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저작권

제작만을 담당하는 제작사들에게는 제작과 배급, 방영의 과정이 수직적으로 통합이 된 한국 지상파 네트워크와는 달리 저작권 문제가 중요하다. 그들이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의 법적 권리인 저작권에 따라 배급과 방영과정이 결정되어 이에 따라 이윤을 달리 할 수 밖에 없다. 저작권 행사에 있어서 불합리한 점은 제작사가 만든 프로그램의 권리가 제대로 제작사에게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현실은 하나의 장벽으로 존재한다. 저작권이란 문학, 학술과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새로운 창작물에 대하여 그 저작자가 제한된 기간동안 독점적·배타적으로 가지는 인격적 재산적 권리라고 정의된다.⁴⁷⁾ 우리가 접하는 저서 및 예술작품 등 창작물은 저작권을 가진 지식산업에 의해 창조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매스미디어에 의해 생산된 문화상품도 이러한 저작권을 가진 저작물의 하나이다. 방송현업에서 부딪히는 저작권문제는 그 종류도 다양하고 해석상의 어려움도 많아 종종 미묘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1987턴 신저작권법 시행 후 방송계에서는 음악 등의 저작물을 사용함에 있어서 저작권을 어기는 사례⁴⁸⁾ 등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저작권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저작권의 내용은 크게 저작자의 인격보호측면에서 본 '저작인격권', 저작물의 재산적가치면에서 본 '저작재산권'으로 나눈다.⁴⁹⁾ 신저작권법의 특징 중의 하나로 저작인접권(Neighboring Right)제도의 신설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실연자를 비롯한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의 보호를 명시하고 있다. 방송사업자는 저작인접권자로서 복제권과 동시중계방송권을 가지며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을 갖는다.⁵⁰⁾ 방송산업에 있어서의 저작권문제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해당 방송사가 스스로 제작하는지, 아니면 타영상제작자가 제작한 것을 방송사가 방영하는 경우에 따라 저작권 문제가 달라진다. 즉, 제작과 방영이 수직적 통합된 방송사가 제작한 프로그램과 독립제작사가 제작한 프로그램 간에는 저작권의 차이가 존재한다. 방송사의 프로듀서가 자체제작한 프로그잼의 제작행위에 따라 발생되는 저작권은 방송사에 귀속되나, 어떤 프로덕션에게 개별 계약⁵¹⁾에 의해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현행 저작권법 5장 "영상저작물에 관한 특례" 제76조에 영상제작자의 권리를 규정하면서, "영상제작자는 영상저작물이 수록된 녹화물을 복제·배포하거나 공개 상영 또는 방송에 이용할 권리를 가지며 이를 양도하거나 질권의 목적으로 할 수 있다"라는 조항에 근거한다.⁵²⁾ 그러므로, 외주계약을 할 때 제작된 영상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법에 규정된 영상제작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⁵³⁾ 따라서, 제작자와 방영자가 서로 다를 수도 있는 텔레비전영상제작산업에서의 저작권을 누가 소유하는가에 따라 이윤을 얻을 수 있는 권리에 절대적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제작사가 방영사에 프로그램을 공급할 때 이 저작권에 따른 계약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다.

선진 외국의 경우 제작자와 방영자의 관계가 어느 정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의 프로덕션은 주로 텔레비전방송권만을 3대 네트워크에 판매하는데 텔레비전방송권도 통상의 재방송을 포함한 2회방송이 끝나면 방송권은 외부제작사로 귀속되고(통상 5년후) 이때부터 제작사는 독립방송국을 상대로 신디케이션을 통한 프로그램의 미국내 판매와 해외수출로 높은 제작비를 충당하고도 이익을 남기고 있다. 즉, 네트워크가 텔레비전방송권만 구입하고 구입한 텔레비전방송권도 일정한 계약조건이 끝나면 다시 제작사 권리로 귀속되는 형태이다.⁵⁴⁾ 미국의 경우 직접적으로 독립제작사들에게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지 않지만, 신디케이션에 의한 프로그램 규정을 통해 독립제작사가 제작한 프로그램을 한 네트워크에 공급한 이후에도 저작권은 독립제작사가 가질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독립제작사는 네트워크 이외의 다른 200여개 지역국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판매할 수 있어 재정적으로 독립제작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⁵⁵⁾

