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은유적 표현의 그룹이미지 광고

(1) 분석배경 및 범위

역사적으로 초기의 광고는 1920년대를 기점으로 의미가 '명백한' 언어 메시지에서 '모호한' 시각메시지로 중심요소가 변화하고 있으며, 1960년대 초부터 카피의 기능은 시각적 표현을 설명하는 역할 대신, 시각적 표현에 대한 일종의 열쇠처럼 보이는 좀더 신비한 형태로 옮겨졌다.

광고는 그 목적에 따라 상품광고와 기업광고, 이 두 가지로 분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품광고는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광고로 직접적인 소구대상으로 판매를 촉진하는 광고이며, 기업광고는 이미지 조성을 통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그 기업에 대한 호의적 태도를 가지게 함으로써 소비자와의 관계를 다른 경쟁회사보다 더욱 밀접하게 하려는 목적광고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기업광고는 상품 자체를 파는 상품광고와 같이 직접적인 판매촉진을 위한 광고라기 보다는 기업의 이미지 형성을 통하여 생산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인지와 신뢰감을 높이는 간접적인 판매촉진 광고인 것이다.

특히, 오늘날 기술축적의 보편화로 기업의 수준이 평준화 되고 있고, 제품의 질 또한 평준화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전환되고 있다. 어떤 제품을 만드는가 보다는 누가 만들고 왜 만드는가에 더 강한 호기심을 갖고 있으며,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느냐 보다도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생각과 두뇌의 상태 그리고 어떤 의견이나 철학을 갖고 있는가에 구매준거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광고는 단순히 판매촉진의 일방식이 아니고, 이미 기업과 그 기업이 소속된 산업 전체를 안정시키기 위한 원재료나 동력과 동등한 비중을 가진 경영상의 절대적인 필요용구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결국 광고의 이상적 형태인 Publicity의 결점인 주관성 부족, 적시성(timeliness)부족 등을 극복하여, 동시에 광고의 결점인 객관성 부족이나 신뢰획득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 기업광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초기의 우리나라 기업광고는 자화자찬식 내용이 많았고 태도도 고압적이고 일반적이며 상투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기업 광고의 차별화와 공공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 기업들은 소비자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시키고 기업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기업광고를 활발히 전개하게 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근대적 의미의 기업광고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들어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기업이 급속한 성장을 하게 되고 이로써 대기업들이 그룹화 되기 시작하였다.

광고 속에서 의미작용의 단계와, 은유의 구조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이 분석될 때 은유적인 표현의 타당성이 검증될 것이다. 은유는 개념 유형에 따라서 네 과정으로 이루어지지만, 특히 구체적인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나타내거나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비유하여 나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은 은유의 속성이 분명하지 않거나 알지 못하는 것을 이미 알려진 것을 통하여 의미를 보다 명확하게 해 주는데 기인한다. 또한 외유와 교유의 방법을 통하여 보다 표현의 극대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사례분석을 위해 광고 중에서 추상적인 주제로서 다룰 수 있는 그룹이미지 광고를 사례로 은유적인 의미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은유적인 표현방법과 또 어떠한 효과를 산출하는지 살펴본다. 기업의 기업이념의 추상적인 개념과 컨셉에 은유적 표현을 적용한 광고물을 중심으로 조사하였고, 4대그룹 이미지광고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현황분석을 위한 자료수집은 우리 나라의 광고대행사 사보와 국내외의 디자인 지에 게재된 자료를 참고하였다.

(2) 분석 기준

논문에서는 간접적인 표현으로서 은유를 분석하는데 있어서 그룹이미지 광고에서 사용된 표현을 시각메시지의 의미작용단계인 외연적 의미(外延的 意味)와 내포적 의미(內包的 意味)로 나누고, 2장에서 문헌을 통해 살펴본 구조적인 측면인 외유와 교유, 내용적인 측면에서의 사용된 은유의 종류를 분석하여 소비자에게 어떠한 의미작용을 일으켜 그 그룹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성을 높이는가를 조사 분석해 보았다.

2. 4대그룹 이미지 광고의 사례분석

국내 4대그룹인 삼성, 현대, LG, 대우의 그룹이미지 광고를 차례대로 분석하고자 한다.

첫번째 삼성의 경우 92년 '함께 사는 사회'의 시리즈인 '아버지 힘 내세요'편이 사회적으로 큰 반응을 불러 일으키며, 그룹 이미지 광고의 새조운 장을 열었으며, 현재는 세계일류라는 기본이념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광고는 기업이미지 조사결과 삼성그룹이 취약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친근감' 부분의 이미지를 기업광고를 통해 보완하여 국민들로부터 긍정적인 이미지 확보에 목적이 있다. 지붕들이 가득찬 달동네, 좁고 가파른 골목길에서 뛰어내려 오는 어린차이, 연탄재가 쌓여있는 옆의 어린아이의 자전거, 의미가 다른 연탄재와 자전거를 결합하여 비유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제시하고 있다. 멘트에서는 삼성의 활동을 직접적으로 서술, 나열하였다. 기업의 공익사업활동을 일반국민들에게 알려 삼성에 대한 호의적인 이미지를 제고함과 동시에 정부나 타기업에서 이 사업에 적극 동참하기를 유도하는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메시지 전달방법을 사용하여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코자 하였다.

