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이론적 논의

1. 출현 배경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려면 3가지 방향에서의 접근 및 이해가 필요하다.⁷⁾

첫 번째는 기업 혹은 광고주 측면이다. 경쟁증대로 인한 시장에서의 실패와 기업합병 및 인수에 의한 새로운 경영 리더쉽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보다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기업 및 광고주 측면에서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한 변화 요인으로는 먼저 높은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던 유명 브랜드의 위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시장 내에 독점적 브랜드가 존재하지 않던 시기에 막대한 광고비 지출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마케팅 활동은 시장점유율 확대에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저가 브랜드들이 하나 둘씩 나름대로 고객층을 확보하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전략이 차질 을 빚고 있으며, 생산성 향상을 통한 다품종 소량 생산방식의 도입으로 기존 방식의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 즉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기업들 사이에 마케팅에 자산을 허비하기보다는 제품개발 등 기업 경쟁력 제고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다른 분야에 보다 많은 역량을 쏟는 전략이 각광을 받고 있다.

기업 내 마케팅 부서 및 광고 담당 분야의 축소 현상에 맞는 전략 수립의 필요성 또한 변화의 요인이 된다. 불황기나 미래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할 때에 맞춰 이루어지는 다운사이징과 기업재구축과정을 살펴보더라도 이를 쉽게 간파할 수 있다. 특히 초성장 시대의 마케팅 전략은 내부적으로 경비 및 물자절약을 수반하여야 하며, 기업 경영의 효율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두 번째는 미디어 및 시장환경적 측면이다. 정보통신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이 전통적인 마케팅기능 및 광고기능의 약화에 일조를 하고 있다. 광고에 대한 신뢰도 감소와 상대적인 매체비용 부담의 증가, 개인 판매비용의 상승, 데이터베이스의 확장 및 가격저하 등에 의한 영업 현장의 당면한 문제들이 대두되고 이에 대한 해결이 요구되기 시작하였다. 고위 경영층은 물론 중간 관리자들도 필요한 자료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게 되면서 보고자료를 수집, 분석하는 전통적인 마케팅 업무는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또한 매스미디어에 의한 광고로 포괄되지 않는 미디어 환경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즉, 아직까지는 광고에 비해 매출액이나 대중 매체와 비교해서는 아직 소비자수가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특정 계층 및 구매력이 높은 세대에 의해 주도되는 매체의 성장 및 발전은 전통적인 마케팅 전략, 광고기능 및 역할에 변화를 초래하는 객관적인 환경을 구성하고 있다.

세 번째는 위와 같은 상황이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한 축을 형성하는 소비자 또는 수용자 측면에 대한 보다 풍부하고 설명력 있는 분석 및 예측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 다양화, 개성화 된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고, 보다 효과적이고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이론 개발 및 이를 지원하는 기술적 발달 등은 다른 요인 못지 않게 직접적인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출현 환경을 제공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분석은 주로 기업의 마케팅 및 광고적 측면에 기초한 것으로서 이를 좀더 세분해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출현배경을 구체화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기술의 발달과 이로 인한 기업 전략의 변화현상이다.

컴퓨터의 발달을 토대로 한 정보통신산업의 성장, 멀티미디어시대의 도래로 대표되는 정보화사회의 등장은 과거 산업사회의 대량생산, 대량소비체제를 탈대량화(demassification)함으로써 앙자택일에서 다원적 선택사회(Multiple Option)로 전환시켰다.⁸⁾ 기업 역시 소품종 대량생산이라는 기존 생산방식의 고 수로는 더 이상 다원화된 소비자기호를 만족시킬 수 없게 되었다. 소비자선호의 변화와 생산성 발달을 통해 가능해진 다품종 소량생산은 결국 시장경쟁의 심화를 야기시켰다. 기존의 일대 다수 방식의 광고 형식을 탈피하여 기업들이 새로운 광고전략 및 마케팅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체감하게 되었으며, 제품특성에 맞는 효과적인 시장을 구축하고 발견하는데 적절한 미디어의 선택의 중요성이 증대되었다.⁹⁾

기술발전은 신제품 개발 속도의 증진과 제품 수명 주기의 단축을 초래하 였으며, 단일 제품에 대한 단발적인 전략보다는 장기적이고 재구매율이 높은 제품을 통해 상품자산가치(Brand Equity)를 유지하고 확보하는 전략이 요구되는 시기가 되었다. 또한 광고시장의 개방 및 WTO 체제의 출범으로 인해 일국 내의 안정적인 지위와 점유율 확보가 바로 성장 및 발전을 의미하지 않는 시기가 도래하였으며, 보다 확고하고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 수립은 필수적인 상황이 되었다.

둘째로는 데이터 베이스의 발달과 마케터의 수준 향상을 들 수 있다.

미국의 경우, 1960년대 대중광고가 도약했을 때 기술적으로 인구를 세분화 하여 구별한다는 것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전체 집단의 평균을 목표로 광고활동을 전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술적 변화는 그 불가능을 해결하였다. 하나의 기업이 수많은 고객을 상대로 물량위주 광고를 하던 것에서 기업과 고객이 1대 1의 관계로 바뀌는 것이다. 기업도 모든 고객에게 우편을 보내야 하 는 수고를 덜을 수 있다. 데이터 베이스를 분류하고, 다양한 정보를 연결, 분석하며, 미래의 소비행태를 예측하는 단계로 이루어진 판매시점 데이터(scanner data)를 통해 제품의 이동과 구매집단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게끔 되었다. 데이터 마케팅 기법의 도입으로 영국의 로열 선은행은 1995년부터 우편비용 6만 파운드(8천 1백만원), 노던 은행은 25만 파운드(3억 3천 7백만원)을 절감했다.¹⁰⁾

컴퓨터와 정교한 연구방법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효과에 대한 측정의 과학화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으며, 소비자 구매 행태에 관한 유용한 데이터 베이스를 합리적인 비용으로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데이터 베이스의 발달은 마케팅 담당자 및 실무자의 능력을 배양시켰고, 이들이 TV 및 신문광고가 가장 효과적인 광고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끔 하였다. 또한 이들 이 광고 대행사에게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전략을 채택하도록 방향을 제시할 수 있게 하였다.

세 번째는 광고비 부담의 증가 및 광고매체의 다양화가 출현 배경을 형성한다.

기존 대중매체의 광고단가 상승과 이로 인한 광고주들의 비용부담은 보다 세분화된 소구대상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광고수단을 필요로 하게 하였다. 특히 데이터 베이스 구축에 들어가던 비용이 감소하는 반면에, TV를 비롯한 매 체에 대한 광고비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¹¹⁾ 따라서 미국과 같이 지리적으로 넓은 광고대상 지역을 갖는 나라들로서는 광고대상 및 지역을 과학적으로 세분화함으로써 매체비용을 줄이는 것이 절실하게 되었다.

이밖에도 과거 4대 매체 중심의 광고대행사외에 홍보, BM, SP 등을 전문으로 하는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들이 등장함에 따라 다양화된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되었다.

네 번째는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통합과 기업 합병 현상이다.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복잡해짐에 따라, 광고 그리고 다른 커뮤니케이션 부문에 의해 수행되었던 활동들이 겹치기 시작하였다. 광고회사와 PR회사간의 협력으로 집행될 수 있는 '기사성 광고'(advertorial)가 좋은 예이다. 또한 빈번한 이벤트나 판촉행사 등도 광고나 PR의 공조가 없이는 효과를 기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Tom Harris는 광고와 판촉은 아홉 가지 분야에서 교차되며, 광고와 PR은 여섯 가지 분야에, 판촉과 PR은 열다섯 가지 분야에서 상호 교차된다고 정의한 바 있다.¹²⁾ 따라서 광고 고유의 영역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여타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입지가 중요해짐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할 때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입체적인 기획을 전개해 나가야 함을 알 수 있다.