일본의 경우는 저작권문제가 공영방송 NHK와 민간방송에 서로 다르게 적용되는데, 민간방송은 미국과 비슷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NHK는 모든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민간 방송보다는 높은 금액을 지불하면서 프로그램을 구입하고 있으나 최근 이에 대한 외부제작사의 이의제기와 함께 모든 권리를 포괄적으로 요구하는 NHK의 계약조건에 대한 반발이 늘고 있다.⁵⁶⁾

방송국이 프로그램 제작을 결정하고 독립제작사에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을 의뢰, 제작비를 산정할 때 방송사가 모든 제작비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미국의 경우 방송사가 저작권을 갖지 않는 조건으로 제작비의 50%만 지급하는 경우가 있으며 (방송사가 저작권을 소유할 경우에는 제작비 전액을 지급한다), 프랑스의 경우는 보통 제작비 중 방송사가 36%, 제작사가 50%, 제작기금에서 14%를 충당하며 저작권은 독립제작사가 갖는다.⁵⁷⁾

한국의 경우 방송사에서 독립제작사의 프로그램을 구입할 때 모든 권리를 양도받는게 관례이다.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방송사에게 다양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 현실상 무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상과 같은 저작권상의 문제로 인해 생겨나는 불평등적 구조는 어떠한 행위를 낳고, 성과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아보도록 한다. 영상상품의 공공재적 특성⁵⁸⁾중의 하나가 바로 추가이용에 드는 한계비용이 거의 0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동일 프로그램을 대량 생산한 경우 초판생산에 대부분의 생산비(first copy cost)가 투입되고 재판부터는 단지 복사비용(duplication cost)만이 추가된다. 따라서 동일 프로그램을 다른 기회를 통해 재판매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의 이윤의 증가를 의미한다. 여기에 그 프로그램에 대한 법적 권리인 저작권이 관련된다. 제작사가 2차적 이용에 관련된 저작권을 제대로 갖지 못한다는 것은 추가이윤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2차적 이용 저작권을 갖지 못한 제작사의 경우, 하나의 매체상품을 다양한 출구를 통해 다단계로 판매하는 방식인 창구효과 (windowing effect)를 누릴 수 없게 된다. 창구효과란 하나의 프로그램을 서로 다른 채널을 통해 서로다른 시간대에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각각의 상이한 매체를 하나의 윈도우로 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독립제작사나 영화사에서 제작한 한편의 프로그램이 극장, 비디오, 케이블텔레비전, 공중파 방송 등을 통해 방영될 때, 이 각각의 매체들은 하나의 위도우(window)가 될 수 있다.⁵⁹⁾ 이렇듯 가격차별화(price discrimination)⁶⁰⁾를 통해 다양한 출구로 판매한다는 것은 프로그램 저작권을 가진 회사가 부수시장(spin-off)⁶¹⁾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텔레비전영상제작산업에서와 같이 제작사가 아닌 방영사가 저작권을 소유하게 도어 저작물인 프로그램의 2차적 이용에 따른 권리가 전적으로 방송사에 귀속됨으로서 제작사는 추가 이윤의 기회를 더 이상 갖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저작권과 관련된 새로운 경향이 우리나라 텔레비전영상제작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파나비전이 제작, MBC와 계약을 체결, 93년 4얼부터 방송에 들어간 '성씨의 고향'은 기존의 불평등한 판권관례와는 달리 프로덕션의 권리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파나비전은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작한 위의작품을 계약하면서 방송권만을 양도하는 조건을 체결하였다.⁶²⁾

