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마아케팅에의 기호학적 접근방법의 필요성

소비자 세계는 소비자와 마아커테들이 문화적 공간과 시간 속에 감추어진 기호와 상징으로 짠 의미의 그물(a web of meaning)이라고 할 수 있다. ¹⁾ 즉, 소비자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소비자와 마아케터, 혹은 소비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기호와 상징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 즉 의미의 교환행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상품이나 서어비스에는 마아케터나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으며, 또한 마아케터의 입장에서 보면 소비자의 감성이나 욕구를 더욱 잘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기호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그러나 기존의 시장조사방법은 주로 통계학과 정량적 분석방법에 의존함으로써 숫자나 경직된 모델로는 나타내어 질 수 없는 감성적이고 사회, 문화적이며 정성적인 특성(attributes)들을 찾아내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마아케팅의 범주 안에서 의미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하여 시도되는 것이 기호학의 마아케팅에의 도입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기호학은 기호의 표현양식(표기)에서 표면적 의미(외연적 의미)와 심층적 의미(내포적 의미)를 찾아가는 것을 연구하며, 아울러 기호를 통한 의미형성과정과 의사소통과정의 구조와 해석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이의 마아케팅에의 적용으로 소비자들의 진정한 욕구를 소비자세계에서 나타나는 기호를 통해 파악할 수 있고, 의미작용 과정의 파악을 통해 효율적인 촉진과 설득의 달성이 가능하며,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 광고 등의 적절한 기호를 생산해 낼 수 있다.

기호학의 관점에서 보면, 마아케팅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은 그 속에 경제적 기능(외연적 의미)만이 아니라 문화적, 상징적 기능(내포적 의미)을 담고 있는 것이 되며, 마아케팅 과정(Marketing process)은 마아케터가 소비자의 욕구가 나타난 기호에서 이를 해독하여 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호, 즉 제품이나 서어비스를 개발하여 광고, 전시, 유통 등의 기호전달과정을 통하여 소비자에게 발신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업문화라는 추상적 개념과 이것의 구체적 표현방법인 CI 를 기호학적 개념들로 분석하여 알아 볼 수도 있으며,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기호학적 분석이나 기타 소비상징주의, 소비자 신화(Myth)의 연구, 상징적 상호작용 등의 소비자 행동의 연구에도 기호학적 접근이 가능하다.

아직 이러한 기호학적 관점이 마아케팅에 있어서 확고한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의 일관된 연구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의미를 발생시키도록 작용하는 규칙이나 사상의 이해에 필수적인 코드를 발견하고, 명확한 것 이상의 표층 밑에 있는 의미의 새로운 유형을 찾아내어 잠재적 의미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접근방법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기호학의 이론의 힘을 마아케팅 문제의 해석과 혁신적 전략의 창출이라는 실용적 측면에 발휘하여, 마아케팅에서 그 동안 무시되어 왔던 '의미(meaning)' 차원의 정성적 부분을 몌우고 보다 완성된 모습으로서의 마아케팅의 체계를 구축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²⁾

제2절 마아케팅에서의 기호학적 연구분야

1. 제품의 기호학적 구조에 대한 연구³⁾

사회가 풍요로와질수록 시장의 제품 간의 기술적 차이는 줄어들게 되며, 이에 따라 기술적 측면 만이 아니라 디자인, 색상, 상표명, 재료의 감촉 등을 통한 비기술적 측면에서의 차별화가 중요하게 된다.

따라서 마아케팅 관리자에게는 비기술적 차별화를 위해 소비자의 잠재적인 심리적 욕구를 파악하고 이것들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게 되는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접근방법으로서 '문화과학'(cultural science)이라고 할 수 있는 기호학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호로서의 제품의 기호학적 구조를 Hoshino는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1) 물질, 기술, 디자인, 색상, 상표명 등으로 구성된 '기표'로서의 제품(<그림 3-1> 참조)

2) 기의로서의 제품, 이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미로 이루어진다.(<그림 3-1> 참조)

ㄱ) 외연적 의미: 제품의 표면적 의미로서, 주로 제품의 기술적, 기능적 의미(실용적, 실체적 의미)를 말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물질적 욕구에 부응한다.

ㄴ) 내포적 의미: 제품의 실층적이고 숨겨진 의미로서, 비물질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말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심리적 욕구에 부응한다.

