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옥외광고 디자인의 정의 및 변천과정

1-1. 정의

옥외광고(Outodoor advertising 또는 out of home advertising²⁾)란 옥외에 표출되는 광고라는 뜻인데, 일정한 공간을 점거하여 불특정 다수인의 가시영역에 시각적으로 자극을 주는³⁾ 시각전달 디자인의 분야로써 점두간판, 포스터, 옥상간판, 야외간판, 네온싸인, 애드벌룬 등이 모두 옥외광고에 포함된다. 역사상 가장 일찍 사용한 옥외광고는 고대 이집트(B.C 3000년경)의 광고였으며 또 고대 로마 변화의 일부에도 옥외광고의 형태가 있었다. 이처럼 일찍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광고는 고금을 통하여 상업의 발전과 더불어 상품매매 광고에 이용되어 왔으며, 오늘날과 같이 복잡한 도시속에서는 인쇄매체 광고나 시간적 매체광고와 함께 널리 사용되고 있다.

넬슨(R.Nelson) 과 시크스(A.E. Sykes)는 영국에서의 옥외광고에 대한 개념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옥외광고는 포스터에 의한 광고이며, 교통광고도 옥외광고에 포함시킨다. 광고판, 건물의 벽화, 역의 구내, 버스 전차, 기차 등을 이용하는 포스터 광고는 모두가 옥외광고이다. 그리고 그때의 포스터는 광의로 해석되어 페인트 광고, 조명글씨도 포함한다.」⁴⁾

옥외광고는 전달내용을 간결하고 강한 힘으로 표현하는 것으로써 광고의 원조이다.⁵⁾ 업주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주제를 일정한 옥외의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인을 소구 대상으로 시각적인 자극을 주어 내용의 전달과 인상을 깊이있게 하여 계속적인 효과를 얻기 위한 형태로 조형된 광고물의 총칭이다 라고 정의할 수 있다.

1-2. 옥외광고 디자인의 변천과정

옥외광고는 가장 오래된 광고매체로써 그 시대의 질적인 문화성을 띠고 있다. 옥외광고의 변천과정을 통하여 우리나라와 유럽의 문화적 차이를 살펴보고 전통성이 사라진 오늘의 우리 옥외광고 디자인의 현실을 조명하는 계기로 삼는다.

ㄱ) 우리나라의 변천과정

우리나라 옥외광고의 변천사는 제일 먼저 문헌상에 등장하는 것이 고려시대의 천하대장군과 이정표이다. 조선시대로 넘어 오면 문창호지에 써 붙인 주막이란 표시이며, 냉면집은 쳇바퀴에다 창호지를 찢어 붙여서 광고를 한 것⁶⁾ 등이라 하겠는데 시대적인 배경도 그렇고 광고의 효과적인 필요의지가 주어지지 않아 그리 큰 발전이 없었다. 구한말 쇄국주의의 문화가 개방되면서 단조로운 먹물로 표시한 간판에서 탈피, 페인트 문화를 맞게 되었는데 함석을 이용하여 글자를 써서 붙이는 간판이 등장되었다. 그 후 일본에서 수입하여 만들어진 아크릴 시대를 맞게 되어 아크릴에 입체형 글을 부착해 보지만 내구성의 필요로 철판을 구부려 디자인 감각을 살려 각도있게 건물에 부착하는 옥외간판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철판이 비바람에 녹이 슬고 쉽게 부패되자 비철 금속인 스테인레스나 등 간판이 나타난다.

1950년대 극장광고로부터 1960년대에는 의약품 광고가 주도하면서 옥외광고의 활발한 변로를 보여주기 시작하여, 철로의 확장, 고속도로의 개통, 고층건물의 증대 등으로 해서 빌보드네온싸인(billboard neon sign), 약방간판 등이 활기를 띄었으나, 1973년 오일파동을 계기로 에너지 문제, 자원문제가 제시되고 그에 따른 소비절약 운동이 일어난데다 도시의 미관, 자연경관보호 등으로 옥외광고물에 대한 행정당국의 규제마저 엄격해짐에 따라 점차 활기를 잃게 되었다. ⁷⁾ 이에 따라 광고물이 도시 전체에 난립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당초 광고물에 대한 법 1962년 1월 20일 법률 제 988호로 전문 7조의 광고물등 단속법이 공포)의 제정은 옥외광고물 등을 단속하기 위한 관리와 관장이 광고물 제작업계의 경영과 육성을 사실상 가로막아 온 장애물이었다고 생각한다. ⁸⁾ 그러나 88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옥외광고물의 공익기능이 부가됨으로 비로서 인정을 받게 되었으며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여지게 된 것은 퍽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⁹⁾

88년은 옥외광고가 비약적인 발전의 계기가 되는 전환기였다. 지하철 1,2,3호선의 단계적인 개통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매체와 올림픽 기금조성을 목적으로 한 「올림픽 광고」로 인해 업계의 활발한 활동이 시작되었고, 다양한 국제화된 국민 의식 수준의 변화와 지속적인 경제성장 등이 옥외광고 디자인의 호재로 작용하여 발전이 가능하였다. 그리하여 이 시대에 살고 있는 대중이 무엇을 요구하는가 하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제는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의 시각환경조성을 위해 옥외광고 디자인의 조형미를 요구받게 된 것이다.