특히 각 수단의 협력과 통합적 진행은 PR회사와 광고대행사간의 연합 및 합병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순위 10위까지의 PR 회사는 모두 광고대행사의 소유이거나, 합병되었다. 또한 Leo Burnett를 제외하고 미국의 10 대 광고대행사는 PR, DM, SP 회사와 협력 또는 합병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¹³⁾.

다섯째로는 소비자의 미디어 선택권이 증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적 또는 질적으로 소비자들은 폭발적 추세로 증가하는 정보에 노출되고 있다. 광고는 본래 일차적 정보(programs, news)에 부착되는 이차적 정보로서 발생되었다. 오늘날의 기술적 발전 상황에서는 일차적 정보와 광고를 분리할 수 없어 뒤섞인 정보형태로, 소비자들은 좋든 싫든 광고메시지에 노출된다는 하나의 가정이 가능하다. 이러한 가정하에 도달(reach)과 빈도수(frequency)가 광고효과로서 예측되어졌다.

그러나 대중광고도 어느 정도 기여한 바 있는 현대의 정보주도사회 발전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제껏 모든 광고들이 기초로 해온 전제들을 뒤흔들고 있다. 왜냐하면 리모트 컨트롤장치와 VCR의 확대는 종횡무진으로 채널과 프로그램 사이를 바꿀 수 있게 되었으며(sapping & zipping), 주야간의 개념이 애매해진 새로운 '24시간 라이프 스타일' 문화가 넓게 확산되어감에 따라 개인적인 일상리듬에 맞게 미디어 접근 가능시간대를 조정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소비자들은 증가된 신문 및 잡지매체, 공중파 방송과 더불어 Cable TV, 인공 위성, PC통신 등에 대한 개발로 보다 다양하고 광범위한 정보원으로부터 정보를 선택할 수 있다.

끝으로 마케팅의 국제화 현상을 들 수 있다.

WTO체제의 출범과 지역 블록 경제권의 형성으로 국제 경제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최근 한국 광고계에서 가장 널리 논의되고 있는 문제중의 하나는 광고국제화다. 기존의 내수시장 확보와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과제는 이원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의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해외 본사중심의 현지경영체제를 구축하고 현지시장에 중점을 두는 글로벌 마케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국내적으로는 광고시장이 완전 개방되고 우리 나라의 광고회사와 다국적 광고회사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제일기획, 금강기획을 비롯하여 6개 광고회사가 해외에 네트워크를 갖추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광고주의 측면으로 보면, 해외투자가 증가되고 있고, 자가 상표 수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¹⁴⁾

드 무이즈(De Mooij)는 광고를 통하여 타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이미지를 제고하여 소비자들로 하여금 구매의향을 높이는 것이 국제화 시대에 생존하기 위한 당면과제라고 주장한다.¹⁵⁾

이와 같은 지적은 국제화, 세계화 속에서 광고산업이 단순히 기업의 판매 증진을 위한 서비스산업으로서의 역할을 뛰어 넘어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지위와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즉 광고는 무역의 인프라로 경제적인 역할과 더불어 문화정보산업으로서 문화적인 기능도 수행한다. 진정한 광고산업의 국제화를 이루려면 광고산업을 구성하는 광고회사, 광고주, 매체사와 더불어 정부의 지원 등 총체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¹⁶⁾

이러한 변화요인들과 변화의 대응책들이 총화되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초래하기에 이른 것이다.

2. 문헌연구

Schultz에 의하면 "커뮤니케이션의 통합이라고 하는 사고는 80년대 중반부터 주창되기 시작하였다"고 전제하고 "많은 사람들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시너지 시대를 예감하고 각기 나름대로 생각하는 '커뮤니케이션 시너지'를 정의하고 있다"¹⁷⁾고 밝힘으로써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기원은 아직 10년 을 넘기지 않은 짧은 기간임을 알 수 있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본격적 연구의 대상으로 부상한 것은 1989년 미국광고대행사협의회(Association of Advertising Agencies of America : 4A)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에 착수하면서부터이다.¹⁸⁾ 하지만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공식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어도 이미 1970년대에 소규모 광고대행사들이 광고주를 위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부분적이나마 병행해 구사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1970년 대 말 런던에 위치한 Boase Massini Pollett(지금의 BMP DDB Needham)이라는 광고대행사에서는 Account Planner라는 부서와 담당자를 두고, 이들로 하여금 소비자에 대한 가능한 모든 정보를 수집, 분석케 하여 이에 따른 수단(discipline)을 강구하게 함으로써¹⁹⁾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초기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최초의 이론을 다룬 책으로는 1982년에 Michael Ray가 쓴『Advertising & Communication Management』²⁰⁾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용어나 개념은 단지 마케팅 측면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의미할 뿐 그것에 대한 '통합'(integration)의 개념이 접목된 것은 1990년 DDB Needham의 회장인 Keith Reinhard²¹⁾가 "향후 광고는 소비자에 대한 브랜드의 이미지 강화를 위해 다양한 목소리들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또 다른 광고대행사인 Ogilvy & Mathers는 'Orchestr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통합화에 착수했으며, 이즈음부터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Nestle는 대행사로 하여금 "완벽하게 통합, 집중화 된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Wentz, 1988)" 역할을 요구하고, GM에서는 Stakeholder Communication Team을 구성, '챔피언'(champion) 또는 '선임중재자'(lead cordinater)라 불리는 부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Press Cott, 1991)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최초의 본격적인 학술적인 연구는 1991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광고마케팅 커뮤니케이션학과(Department of Advertising Marketing Communication) 교수들인 Clarke Caywood 등 3인이 미국광고업 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Advertising Agencies)와 광고주협회(Association of National Advertiser)가 공동으로 실시한 소비재 광고주에 대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A Survey of National Consumer Goods Advertisers)가 최초의 연구로 판단된다.²²⁾ 이들의 조사결과는 1991년 이후 여러 가지 형태로 각종 저널에 인용되고 있다.²³⁾ 또한 1992년 5월 제11회 Advertising and Consumer Psychology 학회 발표문에서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연구 결과와 이론적 논의 구축 과정 및 제반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성하는 수단들간의 관계,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운영방안과 각 영역, 즉 PR 및 캠페인의 역할 및 효과가 논의되었다. 이와는 약간 다른 갈래로 마케팅 영역을 중심으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바라본 Terence Shimp의 Advertising, Promotion and Supplemental Aspects of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²⁴⁾이라는 저서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광고 및 Promotion영역의 변화 및 배경들을 조망하고 있으며, 이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상정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Advertising(1994. 12)지의 '일본형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성' 기사와 같은 잡지 95년 4월 호와 5월 호에는 미국 IBM의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실천사례가 발표되었다.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의 통합화 움직임은 학문 연구에도 영향을 끼쳐 콜로라도 대학의 Thomas Duncan, 노스웨스턴 대학의 Clarke Caywood, 텍사스 크리스찬 대학의 Dong Newsom 3인의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관련학과의 통합에 관한 공동연구 보고서를 작성하였다.²⁵⁾ 이 보고서에 의하면 커뮤니케이션 산업분야의 변화는 광고, 홍보 및 여타의 독립된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상호유기적 통합이나 조정의 필요성을 강력히 요구하며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따라 가장 먼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학과를 창설한 곳이 노스웨스턴 대학이다.²⁶⁾

이와 같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기업, 광고대행사 및 학교 세 분야에서의 관심은 1994년 이후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 1994년 10월 Advertising Age가 시카고에서 주최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세미나에서는 Crysler, Reebok, AT & T, Sears, Mall of America, Budget Rent A Car, CBS사 등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한 사례보고를 한 바 있으며²⁷⁾ 이후 발행되는 광고서적에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정식으로 거론되거나 한 부분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²⁸⁾

이 밖에도 1991년 Schultz 등이 실시한 조사연구를 기초로 1996년 인도의 광고대행사 Ogilvy & Mathers사가 Bombey를 중심으로 유사한 조사를 실시했다.

