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연구문제의 설정

앞의 이론적 논의에서도 언급했듯이 한 사회가 생존을 위한 일차적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게 되고 생산 메카니즘이 차지하는 사회적 비중이 점차 낮아짐에 따라 상품 역시 유용성이라는 객관적 사용가치 보다는 '느낌'이나 '이미지'와 같은 주관적 소비구조가 문제시되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은 감성적 제품은 물론 정보적 ·기능적 제품에서도 점차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다른 어떤 제품보다 상징적 사용가치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감성적 제품의 대표적 예인 패션상품의 경우에는 '유행패턴'이 갖는 기본적 속성들이 광고를 통해 적절히 이용됨으로써 더욱 큰 연쇄효과를 낳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을 통해 연구자가 밝히고자 하는 연구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하나는 패션상품의 경우, 광고는 하나의 유행패턴이 갖는 '일시성', '집단성', '상징성', '현시성'의 기본적 속성들을 적절히 이용함으로써 유행선도 기제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이고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행패턴과 광고의 '상징적 속성'에 초점을 둔 것으로 '패션상품의 경우' 소비자가 구매하고 소비하는 것은 단순히 제품이 갖는 '기능적 사용가치' 가 아니라 그 제품이 내포하고 있는 '상징적 사용가치'로 이러한 상징적 사용 가치는 광고를 통해 하나의 추상적 이미지로 제공되고 구매자는 광고를 통한 그러한 특정 이미지를 소비할 것이라는 점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즉 패션상품에 있어 광고는 기능적 유용성에 있어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지 않는 제품에 상징적 이미지를(상징성),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일시성), 특정 집단에(집단성), 계속적으로 새롭고 적절하게(현시성) 하나의 패턴으로 제시함으로써 끊임없이 광고의 상징적 메시지의 내용을 변화시켜 내고 수용자는 유행 패턴이 갖는 새로운 상징적 사용가치 들을 구매함으로써 이윤창출을 계속적으로 가능하게 함을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광고는 어떻게 유행패턴을 제시하는가?

유행패턴의 기본적 속성으로 전제하였던 '일시성', '집단성', '상징성', '현시성'을 패션상품의 하나인 색조화장품광고에서는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가를 그 속성별로 살펴 봄으로써 광고가 어떻게 유행선도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연구문제 2) 소비자는 유행패턴을 왜 구매하는가?

즉 제품자체의 유용성때문인가, 유행패턴이 갖는 상징성 때문인가? 에 대한 문제제기로, 소비자는 특정 시기에 있어 광고 되어지고 있는 유행패턴을 구매 하고자 할 때 유행패턴이 갖는 기능적 유용성때문에 유행패턴을 구매하는 것인지, 아니면 광고를 통해 인식하게 된 상징적 이미지에 대한 소비욕구때문에 유행패턴을 구매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밝혀보고자 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기능적 유용성 때문이 아니라 유행패턴이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구매하고 소비한다면 광고에 의한 계속적인 상징적 의미의 창출이 힘을 갖게 되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문제 3) '광고를 통해 제시된 유행패턴의 이미지'와 '구매자가 유행패턴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이 연구문제는 연구문제 2)와 연결된 연구문제로 구매자가 유행패턴의 '상징적 이미지'를 구매하고 소비한다면 구매자가 가지고 있는 유행패턴에 대한 상징적 이미지는 어떻게 형성된 것인가를 간접적으로 보이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양자 간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둘 간의 상관관계를 보이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는 단정 지을 수 없는데 그것은 유행패턴에 대한 광고전략 수립 시 광고 수행자들은 소비자 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여러 요인들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광고전략 을 수립하고 크리에이티브 작업을 진행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광고가 구매자들의 머릿속 이미지를 구조화한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을 밝히는 작업은 또 하나의 연구주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는 구매자가 가지고 있는 제품에 대한 이미지와 광고를 통한 제품 이미지 사이에는 관계가 있다는 정도 만을 밝히는 것으로 제한하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상과 같은 연구 문제들을 통하여 광고가 그 상징성을 이용하여 유행선도의 기제로서 역할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광고를 통한 유행패턴의 제시와 그것에 대한 수용자의 수용과정 속에서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제2절 연구방법론적 근거

