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광고 언어의 설득적 표현 방법
제2장의 논의를 통해 본 논문은 기본적으로 광고 언어를 설득 커뮤니케이션으로 이해하는 관점을 취하고 있으며, 동시에 설득 커뮤니케이션으로 간주된 광고 언어는 그 자체로서 설득적인 표현이라 볼 수 있음을 논의의 전제로 밝혀 두었다. 또한 광고 언어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인 광고에 있어서 어떤 역할과 비중을 가지고 있으며, 또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해 보았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광고라는 활동은, 광고주가 광고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특정의 광고 내용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소비자는 그 내용을 수용하여, 일련의 처리 과정을 거친 후에 나름대로 취사 선택을 하게 되는 전 과정, 즉 송신자인 광고주와 수신자인 소비자 간의 광고 내용을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표현하고 전달해야 하는 광고주의 입장에서나 이를 이해하고 수용해야 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나 광고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광고 언어에 사용된 설득적 표현의 내용, 즉 광고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광고의 메시지는 구체적으로 광고주가 자신의 상품이나 용역의 판매 촉진을 위하여, 1) 그 상품이나 용역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와 그것을 구매하라는 권유 등의 메시지 내용을, 2) 언어, 그림, 사진, 음악 등의 각종 기호를 사용하여 나타낸 다음, 3) 그것들을 하나의 조형물로 구성하여, 4) 이를 신문이나 방송 등의 매체를 통하여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지면에 인쇄하거나 오디오 테이프, 비디오 테이프, 필름 등에 녹음, 녹화해 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17)
그런데 광고 메시지는, 광고 커뮤니케이터가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내용인 상품이나 용역의 특성에 대한 정보나 그것의 구매를 권유하는 광고 소구 등 다양한 구성 요소들을 갖고 있는데, 그 중 언어로 된 것을 광고 언어(copy)라고 하고 그림이나 사진으로 나타낸 것을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광고 메시지의 구성 요소들에는 여백, 그림 설명, 슬로우건, 상품명, 상표, 트레이드 캐릭터, 가격 표시, 로고 타입, 배경 음악과 효과음 등이 있다. 그러나 본 논문은 광고 언어에 대한 연구로 광고의 매시지 요소 중 언어적인 측면만이 고려될 것이다.18)
광고 메시지는 광고의 목표나 형식, 문체 등을 결정함으로써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데, 이를 토대로 광고 언어의 표현에는 몇 가지의 표현 층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층위에서 작용하는 여러 가지 변인들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표현이 가능한도 알 수 있다. 더우기 본 논문의 관심이 광고 언어의 설득적인 표현 방법에 대한 분석과 체계적인 유형화에 있으므로 이 점에 주목하였는데, 자료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다음의 세 가지 층위 구분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층위들은 위계적인 개념으로 이 기준에 의해 광고 언어를 분석할 경우 광고 언어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분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유용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광고의 내용은 광고 상품이나 용역에 관한 정보나 구매 권유, 즉 만약 소비자들이 그 광고 상품이나 용역을 구매하게 되면 어떠한 이익(benefits)이나 충족을 얻게 된다는 약속 등을 포함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가지 내용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역시 광고주가 소비자에게 내세우는 약속(promise of satisfaction)이라고 하겠는데, 왜냐하면 광고 메시지란 바로 이러한 약속이기 때문이다.19) 광고 메시지에서 광고주가 내세우는 이와 같은 약속을 광고 소구(advertising appeals)라고 하는데. 예컨대 코카 콜라를 마시면 '산뜻한 그 맛'을 얻을 수 있다든지, 징코민이라는 약을 먹으면 '혈액 순환이 잘 된다'든지 하는 것 등이 곧 광고 소구이다. 효과적인 광고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광고 소구를 선정해야 하고 그 소구에 입각하여 광고 메시지가 고안되어야 하며 또한 적절하고 효과적인 체재와 수사법의 선택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지금까지의 논의를 바탕으로 광고 언어에 사용되어 있는 설득적 표현의 양상을 밝히고 그 표현의 방법과 특징을 분석하기로 하겠다. 이를 위해 위의 세 가지 층위를 더 세분하여 그 각각의 표현 방법들을 검토하게 될 것인데 그 단계와 기준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3-1. 소구(appeals) 선택
소구 선택의 문제는 광고 표현의 가장 일차적인 문제로, 결국 광고주의 설득 의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즉, 설득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광고의 궁극적인 정보 내용인 '그것을 구매함으로써 얻게 되는 잇점'을 사실 그대로의 정보로써 전달할 것인지, 아니면 그것이 상징할 수 있는 2차, 3차의 부가가치적인 측면을 부각시킬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소구의 선택에 따라서는 크게 1) 정보 전달 중심의 표현 방법과 2) 이미지 형성 중심의 표현 방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보 전달과 이미지 형성이라는 소구 선택에 따른 표현과 설득의 차이에 대한 문제는 광고 표현에 관한 가장 고전적인 문제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광고는 당시의 사회상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만큼 사회의 흐름이나 사람들의 생활상의 변화에 따라 더러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정보형의 광고가 우세하게 나타나기도 했고, 또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이미지형의 광고가 더 우세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그동안 광고 표현의 가장 큰 구분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성과 이미지성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나, 정보형의 소구가 더 설득적이라는 연구도 있고 20) 또 이미지형의 소구가 보다 설득력이 강하다는 연구도 있어 21) 반드시 일관된 연구 결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22) 다만 물자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물자 그 자체에 대한 정보가 소비자에게 호소하는 바가 컸었지마는, 물자가 다양해지고 품질에 있어서도 차별화가 어려워진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물자 그 자체에 대한 정보는 그다지 소비자에게 충격을 주거나 호소력을 갖지 못한다는 판단이 지배적으로 작용해, 이미지형의 소구가 훨씬 우세하게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23) 그러나 상품의 유형과 소비자의 유형에 따라서는 정보적인 소구가 훨씬 설득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어, 정보적인 소구의 사용도 이미지형의 소구에 못지 않게 중요한 표현의 원리로 작용하고 있다.
정보적 소구와 이미지 소구의 사용은 광고에 있어서 결론을 어떤 식으로 내리는 것이 효과적인가 하는 문제와 함께 연구되기도 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메시지의 결론을 커뮤니케이터가 명확하게 내려 주는 것이 효과적이냐, 아니면 수신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결론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냐 하는 문제가 가장 많이 연구되어 왔다.24) 일반적으로는 커뮤니케이터가 그의 메시지에서 결론을 명확하게 내러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보아 왔고,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해 주는 연구들도 적지 않았으나, 그와 상반되는 의견들도 없지 않다. 즉, 인간들은 자신이 스스로 도출한 결론을 더 잘 받아 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것이 한편으로는 수신자들이 스스로 결론을 내릴 만한 능력을 지니고 있을 경우에서만 효과적이라는 반론을 지지해 주고 있다.
