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연구의 목적

역사적으로 브랜딩(branding)의 시발은 중세의 길드들이 만약 불량품이 생산되어 유통되었을 경우, 상인들이나 고객들이 그 불량품의 생산자가 누구인가를 추적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장인(匠人)들에게 그들의 제품에 표시를 하도록 한데서 연유되었다.¹

물론 중세 훨씬 이전인, 인간이 물건을 교환하거나 사고파는 행위를 시작하면서부터 그들 나름대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또는 어떤 측정기준이 되는 방법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산업화와 더불어 시장환경의 변화와 광고매체인 매스 미디어의 발달등으로 인해 오늘날 대량 생산, 판매, 광고되는 수 많은 상품과 상품명은 생산자 는 물론 소비자 및 사회전반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머슬로우(Maslow)교수에 의하면 인간은 「생리적단계의 욕구」, 「안정의 욕구」단계를 벗어나 인간의 최종적인 욕구인 「자기표현(Self-Actualization)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생애 최대의 목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즉, 자기들 나름대로의 사상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기업이 생산하는 대로, 기업이 광고하는 대로 따라오지 않는다. 즉, 시장의 주인이 기업(메이커)에서 소비자로 바뀌어 버렸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기업경쟁은 신제품개발의 경쟁이라고 한다. 또한 신제품개발 경쟁은 상품이름(brand name)의 경쟁에서 비롯된다. 신제품의 이름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하는 것은 마케팅 전략의 死活的인 중요부분이며, 상품명(brand name)은 그 상품의 가치와 이미지(image)는 물론 그 상품을 만든 기업의 가치와 이미지에도 직결되는 것이다. 특히 요즈음같이 시장이 개방되고 국제경쟁력이 치열한 시장상황에서 개별상품 브랜드 네임의 가치는 재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며, 극단적으로는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제 일차적인 조건일 수도 있다.

최근에 들어 우리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시장이 개방, 확대됨에 따라 자체 브랜드의 개발과 함께 외국 브랜드의 도입이 증가되고 있다. 우리의 시장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그 범위내에서 우리의 브랜드와 외국 브랜드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산업이 발달되어서 기술적인 면의 차이는 어느 정도 극복될 수 있으나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엄밀히 말한다면 소비자의 브랜드 네임 인지도, 선호도는 기업의 다각적인 연구노력이 없이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브랜드 네임이 소비자와 기업간의 제 일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만큼 외국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기업내에서 냉정한 자성과 더불어 조직적인 브랜드 네임의 개발과 연구가 정식으로 이루어져야 된다는 필요성이 인식되어 본 논제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다.

또 산업혁명 이후 대량 생산에 의해 쏟아져 나오는 많은 상품들, 모든 소비자를 향해 소리치는 매스 미디어, 수용하기조차 벅찬 양(量)의 정보 특히 정보원(情報源)으로서의 브랜드 네임의 중요성이 인식되어야 하는 이 시점에서 다각적인 측면으로 브랜드 네임을 이해 하고, 과연 우리나라 기업들에서 생산해내고 있는 각 상품의 브랜드 네임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사회 경제적 동인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시대에 따라 어떤 제품정보원 역할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브랜드 네임은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왔는가를 살펴 보고자 하며 앞으로 개발될 브랜드 네임의 네이밍 경향에 도움이 될 기초자료 즉 기업의 상품판매에 연결이 되는 자료의 제공에 연구목적이 있다고 하겠다.

B. 연구방법

마케팅, 소비자 행동, 브랜드 네임의 선행연구, 각 광고회사의 사보, 심리학, 경영학 그리고 학술 논문등의 문헌연구와, 제품정보원으로 또 제 일차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써 브랜드 네임 네이밍의 현 실태를 조사 연구하고자 한다.

조사연구의 방법으로는 특정여성타겟이 아닌 일반여성타겟 잡지로서의 여성지로는 「여원」을, 여성층과 더불어 폭넓은 일반남성타겟 잡지로는「신동아」를 선별하여 자료를 추출하였다. 「여원」은 1956년 3월부터 1989년 3월까지, 「신동아」는 1931년 11월부터 1989년 3월 까지의 자료중 3, 6, 9, 12월에 게재된 광고중에서 각 브랜드 네임을 추출하였다.

추출된 자료는 각 제품별-의약품, 식품, 화장품, 패션상품, 위생용품, 주류-로 제품성분, 이미지(의미), 사용패턴, 제품형태(shape), 기타등으로 분류되었으며, 분류된 자료는 또 각 연대별로 묶어 각 시대별, 각 제품별 브랜드 네임의 경향을 비교하여 보았다.

또 광고 홍보비가 가장 높은 식품의 네이밍 사례로는 제일제당의 비빅후랑크를, 경쟁력이 가장 높은 화장품의 네이밍 사례로는 럭키 드봉의 아르드포를, 그리고 자기 관여도가 가장 높은 주류의 네이밍 사례로는 OB씨그램의 씨크리트등 국내 3사의 사례를 수록하였으며 그 외에 전화 인터뷰와 개별면접 인터뷰를 통하여 정리된 몇개 브랜드 네임의 네이밍 사례를 살펴 보았다.