광고 연구는 송신자 즉 광고 제작자의 의도와 관련된 광고효과 연구를 비롯하여 광고텍스트 즉 메시지 연구, 수용자의 의미해독과 관련된 수용자 연구 등 크게 새가지 측면에서 전개되어 왔다. 본 연구에서는 광고 메시지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광고 메시지가 갖고 있는 '상징성' 의 유무와 그것의 내용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세가지 연구측면 중 광고메시지연구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광고메시지 연구의 특성과 연구방법론에 대해 기호학적 입장에서 살펴 보고자 한다.

광고 메시지, 즉 광고 텍스트는 송신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의 실체' 이며 동시에 수용자에게는 '의미의 해독대상'이다. 광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서 송신자와 수용자는 이 텍스트를 매개로 하여 의미를 전달하고 수용한다. 따라서 광고 텍스트는 광고의 의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의미의 모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광고 텍스트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광고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분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광고 텍스트는 언어와 영상, 음향으로 구성되는 TV 광고 텍스트, 언어와 음향으로 구성된 라디오 광고 텍스트, 언어와 영상이라는 구성요소를 갖는 인쇄매체 광고 텍스트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본 연구의 분석대상을 인쇄매체로 제한하였기 때문에 인쇄매체 광고텍스트를 중심으로 언급하고자 한다.

광고텍스트의 구성요소는 크게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로 구분된다. 그리고 그 각각이 외연적으로나 내포적으로 의미를 지시하는 기호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광고 메시지는 하나의 텍스트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이러한 광고 메시지는 형태와 의미의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구분 지을 수 있다.

(1) 광고메시지의 형태적 차원

우선 형태의 차원에서 광고메시지는 구성요소(elements)와 구성 요소들의 구조(Structure)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구성요소는 선택적 관계이며 구조는 결합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즉 어떤 요소를 선택하여 광고에 이용하는가에 따라 광고의 의미가 결정되는 동시에 그 요소를 어떻게 구조화하는가에 따라서도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기호학에서 얘기하는 기표와 기의, 계열체와 통합체의 관계로 이해될 수 있다.

바르뜨(Roland Barthes)는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와 마찬가지로 기호(sign)를 기표(signifier)와 기의(signified)로 구분하고 기표와 기의의 지속적이고 동적인 상호 작용에 의해 하나의 기호가 구성된다고 한다. 기표는 우리의 감각을 통하여 지각되는 기호의 이미지, 즉 기호의 물리적 형태를 말하며 기의는 기표가 지시하는 사물에 대한 정신적 개념을 의미한다. ⁴⁷⁾ 그러나 기표와 기의의 구분은 분석의 용이함을 위한 것으로 실제적으로는 기표와 기의의 엄격한 구분이란 어려운 작업이다. 그리고 기표와 기의의 관계는 순전히 자의적이어서 그것을 사회적 약속으로 어떻게 결정하는가에 따라 결정되게 된다. ⁴⁸⁾ 따라서 기호의 의미는 현실과의 직접적 관계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떤 체계 내에서 그 기호가 부여받는 다른 기호들과의 관계에 의해 규정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계열체(paradigm)와 통합체(syntagm)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계열체는 서로 다른 실체를 가지면서도 공통적인 특성을 지니는 단위들의 집합이며 문장 상의 한 구성요소와 통합적 구조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구성 요소들과의 관계이다. 즉 선택이 일어나는 기호들의 群(set of signs)이 계열체이다. 따라서 광고에 표현되어 있는 부호들은 그것과 동종(同糧)이지만 선택되지 않은 다른 것들과 뚜렷한 의미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합체는 계열적으로 선택된 기호들의 결합적 구조라고 할 수 있으며 결국 문장의 한 구성요소가 의미를 획득하기 위하여 전후에 나타나는 다른 구성 요소들과 결합되는 관계라고 볼 수 있다.⁴⁹⁾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자. 우리가 '색(色) 또는 색깔'이라고 말하는 계열체 안에는 '핑크', '브라운', '커피색' 등 유사하지만 서로 구별되는 속성을 가지는 단위들이 집합을 이룬다. 그리고 '이미지'라는 계열체 안에도 '여성다운', '섹시한', '지적인' 등 다양한 단위들이 있다. 그리고 각각의 계열체 안에 존재하는 단위들 중 특정한 단위들이 결합하여 '핑크색은 섹시한 이미지이다'라는 식의 하나의 통합체를 만들어 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또한 계열체의 결합이 사회 내의 특정규칙이나 관습에 의해서 이루어진다⁵⁰⁾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시 광고메시지로 돌아와 광고메시지의 구성 요소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그것은 다시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 언어요소는 순서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요소이며 비언어적 요소 즉 시각요소는 동시에 보여주는 요소이다. 물론 시각요소도 레이아웃에 의해 순서적인 제시가 어느 정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거의 동시에 보여짐으로써 의미의 순서적 해석이 다소 어려운 특징이 있다.

