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절 광고산업에 미칠 영향

광고시장의 완전개방은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장단기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해외자본의 유입, 해외시장정보의 신속한 수집, 국제화로의 도약, 장기적 국제수지의 악화, 국내산업에 대한 정보유출, 국내산업의 위축 등을 들 수 있다.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국제적 감각형성에의 기여, 서구적 소비문화와 생활패턴의 침투, 서구의 가치관침투, 문화종속 등의 영향이 제기될 수가 있다.⁶⁴⁾ 또 자유경쟁원리에 입각한 경쟁체제의 확립, 수출증가로 인해 해외광고와 국내광고회사의 해외진출 필요성증가, 광고산업의 균형적 발전기대, 불합리한 국내광고제도의 개선, 선진광고 노하우의 습득 등은 긍정적인 영향이라는 주장도 있다.⁶⁵⁾ 이에 대한 구체적인 영향을 살펴보기로 한다. 시장개방이 우선 광고산업에 대한 제도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첫째. 방송광고대행 수수료율의 문제이다. 1981년 발족한 한국방송광고공사는 방송사에 20%의 수수료를 징수하여 91년 기준으로 대행사에게는 TV 대행료 11%(계열사 7%), 라디오 대행료 11%(계열사 8%)의 수수료를 책정해 왔다. 이런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개입은 대행사의 수수료를 국제관행인 15-25%(계열, 비계열 구분 없음)수준에 훨씬 못 미치게 만들고 있다. 수수료를 주수입원으로 하고 있는 광고 대행사에게는 현재와 같은 요율을 적용하고 다국적 광고회사에게는 비계열 대행사 요율을 적용할 경우 국내광고 대행사들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게 된단. 이것은 수입의 감소를 가져와 시설확충, 연구개발, 전문인력확보 등 경쟁력강화노력엔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둘째, 매체기관은 오직 인정된 대행사에게만 수수료를 지급할 수가 있다. 방송광고 대행사의 자격인정은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해준다. 초기에는 상당히 엄격한 자격요건을 요구했으나 점차 완화하여 상법상 주식회사, 광고대행업이 주업종이며 광고취급고가 총매출의 80%이상이고, 비계열 광고주 3개 이상을 취급하는 회사로 정했다. 이로써 초기에 4개로 출발한 것이 1994년 6월 현재는 121개로 크게 늘어났다. 시장개방에서도 대행사 인정제도는 계속될 것이나 이것이 큰 장애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셋째, 방송광고시간의 규제에 대한 영향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광고주가 제공하는 방송순서의 광고시간은 그 방송순서시간의 100분의 8이내이어야 한다>고 방송법 시행령에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제한된 방송시간은 선진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크게 적은 시간이다. 유럽은 1시간당 최고 20%까지 광고를 할 수 있고, 미국은 프라임 시간에 최고 1%, 기타는 26.7%까지, 일본은 최대 18%까지 광고시간을 허용하고 있다. 절대적인 광고허용시간이 외국에 비해서 적다는 점과 광고방송시간도 1시간단위로 규정되어 1주일 혹은 1일을 기준으로 하는 선진국에 비해 신축성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넷째, 發行部數公査제도(ABC:Audit Bureau of Circulation)와 시청률조사제도에 대한 영향이다. 광고시장의 개방으로 한국광고산업의 과학화에 대한 필요성은 보다 높아졌다. 발행부수조사와 시청률조사는 광고주와 광고회사의 입장에서 광고료의 합리적인 산정과 과학적인 매체계획 그리고 광고효과를 측정하는 데 필수적이고, 매체사의 입장에서도 합리적 요율산정과 경영합리화에 유용한 자료가 되는 것이다.⁶⁶⁾ 현재 일부 언론매체에서 이를 실시하고 있으나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다. 외국광고회사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임의책정방식과 같은 방법은 통하기가 힘들 것이므로 앞으로 이 부문에 대한 정착화노력이 필요하다.