기존의 제품으로부터 제품을 차별화시키고 기능과 정체성을 규정하는 제품개념화(Product Conceptualization)에는 제품의 외연적 의미(개념)만이 아니라 내포적 의미(개념)를 적합하게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는 제품의 실체적 기능(기호)만이 아니라 그것의 기호적 차이, 즉 내포적인 상징적 의미(기의)로서 차별화된 기호적 표현(기표)을 소유하고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가 성숙할수록 외연적 의미(기술과 기능)보다는 내포적 의미(감성, 이미지)에서의 차별화가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위와 같은 제품의 기호학적 구조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 3-1> 과 같다. 이러한 제품의 기호학적 구조를 예를 들어 자동차 '프라이드'에 적용시켜 보자.

기아의 '프라이드'는 1987년에 출시되면서 저가격, 연료의 경제 효율성, 견고성 등과 함께 간편하고 스마트한 디자인을 무기로 젊은 층에 강하게 소구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프라이드의 디자인은 다른 차들과 명백하게 차별화되는 특징이었으며, 장난감 같은 귀엽고 재미있는 인상을 주어서 젊은이들,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프라이드' 자동차의 기호학적 구조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모형도가 나올 수 있다.

2. 마아케팅 과정(marketing process)에 대한 기호학적 연구

(1) 마아케팅 과정의 의의

마아케팅 관리란 기업의 이익이 증진되는 방법으로 통제가능한 제마아케팅 수단을 조정하여 환경에 창조적으로 적응하도록 마아케팅 활동을 관리하는 것이며, 마아케팅(관리)과정이란 기업이 환경적응과정에서 마아케팅 활동의 관리와 관련하여 활동하는 과정을 말한다. ⁴⁾

Brown 은 이를 이전과정에 초점을 두어 상적경로를 통해 제품이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의 과정이라고 했으며 ⁵⁾, Kotler 는 마아케팅 기회의 분석, 목표시장의 선정, 마아케팅 전략의 기획, 마아케팅 실행계획(programs)의 계획 및 마아케팅 활동을 위한 조직화와 실행 및 통제를 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⁶⁾

기호학적 측면에서 마아케팅 과정을 분석할 경우에는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에 부응하는 기호로서의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 마아케팅 과정에 대한 기호학적 관점

전술한 대로 제품을 기호학적 관점에서 볼 경우, 물질적 측면에서의 기표와 기술적, 기능적 측면에서의 외연적 의미, 심리적, 감성적 측면에서의 내포적 의미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외연적, 내포적 의미에서 부합하는 제품개념을 창출해 내는 과정을 기호학적으로 본다면 <그림 3-3>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마아케팅 과정은 두 단계의 과정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해석과정(interpretation process)으로, 소비자 행동과 이에 관련된 현상들을 관찰하고, 이를 이해하며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이며, 이 때 이 현상의 해석에 인간의 인지작용이 개입된다. 두 번째 과정은 생산과정(production process)으로, 해석된 의미로부터 새로운 제품개념을 창출하고, 이에 부합하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이를 기호학적으로 말하면, 생산과정은 해석된 의미, 즉 소비자의 잠재된 물질적, 심리적 욕구로부터 출발해서 제품개념으로서의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고 이에 부합하는 신제품을 생산해 내는 것이다. ⁷⁾

1) 해석과정(The Interpretation Process)

해석과정은 다음과 같이 두 단계로 나뉘어 진다.

가) 기호의 관찰(observation of signs):마아케팅 과정은 소비자와 시장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마아케팅 관리자들은 소비자와 시장에 관련된 폭 넓은 현상들을 관찰하고, 중요한 '숨겨진 의미(hidden meanings)'를 함유한 유의미한 현상들을 탐색해야 한다.