언어요소는 각종 광고에 포함되어 있는 글과 말로 이루어진 부분, 즉 카피를 가리키는 것으로 헤드라인, 서브 헤드라인, 본문, 사진이나 그림의 설명문, 슬로건, 캐치프레이즈, 상품명, 회사명, 각종 로고문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언어요소는 메시지의 정보적 내용을 담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정보와 관련 이 없는 상징적 내용 만을 담기도 한다. 1890년대에서 1920년대까지의 전환기 이전 광고 즉 초기광고에서는 이 언어요소가 광고의 주도적 구성요소로서 주로 정보 전달형 광고의 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이 전환기를 거쳐 광고에 심리학과 세련된 이미지 처리와 예술개념으로서의 디자인 이론이 본격 도입되게 되면서 이 언어요소의 비중은 다소 낮아지게 되었고 언어요소 자체의 독립적 역할보다는 비언어적 영상요소를 보완하는 보충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다음 영상요소는 광고내용 중 그림이나 사진, 색깔 등 말과 글이 아닌 것으로 표현된 모든 것을 말하며 이들은 주로 묘사적 또는 상징적 기능을 수행 하기 위해 광고에 이용되고 있다. 이들 영상요소는 특히 TV나 잡지 광고의 활용도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고 또 정보적 광고보다는 변형적 광고 (transformation ads.)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시대적 변화와 맞물려 그 중요성 이 점점 증가되고 있다. 따라서 광고메시지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이들 언어요소와 비언어적 영상요소가 각각 어떻게 선택되어 사용되며 어떻게 구조화되고 있는가를 분석적으로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2) 광고메시지의 의미적 차원

그러나 광고메시지의 정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형태적 특성의 파악 만으로는 부족하다. 광고메시지는 독자나 시청자가 보고 있는 외형적 현상이 아니라 그 요소들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의미'의 수준에서 작용하는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즉 광고란 소비자가 보는 그대로의 투명한 의미 전달체가 아니라 보다 깊은 의미가 숨겨진 '의미의 집합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광고 메시지 연구에서는 광고가 보여주고 있는 외연적 의미(denotative meaning) 또는 드러난 내용(manifest content)과 함께 배후에 숨겨진 해석되기를 기다리는 내포적 의미(connotative meaning) 또는 숨겨진 내용(latent content)의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요구된다.

