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유통경로시스템의 최근의 움직임들과 관점의 전환
제1절 유통경로시스템의 최근의 움직임들
유통경로시스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통산업은 흔히 環境適應業으로 불리우고 있다. 즉, 생산수단의 변화, 생활니드의 변화, 사회구조의 변화, 혹은 마아케팅/정보 기술혁신등 여러 요인이 혁신과 혁신자의 출현을 촉진하였고, 이러한 유통혁신들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효용을 가져다줌과 동시에 혁신자에게 혁신에 따른 이윤을 가져다주어 유통기구와 유통산업, 유통경로시스템의 변화를 초래하여 왔다.(小山,1986,p.32) 소매업태(Type of Store, Store Concept)의 변혁으로서의 백화점, 수퍼마켓, 편의점, 그리고 업태상의 혁신으로서의 Voluntary Chain, Franchise Chain의 전개가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최근 국 내외에서 유통경로시스템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에 경험하였던 그 어떤 것들보다도 더 폭 넓고 깊은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의 유통산업, 유통구조와 유통경로시스템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놓을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의 유통경로시스템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은 어디인가는 바로 이러한 변화의 내용들이 시사해주고 있다.
본 논문에서도 최근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의 사례를 ①유통경로 구성조직(마아케팅기관) 개별수준 ②유통경로 구성조직간의 관계수준 ③ 유통경로시스템 전체수준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살펴봄으로서 유통경로시스템의 설계 평가모형 구축의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
1. 유통경로시스템 구성조직(마아케팅 기관)의 개별적 수준에서의 변화
유통업태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소매차륜설(Wheel of Retailing), 진공지대설(Vacuum Zone Theory), 소매아코디언설(Retail Accordion Hypothsis), 변증법 가설(Dialectic Hypothesis), 적응행동설(Adaptive Behavior/Natural Selection Hypothesis), 소매수명주기설(Retail Life Cycle)등 다양한 가설들이 존재하여 왔다. 그러나, 소비구조의 다극화가 진전됨에 따라, 유통업태도 위의 어느 한 가설로만 단순히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이고 동시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 주요 경향의 하나는 바로 유통업태의 복합화이며, 다른 하나는 유통업태의 전문화이다.
1) 유통업태의 복합화
종래에 업종별로 존재하던 소매점 형태가 우리나라에서도 점차로 사라져 가고 있다. 쌀집에서 쌀, 시계점에서 시계, 양장점에는 옷만을 구입하는 業種店의 시대에서 점차 벗어나 고객의 효익(Benefit)을 중심으로 구성된 業態店의 시대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식품뿐만 아니라 웬만한 가정용품까지 갖춘 대형수퍼들의 성장, 24시간영업의 편의점의 등장, 의류매장/구두매장의 Total Coordination화, 가구나 실내장식점포의 Total Interior System화등 이제는 고객이 특정상황에서 충족시키고자 하는 욕구에 대응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총체를 묶어서 함께 제공하려는 형태의 업태들이 증가하고 있다.
