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의 언어 메시지가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미치는 영향 연구

IV. 연구결과 및 논의

1. 연구결과

1) TV광고 분석

본 장에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분석된 총 208편의 광고와 청소년 대상 광고, 다시 말해 청소년을 타켓 오디언스(target audience)로 하는 54편의 광고 그리고, 전체 TV광고에서 청소년 대상 광고를 제외한 154편에 해당하는 광고의 논증성 여부와 논증의 종류에 대한 분석이 비교 설명될 것이다.

TV광고의 논증성 여부와 논증의 종류에 대한 분석은 <2) 영향력 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를 구성하는 것으로, TV광고의 메시지 구조 및 메시지 소구 방법에 대한 자료로서도 이용될 수 있다.

(1) 논증성 여부에 대한 분석

<표 IV-1>은 TV광고의 논증성에 대한 분석을 대상 광고별로 정리한 것이다. 괄호 안에 제시된 비율(%)은 전체광고가 아닌 각각의 분석 대상 광고 총수에서 산출된 것이다. 표에서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청소년 대상 광고 중 논증적 TV광고는 청소년 대상 광고로 분류된 총 54편 가운데 단 5편에 불과한 9.3% 정도라는 것이다. 켈로그 현미 브레이크, 김치맛 라면, 프로스펙스, 포카칩, 피자헛 등이 논증성 TV광고로 분류된 청소년 대상 광고들이다.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 대상 광고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 제공 기능 내지 효과적으로 제품의 특성을 소구하는 설득적 기능에 역점을 두어 제작되기보다는 주로 이미지형성을 주 목적으로 하는 광고제작에 치중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고지적 광고나 설득적 광고가 모두 논증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현상은 비청소년 대상 광고에서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 대상 광고를 제외한 비청소년 대상 광고가 주로 성인 대상 광고로 분류된다고 할 수 있는데, 성인 대상 광고는 청소년 대상 광고에 비해 논증적 광고의 비율이 총 154편의 광고 중 37.6%에 해당하는 58편에 이르고 있어서 논증적 광고가 보다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 대상 광고에 비해 논증적 광고의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비논증적 광고의 비율도 62.4%에 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비논증적 광고는 대개 20-30대를 타켓 오디언스로하는 의류 및 생활용품 광고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지트는 사랑입니다'라는 언어 메시지와 화려한 영상 이미지가 합치된「미지트」광고와 '나는 나 Tom Boy', '끄레아또레(그녀의 이름은 자유)', '에스콰이어 콜렉션'과 같이 브랜드 네임(brand name)이외에는 언어 메시지와 음성 메시지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광고들도 적지 않았다.

보다 연령이 높은 성인을 타켓 오디언스로 하는 광고들은 정보 제공적 광고가 많았으나, 대개 단순한 정보 제공적 기능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정보 전달 과정 중에 수용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 구성력의 약화를 보여 주고 있는 것으로 주로, 주장에만 의존한 광고 소구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린나이 후레쉬 콤비 / 그 독특한 구조와 기능으로 요리사는 즐겁고 아름답다 / 연기를 없애는 그릴 린나이 후레쉬 콤비 Y1'라는 언어 메시지를 제시한「린나이 후레쉬 콤비 Y1」광고는 제품이 연기를 없애는 그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주요 주장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주장을 뒷받침 만할 근거를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다. 정보만 나열하는 광고는 근거 없이 주장만 내세우는 광고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광고는 자칫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려, 구매욕을 자극하는 허위 과장 광고로 빠져들기 쉽다. '강자에겐 힘이 있다'라는 언어적 소구와 차체보다 몇 배에 가까운 대형 컨테이너를 끌고 가는 영상이 어울어진「세피아」광고는 세피아 자동차가 강하다는 주장을 영상으로 처리한 것으로 영상에 과장된 이미지가 개입되어 있는 사례로 들 수 있다. 주장의 과장된 표현은 언어 메시지에도 나타나고 있는데, '선, 색, 감정까지 프린트 쾌감 100%'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HP데스크젯」의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표 IV-1>에서, 청소년 대상 광고와 비청소년 대상 광고를 합한 전체 광고 208편중 논증적 TV광고는 약 30.2%에 해당하는 63편임을 알 수 있다.

