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자동차 소비의 구조
자동차 소비는 모든 상품 체계와 관련되어 특정 집단의 소비 패턴이 어떻게 차별성을 이루며, 이러한 차별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일관성의 소비 전략을 구축하는지를 서로 연결시켜 고찰해야 한다. 소비는 무케르지의 표현 을 빌자면 "모든 사물의 상징적 및 의사소통적 성격"의 표현으로 사회집단간의 의미쟁탈을 위한 수단이며 의미체계의 구축을 통해 사회의 위계질서가 자리 잡히고 사회통제가 가시화되는 영역이다. 소비담론은 사회의 지배 세력에 의한 일방적이고 직접적으로 형성되지 않으며 상이한 사회집단간의 소비 담론의 타협과 대결 때로는 동조 속에 이루어진다.
담론이란 단순한 언어나 기호의 집합물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일정한 양태로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이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사회적 문맥 과 항의를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담론은 사회적이며,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의식과 사고가 담겨져 있고, 나아가 그들이 속한 집단이나 계급의 의식과 사고가 배어 있게 된다. 또한 그것은 그러한 집단의 의식이나 사고가 반영될 수 있는 양태를 지니게 된다. 그러나 이런 담론은 담론수행자들 사이에서 평등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담론 수행자의 사화적 위치나 역할에 따라 나름대로의 위계질서 하에 나타나게 된다.33)
소비담론의 지배적 형성자인 매스미디어와 전문가 집단은 한국사회의 "과소비34)" 경향은 고질적인 한국병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들은 과소비가 사회의 일부 부유층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범국민적 유행병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결국 우월감을 과시하려는 소비경향, 일단 쓰고 보자는 심리가 이미 위험수준이라고 보고 있는 것35)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IMF시대라는 경제적 요인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에 대한 지배적인 소비담론은 매스미디어가 과소비의 문제점을 연일 보도하며 경제를 살리자는 캠페인성 보도를 통해, 경차 소비로 에너지를 절약하여 외화를 벌어들이자는 보도양태를 띄고 있다.
여기서는 자동차 소비 담론의 지배적 형성자로서 신문의 소비관련 보도와 자동차 소비보도의 경향을 살펴봄으로써 자동차를 둘러싼 상품체계의 연결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사회적 맥락과의 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추적해 보고자 한다.
(1) 신문에 나타난 자동차 소비담론
① 소비 보도
<담론>
경제성장에 걸맞는 소비, 말하자면 적절하고 건전한 소비는 미덕이다. 적절한 소비와 생산과 수출이 있어야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생활의 질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과소비는 악덕이랄 수 있다. 소비가 지나치면 국민의 생활습성이 불건전해지고 무역적자폭을 확대시켜 국민경제의 발전을 저해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잘나가던 경제가 쇠락한 역사적 교훈을 보면, 대체로 과소비와 근로의욕의 저하현상이 밑바탕에 깔려‥‥우치경제도 성장은 둔화되고 수출은 상대적으로 부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도 소비는 과도하게 늘어나는「이상현상」을 보이고‥‥ 사치성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일부 돈 많은 국민들과 돈은 별로 없는데도 소비하고 보자는 식의 새로운 소비패턴을 형성하고 있는 젊은 세대에 대해 자중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국민 각자의 건전 소비 의식이 저축을 글리고 투자재원을 증대시켜 성장을 촉진시키는 과거의 경험‥‥(97. 3. 4조선)
고가 외제사치품 여전히 "불티"
"외환위기 나몰라라"... 백화점 매출 급증/화장품·향수 - 보석등 최고 50%까지 늘어‥‥옵션 가격을 포함한 판매가격이 3억 6천만~3억 7천만원에 달하는 영국 롤스로이스 실버스타가 한대도 팔리지 알았던 지난해와는 대조적으로 올들어 2대가 팔렸다‥‥(97. 11. 21. 국민)
'경제재앙' 뒤엔 이런 과소비가../소보원 소비실태 분석
소비자보호원은 1일 '우리 나라 소비 실태 분석' 보고서를 내고 과도한 고급화 대형화 추세, 에너지 과소비 등 무분별하고 비합리적인 우리 국민의 소비 행태에 대한 자성을 촉구했다‥‥ 승용차 배기량 1000cc 이하의 경차 판매 비중은 3.9%에 그친데 비해 일본은 22.6%였다‥‥(97. 12. 2. 한겨레)
소비재 수입 소득 1만불때 일의 3.4배/소보원 실태조사
소득 비해 고급 사치품 찾고 씀씀이 헤퍼‥‥ 우리 나라 소비는 소득에 비해 고급화 대형화돼 있고 중하위충의 편승 소비 또한 높다. 소비재 수입이나 자동차 보유, 해외여행 등 전 부문에 걸쳐 과소비 경향이 만연돼 있다. 소보원이 발표한 '우리 나라 소비실태'에 따르면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의 한국과 일본간 소비재 소득액이 한국은 165.4달러(95년)인 반면 일본 49.4달러(84년)이다‥‥(97. 12. 2. 서울)
소비양극화 어떻게 볼 깃인가/"사회통합 저래'-'소비문화성숙' 해석 엇갈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침체와 과시적 소비심리, 금융실명제에 따른 부자들의 소비증가 풍이 겹쳐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쪽과 성숙한 소비사회로 ㅈ접어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진단하는 쪽으로 의견이 갈렸다. 또 양극화 현상이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보는 부정적인 시각과 건전한 소비문화가 부분적으로나마 정착하고 있다고 보는 긍정적인 시각이 혼재‥‥
고려대 채서일 교수는 우리사회의 가치와 기준이 획일화돼 있기 때문에 소비문화도 부자들을 쫓아가려는 모방소비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빈민층에서 서민층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항상 있기 때문에 서민용품의 수요는 증대하기 마련‥‥문제는 소비에서 중간층이 없어진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경기침체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사회의 가치와 기준의 획일화가 실용성보다는 현시욕 위주의 소비를 낳고 있는 것‥‥
한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제품 보급율이 100%에 가까워지는 소비 성숙기에 접어들면 소비 행태가 고급화와 실용화로 갈린다 ‥‥기본적인 수요가 충족된 뒤 추가로 소비할 때는 고급제품을 찾고 단순 기능을 원할때는 싼 것을 택하는 것‥‥ 서울대 정운찬 교수는 경기가 나빠질수록 소득 격차가 심해지기 마련인데 한번 격차가 벌어지면 다시 회복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경기가 회복 된다고 해서 소비양극화 현상이 바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
