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광고음악의 이해

광고음악은 전파매체를 통해 음악적인 메시지로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여 상품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광고표현 수단이다.²⁾ 그러므로 구매자가 들을 때에 상품을 연상하고 구매행위로 전이(轉移) 시키는 강한 힘을 갖는다. 음악이 이러한 광고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항상 매력 있는 곡으로 외우기 쉽고 오래 기억에 남아야 한다. 특히 새로 창작될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대중에게 공감을 얻어야 하므로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음악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여 작곡되어야 한다.³⁾

우리는 보통 '광고음악'이라고 하면 'CM송'⁴⁾을 생각하게 되는데, CM송은 광고음악의 한 형태이지 광고음악 전부는 아니다. 광고음악이 넓은 의미에서 광고의 영역에 사용된 모든 음악을 지칭(指稱)하는 데에 비해, CM송은 음악 자체에 직접적으로 광고 메시지를 담은 광고노래를 뜻하기 때문이다. 광고음악이 광고 메시지를 음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음악임을 생각할 때, CM송은 광고 음악의 본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음악이다. 그러나 광고음악은 '광고에 도 입된 모든 음악', 즉 배경음악, 음악을 사용한 효과음, CM송 등을 포함하는 음악이므로 광고음악을 CM송에만 국한시켜 이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하겠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제공되어지는 음악들은 음악의 순수한 예술성을 강조하는 '자율음악(독:Autonome Music)'과 특정한 기능과 연관되어 있음을 근본적 특징으로 하는 기능음악(독:Funktionelle Music)'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자율음악이 '음악 그 자체'에 목적이 있고 음악의 자율성과 비음악적 목적으로부터의 해방이 근본적 특징인데 비해, 기능음악은 음악이 '어떤 기능(과제, 서비스)'과 연관되어 있음이 그 특징이다.⁵⁾ 즉 음악의 생산이나 재생산이 근본적으로 특정한 목적에 의도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음악이 '기능음악'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광고음악은 '광고'를 그 주 기능으로 하는 대표적인 기능 음악이다. 광고음악은 설득적 내용을 담은 정보를 음악에 담아 매체에 실어 방송함으로써 구매자의 구매욕을 자극하여 판매를 증진함에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광고음악이 새로이 창작되거나 기존의 음악으로부터 선택되어 광고의 목적으로 사용될 때, 그 음악의 예술적, 교육적 측면보다는 광고목적을 성취하는데 얼마나 유용한가 하는 기능적인 면에서만 고려되기 쉽다. 여기에서 광고음악의 음악적 한계와 문제점이 비롯되는 것이다. 또한 광고음악은 대중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기호음악(嗜好音樂)이 아니라 대중이 어쩔 수 없이 수용하게 되는 환경음악(環境音樂)으로서 대중을 설득하고 때로는 세뇌하기까지 하는 영향력 있는 음악이다.⁶⁾ 즉 우리가 전파매체를 이용하는 한 용의주도하게 우리를 자극하는 음악인 것이다. 이렇게 강한 영향력이 있고 우리의 실생활에서 늘 접하게 되는 광고음악이 기능성에만 치우쳐서 저급한 음악으로 보급되었을 때 수용자들의 정서를 해친 위험이 매우 크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광고음악이 '음악'이라고 하는 수단을 빌려서 표현되는 한, 음악적인 가치도 고려되어 계획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방송매체를 통하여 감수성이 예민한 아동, 청소년과 대중 일반에게 무차별 유포되고 있는 현상황에서 그 교육적, 사회적 검증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2. 광고와 음악의 관련성

가. 광고

산업혁명을 계기로 고도의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발달한 산업자본주의는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대량생산체계는 기업경영에 있어서 수요 창출을 위한 판매 촉진책의 일환으로 광고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광고란 상품 판매량의 증가, 서비스의 증진, 또는 광고주가 원하는 어떤 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비용을 들여 대중에게 뜻을 전달하는 형태를 말한다.⁷⁾ 미국의 광고 학자인 S. Watson Dunn은 그의 저서 Advertising: Its Role in Modern Marketing에서 다음과 같이 광고를 정의 하였다.