나아가서 고객들은 소매점에서 상품구매뿐만 아니라 각종 서비스, 정보획득, 오락과 레져등 다양한 활동을 추구하고 있다. 백화점이 신혼관련 서비스나 주택관련 서비스를 제공한 지는 이미 오래이며, 편의점의 각종 사무/금융/정보서비스제공이 확대되고 있다. 또, 국내의 롯데월드나 1992년 8월에 개업한 미국최대규모의 옥내쇼핑센터 Mall of America의 예에서 보듯이 백화점/쇼핑센터등의 상업기능,테마파크등의 오락기능,기타 생활기능등이 복합된 대형점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바로 유통업태폭의 확대, 복합화, 횡단화 경향을 가속화 시키고 있으며, 뒤에서 언급될 산업간의 벽을 허무는 業際化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2) 유통업태의 전문화 : 구매코스트최소형 업태의 성장
최종 소비자들의 소비경험의 축적, 구매행동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제조업체간의 제품/서비스수준 균등화등은 고객이 추구하는 특정 효익(Benefit)에 특화한 업태들을 성장하게 하고 있다. 특히 고객의 구매코스트(제품가격뿐만아니라 구매에 소요되는 시간이나 노력까지도 포함)를 최소화하는 업태들이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제품에 대한 지식의 증가로 구매행동(쇼핑)을 과거와 같이 즐거움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필수적인 日課로서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른 현상이라고 할수 있다. 이에 따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가장 빠른 시간내에,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수 있도록 하는 업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Everyday Low Price 전략을 추구하여 성공하고 있는 Category Killer, Power Retailer, Super Specialist등은 한 업종/분야만을 철저하게 파고 들어가 완벽한 제품구색 또는 철저한 가격할인으로 고객을 사로잡는 대표적인 예이다. 각 업종에서 압도적인 상품구성과 EDLP에 의거해 이 가게에 없으면 다른 가게에도 없고, 여기보다도 싸게 파는 데는 없다 는 점을 소구함으로서 시간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로부터 압도적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를 최소화하여, 가장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일본의 소형PC 전문판매점 `스텝'(ステップ)이라든지, 고객이 점포내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구매를 끝낼수 있도록하는 데에만 중점을 두고 각종 부대시설,장식,판매원등을 최소화한 조립가구 수퍼체인 IKEA, PC의 CompuUSA, 완구의 Toys'Я'Us등도 여기에 속하는 성장하는 업태들이다.
2. 유통경로구성조직간 관계의 변화
1) 제조업체-유통업체간 관계의 변화 : 상호 협력과 동맹관계
대규모 소매업체들의 성장으로 유통경로에서의 제조업체의 일방적 지배가 점차 막을 내리고 유통업체들이 경로주도권을 빼앗고 있는가운데, 結合利益을 겨냥한 상호협력관계/동맹관계의 형성이 나타나고 있다.
和田(1989,pp.17-19)는 제조업체주도형 유통경로가 위기를 맞게 되는 상황에서 제조업체가 취할수 있는 전략으로서 ①대규모소매업체의 구매력에 대응하기위한 대항유통경로의 개발 ②상품개발력과 가격경쟁력의 강화 ③소비자테이터베이스와 해석시스템의 확립 ④소매점지원프로그램의 개발 ⑤소비자충성도의 강화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단기적 처방에 그친다는 인상이다. 제조업체간 경쟁으로 제품품질수준이 비슷한 단계에 있다면 상표충성도구축에 한계가 있고, 상표선택이 유통취급율(Coverage)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또, 상품개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보다는 소비자욕구에 근거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소비자 정보가 필요한데, 이는 보다 소비현장에 가까운 소매점들이 더욱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과거에는 제품기능정보(기술Base)가 더 중요하였으나, 이제는 판매정보(수요Base) 나아가서는 소비자의 잠재욕구정보를 누가 획득하는 가가 더 중요해졌으며, 이에 따라 소매업체들의 우위가 두드러지게 되는 것이다. 또 기존 중소소매점, 계열점들의 강화/지원이라는 수단도 소비자들이 대형유통업체들을 선호한다면 결국 이들의 유통경로내의 지위는 축소될수 밖에 없어 한계가 있다.
국내 가전업계의 경우 최근 상표중심의 구매에서 제품비교구매로 소비자 구매유형이 바뀌고, 유통시장개방이 이루어지면서, 대리점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게 되자 국내 가전 업체들이 대리점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즉, 지역특성에 맞는 판촉, 밀어내기자제 및 판매계획에의 대리점 참여, 판촉비대폭지원, Corporate Identity Program추진등 대리점의 체질개선/강화에 나서고 있어, 제조업체-대리점관계가 수직관계가 아닌 악어와 악어새의 상호보완관계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시장의 움직임은 결국 향후 가전유통의 중심이 양판점 형태의 업태가 된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전업체가 양판점을 지원하기 위해 또는 이를 견제하기 위해 자체판매회사를 설립운영할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기존의 계열대리점과의 관계는 더 큰 갈등발생의 원인이 될 것이다.