이러한 유의미한 현상, 즉 의미있는 기호들은 현실세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발견되는데, 이것들은 마아케팅 관리자에게 소비자들의 물질적, 심리적 욕구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 의미의 해석(Interpretation of meanings):다음 단계는 관찰되고 수집된 의미있는 기호들에 뭍혀 있는 숨겨진 의미들을 해석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Peirce가 '추측'(abduction)이라고 부른 기호인지적 방법이 사용된다. 이 추측에 의한 기호의 의미해석과정은 <그림 3-4>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이 과정은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a) 마아케터가 의미있는 기호(Sa)를 발견하면, 이를 계속해서 관찰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b) 관찰과 숙고(ontemplation)의 피드백 과정을 통해, 마아케터는 이것의 알려지지 않은 의미(unknown meaning)를 무의식적으로 감시하게 된다. c) 이의 지각적 이미지(sense image)가 머리 속에서 점점 확실한 모습을 형성하면서 드러나게 된다. d) 마아케터는 영감에 의해서 한순간(like a flash of lightning) 지각적 이미지를 해석된 의미로 변화시킨다. e) 이 해석된 의미를 마아케터는 언어적 단어, 혹은 기호(Sa)로 표현한다. 즉, 이것에 이름을 부여하거나 이를 명확하게 규정한다. 이렇게 하여 마아케터는 해석과정 중에서 추측의 방법을 통하여 의미있는 기호의 숨은 의미를 직관적으로 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2) 생산과정(The Production Process)

생산과정은 다음과 같은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가) 의미의 생산(Production of meaning):의미있는 기호를 해석한 후에 마아케터는 소비자의 잠재적 욕구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마아케터는 다시 추측적 방법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새로운 제품개념을 창출해 내게 된다. a) 소비자의 욕구에 적합한 제품개념의 개발을 목표로 정한다. b) 데이터 베이스(data-base)에서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는 몇몇의 의미의 단위들, 즉 의미소들을 선택한다. 또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선택된 의미소들을 결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산출하려는 시도로 이루어진다.

c) 이러한 의도는 당연히 소비자의 물질적 욕구에 부응하는 외연적 의미만이 아니라 심리적 욕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내포적 의미의 창출에도 목표를 두게 된다. d) 이러한 과정에도 추측방법이 사용된다. 마아케터는 직관에 의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의미가 어떤 것인가를 어렴풋이 인식하고 있다. 몇몇 분리된 의미소들을 조합하는 시행착오를 거쳐, 마아케터는 갑자기 영감(inspiration)에 의해 정확한 의미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된다. e) 이리하여 이러한 방법으로 산출된 정확한 의미 단위들(Se)이 관념적으로 합성되고, 이로부터 새로운 제품개념(Se)이 창출된다.

나)기호의 생산(Production of a sign):이와 같은 제품개념화의 과정을 거쳐, 제품개념은 기술자나 디자이너에게 전달된다. 이들은 마아케터에 의해 창출된 제품개념(Se)을 넘겨받아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호, 즉 신제품(Sa)을 고안해 내게 된다. ⁸⁾

이와 같은 마아케팅 과정을 간략하게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 3-5>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즉, 시장환경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마케터의 두뇌속에 해석하여 생산이라는 활동을 통해 제품으로 표현하여 시장에 제공하는 것이다.

<그림 3-5>의 과정을 마아케팅의 측면에서 조금 더 상세히 살펴보면, 시장환경에서 직접 상품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환경에서 추출된 의미가 마아케팅 정보로 표현되고 이것이 제품의 개념으로 변환된 후 이 개념이 기술자나 디자이너에 의해 상품으로 창출되는 것이다. 즉, '시장환경→마아케팅 정보→제품개념→상품'의 과정을 거치는 것인데, 이를 <그림 3-3>의 과정과 비교해 보면 '시장환경→마아케팅 정보'의 과정은 기호관찰과 의미의 해석과정에 해당하며, '마아케팅 정보→제품의 개념'의 과정은 의미의 형성과정, '제품개념→상품'과정은 기호의 생산과정에 해당한다. 이들 각 과정에 대해 <그림3-4>의 추측적 인지 메카니즘을 적용시켜 마아케팅 과정을 총괄하면 <그림3-6>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즉, 시장환경 속의 의미있는 기호가 마아케터의 추측적 인지과정을 통해 유의한 마아케팅 정보로 전환되며, 이는 다시 마아케터의 추측적 인지 메카니즘을 통해 제품의 개념으로 변환되며, 이것이 엔지니어나 디자이너에게 전달되어 애초에 시장환경에서 추출되어진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제품개념을 토대로 한 상품으로 창출되고 시장에 발신되어지는 것이다. ⁹⁾

3. 기업문화와 CI에 대한 기호학적 연구¹⁰⁾

오늘날 기업이 경영조직을 활성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강한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폭 넓게 자리잡고 있다.

