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시장의 승부는 신제품이 경쟁제품과 비교하여 이름과 맛 등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통해 이루어지며, 주류제품은 수요에서 확산까지는 타제품과 비슷한 기간이 걸리나 성장기로 들어서면 소비자의 선택이 습관적이 되므로 수명이 길어진다고 한다.

소비자와 자기 관여도가 가장 높은 주류제품의 예로 OB씨그램의 브랜딩 시스템에 의해 개발된 씨크리트의 네이밍 사례를 보고자 한다.⁴⁴

OB씨그램의 브랜딩 시스템은 7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네임 데이타 뱅크식으로 사전을 이용하거나 공모를 해서 영문이나 한글로 된 모든 이름을 모은다.

둘째, 자체적으로 1차 선별(screening)을 한다. 다른 회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브랜드가 있는지 시장조사를 하고 또 적합성의 여부를 본다.

세째, 선별을 한 후 20여가지로 축소한다.

네째, 간략하게 사내 설문지 조사를 한다.

다섯째, 조사결과 7가지로 축소한다. 무작위 추출된 소비자 1,000 ∼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 조사를 하고 일주일에 술을 어느 정도 마시는지, 술의 종류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등에 의해 주요 타겟을 추린 후 선별된 소비자 20명을 대상으로 Group Discussion을 행한다. 일반 기타재제주 위스키와 달리 7년 숙성의 위스키 원액을 사용·제조한 스카치 타입의 양조주이기 때문에 부드러운 맛과 특유의 향을 특징으로 하는 신제품의 경우 30대로 위스키를 자주 마시면서 저렴한 가격을 선택하는 소비자층 대상으로 Group Discussion을 실시했다. 그리고 선별된 20여명에게서 나온 토의결과에 대해서는 조사대행회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였다.

여섯째, 위에서 결정된 사항은 마케팅부로 넘어간다.

일곱째, 임원회의에서 최종결정한다.
씨크리트의 경우 네임 데이타 방식에 의해 모두 1,329개의 안이 보여졌으며 그중 마케팅부에서 1차 선별을 하였다. 1차선별(screening)된 안은 모두 75개로 다음과 같다.

그리고 이상의 75개 안은 또 23개의 안으로 축소되었으며 이 상표후보안에 대해 발음 및 의미를 설명한 자료(표20.참고)를 첨부하여 설문지 조사(표21.참고)를 한 결과는 표22에서와 같다.

조사결과와 1차 속성- 외적 이미지, 브랜드 네임 선택시 고려되는 기억의 용이성 또는 발음성 등-, 2차 속성-내적이미지, 브랜드 네임의 의미와 브랜드 연상작용등-에 적합한 7가지 후보안인 BOSS, MAJESTY, REGENCY, JACK POT, SAINT, DUKE, ATLAS 등을 추출하였다.

30세 이상에서는 BOSS와 REGENCY가 가장 어필하고 있으며 기타 ATLAS등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이런 이유는 자신이 알고 있는 NAME중에서 우선적으로 추천하였기 때문이라고 사료된다.(표22-1.참고) 7가지 후보안 중에서 BOSS는 스코아(score)는 높았지만 이미지상의 이유로 탈락하고 그 다음 순위인 SECRET가 추가되었다.

최종경쟁은 MAJESTY : SECRET였으나 MAJESTY는 실 타겟층에서 발음과 기억이 어렵다는 경향이 있어 최종적으로 "씨크리트(SECRET)" 가 결정되었다.

지금까지 브랜드 네임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네이밍되었는지 전화 인터뷰와 개별인터뷰에 의해 조사해 보았는데 모회사에서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브랜드 네임에 대한 자료를 폐기처분하기도 하며 그 브랜드 네임을 담당·관리하던 담당자가 교체되면 그 자료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가 없었다. 수많은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신제품 개발에 있어 그 중 하나인 네이밍부분에까지 개발시스템을 채택하여 실시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므로 기업입장에서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 더러 그런 부분에까지 세세히 다룰 수 없다는 것이 담당자 대부분의 사고방식이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나 소위 말하는 "그깟 이름" 하나때문에 그 복잡하고도 많은 과정의 신제품개발 시스템에 의해 출시된 제품이 적극적인 판매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은 기업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상품에 대한 정보원으로서의 브랜드 네임이 주먹구구식으로 네이밍 되었을 때 입게 되는 광고비 예산의 낭비와 또 불행히도 타사의 상표권을 침해하게 되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타사의 상표권을 침해하였다면 그 브랜드 네임이야 다시 적절한 브랜드 네임으로 재개발하면 해결되겠지만 상표권 침해에 대한 배상과 이미 그 브랜드 네임으로 출하된 제품, 출시를 앞두고 생산된 제품등으로 인해 받게 되는 손실은 막대한 것이다.

또 국내브랜드를 수출하는 경우 그 지역의 상표- brand name, brand mark-를 조사하여야 하며 유사한 브랜드가 있을 때 지역에는 수출을 할 수 없게 되므로 그 시장에서의 유사상품 사용 여부를 조사하여 유사상표가 있을 경우에는 그 브랜드를 사거나 수출대상 지역을 바꾸어야 할 경우도 발생한다.

시장경쟁 상황에서 자사의 브랜드 관리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 이며 그 관리는 어느 한 순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브랜드 관리 시스템-예를들어 상표출원 및 등록을 담당하는 전문인력 및 부서-을 설치하여 평상시의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가 기업을 버티게 하는 버팀목의 구실을 하도록 하는 한편 체계화된 브랜딩 시스템에 의해 개발된 브랜드를 상표 전 단계에서 은행식으로 선택하여 상표등록권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선택, 상표권행사를 해야 한다.

최근에 들어 브랜드 네임에 대한 특허권 의식이 뿌리내리기 시작 했는데 왜냐하면 브랜드 네임이 바로 그 제품의 얼굴이며 그 회사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표출원권에 충분한 사전조사를 실시 하여 타사의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타사의 출원과정에 있는 브랜드네임의 조사도 이루어져야 되겠으나, 현행 법규상 그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업입장에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런 의식은 버려야 한다. 자사의 등록된 브랜드 네임을 공개하여 서로의 피해를 줄이고 또 타사에게 공포함으로써 일침을 놓는 것이 될 수 있다.

점차로 조사를 필수적으로 실시한 후 브랜드 네임이 개발되고 그 개발방법 또한 매우 과학적이며 조직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최근의 몇 사례로 알 수 있었으며, 전담부서가 설치되어 전문적인 브랜드 네임의 개발과 관리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