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광고비평

1. 비평의 개념

비평이란 일정한 기준(standards) 을 바탕으로 평가 대상을 검사(test)하는 작업¹⁰⁾인데, 어원상 영어의 Criticism과 Review에 해당되는 말이다. 이때, Criticism은 분별력 있게 판단하는 하나의 예술 행위로써 도전적인 성격을 바탕으로 훌륭한 보도 기능을 발휘하는 비판적인 글쓰기를 뜻하며, Review는 비판적인 관찰과 토론 및 경험을 문장으로 재창조하는 노력의 표현을 말한다.¹¹⁾

2. 비평 이론의 변화

최초의 비판 형태인 아리스토텔레서의 「시학」이후, 비평 이론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 왔다. 연구자에 따라서 각각 다른 견해를 나타내고 있지만, 거의 모든 비평 이론은 비평 대상을 더욱 정확하게 해석하고 그것을 통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쪽으로 발전해왔다. 문예 비평은 모든 비평의 원류이다. 문학 이론가들은 많은 비평 이론을 정립하고 체계화 시켰으며, 문예 비평 이론은 회화 비평, 음악 비평, 무용 비평, 영화 비평, 텔레비젼 비평 등 여러 비평 장르에 큰 영향을 미쳤다.

비평 연구의 과학화를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인은 장르에 따라서 비평 방법론이 다르게 적용되고 개별 장르간에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비평 방법론이 복잡하게 교차된다는 점이다. Allen(1987)은 연구자들이 매스커뮤니케이션 연구를 통해 텔레비젼과 시청자의 관계를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통계학과 수량적 조사 방법에 의한 실험실 과학의 목표에 충실한 미디어 연구 모델은 일반적으로 다른 학문 분야에서 다루는 '비평'에는 부적절하다¹²⁾며 과학적인 비평 이론 연구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다양한 비평 이론 중에서 현대의 모든 비평 장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비평 개념의 변화이다. 현대 비평에서는 전통 비평의 이론적 개념들을 거의 지지하지 않는다. 1970년대 이후 비평의 형식과 방법은 더욱 다양해지고 비평의 대상은 작가나 작품에서 그 작가나 작품이 존재하는 사회적 맥락으로까지 확대되었다. 현대 비평 이론은 전통 비평의 제 이론들을 창조적으로 전복하면서 다양한 문화 비평 이론을 재생산했다.

Allen은 전통 비평과 현대 비평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전통 비평은 연구 대상을 하나의 통합된 '작품(work)'으로 보는 데에 비해, 현대 비평은 연구 대상을 약호와 관습이 복잡하게 얽히는 교차 장소로서의 '텍스트(test)'로 간주한다. 전통 비평은 예술 작업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반면, 현대 비평은 특정 텍스트의 실천에 기초가 되는 관습과 텍스트사이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전통 비평은 예술가 중심적이지만, 현대 비평은 작가 정신이 드러나는 맥락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영향력을 먼저 고려한다. 전통 비평은 우리들의 세계에 대한 영속적인 진리를 찾기 위하여 위대한 예술을 고찰하지만, 현대 비평은 우리의 세계가 텍스트 속에서 구축되는 것으로 본다. 전통 비평은 의미를 예술 작품의 속성으로 보지만, 현대 비평은 의미를 텍스트와 독자, 또는 독자 그룹과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산물로 간주한다." ¹³⁾

전통 비평과 현대 비평의 차이는 비평 대상을 작품이 아닌 '텍스트'로 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는 곧 비평 시각과 비평 방법론의 전환을 의미한다. 현대 비평 이론의 출발점인 텍스트 이론은 1960-1070년대에 「Tel Quel」지에서 활동한 바르뜨(Barthes) 데리다(Derrida), 크리스테바(Kristeva), 솔러(Sollers)등을 중심으로 발전했는데¹⁴⁾, 이들의 연구는 비평 대상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을 바꾸어 놓았다.

Barthes(1981)¹⁵⁾에 의하면, 전통 비평에서는 고유한 특성을 가진 비평 대상이 작품이며 작가가 작품의 의미를 결정하는 데에 비해, 텍스트는 과정과 실천으로써의 비평적 맥락을 의미하며 그것의 의미는 수용자들이 결정한다. 그는 작품과 텍스트의 차이를 사물(thing)대 과정(process), 생산물(product) 대 생산성(productivity), 기의(signified) 대 기표(signifier), 진실(truth) 대 허위(play), 대상(object) 대 실천(practice) 등으로 설명한다.

텍스트 이론은 현대의 비평 방법론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비평 영역의 다양화에 크게 기여했다. 영화 비평, 텔레비젼 비평, 광고 비평에 적용되는 제 방법론은 텍스트 이론에서 출발하여 각각의 개별 장르에 알맞게 변화된 것이나 다름없다. 전통 비평 이론이 주관적이며 가치 판단을 중시하는 입장이라면 텍스트 이론에서 출발하는 현대 비평 이론은 객관적이며 가치 중립적이다. 따라서 현대 비평에서는 비평 대상을 한정시키지 않고 생활 세계 속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비평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런 맥락 때문에 현대 비평을 '문화비평'이라고 한다.