이러한 의미작용(signification)에 대해 소쉬르는 기호(sign) 또는 기호체계가 그것의 지시적 현실과 가지는 관계를 의미한다고 전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소쉬르의 개념을 좀 더 확대하여 바르뜨⁵¹⁾는 문화(Culture) 속에서 기호가 작용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즉 소쉬르의 개념에 문화적 가치(value)의 차원을 부가한 것이다. 그는 의미작용의 두 가지 단계를 규정하였는데 1차 단계는 외시의미(denotation)이고 2차 단계는 함축의미 (connotation)와 신화(myth)이다. 2차 단계의 의미는 의미작용의 1차 단계가 한 문화의 가치 내지 수립된 담론(discourse)과 만날 때 발생한다. 먼저 외시의미란 기호 내의 기표와 기의 사이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일차적인 의미이다. ⁵²⁾ 이것은 기호와 그것의 지시대상(referent)의 단순한 또는 문자 그대로의 관계를 가리킨다. 이러한 관계는 객관적(objective)이며 가치 중립적인 것으로 가정된다. 그러나 의미작용은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외연적 단계에서 창조된 의미를 기표로 하는 2차 의미작용을 거치면서 함축의미를 갖게 된다. ⁵³⁾ 이는 기호의 외시적 의미가 그 문화 또는 기호를 사용하는 사람의 가치체계를 나타내게 될 때 발생하며 의미의 연상적(associative), 표현적(expressive), 태도 표명적(attitudinal) 또는 가치 평가적인 측면을 창출한다.⁵⁴⁾ 사진에 있어서 기계적 ·화학적인 과정은 외시의미를 창출하지만 인간의 선택이 개입되는 부분, 즉 초점·구도(framing)·조명같은 특성은 함축적인 의미를 창출한다. 따라서 외시의미가 '무엇이 말해졌는가'에 관한 것이라면 함축의미는 '어떻게 말해졌는가'에 관계된 것으로 말해진 것에 대한 느낌이나 가차로 이해할 수 있다. ⁵⁵⁾

예를 들어 어떤 여자를 찍어 놓은 사진이 있다고 하자. 사진에 담겨 있는 여자는 하나의 기표가 되어 우리는 동일한 유용성을 지니는 계열체들 - 젊은 여자, 나이 든 여자, 여자아이 등 - 중에서 특정한 형태를 의미하는 외면적 의미로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계열체에서 선택된 특정 형태의 여자와 그 여자가 어떻게 표현되었느냐가 다시 하나의 기표로 작용하여 그 여자에 대한 가치가 개입된 함축의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바르뜨는 2차 의미작용의 다른 단계로서 신화(myth)를 제시하는데 이것은 한 문화권을 통해 폭 넓게 받아들여지는 개념의 연쇄(a chain of concepts)를 가리키는 바 이에 의해 문화의 구성원들은 특정한 토픽이나 그들의 사화적 경험의 부분을 개념화 하거나 이해한다. 여기에서의 신화는 비전문인들이 생각하는 '잘못된 믿음'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류학적인 의미로 '추상적인 문제를 개념화하는 한 문화의 방식'이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다. 신화가 개념적(conceptual)이며 기의의 차원에서 작용하는 반면 함축의미는 평가적 · 감정적이며 기표의 차원에서 작용한다. 이상을 하나의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바르트는 이상과 같이 의미작용을 외시의미, 함축의미, 신화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고, 연구자는 본 연구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유행패턴의 '상징성'의 내용을 밝히기 위해 이상과 같은 바르트의 의미작용 단계를 이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외시의미와 함축의미까지로만 제한하여 분석하고자 하는데 그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신화란 기의의 차원에서 작용하는 의미로 이것을 분석해 내는 작업은 방대할 뿐 아니라 상징성 내용의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본 연구에서는 필요한 작업이 아니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축의미를 구체적으로 측정하는 데 있어서는 좀 더 분석의 영역을 명확히 하기 위해 하나의 '이미지'로 측정하고자 하며 이를 의미 범주화의 단위로 이용하고자 한다.