자가용 승용차가 소비하는 에너지가 마침내 영업용을 능가했다. 통상 산업부가 3년마다 실시하는 에너지 총조사에 따르면, 95년 현재 수송부문에서 자가용이 54.1%를 차지, 영업용의 45.9%를 넘어선 것이다‥‥ 그 내역을 보면 더 한심하다. 휴일을 제외하면 대부분 출퇴근용이며 그것도「나홀로 차량」 이다. 출퇴근 합승인원이 89년, 92년에는 1.6명이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1.4명으로 낮아져 「나홀로 차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교통체증을 약화시키고 영업용 차량의 연료소비효율출 낮추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날다‥‥ 일본 오비히로 축산대 스기다 사토시 교수는「보행자를 훨씬 능가하는 속도, 중량, 크기 그리고 안과 밖의 명확한 분리 등 자동차의 본질적 구조가 운전자의 우월 의식과 이기심을 키운다」고 본다. 그래서 차 밖의 사람들을 장애물로 간주, 적개심을 품고 길에서 몰아내고 자기 입장만 내세우는 고약한 인간이 되어간다는 것이다‥‥(97. 6. 27. 국민)
(의미구조)
소비전반에 대한 산문 보도는 부정과 긍정이라는 의미소의 대립을 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즉, 과소비, 외제 사치품 소비, 대형화, 고급화 소비는 우려스럽고 자중과 자성을 촉구해야 하는 것으로서 부정적으로 의미지워진다.
‥‥사치성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일부 돈 많은 국민들과 돈은 별로 없는데도 소비하고 보자는 식의 새로운 소비패턴을 형성, ‥‥고가 외제사치품 여전히 "불티"‥‥‥과도한 고급화 대형화 추세, 에너지 과소비 등 무분별하고 비합리적인 우리 국민의 소비 형태, ‥‥소득 비해 고급 사치품 찾고 씀씀이 해퍼‥‥ 우리 나라 소비는 소득에 비해 고급화 대형화돼 있고 중하위층의 편승 소비 또한 높다.‥‥ 소비재 수입이나 자동차 보유, 해외여행 등 전 부문에 걸쳐 과소비 경향이 만연‥‥
이상과 같이 소비문화의 과시소비와 모방소비의 경향이 경제재앙을 일으킨 주변으로 간주되면서 과소비를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합리적 소비는 건전한 국민의식으로 저축증대와 국민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의미지위진다
건전한 소비는 미덕, ‥‥국민 각자의 건전 소비 의식이 저축을 늘리고 투자재원을 증대시켜 성장을 촉진‥‥
결국 합리적 소비를 해야 하는 이유는 저축의 증대로 생산력을 향상시켜야 하기 때문에 제기되는 것이다. 과소비는 무분별하고 비합리적인 소비행태의 사회평태현상이므로 합리적 소비만이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에 대한 이런 보도 경향은 몇 가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첫째, 소비재 소비의 대형화, 고급화에 대한 과시소비경향에 대한 지적이다. 이런 소비 경향의 지적은 체면을 중시하는 과시소비와 모방소비로 소득에 비해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는 잘못된 소비풍토에 대한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 태도는 소비의 사회적 의사소통의 기능을 고려하치 못하고 있다. 소비 주체가 소위 고급품 일색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강조할 경우 그것은 과시욕과 모방 소비적인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소비의 상징적 의미작용에 충실한 소비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소비주체는 상품의 기호적 성격을 고려하여 한편으로는 사회적인 차이를 위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집단적인 정체성을 확인하고 유지하기 위해 소비를 행한다. 현재의 소비는 단지 상품의 유통성에 기반한 소비가 아니라 상품기호로서 소비와 관련된 사회의 지배적 의식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사소통적인 속성을 지리고 수행된다. 사람들이 고급과 대형화 추세의 소비를 지향은 이미 사회적 맥락에서 신분의 표시의 수단으로 재화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회적 반영이며 재화의 소유로 그러한 지위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물신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째, 표충적으로는 과소비의 억제와 합리적 소비를 장려하고 있지만 이는 저축증대로 지속적인 자본축적을 꾀하려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결국 사회적 생산력의 수준 내에서 소비가 이루어지게 하는 소비통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소득에 비한 낮은 저축율이 생산력 향상에 저해가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자본주의 축적 방식에 심각한 위기가 오고 있다는 것의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셋째, 표층적으로는 과소비의 억제와 합리적 소비를 장려하고 있지만 이는 저축증대로 지속적인 자본축적을 꾀하려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결국 사회적 생산력의 수준 내에서 소비가 이루어지게 하는 소비통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소득에 비한 낮은 저축율이 생산력 향상에 저해가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자본주의 축적 방식에 심각한 위기가 오고 있다는 것의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② 자동차 산업 동향과 자동차 소비시장에 대한 보도
<담론>
올 상반기 중 경기부진에 따른 자동차 내수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수입차는 큰 영향을 받지 앓아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이 1.68%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95년 1.18%, 96년 1.51%에 이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97. 8. 11. 문화)
최근 들어 자동차 내수 시장 경쟁양상은 '현대=수성, 대우=공격, 기아=반격'의 양상을 띠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가 전국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내승용차 시장을 평정했으나 올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대우 자동차가 최근 약진을 거듭하면서 인천 ·제주·전남·전북·경북 등 5개 지역에서 1위 자리를 탈환한 것.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4월말까지 전국의 승용차 등록대수는 29만 5천대로 이중 현대가 43.4%로 가장 많았고 대우 35.7%, 기아 20.9%등의 순‥‥‥(97. 5. 28 중앙)
전례 없는 무이자 할부판매 경쟁-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IMF체제 진입에 따른 금융 경색과 대기업들의 잇따른 감량경영여파로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이 와해 위기를 맞고 있다.
