길러야 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디자인 교육은 우리의 전통적인 문안 교육을 통해서 어린이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생활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디자인 학습 활동의 목적도 디자이너와 공학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기능적 형태의 생산이 아닌 상징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약화된 형태를 표현하는데, 재료를 스스로 선택하여 그것을 형상화하는 기초적인 태도와 기능을 기르도록 해야할 것이다.

디자인은 그 출발부터 사회적 행위이므로 목적, 내용, 방법의 설정에 사회적 요구를 생각하여야 하며, 여러 사람이 즐겨 쓸 수 있는 공적인 기능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폭넓은 디자인 경험을 갖게 하며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

초등학교 디자인 교육 내용은 꾸미기와 만들기 영역의 (1) 색의 성질 알고 꾸미기, (2) 포장지, 포장용기 만들기, (3) 마크문자 만들기, (4) 선전탑 꾸미기, (5) 생활에 필요한 것 만들기, (6) 연만들기, (7) 유리창 꾸미기, (8) 환경꾸미기가 해당된다. 어린이들의 자유롭고도 창조적인 꾸미기, 만들기 활동에서의 우리 나라 전통문양의 디자인 교육은 그 밑바탕이 된다. 따라서 초등학교에서부터 디자인의 본질에 맞는 바람직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통문양 교육은 곧 우리 민족성을 살리는 길이며 세계로 뻗어가는 인간을 양성하는 길이기도 하다. 현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외국문화 숭상현상은 우리를 안으로만 축소시키지만 우리 것을 밖으로 확산시킬 때에는 우리 자체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전통문양 교육도 그 한 몫을 하게 될 것이다.

B. 현대감각에 맞는 디자인 능력 신장

전통문양을 활용한 미술과 디자인 학습지도를 통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조상의 빛난 얼을 계승 및 재창조하려는데는 아무런 이의가 없을 것이다. 이제 문제는 그 필요성을 어떤 방법과 절차를 거쳐 학생들에게 지도하는냐가 과제로 남는다.

이제 전통문양의 요소별 특징에 따라 그 지도과정과 방법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1. 전통문양의 기본요소 익히기

전통문양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이 있어야만 그것을 기초로하여 새로운 기법을 창안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른바 온고지신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를 통하여 현대적인 감각에 맞는 디자인능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1) 기본요소 익히기

먼저 문양의 명칭별 기본형태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를 단계별 지도하면¹⁷⁾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은 절차에 따라 하나하나 실행하면 다음과 같다.

문양이나 무늬는 평면이나 입체디자인의 여러 영역에서 부분적 또는 장식적으로 사용되며 전면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문양 무늬 디자인을 분류하면 단독무늬와 연속무늬로 구분할 수 있다. 연속무늬에는 무늬의 단위를 좌우 또는 상하의 두 방향으로 연속하여 반복 배치한 띠 모양의 무늬인 이방 연속무늬가 있고, 무늬의 단위를 상하좌우의 네 방향으로 연속하여 전면에 반복배치한 사방무늬가 있다.

꾸미기 만들기 활동에서 연속적인 전통문양을 나타내고자 할 때 전통문양 지도자료를 활용하여 트레이싱파일지나 투명한 종이를 이용한 옮겨그리기 활동은 기초적인 단계로서 꼭 거쳐야 할 일이다.

이때 정확하게 옮길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문양 전체 혹은 일부분을 그대로의 크기의 엷은 투명종이를 문양 위에 올려 놓고 연필로 도형선만을 그린 후 형태를 그린 투명종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위치에 올려 놓고 약간 딱딱한 연필로 위에서부터 눌러 그린 후에 눌린 자국을 따라 도형을 완성한다.

2. 전통문양의 특징을 활용하여 표현하기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전통문양의 특징을 형태와 상징성에서 찾아보았다. 여기서는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나누어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전통문양의 형태적 특징이란 선(線)의 아름다움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서양식 디자인과는 분명한 차이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서양의 그것이 직선형이라면 우리의 기본 구성은 곡선이라는 것이다. 서양식 건물의 지붕이 곧게 벋은 삼각형이거나 사각형이라면 우리의 지붕은 곡선형이다. 대궐의 지붕은 말할 것도 없이 일반 가정의 전형적인 지붕 모습은 용마루를 비롯하여 처마에 이르기까지 곡선형인 것이다.

1) 기본 도안 그리기

기본 도안이라고 하면 동양과 서양이 크게 다르지야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말한다면 직선과 곡선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면을 중심으로 말한다면 역시 직선을 중심으로 한 면보다는 사선이나 지그재그형 또는 꺽기모양의 면을 비롯한 곡선형이 지배적으로 차지할 것이다. 이제 이러한 틀 아래 몇 개의 예를 들어보고 그것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지도해 보았다.

③ 축소와 확대를 이용한 기본도안

축소할 경우는 엷은 종이를 대고 문양을 그린다. 그 위에 그림의 굵은 선 안을 세로 10눈 가로 7눈으로 원도가 1cm 정방형의 방안선으로 나눈다. 백지상 위에 축소 칫수의 작은 방안선 안에 있는 굵은선 안에서부터 원도를 그리는 방법이 있으나, 필요가 있는 경우 외에는 일반적인 것이 못된다.

확대할 경우는 축소와 같은 순서와 요령으로 원도로부터 알맞는 칫수의 크기 방안을 만들어서 그려낸다. 변형하여 사용하고 싶을 경우에는 재미있는 응용방법으로서 문양을 원도보다도 세로길이 이내 또는 가로길이 이내에 변형하여 사용하면 색다른 모양이 나온다. 실제로 그려보면 뜻밖에 재미있고 특이한 효과가 나타난다.