이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정의들이 있는데 그 중 제이 월터 톰슨 (J. Walter Thompson)사의 T-plan에서는 '대상물에 대해 마음 속에 담고 있는 총합적 인상(total impression)'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레이놀즈와 구트만 (Thomas J. Reynolds and Jonathan Gutman)은 이를 좀 더 세분화하여 여러 사람들이 내린 정의들을 다음의 다섯 가지로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⁵⁷⁾

첫째, 대상에 대해 갖게 되는 일반적 특성이나 감성 또는 인상

(general characteristics, feelings or impressions)

둘째, 상품에 대한 지각 (perceptions of products)

셋째, 신념과 태도(beliefs and attitudes)

넷째, 상표의 인성적 특성(brand Personality)

다섯째, 제품 또는 상표의 특성과 개인이 갖는 감정이나 감성 간의 융합

(linkages between characteristics and feelings/emotions)

종합하자면 총합적 인상이든 심상의 차원이든 이미지는 대상체에 투사되거나 이로부터 획득되는 인간의 지각 메카니즘을 거쳐 형성되는 상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상은 대상체의 물리적 속성(attributes), 그 상품을 사용할 때 기대할 수 있는 효익이나 이에 대한 이익·(benefits), 신념이나 태도와 연관된 인간적 의미나 가치(value), 그리고 상표가 의인화되었을 때 가질 수 있는 인성적 측면(brand personality) 등이 상호 작용하여 수렴되어진다고 볼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이미지를 측정단위로 이용하여 '제품이 갖는 이미지'와 '그 제품에 대한 광고 이미지'를 상호 비교해 봄으로써 둘 간의 관계성을 밝혀보고자 한다.

제3절 연구방법

(1) 자료의 수집

본 논문은 크게 두 가지 측면 - 광고와 수용자 - 에 대한 연구라 할 수 있다. 즉 광고의 측면에서 '광고는 유행패턴을 어떻게 제시하고 있는가' 라는 것과 광고의 상징성에 초점을 둘 때 수용자는 '이렇게 광고를 통해 제시된 유행패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라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를 위해서는 광고물 자체에 관련된 자료와 서배이를 통한 수용자 자료가 필요하다.

우선 광고물 자료를 위해서는 93년 가을부터 96년 봄까지 생산실적에 있어 가장 규모가 큰 화장품 3사 - 태평양(아모레), 럭키(드봉), 한국화장품(쥬단학)-⁵⁸⁾의 립스틱 광고물 15종⁵⁹⁾ - 「아모레」의 '마몽드 밍크브라운', '마몽드 트로픽오렌지26', '마몽드 미스티퍼플', '마몽드 하니베베', '라네즈 헵번브론즈', '라네즈 섹시넘버원', 「드봉」 의 '스칼렛오렌지', '재즈와인', '파스텔로즈', '메탈 브라운', '프렌치아이보리', 「쥬단학」 의 '스캔들레드 브라운', '레게베이지 & 핑크', '아이스아이스스모키', '프렌치핑키 & 오렌지' - 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 하였다.

여기에서 립스틱이라는 제품의 광고 현상을 연구 대상으로 한 것은 의류와 같은 대표적인 패션상품에 비해 시기별 유행패턴의 제시가 광고를 통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제품이기 때문이고, 트윈케이크와 같은 다른 색조 화장품이나 기초 화장품 보다는 기능성이 덜한 제품품목으로 제품이 갖는 상징성이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제품 품목 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15종의 광고물은 93년 9월⁶⁰⁾부터 96년 4월까지 출시된 립스틱 제품 중 '매체를 통해 광고되어졌는지', '성격이 부여된 하나의 이름으로 제시된 제품인지'와 같은 기준을 가지고 분석 광고물을 선정하였다. ⁶¹⁾ 광고물 중 상징적 제품명을 제시한 광고물 만을 선정한 것이다. 각 장업사 별로 일정한 시기마다 다수의 새로운 립스틱을 출시하고 있었지만 광고 되어지지 않는 제품도 있었고 상징적 제품명을 제시하지 않는 제품도 있었다. 따라서 광고 되어지지 않거나 상징적 제품명을 제시하지 않는 제품과 광고물은 배제시켰다.

