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모처럼 정치광고 시대를 맞이한 이번 선거는 정치광고디자인 전략 측면에서 살펴보면, 여러가지 지향점과 문제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민주자유당은 시정 지시가 중구난방이며 실무자들이 결정권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국내 최고 대행사들이 전략에 참여한 만큼 너무나 많은 인재들이 포진하고 있어 통일되고 전략적인 캠페인 전개가 불가능했으리라 보는 이도 있었다.
민주당은 선거전략의 차질, 지역감정의 발호, 중산층의 안정희구심리 등에 밀려 자체내 조사 팀과 외부 조사전문사의 수차례의 여론조사 결과 득표율이 뒤짐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참여 신정당과 새한국당 후보들의 지지율과 부동층, 사퇴심리 등에 기대를 걸었던 듯 싶으나 당선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민주당의 광고디자인은 치밀하고 참신한 기획, 탄탄한 크리에이티브와 아트웍, 완성도, 일관성 있는 시스템, 순발력있는 집행, 운용 등에 있어서는 당락과 관계없이 앞으로의 선거전략을 위한 광고에 귀감이 될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또한 통일국민당 광고디자인은 국가와 국민이 당면한 제일의 과제를 전문적인 난해함없이 사실적인 언어로 메시지화하여 불필요한 디자인을 배제하고 오리지낼리티를 강화시키려는 넌 디자인(non design)의 고급전략으로, 불특정 다수인 투표권을 갖고 있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려던 특정 스타일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을 감안하여 직선적인 메시지 전개형식과 가공하지 않는 언어 구성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기법이라고 볼 수 있다.
통일국민당의 광고디자인은 광고의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적중할 수 있는 메시지의 시각화를 통해 메시지 내용에 대한 현실성과 가능성에 대한 비판을 제외한다던 설득력이 가장 강한 광고디자인으로 국민 대다수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사안들에 초점을 맞춘 헤드라인이 각색과 분장없이 언어화되어 광고디자인 측면에서만 평가한다면 타 정당의 정치광고디자인을 리드했으며 한국의 정치광고디자인 발전에 점화역을 맡았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또 신정치개혁당은 자금의 열세와 당세를 보완하는 방법은 광고디자인의 차별화밖에는 없다는 인식 아래 매체전략과 표현전략은 자금에 기준하며 모든 광고물에 강한 칼라와 진취적인 느낌의 사선, 서체로 통일감을 주었는데 대통령후보로서의 신선함과 무게감, 품위를 고려 후보자의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표현전략의 기본 컨셉트는 비쥬얼의 선명함과 대중적 느낌과 친근감을 주기 위해 실제 유권자가 아닌 어린이를 대화의 중간매개체로 선정,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소구대상으로 선택 대화형식으로 풀고 있다. 강한 칼라와 인쇄물의 포맷, 그리고 극적인 일러스트의 사용에서 오는 느낌은 어린이라는 비쥬얼로 인해 급전되는 느낌을 주고 있으며, 기본 칼라인 적과 청은 후보자의 따뜻한 감성과 차가운 이성을 깨끗한 느낌과 섬세한 느낌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광고인쇄물의 사이즈는 자금의 열세 탓으로 인한 매체전략이었으나 헤드라인의 소구대상을 어린이로 선택했다는 점과 칼라, 서체, 크기, 레이아웃, 포맷 등이 모두 어우러져 단기간에 장점을 최대한 부각,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타당에 비하면 광고인쇄물과 디자인의 다양성에 있어서 크게 뒤떨어진다고도 볼 수 있으나, 디자인 전략으로 이미지를 차별화시켰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디자인 전략이 미흡하나마 제14대 대통령선거에서 정치세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적인 기획 및 제작에 크레탑의 최병광 카피라이터가 참여했다.
민주자유당, 민주당, 통일국민당 3당 후보자 모두는 '인간성/도덕성을 갖춘 자', '경제문제 해결능력이 있는 자', '지도력이 있는 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점은 같았으나 그 중에서도 김영삼 후보는 <안정>의 이미지를, 김대중 후보는 <개혁>의 이미지를, 정주영 후보는 <경제능력>을 특히 부각시키려 했다.
그리고 3당 후보자가 표방했던 이미지는 상이한 점 보다는 유사한 점이 더 많은데 이러한 후보자 간의 유사한 이미지 수립전략은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 두가지 측면에서 평가될 수 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각 당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지도자 상, 대통령으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 등에 관한 국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이에 어필할 수 있는 이미지를 창조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3당 후보자들 간에 유사한 이미지 전략이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기관인 미디어 리서치가 1992년 12월 7일-10일까지 전국의 18세 이상의 남녀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에 관해 묻는 설문에 '책임감'(24.1%), '도덕성'(23.9%), '국민의 여론존중'(22.4%), '지도력'(17.4%), 정치경험'(10.1%) 순
이 밖에도 차기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묻는 설문에 '경제해결'(49.5%), '농촌문제 해결'(13.5%), '정치안정'(13.j%), '빈부격차 해소'(8.8%)의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3당 후보자 모두 후보자의 '경제해결 능력'과 '도덕성'을 강조하려는 점은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후보자간의 차별화 된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실패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68).
다음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한국갤럽의 '92년 한국 대통령선거 예측과 적중'이라는 테마로 조사된 자료이다.
투표시 가장 중요한 고려요인은 무엇이었나?69)
어떤 점을 가장 중요시해서 후보에게 투표했는지를 질문한 결과, 전체적으로 '경제/물가안정' 42.1%, '민주화' 18.4%, '부정부패 척결 12.3%', '농어촌문제 해결' 10.9%등의 순으르 지적해,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경제/농어촌문제 등 후보자의 경제관련 문제 해결 능력을 가장 크게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투표후보별로 보면,
김영삼/정주영 투표자들은 '경제/물가안정'측면(김영삼:50.3%, 정주영:68.9%)을, 김대중 투표자들은 '민주화' 측면(33.6%)을, 박찬종 투표자들은 '부정부패 척결' 측면(46.1%)을 각각 가장 높게 지적했다.
7) 정치광고비
지난해(92년) 총선과 대선을 치르면서 정치광고가 급증, 민자·민주·국민 3당 모두 100대 광고주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민당의 경우는 대선 직전인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전자에 이어 광고비 지출 순위 2위로까지 부각, 지난해가 정치광고 원년임을 실감케 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사실은 한국광고 데이타가 집계한 <92년4/4분기 광고계 동향 분석 보고서>에 의해 밝혀졌는데 이 보고서에 따르면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4대 매체를 기준으로 할 때 국민당은 모두 94억원을 지출 광고주 순위 27위에, 민자당은 69억원으로 48위에, 민주당도 44억원으로 90위에 올라 3당 모두 100대 광고주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놀라운 것은 대선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지난 11월에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민당이 삼성전자에 이어 2위로 올랐고 민자당과 민주당도 각각 9위와 11위에 이르는 기염을 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70).
8) 대통령선거법의 매체이용 제한
이들 우리나라의 정치광고는 대통령선거법에 의해서 다음과 같은 규제를 받는다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