C. 용어의 정리와 조작적 정의

사람이 태어나면 이름을 짓듯이 신상품이 개발되면 상표, 상품명이 그 신상품의 얼굴로서 같이 개발되어 그 상품과 운명을 같이 하게 된다.²

이름을 짓는다는 것, 영어로는 naming으로 표기되며 글자 그대로「이름(name)을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정확하게는 네임-메이킹(name-making)이 바로 그 원뜻이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뜻은 네이밍의 결과 얻어지는 이름(name) 그 자체도 포함하게 되었다.³

상품학에서의 네이밍이란 상표의 일부로 간주해서 항상 이를 기업 성장의 길잡이로 삼아왔다. 왜냐하면 오늘날과 같은 마케팅시대의 신용사회에 있어서는 상표가 그 기업의 성장과 직결되는 요인이며, 기업자체의 명칭, 특히 그 기업이 제조, 판매하는 상품의 이름인「상품명」은 바로 「기업의 얼굴」과도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표는 「자기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과를 구별하기 위한 표식」이라 해서 흔히 「식별표」라고 일컬을 뿐 아니라 상표는 상품의 생산자나 판매자를 표시하며 그 상품의 출처를 일목요연하게 알게 된다고 해서「출처표」라고 통칭되기도 하며, 더 나아가서 이는 자연히 상품의 신용을 나타낸다고 해서「신용표」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식별, 출처, 신용이라는 3대기능을 지닌 상품의 핵심이 곧 네이밍(naming)인 것이다.⁴

오길비에 의하면 사람들 처럼 제품도 개성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개성은 시장환경 속에서 제품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으며 제품의 개성은 이름, 포장, 가격, 광고의 형태, 제품 그 자체의 본질 등의 혼합물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도는 제품의 이름에 차이나는 뚜렷한 개성이 있다고 믿을 때에만 생겨난다고 한다.⁵

또 기업이 갖는 브랜드의 피라밋-코퍼레이트 브랜드, 상품그룹 브랜드, 개별상품 브랜드-중에서 기업활동 내용이 다각화·다원화되고 다종다양한 신상품을 계속적으로 개발·생산하게됨에 따라 누가 제조 또는 판매하고 있는가라는 출처표시보다는 개개의 상품특성이나 이미지를 강조해서 소구하는 개별상품 브랜드 네임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정리되지 않은 채 상품이름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상표 상표명, 제품명, 브랜드명, 브랜드, 상품명등의 용어가 이제는 정리되고 구별되어 사용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본 논문에서는 제품단계에서 벗어나 시장에 놓여 판매되고 구매되는 「상품」의 이름만을 브랜드 네임이라고 한정지워 사용하고자 한다.

즉, 상품을 지칭하는 언어적(言語的)인 요소만을 브랜드 네임이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D. 브랜드 네임의 선행연구

인지심리학 연구자들은 수백개의 단어에 대해서 그것이 감각적인 상(像)을 쉽게 떠오르게 하는 정도를 평정하였는데, 결과에 의하면 책상이나 의자와 같은 보다 구체적인 단어들은 심상가가 높은 반면 아이디어나 질(質)과 같은 추상적인 단어들은 심상가가 낮았다. 이러한 연구들의 결과에서는 심상가가 높은 단어들이 심상가가 낮은 단어들보다 더 잘 기억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Paivio, 1969)⁶ 즉 상표의 이름이 구체적일때 더 잘 기억된다는 것이다.

구체성이 기억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많은 연구들의 일부는 재인(recognition)을 알아본 반면 또 어떤 연구들에서는 회상(recall)을 조사해봄으로써 사람들이 구체적인 정보와 추상적인 정보를 어떻게 부호화하고 저장하며, 그리고 인출하는가를 알아보고자 했으며 이러한 연구들은 구체적인 정보는 추상적인 정보보다 더 잘 재인되며 또한 더 빨리 확인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Alesandrini:1982)⁷

Zoltman과 Wallendorf(1979)는 하나의 새로운 소비재 상품에 붙여지는 상표명은 그 상품의 성패를 40%이상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상표명에 있어서 최적의 특성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부분은 아직도 미비하다. 상표명 선정규칙에 대한 관계자료를 살펴보던 그러한 규칙이 왜 합당한 것인지를 엄격하게 밝힌 것보다는 다분히 실제적이고 상식적인 규칙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들어 대부분의 마케팅 저서- Busch & Houston, 1985 ; Kotler, 1984 : McCarthy & Perreault, 1984 : Pride & Ferrel, 1985.-들은 바람직한 상표명의 특성으로 우선 짧을 것, 발음이 쉬울것, 쉬운 철자일것, 상품의 장점을 제시할 것, 독특할 것들을 제시 하나⁸ 그러한 속성이 왜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미비하다.