(2) 논증의 종류에 대한 분석

<표 IV-2>는 분석 대상 광고에 따라 나타나는 논증 방식을 주장의 유형에 따라 분류하여 정리한 것이다. 전체광고, 청소년 대상 광고, 비청소년 대상 광고별로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논증적 TV광고로 분석된 전체 63편의 광고 중, 사실적 주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논증형 광고는 32편으로 그 비율이 50.8%에 다다르고 있었다(<그림 IV-1> 참고). 이러한 사실은 많은 광고들이 '∼이다','∼아니다'와 같은 사실확인 여부를 주지시켜 주는 방식의 주장형태에 의존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사실적 주장 중심의 논증적 TV광고의 사례로「에이스 침대」를 들 수 있다. '한국인의 체형이 커진 만큼 침대도 달라져야 한다'는 근거를 내세우고, '에이스 침대는 메트리스를 5cm더 높여서 한국인의 체형에 적합한 침대를 완성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에이스가 드디어 해냈습니다'라는 언어 메시지는 주요 주장이 되고 있는데, 이러한 주장은 수용자가 그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적 주장에 해당한다.

사실적 주장 중심의 논증형식이 우세한 가운데 가치적 주장 중심의 광고와 정책적 주장 중심의 광고는 각각 28.8%와 20.6%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치적 주장 중심 광고는 수용자들이 주장에 대한 가치 부여 과정을 거쳐 주장의 진위 여부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형태의 주장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해표 식용유」는 가치적 주장 중심 광고의 대표적 사례이다. 우선, '지난 23년간 주부님들께서 사용하신 해표 식용유는 13억병. 지구를 2바퀴 반이나 도는 엄청난 양'이라는 사실적 근거를 내세워 '잘 팔리는 식용유가 좋은 식용유'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해표 식용유 광고는 수용자가 좋은 식용유를 판단하는 가치판단의 기준을 잘 팔리는 식용유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적 주장 중심의 광고 형태에 속한다. 반면, 정책적 주장 중심의 광고는 수용자에게 '∼을 해야 한다','∼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식의 주장을 내세우게 된다. '예쁜 엄마얼굴을 지켜주자'는 주장을 내세운「네프리스」광고는 정책적 주장 중심 광고의 대표적 사례이다.

주장의 유형에 있어서, 사실, 가치, 정책이라는 순위는 비청소년 대상 광고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청소년 광고로 분류된 총 58편의 논증적 광고 중 51.7%에 해당하는 30편의 광고가 사실적 주장 중심의 광고로, 29.3%에 해당하는 17편이 가치적 주장 중심의 광고로, 그리고 19.0%에 해당하는 11편의 광고가 정책적 주장 중심의 광고로 분류되었다(<그림 IV-2> 참고)

반면, 청소년 광고 중 논증적 TV광고는 주장의 유형에 있어서 다른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표 IV-3>를 보면, 사실적 주장 중심의 광고가 40%, 정책적 주장 중심의 광고가 40%로 동일한 구성 비율로 나타나고 있으며, 가치적 주장은 20%로 확인되어, 전체 광고나 비청소년 대상 광고와 비교해 볼 때, 가치적 주장 중심의 광고와 정책적 주장 중심의 광고 비율이 역전되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가치판단이라는 과정을 한번 더 거쳐야 하는 소구 형태보다는 즉시 적이고, 즉각적인 수용 과정이 청소년들에게 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의해 광고가 제작되지 않았나 하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앞서, <(1) 논증성 여부에 대한 분석>에서 청소년 광고의 대부분이 주로 언어 메시지에 의존하기보다는 영상이나 음향 등에 의존하고 있는 비논증적 광고로 분류된 것을 고려해 볼 때, 언어 메시지에 의존하고 있는 논증적 광고 역시 또 한번의 '생각하는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점을 감안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분석 대상 광고의 유형에 관계없이 많은 논증적 TV광고들이 사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적 주장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영향력 분석

(1) 차이검정

논증력을 갖춘 청소년과 논증력이 약한 청소년 집단 사이에 나타나는 TV 광고 인지율, TV시청량, 독서량, 국어성적의 차이를 검정하기 위하여, 일원배치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우선, <표 IV-3>은 청소년들의 논증력 차이에 따른 광고인지도 내지 광고에 노출된 정도의 차이를 검정하기 위해 실시한 일원배치 분산분석의 결과를 분산분석표로 정리한 것이다.

