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향수광고의 개념 및 특성

1.향수와 향수광고의 개념

가. 향수의 개념

노스탤지어(nostalgia)는 '제 집이나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뜻의 'nostos'와 '고통, 아픔, 슬픔' 등의 뜻을 지닌 'algos'라는 두 그리스 단어의 합성어이다. 이 어원에서 보듯이 노스탤지어는 인간이 과거에 경험한 것을 회상할 때 느끼는 씁쓸하고도 달콤한(bittersweet) 정서가 그 본질이다.²⁾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노스탤지어는 인간이 단계적으로 발달하고 성숙해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인생의 전환기에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잃지 않고 지키려는 노력으로 이해된다. 정체성이 변화하는 인생의 전환기에 인간은 심한 불연속성 내지는 단절감(discontinuity)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단계에 맞는 적절한 정체성을 형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지나간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한 개인의 인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사회 전체에도 해당된다. 노스탤지어라는 정서 는 극히 개인적인 것이나 같은 사회에서 같은 시대를 공통적으로 경험하며 살아온 동시대인들에게는 '집단적 정체성'이 형성되므로 노스탤지어라는 정서는 집단적 (collective)이라고 할 수도 있다 ³⁾

나. 향수광고의 개념 존 버거(John Berber)는 "광고란 본질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한 향수이다. 과거의 일을 미래를 위해 판매하는 것이다. 광고 자체는 그것이 주장하는 바에 대한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다. 다만 과거의 것, 전통적인 것을 이용함으로써 무엇인가를 주장하는 것이다. 만일 광고가 현재의 언어만을 사용한다면 그것이 사람들에게 주는 신뢰감이나 자신감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인용부호첨가)라고 지적 한다.⁴⁾

광고의 표현방법중 이와같이 특히 과거를 중심주제로 하여 인간의 감성을 지배하는 광고를 향수광고(nostalgic advertising)라 한다. 광고학자들은 광고의 기본적인 소구방법의 하나로 '정서적 소구'(emotional appeals)라는 유형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중의 하나가 '향수광고'라고 설명하고 있다. ⁵⁾ 또 제작전략을 7가지로 분류하여 정리한 폴로라도 대학의 Frazer 교수도 인간의 과거경험을 토대로 한 하나의 정서적 전략으로 공감 전략(resonance strategy)이라는 것을 중요한 표현방식으로 나누어' 놓고 있는데, 이 공감전략의 한가지 형태가 바로 향수광고이다.⁶⁾

2. 정서적 소구(ermtional adyertising appeals)로서의 향수광고의 가치

정서적 광고소구에서는 특정상품의 속성이나 특성을 전달하고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라 먼저 소비자가 특정상품에 대해 호의적인 이미지나 느낌을, 즉 의미내용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더욱이 상품이 갖고 있는 기능 특성이나 가격 등에 의해서 상품차별화가 불가능한 시대에서는 상품의 속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풍기는 정적 감정(positive affect)을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Colder와 Grouder 1987). 어떠한 사람이 정적인(정적) 감정(Positive affect)을 갖고 있을때에는 타인의 설득 커뮤니케 이션을 보다 쉽게 수용하며, 타인을 돕는 일에 대해 관대함이, 사교성이, 그리고 우호적인 태도가 증진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고, 정서적으로 자극하는 자료가 중성적인 자료보다 더 잘 기억된다는 점이 Kanungo와 Datta(1966, 1975)의 연구 등에서 지적되고 있다. 정서적으로 정적인 감정상태로 되어 있으면 이것이 인지적 조직화에 영향을 주게 된다.

정적인 감정이 사고, 지각연상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광고와 관련시켰을때, 정적 감정을 높이는 향수광고는 수용자들의 메시지 수용성(receptivity)을 향상시키고, 비향수광고(nonnostalgic advertising)에 비해 광고 메시지의 기억, 회상에 더 용이하다. 또한 광고된 제품에 대한 더 많은 용도를 생각해 낼 수 있게 하며 제품에서 얻어지는 효과에 대해서도 더 많이 연상해낼 수 있게 한다. ⁷⁾ 광고에서 이용되는 향수소구는 광고에 대한 태도와 구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따뜻함' (warmth)의 개념과 잘일치하기 때문이다.

3. 향수광고와 포스트모던 광고

80년대 후반 이후 국내광고는 현실과 허구의 혼합, 서술구조의 해체, 공간과 시간의 해체, 카메라와 시청자간의 시선일치의 파괴, 페미니즘적 시선 등의 표현양식을 특징으로 하는 포스트모던 광고와 전통적 가치체계로부터 이끌어낼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국적 정서가 담긴 광고라는 두가지 흐름을 특징으로 한다.