무이자 할부 판매 등 제살깍기식 경쟁으로 수요가 부진하자 연말에는 할인 판매까지 등장했으며 재고부담으로 일부생산라인이 중단된 사태다. (97. 12. 23. 문화)
업계는 오는 2000년까지 연산 능력 600만대를 목표로 설비를 확대하고 있다. 공급과잉 시대에는 덩치 큰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내수 시장은 과거에 비해 거의 정체된 상태이다. 96년 1백 64만대보다 5% 감소한 1백 56만대 내외로 예상된다. 2000년 이후는 제살 깍아먹기 시대가 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연산 600만대의 생산능력애도 불구하고 실제 생산은 판매부진으로 3백 50만대에 머물며 이에 따라 공장 가동률도 60%수준으로 멸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97. 5. 15. 조선)
연간소득 35%짜리 차가 잘 물린다.
소득 늘면서 89년 소형→91년 준중형→94년 중형차로 인기 변해
‥‥현대 자동차 산업 연구소에 따르면 우리 나라 소비자들은 승용차를 구입 할 때 대체로 차값이 자신의 연간소득의 35%선인 차를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소가 86년~95년까지 도시근로자 가구당 연간수입과 승용차의 차급별 평균 가격, 차급별 시장 점유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소형차는 89년에 차값이 소득의 35%선에 접근했는데 이때까지는 수요가 급증했다. 하지만 소득이 증가하면서 90~93년에는 판매신장률이 3%대로 떨어졌고, 차값이 소득의 18.3%로 내려간 94년에는 전년보다 판매량이 9% 줄어들었다. 차값이 소득의 16.9% 이하로 내려간 95년에는 판매신장률이 마이너스 29%까지 떨어졌다. 반면 91년에 차값이 소득의 35%선에 접근했던 준중형은 90~93년 동안 연평균 70% 이상의 폭발적인 판매신장을 보였다. 하지만 차값이 소득의 20%정도까지 내려간 94년 이후에는 판매증가율이 뚝 떨어졌다. 최근 내수에서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형은 94년에 차값이 소득의 35%선에 접근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중형차는 연평균 30%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97. 4. 2. 한겨레)
대형 승용차 불황 모른다/ '다이너스티' '엔터프라이즈' 판매호조
‥‥‥"대형 자동차는 불황을 모른다." 자동차업계가 전반적인 판매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대형 승용차는 꾸준히 잘 팔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차값 1천 8백 50만원~3천 50만원)는 들어 4월말까지 9천 5백 75대가 팔려 동기(1만 5백 35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그랜저보다 등급위인 다이너스티(3천 4백 50만원~4천 1백 40만원)는 올 2월 첫선을 보인 뒤 4월 말까지 3천 8백 92대가 판매됐다. 판매가 3천만원 이상인 대형차의 경우 월 판매량이 1천대를 넘으면 잘 팔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기아자동차 엔터프라이즈는 한달 사이 4천대의 계약고를 보이면서‥‥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그랜저와 다이너스티의 경우 계약한 뒤 출고 때까지 1~2개월 기다려야 할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고‥‥(97. 5. 4. 중앙)
<의미구조>
현재 우리 나라는 자동차 600만대의 생산능력에도 불구하고 공장가동률 60%로 3백 50만대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자동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생산과잉으로 자동차 소비시장이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자동차 소비시장의 포화상태로 내수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 할부금리인하, 판촉세일, 무이자 할부판매 등 신용판매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90년대를 전후로 하여 한국의 자동차 소비시장에서 자동차 판매는 점차 등급이 상향조정되는 경향을 띄어왔다. IMF시기인 현재 소비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대형차 시장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판매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자동차 산업의 생산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다. 특히 삼성의 자동차 시장 진출로 자동차 산업이 자멸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내수시장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자동차 수출 또한 미비한 실정이다. 이러한 자동차 산업의 현상황에서 자동차 업계는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견줄 무이자할인판매실시-특판실시- 갖가지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시행하여 전체적인 자동차 판매율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신용 판매로 소비재를 구입하는 소비생활은 자본주의 소비방식을 훈련시키는 수단을 제공한다. 갖가지 신용판매의 급증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구입 및 지출을 연결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용거래를 확대시키고 있다. 이는 자본의 축적 방식이 소비와 밀접히 연결되어 자본가의 입장에서는 자본축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이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소비재의 상징성을 획득하려는 소비행위가 자본주의 소비방식의 통제 속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 보급율이 거의 2가구당 1가구에 이르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자동차의 상징가치의 회소성은 더욱 증대될 것이라는 판단을 가능케 한다. 필수품으로서의 자동차 인식이 확대됨에 따라 누구나 자동차를 소유할 정도가 된 지금 자동차의 상징성은 신분과 지위의 표시로서 그 사회적 의미가 확대될 것이다.
