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1節 포스트모더니즘의 등장배경

포스트모더니즘이란 말은 서구의 문화와 예술, 삶과 사고를 지배해 온 모더니즘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50년대에는 미국 문화계에서 전후의 위기의식을 나타내며 간헐적으로 나타나다가 60년대 이후부터는 점차 낙관적인 의미의 대항문화로 뜻이 변화되어 왔다. 이 포스트모더니즘은 하나의 통일된 사조는 아니었지만, 그 동기는 모더니즘을 통해 수립된 고급문화와 저급문화의 엄격한 구분, 예술 각 장르간의 폐쇄성에 대한 반발이었다.

비평가들은 포스트모던의 상황을 대중사회의 등장과 함께 가족, 계급이 점차 희미해지는 수동적인 소비자의 시대로 보면서 위대한 모더니즘 문학의 쇠퇴를 애도하는 뜻에서, 그리고 엘리트주의적인 모더니즘 문학의 종말을 진단하며 반이성적이고 낭만적인 새로운 대중문학의 도래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또한 탈백인, 탈남성, 탈휴머니즘 등의 'Post'시대를 주장하면서 60년대의 참여, 자기해방, 인민주의를 특색으로 하는 대항문화에 포스트 모더니즘의 개념을 유입시켜 왔다.

이렇게 50·60년대 미국 문화계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이란 말이 자주 사용되긴 했지만, 오늘날 쓰이는 의미에 가까운 포스트모더니즘이 그 구체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70년대 이후이다. 1971년 문학과 관련하여 포스트모던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이합 핫산(Ihab Hassan)으로서, 그는 모더니즘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기술만능, 비인간화, 도시화 등을 배경으로 한 反권위적, 무정부주의적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주장하였다. 그리하여 70년대 초부터 모더니즘의 자기비판적 자아도취적 형식미학에 식상, 그것에서 이탈하려는 일련의 변화의 동향들을 포스트모더니즘이라 정의하였다.

7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술가, 비평가들 사이에서 모더니즘이 쟁점의 표적이 되었고, 문제시된 모더니즘을 대체하기위한 문화적, 지적 작업이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었다. 그 결과, 파생된 개념들이 수정주의, 다원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어휘들로 표명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포스트모더니즘은 곧 사회과학, 심리학, 철학에서도 쓰여졌다. 주로 미국 문학계에서 맴돌던 이 용어가 유럽으로 전해지게 된 것은 70년대 말경인데, 프랑스에서는 리오타르와 크리스티바가, 독일에서는 하버마스가 이 개념을 받아들이면서 점차 국제적인 확산을 하게 되었다. 이합 합산의 영향을 받은 리오타르는 1979년 <포스트모던의 상황>이란 책을 내놓음으로써 문학내에 갇혀있던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을 정치, 경제, 문화의 각 방면으로 퍼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프랑스의 탈구조주의에 기반한 사회비판 이론으로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이 자리잡힌 것에는 리오타르의 역할이 무척 크다 할 것이다.¹⁾

한국에서의 포스트 모더니즘 논의의 대두는 문학비평에서 미국유학에서 돌아온 영문학 전통의 젊은 학자들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미국에서 수입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미술비평에서는 80년대 중반경 젊은 비평가들에 의해 받아들여지기 시작했고, 이것은 80년대 초부터 주로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던 젊은 세대들에 의해 전개되어온 反모더니즘 운동을 함축하는 적절한 비평적 대안으로 생각되었다.

주로 미국의 비평가들에 의해 대두된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용어가 원래 모더니즘에 대응, 그것을 초극하려는 일련의 다원적, 복수적인 경향들을 흡수하려는 의식 또는 감수성을 의미하는 말로 기용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의 한국적 수용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근대 산업문명, 기술화, 현대화의 후유증으로 나타나고 있는 물질만능주의 정신 또는 도덕성의 퇴폐, 고갈 현상에 대한 비판은 포스트 모더니즘에서 대두된 전통으로의 복귀, 정신 또는 도덕성의 회귀와 무관하지는 않다.