3. 문화 장르간 비평 방법론의 차용 양상

테레비젼 광고의 인접 매체는 텔레비젼이며, 텔레비젼은 영화 산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등장한 매체이다. 비평 방법론은 매체의 발전 과정과 같은 맥락을 유지하며 발전하였다. 영화 비평은 문예 비평 방법론을 차용하여 영화적 형식에 알맞게 변화 시켰다. 마찬가지로 텔레비전 비평에서는 영화 비평 방법론을 거의 그대로 수용하였다. 장르별 비평 방법론은 '문예 비평→영화비평→텔레비전 비평'순으로 차용¹⁶⁾되었다. 텔레비전 비평이 영화 비평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이유는 영상 매체라는 두 매체의 성격이 가장 가깝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영화 비평과 텔레비전 비평 모두 문예 비평 영역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두 영역의 비평 양상에는 차이가 있다. 영화 비평은 영화의 특성에 알맞게 문예 비평 방법론을 비판적으로 수용하여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데 비해 텔레비젼 비평은 이미 영화 매체에 알맞게 수정된 문예 비평 양식을 텔레비전 매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여러 연구자들이 제안한 각각의 비평 방법론은 다음과 같다.

Berger(1982) ¹⁷⁾는 텍스트 이론을 바탕으로 기호학적 방법론, 마르크스주의적 방법론, 정신 분석학적 방법론, 사회학적 방법론 등으로 정리했으며, Batra(1987) ¹⁸⁾는 문예 비평 방법론을 텔레비전에 그의 그대로 적용하여 장르 비평적 방법론, 기호학적 방법론, 구조주의적 방법론, 마르크스주의적 방법론, 정신 분석학적 방법론, 사회학적 방법론 등으로 구분한다.

Allen(1987) ¹⁹⁾은 전통 비평과의 단절을 선언하며 텔레비전 비평을 각각 텍스트 분석과 수용자의 수용 행위에 촛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크게 구분한다. 텍스트 분석에 촛점을 맞추는 방향에 기호학적 방법론, 페미니스트적 방법론 등을, 수용자의 수용 행위에 촛점을 맞추는 방향에 수용자 반응 비평과 영국 문화연구학파의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

또한, Berg 와 Wenner(1991) ²⁰⁾는 문화연구적 방법론, 민속기술지 방법론, 수용자 반응 비평 등으로 구분하며, Newcomb(1994)²¹⁾은 텔레비젼 비평의 영역에 따라서 제작 컨텍스트적 방법론, 텍스트적 방법론, 수용 행위 컨텍스트적 방법론 등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영화 비평 방법론을 텔레비젼 비평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Newcomb(1994)이 언급한 바와 같이 텔레비젼은 친숙성(intimacy)의 미학, 연속성(continuity)의 미학, 역사성(history)의 미학 등의 방법²²⁾을 바탕으로 접근해야 텔레비젼 매체의 문화적 함의를 제대로 포착할 수 있다. 텔레비전과 영화는 각각 보편성 대 특수성, 전달 대 재현, 현실적 대 비현실적, 구어적 대 문어적, 현재성 대 비현재성 등의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에 영화 비평 방법론을 텔레비전 비평에 그대로 차용하기 보다는 텔레비전 매체 비평, 텔레비전 프로그램 비평, 텔레비전 문화 비평 등 텔레비전 매체에 알맞는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²³⁾ 마찬가지로 광고 비평 영역에서도 다른 비평 장로의 연구 성과를 비판적으로 계승하되 광고 현상과 광고 양식에 알맞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

4. 광고 비평 방법론의 모색

광고 비평 방법론의 분류 기준과 적용 대상은 연구자에 따라서 견해가 다르다. 그렇지만 현대의 비평 이론은 장르에 관계없이 구조주의, 후기 구조주의, 현상학, 해석학, 수용미학, 비판이론 등 제 이론의 복잡한 영향 관계 속에서 형성²⁴⁾되었으며, 광고학의 성격이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문화 인류학 등 사회와 인간에 관한 과학을 학제적(interdisciplinary)으로 연구 하는 것²⁵⁾이기 때문에 광고와 가장 밀접한 문화 장르인 텔레비전 비평 방법론을 광고 비평 방법론으로 차용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때 텔레비전 환경과 광고 환경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텔레비전 비평 이론을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텔레비전 광고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구성 요소는 명백히 다르며 수용자에게 다가가는 방식과 수용자의 미디어 수용 양상도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이나 뉴스의 맥락(context)이 전후 광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인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맥락 효과(context effect)에 관한 연구들^{26) 27)}은 광고 비평 방법론에 텔레비전 비평 이론을 그대로 적용하면 무리가 따른다는 점을 암시한다. 맥락 효과 연구란 프로그램 성격과 광고 상품의 성격과의 일치 여부, 프로그램과 광고에 대한 시청자의 관여도와 몰입도의 차이, 프로그램 메시지의 방향과 광고 메시지의 성격, 프로그램에 대한 정서적 반응과 선호도에 따라 광고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매체의 특성이 해당 매체에 삽입된 광고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하여 연구하는 것²⁸⁾이다.