분산분석표를 보면,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따라 TV광고에 노출된 정도가 같다'는 가설이 기각됨을 알 수 있다. 즉, 청소년들의 TV광고 인지율은 논증력이 강한 집단과 약한 집단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p=.0044<.01).

다음 <표 IV-4> 과 <표 IV-5>는 청소년들의 논증력 차이에 따른 TV광고의 인지도 차이를 논증적 광고와 비논증적 광고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논증력이 강한 청소년 집단과 약한 청소년 집단 사이에 논증성 광고에 대한 인지도에는 아무런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p=.0589>.05). 이 결과는 본 연구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본 연구에서 주로 보고자 했던 것이 논증적 TV광고가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미치는 영향이었던바, 논증력이 강한 청소년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과의 논증성 광고에 대한 인지도 조사가 유의미한 결과를 기대했지만,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유의 수준을 10%로 정하면, 두 집단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를 내올 수 있다. 이는 곧 논증성 광고에 차별적으로 노출된 청소년들은 논증력에 영향을 받는다는 가정을 갖게끔 한다. 이에 대한 분석은 다중회귀분석 방법을 이용한 <(2) TV광고의 영향 강도>에 대한 분석에서 다루기로 한다. 비논증성 TV광고에 대한 인지도에는 유의 수준 5%내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표 IV-5> 참고).

아래 <표 IV-6>을 보면, '청소년들이 논증력에 따라 독서량에 차이가 없을 것이다'는 영가설이 유의 수준 1%내에서 기각됨을 알 수 있다. 즉, 논증력이 강한 청소년 집단과 약한 집단 사이에는 독서량에 있어서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국어점수의 차이 검증에도 나타나고 있다.

아래 <표 IV-7>은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따른 국어점수의 차이 검증에 대한 분산 분석표인데 국어 점수에 대한 두 집단 사이의 확실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P=.0000<.01).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따른 광고인지도에 유의한 차이점이 발견된 사실과는 달리, TV시청량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IV-8>을 보면,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따른 TV시청량을 검증한 일원 분산 분석에서 p값이 .4357로 유의한 값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 TV광고의 영향 강도

① 상관관계 분석

우선, 각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다중회귀분석에 대한 결과 논의와 종합적 논의를 할 때, 보다 풍부한 기초 자료를 만들고자 한다.

<표 IV-9>에 의하면, 독서량과 국어성적, 독서량과 논증력, 국어성적과 논증력 간에 양적상관(positive correlation)이 형성되어 있고, 반면 광고와 논증력 간에는 부적상관(negative correlation)이 나타나고 있다. 상식적으로 독서량과 국어성적, 독서량과 논증력 그리고 국어성적과 논증력 간에 양적 상관이 나타난다는 것은 일반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어 특기할 만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본 연구에서 집중적으로 보고자 했던 논증적 광고의 노출 정도와 청소년들의 논증력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결과는 부적 상관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광고의 논증성에 관계없이 비논증적 광고와 전체 광고에도 동일하게 나타나 있다. 또한, 논증적 광고에 대한 인지도와 비논증적 광고에 대한 인지도 사이의 상관률이 .8231로 나타나, 논증적 광고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비논증적 광고에도 다수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② 다중회귀 분석

다중회귀 분석의 독립변수에는 광고를 전체 광고와 논증적 광고, 비논증적 광고에 대한 인지도로 나누어 TV시청량, 독서량, 국어성적에 포함시켜 아래와 같은 세가지 유형으로 독립 변인을 설정하여 각각 적용시켜 보았다.

