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그림15>의 세탁기 광고에서 고양이는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동물이라는 점에서 집안의 생활용품 광고에 등장하고 있는데 '얼마나 조용한지 보아라'라는 카피로도 알 수 있듯이 아주 예민한 감각을 지닌 동물로 표현 된다. 즉 이 세탁기는 아주 예민한 고양이도 듣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야생의 습성과 가축의 습성이 합쳐진 경우라하겠는데 반면 <그림16>의 필름 광고에서는 고양이의 잔인하고 공격적인 야생의 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본능적으로 사냥을 좋아하는 고양이를 이용, 고양이가 실제 물고기로 착각을 하고 공격할 정도로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필름으로 訴求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광고의 경우 고양이는 주로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공존의 동물로 인간의 편안함을 소구하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고양이가 등장하는 광고도 적고 일본과 같은 이유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는 일본인의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우리나라의 경우보다 더 서구화되어 있음에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도 고양이는 妖物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그 적용에 있어 소극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3) 새

새에 대한 인간의 느낌이나 생각은 시대나 지역에 관계없이 공통 분모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새에 있어 가장 강력한 상징의 초점은 날개이다. 즉 날 수 있다는 점이다. 높고 넓은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를 보며 느낄 수 있는 공감대는 인간의 본성에 비추어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인간의 영원한 이상인 하늘에 가장 가까이 사는 생물, 그것도 높고 신비스러우며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존재로서 누구나의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다.⁵⁵⁾

즉 인간의 모든 불안과 공포, 재난과 질병으로 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영생에 대한 希求, 이러한 모든 갈망이 새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고 싶은 本性으로 모아져 새를 신성시하고 동경하며 커다란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 미술의 소재로 등장하는 새 역시 그들이 바라던 가정의 화목과 신분 상승에의 욕망, 또는 노후의 安樂과 長生不死 등의 현실적 염원을 새를 통해 상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⁵⁶⁾ <그림17>의 생명보험 광고는 바로 이러한 새에 대한 인식을 잘 알 수 있는 광고이다. 노후의 편안함을 갈매기가 항로를 안내하듯 생명보험이 안내해 준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질 수 있다.

새가 하늘을 난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가지는데 그러한 이유에서 개는 미래의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으며 업종으로 보아서는 기업PR광고에 자주 등장하게 된다. <그림18>의 광고와 <그림19>의 광고에서처럼 새는 풍요와 번영을 이룩하게되는 미래를 지향하는 동물로 그 상징성을 지닌다.

단순히 활동이나 선택의 자유를 상징하는 새도 많이 찾아 볼 수 있는데 <그림20>의 자전거 타기 캠페인 광고에서 새는 여유롭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활동의 자유를 상징한다. '요즘 자전거와 여유는 친구입니다'라는 카피로 알 수 있듯이 막히는 도심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여유있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음을 새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즉, 자동차는 부자유가 되고 자전거는 자유가 되며 자유는 새로 등가관계가 성립한다. <그림21>의 생리대 광고에서도 새는 활동의 자유를 상징하고 있는데 안전한 제품을 통해 당신은 새처럼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고 소구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그림22>의 컴퓨터 광고에서 새는 헤드라인과 같이 선택의 자유를 상징하고 있는데 여기서 새는 독수리로 구체화되어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독수리는 새 중에서도 가장 힘이 세고 강한 존재로 단순한 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기계적으로 우수한 성능과 선택의 권위를 함께 상징한다고 하겠다.

또한 새는 알과 함께 탄생의 의미로 나타나기도 한다. 알은 모든 생명의 근원과 우주를 상징하는데 <그림23>의 생명보험광고는 '세이부'에서 '세이손'으로 회사 이름이 바뀐것을 새와 알로 표현, 새로운 탄생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금융기관의 수익성이나 주택의 투자가치 등은 닭과 알로 많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닭이 매일 알을 낳는다는 점과 알이 풍요를 상징함에서 기인한 것이다.

한편 새의 상징성은 가공의 형태로도 나타나는데 <그림24>의 구두광고가 그 좋은 예다. 여기서 구두는 새의 근본적인 능력의 원천인 날개로 표현 되어 지고 있으며 이러한 날개, 즉 구두를 통해 여인은 새가 된다. 그렇게 됨으로써 이 여자는 새가 갖는 모든 능력을 지니게 되고 그것은 바로 자유일 것이다. 이 경우 새의 상징성은 특정한 영역에 머물지 않고 새에 대해 인간이 갖는 모든 이상의 투영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