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절 HDTV 도입정책의 문제점

1. 사회, 문화적측면에서 방송정책

1) 방송 도입정책의 문제

정보기술 혁명은 우리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있는 반면에 방송기술은 정보 기술혁명에서 이목을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1980년대 들어 급변하므로서 초국가 기업들이 방송기술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방송체계를 혁신하려는 분위기가 팽배 해졌다.⁸⁰⁾

우리나라에서도 HDTV 기술 개발이 시작 되었으나, 이는 방송계가 주도하는 개발 이라기보다는 산업계가 주도하는 수상기위주의 개발로서 방송기술자가 일부 참여하는 방식이다. 일본의 NHK 방송 기술 연구소가 최초로 HDTV를 주도적으로 개발 한것과 비교해 볼때 우리방송 기술계의 미약함을 통감하게 한다. 특히 방송정책 전반적인 사항에 관한 우리의 방송은 공보처와 체신부가 관여하게 되어있는 반면에, 미국은 법에 의해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통신과 방송을 둘다 관여하며, 일본은 우정성이, 영국의 BBC는 국왕이 인.허가를 하고 그밖의 여러 나라 방송사들은 내무성과 통산성의 통신국이 관리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뉴미디어 도입성격에는 다소 차이가 있기는하나 수용자의 입장을 반영하는 나름대로의 일관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뉴미디어의 효율적인 도입정책 수립과 집행은 근본적으로 정부독점에서 부터 벗어나 공공기구의 주관아래 방송과 기술의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까지도 정부의 통제아래 일관성없는 방송정책과 관리체계로 움직이고 있으며, 방송과 통신을 행정적으로 분리하는데 따른 비효율성이 내재되고 있어, 권위주의적이거나 단편적인 정책과정의 폐단이 있다.

이같은 사실들은 관심있는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바와 같이 위성방송의 방송 방식 선택과정에서 체신부와 공보처사이에 디지털 방식과 아나로그 방식의 대립으로 이견을 갖었을때 시대적 흐름과 전망에 대한 효과기대를 고려하여 디지털 방식으로 최종 종결을 보았지만, '95년 10월로 예정되었던 직접위성방송 도입이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한 사유를 들어 조기실시가 어려운 형편으로서 '98년 이후로 연기된다는 정부의 발표는 관심있는 수용자에게 혼선을 갖게 했다. 공보처는 직접 위성방송의 연기이유를 기존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 사업에 나설 기본적인 인력이나 장비의 대처 여력이 없고, 시기적으로는 현행 프로그램 품질향샹에 더욱 주력해야 하기때문에 아무리 계상되는 정책일지라도 경제적인 자원의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는 저작권에 관계되는 프로그램 확보 자체가 어렵다는 설명으로 직접 위성방송의 연기발표 배경을 애써 현실성에서 찾으려 하면서 연기사유가 이미 충분한 실무검토를 거친 사항임을 주장했으나, 체신부 입장은 "공보처가 정식으로 이사실을 통보해온 바도 없으며 이문제는 부처간에 조정위원회의 결정 사항으로서 공보처 임의로 결정될 사항이 아니"라고 응수했다. 체신부 입장은 현재 '95년 4월에 발사예정인 무궁화호가 전체 계약액의 40%, 위성체의 40%, 발사체의 45%가 이미 진행된 상태라고 언급하고 직접위성방송이 연기될 경우 1년에 약 330억원의 수입 차질이 예상되며, 5년동안 연기될 경우 총 1650억원의 손실이 올것을 강조하면서 한치의 양보가 어려운 상황임을 설명했다.