광고는 어떤 방법으로든 광고 메시지 가운데 명시된 기업이나 비영리 조직 또는 개인이 여러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특정 집단의 청중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설득 하고자 하는 유료(有料)의 비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다.⁸⁾

이집트의 나일 강변에서 발견된 약 3000년 전의 로제타역이 최초의 광고로 알려진 이래 광고는 대중매체 (Mass Media)의 발달과 함께 그 위력을 더해 왔다. 광고전단, 신문, 잡지, 게시판, 편지, 라디오, TV등의 다양한 매체들을 통하여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광고는 소비자로 하여금 돈을 쓰도록 유도하여 즐거운 여가, 풍부한 생활, 뛰어난 효용을 부여함을 약속한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대량생산과 더불어 생산의 다양화가 이루어져서 소비자를 향한 생산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생산 자들은 주어진 사회 여건 속에서 자기들의 이윤과 소비자들의 필요가 합리적으로 부합되는 영역을 찾고 이 영역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분배하며 이러한 정보에 입각하여 생산을 설계하고 통제하기 시작하였다.⁹⁾ 여기서 광고는 생산자의 의도된 정보를 알리는 것 뿐만 아니라 산업정보의 수집, 제작, 분배 등의 모든 영역을 다루게 되었다. 이렇게 광고가 고도화되고 다양해 졌지만 정보산업으로서의 그 근본 목적은 변할 수 없는 고유한 것이어서 소비자의 욕구 수준에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의 경쟁 또한 치열해 지고 있다.

오늘날의 광고는 그 성격이라 영향력의 범위로 보아 단순히 경제적인 현상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으며 사회, 문화적인 영향력을 감안하여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기업의 판매촉진 수단으로 광고가 이용되어서 소비자가 지니고 있던 소비생활 면에서의 습속(習俗) 내지는 문화양식을 바꾸도록 유도하여 소비문화, 생활문화를 변혁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¹⁰⁾

이런 점에서 볼 때, 광고가 대중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광고가 그 본래의 의도대로 생산자의 상품정보를 널리 알려 구매자의 소비행위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건전한 대중문화를 보급할 수 있기 위해서는 광고업계의 노력과 소비자들의 건전한 비판의식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나. 광고의 영역에 도입된 음악

상품판매에 있어서 광고가 갖는 중요성을 인식한 말은 기업체들은 광고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에 힘쓰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더불어 전파매체의 발달은 광고기법에 있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해 주었다. 즉, 인간의 청각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음악을 광고에 도입하여 전파매체를 통해 발송하게 된 것이다. 이제 광고 제작자들은 광고하고자 하는 상품의 주 소비대상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 대상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계획하고 그 음악에 상품의 이미지를 접목시켜 광고효과를 극대화 시키려고 노력 하게 되었다.

음악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분과 감동 등 현저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많은 음악 연구가들에 의해 검증되고 있으며 우리가 실제적으로 느끼는 바이다. 우리는 보통 빠른 음악이 느린 음악에 비해 흥겹고 유쾌한 느낌을 주고, 단조가 애처로움, 노여움 또는 신비스런 느낌을 주는 반면 장조는 보다 밝고 흥겹고 즐거운 느낌을 준다고 느낀다.¹¹⁾ 이렇게 음악은 인간 심리에 미치는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 특히 음악과 함께 어떤 자극이 주어질 때는 그 자극을 더욱 강하게 지속시켜 준다. 바로 이 점에서 광고음악의 존재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즉, 음악에 적절한 문구를 곁들여서 광고 하면 그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음악이 광고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파매체를 통한 광고 중에서 음악이 사용되지 얕은 것은 매우 드물다. 이제 음악은 광고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광고의 주체로서 전면에 나서고 있다. 다음의 <표1>은 <한국광고데이타>의 자료 협조로 1993년 7월13일 MBC TV에서 방송된 모든 장고를 모니터한 결과이다.

조사 결과 MBC TV에서 하루 동안 방송된 광고 229건 중에서 음악이 사용된 광고가 212건으로 전체의 92.6%에 달하고 있어, 광고에서 음악이 차지 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의 효과는 '어떠한 식으로 지각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데 이 지각은 인간의 문화적인 배경과 상황에 따라 반응을 얻게 되는데, 개인의 귀에 무의식적으로 흘러 들어오는 것과 개인이 실제로 의식을 갖고 지각하는 것은 다르다.¹²⁾ 그래서 인간은 복잡하고 다양한 여러 음조나 리듬 중에서 자기에게 의미가 있는 것만을 선택하여 지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은 인간의 감정과 행동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고 수용자의 감성에 깊이 파고 들 때, 대중들 에게 강한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선동적인 자극만으로는 대중으로 하여금 행동에 옮기게 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작곡자는 대중을 파악하여 그들의 막연한 감각을 자신의 직관적인 통찰을 통해 강한 느낌과 특정 표현으로 표현해 내야 하는 것이다. 음악은 음의 여러 요소들의 다양한 배합에 따라 특정한 감정을 유발시키는 데, 이러한 점을 기초로 하여 소비 대상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광고음악을 계획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음의 <표2>는 음악학자 E.G.Gilliland의 조사에 의한 음의 사용법이다.¹³⁾