즉, 이러한 계열화는 한편으로는 제품구색폭의 한계 및 가격경쟁력의 열세에 기인한 계열점의 입지위축이라는 문제점, 다른 한편으로는 자원의 고정화, 관계의 고정화에 따른 새로운 유통형태에의 유연한 대응을 제한한다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가전업계의 유통형태가 다양화되어 양판점 및 할인점(Discount Store)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계열점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그 판매비중이 급격히 하락하였는데, 이에 대해 松下電器는 그동안 성장의 지주가 되어온 27,000여 계열점을 선별강화하고 정리하는 데 많은 자원을 투하할수 밖에 없어 새로운 유통형태에 대한 대응이 늦어졌다.
국내 가전업계의 경우 기존의 계열점관계의 강화가 현재로서는 최선의 전략일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계열점이 양판점등 다른 업태의 가전소매점포에 비해 갖는 열세가 점차 부각되리라 예상되어,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가전양판점이 소매시장을 주도하게 되는 경우 유통에 대한 제조업체의 통제력은 제한될수 밖에 없다. 양판점이 가전3사의 공동으로 설립된 것이라 할지라도 예전 계열점에 대해 행사하였던 통제력 수준은 이제 획득하기 힘들 것이다.
이제 고객이 요구하는 만족도 수준은 과거와는 차원을 달리하고 있다. 제조업체만의 노력, 유통업자만의 노력으로는 부응해 갈수 없다. 생산우위 시대의 발상 또는 생산/공급의 논리에 입각한 上流지배/上流주도형의 획일적 유통경로정책이 통하는 시대는 더 이상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경로주도권을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라는 유통혁명론의 세계도 아니다. 또, 도매상 有用論/無用論이라는 단순한 논리도 아니다. 제조-유통-판매가 어떠한 입장에서, 어떻게 팀을 짜서, 최종시장에 있어서의 가치를 높여가는 가라는 전체 시스템적인 입장에서 協業(Co-Working)과 파트너쉽이 추구되는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2) 도매업체·소매업체간의 수평적 협력과 공생관계 증대
그동안 동일한 상권을 두고 경쟁관계에 있었던 도매업체, 소매업체들이 유통시장개방, 대규모소매점 성장등에 대응하기 위해 상호협력하고 공동으로 여러 유통활동들을 계획/수행하고 있다. 주로 대기업의 계열에 속하지 않은 독립 소규모/영세 유통업체들이 생존과 성장을 위한 자구책으로서 추진하고 있으며, 공동구매 및 물류합리화, 노우하우공유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는 Voluntary Chain의 연장선에서 이해될수있다. Voluntary Chain(Voluntary and Cooperative Groups)의 기능은 단순한 구매력집중으로부터 광고나 출점, 교육훈련, 자금조달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협업화로 확대되어 나가고 있으나, 서로 다른 지역의 동일업종간의 협력형태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같은 지역내 또는 같은 거래처를 가진 경쟁관계의 유통업자들간, 나아가서 서로 다른 업종의 유통업자들간의 협력관계도 강화되고 있다.
도매업간의 제휴에 의한 공동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는 우선 공동화에 의한 규모의 경제확대에 의한 비용절감을 추구함으로서 경쟁우위를 획득하고자하는 의도와, 대규모소매업들이 요구하고 있는 소량다빈도납품을 충족시키기위한 노력이 있다. 대형소매업/조직화된 소매업의 경우 POS의 도입증가로 점두재고가 정확히 파악되게 되었으며, 최소한의 재고유지를 위해 도매업/제조업체들에게 소량다빈도납품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등과 같이 다빈도 소량로트의 매장이 증가하면 소량다빈도 납품기능의 필요성이 더더구나 높아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도매업의 물류코스트상승을 초래한다. 요청되는 물류기능을 수행하면서, 물류코스트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도매업간의 공동물류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에는 동일지역내의 이업종도매업간 또는 동업종도매업간의 공동화, 나아가서는 보다 넓은 지역간의 공동화를 포함하고 있다. 그 형태로는 일괄수주를 위한 각종 시스템들, 즉 공동배송센터, 窓口도매상제, 스위칭센터의 설립등이 나타나고 있다.