우리의 경우 포스트모던 광고는 구체적인 광고에서는 볼 수 없는 전혀 다른 세계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나 서구선진자본주의 사회의 광고와는 달리 광고의 영상뿐만 아니라 카피에서도 냉소주 의나 허무주의적 언술과 역사적 전망의 포기 보다는 대단히 전통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의 포스트모던 광고가 전통적인 광고와 차별화되는 것은 거기에 담겨진 세계의 모습을 통해서가 아니라 주로 표현양식에 의존하고 있다. ⁸⁾

포스트모던 광고가 일정한 범위 안에서 광고의 차별화 전략으로 도입되고 있다는 데서 향수광고와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원 운동에서 중심으로 구심력을 발휘하는 것이 향수광고기법이라면, 외곽으로 뻗어나가려는 원심력을 나타내는 것이 포스트모던 광고 기법이다. 이처럼 구심력과 원심력이 둘다 원둘레에서 발생하듯 포스트 모던한 것과. 귀향의식은 현재라는 시간 속에서 공존하고 있다. ⁹⁾

B. 향수광고의 사회문화적 특성

1. 향수광고와 문화

가. 광고와 문화 광고가 한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면에서 문화인 한에는 광고는 문화의 범형(paradigm) 안에 자리잡는다. ¹⁰⁾

G. McCraclken^ll)은 소비와 문화와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한 사회의 문화가 상품에 내포되고 그것을 구매하여 사용하는 사회성원 개개인에 내면화되는 과정을 다음 처럼 설명하고 있다

문화적 구성세계란 우리가 사는 세계를 문화와 의미를 중심으로 달리 실명한 것이다. 문화는 사회성원의 세계관과 행위양식을 통제 한다. 또한 문화는 사회성원들이 취할 행동의 청사진(blueprint)으로 사회성원의 활동성을 조정하고, 행위와 대상을 구체화한다. 이러한 사회의 문화와 가치관 등이 상품에 내포되고 소비자들은 가치관과 문화가 내포된 상품을 구매하거나 사용함으로써 사회의 문화를 내면화하게 된다는 것이다.¹²⁾

오늘날 광고는 자본주의 사회체계의 하위체계로서 다른 하위체계와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자본주의적인 사회 체계의 유지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매스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문화내용의 성격을 규정하기도 하며, 또한 매스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광고내용은 그 자체가 정보적 성격과 함께 자본주의적 문화내용으로 변모됨으로써 상업주의적 자본주의 사회·문화체계의 하위체계가 된다. 이와같이 광고는 문화의 하위체계로 기능하기 때문에 대중에게 광고는 대중문화로서의 기능을 수반하게 되는데 이는 광고가 대중시장을 위해 만들어진 문화적 산물이며, 대중의 평균적 취향을 만족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광고의 사회, 문화적 기능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할지라도 광고 자체를 무시하거나 광고가 이 사회에서 필요없는 존재라고 할 수는 없으며, 그러한 비판은 단지 강력한 힘으로 사회를 통제하려는 제도로서의 광고에 대한 견제로 이해해야 함은 물론이다.

현대사회는 항상 변화하는 문화의 변동기이며 이러한 상황에 매스미디어에 의해 형성, 대량 보급되는 대중문화는 한국사회문화의 특성을 규정짓게 된다.

이것은 곧, 한국인의 가치와 생활의 지향점을 매스미디어 특히 TV광고에 의해 보급되는 외래성 대중문화에 두게 되며,문화 종속을 야기시킨다. 이러한 광고는 서구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그 대로 담고 있으므로 이러한 광고를 보면서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가치 성향의 서구화를 가속시킨다 이것은 급기야 문화동질화 현상을 빚어내고 우리만의 고유한 독자성과 정체성을 잃고 서구의 것은 무조건 좋고 합리적인 것으로 여기게 하는 사회 전반의 풍토를 조성 하는 역기능의 측면이 심각한 것 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러한 정신문화적 측면에서의 영향은 잠재적이고 보다 지속적인 효과로 작용한다는 데에 문제의 중요성은 커진다.¹³⁾

광고가 대중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광고는 이제 상품을 판매촉진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사회와 문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제도로 인식되어야 하며, 광고를 하나 하나는 현재와 미래의 문화와 가치를 반영하거나 창조하는 것이라는 의식 아래서 준비되어야 한다

나. 문화적 감성과 향수광고

칼.G.융은 태고 이후 인류가 공통적으로 체험한 일들이 인간의 심성에 보편적으로 자리잡아 집단무의식을 형성 하면서 인류 공통의 원형(ArchetyBe)을 만든다고 했다.