3. 광고음악의 기능과 효과

음악이 광고의 구성요소로 사용되어질 경우에 광고음악은 그 광고 제작자의 의도에 의해서 정해지는 특정한 기능을 충족시켜야 한다. 따라서 기능음악으로서의 광고음악을 이해하려면 음악의 본질에 대한 연구 외에도 음악이 발생시키는 효과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음악이 갖는 특별한 표 현형이 듣는 사람에게 어떠한 심리적인 영향과 육체적인 고무현상(증진효과)을 주었으며 더 나아가 사회 안에서 어떻게 인간의 행동을 변화 시킬 수 있게 되었는지에 관한 연구가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 결국 광고음악의 기능과 효과에 관한 연구는 심리학, 사회학, 생리학 등 타 학문과의 연계를 갖고 이루어 져야 한다.

그러면 지금부터 광고음악의 갖고 있는 다양한 기능과 효과를 권오연 박사의 논문 '기능음악'을 기초로 살펴보기로 하겠다.

가. 완전한 정적의 방지

보통 TV 광고에서는 광고 장면과 직접 연관이 되어서 사용되는 음악 이외에도 소위 배경음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음악은 완전한 정적을 방지하기 위한 구단으로 사용된다. 전혀 소리 없이 나오는 TV 화면은 어색하고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배경음악도 광고에 어울릴 수 있는 음악으로 계획되지만 여기에서의 음악은 수동적이어서 단순히 절대적 정적을 방지하기 위한 역할에만 머무르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경우에 광고에 음악이 배경으로 쓰이긴 하는데 분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작은 소리로 처리되는 때가 있다. 이것은 음악이 광고에서 주체적으로 살이지 않고 단순히 광고의 배경으로만 쓰이는 한 예이다. 그러나 때로는 음악을 사용하지 않고 화면만 보여 줌으로서 광고의 효과를 높이는 경우도 가끔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델몬트 오렌지 주스'의 광 고에서 '따봉'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그 말을 유행시킨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광고의 후편에서는 비슷한 장면을 구성한 후 '따봉'이라는 말이 들어가야 할 순간에 완전히 침묵함으로써 광고효과를 얻으려 하였다. 이것은 시청자 들로 하여금 특별한 주의 집중을 하게 하여 완전한 정적이 갖는 순기능을 극대화 시킨 경우이다.

나. 관심을 일으키는 신호의 기능

광고의 일차적 목적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오늘날처럼 수많은 광고가 범람하는 상황에서는 광고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특별한 것이어야 한다. 음향적 요소로 구성된 광고는 비록 시청자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광고에 쓰인 음향적 요소, 특히 음악이 시그널(signal;신호)효과를 내기 때문에 시청자의 주의를 끌어 광고 목적을 달성하는데 효과적이다. 음악적으로 보면 '팡파레'나 어떤 특징적 모티브들이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하겠다. 이런 경우에 음악은 뒤에 나오는 광고 문구에 관심을 쏟게 만드는 것이 그 과제이다. 예를 들어 <악보1>의 '영창 피아노' CM송 중 '맑은 소리 고운 소리 영창 피아노 영창'의 선율은 누구나 알 수 있는 특징적 모티브로서 신호 효과를 내어 다음에 이어질 광고 문안에로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 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음악을 어떤 신호의 효과를 내는 도구로 사용할 경우에는 예술적으로 수준 높은 음악 보다는 짧고 정형화된 음악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다. 사람을 능동적으로 만드는 강화 기능

광고음악의 최종 목적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상품을 구매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음악은 사람에게 육체적 효과를 야기시키는 기능이 있다. 독일의 음악학자인 de ta Motto-Haber는 음악이 사람을 강화 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음악은 육체적 효과를 야기시킨다.; 비록 어떻게 음악이 개개인에게 육체적인 영향을 주는지 예상되어지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음악 청취가 사람의 능동성을 향상 시키는 것에 기여하는 것만은 확실하다.¹⁴⁾

이러한 음악의 촉진효과는 광고를 듣는 소비자가 그를 유혹하는 물건을 사도록 유인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어떤 소비자가 무심코 TV를 보다가 광고와 함께 나오는 음악을 듣게 되고 그 기억으로 인해 물건을 구입하였다면, 그 행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광고음악의 역할은 지대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광고음악을 듣고 구매의욕이 생겼다 하더라도 즉시 그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난 후 그러한 종류의 물건을 사게 되었을 때 광고음악의 기억이 그를 '특정한 그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광고음악을 들었을 때와 실제로 구매행위를 할 때와는 필수적으로 시간차가 있기 마련이다.