이처럼 결론 제시 방법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서로 달리 나타나고 있으나 그간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대체로 커뮤니케이터가 명확하게 결론을 내려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른 여러 가지 중개 변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어서, 쉽게 단정 내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예를 들어, 지능이 낮은 수신자들에게는 커뮤니케이터가 명확하게 결론을 지어주는 것이 그 결론의 방향으로 수신자들의 태도나 의견을 많이 변화시킬 수 있겠지만, 수신자들이 자신의 지능이 과소 평가되고 있다고 느끼게 될 경우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럴 때에는 수신자 자신이 결론을 유도할 수 있도록 간접적이고 암시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25)
그러면 지금까지의 논의들을 종합해 볼 때, 광고 언어의 여러 가지 표현들을 분석할 수 있는 일차적인 기준으로서 소구의 선택이 유의미하다는 사실은 명확해 졌다. 그러므로 이제, 그런 전제 아래 소구의 선택에 따른 광고 언어의 표현 양상과 방법들을 차례로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
3-1-1. 정보 전달 중심의 표현 방법
광고에 있어서 정보라 함은 대체로 두가지 즉, 제품에 대한 정보와 그것을 구매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보 전달의 표현이라 함은 제품의 특징이나 그것을 구매함으로써 얻게 되는 장점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거나, 또는 경쟁사와의 비교를 통해 제품의 우월성과 독특함을 강조하는 것이 해당될 것이다.
즉 정보 전달 중심의 표현이란 소비자에게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을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소구하여 그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얻게 될 이점을 소비자가 명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대체로 다음의 다섯 가지의 표현 방법이 있음을 앞 수 있다.
① 보편 정보형
② 비교 정보형
③ 차별 정보형
④ 선취 정보형
⑤ 과장 정보형
3-1-1-1. 보편 정보형
제품류의 일반적인 특장점을 그 브랜드 자체의 특장점으로 대체하여 소구하는 표현으로 그 소구 내용이 정보성이 있는 것을 말한다.
다음의 한국 유가공 협회의 광고는 보통 정보적 광고의 요소가 들어있는 예라고 할 수 있다.
(1) 공부를 하면 배가 고파집니다.
밤참으로는 우유를 주세요.
영양도 보충되고 소화도 잘되고,
배부르지 않아 졸리지도 않고--
아이들이 물을 달라면
우유를 주세요.
우유처럼 이상적인 영양 음료는 없습니다. (한국 유가공 협회)
이 광고는 우유라는 제품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그것을 마실 경우에 얻게 되는 이점에 대한 정보 모두를 전달하고 있는 광고이다. 우유가 이상적인 영양 음료라는 제품 자체에 대한 정보와 그것을 마실 경우에 얻게 되는 이점으로 영양은 영양대로 보충이 되지만 소화도 잘 되고 배 부르지 않아 잠 못 자고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부담 없이 줄 수 있는 음료라는 점을 들어 교육열과 모성애가 강한 어머니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의 예를 또 보도록 하자.
(2) 바지 예찬 1 바지는 물구나무서기도 할 수 있다.
바지 예찬 2 바지는 치마처럼 바람을 일으키지 않는다. (콩쥐 바지)
이 광고는 바지가 갖는 일반적인 특장점인 활동의 자유로움이나 실력을 통해 당당하게 인정받는 여성상, 또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바지가 갖는 상징성을 '콩쥐 바지'라는 브랜드가 가져다 줄 수 있는 특장점으로 인식되도록 표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어떤 제품류에 있어서 그것을 구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통적인 이점을 마치 특정 브랜드의 특장점인 것처럼 인식되도록 표현하는 것이 정보 전달 중심의 표현에서 두드러지는 하나의 유형이 되고 있다.
3-1-1-2. 비교 정보형
모든 상품 광고가 다른 제품과의 경쟁을 의식해서 자사의 제품에 보다 호감을 갖게 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비교 정보형의 광고 표현은 경쟁에 대한 언급 등으로 다른 제품과의 비교를 확실히 하는 유형을 지칭한다.
오늘날의 대량 생산의 체제 속에서는 생산 기술, 비용, 제품 기능 등이 큰 차이가 없으므로 브랜드 사이의 격차는 좁아진다. 따라서 단순히 상품의 장점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광고상의 차별화가 곤란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제품의 기능과 특징의 차이에 대해 소비자의 눈으로 보아 납득할 만한 소구를 사용하는 것은 광고 본래의 역할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음의 광고를 보자.
(3) 라면은
신라면이 맛있습니다. (농심)
(4) 칠성 사이다는
맛이 확실히 다릅니다. (롯데 칠성)
(5) 우리 껌의 선구자 해태 ! 기능 껌도 해태 껌이 좋습니다. (해태 제과)
위의 광고들은 많은 브랜드가 함께 경쟁하는 음식물에 관한 광고들로, 경쟁사에 대한 의식이 엿보이며 자사 제품의 비교 우위를 표현함으로써 소비자를 설득하려고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즉, 라면과 사이다와 껌이라는 제품을 구매할 때 가질 수 있는 이점인 '맛'을 전달함에 있어서 왜 신라면이 좋은지, 또 칠성 사이다의 맛이 어떤 점에서 뛰어난지, 해태의 기능 껌이 어떤 독특함 때문에 우월한 것인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타 제품과의 관계에서 비교 우위를 갖는다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비교 광고의 방법은 직접 비교하는 것을 기피하는 우리 나라의 풍토 탓으로 그다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는 않으나, 소비자의 상품 선택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새롭게 고려해 봐야 할 대상이다.
다음의 (6), (7), (8)의 예에서도 비교의 표현을 발견할 수 있다.
(6) 현미와 백미의 차이 -
「다우」와 일반 우유의 차이입니다. (다우)
(7) 젓갈하면 오양 젓갈이죠. (오양 젓갈)
(8) 잡는데는 베테랑 - 속쓰림엔 겔포스 ! (보령 제약)
(6)의 경우 신제품 「다우」의 입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전략을 사용하였는데 기존의 일반 제품들과의 비교를 통해 그것이 훨씬 영양 좋은 우유임을 표현하고 있다. 광고 (7)이나 (8)의 경우는 다른 제품을 전면에 부각시키지는 않았지만 젓갈이라면 다른 것들에 비해 오양 젓갈이 최고이고 속쓰림을 잡는 데는 겔포스가 좋다는 표현 속에 다른 경쟁 제품에 대한 비교와 대조의 의미가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3-1-1-3. 차별 정보형
차별 정보형의 광고 표현은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정보이면서 다른 브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을 소구하는 표현을 말한다. 즉, 구체적인 제품 편익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고, 경쟁 브랜드가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소구의 표현을 말한다. 따라서 차별 정보형 광고를 위해서는 해당 제품의 기능이나 성능상 경쟁제품에 비해 명확한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다음의 풀무원 두부의 광고는 이런 표현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9) "성깔있는 두부"
따끈한 50°C에서 나오자 마자 갑자기 3°C로 -
급냉 풀무원 두부의 위생 관념은 철저합니다. (풀무원 두부)
이 광고는 풀무원 두부는 위생적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강조하면서, '급냉'의 방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임을 언급하고 있다.
또, 다음의 예를 보도록 하자.
(10) 새로운 타입의 청주 - 「청하」
데워 마시는 청주가 아닙니다. (백화 양조 주식 회사)
이 광고 역시 이 제품이 기존의 것들과는 달리 차게 마시는 청주임을 강조하면서, 깨끗하고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음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또, 다음의 사이다 광고에서도 이 표현의 방법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이다의 객관적인 특성을 이용해 다음 음료와의 차별성을 선명히 보여주고 있다.
(11) "칠성 사이다에는 없습니다."
- 카페인이 없습니다.
- 인공향이 없습니다.
- 색소가 없습니다.