이같은 인간 개개인에게 내재돼 있는 인류 공통의 원형을 보다 좁게 하나의 민족에 적용시켜 보면 민족고유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다. 말하자면 한국인은 한민족 고유의 전통, 관습, 사회윤리에 따라 한국인의 원형, 다시말해 한국인 고유의 의식구조를 갖게 된다. 광고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한나라의 문화와 전통적 가치가 반영된다 즉,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광고를 보고 느낌을 가 질때, 그리고 그 광고로 인해 제품을 구매하게 될 때에는 보편적인 인류공통의 정서가 작용하거나 한 공동집단의 독특한 문화적 정서가 작용하게 된다.

영어의 Homesick, 독일어의 Heimweh 등의 단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나 병이 될 정도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갖고 있겠지만, 한국인의 의식에 있어서만큼 고향에 대한 그리움, 과거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¹⁴⁾ 심리학자 윤태림은 정신분석학적 입장에서 한국인의 사회적 성격을 다섯가지로 살펴보았는데, 그중 하나의 성격으로 과거회상적이고, 보수적이며, 현세중심적인 것을 들고 있다. 한국이라는 풍토속에 살면서 보수적이며 과거회상적인 항등적 정신을 그 기저에 간직하고 있는 한국인에게 향수광고는 강한 설득 수단¹⁵⁾이 되는 우린의 정서나 관습으로 공감할 수 있는 한국적인 광고라 할 수 있다.

2. 향수광고의 사회적 배경

가.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 것에 대한 민족적 자긍심을 갖게 된 점이다. 일본의 식민통치와 6.25사변 후의 미국중심의 서구 문명의 물결 속에서 우리 민족은 자신감과 자존심을 상실했다. 그러나 88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강한 자신감과 함께 과거와의 단절로 인한 문화적 공백에서 벗어나 우리의 정체성(identity)을 찾으려는 기운이 일기 시작했다.

나. 급속한 도시화에 대한 불안의식이 향수에 몰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60년대의 5.16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아래 급속한 산업화 정책이 추진되었다. 이로인해 대기업이 속속 탄생하면서 도시화 또한 급진전을 이루게 되었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온 중년기 이후의 도시 인들은 경쟁적인 산업사회의 구조속에서 개인의 존재가치가 약화되는 등의 심리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스탤지어에 몰입하게 된다. 향수 광고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행복했던 시간으로 미화되게 마련인 과거로 돌아가도록 함으로써 현재라는 시점에서 느끼는 어떤 압력아나 불안정에서 벗어나려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현재의 불안을 감소시킨다.¹⁶⁾

다. 광고의 차별화 방법으로 향수광고가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다른 문화, 정치, 사회현상들과 마찬가지로 서구지향적인 광고가 대부분인 가운데서 오히려 동양적인 것, 한국적인 것이 눈에 띄는 차별화 요소로 부각될 수 있다.

이렇듯 향수요소들을 이용한 광고가 호기심에 토대를 둔 소비자의 주의를 불러 일으킬 수 있지만, 이것은 그 광고가 참신성을 가지고 있는 동안에 한해서 유용하고 만약 그것이 너무 자주 반복되거나 모방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참신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 ¹⁷⁾

3. 향수광고의 사회교육적 기능

오늘날 광고는 경영학적 문제를 넘어선 윤리학적, 사회교육적 문제 제기에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즉,광고는 소비자의 인지적, 정서적, 행동(태도)적 발달과 정신건강을 지켜줄 수 있어야 비로소 광고의 사회적 책무성이 종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한준상이 정리한 광고의 사회교육적 기능 여섯가지 중 향수 광고와 특히 관계가 깊은 두가지 기능에 대한 논의를 본장에서 전개 하기로 한다.

가. 인지적 발달기능

우리는 신문지면의 60%, 잡지의 50%, 방송시간의 13%를 차지하는 광고의 홍수속에 살고 있다. ¹⁸⁾

여기서 광고의 홍수라는 용어에는 정보전달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정보란 일정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현상이며, 이러한 지식전달 혹은 정보전달은 사회교육적으로 의미있는 교육목표이기도 한다. 한국에서의 광고의식조사에서도 응답자(N=643)의 88%가 광고가 상 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반응한 바 있다.¹⁹⁾

