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시장의 완전개방이라는 환경변화는 광고산업에 구조적 대변환을 요구하는 변화이다. 국내에서 경제성장에 힘입어 급속한 상장과 발전을 거듭해 온 한국의 광고산업은 이제 외부로부터 밀려드는 다국적 외국광고회사와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게 되었다. 아울러 우리 경제의 세계화와 기업의 해외진출, 상품과 서비스의 해외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다 세계 지향적인 활동을 전개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 와 있다.

따라서 시장개방에 다른 우리의 대응책을 주체별, 과제별로 모색해 보고자 한다.

제 1 절 주체별 대응방안

1. 광고회사

광고산업의 주체로써 광고회사는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대응전략을 강구하지 않으면 앞서 설명한대로 생존과 성장에 큰 장애를 만나게 된다. 광고시장의 개방이라는 환경이 가져온 기회와 위협을 정확히 분석해서 국내 광고 회사들이 갖고 있는 강점과 약점을 적절히 구사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첫째로 광고 회사들은 광고의 세계화전략을 수립해서 실천해야 한다.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 광고회사에서 앞선 선진기술과 경영을 습득해서 국내회사가 국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광고산업의 세계화전략은 과제별 대책에서 상세히 언급하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대책이 되는 부분이다.

둘째, 광고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광고산업의 특성상 경쟁력의 확보는 우수한 전문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로 결정된다. 급속한 국내광고산업의 외형적 성장으로 광고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여 현재 크게 부족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이며 체계적인 교육투자에 광고산업이 소홀한 점을 반성하고 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전문광고인을 양성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광고계에 뿌리깊은 인맥위주의 대행관행을 타파해야 한다. 광고회사의 인재양성과 교육프로그램개발에 대한 투자가 획기적으로 증대되어야 하고 위탁연수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셋째, 광고과학화를 기해야 한다. 광고의 과학화와 전문화를 기하지 않고 광고의 경쟁력을 높일 수가 없다. 광고의 과학화를 위해선 먼저 광고매체 기획작업에 필요한 기초조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부정확한 매체자료와 통계자료를 갖고서는 선진외국광고회사와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또 시청률조사를 할성화하여야 하는데 아직 시청률조사가 정착되지 못한 것은 자료의 신뢰성이 문제이고 그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다. 신뢰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조사 기관과 제도가 선행되야할 것이다. 그리고 광고과학화를 위해서는 전문 기자재의 확충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야 한다. 과학화 전문화를 통해 광고회사는 광고제작기일을 단축시킬 수 있으며 그러한 능력은 공개 프리젠테이션(presentation)을 활성화시켜 광고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넷째, 광고주중심의 경영과 마케팅을 해야 한다. 광고산업은 철저한 광고주와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서비스정신이 필요한 사업이다. 고객중심의 사고로 마케팅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따라서 철저한 사전조사가 있어야 하며 고객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있어야 한다. 광고사는 기존광고주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그들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경쟁회사에게 고객을 상실하게 된다. 그리고 광고효과를 철저히 분석하여 그 결과를 피드백하는 체제가 확립돼야 한다.

다섯째, 독창성과 창의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제 국내회사는 물론 다수의 외국회사와 경쟁하는 상황이 되었다. 과거처럼 해외광고를 모발하는 등 안일한 자세로는 생존할 수가 얼다. 차별적인 특징을 갖춘 그런 광고를 제작하기 위해선 기획에서 제작 마케팅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독창성과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

2. 광고산업계

광고산업계는 각종 관련이익단체나 협회를 갖고 있다. 이들은 광고시장개방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함양한다는 자세를 갖고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현행의 계열사중심의 한국광고산업의 구조를 개선하여 상호경쟁이 유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계열사구조속에서도 내부경쟁 체제를 도입하여 활성화를 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공개 프리젠테이션제도를 확립하여 계열, 비계열의 구분 없이 자유 경쟁하는 환경을 업계 스스로가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광고회사의 난립을 방지하고 기존의 군소 광고사를 통합 합병하여 규모의 경제를 살려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커미션과 수수료문제 등 요율체계를 합리화하여 가격경쟁력이 가능토록 한다. 또 업계 스스로 공정한 조사제도를 확립하여 신뢰성을 높이며 광고산업에 대한 국민적 홍보활동을 적극 전개해 인식전환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3.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방송광고공사는 방송광고독점권과 가격 규제권을 갖고 있는데 이 문제는 시장개방과 관련하여 앞으로 해결되야할 과제이다. 대행독점권은 이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매체사의 행위를 공정거래차원에서 규제하는 것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가격규제도 경쟁체제로의 전환에서 접근되어야 할 문제이다. 여하튼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시장개방과 관련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외국 광고회사에 대한 각종 자료를 수집 분석 배포하고, 그들의 마케팅 전략을 정기적으로 파악해서 국내 회사들의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광고 인력양성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4. 매체사 및 광고주 소비자