우리 입 맛에는 역시 사이다. "칠성 사이다"가 좋습니다. (칠성 사이다)
3-1-1-4. 선취 정보형
클로드 홉킨스는 슈릿츠 맥주를 광고할 때, "슈릿츠는 세찬 증기로 깨끗하게 씻었습니다."라는 카피를 썼다. 그러나 사실 이 세척법은 이미 모든 맥주 회사가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26) 이와 같이 선취 정보형의 광고 표현이란 그 브랜드만이 갖고 있는 독점적인 특장점은 아니지만 경쟁 상대보다 앞서 그 점을 소구함으로써 경쟁 제품을 모방 제품으로 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특히, 이 방법은 제품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기능에 큰 차이가 없는 제품의 경우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의 광고를 보자.
(12) 깨끗한 맛을 찾았다!
소비자가 선택한 깨끗한 맥주 넥스. (동양 맥주)
제품 고유의 특징적인 기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깨끗한 맛을 선점함으로써 다른 맥주 회사에서는 다른 개성을 부각시킬 수 밖에 없게 되었다.
(13) 참기름 꼭 참깨를 태워서 짜야 할까요 ?
백설 참기름 - 살짝 볶아 영양이 살아 있습니다. (제일 제당)
(13)의 광고는 일반적으로 참기름이 일부러 참깨를 태워서 만드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장점인 '살짝 볶아 영양이 살아있는 상태'를 자사 제품만이 갖고 있는 특징인 것처럼 부각시키기 위해 일반적인 참기름들이 마치 태워서 만들어진 것처럼 단정하고 있다.
3-1-1-5. 과장 정보형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 그 특징을 과장되게 나타냄으로써 객관적인 증명이 불가능하도록 표현하는 유형을 말한다. 다음의 예를 보도록 하자.
(14) 시속 60마일의 차 속에서 들리는 소리는
전자 시계의 초침 소리 뿐입니다. (롤스로이스)
(15) 당신이 잡지 책장을 넘길 때 나는 소리가
아코드가 시속 55마일로 달릴 때 나는 소리보다 큽니다. (혼다)
(14)와 (15)의 광고는 모두 자동차 광고로 자동차의 소음이 적어 '조용한 차'임을 강력히 전달하기 위해 그 특징인 조용함을 지나치게 과장해 비유해 놓고 있다 .
지금까지 수신자가 메시지의 상품이나 용역을 실제 구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이나 이익을 명시적으로 제시하는 정보 전달 중심의 표현 방법에는 1) 보편 정보형과 2) 비교 정보형, 3) 차별 정보형과 4) 선취 정보형, 그리고 5) 과장 정보형이 있음을 살펴 보았다. 이 표현의 유형들은 모두 제품과 관련된 정보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장점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3-1-2. 이미지 형성 중심의 표현 방법
오늘날 광고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상품 이미지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으로 이는 현대의 기술력이 동질화되어 상품 특징에 차이가 없어지고 상품의 다양화 경향이 심화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이다. 기술에서의 차이가 없어짐으로써 소비자는 더욱 상품 선택의 기준을 발견하기 어렵게 되었고 이로써 광고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는 특정의 이미지를 팔고 느끼게 해주는 것으로 전환되어간 것이다. 즉, 상품의 가격, 특징, 장점 등을 별다른 수사 없이 그대로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대한 단순한 사실보다는 시각적, 언어적 이미지를 통해 품위, 사회적 지위, 안락함 등을 표현하는 양식을 말한다.
직접적으로 소구를 명시한다거나 행동을 촉구하는 대신 광고주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표현함으로써 광고주의 의도를 숨기고 수용자들에게 신뢰감과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는 이미지 형성 중심의 광고 표현들이 어떻게 이미지를 형성해 가는지를 밝히고, 또 그것의 특징에 따라 다음의 세 가지 유형이 있음을 살펴 보도록 하겠다.
① 사용자 이미지 중심형
② 상표 이미지 중심형
③ 사용 장면 중심형
3-1-2-1. 사용자 이미지 중심형
사용자 이미지 중심형은 그 브랜드를 사용하는 소비자와 라이프 스타일에 초점을 맞추어 상품을 이미지화하는 방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다음의 광고를 살펴보도록 하자.
(16) 올해, 다이아몬드로 변함 없는 사랑을 확인하세요. (다이야)
여기에서 다이아몬드라는 상품은 값비싼 귀금속이라는 고유의 의미를 넘어서 아내에 대한 남편의 변함 없는 사랑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존재로 이미지화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 다이아몬드를 구입하는 남편이라면 바쁘고 일상화된 결혼 생활이지만 아내를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아는 섬세한 마음을 가진 사람임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음의 광고에서도 같은 표현의 방식을 찾아볼 수 있다.
(17) 우리는 와인 부부
저녁 후의 새로운 습관 - 마주앙 (마주앙)
이 광고는 저녁 식사 후 함께 마주 앉아 마주앙을 마시며 정겨운 대화를 나누고 휴식을 취하며 하루의 피로를 잊고 있는 한 행복한 부부의 모습을 연상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새로운 습관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즉, 이 광고는 마주앙이라는 상품에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이미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좀 더 여유 있고 품위 있는 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마주앙과 함께 하는 새로운 생활 방식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예도 있다.
(18) 산에 들면 산이 되고
마주 보면
가슴이 詩가 되는
너 그리고 나‥‥
모두가 잠든 시간,
한 잔의 커피를 끓이며
한 편의 시를 끓인다.
그가 있음으로 해서
내가 향이 되는‥‥
한 스푼의 기억을 녹여
그리움을 마시면
아, 누구인가.
낙엽을 우려낸 빛깔의
목소리 하나‥‥ (동서 식품)
(18)의 광고는, 서정적인 이미지 광고의 대표적인 예로 시적인 표현을 통해 사용자는 물론 상품과 사용 장면마저도 이미지화하고 있다. 마주 보면 가슴이 시(詩)가 되는 그가 있고 그리운 기억이 있어, 그 그리움을 떠올리며 커피 한 잔을 끓이는 시간이면 그리워 하는 이도, 그리운 사람도, 그리운 기억도 모두 은은히 우러나는 커피의 향 속에서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승화되어 가는 것이다. 광고의 상품을 사용하면 마치 그런 서정적인 분위기의 주인공이 될 것 같은 이미지를 갖게 만드는 표현의 광고이다.
또 다음의 예를 보자,
(19) 친구는 역시 옛친구
맥주는 역시 OB
오랜 세원 다져온 우리 우정
그 마음 OB에 담아 깊어 가는 우리 우정
친구는 역시 옛친구
맥주는 역시 OB
OB 신선한 그 한 잔에 마음과 마음이 하나가 된다.
우리는 오랜 친구
오래 전부터 OB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OB 맥주
사람들이 좋다
OB가 좋다
둘러 보면 밝은 모습들
만나 보면 좋은 사람들
OB가 좋다.