위성방송실시 유보사항은 당초 공보처와 체신부가 치열한 논란을 벌인 위성 전송방식이 체신부에서 주장했던 디지털 방식으로 결정되면서 무언가 걸림돌이 있을것을 예견한 일이기는 하나 이는 정부 부처간에 보이지않는 파워플레이의 부산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방송과 통신분야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무궁화호위성이 발사 1년을 앞두고 위성체와 발사체의 조립이 오는 10월 까지는 모든공정을 완료하고 내년 4월까지 7개월간 2차례에 걸친 우주환경 적응시험은 실시하여, 내년 6월초에는 위성체와 발사체를 결합해서 6월말에 발사예정으로 추진하고 있는 체신부의 계획과는 달리 방송분야는 체신부와 공보처가 위성관리를 둘러쌓고 의견조정이 이루어지지않고있어 정작 이를 활용해야할 국내 방송사들은 구체적인 준비가 미진한 입장에 있으며, 방송수신용 지구국건설및 기존 아나로그 방식을 디지털로 교체하여 시험방송하기까지는 20여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위성발사가 1년밖에 남지않았는데도 정부에서는 위성방송에 대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않고 있어 각종 방송써비스의 차질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체신부는 무궁화호위성을 기존전파법 개정을 통해 관리하려 했으나 공보처가 위성방송법을 제정하고 위성방송국 허가등을 독자적으로 관리 하겠다고 채널 배정을 하지않고 맞서고있는 형편중이며, 체신부측은 방송국들이 기지국등 방송시설을 준비하지 않아도 한국전자 통신연구소에서 위성방송수신 지구국등 관련 하드웨어를 '95년도 8월까지 개발할 계획으로 있어, 방송국들이 무궁화호를 이용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있어 방송을 통신속에 예속시키려는 부처의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다. 이 문제도 결국은 누구의 책임이라고 하기에 앞서 정부정책이 일면에는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의 수용자를 전혀 의식하지도 않고있음을 알수 있으며, 또 다른 일면에는 우리나라가 뉴미디어 도입정책에 얼만큼 무계획성하게 추진한다는 것은 보여준 단면적인 실례라고 하겠다.

이러한 문제점의 실험연구가 우리나라 어느 연구소에서건 실시되고 그 장단점이 구별 되었더라면 이론과 각자의 입장에서 주장한 논리는 큰 문제가 될수 없었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시행착오를 거친 실험연구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뒤따라온 미래 정책결정의 혼선이라고 본다.

유의선교수는 「종합유선방송법제 발전방향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방송통신 복합써비스가 증대해가는 현시점에서 방송과 통신을 총괄하는 관리기구의 설립이 반듯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미국의 연방 통신위원회(FCC)처럼 가칭 방송 통신위원회라든가, 일본의 우정성처럼 하나의 행정부서가 총괄하는 방법과 그리고 현체제를 유지하면서 부처간의 협의를 의무화하는(안)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는 방송과 통신업무를 충괄 하는 단일 행정기관을 만들거나 규제 위원회를 설립하는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장차에는 정책 또는 규제를 담당하는 독립기구를 탄생시키고 이러한 기구를 통해 안건을 일원화시켜 나감과 동시에 법체계나 제도를 시대에 맞도록 개선하여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관리를 해 나감으로서 방송정책의 중복된 혼란을 막을뿐 아니라 뉴미디어 도입에 따른 전반적인사항이 일관성과 효율성, 그리고 균형성을 유지하면서 효과적인 방송정책이 추진될수 있을 것이다.

2) 미디어간 융합정책의 문제

뉴미디어 시대에는 다채널과 다미디어, 미디어융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리등으로 인한 복잡한 양상이 전개되게 된다.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TV 같은 TV 방송영역은 갖고 있으면서 각각 법적용을 달리하고 관리하는 기관이나 단체 또는 제도가 다르게 되면 일관성과 형평성이 결여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분리되어 가는 체계하에서 방송은 방송법에 따르고 무선국은 전파관리법에 따르며 또 통신위성이나 유선은 통신관련법에 따르는등 복잡하고 일광성이 없는 법체계로는 뉴미디어 시대의 복잡한 방송정책을 원활하게 수행 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방송이란 "공중에 전파함을 목적으로하는 방송국이 행하는 무선통신의 송신을 말한다."(방송법 제2조 1호) 케이블TV를 포함해서 방송국이 아닌 자가 행하는 무선통신은 방송법에서 말하는 방송이 아니고 공중에게 전파할 목적이 아닌 유.무선통신도 방송이 아닌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뉴미디어 시대에는 이러한 정의를 가지고는 방송의 성격을 규정 지을수 없게 되었다. 케이블TV에 대해서도 종합유선 방송법을 제정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다.