2) 전통직인 선과 면을 살리면서 기본도안 그리기

위에서는 단순한 선과 면의 기본 요소만을 그려본 것이다. 이제는 이 기본 요소를 응용하여 간단한 무늬의 일부를 그려보도록 하겠다.

이와같이 약간 복합적인 요소가 가미되는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질 때 간단한 전통무늬가 완성되는 것이다.¹⁹⁾

3) 문양의 색채 지도

채색이 아름답게 표현된 색채로는 다홍색, 자주색, 분홍색, 암갈색, 철색, 갈색, 청록색, 녹색, 연두색, 노랑색, 흰색 등이 있다.

3. 창의적 표현활동

현대생활 감각에 맞는 생활용품이나 꾸미기를 한다. 문양이 등장한 자체는 이미 그것의 사용 목적이 분명한 듯싶다. 곧 그것은 어떤 용도를 생각하고 만든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순수한 예술이라는 분야하고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람이 항상 지니고 있는 물건을 비롯하여, 집안에 걸어두고 귀신을 물리치려는 의지를 지닌 것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렇다면 이 전통문양은 인간의 생활용품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없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인간 생활에 커다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문양 그 자체가 생활용품이며, 동시에 인간생활의 일부이기도 한 것이다. 전통문양이 지니고 있는 의식을 어린이들에게 심어준다는 것도 이미 생활용품이라는 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한편 그렇게 지도하는 것이 아이들이 쉽고도 재미있게 참여할 것이다. 이제 이러한 초점에 맞추어 몇가지 작품을 만들어 보았다.

여기에는 형태적인 면과 상징적인 면의 두 가지로 나누어 지도하였다. 왜냐하면 전통문양이란 원래부터 형태적인 특성과 내용적인 특성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형태적인 면만으로는 그것이 전통적인 문양이라고 할 수가 없고, 내용적으로 우리 민족이 공유하는 상징성이 함게 함유되었을 때에 그것이 전통문양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전통문양의 형태지도

전통문양의 형태를 그릴 때에는 다음과 같은 기본 절차에 의해 그리도록 한다. 단 이 때에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하도록 강조한다. 이것이 전통문양의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① 전통적인 특징이 나타나도록 선을 표현한다.

② 부드러운 곡선이 나타나도록 지도한다. 이때 위의 화보에 나타난 문양의 형태를 보고 기본적인 선의 흐름을 확인해보면 위의 그림과 같다.

③ 이 밖에도 전통문양에 새겨진 문양을 보고 변형, 배열, 축소, 확대, 연상 등의 방법으로 그려보도록 지도한다.²⁰⁾

④ 문양 감상판으로 보고 기본형태를 참고로 창의성을 살려 그리게 하였다.

이것은 필통을 만들고 무늬를 꾸며본 것이다. 무늬의 상단은 구름과 태양이 떠있으며, 하단은 바다물결을 표현한 것 같다. 모두가 곡선을 잘 살리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구성이다.

이것은 외출하는 여인을 그린 것이다. 상단에 꾸민 무늬는 곡선을 겹쳐 만든 방사선형태의 무늬로서 색동 무늬와 색채를 연상하게 한다.

사방 연속무늬를 꾸민 작품으로 가운데 그린 꽃은 직선으로 뻗은 가지가 아니라 곡선으로 표현했다.

전통혼례를 그린 것이다. 기본적으로 나타난 선분은 모두가 곡선으로 꾸며졌다. 특히 상방 병풍에는 구름무늬가 그려 있으며, 하단 좌측에 있는 태극 주위에도 구름과 바다물결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살필 수 있다.

이 네가지 작품은 모두가 연속적인 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구름형태와 오색 방사선형태 그리고 태극을 중심으로 한 구름과 바다물결이 그런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이 밖에도 다음과 같은 작품은 전통적인 인상이 깊게 밴 느낌을 준다.

2) 상징성을 지닌 작품

다음으로 우리 민족이 지니고 있는 상징성을 띤 작품을 살펴보자. 여기서는 이미 교과서에 실린 작품을 보고 그것을 어떻게 전통적으로 표현하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작품의 목적이 꼭 같지는 않지만 형태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으나 내용상 거의 우리의 전통적 상징성을 담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좌측이 교과서에 실린 예시작품이고 오른쪽이 새로운 작품이다.

위 작품은 부채를 새롭게 꾸며본 것이다. 단순한 꽃모양에서 새롭게 꾸민 태극무늬가 한층 돋보인다.

위 작품은 글자꾸미기이다. 좌측의 예시작품은 서양에서나 볼 수 있는 서양식동물이 등장하지만 오른쪽에서는 십이간지에서 나오는 동물을 소재로 꾸며 본 것이다.

이 작품은 필통꽂이이다. 무늬는 단순한 꽃무늬였지만 이것이 붓을 상징하는 모양으로 바뀌었음을 볼 수 있다.

위 작품은 선전탑꾸미기이다. 예시작품에서는 단순한 어린이만을 나타냈으나 오른쪽 꾸미기에서는 호랑이와 용을 등장시켜 전통적인 武勇을 그려내고 있다.

역시 예시작품은 매연중지라는 단순한 구성이었으나, 오른쪽에서는 도깨비를 첨가하여 매연발생자에 대한 경고까지도 암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도깨비의 상징성과 재치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