사람들이 좋다
OB가 좋다
아내는 언제나 가까운 친구
아내와 함께 하는
시원한 OB 맥주 한 잔
대화가 있고, 웃음이 있고
아내는 언제나 가까운 친구 (OB 맥주)
이 광고 역시 시리즈로 이미지 광고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것으로, 오랜 우정을 나눠 온 믿음직하고 훈훈한 옛친구와 늘 가까이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는 직장 동료들, 그리고 언제나 가까운 친구인 아내라는 소재들을 통해 밝고 훈훈하고 인정미 넘치는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함께 맥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주인공은 옛친구를 잊지 않고 오랜 우정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믿음직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둘러 보면 늘 마주치는 직장 동료들과도 짜증나고 피곤한 업무로서만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하루의 피로를 풀면서 밝고 훈훈한 정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또 늘 가까이에 있어 오히려 소홀해 지기 쉬운 아내와도 맥주 한 잔과 함께 대화와 웃음을 나눌 줄 아는 다정한 친구 같은 남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다음과 같은 예는 사용자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형성해 놓고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20) 야채 믹스 먹는 사람 힘도 좋다
야채 믹스 먹는 사람 매력도 만점
야채 믹스 먹는 사람 일도 잘 한다
야채 믹스 먹는 사람 인기도 좋다 (야채 믹스, 잡지 연재 광고)
또 다음의 광고는 젊은이들을 주요 수신자로 삼고 있는 한 청바지 회사의 광고이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젊음만이 가질 수 있는 기성의 것에 대한 반발과 상식에 대한 도전을 자극함으로써 그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욕구를 들추어 내고, 그것을 행동으로 만끽할 수 있는 하나의 상징적인 존재로서 상품을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마치 광고의 상품을 사서 입는 것은 그런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임을 입증하는 것과도 같음이 느껴지도록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21) 그래, 지구를 한번 들어보는거야!
젊음, 그 생각의 자유로움 - 뱅뱅 (뱅뱅)
3-1-2-2. 상표 이미지 중심형
이것은 브랜드의 개성을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중심으로 소구하는 유형의 광고를 말한다. 다음의 예를 보자.
(22) 소중한 아내처럼
커피엔 언제나 프리마
아내는 여자보다 아름답다. (동서 식품)
위의 광고는 상표 이미지 광고의 대표적인 예로, 아내의 이미지를 통해 제품을 소구하고 있다. 늘 곁에 있기에 쉽게 잊혀진 채 지내기 쉬운 존재가 아내이지만 그 존재를 상실하고 나면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새삼 깨달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 아내의 존재처럼 커피와 함께라면 언제나 소중하게 곁에 있어야 할 프리마로 이미지를 구체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 같은 회사 제품 중에서도 고급한 정도에 따라 다양한 레벨이 존재하게 되는 데, 제품에 귀족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광고로서 다음의 예를 들 수가 있다.
(23) 다시 확인한
커피의 명작, 맥심 (동서 식품)
또 다음의 예를 보도록 하자.
(24) 고향의 여름엔 소리가 있다. 맛이 있다
"그래 이 맛이야"
고향의 맛 다시다 (제일 제당)
(23)의 광고는 1985년부터 지속적으로 '맛'이라는 요소를 축으로 우리의 전통 속에서 그 소재를 찾아온 '고향의 맛' 시리즈로 한국적인 광고라고 선호되어 온 것이다. 다시다를 토속적인 생활 속의 우리 고유의 맛으로 위치시킴으로써 그 맛은 어머니의 손 맛이며, 다시다가 내는 맛은 곧 고향의 맛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고 있다.
요즈음의 많은 광고가 소위 '미시족'이라고도 일컬어 지는 신세대 여성들을 소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 요즈음의 젊은 여성들은 결혼과 함께 가정에 매여 지냈던 전통적인 여성상과는 달리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려도 자신의 세계를 포기하지 않고 개성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삶을 영위해 가고자 하는 사고와 경향을 가지고 있다. 많은 역할들 속에 자신만의 세계나 꿈, 개성을 잃고 살아가기 쉬운 일상의 세계는 평화롭고 소박한 행복들을 안겨 주기도 하지만 잊혀졌던 자아가 고개를 드는 어느 순간 허탈해지고 공허해질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더우기 전통 적인 사고 방식과 생활 방식 속에서 헌신적으로 인생을 다 소모해야 했던 전통적인 여인들의 삶에 대한 연민과 회의를 갖고 있는 요즈음의 젊은 여자들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전적으로 자신의 개성껏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혹적인 이야기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광고의 경향을 갖는 것 중 하나로, 백 퍼센트의 나를 이루어 갈 수 있도록 해주는 하나의 스타일로서 이 상품의 패션을 제안하고 있는 다음과 같은 광고를 들 수 있다.
(25) 백 퍼센트 - 나
크로와제 (신원 에벤에셀)
또 다음의 광고는 자본 주의의 확장 속에서 전통 문화의 생활 양식이 상품 문화에 의해 많이 침식되고 그 가치나 규범이 변화해, 기존의 전통적인 성 역할이 동등하고 비구분적인 것으로 점차 이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를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드러내고 있는 광고라고 비판되기도 했던 27) 것으로, 중년 부부의 변하지 않는 애틋한 고전적 부부 관계를 감동을 자아내는 상징물인 세탁기를 통해 표상해 내고 있는 광고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세탁기는 부부 사이의 사랑을 확인시켜 주는 매개체의 이미지를 획득하고 있다.
(26) 그리운 마음과 따뜻한 정을 이어 주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세탁기 - (삼성 히트 세탁기)
3-1-2-3. 사용 장면 중심형
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 가장 중점을 두는 것으로, 자연이나 아름다운 경관을 통한 이미지의 형성, 또는 어떤 특별한 사회적인 지위를 의미하는 상황에 상품을 접목시킴으로써 행해지는 이미지 부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앞서 살펴 보았던 (18)의 동서 식품 광고 역시 그 상품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을 하나의 이미지로 형상화해 놓고 있는 경우이다.
(27) 후두둑, 잎이 젖어 들기 시작하면
삼복 들녘은 단숨에 더위를 감춘다
끊어질 듯, 이어질 듯…
푸른 하늘, 푸른 들이 싱그럽게 다가온다. (롯데 칠성)
여름날의 후덥지근한 삼복 더위가 계속되다가 어느 순간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 하더니 갑자기 일제히 쏟아지는 소나기와 뽀얀 물안개로 식어 버린 대지의 열기, 그리고 비 갠 후에 청명하고 싱그러운 여름의 신록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 광고가 사이다의 이미지로 형성해 놓고자 했던 자연의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타는 갈증과 시원한 사이다. 그리고 그 상쾌하고 탁 트이는 후련함을 여름 날의 더위와 소나기, 그리고 비 갠 하늘과 산하에 비유해 놓고 있는 것이다.
다음의 광고 역시 같은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28) 어찌 강물만 푸르더냐.
아하, 내 맘도 쪽빛일세.
아침 햇살에 삶을 벗 삼고
맑은 호반에 영혼을 적신다 (현성 훼미리)
숨 가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에 안긴 채 피로의 묵은 먼지를 떨어 내고 상쾌한 아침을 위한 휴식, 경쾌한 내일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이미지 형성을 통해 상품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미지 형성 중심의 표현 방법에는 어떤 상품에 대해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거나, 상표에 특정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심어 가거나, 또는 그것을 사용하는 장면을 하나의 이미지로 제시하는 유형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3-2. 체재 선택에 따른 분석 - 서법과 시점을 중심으로
광고 문안을 작성할 때에는 가장 먼저 광고 문안의 목표 즉, 직접적으로 행동을 유발하기 위한 목표냐, 간접적으로 행동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표냐에 따라 그것에 적합한 광고 소구를 결정하게 된다. 정보를 중심적으로 제공하는 것과 행동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방법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지만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오랜 접촉과 이미지 속에서 점차로 태도를 변용시키는 이미지형 보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형이 보다 유사한 측면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렇게 광고 소구가 결정되고 나면 어떤 형식이나 체재로 문안을 작성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작용하는 변화의 도구가 1) 서법 선택과 2) 시점 선택이다. 과거에는 광고의 소구를 직설적으로 풀어 쓰는 방식을 많이 취했으나 점차로 다양한 서법의 활용을 통한 호기심 유발과 충격 요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일단 주의를 끌지 못하는 광고는 어떤 방식으로도 효과적인 설득을 이뤄 낼 수 없으며, 더우기 다양해지고 평준화된 시장 환경을 고려해 볼 때 당연한 현상이라 하겠다. 한편 시점에 있어서는 거의 광고주의 전지적 작가 시점 형식이 주종을 이루 고 있는데, 이는 광고가 갖는 성격상 광고주의 강한 의도는 숨기기 보다는 오히려 강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측면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먼저 서법 선택에 따른 표현의 유형들을 살펴 보도록 하겠다.