A유형: 전체 광고에 대한 인지도, TV시청량, 독서량, 국어성적

B유형: 논증적 광고에 대한 인지도, TV시청량, 독서량, 국어성적

C유형: 비 논증적 광고에 대한 인지도, TV시청량, 독서량, 국어성적

㉮ A유형의 독립 변인에 대한 분석

분석된 208편의 광고 전체에 대한 인지도와 TV시청량, 독서량, 국어성적을 독립 변인으로 하고 청소년들의 논증력을 종속 변인으로 설정하여, 다중회귀 분석을 하였을 경우, 다음 <표 IV-10>와 같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아래 <표 IV-10)에 의하면, 결정 계수가 .25514로 A유형에 속하는 독립 변인들이 청소년들의 논증력이라는 종속 변인의 변동을 25%정도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다소 낮은 설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회귀식 자체의 적합도를 검정할 수 있는 F값에 대한 유의도가 .0000으로 나타나 회귀식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식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회귀식을 산출하려면, 독서량과 TV시청량과 같이 T값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못한 독립 변인의 회귀 계수를 제거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INF = -.98534 + -9.8138 Ad + .0529 GRADE(INF: 논증력)와 같은 회귀 방정식을 세울 수 있다.

위의 회귀식에서 국어성적은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광고 시청은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향의 정도를 본다면, TV광고 시청의 영향이 국어 성적에 비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B유형의 독립 변인에 대한 분석

논증적 광고로 분류된 총 63편의 TV광고에 대한 인지도와 TV시청량, 독서량, 국어성적을 독립 변인으로 하여, 다중회귀분석을 하였을 경우, 다음 <표 IV-11>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결정 계수가 .22732로 종속 변인의 변동을 22%정도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회귀식 자체의 적합도를 검정할 수 있는 F값에 대한 유의도가 A유형에 대한 분석과 동일하게 .0000으로 나타나 회귀식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식임을 보여주고 있다. B유형에 대한 다중회귀분석 결과, 독서량과 TV 시청량은 A유형에 대한 분석과 동일하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못한 독립 변인으로 나타났다. 회귀 방정식은 INF = -1.02998 + -.0242 LOGIC + .0524 GRADE(INF: 논증력)이 되었다.

B유형에 대한 분석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논증적 TV광고 시청보다는 국어성적이 다소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C유형에 대한 분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 C유형의 독립 변인에 대한 분석

비논증적 광고로 분류된 145편의 TV광고에 대한 인지도와 TV시청량, 독서량, 국어성적을 독립 변인으로 하고 청소년들의 논증력을 종속 변인으로 설정하여 다중회귀분석을 하였을 경우, 다음 <표 IV-12>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

C유형에 대한 다중회귀분석 결과, 결정 계수가 .25891로 종속 변인의 변동을 약 26%정도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회귀식 자체의 적합도를 검정할 수 있는 F값에 대한 유의도가 A유형이나 B유형에 대한 분석과 동일하게 .0000으로 나타나 회귀식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식임을 보여주고 있다. C유형에 대한 다중회귀분석 결과, 독서량과 TV시청량은 A유형이나 B유형에 대한 분석과 동일하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못한 독립 변인으로 나타났다. 위의 표를 참고해 INF = -.94909 + -.0141 NLOGIC + .0523 GRADE(INF: 논증력)와 같은 회귀 방정식을 세울 수 있다.

B유형에 대한 분석과 동일하게 국어성적이 비논증적 TV광고에 비해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종합적 논의

본 연구는 TV광고요소 중 언어 메시지의 논리적 구조를 분석하여, 우선 청소년들에게 주로 노출되는 광고의 논증성 여부를 파악하고, 광고 메시지의 논리적 구조가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미치는 영향 여부를 분석하였다.

우선, 본 연구에서 TV광고의 긍정적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 보고자 했던 '논증력 광고에 대한 높은 인지도는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라는 가설은 일단 기각되었다. 왜냐하면 청소년들이 광고를 차별적으로 인지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논증적 광고에 대한 인지도와 비논증적 광고에 대한 인지도 간의 상관관계가 p=.8231의 높은 상관으로 나타나 이 사실을 경험적으로 설명 해주고 있다.

위의 결과를 바탕으로 광고의 논증성과 관계없이 광고 전체에 대한 인지도를 독립 변인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독서량, TV시청량, 국어성적 등도 독립 변이에 포함시켜 비교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TV광고가 미치는 영향 강도를 다중회귀분석에 의해 분석하였다. 그 결과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미치는 광고의 영향력은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다른 독립 변인들보다 강도 있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TV광고가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다음 네 가지의 논의가 가능하다.