매체사는 ABC제도의 확립과 방송프로그램의 시청률조사시스템을 설립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또 인쇄매체단가의 합리적 설정과 거래질서를 확립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광고주들도 계열사의 광고회사를 택하는 안일한 광고회사 선택기준을 버려야 할 것이다. 좋은 광고기획안이면 타회사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기준의 공정성이 마련되야 한다. 소비자들도 외국문화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선호에 빠져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전통과 가치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평가가 필요하다.

5. 정부

광고시장개방에서 정부가 행하여야 할 조치는 국내광고사업을 둘러싼 제도 및 환경의 불합리성을 과감하게 해소하는 일이다. 앞으로 정부가 광고산업을 직접적으로 금융이나 세제면에서 지원할 수가 없으므로 제도나 환경의 문제를 해소하는데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

첫째, 각종 규제일변도의 광고관련법규를 정비하여 광고산업을 지원해 줄 제도와 법규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광고산업의 과학화에 필수적인 ABC 제도나 시청률조사제도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광고회사가 필요로 하는 전문기자재의 수입관세를 인하하여야 한다.

넷째, 광고회사의 급증과 다국적회사의 진출로 광고유통시장의 질서가 문란 해질 우려가 높다. 건전한 광고유통질서를 위한 공정거래풍토를 조성해주어야 한다.⁶⁷⁾

다섯째, 전문방송광고인의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의 개발과 지원을 확대한다.

여섯째, 공익광고, 정부광고, 국영기업체 광고시 외국광고회사의 광고대행을 제한한다.

일곱째, 현행처럼 외국광고회사를 비계열사로 취급하여 수수료 차등제를 적용하는 것은 외국광고회사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결과가 되므로 이에 대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제 2 절 과제별 대응방안

1. 광고산업의 국제화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이 급증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해외수출이 매년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기업의 해외촉진활동과 현지의 매체를 통한 직접광고가 시급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앞으로 자사상표수출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해외부문의 광고비는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기존의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광고 회사들을 먼저 국제화 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의 광고산업은 국제화의 초기단계로 고유상표로 수출하는 몇몇 기업이 진출국의 광고회사를 이용하여 광고를 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광고시장개방 후 국내에 진출한 외국 광고사는 광고의 마지막단계인 국제광고전략단계에 접어 들고 있다. 우리나라 광고산업은 기업의 국제화수준보다 훨씬 뒤져 있는 상태여서 기업의 국제화활동을 제대로 지원해 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광고산업의 국제화는 먼저 국제광고 전문인력의 양성과 재교육을 강화하는 일부터 시작 해야 한다. 국제광고에 대한 수주가 점증하지만 이를 제대로 수행할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 광고업무수행능력과 외국어구사능력을 갖춰야만 하는데 그런 인재들이 부족하다. 기본적인 전문과정을 마친 지역별 전문인력을 현지에 파견하여 현지소비자, 시장, 문화를 이해하게 하는 연수제도가 확대되야 한다.⁶⁸⁾

둘째, 국제광고 관련자료의 축적과 노하우의 개발이다. 광고는 먼저 소비자와 시장에 관한 사전정보가 충분해야 하는데 특히 국제광고에서는 현지의 시장 상황, 소비자특성, 문화, 상징체계 등의 분석이 없으면 안된다. 그 외에도 각종 자료가 필요하므로 그런 기초작업을 해두어야 한다.