방송.통신.인쇄매체의 융합은 여러가지 혁신을 가져오고 융합이전의 개별적인 기능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며 도시형 케이블TV, 위성 통신등의 새로운 전송시스템의 개발 보급에 따라 전기통신과 방송의 기술기반의 차이가 차츰 접근되어 하나의 세계로 융합되어 갈것이 예상된다.⁸¹⁾

뉴미디어 방송시대에는 가정용 TV 수상기에 직접위성방송, 케이블TV 에서 실시하는 자체방송, 프로그램 공급자가 유선방송을 통해서 개별공급 또는 통신위성 등을 이용해 일괄공급 송신하는 방송, 문자다중방송, 정지화 방송, 비디오텍스등 각종의 화면과 함께 음성이 들어오게 된다. 이것을 TV 수상기를 가지고 TV를 시청하는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 기존 TV 방송과 다름없이 받아들여지게 된다.

최근 세계각국에서 이용되고 있는 위성의 경우를 살펴보면 현재로는 저출력으로 특수 파라볼라 안테나 시설을 해야 수신이 가능한 통신위성도 송.수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어서 점차 직접 방송위성으로 쓰이는 경우가 늘어 나고 있다. 예를들어 룩셈부르크의 아스트라 1호가 예전같으면 생각할수도 없었던 저출력 45W로 전 유럽 송.수신이 가능하며, 독일의 통신위성 코페르니쿠스는 출력 30W로 독일 국내에서는 60cm의 파라볼라 안테나로 직접 수신이 가능하다. ASIA-SAT도 통신위성으로 발사한 것이지만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직접방송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JC-sat, SCC 등의 통신위성을 통해서 15개의 채널로 케이블TV에 프로그램을 배송하여 '92년 부터는 6개 채널에 대해 시청자가 직접 수신할 수 있도록 허용되고 있는데, 개인이 별도로 30만엔 정도로 튜너를 구입 해서 통신위성을 직접 수신할수도 있다.⁸²⁾ 이렇게 보면 지금 통신용 이라고하는 10W 비디오 채널도 언제 직접 위성방송용으로 변할지 모른다. 위성통신 채널에는 각종 프로그램이 실려있다. 그래서 일본 국내의 신문사간에 행해지는 위성통신을 대만이나, 홍콩에서 수신하여 호텔등에 배송하는 경우도 있다.

통신위성이나 케이블TV가 원래는 통신의 개념이었지만 이 시설을 이용하여 방송을 실시함으로서 방송과 통신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고 신문, 잡지등이 위성 이나 케이블TV, 컴퓨터를 이용해서 전송하는 전송 시스템과 융합하게 되면 인쇄 매체와 방송매체의 성격이 모호해지게 된다. 따라서 텔리 텍스트나 비디오텍스도 방송임과 동시에 통신이고 또 인쇄 매체라고 할수있다. 리포터와 편집인들은 Video Display Terminal 이라 불리는 텔레비전같은 수상기에서 뉴스를 작성처리 하고 있으며 컬러 사진도 전자송신을 통해서 인쇄공장으로 보내진다. 이러한 테크놀로지는 지상파 방송과 같이 전파층의 배당이 요구되므로 방송임과 동시에 통신이라고 할 수 있다.⁸³⁾ 매체의 종류에 관계없이 정보를 수집 처리하고, 배포망을 통해 전달하는 테크놀로지는 근본적으로 모두 같은것이 될것이다.