가. 광고회사에 미칠 영향

광고시장개방이 광고회사에 미칠 영향은 장기적으로 볼 때 제작기법과 조사기법의 수준향상으로 크리에이티브(Creative)와 마케팅분야의 질적 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조직운영의 합리화로 경쟁체제가 확립될 수가 있을 것이다. 광고인의 대우를 높이는 계기가 되어 광고인력의 저변확대가 가능해지며 아직 우리의 광고사들이 미개척분야인 직접우편광고, 옥외광고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전반적으로 광고계에 국제적인 감각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광고인력의 이동으로 혼란이 야기되고 과실송금으로 외화유출이 커지며 국내 산업정보가 해외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국내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어 덤핑이 속출할 수가 있다. 단기적으로 볼 때 우리의 광고회사가 계열사이기에 대기업그룹의 광고물이 많아 문제가 없고 외국회사는 한국의 문화와 언어에 약점이 있어 큰 영향이 없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안심할 바가 못된다.

나. 제작사에 미치는 영향

광고물제작의 경우 국내기업과 외국기업간의 규모, 자금력, 기자재, 제작기술 등에 차이가 많아 시장개방은 매우 불리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제작인의 처우개선, 제작의 기술습득, 그래픽제작의 활성화, 연관산업의 활성화 등이 있으나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 우선 전문인력의 스카웃으로 우수 인력의 유출이 심하고 제작경쟁은 제작비용의 상승을 가져와 결국 군소업체의 도산을 유발하게 된다. 컴퓨터그래픽분야의 취약성, 업계의 과당경쟁, 전문인력부족 등이 제작사의 경쟁력약화를 초래해 많은 제작사의 도산이 우려된다.

다. 마케팅조사회사에 미치는 영향

치열한 시장경쟁은 필연적으로 시장조사에 대한 수요를 높인다. 효과적인 광고전략수립은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마케팅조사를 통해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진조사기법의 도입을 통해 조사회사의 질적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조사분야의 과학화, 전문화가 촉진될 것이다. 하지만 조사분야가 종속되고 전문인력이 빠져 나가게 되며 업체간의 경쟁이 격화되어 군소회사는 도산의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라. 광고주에 미치는 영향

일단 시장개방으로 외국계 광고주들과 일부 국내 광고주들도 외국광고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계열그룹광고는 이동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 앞으로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광고주는 다국적 광고 대행사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글로벌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외국상표광고주의 경우 외국광고회사를 선택할 것이고 지역마케팅을 채택하는 광고주는 국내광고회사를 선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광고주들도 해외마케팅을 중시하는 광고주는 해외연계나 정보때문에 외국광고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다국적 외국광고 회사는 장기적으로 국내의 비계열사 광고주를 목표로 강한 마케팅활동을 벌일 것으로 본다.

제 2 절 광고산업외적 측면에 미칠 영향

1. 경제분야에 미칠 영향

광고시장의 전면개방으로 경제분야에선 긍정적,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긍정적 영향으로는 광고산업의 활성화를 가져와 고용증대에 기여할 것이다. 또 국내광고업계의 해외진출을 가속화 시킬 것이며 외국상표의 국내광고로 인해 품질경쟁이 유발되어 상품의 질이 향상시키는 촉진제역할을 할 것 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부분의 국내 광고 회사들이 경쟁력이 취약한 관계로 외국 광고회사에 종속될 우려가 높다. 외국광고사의 진출로 국내기업의 전략이 노출되고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소비자들의 외제선호 풍조를 부추겨 수입이 증대되고 국내 상품의 생산과 판매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2.사회 및 문화면에 미칠 영향

외국광고회사의 국내활동의 강화로 인해 국민의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긍정적으로는 세계화에 기여할 것이나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을 것이다. 다국적 광고회사는 지역특성에 기반을 두고 있기보다는 세계화전략의 일환으로 광고를 제작하므로 문화적 영향이 크다. 외국상품의 광고는 서구의 이미지와 가치 및 이데올로기를 전파시켜 우리의 문화의 정통성과 주체성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할 우려가 높다. 외국광고는 그들의 생활패턴과 양식을 전파 시켜 서구지향적 문화를 추종하는 풍조를 낳게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