따라서 광고정보가 소비자의 생활에 기여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으며, 광고의 지식제공 기능은 교육적 행위에 속한다. 이렇게 볼때 효, 경로사상, 장인정신 등과 같은 우리의 전통사상과 풍속, 어머 니에 대한 그리움, 고향에의 향수, 이웃간의 정이라는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는 향수광고는 잊혀져가는 과거의 삶과 가치를 전달하므로서 광고의 사회적 기여도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나. 정서 함양기능

체링톤(Cherington)은 소비자간 광고에 접촉한 이후, 취사선택하는 과정이 투표행위와 비슷하다고 비유한 바 있다.²⁰⁾ 즉,선거의 입후보자가 유권자의 감정에 호소하듯이 광고 역시 소비자의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다. 광고가 인간의 감정에 호소한다는 점은 광고가 사회교육적으로 거론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왜냐하면, 교육의 사회현상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내용은 인간의 지식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의 심리적 세게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고의 내용은 당연히 사회교육의 내용이 될 수 밖에 없다.²¹⁾ 정서적 소구로서 향수광고는 때로는 개인적 향수를, 또 때로는 그 사회의 공적 향수를 이용해서 소비자의 감성을 건드리며, 개인적 향수와 공적 향수는 흔히 함께 상호작용을 하며 과거에 대한 긍정적 추억과 그리움의 애틋한 감정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정서들은 앞서 밝힌 대로 현재라는 시점으로 부터 느끼는 압력이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안정감과 따뜻함, 그리고 자신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C. 향수광고 사례연구

1. 다시다 -'황해도 연백'편 (그림 2 참조)

다시다 '황해도 연백'편은 제11회 한국방송광고대상, 제1회 SBS 광고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제일제당의 다시다는 '91년 전체 조미료 시장의 51%나 차지할 만큼 성공적이었는데, 이의 근본원인 가운데 하나는 광고에서 '고향의 맛'이란 일관된 주제를 전개한 점이다.

어머니, 고향 등 우리 국민의 귀소정서를 컨셉트로, 광고 주제는 우리 고유의 맛, 그 맛은 바로 어머니의 손맛 그리고 고향의 맛이고, 다시다가 내는 맛으로 그맛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다라는 논리로 '87년부터 지금까자 지속되고 있다. 우리들의 생활풍습, 우리 한국민의 정서를 진솔하게 화면에 담은 다시다 광고는 "고향"이라는 영원한 향수를 일관성 있는 컨셉트로 한국적 리얼리티를 추구한 한국적 크리에이티브의 전형으로 손꼽아도 손색없는 수작으로 여겨진다.

'황해도 연백'편은 고향을 북녁에 두고 온 실향민의 진한 그리움과 북방에서의 동포애, 통일염원 등 고향의 정서를 시대변화와 국민적 관심사에 쫓아 변모시킨 작품이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최 영민씨는 40여년간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돌아갈 수가 없어 어릴때 어머니가 해주시던 만두를 먹을 때마다 고향에 두고온 어머니 생각에 목이 메인다는 내용이다.

한국적인 정서인 고향과 어머니, 민족의 현실, 광고의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잔잔하면서도 진한 향수를 자아내는 광고이다. 초소에서 들려오는 대남방송이. 현장소음으로 생생한 음향효과를 내는 가운데 실향민 최영민씨의 꾸미지 않은 말투 등이 공감을 자아냈다.

덕성여대 김우종 교수는 "다시다 광고는 우리가 흔히 망각해 버리기 쉬운 바 '우리의 것', '전통적인 것 '에 대한 관심을 되새기게 해 줄뿐만 아니라, '연백'편은 민족통일의 당위성과 절실성마저 깨우쳐 줌으로써 상업광고가 공익광고의 기능을 겸하는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라고 평한다. ²²⁾

최영민: 바로 저 건너가 황해도 고향 아닙니까?

NA : 황해도 연백, 손 뻗으면 닿을 곳에 최영민씨의 고향이 있다.

최영민: 고향이 가까우니까, 강화도를 못떠나는 거지요.

이거이 황해도식 네모난 만둔데, 우리 어마이 생각이 납니다.

NA : 잊을 수 없는 고향,

고향의 맛 다시다.

2. 경동보일러 - '효심 '편 (그림 3 참조)

92년 한국방송광고대상 수상작인 경동보일러 '효심'편은 우리의 정서를 가공없이 표현하여 우리의 것, 우리만의 소재로서 크리에이티브를 가능하게 해준 수작으로 높이 평가된다.

