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의약품 유통구조의 특질

의약품 유통의 전체구조와 그 메카니즘을 형성하는 기본적인 요소⁹⁾로서의 의약품 제조업자 판매업자인 도매상, 소매상(약국), 기타 판매상등의 유통기관들의 의약품 유통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서로 그 기능상 지속적 관련을 가지게 될 때 하나의 의약품 유통경로가 형성되는데 이 유통경로를 둘러싼 전체를 의약품 유통구조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의약품의 유통구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그 유통기관과 유통경로를 먼저 분석할 필요가 있다. 유통기관이라 함은 상거래 활동에 종사하는 각종의 기관을 말한다. 의약품의 유통기관으로는 의약품 도매상, 소매상과 또한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촉진기관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의약품 유통기관들의 의약품의 사회적 유통을 위해 기능상 상호 관련되어 이것이 계속 반복성을 띄게 될 때 의약품 유통경로를 형성하게 된다. 이와같은 유통경로는 동일하지 않다. 따라서 유통경로는 다양하며, 시간과 환경의 변화에 의해서도 바뀌게 된다.

한편 의약품은 질병의 진단치료 및 예방의 목적에 사용되는 것으로 일반 다른 상품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의 제조관리는 물론 유통관리에 이르기까지 약사법 등에 의해 규정되어 있다. 즉, 약사법 제35조(의약품 판매업의 허가), 동법 제38조(의약품등의 판매질서 및 약사법 시행규칙), 제27조의(의약품등의 판매질서의 유지를 위한 준수사항¹⁰⁾에 의하여 제조업자, 약국개설자, 수출입업자, 판매업자는 유통질서의 유지에 필요한 사항을 준수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의약품 유통 내지 그 구조는 외견상으로는 단순한 것 같지만 그들 유통담당자들의 전문성으로 인하여 자칫하면 소비자가 불리하게 될 소지가 많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일방적 불리성은 바로 소비자의 생명상의 위험에 전문적 지식의 부족에서 연유하여, 이것이 사회적으로 확대될 때는 국민보건 위생상의 위협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의약품 유통구조나 그것을 구조하는 유통기관을 경제적 측면에 못지않게 인명중시나 사회적 사명감이 각별히 요청되는 성격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제2절 의약품 유통경로의 분석

1. 유통경로의 의의 및 유형

유통경로란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로 제품과 그 소유권을 이전시키기 위해 수행되는 각 활동을 담당하는 중간상들의 상호연결과정으로 정의된다. 이때 유통참가기관들이 수행하는 활동이란 구매, 판매, 수송, 보관, 시장금융, 위험부담, 촉진, 정보제공등이며, 이들은 제품이나 써비스가 보다 용이하고 효율적으로 소비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을 담당한다.¹¹⁾

그러므로 유통경로 관리의 초점은 독립적 경영 주체인 여러 유통기관들이 유통상의 다양한 기능을 어떻게 전문화하면서 상호의존관계를 강화시켜 유통능률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유통상의 단계수에 따라 유통경로를 유형화하여 보면 <그림 3-1>의 특성이 있다.

1) 0단계경로:직접 판매경로

2) 1단계경로:하나의 유통경로기관이 개제하는 경로유형

3) 2단계경로:두개의 경로기관이 있는 유형으로 전형적으로 도매상과 소매상이 된다.

4) 3단계경로:세개의 경로기관이 있는 경로유형으로 도매상과 소매상 사이에 중매상이 개제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참여하는 유통기관의 종류와 수에 따라 종류를 달리한다.¹³⁾

1) 소비용품의 유통경로

① 생산자 →소비자형

② 생산자 →소매상 → 소비자형

③ 생산자 →도매상 → 소매상 → 소비자형

④ 생산자 →대리상 → 소매상 → 소비자형

⑤ 생산자 →대리상 → 도매상 → 소매상 → 소비자형

소비용품과 산업용품의 유통경로를 살펴보면 <도 3-2>와 같다.

2. 의약품 유통경로의 주요형태

의약품 제조기업과 그 제품을 사용하는 최종 소비자가 떨어져 있을 경우에는 제조기업과 최종 소비자와의 간격을 메우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여러 종류의 유통기업이 존재하고 이들 유통기업간의 일련의 유통체계가 바로 유통경로이다. 이와 같은 유통기업을 우리는 중간상인이라 한다.

중간상인을 거쳐 제조업자로보터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의약품의 움직임은 수로의 흐름과 같이 생각되며 이 수로와 같은 것을 유통경로라 한다.¹⁴⁾ 우리나라에 있어 의약품이 생산자에게서 출발하여 최종 소비자에게 이르는 유통경로는 <그림 3-3>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법적으로 5종이 있다.

① 생산자 →도매상 → 소매상 → 소비자

② 생산자 →소매상 → 소비자

③ 생산자가 도매상, 소매상 및 병원의 직거래하고 최종 소비자는 소매상과 병·의원으로부터 의약품을 구입하는 유형

④ 생산자가 도매상과 소매상과 직거래하되 소매상을 보다 크게 비중을 두며 소매상과 도매상을 같이 상대하고 있는 유형

⑤ 생산자가 특약점, 대리점 및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유형등이 있다.