다음으로 수용자 자료는 설문을 통해 수집했다. 본 논문의 연구목적이 유행패턴을 수용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치는 수용자 개개인의 개인적, 사회적 특성을 발견하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였기 때문에 이러한 개인적, 사회적 속성을 최대한 통제하기 위해 설문 대상자들을 숙명여자대학교 교양과목 수업을 듣는 3학년 이상의 학생 151명으로 제한하였다.

(2) 광고물 분석유목

본 논문에 있어 광고물 분석의 목적은 앞의 이론적 논의를 통해 도출해 냈던 유행패턴의 4가지 기본적 속성들이 광고를 통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살펴 보고자 하는 것으로 그 4가지 기본적 속성은 '일시성', '집단성', '상징성', '현시성'이다. 이제 이러한 분석 유목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가) 일시성

유행패턴의 일시성이 광고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본 연구자가 분석 대상으로 설정한 15종의 광고물이 어떠한 주기를 가지고 제시되는지를 분석해 봄으로써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유행패턴 주기는 '장업신문'이나 '화장품신문', 또는 광고대행사 담당자들과의 면담자료를 근거로 하고자 한다.

(나) 집단성

유행패턴의 집단성이 광고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각 장업사 또는 광고 대행사가 계절별 유행패턴을 제시하는 데 있어 목표 소비자층으로 규정짓고 있는 집단을 분석함으로써 밝혀 보고자 한다. 이에 대해서는 광고 대행사 담당자들과의 면담자료나 광고저널의 자료들을 근거자료로 삼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광고 대행사나 장업사의 광고기획안이나 마케팅안을 근거로 하는 것이 더 정확한 자료이기는 하겠지만 이러한 자료들은 각 대행사나 장업사마다 비공개자료로 규정짓고 기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 상징성

앞의 연구방법론적 근거에서 제시했던 바르뜨의 '의미작용의 두 가지 단계' 를 토대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1차 의미작용 단계의 기표와 기의를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로 나누어 분석함으로써 광고물이 갖는 외시의미를 명확히 하고자 한다. 언어적 요소의 기표는 광고물에 언급되고 있는 혜드카피나 바디카피, 제품명을 통해 분석하고 비언어적 요소는 '재품의 색상' 이나 기존의 연구에서 이용되고 있는 '모델군집형태'나 '모델 간 관계'⁶²⁾를 통해 분석하고자 한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비언어적 요소에 '모델행동가치'까지를 포함시키고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모델행동가치는 배제시켰다. 외시의미란 보여지는 그대로의 객관적 의미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모델행동가치를 연구자 임의대로 정의한다면 주관적 의미로 인한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1차 의미작용의 기의이면서 외시의미는 이상의 언어적, 비언어적 요소들을 분석적으로 나열함으로써 보이고자 한다. 본래 1차 의미작용의 기표를 토대로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가 하나의 전체로 제시될 때의 객관적이고 일차적인 의미를 연구자가 서술적으로 기술해야 하지만 15종의 광고물 모두가 언어적, 비언어적 요소들의 객관적 나열만으로도 외시의미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가 하나의 전체로 제시될 때의 함축의미는 앞의 연구방법론적 근거에서도 언급했듯이 연상적, 표현적, 태도 표명적, 또는 가치 평가적 측면을 창출한다. 그리고 그것을 측정할 수 있는 측정단위로서는 '이미지'를 이용하고자 한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신문 방송학을 전공하고 있는 여자 대학원생 9명을 코더로 지정하여 15종의 광고물을 보여준 후 그들이 그 광고물을 통해 인식한 '이미지'를 도출해 내도록 했다. 이를 위해서는 코더들이 그 광고물에 대해 느낀 것을 아무런 통제 없이 기술하게 하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겠지만 연구방법 상 어려움이 많을 뿐 아니라 연구자의 또 다른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 그래서 연구자가 분석대상으로 설정한 15종의 광고물에 나타나 있는 언어적/비언어적 요소들을 통해 이끌어 낸 이미지들을 중심으로 한 19개 항목의 설문지를 제시했다. 그 설문지에서는 '여성적', '열정적, 적극적 또는 정열적인', '순수한', '로맨틱한', '발랄한', '깨끗한', '내츄럴 또는 자연스러운', '클래식한', '모던한', '세련된', '화려한', '드라마틱한', '도전적인', '지적 또는 이지적인', '심플한', '생동감있는 또는 생생한', '개성(나)적인', '감각적인', '섹시한'이라는 이미지에 대해 '매우 강하다', '강하다', '그저 그렇다', '약하다', '매우 약하다'의 5점 척도로 물었다. 이러한 19가지의 이미지는 서로 비슷하거나 또는 서로 상반된 이미지들로 연관 지어지도록 함으로써 질문 항목의 단순성(singularity)을 피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코더들에 의해 모아진 자료는 빈도나 기술적 통계를 이용하여 각 항목들의 평균점과 척도 중 '2(그렇다)'까지의 누적백분율을 가지고 광고물에서 주요하게 보여지는 이미지를 정의하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방법을 하나의 표로 제시하면 < 표 1 >과 같다.