매체 환경이 광고의 반응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그림 2-1>과 같은 Webb(1979)의 연구들²⁹⁾을 보면, 텔레비전 비평 방법론을 광고 비평 방법론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환경의 차이 때문에 무리가 따른다는 점을 확인 할 수 있다.

최창섭과 문영숙(1992) ³⁰⁾은 광고 비평 방법론을 환경 측면에 따라서 제도적 접근 방법, 마르크스주의적 방법론, 기호학적 방법론, 정신 분석학적 방법론, 사회학적 방법론 등 5가지로 구분한다. 또한 서범석(1993) ³¹⁾은 기호학적 방법론, 서사 분석적 방법론, 페미니스트적 방법론, 정신 분석학적 방법론, 이데올로기적 방법론 등으로, 김병희(1997) ³²⁾는 기호학적 방법론, 정신 분석학적 방법론, 페미니즘적 방법론,사회 심리학적 방법론, 수용자 반응 방법론 등 5가지로 구분한다.

제도적 접근 방법³³⁾은 광고가 사회의 풍요를 이룩한다는 전제 하에 광고의 사회 경제적 기능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때는 사회 제도로서의 광고 행위(advertising)와 제도 유지의 수단인 광고물(advertisement)의 개념을 따로 구분한다.

마르크스주의적 방법론³⁴⁾은 광고가 사회 구성원들의 일상 생활을 통제하며 사회 관계를 지배한다는 입장에서 지배 계급의 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서의 광고의 기능을 살펴보는 입장이다. 이 방법으로 광고를 분석하면 광고의 단기적 목표는 소비자를 설득하여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지만, 장기적 목표는 소비자의 태도, 가치, 관습 등을 변화 시켜 지배 계급의 체재를 유지하는 것이 된다. 이데올로기적 방법론은 마르크스주의적 방법론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기호학적 방법론³⁵⁾은 광고 텍스트가 어떻게 의미를 만들고 그것을 전달하는가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광고의 의미는 메시지를 구성하는 기호 체계를 통하여 생성된다고 보고, 광고를 분석할 때 카피, 영상 등 겉으로 드러난 기표(signifier)와 그것의 의미를 함축하는 기의(signified)의 관계를 구조적으로 추적한다. 또한 외연적 카피 내용이나 형태에 촛점을 맞추기보다 기호, 상징, 이미지 등을 통해 광고의 내포적 의미를 찾고자 한다.

정신 분석학적 방법론³⁶⁾은 프로이드 학파를 중심으로 한 인간의 동기 연구나 성격에 관한 이론이 광고에 어떻게 반영 되었는지와 광고에 접촉한 소비자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는 것이다. 특히, 수용자의 잠재의식을 이용한 잠재의식 광고(subliminal advertising)에 대한 연구는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평 연구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사회학적 방법론³⁷⁾은 광고의 사회적 역할에 촛점을 맞추며 광고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며 광고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한 이 방법은 광고가 야기하는 여러가지 비의도적인 결과(unintended consequences)를 추적하기도 하며 광고와 사회 체계에 대한 기존의 고정 관념을 타파하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사회 심리학적 방법론은 사회학적 방법론과 비슷하지만 사회 구성원의 집단 심리를 더욱 심층적으로 해부한다는 점이 조금 다르다.

서사 분석적 방법론³⁸⁾은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의 러시아 민담 분석 이후 텍스트의 서사(narrative)구조를 밝히는 쪽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이 방법론에서는 메시지 특성이나 이데올로기적 판단 등 텍스트의 내용에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 방법론을 써서 광고 비평을 할 때는 담론 구조(discourse structure)와 이야기(story)가 전달되는(told) 형식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페미니즘적 방법론³⁹⁾에서는 여자를 단지 '남자가 아닌 존재'로 보는 사회 통념에 반기를 들며 여자에 대한 고정 관념을 인간학의 입장에서 극복하려고 한다. 따라서 페미니즘 비평에서는 여자의 여성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가부장적 사회 제도에 대한 비판 의식을 바탕으로 경제 주체로서의 여자의 본질을 환기 시킨다. 그렇지만 남자에 대하여 맹목적으로 비판하거나 인간성을 왜곡하는 입장은 철저히 경계한다.

수용자 반응 방법론⁴⁰⁾에서는 텍스트 분석보다는 살아 움직이는 실체인 수용자의 반응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이때, 광고는 닫힌 구조가 아니라 수용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그 형식이 완결되는 열린 구조를 갖게 되며, 수용자에 대한 텍스트의 일방적 관계보다는 수용자와 텍스트 사이의 상호 작용에 비평의 촛점을 맞춘다. 다시 말해서 비평을 통해 텍스트와 수용자 사이에 '간격 메우기(gap-filling)'를 실현 하는 것이다.