'18만 삼성인이 변하고 있습니다'라는 테마를 가지고 삼성의 새출발을 다짐한 광고이다. 이 광고에서 은유적인 의미의 전이를 살펴보면, 우선 초일류 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위해 '질 우선 경영' 헤드라인의 신문을 부각시킨다. 그리고 질 우선 경영을 이건희라는 인물을 클로즈업(close-up)³¹⁾기법으로 비유하여 강조시켰고, 이건희라는 인물을 설명하기 위해 세계적인 경영잡지인 fortune지에 표지 인물로 나온 것을 도구로 삼았다.

이 광고는 초일류=질 우선 경영=이건희=삼성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이 광고도 92년도의 탁아사업시리즈와 비슷한 맥락의 표현으로 산업근로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기업의 휴머니티를 강조하고, 근로자와 삼성이라는 기업을 대조시키면서 우회적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높임.

린드버그, 그레헴 벨, 암스트롱 이들 사이에는 세계최초, 세계제일이라는 유사성이 있으며, 이 유사성을 통해, 세계일류라는 의미를 산출하였다. 이 세 사람의 상징적인 의미가 즐로즈 업(close-up) 기법과 병렬구조로 인해서 '세계일류'의 의미를 전이(transfer)하고 있다.

역사는 1등만을 기억합니다'라는 멘트는 세계일류가 되어야만 하는 위기의식과 당위성을 표출하고, <린드버그, 그레헴 벨, 암스트롱=세계일류=삼성>이라는 유사성에 의해 의미의 전이가 일어나고 있다.

장애자 루즈벨트와 대통령 루즈벨트를 대비시켜 불가능이 없다는 의미를 암시. 차별이 없는 사회,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있는 삼성임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일류시리즈 광고의 공통점은 특정 인물을 내세운다는 점인데, 알 수 있는 상징적인 인물들을 쓰는 경향이 많다. 여기서 역시 영국의 전 수상인 마가렛 대처를 모델로 삼았으며, 구멍가게 둘째딸인 평범한 소녀의 모습과 마가렛 대처와의 동일성에 의해, 잠재력과 가능성이라는 의미를 상징한다.

기술의 현대라는 추상적인 대상을 가상으로 만들어진 미래, 자동차, 반도체 라는 구체적인 사물로 유추하고, 유추된 대상을 멘트를 통해 세계화에 대한 서술적으로 표현하였다.

기술의 현대라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역시 구체적인 사물인 축구공으로 비유하였다. 현대는 그동안 추진해온 월드컵유치 활동을 부각시키면서, 각 나라를 거치는 축구공으로 현대의 세계화를 은유하였고, 공에서 지구로의 유사성에 의한 유추로 인해, 세계의 현대라는 의미를 전이하였다.

신임회장의 '가치경영'선언과 더불어 세계화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현대의 의지를 사람, 사회, 미래를 심볼 캐릭터의 역동적인 모습으로 상징화하여 의미를 전이하였다.

동이 트는 새벽하늘은 21세기의 새출발을 은유하고 있고, 현대가 추진하는 21세기 최첨단 산업분야의 개척을 새벽길을 뛰어오는 어린아이로 은유하고 있다. 고객을 위한 현대의 마음은 자연(현대)안에 있는, 어린아이(고객)로 은유 되었다.

럭키금성의 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를 표현하기 위해 서류의 결재란과 회의실의 고객의 자리라는 구체적인 대체물로 비유함으로써 의미전달의 극대화를 표현하였다. 서류의 빈 결재란과 회의실의 빈자리는 고객의 입장을 생각하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를 은유하고 있다.

LG그룹은 95년 그룹명칭을 LG로 바꾸고 새로운 심볼마크를 제정하여, 보다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미래지향적 기업으로 이미지를 쇄신함으로써 세계 초우량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경영혁신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세계일류, 인간, 미래의 비전, 세계적, 젊음'이라는 5가지 이미지 요소를 가지고 만든 심볼 '미래의 얼굴'과 김혜수의 웃는-얼굴의 유사성으로 사랑해요 라는 의미를 전이했다. 소비자 호감도 조사 3위 안에 드는 김혜수의 이미지는 사랑해요 LG라는 표현에 있어서 의미전달을 더욱 효과적으로 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