3. 유통경로시스템 전체수준에서의 변화
1) 생산과 유통,소비의 융합화/통합화 : M&M혁명
정보분야에서 정보의 처리(Computer)와 정보의 전달(Communication)이 융합하여 C&C혁명이 일어나고 있듯이 물질분야에 있어서도 물질의 처리(즉,생산과정)과 유통과정(즉,마아케팅/유통)이 융합하여 Manufacturing & Marketing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Bressand,1990,p.58)
市場直結型의 정보관리체제의 필요성 증대에 따라 이를 위한 정보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서, 생산과정을 담당하는 工'場`과 생산요소/생산물의 소유자가 바뀌는 市'場`이라는 두 場간의 간격과 연결형태가 더욱 단축되고 있다. 松下電器의 MTM System이나 금성사의 생산-판매 통합시스템등의 예에서도 보듯이 원료조달에서 소비자까지가 정보를 매개체로 하여 유기적으로 통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조와 유통의 경계가 불명확해지고 있으며, 제조업의 유통기능흡수, 소매업의 도매기능흡수등의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小山,1986,p.74) 제조업체들은 혁신 정보통신기술등을 이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무점포판매, 직접판매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으며, 대규모소매업들은 자사내의 정보처리기능, 물류기능들을 활용하여 도매업으로부터의 납품시간단축,정시일괄배송등의 물류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2) 業際化 및 異業態간 경쟁
業際化란 지금까지의 경제활동의 단위였던 市場의 경계가 흔들려서, 업종 업태 산업간의 벽을 넘어 상호참입에 의한 새로운 경쟁관계과 협조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宮澤健一,1988,p.64)
유통산업분야에서도 이러한 업제화 현상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소매업이나 도매업에서 기존 업태가 다른 업태의 점포체인을 전개한다든지, 기존업태에서 취급하던 제품/서비스의 범위를 넓힌다든지 하는 업태의 횡단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 소매업체들이 신용판매,크레디드사업등을 강화하고 있으며, 제조업도 실험점포 및 무점포판매등을 통해 소매분야 및 도매분야에 진출하려 하고 있다. 異業種간 제휴도 이러한 경향의 하나로 파악될수 있다. 유통이 이제 더 이상 유통산업의 고유분야가 아니며, 상사, 출판사, 물류업, 광고대리점,그외 각 분야로부터 상품정보의 제공 및 물류의 네트워크시스템을 구축할 능력이 있는 기업들이 유통분야에 참입해오고 있다.
또한 異業態간 경쟁은 산업의 벽을 넘어서서 경쟁관계를 복합 다차원적으로 넓히고 있다. 식료품 판매의 경우, 소비자의 식품시장에 대한 인식이 流動化하여, 食材料의 제공을 둘러싸고, 일반식료품점, 수퍼, 백화점 식품매장, 식료품 통신판매등뿐만아니라 이에 가세해서 Catering Service, Fast Food, 외식레스트랑, 편의점의 Eat-in Corner, 도시락등의 Take-Out들사이에 직접 간접으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3) 연쇄형/통합형 전문화
유통기능의 통합화에서 살아남기위해 유통업체들의 전문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찌기부터 유통업체 특히 도매업들이 특정제품범주 또는 특정기능분야에 특화/전문화함으로서 생존과 성장을 실현하여왔다. 수퍼마켓에서 비식품분야의 머쳔다이징 및 운영전반을 수탁받아 관리하는 Service Merchandiser(또는 Rack Jobber)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일본에서는 중소 도매업체들이 특히 물류기능을 중심으로 특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물류기능의 전문화에 따라서 도매전담물류회사(Vendor)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화가 과거의 유통기능전문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각 유통기능이 보다 독립적이고 分立적인 형태에서 분업화/전문화하였으나, 최근의 전문화는 보다 통합되고 연결된 형태에서의 連鎖형 분업에서의 전문화라는 점이다.