이와같이 포스트 모더니즘이란 말은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고, 그 뜻은 수시로 변질되었으며, 지금도 갖가지 다른 의미에서 다른 맥락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떤 현상을 기술하는데 이후, 다음, 탈(脫)의 뜻을 가진 'post'란 낱말이 쓰인다는 것은 그 시대를 특징지을 뚜렷한 성격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거나, 또는 그 성격이 너무 다양하여 종잡을 수 없음을 은연중에 말해준다. 나타낼 이름이 마땅히 없다는 것은 전환기 또는 모색기라는 이야기도 되는데, 이런 식의 사고 자체가 역사를 시대와 시대의 연속으로 파악하며 그 사이를 "…이전(pre)', '…이후(post)'로 편성하는 선적인 역사주의, 즉 시간을 위주로 세계를 편집하는 모더니즘적 가치관에 토대한 것이다.

문학 및 이론분야에서 맴돌던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이 본격적으로 미술분야에 열기를 띄게 된 것은 건축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 논의가 활발했던 70년대 이후부터이고, 주로 미국에서만 쓰이던 이 말이 국제적으로 확산된 것도 건축분야에서 비롯되었다. 찰스 젱크스와 로버트 벤츄리 등에 의해 주도된 건축상 포스트 모더니즘론은 모더니즘 건축에 대립하여 이론뿐 아니라 눈에 보이는 건축적 차이를 보여줌으로써 보편적이고도 대중적인 포스트 모더니즘 이해와 단서를 제공하게 되었다. 이렇게 건축과 관련된 맥락에서 80년대 전후 미술계에서 유행했던 형상으로의 복귀 또는 개념미술 이후의 다원주의 등을 지칭하여 사용된 포스트모더니즘이란 말은 여기에다 저널리즘·미디어가 가세되고 산업사회의 기계화가 포스트 산업사회의 소프트화로 이행되어 가는 과정의 외형적인 변화로부터도 읽어낼 수 있다. 기계 복제수단의 가공할 만한 진척, 하이테크 뉴 미디어의 놀라운 정보전달 용량, 결국 컴퓨터 단말기와 TV수상기의 스크린이 포스트 모더니티라는 새얼굴을 이루었다.

다시말해, 산업사회에 있어서 모더니티의 표상이 기계라는 하드웨어였다면 포스트 산업사회에 있어 포스트 모더니티의 상표는 정보화 과정이라는 소프트 웨어인 셈이다.

이것은 물론 시각직인 외형에 있어서도 변화를 이루었는데, 곧 단순함, 내구성, 기능직인 면이 모더니티를 반영하고 있다면 현대의 순발력과 다양성, 유기적인 모습이 포스트 모더니티의 외형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²⁾

第2節 포스트모더니즘과 문화현상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어떤 특정한 양식을 기술하기위한 다른 말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적 특징의 출현과 새로운 유형의 사회적 삶, 새로운 경제질서의 출현을 연관시키는 기능을 가진 시기구분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때로 완곡하게 표현하여 현대화, 후기 산업적 소비사회, 혹은 다국적 자본주의 사회라고 불리운다. 자본주의의 이러한 새로운 계기는 1940년 후반과 50년대 초반 미국의 전후 호황기 불란서에서는 1958년의 5공화국수립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스트 구조주의-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에 대한 반발로서 60년대이래 미국으로부터 사회변화의 징후를 적절히 대변해 왔으며, 문학비평계와 무용계에 확산, 미술에서는 건축가인 찰스 젱크스에 의해 용어가 기용되었고, 미술비평계에서는 70년대 말에 통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사회문화의 전 영역에 걸쳐서 모더니즘은 항상 합목적적이고 가장 엄밀하며 가장 심오한 것을 숭배해 왔다. 그리고 각 분야의 엘리트들이 대중을 계몽선도하는 체제를 이루어 왔으며, 특히 문화예술에 있어서 놀랍도록 진전된 과학기술의 기계화 과정과 병행하면서 전통가치 결별과 기술적 실험정신을 그 기조로 삼았다.