이렇게 방송과 통신의 구별이 무의미해진 뉴미디어 방송시대에 기존의 법률 관계나 제도로 대처 하기란 현실적으로 이치에 맞지않는 경우가 많아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나라에서 여기에 관한 많은 논쟁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⁸⁴⁾ 어떤 경로이든 방송 프로그램들이 TV 수상기를 통해서 가정에 들어오게 되면 시청자 입장에서 볼때는 모두 TV 방송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런점을 감안하여 방송과 통신 공히 전체의 방송망, 또는 통신망의 구성에서 항상 한쪽이 합쳐진다는 가정으로 계획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 뉴미디어의 시행시에는 같이 공유할 수있는 융통성이 고려된 방송정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3) 남.북방송 활성화정책 문제

방송정책에서 빼놓을수 없는것이 남.북한의 통일을 준비하는 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통일과 방송은 무엇보다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통일에 관한 얘기를 할 때에는 남.북방송 개방과 교류문제가 수반되어 논의되고 또 방송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독일통일에 있어서 방송의 역할에 관한 얘기가 뒤따르게 된다.

남.북 쌍방의 합의에서 비무장지대에 송신시설을 설치한다해도 이것은 남한 방송의 일방적인 개방과 다를바가 없다. 남한의 경우 인구 50%이상이 살고 있어 나라의 핵심위치에 있는 서울, 경기등 중부권의 시청은 가능하지만 북한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인구가 휴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히 남북간에 사람교류 경제교류가 이루어지면 방송의 개방이나 교류도 곧 이루어질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도 있으나 남.북 쌍방간의 방송개방과 교류가 그렇게 쉽사리 이루어질 사항도 아니고 독일과 우리의 상황은 거리가 있다는 것도 유의하지 않으며 안된다. 우리쪽에서 북한방송을 단계적이든 일시적이든 개방할 수는 있어도 북한이 남한방송이나 그밖의 다른나라의 방송을 쉽사리 개방하지는 않을것이며 방송의 교류도 제한적 일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변화가 불가피하고 또 북한이 변화를 원하고있다고 할지라도 북한이 바라는 변화는 어디까지나 북한의 체제유지를 전제로한 제한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 볼수있기 때문에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게될 방송의 전반적인 개방은 상당기간 동안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따라서 북한에서의 실질적인 방송개방은 통일의 마지막 단계에 가서나 가능하다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남북 방송문제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움이 있다고 할지라도 또 한편으로는 분단극복이나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서 방송이 절대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않된다고하는 국가적 명제가 있다.

현재 북한에는 조선중앙 TV를 비롯해서 만수대 TV, 개성 TV등 3개 TV 방송국과 라디오방송국이 4개가 있다. 이밖에도 해주, 개성, 원산, 강경, 신의주등 10개소의 지방방송국이 있고 10개의 유선방송국, 그리고 2백여개의 군 또는 구에지역 방송국과 4천 3백여개의 방송실이 있는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북한의 첫방송은 1945년 10월 14일 "조국개선환영 평양시 군증대회"의 중계방송이었는데, 북한은 1970년부터 이날을 방송절로 제정하여 기념해오고 있다. 이후 북한은 일본과 프랑스의 기술을 도입해서 중계시설과 수상기생산에 주력을 다했으며, 우리보다 6년 앞선 1974년부터 컬러방송을 시작했고 '90년부터는 년간 25만대의 TV 수상기 생산 능력을 갖췄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TV 수상기의 보급대수는 1백 50 만대에서 200만대 로서 보급율이 30% 수준으로 추산된다.⁸⁵⁾