③ 자동차 소비에 대한 보도
<담론>
티뷰론 출퇴근 8개월/중앙대 이현호 교수(나의 삶 나의 차)
자동차는 수송수단이지 신분의 상징이 아닙니다
중앙대 건축공학과 이현호 교수는‥‥ 준스포츠카 「티뷰론」을 몰고 다닌다. 「교수가 왠 신세대 흉내」라는 동료들의 뼈있는 농담이 더 용기가 돼 교내를 질주한게 벌써 8개월째‥‥ 「교수라고 점잖은 차를 운전해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이교수는「체신머리 없다고 구박했던 동료교수들 편견도 잠시였다」며 「당초에는 빨간색으로 구입하려다 너무 튈까봐 검은색을 선택한 것이 조금 아쉽다」 고‥‥(97. 1. 20. 조선)
'겉치레 체면 세우기' "세상이 자기를 지배한다는 외적 통제성향으로 인해 유행에 민감하고 없어도 있는 척하며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많은 신경을 쓴다‥‥‥체면'은 농경사회를 거치면서 사회 질서 유지의 가장 큰 이상적 행태를 나타내는 말이었는데 산업 사회에 들어서면서 의미가 퇴색해버렸다. 도덕적인 측면에서의 체면보다는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얄팍한 경쟁심 때문에 옷이나 집 자동차 따위의 형으로 체면을 차리려는 경향이 많아졌다. 또 산업사회의 익명성으로 인해 첫인상 또는 외형이 사람에 대한 판단기준이 된 탓도 체면차리기 형태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형태는 우리 나라 특유의 강한 평등의식에 기인하지만 다른 사람과의 현실적 차이를 돈으로 해결하려는 빗나간 평등의식으로 흐르는 경우가 대부분‥‥ 결국 이러한 겉치레 의식은 불필요한 낭비와 사치로 이어져 사회 전체의 위화감 조성과 자원낭비의 악순환을 가져온다‥‥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과 대학교수 등 사회 지도층이 더 작은 차와 더 작은 호텔을 이용하는 검소한 생활양태를 보인다면 우리사회의 낭비적인 체면문화를 불식시키는 데 커다란 파급효파를 가져올 것‥‥(97. 5. 31. 한겨레)
국내 사장급 이상 경영인들이 가장 많이 타는 차는 그랜저‥‥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가‥‥조사한 남녀 경영인 3백 37명의 소비실태에 따르면 자동차는 그랜저(31.1%)-쏘나타(17.3%)-아카디아(5.2%)를 많이 타고, 구두는 금강(31.2%)-애스콰이어(15.1%)-엘칸토(5.5%)순으로 많이 신는다. 와이셔츠는 나나리찌(7.9%)-로얄(5.6%)-닥스(5.6%)를 즐겨 입고 넥타이는 나나리찌(11.8%)-닥스(5.9%)-구찌(3.5%)를 많이 맨다. 해외출장을 가면 힐튼호텔에 가장 많이 묵고, 신용카드는 BC(23.8%)와 비자 인터내셔날(21.1%를 많이 사용한다. (97 7. 7. 조선)
기관장들 "전용차는 고급이라야‥‥"
감사원은 ‥‥ 전국 2백 45개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1백 13개 단체가 사용연수 5년미만의 기관장 및 부기관장 전용차량 1백 29대를 고급차종이나 신형차종으로 교체, 25억 5천여만원을 낭비했다고 밝혔다‥‥(97. 9. 11. 조선)
DJ는 엔터프라이즈/JP는 체어맨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기아와 쌍용의 대형 승용차를 특별, 주문했다 김종필 총재는 쌍용 자동차가 막 시판을 시작한 체어맨 리무진(시가 5천 6백 5십만원)을 주문했다‥‥기아측은「김총재가 오는 20일 한국무역전시관에서 발표할 엔터프라이즈 리무진을 주문했다」며 「시판 1호차는 김대중 총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97. 11. 7. 조선)
경차로 바꾸면 연 831만원 절약/중형차와 유지비 등 비교 보유비율 15% 높이면/기름값 연간 1억불 아껴 쏘나타, 크레도스, 레간자 등 2000cc급 중형차를 티코 아토스등 경승용차로 바꾸면, 연간 831만원이 절약된다. 또한 전체 자가용 승용차의 731만대의 4.9%에 불과한 경차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15%대로 높이면 기름값만으로 연간 1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98. 1. 3. 한국)
경승용차 연 522만원 아낀다/1500cc급 비교때
'국제 통화 기금 시대, 경승용차가 왕!"