그러나, 모더니즘의 구체적 현실로서의 모더니티를 통해서는 우리의 삶 전체가 조명될 수 없다는 데에서 문제가 생겨났다. 그리하여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이 배제해왔던 전통과 문학, 도덕적 요소를 부활시켰고, 의식적으로 예술과 환경, 예술과 사회, 예술과 현실을 잇는 작업을 중요한 전략의 하나로 삼았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두가지 양상에서 모더니즘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는데, 그 하나는 모더니즘의 이성적 실증주의와 역사적 진보 및 계몽의 프로그램이 내구성을 상실함에 따라 문화예술의 새로운 시각이 태동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뉴 미디어에 적응해가고 있는 대중의 편에서 더이상 모더니즘의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측면이라 하겠다. 전자가 사상의 연역성에서 비롯된 신조류의 산물이라면 후자는 현실적 삶의 귀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포스터가 '저항적 포스트모더니즘'과 '보수적 포스트모더니즘'을 구분하고, 쿠스핏이 '치유적 포스트모더니즘'과 '병리적 포스트모더니즘'을 제시한 것, 그리고 카프란이 포스트 모더니즘의 '유토피아적 성향'과 '상업주의적 성향'을 구별한 것이 이같은 양면성을 지적한 예이다. 곧 포스트모더니즘의 저항적', 치유적', '유토피아적 성향'이 이른바 포스트 구조주의라는 사상적 기반을 가지면서 모더니즘이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문화적 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잡아나가려는 시도라면, '보수적', '병리적', '상업적'인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른바 포스트 산업사회의 병리 현상을 겪고있는 대중성을 지적하고 있다. 가령, 포스트모더니즘의 낯익은 용어들인 '탈중심화', '탈영역화', '페미니즘', '탈엘리티즘' 등이 포스트 구조주의의 수요 모티브인 합리적 의사소통 체계에 의한 서구적 주체개념을 해체함으로써 나타나는 긍정적 현상들이라면, 이른바 '의태의 진행'이나 '의사소통의 과잉' 등과 같은 현상은 포스트 산업사회의 새로운 대중성을 꼬집고 있는 것이다.³⁾

'백인, 남성, 부자' 중심의 서구적 주체개념, 과학적 사고의 구체적 적용으로써 과학기술, 이러한 모더니즘의 순환고리에서 벗어난 오늘날의 세계는 고도 과학기술의 새로운 매체에 의한 새로운 의사소통 체계에 편입되어 가고 있다.

한편, 또 하나의 모더니즘의 기류, 곧 상업주의적이고 순응적이며 병리적인 현상은 바로 모더니즘의 자기도취에서 비롯된 대중성 결핍의 상업적인 대안으로써 고개를 내밀고 있다. 커머셜 TV, CM 이미지,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으로 표시되는 이 동향은 저·고급문화의 과거의 역사, 그리고 모든 종류의 지식을 일렉트로닉 이미지로 집대성시키는 엄청난 용량을 과시함으로 인하여 나날이 진화해가는 뉴 미디어의 중개에 의해서 확실히 우리의 인식구조는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포스트모더니즘 작품들의 특징에는 두가지의 명백한 사실이 드러나는데, 첫째는 대부분이 고급 모더니즘의 확립된 형식에 대한 특수한 반발로써 대학, 박물관, 화랑, 매스컴, 재단을 장악했던 지배적인 고급 모더니즘에 대한 반발로써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혁명적이고 도전적이었던 형식들이 우리의 조부세대들에게는 떠들썩하고 충격적인 것으로 느껴졌으나, 현 세대에게 그것은 이미 기존의 것이 되었다. 즉, 그것은 죽어버린 것이며 답답하고 규범적이며 물화되어버린 기념비로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기위해서는 부숴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것은 고급의 모더니즘이 존재하는 곳마다 수많은 다른 형태의 포스트모더니즘이 존재할 것임을 의미하는데, 그 이유는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을 모델로 한 최초의 반발이기 때문이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보이는 두번째 특징은 주요한 영역이나 경계의 구분이 사라진다는 점으로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고급문화와 소위 대중문화, 혹은 민중문화간의 낡은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카데믹한 입장에서 본다면, 그 무엇보다도 곤혹스러운 진전인데, 아카데믹한 입장이란 것은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속물주의적 환경, 즉 싸구려와 키치, TV연속극, 리더스 다이제스트 문화에 대항하여 고급의 엘리트 문화의 영역을 보존하고, 어렵고 복잡한 기술을 전수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수는 광고와 모델, 라스베가스의 스트립쇼, 심야쇼, B급의 할리우드 영화, 통속적인 전기, 살인 미스테리, 공상과학, 혹은 환상소설 등 통속문화의 온갖 모습에 매료되었다.⁴⁾