국내에서는 최동만이 오리콤 사보 1991년 1월호²⁹⁾에 간략히 소개한 이레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발표되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글 등을 국내 각 광고대행사들이 번역·소개하는 수준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³⁰⁾ 그리고 최근에는 몇몇 광고대행사를 중심으로 실험적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제일기획이 삼성전자의 센스노즈북을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개념에 입각해서 시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것으로 업계에서 기록되고 있다. 또한 1997년 6월 10일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주관으로 개최된 '97 서울국제광고세미나에서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케이우드(Clarke Caywood)와 멀함(Frank Mulherm)교수가 각각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개념과,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적용사례를 발표하는 상황에 이를 정도로 우리 나라에서도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논의와 연구가 비로소 본격화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3. 관점 및 정의

1) 총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관점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개념화를 위해서는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출현배경을 포함하여 기존 연구성과 및 경향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통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개념에 대한 구체화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광고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전통적 시각과 상이한 새로운 관점들을 연구함으로써 보다 명확한 개념에 접근할 수 있다. (Schultz, 1993, Caywood 1997)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기존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다른 가장 두드러진 관점의 차이 가운데 첫 번째로는 광고 전략 수립 과정의 발전을 들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송신자(기업)-수신자(소비자)가 아닌, 수신자-송신자의 방향으로 구축된다. 지금까지 커뮤니케이션의 사고는 구매까지의 진행과정을 선형(linear)적인 과정으로 포착하는 계층적 효과모델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즉, 소비자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주어 빠르게 상품을 알리고 관심을 갖게 하여 구입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메시지의 양이 중요하게 되고 여기서 도달과 빈도수의 개념이 생겨났다. 이러한 방식이 전형적인 Inside-Out의 접근 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의 미디어의 접촉태도는 바뀌고 판촉과 같은 즉효성 있는 방법이 활발해졌다. 또한 데이터 베이스의 발달로 소비자 정보는 얻기 쉬워졌고, 기업은 소비자가 무엇을 샀는가, 어떤 촉진에 반응하고 무엇에 반응하지 않았는가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기존의 모델과 반대의 진행과정을 밟을 것을 제안한다. 소비자가 어떤 메시지라면 어느 미디어로부터 받기 쉬운가를 알고 전략을 세운다. 즉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기초는 소비자이며, 곧 전략의 수립자이다.

결국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구매실적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고객의 프로필, 구매에 이르는 행동양식을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행동을 예측하기보다는 어째서 그 행동이 일어났는가를 설명하고, 유익한 구매행동을 환기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운다.

소비자의 상품인지도나 호의도에 정신이 팔려 소비자가 상품을 사느냐 사지 않느냐의 예측만 하고 있으면 소비자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가를 간과하기 쉽다. 더욱이 기업은 소비자의 인식을 얻으려고 자꾸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게 된다. 그러나 인식의 변용이 반드시 구매를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이를 파악한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목표를 상품의 시도계층(trial)을 몇 % 올리고, 수신자 부담에 의한 문의 전화 몇 건 이상이라는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세우고, 확실하게 소비자행동에 변화를 일으키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기업은 실적 있는 소비자행동을 수반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와 기업, 브랜드 사이에서는 실제로 많은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에 주목한다. '맥도널드'의 예를 들면 종업원, 로고, 쓰레기통, 간판, 캐릭터, 패키지, TV뉴스기사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브랜드 컨택트란 '브랜드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 체험'인 것이다. 소비자는 각각의 컨택트 포인트로 자기 나름대로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독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한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소비자와 브랜드의 컨택트 내용을 파악하고 어떤 컨택트 포인트가 이미지 형성에 가장 중요한가를 이해한다. 그리고 될수록 각 브랜드 컨택트를 통제해서 이미지의 일관성을 추구한다.³¹⁾

두 번째 관점의 차이로는 소비자의 정보처리 방식에 대한 재인식에 기인한다. 소비자는 정보를 평면적으로 소화한다.³²⁾ 그들은 받는 정보를 광고, PR, 판촉 등으로 분류하지 않고 머리 속에서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있다. 기업이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수직적으로 분할해서 각각에서 메시지를 정한다는 방법은 메시지를 수평적으로 소화하는 소비자에게는 맞지 않는다. 수신자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데는 기능에 관계없이 먼저 수평적인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각 특성에 맞춘 메시지를 전술단계로 낮추어 다시 통합한다.

소비자는 어디서 무엇을 받게 되건 그것을 메시지나 자극이라는 개념으로 처리한다.³³⁾ 정보는 장래적인 가치에, 자극은 즉각적인 가치에 각각 사용된다. 이 모델은 '가장 효과적으로 영향을 주는 데에는 어느 것이 좋은가'에서 출발 하여 이어 '언제, 어디서, 어떤 것을 제공하는가'를 정한다. 이 접근에 따라 수평형에서 수직형으로의 계획을 실천하는 것이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수신자 부담전화, 쿠폰의 기업에의 반송, 자료청구 안내 등 여러 가지 장치를 써서 소비자로부터 답신을 권유해 쌍방향의 흐름을 만든다. 피드백 된 정보는 데이터 베이스에 축적하여 소비자가 무엇을 수용하였는가를 측정한다. 또한 소비자의 프로필, 실제구매, 브랜드 컨택트 상황을 입력하여 개별로 측정한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은 소비자로부터의 피드백을 다음의 커뮤니케이션전략에 살리는 것이다. 지난 날의 브랜드와의 접촉상황을 바탕으로 다음의 캠페인 힌트를 얻어, 소비자에게 발신하면 소비자는 또한 이에 답한다. 이를 '순환 과정'이라 부르는데 이 같은 노력을 되풀이함으로써 고객과의 장기적 교감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기업은 리채널 멘탈 네트워크(Rechannel mental network)라는 기법을 통해 소비자들이 기억할 만한 광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마음과 상품의 브랜드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 기업이 내보낸 메시지는 아무리 같은 메시지일지라도 소비자가 받아들일 때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 언제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이 메시지를 받을 때를 유념해서 광고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기업의 소비자에 대한 인식이 소비자 자신들의 행동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세 번째로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에 관한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고도로 발달하고 있는 테크놀러지를 이용하여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고객의 프로필, 구매에 이르는 소비행태, 구매동기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제안한다. 대단위 소매점의 멤버쉽제도와 스캐너 시스템(Scanner System)을 통하여 생산자와 판매자는 자신들의 고객이 누구이고 어떤 촉진에 어떻게 반응하나를 매일매일 시험한다. 그들은 축적된 이 자료를 통해서 소비자를 행동특성에 따라 여러 그룹으로 나누고, 같은 상품이라도 나눠진 각 그룹을 제각기 다른 소비자로 간주하여 별도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한다. 이제는 상품을 가지고 여러 곳에 숨어 있는 소비자를 찾기보다는 특정 상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³⁴⁾

네 번째 관점상의 특징은 제로 베이스에서 기획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기업의 마케팅 혹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서들은 그들이 기획할 새로운 전략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예산부터 염려해왔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할당된 예산을 바탕으로 모든 계획을 세울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효과적이고 능동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할 수 없었다. 그러나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소비자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어떤 행동을 자극할 것인가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목적을 위해 어떻게 그들과 효과적으로 의사 소통할 것인가를 모색한다. 이 계획을 이룩하기 위한 예산수립은 제일 마지막에 이루어진다. 이러한 일은 기업 내 다른 부서들에게 사용하려 하는 예산의 확실한 투자효과를 보여줌으로써 가능하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노스웨스턴 대학의 폴 왕(Paul Wang) 교수가 개발한 ROI(Return On Investment) 모델을 통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가들도 기업 내 다른 부서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수행하고자 하는 일련의 계획의 결과를 어느 정도는 미리 예상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책임소재를 명확히 한다.