올해부턴 경승용차가 각종 세제혜택을 독점적으로 받게 돼‥‥ 경승용차를 구입하면, 특별소비세가 전액 면제되고, 중용차보다 취, 등록세 80%, 구가가치 세70%, 공채매입액 95%가 각각 적게 들고, 운행할 때마다 자동차세 30%, 보험금 40%, 고속도로 통행료와 주차료가 각각 50% 면제하는 우대정책이 법적 제도화도 추진되었다고 한다. (98. 1. 3. 한겨레)
경차 1대 타면 한 대값 절약
‥‥ 지난해 11월말 현재 국내 경승용차는 전체 자가용 7백 31만대중 모두 35만 6천대로 전체자가용의 4-9%에 불파한 실정.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적 시민의식 때문에 국내 숭용차의 연도별 평균 배기량도 92년 1천 5백 84cc에서 94년 1천 6백 37cc, 96년 1천 7백 5cc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선진국들의 경승용차 비율은 이탈리아는 40.3%나 되며 프랑스는 38.6%, 일본도 14.7%에 이른다. 경승용차의 경우 중형숭용차에 비해 연간 1천 22L의 휘발유를 절약할 수 있다. 국내 경승용차 비율이 15%까지 늘어난다면 ‥‥ 외화 유출도 1억 1천 5백만달러나 줄일 수 있다. 국제 통화기금 시대를 맞아‥‥ 경승용차야말로 일석삼조의 존재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환경 보호 구호를 몸으로 실천하는 시민의 벗이다. (98. 1. 3. 중앙)
"자동차와 인격은 아무 관계가 없다"
‥‥ 지난해 승용차 등록대수가 1000만대를 돌파했다. 그중 경승용차 비중은 겨우 7%, 96년 9% 수준에 비해 2%포인트나 떨어졌다. 그러나 IMF한파가 한 국을 덮친 뒤에 사정이 크게 달라져 경승용차 구입 문의가 이어지는 것‥‥ 경스용차가 구입가격이 싼 것은 물론이고 유지비가 훨씬 적게 든다는 장점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승용차 이야기만 나오면 "기름도 안나오는 나라에 왠 큰차가 이리 많으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실천은 역시 쉽지 않다. 안전성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고 남들로부터 무시당하기 싫어 억지로 큰 차를 사는 사람도 많았다‥‥(98. 1. 5. 동아)
‥‥한 때는 승용차의 크기가 신분의 상징인 듯 성공의 두께를 점치기도 했다. 호텔이나 고급식당에 가면 작은 차는 냉대를 받지만 중형 이상의 고급차들은 도어맨이 뛰쳐나와 정중히 마중한다. 그래서 10여평의 소형 아파트에 살면서도 크고 번듯한 승용차를 선호하고 업자들은 신용과시, 대학 교수는 체면을 위해, 호텔사우나에나 다니는 할일없는 부인네들도 외제차를 타고 다녔다. 중형차도 과분한 판에 대형차를 굴리고 남이 그랜저나 아카디아를 타면 볼보나 BMW를 탐내면서 뱁새가 황새를 흉내내던 철없던 시대는 지났다. 우리의 허랑방탕과 외화내빈은 시급히 고치지 않으면 안될 고질이었다‥‥(98. 1. 5. 서울)
걷어내야 할 거품 아직 많다.
‥‥ 장, 차관들과 국회의원들의 자동차 크기도 줄어야 한다. 석유 한방을 나지 않는 나라, 사람들의 체구는 서양보다 작은 나라에서 전체 승용차 가운데 경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4.5%로 일본의 14.6%, 미국의 7.3%에 비하면 자동차 거품이 너무 크다. 프랑스 같은 선진국에는 대통령도 중형차를 탄다는데 IMF에 구걸하는 나라의 장, 차관과 의원들이 대형차를 타는 것은 비웃음 받기에 충분하다‥‥(98. 1. 22. 문화)
외제차 버리고 경차타는 '오너'/진도그룹 김용철 부회장
비싼 외제차를 처분하고 손수 경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오너가 등장했다. 진도그룹 김영철 부회장은 지난 연말 독일께 아우디 승용차를 처분하고 800cc급의 경승용차 아토스를 구입했다. 김부회장은 지난 연말부더 아토스로‥‥직접 출퇴근하며 대외업무시에도 손수 차를 몰고 다닌다. 외부행사-파티참석 등 꼭 필요한 경우에는 아토스 앞자리에 기사와 나란히 타고 외부에 나간다. 김부회장의 경승용차 구입은 이번이 두 번째. 티코가 처음 나왔을 때 6개월간 직접 몰고 다니기도 했다. 김부회장은 "당시 주위에서 너무 말이 맡아 차를 바꿨다."며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창피스러웠는데 이제는 홀가분하다" 고 말했다. (98. 1. 28. 조선일보)
<의미구조>
이상과 같은 담론의 의미구조를 살펴보면, 대형차와 소형차가 대립되어 대형차의 소비는 체면과 과시욕이기 때문에 사회악적인 요소로서 부정적인 의미소로 표출되고 있는 반면에 경차소비는 에너지 절약으로 국가경제를 살리는 건전한 소비행위의 긍정적인 의미소로 포출되고 있다.
이를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첫째, 사회지도층이 타고 다니는 고급의 대형 승용차는 상징기호로서 의미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는 수송수단이지 신분의 상징이 아닙니다"
"‥‥교수라고 점잖은 차를 운전해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체신머리 없다고 구박했던 동료교수들 편견‥‥"
"자동차와 인격은 아무 관계가 없다"
"‥‥한 때는 승용차의 크기가 신분의 상징인 듯 성공의 두께를 점치기도 했다. 호텔이나 고급식당에 가면 작은 차는 냉대를 받지만 중형 이상의 고급차들은 도어맨이 뛰쳐 나와 정중히 마중한다."
