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내 음료 시장의 규모 및 추세

해마다 20%이상의 고성장을 누려오던 청량음료업계가 지난해 제로 성장에 가까운 정체 현상을 보였다. 현재 음료시장 규모는 1조 8천억원으로 식품분야 단일 품목중 최대이다. ^l9)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콜라, 사이다, 향음료등 정통청량음료는 저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보리음료와 우유탄산음료는 이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며, 스포츠음료는 신장세가 거의 멈춘 상태이다. 그러나 건강에 초점을 맞춘 1백% 원액 주스와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캔커피 및 저탄산 과즙음료 등은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중 1백% 원액주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3%, 캔커피는 33.5% 신장했다. 1백% 원액주스 시장은 소비자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앞으로도 계속 고도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렌지주스 일색이던 1백% 원액주스 시장은 사과, 포도, 매실쥬스 등으로 다양화됐으며 각양각색의 야채음료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새로운 유망 시장으로 부상한 캔커피와 저탄산 과즙음료 쪽에 업체마다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²⁰⁾

'94음료시장은 소비자 욕구의 다양화에 부응하기 위해 보다 세분화된 신제품의 출시로부터 시작되었는데 그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간 국내 음료시장을 주도해 온 탄산음료 시장에서 무탄산음료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둘째 건강지향 음료가 강세를 보여 100% 천연주스가 떠오르고 있다는 점, 셋째는 신세대를 겨냥한 신세대 음료, 그리고 스포츠음료와 같은 기능성 음료가 지속적으로 성장 패턴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²¹⁾

2. 국내 탄산음료 시장의 구조분석

국내 청량음료 소비는 86년까지 탄산음료 위주로 이루어져 왔는바 탄산음료의 소비 비중이 CASE 단위 판매량 기준으로 70%를 상회하였으나 소득 수준 향상과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로 음료 소비 성향이 과즙음료, 스포츠 음료 등 건강 지향적 음료와 기능성 음료로 이전되어 제품의 다양화, 고급화가 이루어지면서 탄산음료의 소비 비중이 88년에 60%로 하락한데 이어 91년에는 50%대로 저하되었으며 92년에는 50%이하로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현상은 93년에 더욱 심화되어 매출액 기준으로 8.0%의 감소세를 시현하였는데 콜라가 5.4%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사이다는 11.3%의 급격한 매출 감소를 나타냈다. ²²⁾ 사이다, 콜라 등 탄산음료의 소비감소 추세는 올해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여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6천2백억원대가 예상된다. ²³⁾

과즙음료와 스포츠 음료등 건강 지향 제품의 인기에 눌려 수요가 매년 줄어 들고 있지만 탄산음료는 음료업계가 아직 그 존재를 무시하지 못할 만큼의 비중을 차지한다.

보리유성 탄산음료의 수요가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콜라는 롯데칠성 음료와 코카콜라의 적극적인 판촉공세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이다와 향음료도 작년 수준을 유지, 더 이상의 소비 감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탄산음료 시장에서 최근 주목이 되고 있는 현상은 저탄산 과즙음료가 신세대층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시장정착에 성공하고 있어 업체마다 광고를 강화하고 있다. ²⁴⁾

3. 저탄산음료 시장의 경쟁상황

청량음료는 식품중에서도 패션성이 가장 농후한 편에 속한다. 특히 맛이나 영양 못지않게 디자인이나 포장, 광고 마케팅의 감각을 중시하는 신세대들이 무시못할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그 경향은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신세대를 겨냥한 이른바 '신세대 음료'임을 표방하는 제품들이 나왔을 정도인데 그 대표적인 예가 동아오츠카의 「데미소다」이다.

지난해 중반부터 젊은이들을 겨냥한 감각적인 광고로 눈길을 끌었던 이 제품은 93년 한햇동안 80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등 시장정착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동아오츠카가 동아제약 시절에 내놓았던 '오란C'를 신세대 감각으로 되살린 것이다. ²⁵⁾

올해 청량음료 업계에 최대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세대용 저탄산 음료 시장에 유사한 제품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동아오츠카의 저탄산 과즙음료 「데미소다」가 올 1-5월 중 총 2천1백캔을 판매, 전년동기 대비 10배의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음료 시장에 돌풍을 일으켜 1, 2위 업체인 롯데칠성은 「윈디소다」를 해태음료는 「네오소다」를 내놓고 있다. 또 일화, 제일제당 등도 천연 저탄산 과즙음료 시판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²⁶⁾

음료시장은 경쟁에 있어서 제품, 유통, 판촉, 광고 등 어느 곳에서도 뒤지려 하지 않는다. 또한 신규업체, 신규품목이 이렇듯 무수히 등장하는 이유는 음료의 라이프 사이클이 여러 식품 중에서도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4. 탄산음료 브랜드별 광고의 표현 내용

국내의 탄산음료 광고의 표현 내용을 중심으로 이미지와 형식구조를 분석한 사례를 제시한다.