'책임소재의 명확화'란 어떤 행위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³⁵⁾ 지금까지의 커뮤니케이션은 '신용을 주라, 그러면 효과가 있다'는 정도의 것이었다. 바꿔 말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 지가 확실하지 않는 '블랙 박스'(black box)인 것이다. 이러할 때 커뮤니케이션은 영원히 통제가 불가능한 요소로 되어 버려, 지원기능은 될지언정 주기능이 될 수는 없다. 커뮤니케이션은 다른 기업활동과 마찬가지로 투자이기 때문에 투자효과는 측정되고 평가되지 않으면 안 된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수익에의 공헌, 책임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투자에 대한 회수를 지향한다. 이러한 광고에 대한 새로운 관점들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는 출발점으로 결국 우리 나라에서의 적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 역시 이와 같은 방향으로의 관점 이동 성향을 추적함으로서 가능하다고 전망된다.

2) 제정의

완성된 이론 틀을 갖추지 못한 만큼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정의도 다양하다. 문헌에 나타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다양한 정의들을 살펴보면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소의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정의로 가장 광범위하게 인용되는 것은 미국광고대행사협의회의 정의이다. 이에 따르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란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광고, PR, SP 등)의 전략적 역할을 살려서 짜여진 포괄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부가가치를 인정하는 것, 즉 각 수단을 포괄해서 명쾌하고 일관성이 있으며 최대 효과를 낳는 커뮤니케이션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³⁶⁾

"비록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란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와 유사한 개념이 등장한 것은 30년 전이다. 그러나 광고주와 대행사간의 업무영역이나 분담이 워낙 광범위하고 다양해서 전체를 담은 정확한 정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T. Duncan, 1992)"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프로그램을 개설한 학교들 사이에서 조차 아직은 커리큘럼상의 불일치가 나타나고 있다. 노스웨스턴 대학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교수들은 '아직은 실무적인 수준에서도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통일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Schultz, Tannenbaum & Lauterborn, 1992)"

콜로라도 대학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정의 대신에 '코디네 이션'(coordination) 혹은 '시너지'(synergy)와 같은 단어를 사용, 연구를 위한 기준치(parameter)를 제공한다. 즉, "조직으로 하여금 각각의 커뮤니케이션 기능들이 독립적으로 계획, 수립되는 것보다는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도달하는 전략적인 코디네이팅"이라고 정의를 내린다.³⁷⁾

한편 William Wells 등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란 기업이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전략이나 프로그램을 모든 마케팅 요소나 미디어 그리고 실행계획 등을 통합하는 개념, 철학 혹은 마케팅 노력"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³⁸⁾, John V. Thrill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이고 명확한 메시지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기업의 마케팅 노력이나 판촉 커뮤니케이션의 조화, 통합 전략"이라고 정의한다.³⁹⁾

이 밖에도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란 마치 한 상점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살 수 있는(One-stop-shopping) 개념"(Philip Holler,1994)이라든지 혹은 "기업이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특정의 잠재 고객집단과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Chris Whittle, 1955) 등 그 정의는 다양하다.

우리 나라에서는 코래드 광고전략연구소가 펴낸 광고대사전에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란 종전의 판매촉진 요인인 광고, 홍보, SP 등을 부분적, 개별적으로 보았던 것을 관련된 마케팅 믹스까지 확대해 전체적으로 보려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이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정보처리 시각으로 파악하려고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시도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⁴⁰⁾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정의가 상이하고 불명확하지만, 몇 가지 명확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조직내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discipline)을 동원한다. 둘째, 이러한 수단들을 통합화(integration)한다. 셋째, 全 社的 차원에서의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이며 전략이다.

이와 같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다양한 개념적 정의들을 종합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1) 송신자 측면에서 기업의 다품종화에 의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적합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 2) 기존 4대 매체를 중심으로 하는 광고비 부담의 가중 및 이와 반비례하는 상대적인 광고효과의 감소, 3) 제품 수명의 단명화에 의한 단기적이고 즉시적인 다양한 판촉 수단의 필요성, 4) 광고 홍수 속에서 차별화 된 메시지 작성의 요구와 이를 가능케 하는 디지털화, 시각화, 다채널화 등의 기술발달, 5) 정보화사회로의 진입에 따른 수신자로서의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등을 수렴하기 위한 총체적 노력이다.

4. 관련 이론 및 모델

1) 관련 이론

광고 측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이론들은 주로 송신자의 입장을 주체로 설정하는 설득 커뮤니케이션 이론들이 주류를 이루어 왔다. 하치만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송신자로부터 수신자에 이르기까지 커뮤니케이션 과정 전체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필요로 하는 만큼 전통적인 효과모델에 의존한 커뮤니케이션 이론들만 가지고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을 설명하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으로는 기본적으로 수용자 환경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는 이론과 수용자 영역, 즉 수용자의 미디어 이용 및 정보처리에 대한 이론들이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대인 커뮤니케이션, 매스커뮤니케이션과 구별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양식의 등장으로 새로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⁴¹⁾ 뉴미디어가 갖는 쌍방향성에 기인한 것으로 1950년대에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현대적 연구가 본격화된 이래 두 가지의 대조적인 패러다임이 제시되었다. 하나는 쉐논(Shannon)이 제시한 커뮤니케이션 모델로서 흔히 선형 모델(Linear model)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위너(Winner)의 인공두뇌 모델(Cybernetics model)로서, 커뮤니케이션을 시간의 진행에 따라 끊임없이 스스로 수정되는 과정으로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정보의 피드백 현상을 강조함으로써 송신자와 수신자간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둔다.

메시지의 이해와 공유에 초점을 맞추어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이해하고자 하는 모형은 '수렴 커뮤니케이션 모델(Convergence model)'이라고 하는데, 수렴 모델은 경험이나 인식 토대를 달리하는 커뮤니케이션 주체들간의 상호작용으로 점차 인식의 틈을 좁혀가고자 하는 상호 이해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은 소비자가 지닌 정보를 미리 알아야 하고, 소비자 또한 자신의 필요나 욕구가 무엇인지를 기업에 알릴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으로부터 적절한 정보공급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의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는 제이론 등은 피터(P. Peter)와 올손(J. C. 0lson)이 규정하는 스키마(Schemata)와 스크립트(Script)개념을 활용, 상호 연관지을 수 있다. 이러한 스키마 개념을 근거로 기업들은 각각의 소비자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자료(Database)를 구축하고, 개별적(Personal) 자료를 바탕으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소비자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⁴²⁾

역사적으로 볼 때,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제외하고는 인간커뮤니케이션은 매개의 방식을 통해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컴퓨터와 첨단 정보 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뉴미디어가 등장함으로 인해 단순히 매개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뛰어넘는 변화가 발생하였다. 즉 이질적인 커뮤니케이션 양식들의 융합, 정보의 디지털화와 시각화, 종합화, 정보전달의 상호작용성과 비동시성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미디어의 특성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다수의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이 컴퓨터와 같은 기계를 매개로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참여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인간의 모든 감각기능을 동원하여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뉴미디어의 도입으로 컴퓨터와 같은 기계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은 상호작용적인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기존의 대인적 커뮤니케이션이나 미디어를 통한 매스 커뮤니케이션과 구분하여 '컴퓨터 커뮤 니케이션', '컴퓨터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 '기계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 혹은 단순히 '매개 커뮤니케이션(Mediated Communicat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⁴³⁾ 매스 커뮤니케이션이 단선적인 선의 커뮤니케이션이지만, 매개커뮤니케이션은 면 또는 공간의 커뮤니케이션이며, 매스커뮤니케이션이 메시지의 생산과 소비로 이원화되어 있는 반면에, 매개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 생산과 소비의 일체화와 사용자의 수평적 관계를 그 특징으로 한다. 특히 면 또는·공간의 커뮤니케이션적인 성격으로 인해 쌍방향성과 상호작용성을 확보하게 되며, 이것은 사용자를 종속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시, 공간의 자율성 면에서도 사용자의 위치가 매스 미디어보다 자유롭게 되었다.

매개 커뮤니케이션은 이전의 광고가 전달자와 수신자의 명백한 구분 및 전달자로부터 수신자에 이르는 일방적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수신자의 반응을 고려할 수 없었던 점을 보완하고 있다. 기존의 미디어에서 쌍방향적인 성격을 갖는 것은 주로 전화를 비롯한 통신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이루어지면서 특히 컴퓨터와 통신의 결합을 통해 쌍방향적인 성격은 더욱 증폭되고 그 기능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즉 궁극적으로는 집단 구성원간의 개별적 쌍방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함으로써 최종적으로는 미디어를 이용한 일대일 커뮤니케이션(face-to-face communication)의 가능성을 예시하고 있다.