첫째, 광고가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통념을 경험적으로 증명하는 결과였다. 유행어, 비속어 등의 사용빈도 내지 사용경험 등을 분석하여 TV광고가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기존의 연구물의 방식과 같은 수준에서 진행되었다. 다시 말해서, 방송에서 송출되는 언어의 사용빈도에 관한 연구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방송 언어의 사용빈도에 대한 연구는 청소년들의 바른 언어사용과 방송 관계자들의 방송언어 사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고취시켜 줄 수 있는 경험적 자료를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청소년들의 유행어, 비속어 사용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프로그램의 변화나 방송 개편, 인기 연예인의 인기도 등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으로, 이에 대한 경험적 연구 또한 한시적이고 표면적인 연구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방송언어 사용경험에 대한 연구는 방송언어가 청소년들의 어떠한 사고 능력에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가 하는 점을 파악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본 연구는 TV광고가 청소년들의 단순한 언어사용 경험보다는 인지구조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종류의 연구 문제로 TV광고의 영향력 분석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 결론지은 바와 같이 TV광고가 청소년들의 언어생활 속에 부정적인 영향을 행사하며 자리 매김 되어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둘째, TV광고를 비롯한 매스미디어의 부정적 영향력에 대한 논의로서, 일반적으로 미디어는 교육적인 역할 면에서 실패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해로운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는 밀스의 지적(Mills, 1987:115)이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스미디어의 부정적 영향력의 원인이 단순히 매스미디어 자체에 있다는 생각은 재고되어야 한다. 매스미디어가 사회 체제의 일부이고 다른 사회체제와 함께 기능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스미디어의 부정적 영향력은 또 다른 사회 체제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TV정보 수용과 열악한 대화 환경에 대한 다음과 같은 논의는 매스미디어의 부정적 영향력이 다른 사회 체제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 줄 것이다.