3-2-1. 서법 선택에 따른 표현 방법
광고 문장 중 많은 수가 평서법에 의존하고 있다. 진술(陳述 statement)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이러한 문장은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 중심의 광고에서 주로 사용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진술의 형식이 사실을 사실대로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문장으로 여겨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 중심의 광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광고에서 말하는 정보는 반드시 사실 그대로 만은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진술의 형식이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방식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 것처럼,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얼마든지 진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28) 따라서 진술의 형식은 하나의 표현 방식일 뿐 객관적인 사실이나 정보성의 정도와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다.
일상 언어 생활에서도 그렇지만 광고 언어에 있어서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진술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강한 인상을 주어 주의를 끌기 위해 다양한 서법이 광고의 표제문에 조차 사용되고 있는데, 이를 다음의 전통적인 서법 분류에 따라 차례로 살펴 보도록 하겠다.
① 진술형
② 의문형
③ 감탄형
④ 명령형
⑤ 청유형
3-2-1-1. 진술형
진술문은 일상 생활의 언어 사용에서는 가장 흔히 불 수 있는 형태로 광고언어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광고언어에서 진술이 주는 효과는 독자에게 사실을 사실대로 말했다고 믿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진술이 사실을 객관성있게 기술한 문장이라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음은 이미 언급하였다. 그리고 또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얼마든지 진술할 수 있으므로 현실과 부합되는 의미내용을 가진 문장형식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도 분명히 밝혀 두었다.
다음의 두 예를 보자.
(29) 편안한 구두를 만드는 에스콰이아의 노력이
드디어 위생 건강 구두를 탄생시켰습니다. (에스콰이아)
(30) 가장 많은 시선을 받는 사람이 그 날의 주인공이다.
제를라모 - (제를라모)
(29)의 문장은 비교적 객관적인 사실을 진술해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에스콰이아의 위생 건강 구두가 다른 제품과 어떤 차별성을 갖는지는 증명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30)의 문장은 현실에 부합되는 내용 같으나 반드시 그렇지 만은 않다. 즉 설득력이 있는, 그럴 듯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시선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것이 반드시 가장 긍정적인 의미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의 주목이나 인기 여부와는 별개로 그 모임의 핵심적인 목적이 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30)의 문장은 진술문이 항상 사실을 사실 그대로 말하는 형식이라고 단정할 수 없게 하는 한 예라 할 수 있다.
(31) 소중한 생명을 태우고 있기에
미쉐린은 최선을 다합니다. (미쉐린)
(32) 생선 한마리에도,
신세계가 보증을 서겠습니다. (신세계)
(33) 스타일 뿐만 아니라 가격과 품질도 맞춰드립니다. (벤첼로)
(31)과 (32), (33)의 문장은 광고주의 소비자에 대한 자세를 진술형으로 표현해 놓은 것이다. 이것은 현재로서는 확인이 되지 않지만 장차 그것의 객관적인 사실 여부를 검증해 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의미의 문장이다.
다음의 진술문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34) 기아가 만들고 세계가 함께 탑니다. (프라이드)
(34)는 함축적인 표현의 진술문이다. 즉, 세계 시장 속에서 성장하는 장래성 있는 기업이라는 기업 이미지와 세계 시장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제품 이미지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표현인 것이다.
이와 같이 진술형의 광고 문장은 그 사용 빈도의 빈번함 만큼이나 다양한 의미를 전달하는 형식이 되고 있다.
3-2-1-2. 의 문형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해 다양한 표현이 사용되고 있는데 표제문에서부터 의문형으로 처리하는 방식이 그 하나가 되고 있다.
의문형으로 처리된 것은 몇 가지로 구분되는데, 우선 1) 광고주가 묻고 광고주가 답하는 문답법의 형식이 있고, 2) 묻는 의미 내용과는 반대되는 답을 요구하는 형식 등이 있다.29)
먼저 다음의 예들을 보도록 하자.
(35) 아침마다 신발이 작아져 간다 ? (네프리스, 수도 약품)
(36) 빈혈 때문에 쇠 못 박은 사과를 먹는다 ?
1. 빈혈에 대한 인식 부족의 잠을 깹시다.
2. 철 결핍성 빈혈은 왜 생기고 또 빨리 치료해야 할까요 ?
3. 빈혈 치료, 식사만 잘하면 문제 없다 ?
4. 빈혈 치료, 왜 실패하기 쉬울까요 ? (훼로바, 부광 약품)
(37) "설마 우리 아이 몸 속에 기생충이 ?"
네, 그렇습니다. - 이하 생략 - (젠텔)
(38) 동치미 국물 한 숟갈도 시원하게 못드신다구요 ? (파로돈탁스)
(39) 천하 장사는 왜 힘이 셀까 ? (엘가딜, 대웅 제약)
(40) 「엑셀」이 베스트 셀러인 이유를 아세요 ?
국내 최저가인 415만원의 「엑셀」R을 비롯하여 합리적인 가격대에 더 크고 안전하며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현대 자동차)
위의 광고 문장들은 바로 광고주가 묻고 광고주가 답하는 문답형의 형식이 사용된 다양한 예들이다. 이런 문장들의 특징은 소비자가 해 볼 수 있는 질문들을 미리 던짐으로써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 후에 광고주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인 답변 내용을 보다 설득력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문장들도 그 종류가 다양해, (35)나 (36)처럼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모순된 내용이나 함축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37)-(40)처럼 사실 그대로를 소비자 대신 질문해 주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 있다.
또 다음의 예들은 앞의 의문형들과는 또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들이다.
(41) 우유값은 「건강유지비」-
건강마저 아껴야 할까요 ? (유가공 협회)
(42) 엔진 부담 때문에 '찜통차'를 몰고 계십니까 (금성 카 에어콘)
(43) 소중히 아껴온 것들 - 건강만큼 소중할까요 ? (토리잘, 한미 약품)
(41)-(43)의 문장들은 (34)-(40)의 형식과는 달리 묻는 내용의 반대되는 답을 요구하는 형식이다. 즉,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거나 불합리한 내용의 질문을 던짐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광고주의 의도와 일치하는, 묻는 내용과는 반대되는 답을 쉽게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형식인 것이다.