제2절 배급의 구조적 장벽

방송프로그램의 제작과 배급, 그리고 방영이라는 3단계는 그 나라의 방송체계와 큰 관련을 가진다. 따라서 각 단계별 경제행위는 각국의 방송체계에 따라 다른 모습을 지니게 된다. 배급의 단계는 더욱 그러하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제작원과 다양한 방영출구 사이에는 활발한 배급의 단계가 필수적이다. 상이한 방송산업의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배급의 역할이 제작단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한국의 배급구조가 텔레비전영상제작산업의 진입에 어떠한 장벽으로 작용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본 절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우선, 미국과 한국의 영상산업구조를 비교하여 그 차이점이 진입장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한국의 경우, TV용 프로그램은 방송사의 내부 제작을 통한 수급이나 제작사와 방영사의 계약을 통한 납품만으로 배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 한국방송산업에서는 배급의 단계가 특별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제작-배급-방영의 강한 수직적 통합을 한 네트워크 방송사의 자체수급과 미미한 정도의 외주비율을 채우기 위해 이루어지는 독립제작사와 방송사와의 계약 납품이 배급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림에서 보다시피 한국의 경우 특별한 배급의 단계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와 다른 미국의 경우를 살펴봄으로써, 배급단계의 차이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알아보도록 한다. 미국의 경우, 독립제작사와 네트워크간의 직접 계약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도 배급의 단계에서 배급의 역할을 수행하는 또 다른 행위자가 존재한다. 이를 신디케이터(syndicators)라고 한다. 신디케이터를 통한 프로그램은 신디케이티드 프로그램 (syndicated program)⁶³⁾이라고 하는데 지역방송국들의 자체 편성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이들 신디케이티드 프로그램으로 채워지고 있다.

즉, 미국에서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공중파와 케이블TV를 비롯한 네트워크에 공급을 하고, 또한 신디케이터에게 공급을 하기도 한다.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이상과 같이 한국과 미국은 방송산업구조 중 배급의 단계에서 많은 차이를 가진다. 이런 차이를 가져온 이유로는 근본적으로 스테이션, 케이블 등을 포함한 방영출구의 차이를 들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다양한 방영출구를 위해 제작사들과 방영사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배급의 단계가 필연적으로 발달하였다. 또 다른 이유로 네트워크 자체가 가지는 배급기능의 차이를 들 수 있다. 미국의 네트워크는 극히 미미한 정도로 자체제작하고, 제작의 대부분을 외주제작에 의존하여 프로그램을 공급받고 이를 가맹국(affiliate)으로 다시 배급하는 배급의 기능을 수행한다. 즉, 제작부분은 분리하고 배급과 방영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이 두 가지 이유는 독립제작사의 발달과 상호연관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TV영상산업의 배급기능 부재 현상은 영상제작산업에 진입하려는 기업에게 어떤 장벽으로 작용하는가. 한국의 영상산업은 다양하지 못한 방영출구로 인해 배급의 단계가 거의 전무한 상태이고 자체제작비율이 높은 네트워크만을 유일한 방영출구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독립제작사는 다음과 같은 불리한 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방영을 담당하는 네트워크 방형사의 영향력이 막강하게 되어 계약에 있어서의 독립제작사의 쳔상력 약화를 가져온 다. 다른 방영출구로 갈 수 있는 배급의 단계가 활성화되어 있다면 독립제작사는 방송사가 아닌 다른 곳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방송사와의 협상에서 보다 안정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배급의 단계가 부실한 구조 속에서 영세한 독립 제작사는 소신을 가지고 미리 제작하여 이를 판매하는 선제작방식이 불가능하게 된다.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는 많은 경비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방영이 보장되지 않는 한 모험적인 제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신디케이터와 같은 구매자가 추가로 존재한다면 이전 모험적인 제작도 가능해질 수 있다.