이러한 매개 커뮤니케이션의 발달을 통한 쌍방향성의 확대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출현하게된 측면 중 수용자와 매체환경과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매개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매체 환경 변화의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표적 수용자에 대한 보다 세밀하고 자세한 분석, 조사와 수용자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베이스를 요구하고 있다는 측면을 보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는 이론적 논의와 상호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의 환경변화는 라스웰 모델이 갖는 피하주사식 효과이론(hypodermic-needle effect)의 한계 곧, 수용자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송 신자의 의도된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비인간적 존재라는 전통적 수 용자론에 반론을 제기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수용자는 능동적인 입장에 서서, 미디어와 미디어 내용을 그의 욕구와 필요에 의해서 주관적으로, 자주적으로 선택한다고 본다.⁴⁴⁾ 이러한 수용자의 능동성은 선택성, 공리성, 의도성, 관여성 그리고 영향의 부동성이라는 측면에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지원한다.

오늘날 매스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 능동적 수용자론은 뉴미디어에 의한 정보기술의 사회적 도입으로 인해 미디어 이용자(media user)로서의 개념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주적 참여미디어이론(democratic participant media theory)의 맥락에서 시민으로서의 수용자의 미디어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과 미디어 메시지 창출에의 참여주장에서 표출되고 있는 능동적 수용자 개념, 다시 말해서 '수용자를 위한'(for audience)에서 '수용자에 의한'(by audience) 미디어관 내지 수용자관이 등장하고 있다.⁴⁵⁾

접합모델(articulation model)이론은 수용자는 메시지에 담겨져 있는 의미를 결정한다는 의미론을 보강하는 견해이다. Hall(1986)은 의미는 수용자의 사회적, 경제적 또는 성별이나 지위 등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의 과거경험, 메시지의 특징, 그리고 사회적 상황을 보충하는 문화적, 역사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들의 교차 또는 접근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접합모델의 가치는 이미지 형성의 근거를 제시하는 메시지 시너지 모형을 보강하고 확장시켜 준다는 데 있다.⁴⁶⁾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입각한 메시지 분류(Moriatry, 1994)'를 적용시키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기업에 대한 평가(이미지)를 기업(송신자)이 내보내는 다음의 4가지 메시지에 의해 형성된다고 한다.⁴⁷⁾

(1) 계획된 메시지 : 기업이 의도적으로 수행하는 이미지 제고전략에 의해서 유포되는 메시지

(2) 추론적 메시지 : 신경영전략, 주주총회, 상품 및 서비스 가격 등 기업이 평소 수행하거나 결정하는 대내외 제반사항에 의해 발생하는 메시지

(3) 접촉 메시지 : 기업 구성원과 고객의 접촉에서 전파되는 메시지

(4) 비의도적 메시지 : 언론의 탐사보도, 소비자 및 환경단체 등의 반발, 상품 회수, 소문, 재난 등 문제발생시 형성되는 메시지 이 밖에도 능동적 수용자 개념은 실제적으로 수용자들의 정보 처리방식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수용자는 수평적 방식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저장한다. 즉 수많은 형태로 수많은 매체와 다양한 정보원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런데 새 자료가 광고에서 오든지, 판촉 또는 판매원에서, 아니면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에서 오든지 간에 수용자는 동일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며 동일한 접근방식을 채택한다.⁴⁸⁾

Leo Burnett 이 실시한 소비자 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소비자들은 형태나 내용에 상관없이 기업으로부터 전달되는 대부분의 메시지를 광고로 인식하고 있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이제까지 중요성을 인정 받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어떻게 소비자에게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처리에 대해 대립되는 두 가지 모델이 함께 사용되었는데 그 첫 번째는 대체모델에 근거를 두고 있다.⁴⁹⁾

이 모델은 소비자가 새로운 마케팅 메시지에 접하게 되면 기존의 관련 메시지는 대체(replacement)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송신자의 입장에서는 기업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소비자 마음 속에 있는 경쟁상품에 대한 메시지로 완전히 대체시킬 수 있다고 믿게 한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피하주사식'(hypodermic) 접근은 기존의 선호도, 경험 또는 개념이나 범주가 마케터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러한 주장은 '포지셔닝'의 개념으로 이어졌고, 이 개념은 경쟁사보다 많은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소비자의 마음 속에 있는 제품인지 목록을 장악할 수 있다고 보는 경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기업의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을 광고로 의식하고 있다. 즉, 조사대상 소비자는 100건 중 94건을 광고라고 생각하며,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를 소비자의 80% 이상이 광고로 의식하고 있다.⁵⁰⁾

그러나 이러한 피하주사식 미디어의 강효과이론은 소위 뉴미디어에 의한 브로드캐스팅에서 내로우캐스팅을 지나 퍼스널캐스팅으로 미디어 자체의 영역이 분화됨과 동시에 능동적 수용자론 등에 힘입어 대체보다는 사실상 소비자의 머리 속에 축적(accumulation)이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축적모델은 정보가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는 기존의 개념과 자료와 함께 합쳐진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축적과정의 일부분으로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정보가 지속적으로 처리되고 저 장되며 인출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마케팅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대부분 은 브랜드 수준에서 이루어진다.⁵¹⁾ 따라서 Brand Equity는 이름 인식,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관계, 인식하고 있는 품질, 강한 브랜드 충성도에 의해 신장된다. 따라서 대체의 효과보다는 축적되고 기존 이미지 및 인식은 수용자의 정보처리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며, 판매신장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수용자의 정보처리과정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는 라이프 스타일 연구, 소비행태 조사, 미디어 접촉 행태 조사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라는 방식이 단선적 혹은 고립적으로 이루어진 반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각각의 전략을 통합하여 수용자의 정보처리과정을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상과 같은 제 이론들을 종합화 함으로서 통합적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의 완성된 이론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2)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모델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이나 이론이 확정되지 못한 만큼 아직 이를 종합적으로 수용하는 모델을 찾아보기는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소개되고 있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모델들을 정리하면 부분적이긴 하지만 다음의 사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로 전통적 광고 모델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 가운데 광고나 홍보 혹은 판촉 등 제한된 특정한 한가지 수단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 있는데 비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모델에서는 2개 혹은 그 이상의 수단을 동시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Belch & Belch(1995)가 제시한 픽빅쳐에 의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개념도구를 살펴보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Belch의 이와 같은 개념도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히 사내의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 관련 부서는 물론 全 社的인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함을 보여주며, 고객들에게 일관된 이미지를 주기 위해 통합되어야 함을 암시한다. 즉 전통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접근 방식에서는 매체를 통한 광고가 주가 되고 여타의 판촉(SP)이나 DM, 이벤트 혹은 영업사원들에 의한 판매 행위 등은 이를 지원하기 위한 부차적 수단으로 여겼으나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개념하에서 이들은 동등한 위치를 갖는다.

나아가 이러한 다양한 수단(discipline)들의 통합에 의한 판촉(promotion) 활동이 이전에는 마케팅 믹스 측면에서 제품이나 가격 혹은 유통 전략과 별개 의 혹은 하위 개념으로 취급되었으나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개념에서는 마케팅 수준에서의 통합까지를 시도한다.

Belch의 개념도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하위 개념으로 자리한다는 것이다.