3-2-1-3. 감탄형
감탄문은 환정적 표출(喚情的 表出 emotive)의 대표적인 문장이다. 사람이 자기 마음 속에 있는 감정과 뜻을 나타내는 가장 직접적인 언어 형식이 바로 이 감탄문이다. 그러나 감탄문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든 문장이 직접적인 표출의 문장이라고는 볼 수 없다. 광고 문장의 경우에도 감탄문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은 많지만 광고 문장은 고도로 의도되고 조작된 언어로 마음 속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언어 형식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광고 언어에 사용되고 있는 감탄형의 표현들은 감탄의 형식이 갖는 강한 인상과 타인을 감화하는 힘을 이용하기 위하여 그 형식을 빌어온 것에 불과해 엄밀하게는 감탄형이라고 볼 수가 없다.
감탄문이 감화하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그 문장이 진정한 의미에서 강한 정의(情義)를 나타냈을 때이므로 모든 감탄의 형식이 그런 감화력을 끼친다고 생각해 무분별하고 빈번하게 사용할 때에는 오히려 거부감을 주는 역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다음의 문장들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44) 50만 원대의 혁신적인 가격에 2화면 동시 시청 VTR 탄생 ! (금성)
(45) 한국 요리라면 못하는 게 없다.
모델이 가장 많다 ! 용량도 다양하다 ! (삼성 전자 렌지)
(46) 오랜 세월 쌓아온 우정 베리나인 골드 ! (베리 나인 골드)
3-2-1-4. 명령형
명령형을 표제로 달고 있는 광고 문장은 많지 않다. 명령이나 단정적 어투가 주는 거부감을 고려하기 때문인데, 때에 따라서는 그런 파격이 오히려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47) 캘리포니아 건포도로 요리에 요술을 걸어 보세요. (캘리포니아 건포도)
(48) "태양이 뜨거울 땐 모자를 쓰세요, 새샘 모자를 쓰세요." (새샘 모자)
(49) 아이들이 물을 달라면 우유를 주세요.
우유처럼 이상적인 영양 음료는 없습니다. (한국 유가공 협회)
(47)-(49)의 문장들은 광고주의 주장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명령형들이다. 이에 반해 다음의 (50)은 똑같은 명령형의 문장이지만 광고주의 주장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기 보다는 함축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광고주가 직접 전라로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 광고는 입지 않는 옷을 보내 주면 모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내 유용하게 사용하겠다는 것으로 충격적인 비주얼과 카피로 시선을 끌었던 광고이다.
(50) 제 옷을 돌려 주세요.
여러분의 옷장을 비우세요. (베네통)
3-2-1-5. 청유형
청유형은 명령형과 함께 광고주의 주장을 직설적이고 단정적으로 노출시켜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다지 선호되고 있지 않은 형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명령형에 비해 청유형은 상대방에게 특정한 정의(情義)를 환기시키는데 있어서 화자 자신도 함께임을 주지시켜 그 거부감을 완하하려는 특징을 갖는다. 그러므로 청유문은 명령문에 비해 광고 문장으로서 더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의외로 청유형으로 이루어진 광고 문장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51) 때로는 신혼 기분으로 - "젊게 삽시다." (그랑페롤, 유한 양행)
(52) 위장병쯤은 탁 털어 버립시다. (탈시드)
(53) 겔포스로 위장병을 잡읍시다. (보령 제약)
(51)-(52)는 청유형의 형식이긴 하지만 그랑페롤이나 탈시드를 이용하자는 보다 접적인 표현에서는 한발 물러선 것이지만 그랑페롤을 먹으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던가, 탈시드를 복용하면 위장병이 나을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53)에서처럼 광고주의 의도가 직접적으로 드러난 것보다는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될 요소만을 부각시킴으로써 더 완곡하고 부드러운 표현이 되고 있다.
3-2-2. 시점 선택에 따른 표현
광고 언어는 그 특성상 광고주의 강한 설득 의도가 표면적으로든 잠재적으로든 내포되어 있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광고주의 전지적 작가 시점 형식이 가장 보편적인 유형이 되고 있다. 광고주의 전지적 작가 시점 형식이라 함은 제품, 또는 제품 - 모델로 구성되어 광고주의 의도를 설명하고 권유하는 형식을 말한다. 즉 모델을 통한 해설이나 권유의 형식이 대부분의 광고에서 발견되는데 이것은 모델이라는 인물 설정을 통해 광고주의 의도를 연출한 뿐만 아니라 해설까지 겯들이는 것으로 소설의 전지적 작가 시점과 통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모델 없이 제품의 제시만으로 광고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 역시 광고주의 전지적인 설명의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방식은 거의 대부분의 광고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시점의 변용을 통한 광고 언어의 다양화는 별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최근에 들어 여러 모델들이 차례로 등장해 경험담을 소개하거나 인터뷰의 형식을 취해 단지 이 장면들을 모아 놓은 광고도 눈에 띄는데 이것을 제3자의 증언 형식이라고 유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광고주가 직접 광고에 출연하는 경우도 시점의 변화로 주목해 볼 만하다. 이는 광고에서의 서술자는 곧 광고주 자신임을 감안할 때1인칭 서술 형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각 유형의 특징을 살펴 보도록 하겠다.
① 전지적 작가 시점형
② 제3자의 중언형
③ 1인칭 서술형
3-2-2-1. 전지적 작가 시점형
전지적 작가 시점형이란 제품, 또는 제품 + 모델의 구성 속에서 광고주가 광고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판단이나 입장을 해선하는 유형의 광고를 말하는데 대부분의 광고 문장이 이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의 광고를 보자.
(54) "성깔있는 두부"
따끈한 50°C에서 나오자마자 갑자기 3°C로 - 급냉 풀무원 두부의 위생 관념은 철저합니다. (풀무원 두부)
(14)의 광고 문장은 제품의 제시만으로 구성된 광고에서, 그 제품의 특성과 특장점을 전지적 입장에서 기술한 것이다. 앞서 기술한 바 있는 '고향의 맛 - 다시다'의 시리즈 광고 역시 다시다의 맛에 대한 광고주의 해설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광고로서 전지적 시점의 형식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전지적 시점의 형식은 무수히 많은 광고 언어 자료에서 발견되는데 다음의 칠성 사이다 광고 역시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55) 칠성 사이다 40년.
그 때도 맑고 깨끗했습니다.
지금도 맑고 깨끗합니다. (칠성 사이다)
3-2-2-2. 제3자의 증언형
요즈음 많이 사용되고 있는 형식 중에 불특정 시민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로 광고를 구성하는 방식이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 형식과 한 두 명의 모델을 통한 증언의 방식이 그것인데, 이는 광고주가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진술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위의 전지적 작가 시점형과는 구분되는 제3자의 증언형이라고 분류해 볼 수 있다.
(56) 뭐랄까, 참 부드럽고 이걸 살고 나면 과장해서 한 10년 쫌 젊어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도브)
이것은 한 비누 회사의 광고로, 이 비누의 광고는 주로 사용 경험이 있는 주부 들을 모델로 내세워 그들의 증언을 통해 그 제품의 효용성을 주장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별한 설명 없이 모델에 따라 인터뷰한 내용을 시리즈로 구성하고 있는, 제3자 증언형 광고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또 다음의 광고를 보자.
(57) "때로 의견 차이로 다투기도 하지만 대우 공작 기계의 성능에 있어서만은 삼부자가 만장 일치죠."