4) 시스템간 경쟁에서 시스템간 연결/협력으로
수직적 마아케팅시스템(VMS)은 기업간경쟁을 시스템간/집단간 경쟁으로 변모시켰다. 유통경로구성원이 결합이익의 추구를 위해 수직적 기업집단을 형성하여 경쟁의 주체가 됨으로서 시스템간 경쟁이 벌어지게 된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움직임들을 보면, 유통경로시스템간 경쟁이라는 구도가 유통경로시스템간의 연결과 협력이라는 구도로 변화해 가고 있다. 유통경로시스템은 서로 단절된 시스템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단계에서 서로 겹치고 교차하는 시스템으로서 존재하며, 유통경로시스템간 경쟁은 공통의 적을 인식한 경쟁으로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유통업체의 역할수행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것이다. (村上,1990,pp.93-95)
또한, 유통정보네트워크에 의한 유통경로시스템내의 수직적 연결, 유통경로시스템간의 수평적 연결이 이루어지면서, 과거의 유통경로시스템간 경쟁이라는 개념의 붕괴를 촉진하고 있다. 과거 피라미드식, 수직적 연결관게가 붕괴하고 정보가 밑에서 위로 역류함으로서 정보가 쌍방향적으로 되고, 하위조직의 정보활용노우하우도 높아져 상위조직에 의지할 필요가 적어지고 있다. 또, 수평적으로도 경쟁업체들과의 정보시스템 공유등을 통해 연결되어지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는데, 라이온(ライオン),시세이도(資生堂),죤슨(Johnson)등 28개제조업체가 공동으로 참가해 250여 도매업자와 연결된 일본의 PLANET VAN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 유통VAN은 EOS뿐만 아니라 대금자동결제, 공동결제구좌설정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정보네트워크시스템을 통한 異業種진출의 촉진도 기존의 유통경로시스템의 고정적 사고의 틀을 허물고 있다.
유통업은 가치창조업이며 네트워크형성업이다.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기업집단/시스템의 틀을 넘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네트워크형성의 원점은 정보의 송신자발상이 아니라 수신자/사용자 발상이어야 하며, 생산자발상이 아니라 생활자 발상이어야 한다.
제2절 유통경로시스템의 최근의 움직임들이 주는 시사점: 유통경로시스템에 대한 관점의 전환
유통경로시스템을 둘러싼 새로운 움직임들은 유통경로시스템에 대한 관점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고객에 대한 가치전달통로서의 유통경로시스템의 성격이 강조되고 있으며, 보다 전략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동태적인 관점에서 유통경로시스템의 설계-운용-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쌍대적(2자간교환) 관계에 보다는 시스템적 관점 또는 다자간 교환네트워크관점에서 마아케팅기능의 재편성에 촛점이 두어지고 있으며, 특히 이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측면이 강조되어지고 있다.
제조업체중심의 유통경로리더(파워우위자)의 전략에만 집중되어 온 관심이 보다 넓은 시야로 확대되어나가고 있으며, 유통경로시스템의 연결매개체가 제품/재화에서 정보 및 관계(Relationship)로 변화해나가고 있다.
1. 유통경로의 성격 : 가치전달통로로서의 유통경로
마아케팅의 기본적인 역할은 유통관련활동으로서, 생산자와 소비자사이를 가교하는 것, 또는 최종소비자에 대해 그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전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유통경로란 형태, 소유, 시간, 장소효용등의 생성을 통해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네트워크 이다. 제조과정은 단지 제품의 형태적 효용만을 만들어낼 뿐이며 이것이 수요에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다른 효용들을 창출하는 활동들이 필요하다. 즉 전체 효용집합들이 어떤 하나의 목표/개념/서비스하에 통합되지 않으면 완전한 제품이 되지 못하며, 이러한 효용/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유통경로이다. (Stern:1988, 524,pp.4-5)
1990년대에 들어서 기업에게 요구되는 전략적 관점은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이다.(Vantrappen,1992) 최근 유행하고 있는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 全社的 품질관리(Total Quality Management), 관계마아케팅(Relationship Marketing)등은 바로 이러한 관점을 반영한 기업의 전략행동들이다. 고객가치의 창조는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품질, 배송/인도, 기대비용(가격과 구매노력)등에 기업이 부응할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Vantrappen,1992,p.53)
이는 바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간·장소에 원하는 수량만큼 전달하는 수급매칭 역할로서의 유통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업태의 복합화 및 업태의 전문화경향은 바로 고객에게 보다 세분화되고 충족도가 높은 가치/효용을 전달하기위한 유통경로시스템의 대응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2. 유통경로시스템 관리수준의 제고 : 전략적 자산 및 경쟁우위원천으로서의 유통경로관리
유통경로시스템구축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며, 일단 구축된 유통경로관계는 장기적 성격을 가지므로 변경하기가 어렵다. (Stern/Sturdivant,1987) 따라서, 유통경로시스템은 경쟁기업이 흉내내기 어려운 가장 전략적인 자산이자 경쟁우위요소의 하나이다. Hardy/Magrath(1988,p.33)도 시장의 확대와 성숙에 따른 유통경로전략의 주요 지침의 하나로서 유통경로를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지속적 경쟁우위획득을 위해 이를 활용할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을 것 을 권하고 있다.