이는 브랜드 자산 관리가 중요시되는 최근의 마케팅 전략 측면에서 볼 때, 조화된(orchestration) 커뮤니케이션이 기업의 아이덴티티(Corporate Identity)를 추구함으로써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가능한 모든 매체를 동원하며 이를 시차를 두고 순차적 혹은 통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Schultz(1993)와 Wells(1995)의 주장을 토대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실행과정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이 도식화할 수 있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마케팅믹스 요소인 상품, 가격, 유통 및 판촉수단으로서의 광고, PR, 이벤트, DM 등을 수용한다. 이들 제요소나 수단의 통합화 과정에서 소구 목표대상의 세분화에 따라 대중 혹은 비대중 매체를 선별적·시차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하는 것은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재화나 서비스에 관한 메시지의 통일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통적 커뮤니케이션 모델이 수용자를 선형적 모델의 끝에 두고 수동적 집단으로 파악하려는 데 비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모델에서는 순환과정에 삽입, 송신자와 대등한 관계에서 쌍방향적 상호작용을 하는 모형을 구성한다(Schumann, Dyer, Petkus, 1996).

위의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모델에서는 소비자(수용자) 집단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참여한다. 즉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상호작용적이다. 소비자로부터의 피드백은 기업과 대등한 위치에서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함으로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더 이상 분리된 집단으로부터의 일방적 노력이 아니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모델에서 주요한 점은 소비자 집단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다양한 수단들을 재통합한다는 것이다. 위에 보는 Schumann 등의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모델에 이르러서는 비로소 전통적 커뮤니케이션의 시계열적 혹은 쌍방적 모형을 극복하고 순환적 모형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모델이론은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 및 매체의 통합적 활용, 송신자 ·수신자간의 상호작용적 관계에 의한 상승효과를 지향함으로써 전통적 커뮤니케이션 모델과는 상이한 모형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모델 개발을 위한 연구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론의 체계화 및 이를 토대로 한 다양한 전략들의 실증적 경험의 축적을 통해서 앞으로 지속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제2절 실증적 접근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는 요소로는 크게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마케팅 영역은 다시 기업과 시장환경 및 소비자로, 커뮤니케이션은 송신자, 매체 및 수신자로 나눌 수 있다. 이는 그 전달 요소를 상품 혹은 서비스로 하느냐 메시지로 하느냐의 차이일 뿐 기업은 송신자를, 소비자는 수신자를 의미하며 시장환경은 매체를 수용한다는 측면에서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절에서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개념화를 위한, 시도로서 앞 절의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첫째, 광고주 측면에서의 마케팅 및 광고 시장의 변화와 둘째,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실현 가능케 하는 매체 환경의 변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비자로서의 수용자 변화 등을 기존 자료 및 연구를 바탕으로 실증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개념화를 위한 이러한 이론적, 실증적 논의는 결국 그 실행 주제인 광고인을 대상으로 하는 적용 가능성 검증을 위한 수용환경에 대한 평가로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1. 마케팅 환경

1) 마케팅 개념의 변화

마케팅이란 '개인과 집단이 제품과 가치를 창조하고 타인과 교환함으로써 그들의 욕구(need)와 욕망(want)을 충족시키는 사회적 또는 장기적 과정'으로서 고전적 개념의 마케팅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연결시키는 대량마케팅을 그 기본 원칙으로 한다.⁵²⁾

대량마케팅을 수행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는 대중매체(Mass Media)에 의한 대중전달(Mass Communication)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그 대표적인 예가 소위 4대매체에 의한 광고들이다. 하지만 시장의 주도권이 공급자위 주(seller's market)에서 소비자위주(buyer's market)로 전환되면서 소비자 집단을 획일적 시각으로 보는 대량 마케팅은 그 효율성에서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하였으며 기업들은 점차 소비자 집단을 분할(segment)하려는 노력에 착수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이 바로 Target Marketing, Positioning에서 나아가 틈새 시장(Nitche Market)을 겨냥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였다. 탈대 중화(demassification)의 진전 속에서 고전적 개념에서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사 회구조의 분열을 수용하는 새로운 마케팅의 시도를 의미하는 전환점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기업가들은 경영 전반에 걸친 심각한 반성 끝에 새로운 개념의 마케팅전략의 필요성을 의식하게 되었고, 이즈음부터 탈대량 마케팅에 기초한 마케팅 이론들이 앞다투어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변화된 마케팅의 개념을 도식화한 것이 바로 아래 <그림 4>의 새로운 마케팅 모델이다.⁵³⁾

위의 그림이 보여 주듯이 기존의 마케팅이 평균을 근거로 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하는 매스커뮤니케이션에 의한 비차별적 프로모션에 치우친 반면 새로운 마케팅 개념은 차별성을 근거로 개별화된 커뮤니케이션에 의한 차별적 프로모션을 지향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A. Ries와 J. Trott가 1979년에 내놓은 포지셔닝 (Positioning)이론이다.⁵⁴⁾ 마케팅 측면에서의 탈대량화 현상은 단순히 공급과잉이나 경쟁심화에 의한 시장점유의 극심화 현상에서만 비롯되었다고 볼 수만은 없다.

1950년대를 전후해 등장한 마케팅 개념은 그 핵심으로 마케팅을 구성하는 4가지 요소의 적절한 믹스에 의한 전략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로 집약되는데 여기서 마케팅믹스(marketing mix)란 '기업이 표적시장에서 원하는 반응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통제 가능한 마케팅 변수의 집합'을 뜻한다.⁵⁵⁾

여기서 마케팅 '변수란 경영·학에서 흔히 4P로 불리는 제품(Product), 가격 (Price), 유통(Place) 및 촉진(Promotion)을 말한다.

하지만 Holler 등에 의해 주창되어 온 마케팅의 4P이론은 최근 들어 심각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즉, 이제까지는 수요초과, 공급 부족 현상 속에 있었기 때문에 시장(market)의 결정권을 공급자인 기업이 갖는 공급자 위주(seller's market)의 구조였다. 하지만 생산성 '향상에 따른 지속적인 공급 증가는 결국 공급초과, 수요부족을 빚었으며, 공급 과잉현상을 초래해 이제는 시장의 결정권이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곧 수요자(buyer's market)로 전환된 것이다.

따라서 Lauterborn 등은 향후의 마케팅 요소는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4P'로부터 '4C'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마케팅 개념의 변화와 소비자 위주 시장 전환 측면에서의 우리 나라 상황은 어떠한가?

LG 그룹은 1990년 2월 사시(社是)를 이전의 '인화(犬和)'에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로 변경, 창업이래 50년 동안 치켜온 경영 이념을 바꿨다. ⁵⁶⁾ 이 시점을 전후해서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을 위한 선언과 전략들을 앞다투어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앞서 지적한 시장상황의 변화 곧 기업의 존립은 소비자로부터 비롯된다는 Lauterborn의 주장을 수용한 증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inside-out이 아닌 outside-in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나라도 부분적이나마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시장환경 변화의 또 다른 요소 곧 경쟁의 과열이라는 측면에서도 비슷한 추론이 가능하다. 근자에 들어 '가격파괴'로 대표되는 기업들의 일련의 자구노력은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수용이라는 경쟁상황을 반증한다. 그러나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또 다른 시장환경요소인 유통구조나 데이터 베이스 구축면에서도 다소 부정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정보화가 뒤진 상황에서 데이터 베이스나 구매시점(P.0.P : Point of Purchase) 재고 파악 및 고객 인적 정보수립을 위한 바코드 등의 후진성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적용 측면에서 장애요인이 아닐 수 없다.

음료나 주류 유통시장에서 보는 것처럼 시장개척비의 상당 부분을 도, 소매점이나 업소 관리에 투입해야 하는 관행 등도 또 다른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다.

2) 광고시장의 변화

정보화사회에 들어서면서 가속화되기 시작한 기술혁신에 의한 급격한 생산성 향상은 기업들로 하여금 생존을 위한 보다 새로운 방법을 강요하고 있다. 특히 국경을 넘어선 시장영역의 무한 확대, 다품종 소량생산에 의한 품목별 광고비의 적절한 배분, 다매체·다채널화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비용의 효율화,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의 중요성 증가 등등은 우리 기업이 당면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 하에서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비용 효율화는 당연한 것이다. 즉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다양한 소비자 집단에게 소개하기 위한 노력은 필연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대중매체에 의한 대중전달(광고)보다는 세분화(segment)된 소비자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활용이 요구된다. 이는 전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비용 가운데 4대매체에 의한 광고비중을 추적해 봄으로써 판단이 가능하다.