1) 코카콜라 코리아 컴퍼니 「스프라이트」

연두색과 노란색의 사용부터 젊음과 재치 등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이 광고에는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야구 모자의 챙을 뒤쪽으로 돌려 쓴 힙합 스타일의 젊은이와 한 손에 책을 들고 있어 대학생이라고 짐작되는 두 모델이 등장한다. 두 모델은 각각 '스프라이트'라는 음료를 들고 있으며 서로의 손에서 이를 발견한 순간 '야! 너도 정말 스프라이트'라고 외친다.

스프라이트는 요정을 뜻하는 영어 단어로서 이 광고의 카피는 이 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바로 스프라이트라는 이중의 뜻을 지닌다. 산뜻하고 새로운 느낌을 찾는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끔 마련된 뒷배경이 되는 거리는 만화 기법으로 장난스럽게 묘사되어 있다. 젊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상품 가치를 지닌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두 젊은이가 같은 음료를 마시고 있다는 것을 알고 '너도 역시'하면서 서로의 기호를 확인하는 것이 이 광고의 전부다. 스프라이트(요정)라는 단어와 모델들의 젊은 이미지, 익명성으로 인한 참신성, 배경색이 되는 초록, 노란색을 사용해서 산뜻하고 새로운 느낌을 강조한다.

이 광고텍스트는 기호들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모델이 되는 젊은이들의 재치있고 동적인 자세도 그렇고 이들의 의상 역시 금방 광고에서 미끄러져 나올 것처럼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있다. 상품인 음료는 약간 비스듬하게 사진 오른 쪽에 위치하는데 헤드 카피도 상품의 기울기 만큼이나 이리저리 기울어져 있어 전체적으로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또한 요즘 뮤직 비디오에서 많이 사용되는 애니메이션과 사진의 결합기법을 사용하여 재미있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마치 영화의 NG컷 모음을 보는 듯한 재미가 있다.

이 광고는 항상 새로운 것, 다른 세대와는 구별되는 것, 집단적인 동류의식을 추구하는 신세대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으며 모든 기표들(모델, 상품의 색깔, 배경 등)을 총동원하여 우리 사회의 새로운 담론인 '신세대'의 이미지를 조장 하고 있다. 즉 있는 그대로의 젊은 세대들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신세대는 이래야 한다는 의식을 조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모델의 자세는 오른쪽 대학생 차림의 모델이 왼쪽에 있는 힙합 스타일의 롤러블레이드를 향해 무게 중심을 이동하고 있는 포즈로 이는 광고의 지향성을 나타내 준다고 하겠다. <그림3-1 참조>

2) 동아오츠카「데미소다」

a. 데미소다 1차 TV광고

감각을 우선으로 하는 신세대, 그들의 LIFE STYLE에 맞춰 탄산음료의 강한 느낌을 부드럽게 쥬스의 맛을 산뜻하게 만든 데미소다는 데미(Demi)라는 말이 '절반'을, 소다(Soda)가 탄산수를 뜻하는 저탄산 과즙음료를 말한다. '음료에 캐릭터를 부여하자'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사람들, 그들만의 느낌'이라는 카피는 주목을 끌만하다. 비쥬얼은 데미소다 오렌지를 슬롯머신(Slot Machine)의 움직임과 같은 모습으로 재현하고 있고, 여기에 신세대 군상이 더해진다. 모델도 일본사람인듯 촬영 장소도 일본인듯 착각을 할 정도이다. 14명의 신세대 군상은 말은 하지 않지만 신세대의 독특한 성격을 상징하고 있다.

그리고 '아트 오브 노이즈'앨범에서 발췌한 BGM(Background Music)이 그들의 절제된 동작과 잘 어울린다. 신세대군상과 랩음악 형식으로 구성된 BGM의 절묘한 조화가 제품과 카피의 컨셉트를 극명하게 드러냄으로써 백마디 말보다는 느낌을 중요시하는 신세대들의 마인드에 밀착되어졌다.

데미소다 오렌지의 패키지가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처리된 것 역시 광고 표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패키지 자체가 신선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신세대의 이미지와 잘 맞기 때문이다.