최근 생산-유통-소비가 정보네트워크에 의해 보다 고도로 연결되고 통합된 시스템들이 속속 구축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유통경로시스템 관리가 분산적이고 개별적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서로 연결되어지고 통합된 관점에서, 나아가서는 기업내의 다른 기능들과의 연결까지도 고려한 수준에서 전략적으로 관리되어야 함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제 유통경로시스템은 팔아치우기 위한 경로 에서 경쟁전략시스템 으로, 유통경로전략은 기업의 자원,기술,목표등에 근거한 General Management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관점의 도입은 곧 유통경로에 관련된 의사결정 범위의 확대 및 의사결정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유통경로시스템관련 의사결정에는 최고경영자의 관점이 요구된다는 것을 뜻한다. (Cespedes,1988)
3. 유통경로시스템관리의 통합성 제고 : 설계-운용-평가과정의 통합적/순환적 관점의 도입
유통경로시스템을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종래에 별도의 개념으로서 연구/적용되어오던 유통경로의 설계, 운용, (성과)평가 또는 감사(Audit)를 보다 통합적이고 순환적인 과정으로서 연결시켜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서는 이 과정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통의 원리(구성 및 운영의 원리)를 정립하고 이를 구현할수 있는 구체적인 구조와 과정의 제시가 필요하게 된다.
4. 시간적 범위의 확대 : 단기적 정태적 시각에서 장기적 동태적 시각으로
유통경로시스템내에서의 조직간 교환관계를 단기적 시점에서 뿐만아니라 장기적 시점에서 평가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동시에, 특정시점에서의 상황에 따른 정태적 분석과 설계에서 벗어나 환경변화에 따라 동태적으로 적응해나가는 유통경로시스템 분석시각이 도입되어야 하겠다.
고객을 총 수요의 일부로서 익명의 존재로 파악하는 것은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에는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점차 고객은 富의 형성과정에 있어서 독립된 파트너로서 파악하여야 할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Bressand,1990,p.55) 또한, 제품을 통한 거래로서 파악되어왔던 기존의 교환관계가 이제 관계의 형성을 중심으로 공유관계로서 인식되고 있다. 유통경로시스템은 Product-out을 위한 시스템에서 Market-in을 위한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으며, 생산시스템과의 연결정도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고 있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의 전략적 동맹의 증가와 유통기능 통합움직임은 바로 이를 뒷받침해주는 증거인 것이다.
5. 공간적 범위의 확대/통합 : 쌍대적(2자간 교환)관계에서 다자간교환 네트워크의 관점으로
원래 상업(유통)은 네트워크에 그 존재성이 있었다. 상업을 Commerce라고 부르는 데, 여기에는 "연결한다"라는 의미가 있다. 즉,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는 역할을 상업이 가지고 있었음을 뜻한다. 그러나, 물질중심의 공업화사회속에서 상업이 매매 교환등의 상업행위 그 자체를 뜻하는 Negotiation이라는 의미로 변질되고 말았다.(小山,1986,pp.107-108)
생산과 유통, 소비간의 융합화와 통합화 움직임, 제조업체간/유통업체간 수평적 협력의 증대, 業際化 및 異業態간 경쟁의 격화경향은 유통경로시스템을 이제 단순한 수직적이고 쌍대적인 관계로만 파악할수 없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유통경로가 쌍대적(Dyad)관계보다는 교환네트워크로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학자들에 의해 주장되어 왔다.