라. 인간의 감정을 변화 시키는 기능

음악의 근본적 특성의 하나는 그것이 사람의 감정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음악의 속도나 특별한 음정관계, 리듬 등에 따라 특정한 감정적 효과를 갖게 된다. 그러므로 광고음악 제작자들은 소비자의 구매행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정 감정을 유도해 내기 위해 가장 적절한 음악을 찾아 광고에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듣는 사람들을 흥분 시켜 광고효과를 얻길 원하는 광고제작자는 불협화적이고 속도가 빠르며 리듬이 복잡한 광고음악을 계획할 것이다. 하지만 평온하고 품위 있는 느낌을 통해 소비자들을 유혹하려 한다면 속도가 느리고 리듬이 단순하며 협화적인 음악으로 광고해야 할 것이다.

마. 정보전달 기능

광고가 상품에 대한 논리적 설명을 통해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무조건 상품구입으로 유도하려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소비자들은 빈약 하나마 광고가 제시하는 상품 설명을 통해서 구매행위를 하게 된다. 이러한 때 음악이 동반되거나 성악 음악의 가사를 정보전달의 방법으로 사용하면 소비자가 상품에 대한 정보를 기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광고음악은 광고 설명과 함께 정보 전달 기능자로서 기능을 발휘한다. 예를 들이 <악보2>에서와 같이 CM송을 통하여 냉장고 탈취제인 '냄새 먹는 하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경우, 그러한 상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바. 연상작용을 일으키는 기능

음악청취에 있어서 연상작용은 거의 피할 수 없이 동반되는 것인데 이것은 개개인의 문화권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개개인의 고유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누구에게나 어떤 일정음악이 주는 공통된 연상도 있을 것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갖게 되는 이러한 연상작용은 광고음악을 제작함에 있어 그 의도에 맞는 연상작용을 일으키려는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광고의 내용이 자연이라든지 건강이라든지 하는 것과 연관되는 것일 때, 플롯음악을 광고음악으로 사용하면 효과적이라고 한다. 플롯음악은 온화함, 상냥함, 쾌적함 등의 감정을 일으킨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음악이 듣는 사람들에게 연상작용을 일으킨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겠지만 광고 제작자들의 의도대로 연상작용의 방향 전환이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TV 광고에서처럼 음악과 장면이 함께 시청자들에게 제시될 때 광고음악은 비로소 효과적인 연상작용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광고음악의 기능과 효과들을 살펴 보았는데 다음에서는 광고음악을 여러 관점에서 분류해 보기로 하겠다.

4. 광고음악의 분류

광고음악은 보는 관점에 따라 몇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면 먼저 광고의 배경으로 사용되는 배경음악과 광고 메시지를 가사화 한 노래인 CM송으로 분류해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가. 배경음악 (BGM: Back Ground Music)과 CM송(Commercial Music Song)

(1) 배경음악으로서의 광고음악

배경음악은 광고의 음향적 분위기 구성을 위하여 사용되는 경우의 광고음악을 말한다. 이런 경우 가장 중요하고 간결한 정보전달 수단은 '말(대사)'이 되며 음악은 낭독하고 있는 말의 배경으로 사용되어진다. 제품의 이미지에 맞는 곡을 선택하여 배경음악으로 구성하고 거기에 의도하는 내용을 담아 광고하는 것이다. 이렇게 음악이 광고의 분위기 구성을 위한 배경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음악 자체'로 광고하는 경우보다 수적으로 우세하다.

조사(1993.7.13. MBC TV)결과를 분석한 <표3>은 광고음악 중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경우가 61.32%에 달하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CM송과 함께 사용된 경우(34곡)까지 합하면 전체의 77.36%에 이르러서 CM송보다 배경음악 이 훨씬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광고의 주체로 사용된 음악, CM송

(가) CM송의 정의

광고에서 음악은 배경으로서 뿐 아니라 광고의 주체로서도 사용되는데 이러한 음악을 CM송이라고 한다. CM송(=Commercial Message Song)은 'Singing Commercial'이라고도 하는데 언어로 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판매를 증진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음악이다. 즉 광고하려는 제품의 이름이나 특징들을 가사화 한 광고노래를 말한다. 이러한 CM송은 광고상품의 특성과 그 상품이 지니고 있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CM송의 음악적 요소들은 화면이 사라지고 난 다음에도 대중매체 수용자들의 기억에 남아 광고의 영상과 광고 메시지를 정리, 연결하는 고리로 작용하여 '상품구매 촉진'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 시킨다.¹⁵⁾ 그러면 지금부터 광고 제작자들이 CM송에서 어떠한 효과를 기대하는지, 즉 CM송이 갖고 있는 특징 들이 무엇인지를 살펴 보기로 하겠다.