Advertising Age("Agencies: Change or Die," 1992년 12월 7일자)의 보도에 의하면 1970년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비용 가운데 광고비가 차지하던 비중이 전체의 60%이상이었으나, 1992년에 와서는 35% 이하로 감소하였다고 한다. 심지어 1991년과 그 다음해인 1992년 사이에는 광고비의 절대금액 자체가 줄어들어 전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대중매체에 의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시라큐스 대학의 Jones 교수의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1984년 이래 소비된 광고비는 국민총생산(GNP)의 1.5%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지속적인 기업들의 총매출액 증가와 인플레 등을 고려할 때, 전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늘어나는데 비해 매체광고비용은 성장이 둔화되거나 심지어 감소추세에 있는 셈이다. 바꿔 말하면 홍보(Public Relations), 전시회, 이벨트, 다이렉 트마케팅, 판촉(Sales Promotion) 등 여타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요소들의 역할이나 기능이 상대적으로 높아가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와 경향은 <표 3>에서 나타나듯이 미국의 매체별 광고비의 연도별 추이는 신문이나 잡지와 같은 인쇄매체에 의한 광고비 등의 지속 감소와 라디오 광고 비중의 정체 현상, 그리고 케이블 TV에 의한 다채널화와 VTR 보급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TV광고 비중의 낮은 성장세에 비해 DM 등의 신장세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에서도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표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신문, 잡지, 라디오, TV 등 4대매체에 비해 SP 부분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나타냄으로써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다양화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 광고선진국과 비교해서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에 있어서도 <표 5>에서 보듯이, 4대매체에 의한 광고비가 지난 88년 이후(88년은 서울 올림픽이 개최된 해이기 때문에, 예전 및 그 후 얼마동안에 비해 다소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펼쳐졌으리라 추정되지만), 94년에 이르기까지 80%에서 77%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여타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비중이 19.9%에서 22.5%로 증가하였다. 또한 4대매체를 통한 광고비의 절대금액 지속 신장에도 불구하고 전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즉 기타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은 4대매체 광고비가 3배 성장한 데 비해 4배에 가까운 성장을 보이고, 비중 자체도 증가함으로써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의 다양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적어도 미디어 환경 측면에서는 우리 나라도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으로 이행해가고 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향후 4대 매체 및 뉴미디어의 광고 시장 전망을 통해 살펴보면 아래의 <표 6>에서 보는 바와 같다.

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통적인 4대 매체에 의해 주도되던 광고는 다매체 시장에 맞게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즉, TV 광고 및 신문광고가 여전히 영향력 및 전체 광고시장을 주도하지만, PC통신 및 인터넷 광고의 증가, 케이블 TV 광고의 증가 등등은 평균 광고 시장 성장률을 뛰어넘고 있다. 즉 PC 통신광고의 경우 1995년 48억원, 1996년 130억원, 1997년 21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⁵⁷⁾ 또한 1997년 들어 경제불황의 여파 속에서 4대 매체의 광고는 줄어들거나 소폭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과정에서도 PC 통신 광고는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⁵⁸⁾

결론적으로 마케팅 변화 측면에서의 광고 시장 환경은 아직은 완만하지만 축소와 이에 대한 반등으로 여타 매체에 의한 광고 활용도가 증가함을 보여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용을 위한 환경 조성 방향을 지향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2. 매체 환경

김영석은 뉴미디어가 주도하는 기술적 추세를 디지털화, 영상화, 상호작용 성 및 비동시성의 네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⁵⁹⁾ 미디어의 기술적 진화는 필연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환경변화로 연결되며, Comprine은 이러한 변화과정을 기능적 차원에서 다음 세가지로 구분하고 있다.⁶⁰⁾

첫째, 정보내용면의 변화 : 기존의 미디어 환경 하에서는 매스미디어들이 익명의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뉴미디어들이 수용자의 취향과 특성에 따라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게 되었다.

둘째, 정보전달방식의 변화 : 뉴미디어가 주도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다름아닌 상호작용성에 두고 있을 만큼 이는 과거 매스미디어와 수용자를 연결하는 '일대다수'의 정보전달방식을 '일대일' 혹은 '다수대 다수'의 개념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매스미디어들도 지금까지의 일방적인 미디어 운영방식을 개선하고 미디어와 수용자와의 교류, 수용자의 참여를 증진시킬 수 있는 각종 방안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셋째, 정보형식의 변화 : 영상과 음성, 그리고 데이터 신호 등으로 구분되던 전통적인 미디어의 정보형태가 이제는 하나의 미디어에 의해 통합되고, 이들 신호간에 상호 호환성이 증대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처럼 첨단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토대로 하는 다양한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조성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매스 미디어들도 이들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하여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매체 다양화에 따른 광고 미디어 측면에서의 기회와 위기요인⁶¹⁾을 살펴보면, 소비자들로서는 매체 선택 대안의 증가와 매체간 경쟁에 따른 질적 향상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환경이 기회와 위기를 함께 가져다 준다고 볼 수 있다. 광고기회의 다양화, 고객계층의 세분화, 매체간 경쟁과열로 인한 광고주에 대한 서비스 향상 등은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면에 소비자의 분산화와 상대적인 광고단가 인상, 뉴미디어 활용에 따른 전문성의 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 전문화된 매체관리비용의 증가 등은 오히려 위기요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우리 나라의 미디어 보급현황을 살펴보면, <표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G7이나 OECD 국가와 비교하여 낮은 신문구독료, 높은 신문 보급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은 객관적으로 미디어의 보급의 측면에서는 큰 차별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환경변화의 인천이 되는 뉴미디어의 출현과 기존매체와는 광고수단으로서 어떤 차이가 있는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1) 케이블 TV

1991년 7월 1일 서울 목동지역의 8,500 세대를 대상으로 종합유선 시범 방송국을 개설한 이래 93년 8월 31일 프로그램 공급업자(PP) 11개 분야 20개 업체 선정, 94년 1월 14일 1차로 51개 종합유선방송국(S0) 사업자 선정 이후 95 년 1월 5일부터 시험방송을 시작, 같은 해 3월부터 서울 및 대도시 전역에 21개 채널이 개설, 우리 나라도 마침내 다채널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⁶²⁾ 현재는 2차 S0사업자 선정까지 완료되어 전국적인 케이블 TV 네트워크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케이블 TV의 시청가구수는 95년 개설 당시 97,463가구에서 <표8>과 같이 97년 말 2백 52만 여 가구, 98년 말 4백 50여만 가구에서 99년 말에는 700만 가구를 넘어섬으로써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케이블 TV를 시청하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미국의 경우 전체 시청가구의 10%를 확보하는데 10년이 걸렸고, 캐나다의 경우 20%확보에 8년이 걸린 것으로 보면 보기 드문 급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전국 전송망이 164,383㎞가 구축되었고, 이중 광통신망이 11,522km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S0당 평균 10억 8천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으며, 흑자를 보고 있는 기업은 미래 Cable TV와 관악 케이블 TV만이고, PP의 경우 92억원 적자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유료 시청가구가 32.4%에 불과한 것은 시급히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⁶³⁾

광고 매체로서의 케이블 TV의 특징은 첫째, 소구 대상의 구분이 확실하여 광고 도달율이 높으며, 둘째로 기존 대중 매체 보다 빈도 및 도달율 측면에서 광고비가 저렴하고 셋째로, 시간 당 광고 길이가 최대 8분으로 광고물 제작이 유연하며, 따라서 테스트 마케팅 측면에서의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케이블 TV의 확산과 보급 확대로 인해 <표 9>에서 보는 바와 같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는 미디어 환경이 조성되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케이블 TV는 공중파 방송에 비해 다양하고 유연성 있게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주의 입장에서는 매스 마케팅이 갖는 특징을 보완할 수 있는 매체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의 가입자수가 손익분기점을 넘기에는 아직 미흡하지만 계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 TV매체를 비롯한 4대 매체가 갖지 못한 측면 즉, 표적 수용자에게의 접근 가능성과 TV보다 긴 광고시간을 통해 수용자에게 이해와 확신을 심어주는데 유용한 매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측면은 광고주에게는 낮은 비용을 통해 설득력 있는 메시지의 전달이 가능하게끔 하며, 효과의 측정 역시 TV의 도달수와는 다른 빈도(Frequency)로 측정 가능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채택하는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2) PC 통신

