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약

TV광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경제적 기제로 자리잡고 있다. 기존의 경험적 연구들을 통해, 상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는 TV광고가 경제적 효과이외에 교육적 파급효과까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광고의 교육적 효과는 특히, 신체적, 정서적으로 미성숙 단계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더욱 명징하게 나타나고 있어, 현대 사회에서 TV광고는 일종의 교육 환경으로 자리 매김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본 연구는 TV광고의 교육적 기능에 관심을 두고자 한다. 특히, 지난 93년 이후 수학 능력 평가와 함께 대다수의 대학에서 실시된바 있는 본고사에서 논술 영역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청소년들의 논증력 향상과 논리적 사고력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환경을 파악하는데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현실에서, TV광고를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환경 변인으로 상정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TV광고의 언어 메시지가 청소년들의 언어적 사고능력 중 논증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함으로써 매스미디어의 교육적 영향력을 파악하는데 있다. 또한, 청소년들의 논증력 향상과 관련해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TV광고를 비롯한 매스미디어의 교육 기제로서의 활용방안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2장 1절에서는 TV광고 효과이론을 매스미디어 효과 이론을 통해 검토해 보았다. 2장 2절과 3절에서는 분석도구 구성을 위해 필요한 이론들을 검토하였다. 우선, TV광고의 논증성 여부와 청소년들의 논증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분석도구를 구성하기 위하여, 툴민(Toulmin)의 논증 모형과 로텐버그(Rottenberg)의 논증 모형을 이해하였다. 다음으로, 청소년들의 TV광고 인지도를 조사하기 위하여, 마케팅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는 광고인지도 조사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하였다. 특히, 광고인지도 조사의 대표적인 사례인 스타치 테스트(Starch Test)를 재구성하여, 본 연구의 분석도구로 활용하였다.

3장에서는 본 연구에서 사용된 분석도구, 분석시기, 분석대상 및 자료처리방법 등이 제시되어 있다. 3장은 크게 TV광고의 논증성 여부, 논증 유형에 대한 분석과 TV광고의 영향력 분석으로 나누어 설명되고 있다. TV광고 분석은 8월 28일부터 9월 4일까지 KBS1, KBS2, MBC, SBS등 4개 방송사에서 방영된 일주일 분의 TV광고 235편을 분석대상으로 하였고, 빈도 및 백분율을 이용하여 논증성 광고와 비논증성 광고를 분류하였다. TV영향력 분석을 위하여, 서울 시내에 위치한 3개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인지도 조사 및 논술문 작성을 실시하였으며, 논증력이 강하게 나타난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 사이의 광고인지도 차이를 파악하기 위하여 분산분석을, 그리고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미치는 TV광고의 영향 강도를 분석하기 위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상의 연구 방법을 통해 얻어진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모니터 과정을 통해 분석된 총 208편의 광고와 청소년 대상 광고인 54편의 광고, 그리고 전체 TV광고에서 청소년 대상 광고를 제외한 154편에 해당하는 광고의 논증성 여부에 대해 분석한 결과, 청소년 대상 광고 중 논증적 TV광고는 9.3%, 비청소년 대상 광고 중 논증적 TV광고는 37.6%, 전체 광고 중 논증적 TV광고는 30.2%로 나타났다. 또한, 논증의 종류에 대해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분석 대상 광고의 유형에 관계없이 많은 논증적 TV광고들이 사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적 주장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논증력을 갖춘 청소년과 논증력이 약한 청소년 집단 사이에 나타나는 TV광고 인지도의 차이를 검정하기 위하여 일원배치 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 청소년들의 TV광고 인지율은 논증력이 강한 집단과 약한 집단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p=.0044<.01).

셋째, 본 연구에서는 TV광고 이외에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고려되는 학업성적(국어 성적), 독서량, TV시청량 등을 독립 변인으로 상정하였으며, 회귀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를 얻고자, 각 독립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독서량과 국어성적, 독서량과 논증력, 국어성적과 논증력 간에 양적 상관관계(positive correlation)가 형성되어 있고, 반면 광고와 논증력 간에는 부적 상관(negative correlation)이 나타나고 있다.