(대우)
한 중소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삼부자의 증언의 형식이다. 이런 제3자 증언을 통해 광고 내용과 제품 효용성의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는 모든 광고의 표현은 광고주의 강한 의도와 치밀한 계산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기술의 형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3-2-2-3. 1인칭 서술형
1인칭 서술형은 광고주가 직접 광고의 전면에 나서서 제품을 설명하고 그것의 구매를 촉구하는 유형의 광고로 광고에 진지함과 신뢰성을 주고 제품에 대한 정보 제공의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광고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최근 들어 선호되고 있는 형식이다. 또한 이 형식은 제품에 대한 정보와 신뢰성이 중요시 되는 전자 제품이나 기술, 과학 분야에서 더 많이 선호되고 있다. 다음의 예를 통해서 그 특징 을 다시 살펴 보도록 하겠다.
(58) 고장이 날 수 있는 외부의 모든 장치를 저희 귀뚜라미가 고장이 없게 직접 만들어서 보일러 속에 다 넣었습니다. (귀뚜라미 보일러)
(58)의 귀뚜라미 보일러 광고는 광고주인 사장이 직접 출연해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주로 기존의 보일러들의 단점과 그것을 어떻게 보완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가스 폭발이나 가스 중독 사고가 잦은 요즈음의 현실을 상기해 볼 때 가스 보일러를 사용하기가 불안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적절히 이용한 광고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광고주가 직접 출연해 특별한 장치 없이 제품의 기능과 성능 상의 정보를 제공하는 1인칭 서술형의 형식을 취함으로써 신뢰감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음의 광고도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59) 탱크 주의가 바로 핵심 기술입니다. (대우 전자)
(59)의 대우 전자 광고 역시 광고주의 직접 출연으로 성공을 거둔 광고 중 하나이다. 광고주가 회사의 모토라고 할 수 있는 '탱크주의'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것이나, 소비자들을 만나며 그들과 제품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전개된 형식 모두 1인칭 서술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이 1인칭 서술형의 광고 표현은 그다지 보편화되어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전자 제품과 같이 제품 자체의 품질이 중요한 구매 동기가 되는 상품의 광고에서 신뢰감과 정보성을 준다는 점으로 인해 선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3-3. 수사법에 따른 분석
광고의 소구를 결정하고 그것에 가장 적절한 체재를 선택하고 나면 효과적인 수사(修辭)의 선택으로 광고 문안을 완성하게 된다. 가장 마지막 단계이지만 소비자들의 주의를 얼마나 환기시킬 수 있는지가 여기에서 결정되는 만큼 수사법의 효과적인 선택은 중요한 비중을 갖는다. 광고 언어에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수사법 들은 1) 비유적 표현 방법과 2) 반복적 표현 방법, 그리고 3) 함축적 표현 방법으로 유형화해 볼 수 있는데 그 각각의 표현들에 대해 구체적인 광고 언어 자료를 통해 살펴 보도록 하겠다.
3-3-1. 비유적 표현 방법
비유적 표현 방법은 표현하려는 사물을 다른 사물에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그 자체의 성질, 모양 등을 뚜렷하고 선명하게 하여, 공감의 폭을 넓히고 쉽게 이해시키기 위한 기법이다. 광고의 표현에서 광고주의 설득 의도를 직설적으로 드러낼 경우에는 광고가 전달할 수 있는 의미가 너무 사실적인 것으로 제한되어서 소비자들에 대한 설득력이 오히려 약해질 수가 있다. 더우기 점점 제품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의 차별성이 줄어 들어 사실적인 정보의 전달보다는 그 제품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꿈과 이미지라는 환상을 전달해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광고 언어에 있어서 수사적인 표현 양식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갖는다고 할 수 있겠다. 광고 언어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비유적인 표현 방법으로는, 직유와 은유, 활유, 의인 등이 있다.
3-3-1-1. 직유
직유는 'A는 B와 같다'의 형식으로, A의 사물을 나타내기 위하여 B사물의 비슷한 속성을 직접 끌어 내어 견주는 방법인데, 광고에서는 기존의 이미 잘 알려진 것에 편승해 제품의 특성을 설득시키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음의 광고를 살펴 보자.
(60) 와인 같은 사람들
삶의 깊은 멋과 향기가 넘치는
격조 높은 쇼핑 공간 - 「더 신한」- (더 신한)
격조 높은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와인'이 갖는 부드럽고 향기로운 이미지에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다. 쇼핑 공간으로서의 품격을 부각시키기 위해, '와인'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이용하는 직유의 방법이 사용된 표현이다.
(61) 갓 피어난 잎새처럼 싱그러운 호흡, 미네르바 그린. (럭키)
(62) 호수 나라 女子
"오염 없는 피부, 이슬 같아요"
유해 산소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순한 자연성 화장품
아모레 미로 에버그린. (아모레 미로)
(63) 좋은 집은 좋은 옷과 같습니다. (청구)
(61)의 광고는 '미네르바 그린'이라는 브랜드명에 걸맞게 자연 풍의 싱싱하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싱그러운 그린의, 갓 피어난 잎새를 사용했다. (62) 역시 피부 노화의 주원인인 유해 산소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는 제품의 기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맑고 투명한 이슬의 이미지와 결부시키고 있다. 또 (63)의 광고에서도 '좋은 옷'하면 떠오르는 실용성과 편안함, 세련된 고급스러움과 합리적인 가격 등의 이미지를 상품과 연결시키고 있다. 좋은 옷이 몸에 맞는 것과 같이 정말 좋은 집이라면 원하는 생활에 꼭 어울릴 것이기 때문이다.
3-3-1-2. 은유
은유는 'A는 바로 B다'의 형식으로, 표현 속에 비유를 숨기는 기법인데, 원관념과 보조 관념이 비교형의 연결어 없이 결합되어 공통의 특성을 지닌 의미로 전이하는 현상이다. 이것에는 'A-B'의 형식으로 원관념과 보조 관념이 동일체로 표현되는 것과, 'A의 B'처럼 원관념이 보조 관념을 꾸미듯 연결되는 것이 있고, 또 '?-B'의 경우처럼 원관념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있다. 다음의 예를 보자.
(64) 가구는 여자예요. (보르네오 가구)
(65) 세계는 한 권의 책
배움의 길에 대한 항공이 함께 합니다 (대한 항공)
은유는 이미지 소구에 적합한 비유법이다. 보르네오 가구의 경우, 가구의 딱딱한 실용적 이미지를 감성적인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남자에 비해 섬세한 감각을 소유한 여자에 비유하고 있다. 대한 항공의 광고에서는 '세계'를 '한 권의 책'으로 비유하고 있다. 책이 간접 경험의 배움터라면 세계는 새로운 체험들로 무궁무진하게 채워져 있는 배움의 장이라 할 수 있다. 여행을 하면 여행을 한 길이만큼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는 말도 있듯이 여행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대한 항공의 광고는 그 배움의 길을 함께 하는 수단과 의미로 스스로를 자리 매김함으로써 광고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3-3-1-3. 활유
무생물체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법으로 친근감을 주는 데 적절하다. 특히 실생활과 유리된 제품일수록 효과가 증대되며 소비자로 하여금 동질감과 소속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음의 광고 문장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66) 음식이 숨을 쉰다, 맛이 살아난다, 원적외선. (금성 싱싱 냉장고)
음식은 무생물체로 살아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음식의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비유되고 있다. 살아있다고 말해질 수 있는 정도라면 그 음식의 신선함은 최고의 상태일 것이고, 그렇게 신선함을 유지시킬 수 있는 냉장고라면 최고의 상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음의 광고를 보자.