(나) CM송의 특징¹⁶⁾

CM송은 그 기능적인 성격으로 인해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CM송은 음악을 통해 특정한 연상작용을 일으켜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수용자에 게 부담을 주지 않고 쉽게 수용될 수 있도록 대중을 감화시킨다. 예를 들어 음악이 없이 광고할 때 잘못하면 상품구매를 강요하는듯한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광고에 음악을 사용하면 음악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부담을 덜어주고 광고내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둘째, CM송은 선동적인 특징이 있다. 음악은 한 개인에게 집단의식을 느끼게 하고 공동의식을 창출시키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음악이 갖는 암시력은 잠재적인 심리활동에 작용한다. 따라서 CM송은 사람들의 내면에 침투하여 동일한 상태를 만들어 내는 선동적인 성격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CM송을 여러번 듣게 되면 보통 선전하는 상품을 사고 싶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셋째로 CM송의 가사와 리듬은 소비자들에게 쉽게 수용되고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어 그 속에 담긴 내용을 구전 시킴으로써 무한한 전파효과를 갖는다. 우리는 무심코 CM송을 듣고 때로는 따라 하면서 그 속에 담긴 내용을 널리 전파 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넷째, CM송은 상품명이나 상호를 자연스럽게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반복은 광고의 원칙이다. 중심이 되는 주장이 계속적으로 반복되어야만 광고 주에게 유리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일정한 리듬도 반복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악보3>의 '남양 꼬모' CM송 악보를 보면 제품명과 특정 리듬형이 몇 번씩 반복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다섯째, CM송은 즉시성(卽時性)을 가지고 있어서 계절과 시대에 따라 디자인이 바뀔 때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광고는 시대적인 분위기를 반영 하지 못하면 그 효과를 발취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1970년대에는 당시 유행 하던 통기타 음악의 영향을 받아 해태 '부라보콘' '맛동산'등 경쾌한 CM송이 많았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와서 랩 음악이 청소년 층을 강타하고 난 후부터는 청소년을 주 소비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CM송에 랩 음악의 영향이 강하여졌다. 이렇게 CM송은 그 시대의 음악 경향에 맞아야 효과를 높일 수 있는데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지나치게 시대를 앞질러가면 공감을 얻기 어렵다. 다음 면의 <악보4>은 1970년대의 <악보5>은 1993년 현재의 경향을 대변하고 있는 CM송이다.

여섯째, 많은 사람에게 향한 음악형태로서 CM송은 보편성을 지닌다. 음악은 보편적인 언어이며 특별한 음악지식이 없더라도 음악과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에 CM송은 모든 연령층에 호소하는 표현형태를 갖는다.

일곱번째로 CM송은 기업과 상품이 갖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수용 시키고 수용된 측의 감정을 창출해 내도록 응용하는 이미지 형성의 속성을 갖는다. 특히 라디오 매체에 있어서는 수용자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더욱 효과적이며 TV의 경우에는 화면과 합치되어 재생된 이미지 효과 까지 갖는다. 마지막으로 CM송은 메시지의 재생효과를 갖고 상품구매의 행동으로 옮기도록 영향을 준다. 음악은 그 감화력 때문에 메시지를 가지고 있을 때 충분히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 음악을 통한 광고가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구매행위에 영향을 준다고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구매자의 CM송 기억도로 보아 많은 영향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할 때, CM송에서 들었던 상품명을 기억해 내고 상품을 구입했다면, 그 CM송은 메시지의 재생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다) CM송의 분류

1) 징글(Jingle)형과 이미지형

상품 특성과 상품명을 강조한 징글형CM송은 제품의 특성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되 소비자가 쉽게 부를 수 있는 친근한 멜로디로 되어 있다.¹⁷⁾ 제한된 짧은 기간 동안에 메시지를 압축하여 제품명과 제품특성을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으며, 주소비대상층의 감각과 취향에 맞추기 보다는 쉽고 친숙한 멜로디로 강한 인상을 주는 CM송이다. 징글형CM송은 <악보6>의 해태 '써니텐'에서 볼 수 있는 대로 제품의 특성과 제품명을 가사화 한 간단한 선율의 광고 노래이다.