또한 이러한 설문항목들은 수용자 설문지에도 그대로 이용하여 광고물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 수용자가 받아들이는 이미지 사이의 관계성을 살피고자 하였다.

(라) 현시성

유행패턴의 현시성이 광고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위의 상징성 분석자료를 재구성함으로써 보이고자 한다. 앞의 이론적 논의를 통해서도 언급했듯이 유행패턴이 갖는 '현시성'이란 하나의 유행패턴이 어떠한 특정 시기에 있어 새롭고 적절한 것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광고가 비슷한 시기나 비슷한 유행패턴에 대해 어떠한 이미지들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보임으로써 광고가 제시하는 유행패턴의 '현시성'이란 속성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3) 수용자 자료를 위한 분석유목

수용자 자료는 설문지 조사를 통해 수집했는데 자료수집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수용자가 유행패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이고 다른 하나는 '유행패턴을 구매한 수용자의 경우, 유행패턴 구매에 영향을 미쳤던 요인은 무엇인가(물론 수용자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 ·사회적 속성이 아니라 제품속성에 초점을 둔 것이다)'에 관한 것이다. 이를 위해 설문지는 크게 '립스틱 구매 행태의 일반적 속성', '소비자가 유행패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유행패턴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3가지 부분으로 구분하였다. 연구 문제 순서상 유행패턴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질문이 선행되어야 하겠으나 질문지의 흐름상 이미지에 관련된 질문을 먼저 했다. 그러나 분석에 있어서는 연구문제 순으로 분석할 것이다.

(가) 립스틱 구매행태의 일반적 속성

이를 위해 '립스틱은 왜 바르십니까', '립스틱의 경우 신제품 구매동기는 무엇입니까', '립스틱의 경우 구매하고자 할 때 가장 영향을 받는 요인은', '립스틱의 경우 구매할 때 가장 고려하는 요인은 무엇입니까'와 같은 질문항목을 설정했다. 이들 질문들은 개방형 질문과 폐쇄형 질문들로 구분되는데 폐쇄형 질문들 중 '립스틱의 경우 구매할 때 가장 고려하는 요인은 무엇입니까' 와 같은 질문은 중요한 순서대로 3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립스틱을 구매할 때 유용성과 상징성 중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가를 좀 더 자세히 보고자 했다. 이 때 유용성 항목으로는 '가격', '용량', '지속성', '사용감', '입술보호효과'와 같은 항목을 두었고, 상징성 또는 이미지에 관련된 항목으로는 '색깔이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지',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다른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지'와 같은 항목을 두었다.