따라서 국내에서 HDTV가 일반화될 시점을 2000년대초로 볼때 국.내외 정치적 상황에 따라 우리의 염원인 남북의 문화적 교류내지는 남북통일을 가정 한다면 현재 우리가 NTSC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반해, 북한은 PAL 방식으로 운영 되고있어 서로 다른 TV 방식을 사용하고있는 환경에서 문화적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이 무엇인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 근거로 현재 유럽이 추구하고있는 EC에서의 문화분야 통일방안의 하나가 PAL, SECAM 방식으로 나눠져있는 방식을 HDTV 도입에서는 MAC(Multiple Analogue Components)방식으로 통일하려하는 점을 우리는 유념해야 하며, 이러한 문제의 해결이 지상 방송망으로는 어려울 것이며, 결국에는 지형이나 거리에 관계없이 일시에 남북한 전지역을 시청권에 넣을수 있는 HDTV에 대한 위성방송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고도 정보화 사회의 특징중에 하나가 조기연구 개발분야의 비중이 크다는 사실이다. 방송은 예술적.문화적 산물을 창조전달하는 산업이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풍부한 상상력이 펼쳐지고 최고의 창의성이 발휘되고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도록 조사 연구 개발에 많은 예산과 인력이 투입 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책의 입안 과정에서도 과학적인 자료의 구체적이고 세밀한 분석을 통해⁸⁷⁾ 대중적이고 장기적인 입장에서 정책을 입안하므로서, 방송에 대한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연구, 개발계획이 활성화 되어 뉴미디어 사업에 국제경쟁력을 제고 할수 있어야 할 것이다.

2. 산업, 경제적측면에서 기술개발정책

오늘날 방송은 한 나라의 가장 주요한 정보 문화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것은 방송이 그나라의 사회, 문화, 경제, 정치, 외교등 거의 모든분야에 파급력을 갖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세계는 정보의 시대이고 무한경쟁의 경제시대로서 방송이 국가의 중심적 정보 문화산업으로 발전하고있는 것은 당연한 시대적 귀결 사항일 것이다.

내년이면 우리나라에 50여개의 케이블TV 방송국이 탄생 한다. 뿐만 아니라 지상파 지방 방송국들의 탄생도 기대되고 있다. 이렇듯 방송 채널은 엄청난 수로 늘어나는데 비해, 우리의 방송 시장은 여전히 개발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우리의 방송 소프트웨어 산업은 대외 경쟁력이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이러한 시기에 방송 선진국들로부터 막강한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각종 소프트웨어가 우리 방송시장에 들어온다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 아닐수 없다. 또한 HDTV 방식선정에서는 현재의 수상기와 호환성 여부에 따라 보유중인 수상기 교체 여부가 결정될 것이고, 이어서 국내.외 수상기 판매 시장과 관련된 경쟁성 상황도 발생된다.