반면에 '이미지형' CM송은 색다른 곡조와 부드럽고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제품의 이미지나 기업의 이미지를 멜로디와 가사에 담는 형태를 취한다. 이미지형은 소비자의 전반적인 음악 수용 수준이 향상되고 젊은 층이 일반적인 메시지 전달 방법에 식상해 하며 신선한 감각을 선호하게 됨에 따라 등 장하게 된 CM송이다. 그러므로 직선적이고 노골적인 표현을 배제하고 주변적 상황의 분위기로 제품 이미지를 대체하여 브랜드 선호도를 제고하고자 한다.¹⁸⁾

<악보7>에 나타난 여성의류 '조이너스' CM송은 한 편의 시처럼 잔잔하고 감미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대표적인 이미지형 CM송이다. <한국광고데이타>가 1992년 10월 한 달 동안 조사한 자료¹⁹⁾)를 보면 대상

CM송 176곡 중 징글형이 117곡으로 56.3%, 이미지형이 59곡으로 33.5%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이미지형 CM송은 성인대상 상품에서 이미지 효과를 누리는 의류 특히 숙녀 정장의류, 스포츠 캐주얼, 패션 내의류 등에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 되었다.

징글형CM송은 제품명과 그 특징만을 반복해서 노래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 또한 노래에 특이성을 부여하기 위해 평범하지 않은 방향으로 발전되고 왜곡된 발음이나 저속한 창법으로 불리 워 질 염려가 있다. 이러한 CM송은 음악의 기능보다도 언어의 기능에 특히 치우치고 있어서 음악은 다만 그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뿐이다. 따라서 음악이 그런 목적에서 왜곡 되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반면 이미지형 CM송은 상품의 이미지를 결정하고 그에 맞는 적합한 음악적 이미지를 찾아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소비자의 감성을 교묘히 이용하여 부담감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장점이 있으며 음악적으로도 징글형에 비해 아름답다. 하지만 여기에서 위험한 일은 인간을 이미지에 의해 조작되는 사물로서 취급하는 생각 즉, 인간은 조건반사를 일으키는 것 이상의 힘이 없는 즉 광고의 노예 이상일 수 없는 존재라는 사고방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에게 요구되는 광고음악은 우리를 그러한 속박된 사고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광고음악인 것이다.²⁰⁾

2) 풀송(full song)과 광고문구가 중간에 삽입된 CM송

CM송을 살펴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인 '풀송(Pull Song)'이 있는 반면, 광고를 위한 대사가 부분적으로 삽입되는 음악도 발견할 수 있다. <한국광고데이타>의 조사를 보면 대상 CM송 176곡 중에서 풀송이 51곡으로 29.0% 에 지나지 않는 반면, 대사가 삽입된 CM송은 125곡으로 71.0%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광고음악 제작자들이 풀송 보다는 광고음악의 중간에 대사를 삽입하는 형태를 선호함을 드러내 주는 결과이다. 이러한 형태의 CMf송은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 때문에 사용되고 있으나, 음악이 형식이 없어지고 부분 부분 잘려 나가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남게 됨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앞 장에서 살펴 본 <악보5>의 <해태 칸츄리콘> CM송은 그 대표적인 예이 다. 지금까지는 CM송을 배경음악과 CM송으로 나누어서 살펴 보았는데, 다음부터는 광고음악의 창작 여부에 따라 창작광고음악과 차용광고음악으로 나누어 고찰하기로 하겠다.

나. 창작광고음악과 차용광고음악

(1) 창작광고음악

광고목적을 위하여 새로이 창작된 음악을 '창작광고음악'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창작 CM송과 창작 배경음악이 있다. 그 중에서 창작 CM송이 수적으로 우세하다. 특히 창작 CM송은 광고에 있어서 음악이 보조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에서 발전하여 광고의 주체로 사용된다. 물론 여러 가지 한계점 때문에 음악의 독립된 장르로 보기는 어렵다 할지라도, 현대에 있어 20세기의 동요로서 대중에게 널리 구전되며 사랑 받고 있다. 이러한 창작광고음악이 상품화하고 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음악적 요소 - 선율, 리듬, 박자 - 와 가사(광고 문안)뿐 아니라, 새롭고 감각적인 소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악기, 대중의 호응도와 상품의 이미지에 일치하는 음색을 지닌 가수의 기용, 기계적인 음향효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제해 낼 수 있는 조직적 단체가 있어야 한다.²¹⁾