"외제차 버리고 경차타는 '오너'‥‥ 김 부회장은 "당시 주위에서 너무 말이 많아 차를 바꿨다. '며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창피스러웠는데 이제는 홀가분하다"
"‥‥국내 사장급 이상 경영인들이 가장 많이 타는 차는 그랜저"
"‥‥기관장들 "전용차는 고급이라야‥‥"
"DJ는 앤터프라이즈/JP는 체어맨"
대학교수가 티뷰론을 타고 진도그룰의 부회장이 차토스를 타고 다니는 것이 뉴스가치가 있었던 것은 대형차와 소형차를 대립으로 구축된 차별표시 기호로서 자동차 소비에 대한 인식을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 경영인이 경차를 소비한다는 것은 합리적인 절약정신이라는 신화를 자연스럽게 보여 줄 수 있다. 이는 평범한 사람이 경차를 타는 것은 자신의 신분에 맞는 당연한 소비행위이기 때문에 뉴스거리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명확해진다. 따라서 대학교수나 전문 경영인인 사회지도층이 경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은 역으로 사회적 위계질서와 소비의 위계질서가 상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 대형차를 타고 다니는 것은 체면을 유지하거나 과시하기 위해 허랑 방탕한 소비를 하는 것으로 이러한 소비경향은 도덕적으로 지탄받아야 하는 사회악으로 치부하고 있다. 또한 체면문화를 고질병으로 시각으로 다루면서 한국인의 정신문화가 올바르지 못하다는 도덕적인 개탄을 하고 있다.
"‥‥당초에는 빨간색으로 구입하려다 너무 튈까봐 검은 색을 선택"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얄팍한 경쟁심 때문에 옷이나 집 자동차 따위의 외형으로 체면을 차리려는 경향"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과 대학교수 등 사회 지도층이 더 작은 차와 더 작은 호텔을 이응하는 검소한 생활양태를 보인다면 우리사회의 낭비적인 체면 문화를 불식시키는데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
"‥‥남들로부터 무시당하기 싫어 억지로 큰 차를 사는 사람"
"‥‥그래서 10여평의 소형 아파트에 살면서도 크고 번듯한 승용차를 선호하고 업자들은 신용과시, 대학교수는 체면을 위해, 호힐사우나에나 다니는 할일얼는 부인네들도 외제차를 타고 다녔다‥‥ 중형차도 과분한 판에 대형차를 굴리고 남이 그랜저나 아카디아를 타면 볼보나 BMW를 탐내면서 뱁새가 황새를 흉내내던 철없던 시대는 지났다. 우리의 허랑방탕과 외화내빈은‥‥고질‥‥"
"‥‥걷어내야할 거품 아직 많다‥‥장, 차관들과 국회의원들의 자동차 크기도 줄어야 한다‥‥프랑스 같은 선진국에는 대통령도 중형차를 탄다는데 IMF에 구걸하는 나라의 장, 차관과 의원들이 대형차를 타는 것은 비웃음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런 소비경향이 함의하는 의미구조는 중형차나 대형차를 소유하는 것이 사회적인 자신의 지위를 표현할 수 있다는 상징적 기호로서의 자동차에 대한 신화가 사람들에게 지배적인 의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외면으로 체면을 차리려는 경향", "무시당하기 싫어서 억지로 큰 차를 사는 사람", "신용과시", "체면", "볼보나 BMW를 탐하면서 뱁새가 황새 흉내내던 철 없던 시대", "걷어내야할 거품", "선진국에서는 대통령도 중형차를 탄다는 데"라는 담론에서 우리는 이러한 지배적 의식이 자동차 상품의 기호로 작동하여 대형자동차-고급, 권위, 높은지위라는 의미작용을 하기 때문에 대형차에 대한 선호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세째, 5%미만의 경차 소비율이 보여주듯,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동차 소비경항에서 소형자에 대한 선호는 많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자가용 승용차의 731만대의 4.9%에 불과한 경차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15%대로 높이면 기름값만으로 연간 1억달러를 절약"
"‥‥현재 국내 경승용차는 전체 자가용 7백 31만대중 모두 35만 6천대로 전체 자가용의 4.9%에 불과한 실정‥‥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적 시민의식 때문에 국내 승용차의 연도별 평균 배기량도 92년 1천 5백 84cc에서 94년 1천 6백 37cc, 96년 1천 7백5cc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큰차 선호의 풍토는 에너지를 낭비하며 국가경제에 위험이 되는 요소라는 우려의 담론이 합의하는 것은 경차 소비를 증대시켜 에너지 절약의 효과를 가져오려는 의도이기도 하지만 심층적인 의미에서 소형차와 대형차의 이중적이고 대립적인 기호적 성격이 사람들에게 지배적인 의식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2) 자동차 소비구조
자동차 소비구조에 대한 분석은 소비 구매에 대한 의식조사를 한국소비자 보호원이 발표한 소비문학에 관한 연구(1997)에서 발표한 자료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첫째,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소비대상에 대한 지출추이의 변동에 따르면, 대형·수입자동차의 비중이 점차 증대하면서 가계소비지출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여 이와같은 소비지출을 대형화·고급화하는 과시적 소비행태의 한 단면으로 설명하고 있다.36)