탈대량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광고수단의 하나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 가운데 하나로 PC 통신을 들 수 있다. 1996년 말 현재 우리 나라의 PC설치 대수는 650만대가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8년 5월 데이콤의 천리안이 처음으로 PC 통신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가입자 추이를 살펴보면, 1990년 1만 2천명에서 92년에는 10만 명을 넘어섰고, 94년에 40만 명을 돌파, 95년 7월 51,40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문화일보 '95년 8월 11 일자), 이러한 급성장은 1996년 10월 154만 명에서 1997년 4월 현재 PC통신 가입자수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⁶⁴⁾ 이러한 국내의 상용 PC 통신 서비스 제공업체를 살펴보면 <표 10>와 같다.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스(Jupiter Communications)에 따르면 95년 세계 PC통신 광고 시장규모는 5,500만 달러로 집계됐으며, 지난 해의 경우 시장규모가 6배 이상 성장한 3억 4,300만 달러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오는 2000년 세계 PC 통신광고 시장규모가 50억 달러로 급성장해 라디오 광고시장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⁶⁵⁾ 이러한 웹광고 시장과 온라인 광고의 증가요인으로 접속료의 인하와 정확한 이용자 측정 서비스의 개발, 웹 상용 사용자의 성장을 들고 있다.⁶⁶⁾

이렇게 될 경우 PC통신은 이제 신문과 텔레비전에 이어' 제3의 매스미디어 형태를 지닌 뉴미디어 시대의 대중적 광고매체로 부상할 것이 예견되어 많은 광고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때문에 지금까지 '줄 광고'에 의존했던 온라인 형태의 PC통신 광고는 '디지털 광고'라고 불리는 통합형 형태의 광고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PC 통신 광고 시장은 92년 3억 원에서 93년 15억원으로, 95년 40억원, 96년은 100억 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97년에는 200억- 250억 원대의 광고 시장 규모가 형성되리라고 보고 있다. 데이콤은 96년 40억원이 온라인 광고 매출을 기록하였으며, 한국 PC 통신(하이텔)도 65억원의 광고 실적을 거두었으며, 유니텔은 38억원, 나우누리는 20억원의 광고 수익을 올렸다. 이러한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우리 나라 PC통신 광고시장은 2000년대에 이르러 약 1,000억 원대의 광고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PC통신 광고를 이용하는 광고주수도 91년 5개 업체에 불과했으나 96년 3월말에는 150여 개로 늘어났으며, 정확한 통계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12월말에는 200여 개 업체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⁶⁷⁾ 이에 따라 PC통신 광고 전문대행업체도 등장해 퀴즈컴·인포메카·키노피아·한일정보통신 등 8곳이나 되고 있으며, 제일기획·엘지애드 등 대형 종합광고대행사들도 뉴미디어 광고팀을 구성하는 등 PC 통신 광고대행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광고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전용 에뮬레이터의 사용비율이 높아지면서 음성, 이미지, 동영상 등 멀티 미디어 광고가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PC 통신 이용자층이 20-30대로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층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PC통신 광고가 광고주들에게 새로운 광고미디어로서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데는 기업의 제품 인지나 이미지 제고 광고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자세한 제품정보를 제공해 주고 아울러 고객의 요구수렴이나 대고객 서비스 창구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의 광고와는 달리 광고분량이나 시간에 제한을 받지 않으며, PC통신의 이용자가 주로 20∼30대의 젊은 층이거나 고소득 고등교육의 높은 사회계층들이기 때문에 광고대상을 차별화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밖에도 PC통신 광고는 광고제작비가 저렴하며,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이용하여 다양한 광고 크리에이티브가 가능하며, 상품의 변화나 기업의 환경변화 등에 따라 즉각적으로 광고내용을 바꿀 수도 있다.

여기에다 무엇보다 PC통신 광고는-소비자들이 관심 있는 광고를 스스로 찾아감으로써 광고의 노출개념에서 '광고로의 방문'개념으로 변화시켜 제품에 대한 문의 및 구매까지도 할 수 있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이 같은 장점들 때문에 PC통신 광고는 기업의 마케팅전략에 새로운 전략적 수단을 제공하고 있어 기업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PC를 이용한 전자상거래의 성장도 PC 통신 시장 및 PC 통신 광고시장의 성장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홈뱅킹 이용자수에 대한 한국은행 통계를 살펴보면, 1995년 53만 6천명, 1996년 1백47만8천명, 1997 년 2백77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용횟수는 1995년 1천5백72만 1천 건이며, 1996년은 3천3백8만3천 건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PC통신을 이용한 광고수단으로서의 장점은 앞서 설명한 케이블 TV에 비해 훨씬 개별적이며 소구대상 집약적인 광고 이외에도 PC를 매개로 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하고 소비자가 전하는 정보를 원하는 시간에 제공함으로써 PC통신의 증가율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적용의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3) 인터넷

1971년 19대의 컴퓨터가 알파넷에 연결된 이래 그 이용자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의 경우, 1995년 현재 전 세계 140개국, 3천 만 명 이상이 접속되어 있으며, 오는 2000년에 가서는 16억 6천 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⁶⁸⁾

PC통신의 확대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인터넷의 경우, 1996년 8월 현재 419,360개의 상업기관을 포함 대학, 연구소, 정부기관, 개인 등의 다양한 계층이 등록되어 있으며⁶⁹⁾, 인터넷 자체가 갖는 정보력과 더불어 전 세계를 동시에 연결시키는 네트워크 구조로 인해 특히 다국적 기업 등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중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아직 그 가입이나 활용정도가 낮고, 영어를 구사해야 하는 언어적 제약 때문에 전문직이나 대학생 이상의 특수집단에 편중된 경향이 있으나, 국제화 및 메시지의 시각화 등으로 인해 빠른 시일 안에 거대한 광고 매체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대는 켈러(Len Keller)의 저서 사이버 마케팅(Cyber Marketing)에서 찾아볼 수 있다.⁷⁰⁾

켈러의 견해를 종합하면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이용하는 광고는 종래의 4 대매체 광고와는 달리 저렴한 비용구조를 가지며, 광고를 내보내는 기업의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매체라는 것이다.⁷¹⁾ 실제로 96년 5월 중순까지 국제망 정보센터(InterNIC)에 등록된 도메인 수는 32만 5444개로 이 중에 89%가 상업성을 가진 일반 기업(*.com)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터넷의 본래의 이념과는 달리 웹의 활성화 이후에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인터넷에 참여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문제는 상업적인 것의 형태에 있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홍보 차원 이상의 상업성을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상거래라든지 본격적인 광고는 아직 실험 수준이고 그나마 애써 구축한 사이버몰이나 광고가 사용자들의 시선을 제대로 끌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경우 시장 원리에 입각한 정보화 사회의 구현으로 인터넷의 상업화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1995년 1/4분기에 인터넷에 투자된 자본은 1994년 전체 투자액을 상회하고 있으며, 1994년 인터넷 관련 총수입이 1억 달러에서 1995년 100억불, 2000년경에는 2,000억불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⁷²⁾ 이러한 수입은 인터넷 소프트웨어, 인터넷 접속 비용 및 온라인 서비스, 인터넷 관련 하드웨어 판매, 그리고 인터넷 자문 및 시장 조사 수입 등에서 얻어진다. 또한 인터넷 웹광고 시장규모는 3억 2백만 달러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는 2000년에는 25억 5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⁷³⁾ 인터넷 관련 시장의 변화 및 규모 추이를 정리하면 <표ll>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