구조적 문제로 인한 배급단계의 부재는 제작사의 제작활동을 위축시키는 하나의 장벽으로 존재한다. 배급이라는 단계가 활성화되어 있다면 제작사는 자신의 의도대로 프로그램온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최소한 방영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제3절 제한된 방영출구

영상제작은 방영을 염두에 둔 산업부분이다. 한국 텔레비전영상산업의 경우 방영 가능 출구(outlet)가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 하나의 장벽으로 작용한다. 기존 네트워크 방송사가 대부분의 물량을 자체제작하고 나머지 부분을 공보처장관이 정한 비율에 따라 많은 제작사들이 나눠먹는 영합게임적 구조가 기존기업의 초과이윤을 보장하지 못함으로써 신규기업의 진입을 막게되었다.

이른바 새로운 매체라고 할 수 있는 케이블TV, 지역민방, 직접위성방송(DBS) 등이 실시되지 않은 지금까지 독립제작사의 TV프로그램이 방영될 수 있는 길은 기존 네트워크의 한정된 채널 뿐이었다. 그리고, 그나마 방영할 수 있었던 것도 기존 네트워크가 가지고 있는 내부적인 외주에 대한 필요성⁶⁴⁾보다는, 그 보다 국가의 외주비율이라는 정책에 더 크게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먼저 공중파 네트워크의 외주비율에 의한 방영출구에 대해 살펴본다. 공보처는 독립제작사의 외주비율을 1993년 10%로 고시했으며 매년 5%씩 상향 조정해 95년부터는 20%로 고시할 예정이다(<표 10>참조). 그리고, 1994년 개편부터는 외주비율 중 독립제작사의 비율이 분리 고시되기 시작했으며 그 폭은 향후 2년간 급격하게 상향조정될 예정이다. 이러한 외주계획에 따르면, 1996년에는 방송사 4개채널은 방송프로그램의 80%는 자체제작으로, 20%는 외주프로그램으로 채워야한다. 이는 주간 방송시간 5490분 중 20%인 1098분을 외주프로그램으로 편성해야 하며, 그 중 독립제작사가 15%인 주간 825분을, 자회사가 5%인 275분을 담당하게 된다. 방송4개 채널의 외주물량은 주간 4390분이 되고 그 중 자회사 비중을 빼더라도 주간 3295분의 시간을 독립제작사가 담당하게 된다. 이 때, MBC의 자체제작 분량이 주당 4390 분(주간 총 방송시간 5490분)임을 볼 때 독립제작사의 담당물량은 거의 한 방송사의 자체제작 물량과 맞먹는 수준이 될 것이다.⁶⁵⁾ 이와 같이 공보처에 의한 외주비율이 지켜진다면 네트워크로의 방영출구는 상대적으로 지금보다는 큰 폭으로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

현존하는 지상파방송사외에도 95년이후 실시예정인 케이블TV 시장과 지역민영 방송, 직접위성방송 등이 실시되면 제작불의 방영출구는 엄청나게 증가하게 된다. 우선 채널수가 기존 5개에서 27개, 여기에 현재 추진중인 케이블TV 채널 2차허가가 마무리되면 1995년 연말까지 최소 30개채널이 가능해져 현재의 6배이상으로 늘어난다. 물론 위성방송 12개채널 등을 포함하면 더욱 늘어난다.⁶⁶⁾ 방송프로그램은 채널의 증가에 따라 크게 늘어나게 된다.

위의 표에 나타나듯이, 케이블 21개 채널이 방영할 예정인 방송프로그램은 모두 일일 평균 257.73시간분이지만, 기존 프로그램 공급업체도 채널당 방송시간을 점차 늘리는 추세인데다 채널추가허가로 1-2년 후에는 일일 300시간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공보처는 프로그램공급자의 방송프로그램 자체제작비율을 보도와 오락, 문화 예술프로그램은 최소한 20%이상, 음악·교육·어린이프로그램 각 15%, 영화 1%, 기 타 20%이상으로 고시했다. 이에 따라 자체제작 시간은 일일 평균 42.45시간(최소 42.21-최대 42.68)으로 계산된다. 이는 주간 296.89시간(최소 295.47 - 최대 298.20)을 자체제작하여야 한다(<표 11>참조).