포스트 모더니즘이 그동안 장르와 장르 사이의 '경계선을 넘는' 작업에 관심을 보여왔다고 한다면, 그것은 또한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작업에도 적지않은 관심을 보여왔다. 사실상 포스트모더니즘의 개념이 처음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다름아닌 대중문화와의 관련성에서 였으며, 포스트모더니즘은 지금까지도 대중문화와는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동안 고급문화와 저급문화, 엘리트문화와 대중사이에는 높다란 장벽이 존재해 있었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러 이런 장벽이 점차 붕괴되기 시작하여 그동안 모더니즘의 엘리트주의와 고답주의의 그늘 밑에 감추어진 채 빛을 발하지 못했던 대중문화가 새로이 존재이유를 부여 받으면서 중심부로 부상하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상 이제가지 많은 이론가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이 모더니즘과 변별적으로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차이점 중의 하나를 바로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에 두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른바 예술의 세속화 현상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예술은 원래 원시적 제의식이나 종교의 일부로서 시작되었으며, 따라서 사회적 삶의 총체성과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것은 점차 종교와 사회적 관습으로부터 분리되어 하나의 독립된 영역으로 발전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모더니즘은 예술과 삶, 고급예술과 대중예술 사이에 이른바 거대한 경계선을 설정해 놓음으로써 예술의 영역을 축소시켜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러 이런 '거대한 경계선'이 붕괴되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적 흔적 또한 사라지게 되었다.

이렇게, 모더니즘과 비교하여 한결 구체적이고 세속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은 예술을 일상적 삶, 그리고 그 삶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일반 대중들에게 접근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따라서 예술을 다시 심미적 대상의 좁은 영역으로부터 해방시킨 포스트모더니즘은 말하자면 '제2의 예술의 세속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문화의 성격을 사회적, 인종적, 지형적 관점에서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혼성문화로 특징지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그동안 테크놀로지와 과학에 신념과 순수성, 완벽성, 합리주의 사고에 입각한 무한한 진보와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강국이라는 신화를 창조했고, 미술에서도 순수 형식미학을 전략으로 국제미술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모더니즘 체제에 안주해 왔다. 그러나 60년대말 국내외의 불안하고 심각한 정세들은 미국의 젊은이들을 유토피아적인 미래로 이어지는 발전의 기대보다는 중심이 없이 방향을 잃고 현실도피적 혹은 비판적 허무주의에 심취해 있었다.

그리하여 70년대 미국문화의 예술은 이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합리주의에 대한 불신, 혼란과 불안으로 점철, 구심점과 가치관을 상실한 현실사회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와함께 부각된 것이 지각과 인식체제의 재편성이었다. 예술은 이제까지 '순수성', '독창성'이란 미명하에 도외시 되어왔던 환경, 사회, 삶과 직결된 내용을 다루기 시작했고, 주류에 밀려 표면화되지 않았던 미국 특유의 혼성문화적 성질과 유관한 사회비평적 현안에 이슈들을 상정시켰고 이러한 차별화와 논리를 위해 그동안 서구사상과 인식론을 지배했던 데카르트-칸트-헤겔-훗셀로 이어지는 합리주의 이성론의 재구성과 재인식을 요하는 사회과학, 인류학, 심리학, 언어학의 間 학문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이론들을 예술가들은 섭렵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이론들은 그들의 사회 비평적인 작업에 인용되거나 주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중문화와 지고한 순수미술 간에는 확실한 경계선을 그을 수 있도록 분명한 한계 설정을 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는 불가능하게 되었다. 대중문화와 고급예술과는 항상 유동적인 차용과 영향의 상호관계가 설정되었으며, 현대는 고정되거나 지속되는 전통이 없고 사람들이 모순속에서 살아가는 대중문화의 시대이다. 이러한 현대의 대중문화는 고급예술이 매장되는 영역일 뿐 아니라 재생과 활력을 모으는 곳이기도 하며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이미지나 새로운 양식변화를 형성하는 근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