쌍대적 수준의 현상들은 더 광범위한 사회적 내용을 포함하는 거대한 교환관계네트워크에 끼워져있는 데, 여기에는 네트워크나 시스템들 수준의 개념들이 존재하며, 상호작용의 하위수준(쌍대적 수준)에서는 제대로 파악할 수없는 현상들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면 중심성 그리고 밀도와 같은 위치상의 개념들은 오직 네트워크의 내용속에서만 의미를 가지며, 어떤 현상들은 하나의 쌍대적 관계에서 다른 쌍대적 관계로 연결될때에만 완전히 이해될 수 있게 된다. (Briostor,1990)
또, Bowersox/Morash(1989)도 유통경로를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활동흐름들의 네트워크로서 개념화하고 있다. 고객의 주문이 여러 속성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서로 다른 각 주문속성들을 달성하기 위해서 서로 다른 활동흐름들이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6. 파워에 의한 개별조직의 대응에서 교환관계에 의한 시스템 전체로서의 대응
유통업자의 파워증대, 조성기능을 담당하는 기관들의 유통경로내 지위상승이라는 내부파워구조의 변화는 비대칭적인 관계에서의 파워의 획득과 타 조직의 통제를 전제로 한 자원의존관점, 즉, 파워-갈등이론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또, 수요의 이질성/변동의 증대에 따른 불확실성의 증대라는 외부수요상황의 변화는 유통경로시스템 구성원의 개별적인 대응의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아케팅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혹은 그 핵심개념은 무엇인가를 이야기할때 조직간 관계의 관점과 관련하여 `시장거래`, `교환', `파워/영향력'의 세 개념이 그동안 언급되어 왔다.
'파워`의 개념은 마아케팅시스템보다는 개별기업의 입장에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의 탐색이란 관점에서 마아케팅을 볼때 중요하게 된다. 이는 마아케팅시스템내의 구성원간에 여러 수단을 활용하여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자하는 노력과 관련된다. 이는 구성원간의 의존관계 또는 파워관계의 분석 및 창출과 같은 정치적인 측면에 중점이 두어져 있다. 따라서, 이는 경영 관리 론적 입장에서의 마아케팅관이라고 할수 있다. 관리론적 마아케팅이 지배적이 되면서 핵심 개념으로 `교환'보다는 `파워/영향력'이 중심이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수 없다. 그렇지만 마아케팅을 개인간,집단간,조직간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으로만 보는 것은 너무 제한적인 견해다.
시스템은 구성원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각각의 구성원에는 없는 성질을 전체로서 발휘하는 創發性(Emergence)을 보유하고 있다. 관계의 총체시스템이므로 구성원간의 결합이 변하면 동일구성원의 집합이라도 다른 창발성이 생성되는 것이 그 특색이다.(小川,1993,p.52) 따라서, 유통경로시스템도 시스템의 관점에서 인식되어야만 그 본래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할수 있는 것이다. 또한 유통경로시스템을 통한 교환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교환가치를 파악하여야 하며, 마아케팅 프로그램, 특히 유통경로시스템의 설계와 관리는 이러한 교환 가치에 기초하여야 한다. 따라서, 개별적인 관점에서보다는 유통경로시스템전체가 소비자와 어떤 교환관계를 갖는가를 파악한 바탕하에서 시스템 전체적으로 이에 대응할수 있는 관리의 관점이 필요하다.
7. 기관/기능중심思考에서 커뮤니케이션중심思考로
마아케팅기능은 유통경로시스템의 가장 기본적인 결정요인이며, 유통경로구조나 기관은 단지 필요한 기능이 수행되기위해 형성된 임시적 시스템(Rangan/Menezes /Maier,1992,p.73)이며, 유통경로변화의 중요한 원인은 바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보다 효과적 효율적인 방법의 발견이다. (Lilien/Kotler/Moorthy,1992,p.409)
그러나, 최근 유통경로시스템을 둘러싼 변화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나아가서 기관과 기능을 조직화하고 조정하는 보다 상위의 체계로서의 커뮤니케이션에 주목하게 하고있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달되고 형성되는 정보와 지식, 가치체계과 관계규범들이 유통경로시스템의 핵심요인으로서 등장하고 있기 떄문이다.
위에서 언급된 유통경로시스템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요약하면 다음와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