셋째, 광고사업의 제작시설과 설비를 확충해야 한다. 광고아이디어를 광고물로 만드는데 필요한 광고제작설비를 국제수준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좋은 광고물을 만들 수가 없다. 개별회사가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확보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낭비적이므로 업계가 공동으로 확보하는게 바람직하다. 광고산업의 국제화는 단시일 내에 성취되기는 힘들다. 따라서 단계적 추진이 필요하다. 현지에 대한 이해와 정보수집을 위해 지역전문가를 양성해서 파견한다. 다음 광고주와 현지광고회사를 유기적으로 연계시키고 자문역할을 할 현지 사무소나 법인을 설립한다. 다음 단계로 광고회사가 현지에 진출하여 제휴 또는 직접 국제광고를 수행하는 단계로 가야 한다.

2. 광고산업의 전문화와 과학화

광고산업은 전문인의 창의력과 창조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산업이다. 그러나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규모가 영세한 관계로 광고 회사들이 과학화, 전문화를 기하기가 실제 힘든 상황이다. 광고시장이 개방된 상황에서 광고분야의 과학화 전문화는 어느 특정 부분에서만 요구되는 사항이 아니다. 즉 광고산업전반에 걸쳐 요구되는 것으로 광고기획 제작과정에서, 광고판매, 광고주가 광고회사를 선택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광고의 과학화와 전문화가 광범하게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광고관련 조사 통계작업의 개선이 시급하다. 과학화에 필수적인 기초데이터의 수집 정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는 조사전문인력과 기초 조사를 정기적 체계적으로 시행할만한 투자가 선행되야 한다.

3. 광고회사의 다각화

소비자의 욕구의 다양화가 심화되면서 소비자를 화보하기 위한 광고주의 마케팅활동도 다양하게 변하게 됐다. 따라서 광고 회사들도 하나의 광고캠페인을 고안하거나 혹은 매체의 시간과 지면을 구입하는 전통적인 서비스뿐만 아니라 마케팅조사, 포장고안, 판매촉진, 홍보 등과 같은 통합적 커뮤니케이션서비스를 광고주에게 제공해 줄 필요가 생기었다. 이것은 광고사의 극심한 경쟁하에서 수익성감소에 대한 자구책이다. 시장개방이라는 새로운 경쟁상황과 뉴미디어시대의 도래, 영상산업에 대한 관심 등으로 광고 회사는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광고 회사들의 사업다각화는 매우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영상 소프트사업(영화, TV, 비디오, 멀티미디어의 영상소프트를 제작, 유통, 축적하고 이를 이용하는 영상소프트사업은 CATV와 직접위성방송으로 대표되는 뉴미디어의 탄생, 지역민방의 도입으로 활성화되고 있음), 음반사업, 이벤트사업(지역개발, 트레이드, 컨벤션, 스포츠마케팅 등) 등이 새로운 사업으로 등장하고 있다.⁶⁹⁾

4. 광고산업의 정보화

광고회사의 경쟁력강화는 과학화이고 그 과학화의 근간은 바로 정보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회사를 중심으로 80년대 중반부터 정보화작업을 시도해 왔으나 아직 초보적 단계에 머물고 있다. 광고의 과학화는 곧 마케팅정보시스템의 구축으로 시작된다. 광고회사의 세계화추진은 바로 마케팅전략정보시스템의 구축에서 시작된다. 제품을 둘러싼 시장환경은 매우 복잡하고 경쟁이 급변하고 있어 과거처럼 경험만을 갖고 마케팅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제는 전략정보시스템(SIS)시대로 발전해 가고 있다. 시장환경분석에서부터 시작하여 마케팅전략, 커뮤니케이션전략, 광고전략, 광고예산설정, 매체 및 표현전략, 광고집행 및 효과분석 등이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시스템화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데이터베이스(DB)와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한다. 우선 각종 데이터를 수집, 축적, 가공, 검색할 수 있는 DB를 구축해야 하는데 이는 개별적으로 하지 말고 전문데이터베이스제공업체에게 위임하는 게 훨씬 효과 적이다. 우선 광고량 데이터베이스, 시청률 데이터베이스, ACR(Audience & Consumer Report) 데이터베이스, 소매점지표조사데이터베이스, 각종외부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시급히 요구된다.⁷⁰⁾

이제 각 광고회사는 정보관련부서를 확충운영하고 정보시스템의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아울러 각 사가 독자적인 시스템개발을 탈피하여 공동으로 이용할 그러한 통합시스템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보화관련교육을 강화하고 정보시스템 구축 후 활용과 평가에 대한 철저한 대책수립이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