둘째, 아래의 표는 우리국민이 소비생활을 영위하면서 가계지출에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를 주요가계지출 항목별로 알아본 것이다. 가계지출의 어려움의 정도를 느끼는 내역을 살펴보면, 자동차 구입비가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대상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자동차는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정도를 가장 잘 드러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그 어떤 소비대상 보다도 자동차 소비에 대해 가장 큰 고려를 하고 있기 때문이 자동차구입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 내역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가계지출부담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자동차 구입비에 대해서는 모든 세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소득계층별로는 200만원 이하의 소득계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자동차 구입비, 내구소비재구입비, 주거비등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8). 이는 자동차가 보편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의 상징성이 기동성과 이동성이라는 유용성보다 더 그 의미가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소비대상의 상징적 속성을 고려하여 소비하는 정도를 살펴보면, 우리 사회는 개인의 지위나 품위가 소비생활수준에 따라 인정받고 평가되며, 사회에서의 성공여부가 재산축적 정도나 소비생활 수준에 의해 판단되고, 인간관계 형성이나 사회생활에 물질적 풍요로움이 중요시된다는 사고방식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소비는 사회적, 경제적 신분의 상징으로서 또한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혹은 소속하려는 집단의 일원으로 자신을 변형 시키거나 유지시켜 자신을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네째, 자동차 소비구매의 목적을 살펴보면, 이 또한 필수품으로 자동차를 인식하는 사회적 의식과 사회적 지위표현이라는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자동차 소비구조는 자동차의 상징성이 중심이되어 이루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동차의 일관성과 차별성의 상징적 의미전이는 소비의 구조속에서 자동차 소유를 통해 상징적 의미를 획득하기 위한 경쟁적·투쟁적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주체는 소비를 통한 의미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하며, 이런 과정에서 물화된 대상을 통한 인격 표현과 의사개성의 표현으로 상품 물신성을 더욱 증폭되게 된다.
3) 자동차 광고와 자동차 소비의 역학관계
자동차 광고와 소비는 차별성과 일관설의 상징성으로 소비를 분할하고 소비 질서의 위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동차 광고와 소비에서 차별성의 의미작용의 역동성을 살펴보면,
대형차 광고의 차별성은 한국명차, 한국대표, VP, 귀하 등의 기호로 신분 질서상의 전문 경영인, 고위관료, 국회의원 등의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지위를 나타낸다. 따라서 신분지위표시의 상징적 수단인 대형차의 소유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표시하는 대상이 된다. 사회의 지배층은 이러한 상징수단을 배 타적으로 소유함으로써 정치·경제적인 파워 행사를 정당화한다.
사회의 지배적인 담론을 형성하고 전달하는 언론은 이러한 상징적 의미전이를 과소비와 모방소비의 사회병리현상으로 바라본다. 언론의 소비담론은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개인들이 외제품과 고급자동차를 선호하여 사회적인 위화감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부도덕한 소비로 국가경제를 망치는 망국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담론의 심층적인 의미 구조는 사물의 상징적 의미를 교묘히 은폐함으로써 상징의 회소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이러한 소비담론을 통한 소비억제는 부유층의 상징적 소비를 더욱 정당화시키고 사회 대다수의 소비를 '자신의 처지에 맞는 검소한 소비'로 신화화하여 소비의 구조적 차별성을 강화하게 한다. 또한 소비의 구조적 차별성은 사회의 신분상의 위계질서를 유지시키는 기제로서 상징적인 소비를 자연스런 소비행위로 연결시키게 한다. 그리하여 소형차를 소유하는 것과 같은 절약하고 경제적인 소비행위는 소비의 미덕으로 신화화하게 된다. 이러한 소비는 국가경제의 발전과 국민 생활의 질개선이라는 거국적인 차원의 긍정적인 이데올로기가 되지만 그 심층적인 의미구조는 소비의 미덕은 저축의 증대를 통한 생산력의 발전을 꾀하고자 함이다. 자본주의 생산의 자본축적 위기는 국민의 저축을 통한 투자확대로 벗어날 수 있고 이는 건전한 소비를 끊임없이 장려한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동차 광고와 소비의 차별설은 이항대립적인 의미를 축으로 소비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소비통제가 이루어지게 한다.
자동차 광고와 소비의 일관성의 역동성은 집단적 정체성을 유지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소비재의 상호보완적 성격은 구매의 조건에 대한 등가성을 고려하며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3-4천을 호가하는 고급자동차를 소유하는 사람의 소비패턴은 비싼 소비재를 구매함으로써 일관성의 소비전략을 구사할 것이며 국민차라는 기표가 말해주듯 가격이 저렴하고 경제적인 소형차를 소유한 사람의 소비패턴은 절약과 실용성을 고려하여 소비하는 일관성의 전략을 따를 것이다. 라이프 스타일은 원래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에게서 유래한 개념이다. 베버는 사회계층을 이해함에 있어 종래의 사회 계층의 분류기준인 "계급", 즉 상호간의 경제적 관계 및 생산체제로의 참여형태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지위집단"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지위집단이란 재화의 소비양식, 직업, 양육과 교육의 패턴에 의해 형성되는 계층으로 생활양식, 생활태도, 인생관 등의 면에서 유사성이 있어 이 집단내에서는 특정의 생활방식을 공유하게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42) 이처럼 자동차 광고의 일관성과 특정 소비방식은 상품간의 상호보완적인 상징적 속성을 고려하여 형성 되므로 이들의 상호 역동적인 관계는 자동차의 소비패턴을 통한 일관성의 소비전략을 따르는 소비행위로 이어지게 된다.
