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서비스가 어떠하다든가, 어떠한 기종이 하늘을 날며 편안하게 모신다든가, 전세계 네트워크를 어떻게 연결시킨다든가 하는 욕구를 무시한 채 어디 어디에 사는 누구이며, 누가 찍은 사진이라는 사실만 적어 내려가고 있다.

◎ Swissair Customer Portrait 34: Mr. Chow, restaurant chain owner, L.A.Photographed by Patrick Demarchelier

◎ Swissair Customer Portrait 65: Karl Alpiger, Ski champion, Switzerland, Photographed by Alberto Venzago

◎ Swissair Customer Portrait 102: Hafeez Contractor, architect, Bombay, Photographed by chien Wien Lee

◎ Swissair Customer Portrait 58: Herbert Schutz, engineer, Dusseldorf, Photographed by M. Schmid and A. Roth

◎ Swissair Customer Portrait 54: Steve Lott, boxing manager, New York, Photographed by Albert Watson

◎ Swissair Customer Portrait 16: Toh Sou Pin, violinist in Sigapore, Photographed by Albert Venzago

특별한 유명 인사도 아니고 급박한 내용을 주의깊게 가르쳐 주는 광고도 아닌 그야말로 포트레이트 식 광고이다. 일반 사람의 눈에는 이 광고가 격변하는 시대에 너무 한가로운 발상이라고 할 지 모르지만 일상 생활의 한 부분을 증명사진을 찍는 것처럼 담담하게 전개하는 스위스 항공의 매력은 회를 거듭할수록 묘하게 신비감을 뿜어내며 심리적으로 마음을 편하게 한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고 스위스 항공으로 어딘 가를 갔다 온 만족함이 버발 메시지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의 표정과 생활에서 거부감없이 전달되는 데에 이 광고의 힘이 있다.

스위스 항공이 이처럼 무모하리 만큼 일체의 생략을 하게 된 것은 안전성을 소구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안전성을 소구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안전'이라고 하는 소구는 오히려 그 반대편에 있는 '위험'이라고 하는 말을 이미지화 시킨다는 작용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할 때도 있다. 즉 안전의 직설적인 표현의 역효과를 오히려 낳고 있다는 이설도 있다.

여객 항공사 광고에 있어서 안전이라 하는 것은 물과 같은 것이다. 둘 다 공짜처럼 우리가 대해 왔기 때문에 우리들 생활 가운데서 그 '안전설계'를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물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당연한 가치를 말하는 것에 그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위스 항공은 이 물과 같은 안전성을 내세우고 싶은 회사이다. 다만 전세계를 망라하는 글로벌한 이미지를 갖지 못하고 있고, 실제 비행기 편수도 충분치 않다. 그렇지만 승객들 사이에서 안전성에 대한 평가는 이미 정평을 얻었고,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지 승객과 공감하고 공유한다는데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을 단지 스위스 항공만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렵다.

역으로 누구나처럼 '웃는 얼굴의 서비스'라든가 '여유있는 공간'을 스위스 항공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왠지 스위스 답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오히려 그 보다는 무골형의 기골장대면서도 완고한 고집이 있을 것 같은, 그래서 스위스 항공의 안전함을 지키고 있는 그 뒤에 있는 스탭을 소개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즉 안전에의 노력을 쉽게 느끼게 하는데 공감하는데서 스위스 항공다운 장점이 있다고 보았다. 사실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위험을 상정하고 있는 특별한 장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수용자의 심리적인 안정감에서 나온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어마어마한 첨단 기계장치가 아무리 이 시대를 풍미한다 하더라도 안전함이란 100% 책임질 수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그 1% 위험의 틈새, 이것이 바로 심리적인 안심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에 스위스 항공은 기회로 삼은 것이다. 이러한 의식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어느덧 넉넉하고 친근하게 안심시켜 주는 안전한 스위스 항공 - 늘 거리에 나서면 만날 수 있는 우리들 이웃의 모습처럼 스위스 항공은 안전하고 편안한 것이다.

② 편리성

'편리함'은 스위스 항공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광고 목표이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스위스 항공 광고는 거미줄을 광고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 25>. 이는 거미줄을 통해서 스위스 항공이 비행기편 간의 편리한 연결을 서비스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를 고전적 조건화 모델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