신비평가의 한 사람인 Beardsley(1958)는 비평을 평가 및 판단에 대해 그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모든 비평 행위의 원형은 <그림 2-2>와 같이 일반화 할 수 있다⁴¹⁾고 말한다.

이때 X는 비평의 대상이 되는 텍스트(작품)를 가리키며, Y는 그것과 비교되는 또 하나의 대상이다. 즉, Beardsley에 의하면 비평이란 대상에 대한 평가와 그 평가에 대한 이론적 근거 제시 등 두 개의 측면으로 이루어진 논리적인 글쓰기인 것이다.

여러 연구자가 분류한 다양한 광고 비평 방법론으로 적용시켜 광고 비평의 영향력을 알아보는 것은 이 연구의 범위를 넘는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Beardsley가 제시한 비평 행위의 일반화 모형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광고 비평 및 부정적인 광고 비평의 영향력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는 'X는 좋다'를 긍정적인 광고 비평으로 'X는 나쁘다'를 부정적인 광고 비평으로 정의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제2절 광고 태도

1. 소비자 행동 연구의 변화 추이

소비자 행동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 인지적 정보처리 이론은 오랫동안 연구의 주류를 형성해 왔다. 1970년대에 나온 Fishbein과 Ajzen의 합리적 행동 이론(theory of reasoned action)은 소비자 행동에 있어서 인지적 차원을 중시해 온 대표적인 모델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소비자를 합리적 구매자로, 광고를 유용한 정보원으로 간주함으로써 광고가 야기하는 수용자의 감정적인 측면에 대한 연구를 도외시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소비자는 비합리적인 기준에 다라서 구매할 수도 있으며 정보원으로서의 광고의 기능도 아주 미약할 수 있다. 인지적 정보처리 이론에 기초한 모델들은 광고 메시지에 대한 언어적 반응을 통하거나 상품의 속성에 대한 신념을 통해서 태도 형성이나 태도 변용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인지 중심 모델들이 광고 효과를 완전하게 설명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비해 느낌이나 생각 같은 '감정 구성체'가 인간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최근의 연구들은 인지적 정보처리 이론에 비해 광고 효과 과정을 더욱 심층적으로 설명한다. 소비자는 방대하게 쏟아지는 광고에 대해 적극적인 관여를 통해 주의를 집중하고 이해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흘러넘기는 전주의과정(pre-attentive process)으로 광고를 처리하는 경우⁴²⁾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 광고 태도의 역할

광고 태도(attitudes toward the advertisement: Aad)는 1980년대 초에 Messmer⁴³⁾, Mitchell과 Olson⁴⁴⁾, 그리고Shimp⁴⁵⁾가 처음으로 제안한 개념이다. 광고 태도란 시청자가 특정한 시청 상황에서 특정 광고물에 대하여 호의적, 또는 비호의적으로 반응하는 성향⁴⁶⁾을 뜻하며, 특정 광고에 대해 전반적으로 느끼는 호의 및 비호의를 나타내는 평가적 태도이다. 광고 태도는 상표 속성에 대한 신념과 함께 특정 상표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는 중요 요인으로 밝혀진 이후⁴⁷⁾ 많은 광고 효과 연구에서 주요 종속 변인으로 측정될 만큼 중시되고 있다.

그 후 광고 효과 과정에서의 광고 태도의 역할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 연구들은 대개 광고 태도를 속성 신념이나 인지 반응과 같이 인지 체계에 대응하는 감정 체계로 보고, 이들 각각이 상표 태도에서 하는 역할을 이해하고자 하였다⁴⁸⁾. 연구에 사용된 광고의 종류나 연구의 촛점이 각각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광고 태도가 상표 태도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얻고 있다⁴⁹⁾. 광고 태도가 상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해 많은 연구자들이 받아들인 설명은 고전적 조건화 모델에 바탕을 둔 감정 전이 가설⁵⁰⁾이다.

감정 전이 가설은 광고 노출에 따라서 경험하게 되는 소비자의 감정 반응이 결국 상표 태도로 조건화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수용자가 어떤 상표에 대한 광고를 보았을 경우, 그 상표는 조건 자극이 되며 상표에 대한 광고는 수용자가 어떤 감정을 경험하는 무조건 자극이 된다. 이때 광고가 유발한 감정 반응이 광고 태도인데, 이것이 상표 태도에 조건화 된다는 것이다. 결국 감정 전이 가설에서 수용자의 광고 선호도와 광고 신뢰도가 상표 태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단서를 얻게 된다.