자동차 광고가 표현하는 성역할은 사회를 지배하는 세력으로서 남성을 이들의 성적 대상으로서 주변화된 피지배세력으로서의 여성의 역할을 표상한다. 이렇게 광고에서 표현되고 있는 성역할의 차이는 사회의 지배적인 성담론이 남성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남성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서 그들은 국가를 대표하고, 진취적으로 세계를 누비며 비지니스를 하고, 국가의 중요정책에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다. 고러나 여성은 권력을 획득하거나 부를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권력과 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혹적으로 보여져야 하는 성적 대상이 되거나 아니면 이들의 고용인이되어 노동하는 사회 주변부의 인물이다. 이들은 정치·경제를 지배하는 주체가 아니라 남성적인 지배구조에서 사물처럼 대상화된다. 따라서 광고에 나타나는 성역할의 차별은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상징화하여 물신성을 강화시키게 된다.
결론적으로 소비자는 광고가 표현하는 지배적인 소비담론을 매개로 사회통념을 자연적인 속성으로 받아들이며 소비하게 된다. 광고와 소비담론 모두 증층적인 의미작용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형차와 소형차의 이항 대립을 축으로 광고는 특정 상품의미를 구조화시켜 소비의 상징적 환경을 조성한다. 소비는 소비억제와 소비장려를 통해 광고의 상품가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소비통제의 구조화를 이루게 된다. 이로써 상품 체계의 위계적 의미질서는 사회적 위계질서와 대응관계를 갖게 된다. 일관성의 수평적 질서가 차별성의 수직적 질서와 만나는 접점이 바로 소비가 이루어지는 영역이며 이는 사회적 위계질서상의 위치와 연결되는 영역이기도 하다.
3. 자동차, 광고, 소비의 역학관계 및 의미구조
이상과 같은 논의에서 우리는 자동차 상품이 소비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자동차, 광고, 소비의 삼각관계는 상호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자동차, 광고, 소비의 역동성은 상호 밀접히 연결되어 삼각관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유동적인 의미이전을 통해 의미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상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첫째, 자동차의 존재방식은 자동차 소비담론을 지배적으로 형성하는 광고를 통해 의미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자동차가 기호로 작동하는 순간부터 자동차는 순수하게 유용성의 대상으로서 기능적일 수만은 없으며 사회구성원이 통념적으로 인정하는 사회의 지배적 의식을 받아들여 문화범주의 내용을 자동차 기호의 자연적 속성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러한 상징적 속성은 상품의 차별성와 일관성의 전략으로 표출되며 광고는 이러한 자동차 기호의 자연적 속성인 이 두 전략을 극대화시킨다.
둘째, 자동차 광고의 상징성은 일관성의 소비전략과 차별성의 소비전략의 의미구성을 통해 자동차 소비담론을 구축하게 죈다. 자동차 광고는 한편으로 자동차 상품체계의 차별성을 기반으로 또 다른 한편으로 전체 상품체계의 일관성을 고려하여 자동차 소비구조를 사회적인 맥락과 연결시킨다. 이런 과정에서 소비자는 자동차를 소비할 때 자동차의 소유를 통해 의미이전 될 수 있는 상징성을 인식하게 된다. 자동차 광고의 상징성으로 소비자는 자동차를 구매할 때 전적으로 기능에 의존해서만 선택할 수 없는 환경에서 소비하게 된다. 오히려 소비자는 자동차의 상징가치를 더 선호하여 소비하는 경향을 띠게 된다. 이제 대상세계는 본질적으로 권력, 가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이 간주 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상품 물신성과 관련된다. 이 상품 물신성은 자동차가 인간 노동의 사회적 산물이 아니라 지위와 정체성을 자연스럽고 타고난 것으로 보이게 하는 것으로 자동차 광고의 상징성을 강조될수록 더욱 증폭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상품 물신성은 광고의 자연스런 표상방식을 구성하고 있다.
셋째, 이러한 점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동차 소비는 개인들에게 선택의 자유만을 제공하는 형식적인 소비행위로 전략하게 된다. 소비자는 노동의 주체로서 미래의 생산을 위해 소비하는 경제인으로서 문화적 의미를 생산적으로 소비하는 주체로서 소비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형식적인 소비로 인해 소비의 생산적 내용은 소비구조의 위계질서속에 발현되지 못하게 된다. 자동차는 상징성으로 물화된 대상이 되어 사회적 관계에서 탈맥락화, 탈역사화되게 된다. 이리하여 기호의 상호교환으로 자동차가 성공한 지위를 아니면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사람이라는 의미작용이 이루어게 된다.
한편, 대형차의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들은 분명 사회위계상의 지위가 높은 사람이며 이들은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일관성 있는 등가의 소비행위를 지속할 것이며 반대로 소형차를 소유한 사람은 경제적인 실용성의 신화속에 자신의 소비의 합리성을 추구하지만 실제 그의 소비는 자신의 사회적 위계질서상의 위치에 등가를 이루는 소비를 한다.
결론적으로 주체는 소비에서 능동적이지 못한 채 불안전하게 대상의 소유를 통해서만 자신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소비는 통제되지만 소비구조의 비가시성으로 현대 자본주의 소비 문제의 본질이 은폐되게 된다.
자동차, 광고, 소비의 역학관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