(67) "한글과 컴퓨터는 잠들지 않습니다." (한글과 컴퓨터)
한글과 컴퓨터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로 늘 깨어있는 자세를 강조함으로써 회사에 대한 신뢰감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3-3-1-4. 의인
사물의 동태나 추상적 관념을 사람의 동작처럼 나타내는 기법으로, 활유와 구분하여 특히 사물의 인격화를 가리킨다. 의인의 방법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친숙도를 높게 하는 효과로 인해 광고 문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또한 의인의 방법이 광고에 많이 사용되는 것은 아무런 생각이나 느낌도 없는 사물로 남아 있을 때보다 인격체로 탈바꿈되었을 때 제품에 대한 효과적인 형상화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음의 광고 문장들은 의인법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68) 그의 강한 심장을 느낀다. -'93년형 르망
엑셀레이터를 밟는 순간,
언덕길을 오르는 순간,
더 강해진 르망을 느낀다.
「르망」 자신도 놀랐습니다.
우리는 사랑을 만들고
르망은 행복을 만듭니다. (르망, 대우 자동차)
(69) 엑셀. 언제나 너와 함께 가고 싶어 !
그가 사랑을 이야기할 때 멋진 인생의 출발을 예감했었다.
그가 행복을 이야기할 때 생활의 아름다운 의미를 발견했었다.
접었던 마음을 펼치고 우리 만난 날. 조용히 우리 곁에 서 있던 「엑셀」
너로 인해 우리 사랑이 더욱 빛난다.
언제나 너와 함께 가고 싶다. (현대 자동차)
(70) 생일을 맞을 정도로 오래된 케익은
구입하지 마십시오. (외국 광고)
(71) 화이트 쵸코렛과의 데이트. 쿠크다스 - (쿠크다스)
(72) 우루사도 바캉스를 갑니다.
피서 가는 곳에 피로가 따라 갑니다. (대웅 제약)
(68)은 복잡하고 어려운 자동차 엔진을 남자의 심장으로 의인화해서 소구하고 있다. 복잡한 시스템이 차가운 논리가 아닌 감정의 상징이기도 한 인간의 심장으로 의인화되어 쉽게 이해되도록 하며 친근감과 신뢰감을 주고 있다. 또 (70)의 '생일을 맞을 정도로 오래된 케익은 구입하지 마십시오'는, 신선하고 촉촉한 케익만을 판매한다는 의미 전달을 위해 생일을 도입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카피이다.
3-3-2. 반복적 표현 방법
모든 수사법이 뜻을 강조하거나 이미지를 뚜렷하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반복법은 특별히 같은 내용의 반복적인 제시를 통해 표현 내용을 보다 강렬하게 드러내는 방법으로 광고 언어에 많이 사용되는 표현 기법이다.
광고의 메시지 제시 방법으로서의 반복형과 그것이 가져오는 효과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많이 이루어져 왔다. 예컨대 어떤 상품에 관한 광고 내용을 계속 반복해서 소비자들에게 들려 주거나 보여 주는 것은 과연 효과가 있는지, 만약 효과가 있다면 몇 번이나 반복해 제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등이 그것이다. 곧 광고 내용의 반복적 제시에 관한 문제로 수신자들에게 어떤 내용을 계속 반복해 제시해 주면 수신자들이 그 내용을 선호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그 내용의 주장도 잘 받아 들이게 된다는 것이 그간의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일반적인 가정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면 어떤 사물이나 메시지에 대한 반복적 노출과 그에 대한 수신자들의 평가적 태도 간에는 관계가 있지만 그 관계는 그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즉, 내용에 대할 수신자의 노출 빈도가 낮을 때에는 물론 그 내용에 대한 호의적 태도도 낮지만, 그 노출 빈도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비례 관계를 보이지만 어느 수준을 넘게 되면 오히려 수신자들의 호의적 태도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메시지의 반복적 제시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적정의 노출 수준을 밝혀 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뚜렷한 결론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30)
이와 같이 반복과 그 효과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광고 언어 현실을 살펴 보면 반복의 표현이 상당히 선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은 그 예에 해당하는 광고 언어들이다.
(73) 칠성 사이다가 있었습니다.
칠성 사이다가 있습니다. (롯데 칠성)
(74) 하얀 거울, 하얀 솔박타. (보령 제약)
(75) 그 치아가 눈부시다. 그 미소가 눈부시다. (에피 스마일)
(76) 부드러운 사람, 부드러운 커피. (동서 식품)
(77) 매트 매트 홈매트- (동화 약품)
(73)은 시제만을 바꾸어서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고, (74)는 '하얀'의 반복을 통해 깨끗한 이미지를, (75)은 '눈부시다'의 반복을 통해 밝고 자신감 있는 이미지를, (76)은 부드러운 제품의 속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77)의 경우는 상표명인 어휘의 단순한 반복으로 상표명의 기억을 돕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3-3-3. 함축적 표현 방법
함축적 표현은 표면적인 의미만으로는 비약이나 모순, 역설 등으로 정확한 의미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그 이면의 생략 과정을 추론해 봄으로써 광고주의 구체적인 설득 의도를 발견할 수 있는 유형의 광고 표현을 말한다. 우선 다음의 예를 보도록 하자.
(78) 차고 부드러운
'이화' 한 잔에 잊혀진 친구가 돌아 옵니다. (이화)
이 광고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서, '이화 한 잔'과 '잊혀진 친구'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이화'의 의미를 잊혀진 친구와 연결시킨 광고주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흔히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바쁜 일상 생활의 와중에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던 옛 친구를 만나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렵게 시간을 내어 옛친구와 마주 앉아 한 잔의 술을 기울이며 살아가는 얘기들을 나누노라면 잊혀질 것 같았던 친구였지만 늘 함께 해 온 믿음직하고 가까운 이웃처럼 훈훈한 우정이 되살아 나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그런 여유를 가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은근한 설득과 함께, 광고주는 '이화'의 의미를 잊혀진 친구와의 우정으로 설정해 놓고 있는 것이다. '이화' 한 잔에 잊혀진 친구가 돌아온다는 표현은 기존의 사회 문화에 대한 이해와 함께 추론을 할 때 그 의미가 더 실감나고 정확하게 전달되는 함축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음의 표현을 보자.
(79) 「롤스로이스」는 타실 수 없지만,
「파올로구찌」는 입으실 수 있습니다. (파올로구찌)
흔히 「롤스로이스」는 최고의 부와 명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누구나의 바람일 수도 있다. 최고의 부와 명성을 누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광고로, 최고의 것으로서의 상징인 롤스로이스를 내세워 차 중에서 롤스로이스가 최고인 것처럼 옷 중에서는 파올로구찌가 최고임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함축적인 광고 표현으로서 다음의 문장도 주목해 볼 수 있다.
(80) 우리는 사랑을 만들고 르망은 행복을 만듭니다. (대우)
자동차는 생활의 활동 범위를 확장시켜 주는 중요할 수단이다. 누군가가 자동차를 이용해 주말 드라이브를 떠나거나 야외로 나가 즐거운 시간을 갖는 한 가족의 모습을 제시한다면 이는 분명히 행복한 생활에 대한 느낌을 주는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변화는 사실 자동차 한 대를 새로 구입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변화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주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점으로 바로 이런 모습들을 연상하길 원했고 그것은 곧 제품 그 자체가 행복의 창조자가 되는 것처럼 표현하는 함축을 사용하게 했던 것이다.
이와 같이 함축적 표현은 수신자의 수준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할 수 있으며 강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광고 언어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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