<표 11>에서 보다시피, 케이블TV의 편성비율은 자체제작과 외국프로그램한도비율을 명시함으로써 지상파네트워크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자체제작비율은 각 채널의 장르에 다라 달라지고, 외국프로그램의 비율은 최대량이 규정되어 있다.⁶⁷⁾ 이 둘을 제외한 나머지 50%이상은 국내프로그램으로 편성해야 한다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대체로 이 시간은 자체제작의무비율 이외의 자체제작과 외주제작, 그리고 오프네트워크 프로그램(off-network Program)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따라서 케이블TV에서 독립제작사가 제작가능한 경우는 다음 두가지로 예상할 수 있다. 첫째로 자체제작의무비율시간 중의 일부를 외주제작하는 경우이다. 둘째로는 나머지 국내프로그램을 채워야하는 시간대를 위해 일부를 외주제작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독립제작사 제작분에 대해 예상해보도록 한다.

먼저, 자체제작의무비율시간 중 일부를 외주제작하는 경우이다. 자체제작 비율의 경우, 각 채널의 제작능력과 프로그램 수급계획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중 일부를 독립제작사에게 외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제작분에 대한 독립제작사 외쥐율의 규정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다양한 경우에 따라 독립제작사의 담당분량의 확대문제를 예상해보도록 한다. 다음 표는 21개채널의 일일자체제작시간 42.45를 기준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외주제작 비율에 따라 독립제작사가 제작을 담당한 시간을 중심으로 계산해본 것이다.

두번째 경우, 자체제작 의무비율과 외국프로그램최대비율을 제외한 50%이상 의 국내프로그램분 중 일부를 외주제작하는 경우이다. <표 10>에서 알 수 있듯이 자체제작 의무비율과 외국프로그램최대비율을 제외한 나머지는 각 채널에 따라 달라진다. 총 21개 채널의 나머지 부분의 총합은 일일 평균 137.97시간이다. 이 시간은 자체제작의무비율 이외의 자체제작과 외주제작, 그리고 오프네트워크 프로그램으로 체워질 전망이다. 이 중 얼마는 외주제작을 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 외주비율에 따라 달라질 외주제작분을 에상해보면 다음과 같다.

위의 표에서 보다시피 케이블TV만이 실시되는 1995년부터는 프로그램 제작물의 방영출구가 넓어져 제작산업의 활로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1996년을 기준으로 지상파네트워크방송사의 외주제작비율(15%)을 통한 외주제작시간과 케이블TV의 자체제작률 중 외주비율을 20%, 국내프로그램분 중 외주비율을 20%라고 가정하면 주간 약 326시간을 독립제작사가 제작하게 된다.⁶⁸⁾

이 밖에도 95년 시험방송을 목표로 둔 지역민영방송, 나아가 97년 실시를 앞두고 있는 직접위성방송(DBS)이 추가되면, 방송제작물의 방영출구는 엄청나게 늘어난다고 할 수 있다. 시장추이분석에 의하면 2000년에는 국내 영상물 시장이 4조 9천억 정도로 추정되고 이중 TV부문만도 케이블TV, DBS, 지역민방 등으로 3조 2천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⁶⁹⁾ 그 결과 새로운 미디어 도입으로 인한 방송환경의 변화로 하나의 제작분이 방영되는 기회는 많아지고, 이에 따라 초과이윤이 발생하여 신규기업의 진입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방영출구의 확대는 독립제작사의 활성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수요의 절대적인 증가는 독립제작사의 수적 증가를 가져올 것이다. 아래 표는 각국의 방영출구와 관련해 프로그램을 수급가능한 정도의 독립제작사 수를 산정한 것이다. 늘어나는 방영출구는 독립제작사의 수적인 증가를 가져온다는 것을 외국의 사례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