일반적으로, 매스미디어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시각은 대개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으로 구별된다. 매스미디어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갖는 경우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의 제공, 대리 만족을 통한 욕구불만의 해소, 대화 기반을 제공하여 사회생활의 활기를 불어넣고, 긴장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등의 이유가 제시되는 반면, 부정적 견해를 갖는 경우는 범죄와 폭력의 모방 가능성, 선정적이고 퇴폐적인 오락물을 통한 사고기능의 저하 내지 마비 현상, 가족간의 대화 단절, 직업, 계층, 성, 인종에 대한 왜곡된 상(像)의 제시,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의 규격화 초래, 문화적 침투 내지 종속화 가능성 등을 이유로 매스미디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한다(김경숙, 1994:313). 특히, 언어생활이라는 측면에서 김경숙의 입장을 살펴보면, 매스미디어는 화제 제공이라는 긍정적 측면과 아울러, 밀스가 지적한 바와 같이(Mills, 1987:114) 소규모의 토론이나 인간들 사이에 오가는 한가로운 의견 교환의 장을 점점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는 비판을 함께 안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소위 영상문화 속에 존재하는 영상세대라고 지칭되는 지금의 청소년들은, 대화를 하기 위한 다양한 정보를 TV를 통해 획득하고는 있는 반면, 그 많은 화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고민하고 분석하여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대화통로의 부재와, 대화방식의 미숙이라는 상태에 처해 있다. 이런, 상태 속에서 자아 정체감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나름대로의 자아방어 수단을 형성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자아방어 수단은 무엇보다 TV정보의 선택적 수용이라는 양태로 나타난다. 한국의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통로는 자연히 학교 친구라는 또래 집단이기 마련이다. 한국방송 공사가 조사한 '청소년의 가치 기준과 행동에 미치는 요인의 변동 사항'에 관한 조사에 의하면(한국방송공사, 1990), 친구, 또래 집단이 1위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들이 주로 어느 장소에서 생활하고 있는가 하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결코 우연한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학교 친구와의 대화는 학교에서 진행되는 엄격한 교과과정의 테두리 안에서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순 없을 것이다. 특히, 입시 위주의 교과과정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의 중등학교문화 속에서 청소년들 사이의 대화문화가 용이하게 형성되어 깊이 있게 발전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일상적으로 짧은 대화 시간과 표면적인 화제라는 요소로 이루어진 대화 문화를 형성할 수 밖에 없다. 정보에 대한 선택적 노출은 바로 이러한 대화 문화와 관련되는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 속에 빠른 대화에 적합한 화제는 다큐멘타리, 토론과 같은 시사적인 내용보다는 쇼, 드라마, 코미디물, 스포츠와 같이 쉽고 빠르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일 수밖에 없다. 한국방송개발원이 조사한 연령별 주시청 TV프로그램에 대한 분석 결과에 의하면, 청소년들이 선택한 선호 프로그램은 주로, 쇼(4.0점), 드라마 (4.0점), 코미디(3.9점), 스포츠(3.7점)에 치중되어 있는 반면, 다큐멘타리(2.5점), 토론 좌담 (1.7점)은 열세를 보이고 있어(한국방송개발원, 1994:71) 청소년들이 깊이 있는 대화 상황을 요하는 화제는 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를 통해 무한 방출된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제한된 대화 통로를 통해 서로 공유하려면 논리를 앞세운 대화보다는 정보의 나열에 이은 즉각적 반응이라는 손쉬운 대화방식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청소년들은 TV로부터 제한된 정보를 획득한 후, 제한된 대화환경 속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제한된 대화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또다시 제한된 TV 정보를 획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해결의 고리는 청소년들이 처해 있는 대화환경에 있다. 다양한 주제 특히, TV에 방송되고 있는 화제를 중심으로 한 토론식 수업의 개설, 대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특별활동의 조성 등과 같이 학교 내 대화환경을 보다 활성화시킴으로써, 청소년들은 TV에서 송출된 새로운 종류의 정보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년들의 TV정보 수용과 대화환경에 대한 위의 논의를 통해, 매스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이 다른 사회 체제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매스미디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매스미디어를 부정적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는 다른 사회체제에 대한 관심을 사장시키게 만들 것이다. 