따라서 뉴미디어의 도입은 타산업의 응용과 파급 효과면에서의 경제적 이익과 기존장비 교체와 관련되는 경제적 측면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⁸⁸⁾ 직접위성에 의한 HDTV 방송실현과 함께 SNG(Satellite News Gathering)등 첨단의 신기술 취재장비의 등장이 뉴스의 개념을 바꾸어놓고 있는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술적 환경변화속에서 우리나라 방송사들은 방송에 필요한 중요설비들을 거의 외국에서 수입하여 운용하고있어, 방송기술의 개발이나, 방송 산업의 육성에는 등한히 하였으며 정부에서도 이를 위한 안정된 투자환경 조성 및 연구 개발 지원을 위한 진흥자금조성에는 소홀히 하였다. 더욱이 산업체는 생산 위주의 OEM 방식에 치중하여 제품의 도입이나 시스템 전체의 도입으로 기술축적에 등한시함으로서, 산업전문화 육성과 산업체간의 협조미비 및 기술인력의 부족현상을 발생 시켰다. 이는 다시 투자의욕 저하와 연구개발의지를 상실시켜 전문인력 양성 체계가 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 시키고 있다. 이와같은 전반적인 여건과 환경등으로 인해 우리는 아직까지도 기초기술이 부족하고 중요설비를 외국에 의존하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방송기술 자체가 일반화 되거나 보편화될 수 없는 특수분야라는 점은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방송사, 정부 및 산업체등 관련기관에서 연구개발을 활성화 시키코자 하는 노력도 부족했고, 그 동안 국가적 자본형성의 결핍과 연구 환경수준의 미흡에도 기인 되었다고 볼수있다. 특히 기업은 장기적인 투자 전망의 운영구조 보다는 단기성 이익을 챙기는데 목적을 두고있어, 기초기술을 소화하지 못한체 새로운 기술이 계속적으로 밀어닥치는 현실에 대처능력이 부족 하여 아직도 산업발전의 전망이 그리 밝지가 않다. 우리나라는 '86 아시안 게임과 '88 서울 올림픽을 주체한 국가이면서도 이시기에 주요산업을 제대로 추진하지않고 산업발전에 대한 도약의 발판을 이루지못해 지금까지도 고부가가치가 되는 주요방송장비의 자체상품화가 사실상 전무하다고 볼수있다. 극히 일부가 국산화를 상품화하고 있기는하나 수출은 고사하고 국내에서 조차도 사용을 기피하는 실정이다. 관련업체들은 '86 아시안 게임과 '88 서울 올림픽을 통해 고부가 가치의 방송장비들을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uring)방식으로 도입하여 상당량을 판매한바 있으나, 판매전략에만 치중하고 연구개발을 소홀히 하므로서 기초기술을 축적하지 못한채 최근 선진국에서 개발되는 신기술에 밀려 또다시 지난 과거일을 되풀이 해야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 것이다. '95년에 시작될 케이블TV 인경우도 기업은 단기성 사업에 초점을 맞춘 형태의 움직임을 하고있으며 특히 신기술 장비라기 보다는 이미 구식화 되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장비들로 구색을 갖추므로서 국내기업의 개발의지가 본질적으로 적극적이지 못함을 알수가 있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 방송 기술의 핵심이 되는 연구개발이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눈앞에 이익만을 치중하고 있는 기업의 현실을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다. 이는 각 방송사에서 운용하고 있는 기술 연구부문의 위상에서도 찾아 볼수가 있다.

KBS 기술연구소는 사장 직속으로 독립되어 있던 기구가 올해 기구 개편에서는 기술본부 소속으로 되었으며, MBC의 경우도 국단위의 기술연구소에서 기술국의 한 부서로 축소 되었다. 그동안 KBS 기술연구소가 방송기술 향상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고 현재도 HDTV, EDTV의 연구를 비롯해서 FM 다중방식연구, AM 스테레오연구, 네트워크제어 신호방식연구, 카메라 연동 크로마키어연구, 디지털 오디오 믹서 개발, 디지탈 영상효과장치연구, 컴퓨터 그래픽연구, 방송장비국산화 연구등 제반에 걸친 연구를 추진하므로서, 방송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방송품질 향상을 기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주어진 임무와 역할에 비해 인력이나 예산등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어서 지금까지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라기 보다는 이미 개발된 기술의 도입과 응용을 위한 연구에 그치고 있는 경향임을 숨길수가 없는 사실이다.

선진외국으로 부터의 기술 이전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이시기에 기술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의 감소는 종국에는 기술 종속의 심화로 나타날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점이다.⁸⁹⁾ 특히 기업에서 OEM 제품을 도입하거나 또는 시스템 전체를 도입하게되면 눈앞의 이익은 있을지 모르나, 당연히 기술정착이 어렵고, 연구개발은 위축되어 전문인력의 양성을 가로막는 악순환의 영향은 지속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HDTV 개발을 추진함에 있어 종합적으로 분석되는 문제점으로는 첫째, 국내기술 개발환경의 취약이다. 우리나라의 컬러 TV 생산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나, 원천기술이 결여되어 있고, 특히 HDTV의 원천기술은 전무한 상태이며 기업과 연구소, 학계간의 공동연구개발 체제의 미흡과 협력의식이 희박하다.

