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알아본 바와 같이, 산업재 시장은 소비자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산업재 시장에서는 통합된 마케팅 DB가 제한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의 경로를 확장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고, 또한 이를 지속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여러 가지 경쟁우위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산업재 시장이야말로 고객과의 관계관리 과정을 통해 기존고객에 대한 가치를 극대화하여 그들의 재구매를 통한 상표 가치(Brand Equity) 구축과 구전효과를 유발하여,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고객 충성도(Customer Loyalty)를 얻을 수 있는, 고객과의 관계관리 전략이 가장 잘 적용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 산업재 시장에서의 효과적인 데이타베이스 마케팅과 고객과의 관계관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전략이 필요한 지 알아본다.

5.1 산업재 시장에서의 통합된 마케팅 DB의 구축

산업재 시장에서 효과적인 데이타베이스 마케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생산, 서비스, 영업, 채권관리 등 기존의 각 부문들이 구축하여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DB들이 마케팅 DB로 통합되어야 하며, 여기에 각 영업 사원들이 가지고 있는 고객 정보들이 데이터화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DB가 각 부문들이 운영하던 DB보다 유용성을 높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즉, 채권 관리 부서가 고객의 운영 상태를 알 수 있다면, 더욱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영업 사원들에게도 적절한 보상대책(Incentive)이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구축된 데이타베이스가 계속적으로 유지 보수되고 활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통합된 고객 DB의 활용을 통해 기업의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적 의지가 기업 구성원들에게 공유되어야 하며, 또한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 의해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집행되어야 한다.

5.2 통합된 마케팅 DB를 통한 산업재의 수명주기에 걸친 교환활동 관리

앞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산업재 시장에서는 제품과 서비스 뿐 아니라, 정보, 금융, 사회적 교환이 제품의 수명 주기에 걸쳐, 기업과 고객 상호간에 양방향으로 일어난다. 이러한 교환 활동은 통합된 마케팅 DB를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즉, 제품의 수명 주기 단계별로 고객이 꼭 필요로 하는 서비스와 정보를, 인적 판매 경로 뿐 아니라 마케팅 DB에 의해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경로를 통해 공급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은 이러한 활동을 영업사원을 통한 인적 판매시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인적 판매 활동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으며, 영업사원이 소홀히 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다.

고객과의 관계관리라는 측면에서 통합된 마케팅 DB는 한 번 거래한 고객과의 접촉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고객이 진실로 필요로 하는 정보를 개발, 공급하여야 하며, 일방적이 아닌 양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고객으로부터의 정보의 피드백 경로를 활성화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행사와 고객 만족도 조사 등에 최대한 많은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통합된 마케팅 DB를 통한 시장 정보, 고객 정보를 활용해 기존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 포인트와 신제품의 설계를 위한 고객의 욕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점은 고객과의 관계관리를 통해 기존 고객의 재구매와 상표 가치(Brand Equity)의 향상, 그리고, 이들의 구전효과를 통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림 5-1은 통합된 마케팅 DB를 통한 산업재의 제품 수명 주기에 걸친 관리 모델을 보여준다.

5.3 산업재 시장에서의 고객과의 관계관리

제2장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산업재 시장에서의 고객은 매우 제한적인 전문가 시장으로서, 이들 전문가들에 의한 재구매가 매우 중요하며, 또한 신규 고객들은 구매결정시 이들 전문가들의 경험에 의한 조언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러므로, 산업재 시장에서의 공급자는 기존 고객들에 대한 관계관리 과정에 기업의 전략적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5.3.1 산업재 시장에서의 고객의 정의

산업재 시장에서의 효율적인 고객과의 관계관리를 위해, 기업은 고객을 적절히 분류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제4장에서 고객의 충성도 사다리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이는 고객의 구매 빈도수가 큰 소비재 시장에서는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나, 산업재에서는 이를 다소 변형할 필요가 있다. 즉, 잠재고객(Potential Customer), 기존고객(Captured Customer) 및 핵심고객(Core Customer)이 그것이다. 이들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잠재고객(Potential Customer): 현재는 구매하지 않고 있으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가장 크고, 제품에 대한 탐색 단계에 있는 고객이다. 산업재 시장에서 잠재고객은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건설기계 시장의 경우, 기사, 정비사, 건설업 종사자 등이 될 것이고, 개인 택시의 경우, 일반 택시기사, 버스기사 등이 될 것이다.

(2) 기존고객(Captured Customer): 이미 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여 사용중인 고객이며, 이들은 기업의 고객에 대한 관계관리의 주된 대상이 된다. 이들의 특징은 제품을 이용하여 사업을 운영하므로, 제품의 원활한 운영과 그 비용에 매우 민감하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구매후의 서비스와 운영 정보의 제공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이들은 사용 경험에 의해 기업의 능력과 신뢰도를 평가하므로, 자신의 재구매는 물론 새로운 고객들의 구매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할 수 있다.

(3) 핵심고객(Core Customer): 기존 고객들 중 그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만족하여 자신의 재구매시 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함은 물론 타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긍정적 구전효과를 유발하는 고객이다. 산업재 시장에서 기업간의 경쟁은 누가 더 핵심고객을 더 많이 보유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산업재 시장에서 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잠재고객을 기존고객으로 만들고 이들을 다시 핵심고객화하며, 이들을 핵심고객으로 유지시키고 활용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핵심고객은 기업의 고객 보상제도의 주된 대상이 되므로 핵심고객에 대한 정의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즉, 가장 좋은 서비스를 핵심 고객들에게 제공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핵심고객에 대한 정의는 산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고객 보상제도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의되어야 한다.

5.3.2 산업재 시장에서의 고객 분류에 따른 고객 관리 전략

기업의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고객의 분류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기존고객에게는 빈도 마케팅 프로그램(Frequency Marketing Program) 등의 고객 유지 전략을 적용하여, 구매의 빈도와 양을 늘리고 경쟁사로 변경시 지불해야 할 변경비용(Switching Cost)을 높여 경쟁사로 이동하는 것을 방지해야 하며, 핵심고객에게는 클럽 마케팅 프로그램(Club Marketing Program) 등의 고객 보상제도를 적용하여 기업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대우를 해줌으로써 사회적 만족감을 누리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림 5-2는 산업재 시장에서의 고객 분류 및 서비스 전략을 보여준다.

5.4 산업재 시장에서의 통합된 마케팅 DB를 통한 고객과의 관계관리

지금까지 논의한 바와 같이, 산업재 시장에서 기업은 통합된 마케팅 데이타베이스를 활용하여 제품의 수명주기에 걸친 교환 관계를 관리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고, 고객에 대한 가치의 극대화는 고객의 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극대화시켜 기존고객의 재구매와 이들에 의한 구전효과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제품의 기술적 혁신이 늦고, 수요 증가가 완만한, 성숙단계에 있는 산업재 시장에서, 기업의 고객의 정의를 재정립하고, 이들에 대한 관계를 장기적 관점에서 관리하여야만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5-3은 산업재 시장에서의 통합된 마케팅 DB를 통한 고객과의 관계관리 모델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