따라서, 매스미디어에 대한 바람직한 논의는 매스미디어에 대한 부정적 편견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셋째, 논증적 TV광고가 논증적 구조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의 논증적 광고와 비논증적 광고에 대한 선택적 지각과 논증력에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광고의 상업적 성격과 TV광고의 소구 방식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고의 궁극적 목적은 제품 판매에 있다. 광고주와 광고 제작자들은, 광고에 노출된 수용자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로 전환될 것을 기대한다. 수용자의 소비자로의 전환을 위하여, 광고 제작과정의 전략은 광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제품에 대한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집중된다. 이러한 전략은 대개, 소비자의 특성과 제작 기법의 발달 등에 따라 변화된다. 소비자의 생활수준, 가치관, 생활양식 등의 변화는 광고 제작자들로 하여금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광고 제작에 몰두하게 만들며, 제작기법의 변화는 광고 제작자들의 욕구를 기술적으로 뒷받침 해주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광고 제작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의 광고 메시지 전달방식을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광고 제작자들의 광고 제작 과정은 광고주의 통제하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광고 제작 과정은 지극히 마케팅적 관점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교육적 관점에서 본다면, 광고의 교육적 효과는 부수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것에 불과하다. 광고의 일차적 목표는 상품 판매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업광고에서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광고의 상업적 성격과 아울러, TV광고가 청소년들의 논증력을 저해하는 이유를 TV광고의 소구 방식에서도 찾을 수 있다. 특히 TV광고의 표현 방식 중의 일종인 주의산만 효과는 그 주된 원인이 된다. 광고가 수용자들의 주의를 분산 시키지 않고, 제품 구매욕구를 효과적으로 발생시키기 위해서 광고 제작자들은 다양한 광고 표현기법을 사용한다. 타나카 히로시에 의하면(타나카 히로시, 마루오카 요시토, 1993:293-301), 수용자들의 인지, 회상, 설득 등과 같은 특정 효과를 유발시키기 위해서, 정보원의 진실성, 정보원의 매력성, 논리형 소구와 정서형 소구, 공포 소구, 유머 소구, 일면 제시와 양면 제시, 주의 산만, 비교 광고, 쿨 메시지(cool message), 메시지 구성에 있어서 순서 효과 및 반복 효과, 광고 모델, 가격 이미지, 원산지 이미지, 기업 이미지, 브랜드 차별화 메시지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본 연구가 TV광고의 언어 메시지와 관련된 소구 방식을 기초로 청소년들의 논증력을 분석하고자 한바, 위에 제시된 광고 표현방식 중 특히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은 논리형 소구와 정서형 소구, 주의 산만과 같은 표현 기법이다. 이 중 논리형 소구와 정서형 소구의 효과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어떤 소 구 방식이 수용자들에게 효과적인가 하는 점에 대해 일관된 결과를 내오지 못하고 있어서, 논의의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 반면, 주의 산만에 의한 소구 방식이 효과가 높다는 실증적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주의 산만은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동시에 수용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다른 자극들을 함께 제시하는 형태의 소구 방법이다. 주의 산만에 의한 소구 방법의 효과는 수용자들을 다른 자극에 노출시킴으로써, 주요 메시지에 대한 반발력과 비판력을 상실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 TV광고의 언어 메시지에 대한 인지도는 유지되나 메시지의 구조에 대한 분석력은 상실하게 된다. '청소년들의 논증적 광고에 대한 노출 여부'라는 문제에 관심을 둘 때, 청소년들이 광고의 주의 산만 효과로 인하여, TV광고의 언어 메시지에 대한 분석력과 비판력을 상실하게 되고, 대개의 광고를 구별할 수 있는 변별력을 상실함으로써, 결국, 본 연구의 결과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논증적 광고와 비논증적 광고를 무차별적으로 인지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대한 영향력이 부정적으로 나타나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청소년들을 포함한 신세대를 타켓 오디언스로 하면서 뚜렷한 광고 장르를 형성하고 있는 이른바, 포스트모던 광고의 특징에서도 찾을 수 있다. 포스트모던 광고의 일반적인 유형은 서술 구조(narrative)의 해체, 반 형식성, 비언어적 기호에 의한 소구 등으로 나타난다(강명구, 1992:292-293). 전통적 광고가 일관된 서술 구조로 구성된 반면, 포스트모던 광고는 불투명한 감각적 기호와 파편화된 이미지를 나열하여 이야기의 논리적 구성을 방해하고 있다. 서술 구조의 해체와 아울러, 언어적 기호보다는 비언어적 기호에 대한 의존은 포스트모던 광고의 또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광고 소구 방식의 반 형식성이란, 상품의 유용성 보다는 상품과의 상징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소구 방식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포스트모던 광고는 80년대 이후, 주요 소비자 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젊은 소비계층(Youth Market)의 정서에 적합한 광고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김승현, 1994:41).

