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도시경관차원에서의 옥외광고물의 문제점
1. 옥외광고물의 과다한 양
옥외광고물의 양이 지나치게 많고, 또 좁은 공간에 밀집하고 있는 양상은 우리 나라 도시옥외광고물의 문제점들 중 가장 대표적인 양상이다. 옥외광고물이 지나치게 많아 정보를 보여주면 길을 가는 통행인이 제대로 인지할 수 없다. 이는 토지 이용의 밀도가 높은 동시에 개별 필지 및 건물의 규모는 작아서 조밀한 우리나라의 환경적 특성이 큰 원인이 된다. 또한, 점포당 옥외여고물의 양(개수) 에 대한 규제만 있고, 건물 전체의 총량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원인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인구밀도가 높고 토지 이용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옥외광고물의 수가 많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대도시 도심의 비교적 오래된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대구시의 중심 상업가로인 동성로는 1개 업소마다 설치하고 있는 광고물의 수가 평균 3.21개24)로 서울 다음으로 많은 양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 과대한 크기
옥외광고물의 크기를 보면 대체로 법규가 지정하는 최대 크기를 채우려는 경향이 강하다. 게다가 그 자체의 크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 광고물이라 할지라도 건물의 크기나 주변가로의 넓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유행가나 대형 브랜드 매장이 있는 상업가로를 중심으로 대형광고물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있는데, 이와 동시에 업종에 따라 전면광고가 등장하고 한 층을 다 덮어 버리는 가로형 광고물도 등장하고 있다.
3. 자극적인 디자인
가. 색채
옥외광고물의 형태를 구성하는 요소 중 사람에게 시각적으로 가장 강하게 작용 하는 것중의 하나가 색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원색의 경우 그 자체로서는 명시성이 높은 것이기는 하나 그 사용량이 많아질 경우 사람의 인지를 위한 자극의 정도가 지나치게 되어 사람들이 피로해 하거나, 혼란을 일으키게 되어서, 기대하는 만큼의 광고효과를 얻을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 도시의 경우 그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색채가 없고, 옥외광고물 또 한 지역성 및 장소성을 반영하는 주조색이 없어서 거리의 색채분위기가 특징이 없는 경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광고물의 색채는 빨강, 녹색, 파랑, 흰색, 검정 등 원색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유흥가나 대도시의 도심일 수록 이러한 자극적인 원색의 사용빈도가 높아지고 충격효과만을 노린 지나친 색의 대비로 인해 시각적 어지러움을 연출하고 있다.
나. 형상
색채 외에 지나치게 사람을 자극하여 혼란케 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광고물의 형상 그 자체이다. 여기에서 문제점으로 말하고자 하는것은 지나치게 형상이 다양해 지거나 그 의미를 알아볼 수 없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고자 함이다. 이러한 자극적인 양상을 띤 옥외광고물이 많이 보이는 지역은 토지 이용상으로는 주로 상업지역의 유흥가나 쇼핑가이다.
4. 인접 건물·점포와의 조화의 부족
가로경관에서는 옥외광고물 자체만 인지되지 않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광고물과 주변 환경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인식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그러나 광고주는 전체적인 주변 환경과 인접하는 광고물등에 데한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기보다는 소유업소만을 강조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며 제작자 역시 비전문가인 광고주의 요구대로 제작이 이루어지므로서 주변 환경과 조화로운 옥외광고물이 제작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옥외광고물의 배경이 되는 건물을 설계할 때에 어떤 광고물이 부착될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없으며 어떤 광고물을 달아야 한다는 지침을 제시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5. 혼잡성
혼잡스럽다는 것은 개별성과 다양성의 정도가 지나쳐 사람이 인지해야할 자극이 너무 많아 시각적 식별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 인지하기 어렵게 되고 피로를 느끼면서 광고의 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한 건물에서도 각 업소마다 각기 다른 형태의 광고물을 달고 있어, 업소 수만큼 이나 광고물의 양상도 다양하다. 생맥주, 의류, 가전제품, 은행, 편의품점, 커피 전문점 등 체인 형태의 업소를 제외하고는 같은 업종끼리 공유하는 광고물의 헝태가 거의 없어서 업종만큼이나 광고물의 양상 또한 다양하다. 최소높이의 제한, 돌출폭 제한, 개수 제한 등으로 규제하여 크기나 위치의 통일감을 형성할 수 있으나, 보편화 되다시피한 불법광고물들이 많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6. 획일화
획일화라는 현상은 건물의 형태, 가로의 분위기, 건물의 기능 등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가로경관을 주도하는 옥외광고물의 색채나 조명 등에서 나타난다.
대부분의 옥외광고물의 형태는 직사각형으로서 단순하고, 색채는 빨강, 흰색, 녹색 등 3∼4가지색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야간조명의 형식, 고딕체의 글씨, 재료 등도 거의 비슷하여, 각업소마다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7. 부적합한 설치 위치
옥외광고물을 부적합한 위치에 설치하는 사례들의 일차적 원인은, 옥외광고물의 양이 지나치게 많다는 데 기인한다. 또 다른 원인으로서는, 건축물을 설계할 때 광고물을 설치할 위치를 정확하게 지정하지 않고 입주업체가 임의로 설치해도 좋게끔 방치하는 점,광고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광고주의 과욕 등을 들수 있다.
이상에서, 옥외광고물의 문제점과 그 원인을 살펴보았다. 이것을 다시 도표로 정리해 보면 표 15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다. 옥외광고물의 문제와 그 원인을 살 펴보면 가장 주목해야 될 것은 역시 광고물을 제작하는 업자와 광고주가, 옥외광고물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큰 부분으로 나타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과 더불어 옥외광고산업분야의 전반적인 기자인 수준 미흡으로 말미암아 현대의 상업디자인이 추구하는 시각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차원에는 사실상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