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점

지금까지 미국자 유럽 등지의 이미지 메이킹 사례와 우리 나라의 역대 對통령선거에 나타난 이미지 메이킹 사례를 살펴보았다. 우리 나라에서는 1953년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정치광고가 본격적으로 선거에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1972년 1O월유신으로 정치광고의 암흑기를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1987년 6.29 선언으로 직선제에 의해 대통령선거가 치뤄지게 됨으로써 정치광고도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또한 13대 대통령선거를 기점으로 과거의 메시지중심의 선거에서 점차 후보자의 이미지중심의 선거로 전환되어감에 따라 보다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이미지 메이킹 전략의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우리 나라의 역대 대통령선거의 이미지 메이킹 사례를 분석해 본 결과 양적으로 질적으로 놀라운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나 선진외국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아직까지 수준이 떨어지고 많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국내 사례분석에 따른 정치광고와 이미지 메이킹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광고는 진정한 민주주의 풍토에서만이 활성화될 수 있는데 과거 우리 나라의 선거에서는 사조직이나 연고자 내지는 출신지역에 외한 득표에 집착하는 정향이 많았다. 지난 제14대 대통령선거에서도 대선에 이용할 목적으로 산악회, 동우회, 협의회, 청년회 등의 사조직을 결성하거나 이를 확대, 개편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역주의적이고 형식주의적인 정치풍토를 쇄신하고 정치민주화와 올바른 정치문화를 실현하여야 할 것이다. 정치광고를 통한 이미지 메이킹도 그러한 자유로운 민주주의의 바탕아래서 행해질 때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둘째, 후보자의 이미지를 창출해 내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따른다. 지난 제13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후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경한 이미지와 카리스마적인 이미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그는 오랜 세월동안 강한 카리스마적인 이미지로 남아있기 때문에 새롭게 이미지를 창출하는 데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므로 후보자의 이미지 메이킹은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가 가지고 있는 자질과 특성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하며 무엇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연출이 필요하다.

셋째, 과거 우리 나라의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상대 후보를 지나치게 비방하거나 공격하는 광고를 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그러한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은 오히려 후보자 자신의 이미지를 격하시킬 뿐,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비윤리적인 부정적 광고나 과대 허위광고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넷째, 광고전문가와 전문적인 이미지메이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우리의 정치현실이다.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이미지 메이킹 전략에 따라 선거의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지식와 아울러 현실감각를 겸비한 능력 있는 광고전문가의 육성과 정치광고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다섯째, 과다한 광고비의 지출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경제적인 능력이 있거나 후원을 받는 후보자만이 값비싼 광고비를 들여서 매스미디어를 통해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형평의 원칙에 위배되고 자칫하면 물량공세나 금전에 의한 타락 선거를 조장할 수 있다. 조선일보가 1992년 3월 23일자로 작성한 기사를 보면 제14대 총선에서 총홍보비용을 1500억원으로 산출했으며 하루 유세장의 홍보물과 관련된 쓰레기가 44통에 달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여섯째, 인쇄매체와 그 밖의 대중매체의 활용에 대한 제한된 선거법⁴⁴⁾으로 인해 정치광고의 활성화에 적지않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러 나라 선거법에는 인쇄물과 대중매체의 활용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어 후보자의 이미지 매이킹을 위한 다양한 크리에이티브의 창출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곱째, 여성유권자들을 고려한 보다 적극적인 이미지 메이킹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 제14대 대통령선거시 우리 나라 전체유권자의 50.7%인 1천 4백 18만이 여성 유권자들이었다. 다수의 여성표의 향방에 따라 선거의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 14대 선거시 각 당의 후보자들은 여성의 지휘향상을 위한 정책개발과 여성유권자들에게 호의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2. 지향점

우리 나라의 정치광고의 발전과 效果적인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서 지향해야 할 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미지 메이킹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후보자 자신의 인격과 자질이다. 이미지 메이킹이 유권자를 기만하거나 순간적인 속임수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후보자의 자질과 주체적인 능력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애당초 후보자에게 없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후보자가 훌륭한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후보자가 훌륭한 인격자가 되어야 하며,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둘째, 이미지 메이킹은 일시적인 기교가 아니라 영구적인 캠페인(Permanent Campaign)이 되어야 한다. 많은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이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끝나는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 선거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보여주었던 많은 공약과 미래에 대한 비전 그리고 신뢰감있는 태도는 선거가 끝난 후인 임기중에도 꾸준히 행동을 통해 보여져야 할 것이다.

셋째, 이미지 메이킹수단으로서 효과적인 매체의 활용과 새로운 미디어매체의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제13대 대통령선거에서 처음으로 TV를 통한 유세활동이 벌어졌는데, 노태우 후보는 김염제 박사를 중심으로 콘티제작, 코디네이터, 카메라맨, 분장담당, 의상담당 등 TV 이미지 메이킹 연출팀을 구성하여 노태우 후보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성공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했다. 앞으로 우리의 선거에도 본격적인 TV 정치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TV 매체의 효율적인 활용과 아울러 새로운 미디어매체의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셋째, 정치광고의 발전을 위해서는 광고전문가와 광고대행사의 적극적인 참여⁴⁵⁾와 전문인의 육성이 필요하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노태우 후보는 광고 전문가와 광고대행사를 영입하여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광고전문가와 광고대행사가 정치광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서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이미지 메이킹 전략의 개발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정치광고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우리 나라의 선거법상 정치광고를 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 보다 자유롭고 공정한 정치풍토에서만이 정치광고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여섯개, 유권자의 정치의식의 고양과 올바른 정치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과거 우리의 선거풍토는 후보자의 능력이나 경륜보다는 학연, 혈연, 지연에 집착하며 투표를 하는 경향이 많았고, 물량적 혹은 물질적 보상에 좌우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정치의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후보자의 능력이나 이미지에 중점을 두어 선택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따라서 정치 광고를 통해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키고 국민의 정치참여의식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여론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미지 메이킹 전략의 樹立에 있어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것은 유권자의 관심과 기대, 그리고 희망하는 욕구이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여른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방향에서 후보자의 정책과 컨셉트가 수립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여덟째, 이미지 메이킹 전략은 우리 나라 문화와 정서에 부합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 나라의 정치광고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정치광고가 활발한 선진외국의 광고전략을 모방하여 우리 나라의 선거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광고도 사회문화적인 산물인 것을 생각해 볼 때 우리 나라 국민의 정서와 문화에 적합한 이미지 메이킹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