광고 태도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Messmer(1979)⁵¹⁾에 의해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이 연구의 목적은 선험 상표 태도(prior brand attitude)가 광고에 노출된 개인의 태도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실험 재료는 피험자에게 친숙한 맥주 상표의 텔레비전 광고가 사용되었고, 광고태도(Aad)를 측정하기 위해 '호의-비호의', '좋다-싫다'등의 7점 리커트 척도를 사용하였고, 상표 태도(Ab)를 측정하기 위해 '최상-최하', '완전-불완전', '긍정적-부정적', '맛좋다-맛없다.'등 4가지 유형의 의미분별척도를 사용하였다. 연구 결과, 선험 상표 태도의 정도에 따라서 텔레비전 광고의 노출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는데 긍정적이며 선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또한 상표에 대한 초기의 호의적 태도가 광고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Shimp와 Yocum(1981)⁵²⁾은 인쇄 광고와 라디오 광고의 3가지 유형을 독립 변인으로 설정하고 기만적인 광고 주장이 제품 시용(usage) 및 반복 구매 행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이때 광고 태도를 알아보기 위한 척도로는 Wells, Leavitt, McConville(1971)이 개발한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다.' '매력적이다', '신뢰감이 있다'등 8가지의 관련 차원이 사용되었으며, 광고 상표의 구매수로 조작화 된 구매 선택에 대한 행동을 측정하여 상표 태도를 알아 보았다. 연구 결과, 광고 태도가 광고의 주효과(즉, 가짜 변인) 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소비자들이 인식한 광고 제작의 질이 기만적이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광고 내용보다 반복 구매 행위에 더 중요한 결정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Petty와 Cacioppo(1981)⁵³⁾는 Fishbein과 Ajzen의 합리적 행동 이론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인지적 차원 및 광고 태도에 대한 개념을 구성하는 감정적 차원도 동시에 고려하는 정교화 가능성 모델(Elaboration Likelihood Model: ELM)을 제안한다. 정교화 가능성 모델은 1980년대 수용자의 태도 변용 이론을 주도한 대표적인 모델이다. Petty와 Cacioppo에 의하면, 소비자의 태도 변화 과정은 정보 처리자가 정보를 처리하는 노력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정교화 가능성 모델에 의하면 소비자의 태도 변화는 서로 다른 두 가지 경로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 하나는 중심 경로(central route)인데, 이는 주어진 쟁점이나 주장의 특성과 장단점에 대해 주의 깊게 관찰하고 깊이 생가하며 또 그 생각들을 체계적으로 통합함으로써 설득과 태도 변화가 일어나는 경로를 뜻한다. 노력의 정도가 높은 경우에는 주로 중심 경로를 통하여 태도 변화가 이루어진다.

다른 하나는 주변 경로(peripheral route)인데, 주어진 설득 메시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태도 변화를 일으키기보다는 주변적인 단서에 의해 태도 변화를 일으키는 경로를 말한다. 주변 경로를 통한 설득은 주변적인 설득 단서나 쟁점과 무관한 사고로부터 발생한다. 또한 노력의 정도가 낮은 경우에도 주변 경로를 통해 태도 변화가 이루어진다.

3. 광고 태도의 매개적 역할

Petty와 Cacioppo(1981)가 제안한 정보 처리 경로에 대한 모델을 바탕으로 Lutz, MacKenzie, 그리고 Belch(1983)⁵⁴⁾는 광고 태도와 상표 인지가 모두 상표 태도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경우, 상표 태도는 일반적으로 중심 경로를 통해 형성되는 데에 비해, 광고 태도에 의한 상표 태도의 형성은 주로 주변 경로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광고 태도의 영향에 관한 이러한 발견은 MacKenzie등의 검증 연구를 통해 더욱 확실하게 지지되었다. MacKenzie, Lutz, 그리고 Belch(1986)⁵⁵⁾는 광고 효과와 관련된 여러가지 구성 요소들 사이의 인과 관계에서 광고 태도의 매개적 역할을 알아보기 위해 의사 전달의 효과 단계에 대한 가설 모델을 만들었다. MacKenzie, Lutz, 그리고 Belch등은 수용자의 광고 태도가 광고 효과를 증재하는 방식에 대해 4가지 가설 모델로 설명하고 있다.

정서 전이 가설(affect transfer hypothesis: ATH) 은 수용자의 광고 태도에서 상표 태도로의 일방적인 흐름을 의미한다. 이 가설은 고전적 조건화 모델에 이론적인 바탕을 두고 있다. 광고 접촉시 발생하는 감정 반응이 상표 태도로 전이된다는 가설을 고전적 조건화 모델로 설명하면, 광고의 전반적인 측면과 부분적인 요소들은 무조건 자극이 되고 상표는 조건 자극이 된다. 이때 광고와 상표는 늘 동시에 제시되기 때문에 광고를 보고 느끼는 감정 반응이 결국 상표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⁵⁶⁾는 것이다.