일찌기 Kanungo(1968)는 그의 실험에서 상표명을 '적합성(fittingness)'과 '의미성(meaningfulness)'으로 구분하여 이 두개의 변인이 상표명회상에 미치는 효과를 측정하였다. 상표명의 적합성은 그 상품류에서 불러 일으켜지는 언어적 표상에 대한 그 이름의 모방성(형태, 소리, 의미)정도에 의해 결정되는데, Kanungo의 연구에서는 그 이름이 실제로 존재하는 어휘(의미성이 크다)냐 아니면 가공적으로 만들어진 어휘(의미성이 작다)냐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Kanungo는 상표명의 적합성과 의미성이 클수록 그 이름과 관련된 회상이 더 잘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의미성은 그 상표명의 적합성이 낮을 때에만 상표명 회상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결과는 상표명이 어떤 특정 상품류와 관련되는 어휘나 어휘들의 변형이어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만일 어떤 상표명의 적합성이 낮다면 가능한한 의미성이 커야 한다.

이론적인 측면에서 인지심리학 문헌을 보면 기억저장과정은 하나 이상의 인지부호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Paivio(1969, 1971)는 어휘 또는 언어정보의 저장과 관련되는 기억체계와는 다른 시각정보의 저장과 관련되는 독특한 기억체계에 대한 개념을 발전시켜 왔다. 이른바 Paivio는「2원 부호화 가설(dual-coding hypothesis)」을 제안했는데, 이는 '사자', '야생마'같은 구체적인 어휘(concrete word)가 언어 및 시각부호를 둘 다 형성시키는데 반하여, '승리', '박자' 등과 같은 추상적 어휘 (abstract word)는 시각부호를 형성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회상이라는 측면으로 볼 때도 두개의 다른 기억코드에 저장되어 있는 어휘는 그것에로 이르는 인출통로가 많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회상 및 재인이 쉽게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⁹

브랜드 네임에 대해서도 Alesandrini(1983)와 Lutz & Lutz(1978)들은 기억이 잘 되는 이름을 짓는 일에 있어서 Paivio의 아이디어의 적용가능성을 지적했다. 그것은 구체적인 이름, 즉 이미지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름이 추상적인 이름보다는 이론적으로 볼때 더 잘 기억된다는 것이다. Robertson(1983)은 향수의 상표명중에 이미지성이 높은 이름이 높은 회상률을 보였다는 조사결과를 제시 하기도 하였다.¹⁰ Phychology & Marketing 1987년 봄호에 게재된 Kim R. Robertson(Trinity Univ)의 "Recall and Recognition Effects of Brand Name Imagery"에 의하면 고이미지성 브랜드 네임이 저이미지성 브랜드 네임에 비해 여러가지 기억형태 및 상품군에 걸쳐서 평균적으로 뚜렷한 기억우위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이러한 점이 정서성 및 해당 상품군에 대한 적합성이 낮은 브랜드 네임에 국한되기는 하였으나 모든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브랜드 네임의 회상 및 재인수준을 높이기 위한 광고비는 브랜드 네임의 이미지성이 높을때 더욱 효과적이므로 브랜드 네임 선정과정에서는 기억용이성과 독특한 상품이미지의 구축이라는 두가지 요인 사이에서 보다 적절한 조정을 통한 선택을 해야 한다.¹¹

광고 및 소비자 행동분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개념중의 하나가 태도인데 최근들어 태도에 관한 정의는 브랜드 네임 A가 나쁘다로부터 좋다에 이르는 전반적인 점수로 평가되는 단일차원적개념(unidimensional concept)으로부터 벗어나 다차원적 개념(multidimensional concept)으로 확장되었다.(Fishbein, 1967) 즉 소비자들은 한 브랜드 네임을 좋다 또는 나쁘다로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의 차원상에서 판단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 예를들어 한 소비자는 곡물가공식품의 구매에 있어서 세가지의 욕구-영양, 체중조절, 자연성분-를 형성할 수 있는데 이러한 욕구들은 비타민, 칼로리, 밀기울 등의 함량과 같은 평가속성들(evaluative attributes)로 전환되며 각 브랜드 네임에 대한 태도는 각 브랜드 네임이 이러한 속성들을 가지고 있는 정도와 이러한 속성들에 부여하는 가치에 의존한다.(Rosenberg, 1956)

소비자가 원하는 속성에 대해 한 브랜드 네임이 가지고 있는 정도를 지각된 도구성 -instrumentality, 예를들어 곡물가공식품의 특정한 브랜드 네임이 영양 또는 체중조절, 자연성분을 달성하는데 쓰이는 도구적인 수준-이라고 하며 각 속성에 부여되는 가치는 소비자의 욕구에 달려 있다.

따라서 한 브랜드 네임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는 어떤 욕구들을 달성함에 있어서 그 브랜드 네임의 도구성과 이러한 욕구들의 가치에 의존하며 브랜드 네임에 대한 태도들을 제품속성의 다차원을 근거로 측정한 것이 단순한 전반적인 평가를 통해 단일차원에 의해 측정한 것보다 소비자의 행동을 훨씬 잘 예언하였음이 밝혀졌다. (Woodside, Clokey, & Combes, 1975)¹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