우리 나라의 경우 지난 1959년 '진로 소주' CM송이 우리 나라 최초로 방송된 이후 1960년대를 지나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많은 창작 CM송이 쏟아져 나와 동요적인 형태와 통기타 시절의 가요 형태를 가지고 많은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사랑 받았다. 심지어는 그러한 CM송이 게임에 사용되기도 하고 동요처럼 아이들에게 불리다 겼다. 해태의 '부라보콘'과 '써니텐'등의 CM송을 부르면서 게임도 하고 응원도 하였던 것이다. 물론 그 때에도 광고 음악에 대한 시비가 있었지만 음악적으로는 요즘처럼 문란하지 않았다. 근래 들어 광고음악은 음악의 형식과 조성이 무시되고 음악적인 내용 보다는 자극적 이고 선정적인 창법과 거기에 곁들인 현란한 의상과 율동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TV의 Color 화로 인해 시청자에게 가해지는 시각적 충격이 광고에 효과적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음악적으로 선율과 화음보다 강한 비트를 사용하는 등 리듬 감이 중시되는 대중

음악의 최근 동향에 따른 결과라 하겠다. 하지만 국민 정서의 순화와 CM송이 고급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자극만 주는 광고음악이 아니라 적절한 자극에 .감성적인 면까지 아름답게 울릴 수 있는 창작 CM송의 보급이 필요하리라 여겨진다.

창작광고음악은 제작기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기존의 음악을 이용하여 단순히 배경음악으로 처리하는 것 보다는 수적으로 열세이다. 다음의 <표4>에서 볼 수 있는 대로 1993년 7월 13일 MBC TV에서 하루동안 방송된 광고음악 212건 중에서 순수 창작 광고음악은 74개로 34.9%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표4>에서 합계가 100%가 넘는 것은, 광고 중에 배경음악으로는 기존의 곡을 차용하고 상품명 등은 창작 CM송으로 표현한 경우가 34건(16.0%)이 있어 중복되기 때문이다.

(2) 차용광고음악

차용광고음악은 기존의 음악이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차용 되거나 기존의 곡에 광고 메시지를 담은 가사를 삽입하여 광고에 사용하는 음악이다. 차용광고음악의 사용은 원곡의 인기에 편승해 광고효과를 얻으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원래의 곡에서 발췌하여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약간의 조작을 가하기도 한다. <표4>에서 살펴본 대로 광고음악 중 전체의 81.1%가 기존의 곡을 차용한 차용광고음악 이다. 이러한 차용광고음악은 어떤 영역에서 차용을 했느냐에 따라 몇 가지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예술음악 - 음악의 순수한 예술성을 강조한 음악 - 에서 빌려온 경우, 오락음악(Light music)²²⁾ 에서 빌려온 경우, 민속음악에서 빌려 온 경우, 기타 동요등에서 빌려온 경우 등이 있다.

<표5>의 통계를 보면 차용광고음악 172개 중 오락음악(Light music)의 차용 비율이 가장 높고 (64.0%), 다음이 예술음악 (25.6%)의 순이었다. 그런데 우리 고유의 민속음악을 차용한 경우는 전체 171개 중에서 2개(1.2%)에 지나지 않아 '우리 것'에 바탕을 둔 광고와 광고음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광고음악협의회>가 1992년 실시한 광고음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광고음악(배경음악)의 약 60%가 외국음악 이어서 과반수 이상이 외국곡들을 무절제하게 남용하고 어설프게 모방하고 있다²³⁾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지난 1987년부터 국제저작권협회(UCC; Universal Copyright Convention)에 가입함 으로서 이 같은 곡들을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²⁴⁾ 그래서 최근 광고업계는 UCC 가입 전인 1987년 이전의 음악을 사용하거나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통해 저작권 사용료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추세다. 그러면 지금부터는 대표적인 차용 음악의 경우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가) 예술음악을 차용한 광고음악

광고음악이 기존의 예술음악에서 빌려와 사용된 경우는 보통 바로크, 고전, 낭만 시대의 곡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예술음악을 광고에 도입해서 사용 하는 것은 저작권²⁵⁾ 분쟁에 휘말릴 염려가 적고 음악 자체의 뛰어난 예술성으로 광고효과를 증진할 수 있기 때문에 손쉽고도 효과적인 수단으로 애용되어 왔다. 광고에 예술음악이 도입된 경우에는 제품이 '고급'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경향도 발견할 수 있다. 즉 '예술음악은 고급예술' 이라는 일반 대중들의 인식을 광고음악에 활용하여 제품을 차별화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 연출로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서식품이 고급 커피 '그랜디'를 생산해 낸 후 이를 선전하기 위하여 광고음악으로 엘가 작곡의 '사랑의 인사'를 사용하여 격조 있고 편안한 분위기를 내세워 광고 효과를 거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클래식 음악을 광고에 적절히 사용하는 경우에는 일반인들에게 친숙하지 못한 클래식 음악을 광고를 통해 널리 소개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담당한다. '그랜디' 선전 이후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고전음악 전문 FM방송에 청취자의 신청곡으로 많이 소개되는 등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음이 그 좋은 예이다.