넷째,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미치는 TV광고의 영향 강도를 분석하기 위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국어성적은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광고 시청은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향의 강도를 본다면, TV광고 시청의 영향이 국어성적에 비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2. 결론

본 연구의 결과에 기초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TV광고가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본 연구 결과는, 광고 제작자, 광고주 등과 같이 TV광고 제작과 관련된 기관 및 개인들에게 TV광고의 교육적 책임이라는 당위적 과제를 안겨 주게 되었다. 비록 TV광고가 궁극적으로 상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경제활동의 일환이라고는 하지만, 부차적으로 발생되는 사회ㆍ교육적 효과를 감안할 때, TV광고 제작 관계자들은 TV광고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 효과에 대해 교육적으로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

둘째, TV광고에 비판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안목과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TV광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경제적 기제로 자리잡고 있으며, TV광고로 인한 경제적, 사회ㆍ교육적 효과도 대단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TV광고의 존재를 무조건 무시한다거나, 반대로 TV광고를 맹신하는 식의 태도는 TV광고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TV광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활용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러므로, 교육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디어 교육과 교육 공학적 노력은 시의 적절한 대처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미디어 교육과 교육공학이 한쪽으로 경도 되지 않고 비판과 활용을 적절히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두 입장을 통합한 새로운 교육목표와 그에 상응하는 교과과정의 완성이 필요하다.

셋째, TV광고 및 매스미디어의 활용은 학교교육과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학교의 교과과정은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는 반면, TV광고는 비록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학교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각인 시키는 계기가 되지만, 학교교육이 개선되어야 할 시점에 놓여 있음을 암시해 준다. 따라서, 학교는 기술발전의 응용과 학습증진이라는 측면에서 TV광고를 비롯한 매스미디어를 교과과정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과 아울러, 매스미디어를 학교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학교내ㆍ외의 제도적 장치도 병행 되어야 한다.

3. 제언

본 연구의 결과 및 결론에 기초해서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TV광고의 보다 효과적인 영향력 분석을 위해서는 교양ㆍ오락ㆍ보도 등과 같은 여타의 TV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 분석 작업과 함께 병행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TV광고는 독립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노출되기보다는 프로그램과 함께 노출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영향 받는 것은 단순히 TV광고 일 수 만은 없다. 결국, 분석의 범위도 바뀌어야 하며, 이에 따라, TV광고의 영향력 분석은 교양, 보도, 오락 등과 같은 TV프로그램과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TV의 영향력 분석을 위한 연구 설계에는, TV이외에 다른 사회ㆍ문화ㆍ경제적 독립 변인들을 고려해 넣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TV광고의 인지도를 비롯해 독서량, 국어성적 등을 독립 변인으로 설정하고 있으나, 청소년들의 논증력에 영향을 주는 독립 변인으로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 따라서, TV광고의 영향력을 분석하고자 하는 후속 연구에서는 사회ㆍ문화ㆍ경제적 요소 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독립 변인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각 학문적 입장에서, 타 학문의 연구 방법론과 분석도구 등을 교육학의 연구 설계 과정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본 연구와 관련된 후속 연구에서는 마케팅적 관점이 아닌 사회과학 방법론으로 활용할 수 있는 TV광고의 인지도 조사 방법과 청소년들의 논증력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낼 수 있는 분석 도구의 구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장기적인 영향력을 분석할 수 있는 연구 설계가 필요하다. 장기적 분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TV광고의 표현방법이 시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하는 가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매스미디어에 대한 비판과 활용이란 측면에서, 교육학적으로 미디어 교육과 교육공학의 통합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TV광고를 이용한 효과적인 학습 프로그램 개발은 후속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흥미 거리를 제공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