논리성보다는 비논리성을, 합리성보다는 비합리성을, 형식성보다는 반 형식성을 추구하는 포스트모던 광고는 청소년 대상 광고의 뚜렷한 장르를 형성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러한 소구 방식을 이용한 광고 유형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모던 광고와 같이 주로 느낌과 감성에 호소하고, 파편화된 이미지를 창출하고, 논리성이 결여된 표현형식을 고집하는 광고장르가 계속 활성화되는 한, 광고는 청소년들의 사고능력과 논리력에 심각한 유해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상업 광고가 궁극적으로 상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광고가 단순히 상품을 판매촉진하기 위한 경제적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성원의 생활양식과 가치관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 커뮤니케이션' 이기 때문에(이규완, 1988:25), 광고 제작자들, 특히 청소년을 타켓 오디언스로 하는 광고를 제작하는 제작자들은 본인이 제작하는 광고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을 고심해야 할 것이다.

넷째, 언어 교육과 관련해, 학교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된 반면, 개선의 여지도 남기고 있다. 이제까지는 본 연구의 결과 중, TV광고와 청소년들의 언어생활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에 대해 논의를 해 보았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TV광고가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국어성적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학교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그러나, 영향 강도의 수위라 할 수 있는 회귀 계수가 B=.0523으로 나오고 있어 긍정적인 영향은 나타나고 있지만, 영향 강도는 매우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TV광고의 영향력이 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어, 이제까지 주도적 교육기관이라고 생각되어 오던 학교의 위상이 크게 위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주도적으로 증진시키고 있어야 할 학교에서 그 영향력이 눈에 띄게 저조하게 나타났다는 사실에서, 학습력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학교가 일정 정도 실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학교에서의 교육적 위기는 청소년들의 특성에 대한 오판(誤判), 사회의 기술 발전에 대한 학교의 부적응 등에서 기인한다. 무엇보다, 학교에서의 교육적 위기는 교육자가 자신들이 지금 다루고 있는 대상이 활자 인간이 아니고 새로운 종류의 텔레비전 인간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서범석, 1989:159, 재인용). 텔레비전 인간은 영상세대를 구성한다. 영상세대는 이전의 활자세대와 비교해 다른 특성을 가진다. 영상세대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활자세대에 비해 영상언어에 대한 해독력이 높다는 것이다(김승현, 1994:41). 영상세대는 고정되어 있고 정체적인 활자언어보다는 역동적이고 현실감 있는 영상언어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렇게 학습자들의 특성과 학습하기 위한 기초적 자질이 변화된 이상, 기존의 교과과정이나, 학습 방법, 학습 매체에 의해 진행되는 학습에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란 힘든 일이다. 따라서, 학교는 청소년들의 특성을 고려한 학습 전략과 학습 도구를 마련해야 하며, 여기에는 교과과정의 재구성, 학습 매체의 재구성 및 개발, 개발된 매체의 투입 가능성, 투입시기, 투입효과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들이 포함된다. 매스미디어에 대한 비판과 활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주로 미디어 교육과 교육공학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이 두 분야는 미디어에 대한 자세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디어에 대처하는 자세에는 미디어를 경계와 비판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소극적 자세가 있는 반면, 미디어를 학교교육의 질적개선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적극적 자세도 있다. TV프로그램에 대한 수용자들의 비판적 안목을 길러 주고, 미디어를 이해할 수 있는 청취자, 독자, 시청자 양산을 목표로 하는 소위 미디어 교육은 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으며, 교육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매체의 활용을 우선으로 하는 교육 공학적 입장은 후자에 속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미디어교육은 미디어를 현대 사회의 필요악으로 간주하고, 경계와 비판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과 같은 부정적 입장을 취하는 반면, 교육 공학적 입장은 미디어를 현대사회의 필수 불가결한 기제로 간주하고, 교육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생각하는 바와 같이 미디어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¹⁾.

그러나, 이 두 입장 모두 미디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미디어 교육의 입장이 미디어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 관점을 내세우는 반면, 교육 공학적 입장은 오히려 효용성만을 강조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비판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황병일의 제언은 교육학적인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이다(황병일, 1991:95).

그리고, 광고에 대한 비판론의 내용을 보면, 광고 자체보다는 광고를 잘못 운영했을 때의 부정적 영향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광고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자유경제시스템 상황 하에서는 하나의 사회ㆍ경제적 제도로서 광고의 긍정적인 측면은 보다 극대화 시키고, 부정적인 면은 광고가 진실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광고 자율심의제도, 소비자 보호단체, 광고 심의제도, 각종 광고 관련법규 등과 같은 사회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광고를 유용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는 것이 광고를 비판하는 것보다는 바람직 할 것이다.

본 연구를 비롯한 매스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매스미디어는 청소년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식의 결론에 이르긴 했지만, 이러한 결과는 매스미디어가 결국, 청소년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뿐이다. 본 연구의 결과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청소년들이 부분적으로 학교교육보다는 TV등과 같은 영상매체에 큰 영향을 받고 있고, 결론적으로 학교교육의 영향력이 상실되어 가고 있는 반면, 학교교육을 질적으로 개선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면, 이제는 미디어를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 학습 기제로 활용해야 될 시점에 놓인 것이다. 미디어를 학교에서 수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앞서 제시한 미디어 교육의 교육목표와 교육공학의 교육목표를 절충한 새로운 교육목표를 세워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영상매체를 수용할 수 있는 학교 내외의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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