그리고 1970년대 이후에 제약회사의 영업조직이 확대되면서 직거래 유통구조는 기형적인 양상으로 변모된 가운데 이른바 브로커라고 하는 제3의 존재가 발생하여 합법적인 판매업소에서 유출된 의약품이 이들에게로 유입되는 불법적 유통방법과 불법적인 소매업자에서 합법적인 판매업소인 약국, 도매업소에 유출되는 변칙적인 유통방법이 의약품의 판매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유통경로를 복잡하게 만드는 두가지 중요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유통경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일반제품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이며 아직까지는 정상적인 유통과정을 거치고 있는 의약품이 많기는 하지만 변칙적인 거래방식이 성행하는 실정이다.

<그림 3-4>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변칙적인 거래방식인 비정상 유통경로는 그 종류가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복잡다기한 의약품 유통경로를 일본의 그것과 비교하여 보면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그림 3-5> 즉 일본의 의료보험약품의 유통경로는 거의 대부분의 도매업자를 통하여 의료기관과 약국에 공급되고 있다.

<표 3-1>에서 보면 일본 의약품의 87%가 도매단계를 거치고 있고 미국은 62%, 스웨덴은 98%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30.3%로써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반면 우리나라 제조기업의 직거래 유통비중은 69.7%로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 의약품 유통경로의 분석

의약품의 유통은 다른 일반제품과는 달리 그 판매업자의 규정과 함께 성문화(약사법 제38조)되어 있지만 현재 많은 유통경로가 존재하고 있음은 이미 살펴보았다.

이러한 복잡한 유통경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일반제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며 아직까지는 정상적인 유통과정을 거치고 있는 의약품이 많기는 하지만 변칙적인 거래방식이 성행되는 실정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변칙적인 거래방식이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유통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그 종류가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즉, 합법적인 판매업에서 유출된 의약품이 브로커라는 제3의 역할주체가 개입하여 전통적인 유통영역을 잠식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부정의약품 등의 유통가능성도 높은 실정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의약품 유통경로가 복잡하여 유통효율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어디에 연유하는지를 알아보자.

우리나라에 있어 제약산업의 급속한 발전은 제조기업간에 근대화된 대기업과 영세화된 기업이라는 이중층을 낳았으며 소규모기업들은 가격경쟁을 유일한 수단으로 삼았기 때문에 동일제품에 대한 이중가격이 형성되었으며 또 과다한 가격경쟁을 탈피하기 위한 일부 제조업자들은 다시 소매상에 직거래를 시작함으로써 그간 유통경로의 주축을 이루고 있던 도매상의 무력화를 초래하였다.

이와 같은 도매상의 영세화에 때를 같이 하여 중간도매상 내지 대형소매 약국이 난립함으로써 도매상에 의존하면서 일부 소매약국과의 직거래 형태를 취하던 제조기업들도 유통과정에 잦은 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이도 하였다.

제3절 의약품 판매기관의 분석

1. 도매상의 실태 분석

의약품은 일반제품의 유통기관과는 달리 의약품의 특성때문에 약국개설자(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의 목적으로 취득할 수 가 없다고 규정짓고 있다. 만일 이 규정에도 불구하고 의약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자는 시도지사로부터 한약상 또는 의약품 도매상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라 하더라도 약사법 또는 습관성 의약품 관리법에 의하여 규정되어 있는 의약품의 판매는 금지되거나 제한을 받는다. 이러한 제한을 받고 있는 의약품 유통기관은 대체로 영세하여 경영규모가 작으며 과다한 의약사의 배출로 영세성이 또한 가속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제약과 영세화등으로 인하여 도매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서는 도매상은 의약품 제조 업소로부터 의약품을 매입하여 약국과 병·의원, 약종상, 매약상에게 공급하는 중간판매업자로 지칭된다.

도매상을 그 영업형태에 따라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① 순수도매:의약품(양약) 도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도매상을 말한다.

② 수입도매:자사에서 수입하는 제품만을 취급하여 대개 서울에 분포되고 있어 제약회사의 형태(소규모)를 가지고 있다.

③ Maker 도매(제약회사 도매):자사에서 생산되는 제품만을 취급하며 도매상 형태로서 판매하는 제약회사가 있다.

④ 한약도매:한약재만을 취급

보사부 허가상 이상의 4종을 도매업종 하나로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1989년 7월말 현재 419개소나 되는 실제로 순수도매는 훨씬 적다.<표 3-2>

(1) 도매상의 구조적 특질

우리나라 의약품 도매상의 구조적 특질을 살펴보면

첫째, 도매상의 지역적 편재성이다.

<표 3-2>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도매상으로 볼 수 있는 종합 도매상은 서울이 124개소, 부산·경남이 23개소, 대구·경북이 28개서, 인천·경기가 15개소, 광주·전남이 19개소, 대전·충남이 13개소, 강원이 3개소, 충북이 8개소, 전북이 10개소, 제주가 2개소로 분포되어 있어 서울, 부산, 인천, 대구등과 같은 대도시에 밀집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우리나라 의약품 도매상은 대체로 자본과 경영규모가 영세하다는 점이다.