갈증, 시원함, 깨끗함 등 물의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미지를 제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제품이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캔이 물에 빠지거나 물속에서 회전하는 장면에서이다. 자칫 밋밋할뻔 했던 전체의 흐름에 조용하면서도 역동적인 힘을 주고 있다.

신세대, 신인류, 신음료-데미소다. '신세대는 입맛도 다르다'라는 명제하에 '모름지기 신세대라면 데미소다를 마신다'는 것이 이 광고의 주장이다. 또한 모델들의 앞선 패션감각과 랩(Rap)스타일의 베경음악 등이 독특한 분위기 연출을 더해 주고 있다.

b. 데미소다 2차 TV광고

'데미소다 사람들이 움직인다'하는 주제하에 기성세대들이 신세대를 보는 부정적인 측면, 즉 신세대들은 겉모양에만 신경쓴다는 인상을 극복하기 위한 내용으로 전개하고 있다.

세련된 군상의 모델로는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종인 방송 스탭으로 하였다. 데미소다 광고를 촬영하는 내용을 연출하여 신세대들이 옷만 번지르르하게 입고 놀기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일도 열심히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촬영현장이 촬영 그 자체였기 때문인지 카케라 등 다양한 장비가 동원되었다.

모델들의 의상은 모두 검정색의 그다지 파격적이지도 않은 단순한 디자인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앞서가면서도 품격있는 신세대로 보이게 한다. 신세대를 상징하는 강한 이미지 연출을 위해 삭발한 모델도 등장하는데 제품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한다. <그림3-2 참조>

3) 롯데칠성 음료 「펩시」

청소년들의 우상 김종서의 라이브 콘서트, 양키 스타디움이 연상되는 엄청난 야외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현란한 조명, 휘날리는 장발, 대부분이 10대인 청중들과 김종서가 하나로 어울려 있다. 열창하던 김종서가 지친듯 무대위에 주저 앉는다. 그리고 정적! 펩시를 흔들며 김종서를 연호하는 10대 청중들이 정적속에 흐느적거린다.

펩시 한 모금을 들이킨 김종서가 '나는‥‥ !'이라고 외치는 순간 꿀럭거리는 병뚜껑, 마침내 화산처럼 터지는 펩시콜라 청중들은 미친듯이 환호한다.

경제적, 물질적 풍요속에서 자란 젊은 세대들.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어느 세대보다 가난한 세대일지도 모른다. 100명중 60명이 떨어져야 하는 대학입시, 컴퓨터와의 대화, 비상구가 없는 현실앞에서 그들은 답답함마저 느끼는듯 하다. 이 닫히고 막혀있는 젊음의 욕구를 펩시 광고가 대신 터뜨려 준 셈이다. 잠시 나마 광고를 통해 그들의 주체할수 없는 젊음의 열기를 씻어 내릴 수 있다면‥ 이 펩시 광고에서는 무엇엔가 어딘가 분출하고 싶은 청소년들의 욕구를 카타르시스를 통해 만족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4) 한국 코카콜라 「코카콜라」

'언제나 코카콜라(Always Coca-Cola)'는 새로운 세대에 맞는 제품 재해석과 각 소비계층군에 알맞는 광고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함이다. 또한 코카콜라 자체가 가지는 영원성과 신선함의 이미지로 참신하면서 동시대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변화하는 지구촌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발맞춰 이제까지의 전통을 탈피하고자 한 것이다.

전 과정이 C.G로 제작되어 있는 「북극곰 편」은 '북극곰=추운 지방에 사는 대표적인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하얀털을 감싸고 둔하게 움직이는 북극곰 여러 마리가 코카콜라병을 손에손에 들고 나타난다. 한 무리의 귀여운 북극곰들이 어슬렁거리다가 코카콜라를 마신후 북극 오로라를 잡으려는 듯 하늘을 쳐다 본다.

아무런 카피없이, 멘트 하나없이 단지 그들 손에 쥐어진 코카콜라병 만으로 이 광고가 제품 광고임을 알게 해 주고 있어 '어! 북극곰으로 코카콜라를 마시네?' 라는 새로운 개념을 부여 한다.

이 북극곰 광고는 무엇보다 재미있어 보는 이들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반복해서 보아도 흐뭇한 미소를 지니고 볼 수 있다. 커다란 덩치에 아둔해 보이는 북극곰이 마냥 귀여워만 보이고 '우리'라는 이미지의 부각으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코카콜라임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의 아기자기하고 발랄한 코카콜라의 이미지와는 다른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영상미를 느끼게 한다. <그림3-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