(나) 수용자가 유행패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이를 위해 가장 최근의 유행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올 봄(96년 봄) 립스틱 유행패턴에 관한 질문들로 한정하여 설문 항목을 설정하였다. 그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유행패턴이란 '현시성'이라는 속성을 가지기에 시기적으로 너무 오래된 유행 패턴들에 대해서는 수용자 기억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그 당시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는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올 봄에는 이런 색이 유행이다 라는 정보를 어디에서 얻으셨습니까'라는 질문을 폐쇄형 질문으로 물었고, '올 봄 립스틱 유행색은 무엇이였다고 생각하십니까', ' 을 봄 유행했던 립스틱 이름을 적어주십시오'는 개방형으로 물었다. 그리고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제품이미지를 알아보기 위해 '올 봄 유행했던 립스틱 색상이 갖는 이미지에 대해 다음 각 항목별로 ∨표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고 앞에서 광고물의 이미지를 정의하기 위해 이용 하였던19가지의 이미지 항목을 제시하였다.

(다) 유행패턴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이것은 실제로 유행패턴을 구매한 소비자의 경우, '유행패턴구매에 영향을 미쳤던 요인은 무엇인가(물론 수용자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 ·사회적 속성이 아니라 제품속성에 초점을 둔 것이다)'에 관한 것으로, 먼저 '올 봄에 새로운 립스틱을 구매하셨습니까', '구매하신 립스틱이 유행색 립스틱이었습니까', '본인이 직접하셨습니까. 선물로 받으셨습니까'라는 질문을 폐쇄형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올 봄 유행색 립스틱을 스스로 구매한 소비자에 한하여 '특별히 유행색 립스틱을 구매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해 중 요한 순서대로 3가지를 선택하게 했다. 이 때 제시된 항목들은 '립스틱 구매 시 고려요인'에서 제시했던 항목들을 변형시킨 것인데 유용성 항목으로는 '가격이 싸서', '용량이 많아서', '지속성이 뛰어난 제품이어서', '사용감이 좋아서', '입술 보호효과가 좋아서'와 같은 항목을 두었고, 상징적 이미지에 관한 항목들로는 '색깔이 자신의 이미지에 맞아서', '자신이 갖고 싶은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어 서'와 같은 항목을 두었다.

덧붙여 을 봄에 립스틱을 본인이 새로 구입하면서 유행색을 선택하지 않은 설문대상자에 대해 그 이유를 물었고, 모든 설문대상자에 대해 올 봄에 보았던 립스틱 광고 중 생각나는 것을 개방형으로 물었다.

(4) 자료 분석 방법

광고물 분석에 있어서 '일시성', '집단성', '현시성'의 경우는 모아진 자료들을 서술적으로 기술할 것이고, 광고물 분석에 있어서의 '상징성'과 '수용자가 유행패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관해서는 빈도나 기술적 통계를 이용하여 15종의 광고물 각각이 주요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미지를 정의할 것이다.

그리고 '립스틱 구매행태의 일반적 속성'이나 '유행패턴을 구매한 수용자의 경우, 유행패턴구매에 영향을 미쳤던 요인은 무엇인가'에 관해서는 설문자료를 코딩한 후 역시 빈도나 기술적 통계를 이용하여 주요 요인을 밝히고자 한다.

끝으로 '코더들이 광고물이 갖고 있는 이미지에 대해 코딩한 자료'와 '수용자가 제품이 갖는 이미지에 대해 설문한 자료'를 T-test를 이용하여 그 관계를 밝혀 보고자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이용되는 모든 통계기법은 SPSS for window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