둘째, 수출 산업화를 위한 연구개발 대상의 선정에 어려움이 있다. 이는 일본이나 미국, 유럽이 각기 독자적인 방식은 개발하여 이를 계속 발전시키고 있으나 각국의 최후 방식 선택이 아직 미정이고 향후 제 3국이 어느 방송방식을 선택 할것인지가 불투명하다. 셋째, 선진국의 기술이전 기피현상이다. HDTV 방송을 이미 시작하고 있는 일본은 비롯해서 미국이나 유럽이 HDTV 개발을 계기로 각각의 시장수요와 기술면에서 세계 우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핵심기술 제공은 기피하는 추세에 있다. 일본은 현재 세계 제1의 TV 생산 기술국의 위치를 견지하기 위하여 기술이전을 기피하고 있으며, 미국도 기존 컬러 TV 생산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개발된 HDTV의 특허 기술을 타국에 제공하지 않고 자국 내의 자본에 의해서만 생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있고, 유럽은 일본과 미국의 기술보호에 대응하여 유럽내의 산업기술을 나름대로 보호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을 비롯한 일본이나 유럽등 선진 주요국들이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는 기술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기본정책이 깔려있어 앞으로 형편이 다소 완화된다고 해도 OEM방식의 생산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은 있으나 HDTV에 대한 핵심기술의 제공은 어려울것으로 보인다.

넷째, HDTV 개발 소요자금이 과다하다.⁹⁰⁾ 선진국과의 투자비를 비교할수는 없지만, 정부는 HDTV 수상기 개발에 1000억원 이상을 산출하였으며, 이중 정부 지원금을 600억원, 민간 출자금은 400억원으로 계획하고 있었으나, 정부는 년내 완료 예정인 HDTV의 량산개밭 기반조성계획을 오는 6월부터는 민간개발차원으로 전환할 것을 검토하고있어, 추가로 발생될 막대한 개발 자금의 염출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에 있다. 그밖에도 HDTV 도입에 있어서의 장애 요인은 바로 비용의 문제이다. 이는 소비자가 지출해야할 비용과 방송 사업자가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가리킨다.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란 HDTV 라는 새로운 방송 시스템으로 인하여 비호환 시스템을 새롭게 채택함으로서 발생되는 별도의 추가비용을 의미하는 것이며 미국의 경우, 미국 가정에 현존하는 2억대에 달하는 TV 수상기를 전면 대처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한 FCC의 공식입장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FCC 평가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자들은 이미 현행 TV 장비에 8OO억불을 투자 하였기 때문에 비호환 시스템을 새롭게 채택하므로서 불필요한 경비가 낭비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상적인 새로운 수상기 시스템은 기존 수상기를 계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요구하는 것이다.⁹¹⁾ 현재 수상기 제조에 관한 사항은 우리나라가 세계 4대 TV 생산국으로 불리울 만큼 전자산업이 차지하는 위치가 중요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 위치를 향상시켜 나감과 동시에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HDTV 산업에 관심을 기울리지 않으면 않되게 되었다. 그 주요 수출 대상국이 금세기내로 HDTV 방송 실시예상 국가들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TV수상기 수출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HDTV 생산을 서둘러야할 처지에 있고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광범위한 파급효과가 있기때문에 고부가 가치를 만들어주는 HDTV의 수상기 제조분야는 방송실시 분야와는 그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전세계를 대상으로 공급할수 있는 여러가지 방식이 연구 개발되어야 할것이며 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함께 기업을 중심으로 한 관련 연구기관들의 총체적인 힘이 집결될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시급한 과제로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점의 대응 방안으로는 산업체와 학계, 그리고 관련 연구기관에서 뉴미디어 도입에 대한 전체적인 연구 개발체제를 공동화하도록 강화해야 하며 지속적인 정부의 지원과 함께 개발방향에 관한 일정목표의 설정과 발전방향이 국내 환경변화와 함께 수용자의 관심이 높아져야 함에도 아직까지 뉴미디어 도입이 특수층에만 관심사인것은 시대적 환경적응에 뒤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국제 산업경쟁력 강화에도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