ㄴ). 유럽의 변천과정

유럽 옥외광고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 그리이스 사람들의 기록에서 보여 지며, 이것은 「광고의 원조」 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예가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 왕의 치적을 칭송한 사원의 비석이라고 할 수 있다. 변천 과정을 보면 초기에는 들을 사용하다가(B.C 3000년경 이집트 상인들이 그들이 판매할 물건들을 명시한 「stelae」라는 돌로 된 평판들을 큰길을 따라 세워 놓았고, 고대 페니키아 상인들은 큰 길을 따라 큰 바위에 색칠을 하여 광고로 써 놓았음) papyrus를 거쳐 색채를 사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로마 시대에는 술집에서 간판 대신에 등나무 다발을 내걸었으며 중세기에 접어들어서는 독창적이나 조형성은 무시된 것이지만 가게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그대로 내걸어 상품을 광고하였다. ¹⁰⁾

테마는 주로 상품 그 자체, 혹은 풍자로써 그것을 암시한 것으로 염소는 양유업을, 신발은 제화점을, 끌과 도끼는 목공소를, 포도를 짓이기는 바카스는 포도주점을, 주판은 환전상을 나타내고 있다.

연상에 의해 의미를 전달하려는 옥외광고는 그 뒤 중세에 와서 부활하였으며 18세기말에 이르기까지 불가결의 기본형이 되었다.

18세기에 와서는 간판이 크게 성행하는데 제화점은 금색의 구도와 신발의 형을, 가구점은 장롱·의자·경대 등을, 과자점은 금색의 핑과 파인애플을 사인(sign)으로 하였으며 또 책방은 성서 위에 호머나 셰익스피어 등의 초상을 덧붙였다.¹¹⁾ 하지만 19세기초까지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문맹 이어서 옥외광고는 길잡이가 되고 상품을 상징하는 절대 기능을 지니는 것이었다.

유럽에서는 전당포의 심볼(symbol)에 세 개의 금구슬을 사용하였는데 그 기원은 분명치 않다. 이발소의 심볼도 그 기원은 확실치 않으나 이발소가 외과의를 겸하고 있을 무렵 방혈치료를 시술할 때, 피를 자유롭게 흘리기 위해 막대기를 사용하였는데 그 막대기는 붉게 피에 묻게 되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붕대를 감아 밖에 매달았다고 하는데, 이것이 뒤에 이발소의 심볼이 된 적·백의 나선상의 막대기인 것이다. 또한 흥미 있는 것은 런던의 빗제품 상점인 토마스 헤디스의 코끼리와 손과 빗의 사인(1730)인데 이것은 상아제품이란 의미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1-a〉은 파리의 점성술사의 간판이다. <그림 1-b>는 18세기 후반 독일의 담배 가게에서 사용한 무어인의 상이다. ¹²⁾

위에서 서술한 광고물은 18세기말에 쇠퇴하였으나 영국에서는 호텔 <그림 1-c>, 음식점(그림 1-d>, 술집<그림1-e>의 간판이 반수를 차지하였다. 특히 술집과 호텔을 겸한 「인 사인」 (inn singn) <그림 1-f >은 현재에도 날아 있는 것이 많다. ¹³⁾ 화이티크(Arnold Whittick)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1) 여인숙에서 구할 수 잇는 술이나 음식을 표현한 것.

2) 종교적 기원을 가지는 것- 옛날에 inn은 선술집이며 여행자는 성이나 수도원의 부속 호스텔에 묵었다. 그 뒤 호스텔과 인이 결합하였는데 이중 수도원에 속해 있었던 것은 천사, 성인의상, 십자가등 종교적 심볼을 사용하였다.

3) 가문 상징적인 것 - 가장 보편적인 것으로 영주 가문의 상징으로, 즉 사자, 독수리, 용, 유니콘 등이 있다.

4) 왕, 여왕의 초상 - 엘리자베스 여왕이 많았다.

5) 역사적 인물 - 넬슨, 웰링톤 등이 있다.

6) 트레이드 사인(trade sign) - 여인숙의 상인이나 직인클럽의 호합장이던 이유로 망치, 못, 풍차, 삽 등이 있다.

7) 무기 운동구의 사인 - 교차된 창, 칼, 권총 등이 있다.

8) 운송을 나타내는 사인 - 말, 마차 등이 있다.¹⁴⁾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유럽의 간판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깊고 보존일 잘 되어 있어 그 당시의 시대상이나 예술 형식을 엿볼 수 있다. 이런 간판들을 통하여 「거리가 간판을 창조했고 간판이 거리를 만들었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사실상 우리에게 남아있는 전통간판은 거의 없다. 이것은 우리 옥외광고인들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옛 것의 보존을 게을리한 모든 국민의 의식적 사고의 문제라 생각되어 진다.

ㄷ) 유럽간판에 나타난 의미와 형태적 요소들

우선 참고적으로 유럽의 간판 이미지를 살펴보면, 19세기초에 문맹이 많아서 문자나 숫자의 표현보다는 상품의 상징화가 요구되었고, 장식성이 강하게 나타났으며 보다 매력적인 것, 보다 큰 것이 경제적으로 발전하였다. 유럽간판의 이미지가 주는 의미와 형태들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닻, 유명인, 실감개, 소, 말, 왕관, 해골, 열쇠, 여우, 곰, 황새, 흑인, 양, 물고기, 삼인의 박사, 긴낫, 사슴, 모래 시계, 성 죠오지, 태양, 손 천사, 디바이더(dividers), 닭, 백조, 가위, 불사조, 부엉이, 배, 빵, 뱀, 유니콘, 사자, 독수리 등의 모티브(motive)가 나타나며 이것들은 오랜 역사와 생활, 민화, 성서 등에 의한 일상적 표현이며 다양한 재료와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¹⁵⁾

한국의 문화도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해학적인 훌륭한 멋과 다양한 전설, 풍습 및 현대의 구상표현에 맞는 많은 문양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문화 및 문명을 수용 재창조하여 우리의 질적 문화를 표현하는 전통을 이룩하여야 하겠으며 외국인에게도 독특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옥외광고 디자인이 필요한 것이다.

■ 유럽의 전통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