자식 걱정을 하는 농촌의 노부모님과 도시인에게 향수로 남아 있는 거치른 흙벽, 기와, 대청마루, 외양간 등의 농가 풍경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인의 효심을 자극하여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부모를 걱정하는 마음은 갖고 있으나 바쁜 도시생활로 인해 부모님을 자주 찾아 뵙지 못하는 대도시 거주 자식들로 하여금 가슴 찡한 여운을 주는 동시에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였다

다른 광고가 이제까지 기능이나 안전성등을 소구하였던 것에 비해 이 광고는 감성적인 어프로치로 한국적 정서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서정적이고 따뜻한 이미지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효'라는 테마로 차별화에 성공하였고, 제품 매출액이 40%나 신장되는 등 실질적인 기여를 하였다. ²³⁾

이 광고는 전문 모델이 아닌 실제로 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소외된 노인들을 캐스팅, 실감나는 연기를 펼치게 해 극의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다. 이작품은 고향의 부모, 효심과 혈연 및 귀소본능을 일깨우는 광고로 제품광고로서는 물론 기업 PR의 효과까지 거둔 탁월한 향수광고로 평가 받고 있다.

할아버지: 들어가, 추운데 뭐 하는 가야, 응

어여 들어와, 어 이쿠 방이 왜이래?

할머니 : 아이구 날씨두 매서워라. 추운데 애들 고생이나 않는지 원,

할아버지 : 글쎄다.

여 NA : 여보, 아버님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 겠어요

멘트 : 보일러는 경동 보일러.

3. 칠성사이다 - '천지 '편 (그림 4 참조)

국내 음료의 선두주자인 칠성사이다의 광고는 40년의 역사성과 유색탄산음료와 대조되는 3 No (무카페인, 무색소, 무설탕)의 제품 속성을 강조하는 표현전략으로 일관해 왔다.

제12회 한국방송광고대상 TV 음료 및 주류 부문에서 작품상을 탄 '천지 '편은 칠성사이다의 맑고 깨끗한 제품의 순수성을 인간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깨끗함을 간직한 백두산에 비 유하여 극명하게 부각 강조함으로써, 여타 경쟁제품과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 이미지를 정립하고 광고의 화제성으로 인한 제품 관심도 제고를 통하여 제품 음용기회를 확대코저 하였다. 이 광고는 백두산 천지에서 소설 '객주' '화척'의 작가 김주영을 통해 그 탁트인 천지의 물빛과 하늘빛을 칠성사이다에 접목시켜 마치 칠성사이다를 마시는 것이 성수(聖水)를 마시는 듯 엄숙함을 자아내게 한다.

이 광고는 고향=시골농촌이라는 보편적 관념에서 진일보하여, 백두산 천지는 우리 한민족의 뿌리이며 민족 정기의 고향이 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같은 고향을 가진 동향인으로서의 향수 공감대 창출을 유도 하고 있다.

1탄 백두산 가는 길, 2탄 천지, 3탄 장백폭포, 4탄 소천지, 5탄 미인송 총 다섯편으로 완성된 칠성사이다 광고는 크리에이티브나 광고 성공여부를 떠나 시대적 욕구이기도 한 통일염원에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켰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김주영: 어느 것이 하늘빛 이고

어느 것이 물빛인가.

맑고 깨끗한 이 하늘, 이 천지.

NA : 맑고 깨끗한 칠성사이다

4. 쵸코파이 - '소나기' 편 (그림 5 참조)

1989년부터 시작된 쵸코파이 정(情) 시리즈는 오리온 쵸코파이를 물질주의와 황금만능주의, 인간경시사상이 팽배한 오늘날 현실에서 상실된 우리의 고유 정서인 정(情)을 주제로 소구하여 왔다. 제12회 한국방송광고대상 TV 식품 부문 작품상 수상작인 쵸코파이 '소나기'편은 삭막한 현대 물질문명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그리운, 한국인이라면 유별나게 소중히 생각하는 인정(人情)을 주제로 엄청난 소구력을 불러 일으켰다.²⁴⁾

지금까지 정 시리즈로 만들어진 광고는 사회에서 귀중한 일을 하지만 무심히 그 고마움을 잊고 소홀히 했던 어른들을 어린이 눈에 비추어 감사함을 전달하는 내용으로 어린이와 어른 사이에서의 정을 묘사했다면, 그 후속편들은 어린이와 어린아가 정을 나누는 것으로 되 어 있다.

"소나기"편은 누나와 동생과의 정을 비가 내리는 수박밭과 오두막을 배경으로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시키듯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쵸코파이 시리즈 광고는 제품 광고의 역할이 교육적인 면에까지 기여 할 수 있다는 시사를 하고 있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Song :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 그냥 바라보면 음 -

NA: 마음속에 있다는 걸 마음을 나누어요 오리온 쵸코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