하지만 예술작품의 손실이라는 측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예술작품이 원래의 모습에서 많이 변형되어서 광고에 사용되는 경우 - 속도, 리듬, 선율, 화성의 부분적 변화나 일정 부분의 임의 삭제 등 - 에는 본래 음악이 가지고 있던 미적 가치의 상실을 초래한다. 뿐만 아니라 광고에 사용된 음악이 본래의 예술작품과의 혼돈을 일으켜서 교육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서식품의 '맥심' 에는 쇼팽의 즉흥환상곡 중의 일부가 선정적인 발성의 여성 독창으로 노래 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러한 형태의 음악이 원곡인 것으로 착각할 수가 있다. 만일 후에 원곡으로 들려 주었을 때는 혼돈을 가져오게 되고 광고의 배경으로 그것도 다른 형태로 들려졌던 그 음악에 대한 기억은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올바로 감상하는 데 어려움을 줄 것이다. 또한 원곡의 이미지 손상이라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오래 전에 비듬약 광고에 베토벤 의 '운명 교향곡'을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광고 효와는 차치하고서라도 대중은 그 '운명교향곡'을 들을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비듬약을 연상하게 되어 훌륭한 창작 예술품이 엉뚱한 방향으로 이미지화 하는 현상을 낳기도 했다.²⁶⁾ 그러므로 예술음악을 광고에 도입할 때에는 원곡 그대로 상품의 성격을 고려하여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나) 오락음악(Light music)을 차용한 광고음악

차용광고음악 중에서 가장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형태가 오락음악에서 빌려 온 경우(64.0%)이다. 오락음악에는 Pop음악, 영화음악, 경음악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차용되는 것은 Pop음악이다. 1993년 7월 13일 MBC TV에서 방영된 전체 CM송 82곡 중에서 기존의 가요에 가사만 바꾸어 CM송으로 사용한 차용음악이 8건이었다. 같은 예로 <한국광고데이타>가 1992년 10뭘 한 달 동안 TV 4개 채널과 라디오 7개 채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는 CM송 176건 중에 제품 광고를 위해 작곡된 CM송의 경우가 155건(88.1%), 대중가요나 동요를 인용한 외부 곡은 21건으로 11.9%로 나타나 있다. 그런데 대중가요를 이용한 CM송은 식품음료 업종에 특히 많고 아동, 청소년 대상의 광고에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아동과 청소년의 일부 연예인에 대한 선호현상에 편승해 광고 효과를 얻으려는 목적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외국의 Pop음악이나 영화 주제가, 경음악을 배경 음악으로 하는 광고 기법도 많이 등장하는데 앞에서 기술한 대로 우리 나라가 UCC에 가입을 한 현상황에서는 함부로 외국의 곡들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다음의 <악보 11>은 롯데의 아이스크림 '커퍼 한잔'의 CM송인데 동일한 제목의 기존 가요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 민속음악²⁷⁾ 을 차용한 광고음악

광고음악에 대한 조사 결과 차용광고음악 172곡 중에서 민속음악을 차용 하여 광고하는 경우는 2곡에 불과하였다. 한 곡은 사물놀이를 사용한 제일제당의 '게토레이', 또 한 곡은 판소리를 사용한 솔표 '우황청심원'이다. 광고에서 우리 나라의 민속음악을 사용하는 경우는 전통을 지킨다는 인상을 심어 줌으로써 소비자의 구매 욕을 자극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즉 광고하는 상품이 우리의 전통에 풍실하고 있거나 우리 민족 고유의 멋을 표현할 때 민속 음악을 사용하여 광고하면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솔표 <우황 청심원>의 광고를 보면 판소리를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장면을 보여주고 여기에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라는 대사를 덧붙이고 있다. 이 광고는 소비자 들로 하여금 '우리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우리의 전통음악과 친숙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또한 광고 본연의 목적에서 보면 전통 한방기법 대로 만들었다는 제품의 특성을 판소리라고 하는 우리 고유의 음악을 사용한 광고로 표현함으로써 광고효과를 높이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 고유의 전통음악을 사용하여 광고하면 우리 전통문화를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서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으므로 앞으로 우리 전통음악을 사용한 광고가 많아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외에 외국의 민속음악을 사용하여 특정 국가의 독특한 분위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