이중 매개 가설(dual mediation hypothesis: DMH)은 광고 태도가 상표 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상표 인지를 통해서도 상표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다. 이 가설에서는 광고 태도가 상표 인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함으로써 광고의 다양한 주변적 요인이 상표 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상호 매개 가설(reciprocal mediation hypothesis: RMH) 은 Heider의 평형 이론(balance theory)에서 출발한다. 이를 광고 상황에 비유하면, 수용자가 특정 상표의 광고를 보게 될 때 광고와 상표를 둘 다 좋아하거나 둘 다 실어할 경우에만 인지 균형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때 고아고 태도와 상표 태도는 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그 인과적인 흐름은 상호 양방향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호 독립 가설(independent influence hypothesis: IIH)은 광고 태도와 상표 태도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지만 이들은 각각 상품의 구매 의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다. MacKenzie 등은 Howard의 일상적 반응 모델을 바탕으로 howard의 비인적 태도에 광고 태도를 포함시켜 개념의 확장을 시도한 것이다.

MacKenzie등은 위의 4가지 가설 모델에 대한 구조 방정식을 통하여 광고 태도는 상표 태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상표 인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다시 상표 인지의 매개 과정을 거쳐서 상표 태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이중 매개 가설(MDH)이 가장 우수한 모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에서는 MacKenzie 등의 이중 매개 가설을 지지하면서 광고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고아고 인지(Cad) 대신에 광고 비평(CRad)을 독립변인으로 설정하여 광고 비평이 광고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전혀 영향을 미지지 않는지를 알아본다. 따라서 광고 태도(Aad)가 상표인지(Cb), 상표 태도(Ab), 구매 의도(Ib)에 미치는 영향 관계를 모두 고찰하는 것은 이 연구의 범위를 넘는다.

광고 인지나 광고 비평은 모두 정교화 가능성 모델(ELM)에서 말하는 주변적인 단서이기 때문에 독립변인을 대체시켜 연구를 진행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단.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이중 매개 가설의 광고 인지 대신에 광고 비평을 독립변인으로 설정한 다음, 비평 노출 전후의 광고 태도-즉, 수용자의 광고 선호도와 광고 신뢰도의 방향 및 크기를 알아보고자 한다.

연구 결과, 광고 비평이 광고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얻게 되면 광고 태도와 광고 효과에 관한 MacKenzie 등의 이중 매개 가설을 바탕으로 광고 비평의 현실적인 의의와 필요성을 확인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그렇게 되면 이 연구의 범위를 넘기는 하지만 광고 비평(CRad)이 광고 태도(Aad)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광고 태도가 상표 인지(Cb), 상표 태도(Ab), 구매 의도(Ib)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순차적인 영향 관계를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를 위한 시론적 가설 모델은 <그림 2-4>와 같다.

연구문제를 알아 보기 위해 지금까지 살펴본 이상의 광고 비평 및 광고 태도에 관한 이론적 논의를 가설의 형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연구가설 1>

광고에 대한 긍정적인 비평은 수용자의 광고 선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구가설 2>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비평은 수용자의 광고 선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구가설 3>

광고에 대한 긍정적인 비평은 수용자의 광고 신뢰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구가설 4>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비평은 수용자의 광고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제3절 소구 유형별 광고 비평의 효과 모델

1. 광고의 소구 유형

광고에서 소구(appeals)란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하여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그 무엇⁵⁷⁾을 의미한다. 소구 방법이란 크리에이티브 컨셉트를 구체화하는 과정⁵⁸⁾이나 어떤 광고물이 소비자에게 특정한 반응을 일으키도록 호소하는 방안⁵⁹⁾인데, 광고 제작자들은 광고물 제작전에 항상 광고의 소구 유형을 결정해야 한다.

광고의 소구 유형은 연구자에 따라서 각각 다르게 분류하고 있지만 대개 Charles Y. Yang(1980)⁶⁰⁾의 분류법이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Yang은 광고의 소구 유형을, ① 긍정 소구/부정 소구, ② 감성 소구/이성 소구, ③ 물지향 소구/생활지향 소구, ④ 비교 소구, ⑤ 공포 소구, ⑥ 이면 소구, ⑦ 비현재 소구, ⑧ 유머 소구 등으로 구분한다.

특히, 여러 연구자들은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시 및 정보 제시 보다는 감정에 소구하는 방법에 따라서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표2-1> 참조). 연구자에 따라서 각각 다른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대체적인 내용은 Yang이 분류한 이성 소구 및 감성 소구 광고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이상의 광고 소구 방법중 Yang이 제시한 '이성 소구/감성 소구' 분류법에 따라서 대상 광고들을 선정하였다. 이성 소구(rational appeals)광고물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실제적이며 기능적인 욕구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광고를, 감성 소구(emotional appeals)광고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사회적, 상징적 욕구에 호소하는 광고⁶¹⁾를 의미한다. Arens(1996)은 Abraham Maslow의 욕구의 위계(hierachy of needs) 모델을 바탕으로 소구 유형별 광고의 주요 소구 내용을 <표 2-2>와 같이 정리하고 있다.

소구 유형의 상대적 우위를 단언할 수는 없으나, 대체로 수용자의 감정 반응의 변화를 목적으로 할 때는 주로 감성 소구 방법을, 수용자의 인지 반응의 변화를 목적으로 할 때는 이성 수고 방법을 쓰게 된다. 또한 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할 때는 이성 소구 방법을, 상품에 대한 선호도 제고를 목적으로 할 때는 감성 소구 방법을 쓰는 경우가 많다.