1982년 도매상기업진단제도¹⁵⁾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984년 304개소, 1986년 350개소, 1989년 7월말 현재 419개소로 매년 20여개소 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¹⁶⁾

이러한 도매상의 증가현상은 도매상의 난립과 경쟁을 유발하여 도매경영의 영세화로 투영되고 있다. 도매경영의 영세화는 의약품유통구조에도 영향을 미쳐 제약업계의 경영 정책 전환에 어려움을 가져오고 있다.

그리고 도매상의 영세화를 가속시키는 또하나의 요인은 제조업자의 소매상과의 직거래이다. 특히 제조업자의 유통경로강화책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의 의약품 도매상은 자금의 부족, 거래의 협소, 유통경로의 불리점으로 인하여 구조적 영세성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에 있다고 하겠다.

여기에서 약업신문사가 분석한 법인도매업소 51개사의 경영분석을¹⁷⁾ 통하여 현 도매업이 어떠한 경영상태로 유지되고 있는지 고찰해 보자.<표 3-3>

수익성(Profitability)은 투입자본에 대한 잉여가치의 비율을 의미한다. 즉 수익성은 자본지향적 개념으로서 투입자본에 대한 자본 증식분의 비율을 의미한다.¹⁸⁾

기업이 수익성이 높다는 것은 자산과 자본구성이 합리화되었고 그 활동이 효과적이어서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기업의 안전성에 기여한 결과가 되는 것이다. 1987년도의 매출액대비 당기순이익이 0.92%에서 1988년도에는 0.96%로 미량의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총자본 경상이익율면에서도 1987년보다 1988년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활동성(activity)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어느정도 능률적으로 이용되었는가를 측정하는 재무비율이다. 활동성 비율은 기업의 (순)매출액을 각자산항목으로 나누어 계산한다.¹⁹⁾ 즉 자본의 활용도를 측정하는 비율로서 자본 회전율이 높으면 자본이익율은 증대되지만 너무 높으면 자본이 부족하여 지급능력이 양화되어 안전성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

총자본 회전율은 큰 변화가 없으며 재고자산회전율은 87년보다 활발하게 운영되었고 매출채권회전율은 둔화되고 있다.

안전성이라 함은 재무유동성을 의미하여 이는 부채를 약정기일에 상환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데 1988년도 부채비율은 증가하고 자기자본구성율은 낮아지고 있으며 단기 지급능력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 의약품 도매상 51개소를 대상으로 대략적으로 재무분석한 것을 소개해 보았다.

한편, 도매업의 매출신장 현황을 보면 84년의 2천6백86억2천5백만원에 비해 88년은 177% 성장한 4천1백85억2천1백만원으로 나타난 연간 15%이상의 매출 신장을 이루어 왔으나 <표3-4> 영세한 자본력과 업소간의 과다경쟁으로 인한 난매, 국공립 병원의 보험수가 이하의 덤핑 입찰도 도매업의 손익구조면에서는 경영여건이 점차 악화되고 있으며 더욱이 외국 자본이 도매업 허용은 도매업의 구조적인 위약점과 영세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2) 도매상의 유통기능 현황

어떤 상품을 구입판매하는 도매상은 일정한 저축시설을 갖추고 생산자 또는 그 직매점으로부터 제품을 구입하여 이를 소매상을 거쳐 소비자에게 이르게 하는 유통과정을 담당하는 것을 본질적인 기능으로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약품 판매상은 한편으로는 대리점의 기능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매상의 기능마저 수행하는 등 기능의 미분화상태에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의약품 판매에 있어서 도·소매업을 겸하고 있는 업체가 생기는 경우는 기존 소매상의 규모가 커져서 도매상으로 발전하는 과정과 반면 도매상들이 자본위축 등의 요인으로 소매상으로 전락하는 과정에서 소매행위를 하는 경우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도매상은 보관시설이나 수송시설 등의 유통설치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며 재고조절이나 적절한 수준에서의 가격을 형성시키는 등의 도매상 본연의 기능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다시말하면 상기한 도매상의 자본회전율의 미흡 또는 대손방지 재고통제등 관리능력의 부족으로 말미암아 구매와 판매를 비롯한 운송 보관, 금융위험부담, 시장정보모집 등 도매상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구매와 판매기능만을 대행할 뿐이다.

이러한 도매기능의 장애는 여러가지 부작용을 수반하고 있다. 이를테면 의약품 판매업계에 횡횡하고 있는 난매행위나 도매상의 소매행위, 거래질서와 가격체계를 문란하게 하는 투매등은 결국 자본의 영세성이 그 원인이라 하겠다.

그러나 의약품은 다품종, 적기공급의 필요성을 특징으로 하므로 유통경로상에서의 도매기능은 거의 필수적이며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것이다. 다만 전술한 바와 같은 도매상의 구조적 특질이 도매상 본연의 기능발휘를 못하게 하고 있는데 그 문제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