2. 인지 균형 이론

1) 평형 이론

모든 인지 균형 이론(cognitive consistency theory)은 인간이 균형, 조화, 또는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기본적인 욕구(need for consistency)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⁶²⁾에서 출발한다.

여러가지 태도 변용 이론중 인지 균형 이론은 Fritz Heider(1946)⁶³⁾가 평형 이론(balance theory)을 주창하면서 시작되었다. heider는 개인이 다른 사람과 어떤 사물, 또는 아이디어간의 관계를 지각하거나 판단할 때 대체로 균형이나 일관성을 유지하려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때 heider가 정의한 평형 상태란 "지각된 단위들(units)과 경험된 감정들(sentiments)이 긴장감(stress)이 없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situation)"⁶⁴⁾을 뜻한다.

Heider는 두 요소들(dyads) 또는 세 요소들(triads) 사이의 균형 관계에 대해 정의하는 일고나성의 작동 원리에 관하여 기술했는데, 「광고 비평이 수용자의 광고 태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세 요소들 사이의 균형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Heider가 기본적으로 가정한 것은 어떤 사람이나 사물을 지각하는 지각자(perceiver)를 P, 이때 지각의 대상이 되는 다른 사람(another person)을 O, 어떤 사물이나 아이디어(objects or ideas)를 X라고 할때, P가 느끼고 지각하는 P와 O, P와 X, O와 X간의 관계에서 인간들은 인지적 불평형 상태를 피하고 그 대신 평형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향을 나타낸다는 점이었다. <그림 2-5>에 나타난 바와 같이 이들 3개 요소들은 모두 8가지 (2³)의 가능한 상태가 평형 상태이냐 불평형 상태이냐를 알아 볼 수 있다.

아래의 그림에서 '+'는 긍정적인 관계를 '-'는 부정적인 관계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관계를 나타내는 2개의 기호를 곱한 값이 +가 나오면 평형 상태를,-가 나오면 불평형 상태를 나타낸다. 즉, +x+=+, +x-=-,-x-=+,-x+=-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아래의 그림에서 ①-④의 관계는 평형 상태를, ⑤-⑧의 관계는 불평형 상태를 나타내는데, 이러한 관계 형태는 여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이 모델을 바탕으로 광고 비평과 수용자의 광고 태도와의 관계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수용자는 P, 광고 비평가나 광고 비평문은 O, 대상 광고를 X라고 할 대, 수용자가 P가 느끼고 지각하고 있는 P-O, P-X, O-X 간의 관계에서 수용자들은 인지적 불평형 상태를 피하고 그 대신 평형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향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평형 이론만으로는 수용자의 광고 태도에 미치는 광고 비평의 영향력을 자세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 이론만으로는 광고 비평 노출 전후의 광고 선호도 및 광고 신뢰도의 차이를 비교할 수 ㅇ벗으며, 단지 광고 비평과 수용자의 광고 태도가 긍정적인(+) 관계인가, 아니면 부정적인(-) 관계인가 하는 식으로 영향력의 방향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고 비평의 영향력의 크기까지 알아볼 수 있는 일치 이론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

2) 일치 이론

평형 이론의 가장 큰 약점은 기본 요소들 사이의 호감이나 귀속성에 크기의 차이를 두지 않고⁶⁵⁾ 단순하게 긍정적인 감정이면 '+1', 부정적인 감정이면 '-1'로 계산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동일 제품의 광고에 대한 호감도 및 신뢰도의 크기가 광고의 소구 유형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그 정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이들 사이의 긍정적인 감정을 단순하게 '+1'로 계산하고 있다.

그러나 Osgood과 Tannenbaum(1955)⁶⁶⁾이 처음으로 제시한 일치 이론(congruity theory)에서는 호감의 수량화에서 야기되는 이러한 장애 요소들을 어느 정도 극복함은 물론 커뮤니케이션의 수용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일치 이론은 태도 변용의 방향과 정도를 수량적으로 명시하는 균형 이론의 특수한 경우⁶⁷⁾라 할 수 있다.

Osgood과 Tannenbaum은 제 의미를 구성하는 3가지 차원인 평가적 차원(evaluative dimension), 행동적 차원(activity dimension), 역동적 차원(potency dimension) 중 평가적 차원을 태도로 규정한 후, 수용자는 어떤 태도 대상에 대하여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태도를 갖는데 태도는 7점의 의미분별척도(semantic differtial scale)로 측정될 수 있다고 보았다.⁶⁸⁾

일치 이론은 정보원(O)과 개념(X)이라는 두 가지 기본 요소와 '개념에 대한 정보원의 주장'이라는 하나의 관계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일치 이론의 기본요소는 <그림 2-6>과 같다.

Osgood과 Tannenbaum은 이상의 기본 요소들을 바탕으로 7점의 의미 분별 척도를 이용하여 정보원과 태도 대상에 대한 피험자의 태도를 측정한 다음 호감의 정도를 수량화 시켰다. 따라서 일치 이론에 의하면 불균형(불일치)의 영향에 대한 수량적인 예측은 물론 피험자의 태도 변화를 더욱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Osgood과 Tannenbaum이 제시한 모델은 긍정적인(associative), 또는 부정적인(dissociative) 주장과 연결되는 정보원과 태도 대상의 평가의 변화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한 정보원과 하나의 태도 대상(개념)이 똑같은 평가로 연결되는 경우와, 이와 달리 부정적으로 연상된 한 정보원과 하나의 태도 대상이 반대되는 평가로 연결될 때 일치의 원리가 적용된다. 따라서 주장에는 각각 긍정적인 주장과 부정적인 주장이 있는데, 일치의 방향이 긍정적이면 일치에 대한 압력의 기호도 긍정적(+)이며, 일치의 방향이 부정적이면 그 압력의 기호도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이다.⁶⁹

일치 이론의 기본 요소를 이 연구에 알맞게 적용해보면 광고 비평가나 광고 비평문은 정보원(O), 실험 도구로 사용된 광물은 개념(X), 실험에 참가한 피험자들은 P가 된다. 따라서 O-X의 관계를 바탕으로, 광고 비평문과 피험자(P)의 광고 태도간의 일치의 방향이 긍정적이면 일치에 대한 압력의 기호도 긍정적(+)이며, 일치의 방향이 부정적이면 그 압력의 기호도 부정적(-)이 된다.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광고 비평 처치 전후의 경우에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광고 비평 처치 전후의 광고 선호도 및 광고 신뢰도의 방향 및 크기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7점의 의미분별척도를 이용하여 태도의 균형(일치) 상태와 불균형(불일치)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3. 소구 유형별 광고 비평의 효과

광고 비평이 수용자의 광고 태도에 미치는 영향력에는 소구 유형에 따라서 어떤 차이가 나타날 것인가. 이 연구에서는 평형 이론과 일치 이론의 가설 모델을 바탕으로 태도 대상이 이성 소구 광고이냐 감성 소구 광고이냐에 따라서 광고 비평의 영향력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그 크기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광고는 모든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지는 않는다. Ray와 Batra(1983)⁷⁰⁾는 수용자들이 이성 소구 광고보다는 감성 소구 광고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며, 광고가 유발하는 긍정적인 감정이 정보 처리를 촉진하며, 광고 메시지를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고 광고 내용을 더 잘 기억시키기 때문에 감정에 소구하는 감성 소구 광고가 정보 중심의 이성소구 광고에 비해 더욱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효과적인 광고는 수용자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이를테면 '온정을 느끼게 하는 광고'나 '마음이 평온해지는 광고' 등이 그러한 감정을 유발하지 않는 다른 형태의 광고에 비해 더 긍정적인 태도 형성과 높은 상관 관계를 보이는데⁷¹⁾,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한 사람은 그 기억과 연결시켜 대상을 긍정적으로 회상하게 되며⁷²⁾,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광고를 본 사람은 태도 대상 및 정보원에 대하여 나쁘지 않게 인식하게 되고, 결국 자기 자신도 광고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특히, 정경숙(1997) ⁷³⁾은 상품 광고의 소구 유형별 제3자 효과의 크기를 비교한 다음, 제3자 효과의 크기는 감성 소구 광고보다 이성 소구 광고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는 결론을 제시하였다. 제3자 효과(the third-person effect)란 사람들은 보통 대중 매체의 메시지가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가설⁷⁴⁾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경숙은 감성 소구 상품 광고에서 접한 긍정적인 경험으로 인하여 그 광고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되고, 이렇게 형성된 긍정적인 태도는 상품 광고에 대한 일반적인 저항 정도를 낮추게 됨으로써 제3자 효과의 크기가 작아질 것으로 파악하였다.

정경숙은 이성 소구 상품 광고와 감성 소구 상품 광고를 대상으로 제3자 효과의 크기를 비교한 다음, 감성 소구 광고에서의 제3자 효과의 크기(N=763, M=.18)가 이성 소구 광고에서의 제3자 효과의 크기(N=764, M=.99)보다 작게 나타났다⁷⁵⁾고 보고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통해 감성 소구 상품 광고에서 접한 긍정적인 감정의 영향으로 광고에 대한 저항이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영향력도 크게 평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상품 광고라 하더라도 감성 소구 광고의 경우에는 수용자에게 좋은 감정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상품 광고의 영향에 대한 일반적인 저항성을 낮추게 된다⁷⁶⁾. 다시 말해서 수용자들은 일반적으로 이성 소구 광고에 대해서는 약간은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반면, 감성 소구 광고에 대해서는 약간은 긍정적인 감정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소구 유형별 광고 효과에 대한 논의를 인지 균형 이론을 바탕으로 광고 비평의 효과 모델 형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상의 광고 비평의 효과 모델을 가설의 형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연구가설 5>

광고 비평이 수용자의 광고 선호도 및 광고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는 광고의 소구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