한편, 사원이나 고객 등의 기업의 관계자들의 기업에 대한 확고한 정체성(Indentity)을 확립,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CI(Corporate Identity)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CI와 기업문화는 기업의 존립기반을 강화하는 경영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기호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CI는 기업이라고 하는 기호구성체의 표현면을 이루고, 기업문화는 그 내용면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1) 기업의 기호학적 구조와 기업문화

1) 기업문화의 개념

문화라는 말 자체가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는 것처럼 기업문화도 보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가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이를 요약한다면 "기업문화란 특정 기업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형성된 구성원들의 공유된 가치의식과 그것이 표출된 상징특성이나 행동규범, 그리고 일부의 경영이념"¹¹⁾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기업문화는 "이념, 신화, 영웅, 상징의 합체로 조직 구성원을 결합하고 그들에게 행동의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는 것" 이라거나 "조직구성원에게 공유되어지는 가치관으로 그들을 통기화시키는 것"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¹²⁾

이러한 기업문화는 기업속에서 다음과 같은 기능들을 수행하게 된다. ¹³⁾

첫째, 기업문화는 기업구성원들에게 정체의식을 마련해 준다.

둘째, 기업문화는 자기보다 큰 어떤 것에 대한 몰입발생을 촉진시킨다.

셋째, 기업문화는 사회적 체계의 안정성을 증진시켜준다.

넷째, 기업문화는 행위를 가이드하고 형성시키는 감지도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요컨데 기업문화는 구성원들의 행위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그들을 졀합시키는 사회적 접착제 역할을 하며, 사회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얻게 하고, 또 구성원들의 행위나 태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기능을 수행한다.

2) 기업의 기호학적 구조

기업문화와의 관련성 하에서 기업이라는 존재를 기호학의 방법론을 통하여 구조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기표(signifier)와 기의(signified)의 패러다임 하에서 볼 때 문화라고 하는 것은 i) 어떤 형태에 있어서의 표현물과 ii) 그 형태에 의해서 표현되고 있는 의미내용적인 것과 iii) 이 양자를 체계적,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구조체로 형성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기호학의 패러다임에 따르면, 기업 등의 조직적 문화체계는 <그림 3-7>과 같은 3개의 하위체계(sub-system)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문화체계는 '의식(consionsness)'을 중핵으로, '제도(institution)'를 외곽으로 하여 구성되어 '물질(material)'을 매개로 체계(system) 외의 세계와 접촉하여 생존한다. 이 모델은 문화체계가 인간의 의식이라고 하는 의미적 세계(기의)를 중핵으로 해서, 이것이 제도라고 하는 외형적 형태(기표)를 취해 표현화되고, 물질이라고 하는 외계에의 적응 시스템(표기)을 매개로 해서 성립하며 생존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문화체계의 기본모델을 기업문화의 관점에서 보는 기업이라고 하는 문화체계에 응용하면 <그림 3-8>과 같은 기업의 기호학적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는 <그림 3-7>의 세 하위체계와 대응되는 기업의 하위체계를 갖고 있는데, 안쪽에 가까운 하위체계는 기의를, 바깥쪽에 가까운 하위체계는 기표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분절된 각 하위체계의 아랫부분은 보다 심층적인 기의의 것을, 윗부분은 아랫부분의 요소를 표현하는 표층적 기표의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를 요약하면 i) 기업이라고 하는 문화체계를 구성하는 가장 심층적인 근원요소는 기업문화이며, ii) 이것이 기호 내용으로 되어 기호표현으로서의 기업철학, 기업이념, 경영전략을 형성하는 규칙이 되고, iii) 이것의 결합체인 '의식'이 기호내용이 되어문화적 장치, 문화적 관습과 경영조직, 경영관리제도(전자가 후자를 규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제도'를 형성하여 구성하고 iv) 이것이 다시 기호내용이 되어 기호표현으로서의 기술, 정보, 노우하우(know-how)와 자원, 자본, 설비(전자가 후자를 규정)에 의해 성립되는 '물질'을 형성하여 규정한다는 것이다.

이 표를 자주 사용되는 기호학적 단계상의 도식으로 나타내면 <그림 3-9>와 같이 된다. 여기에서는 상층의 상위체계가 보다 심층적이고, 하층의 하위체계가 표층적이다. 또 각 단계의 하위체계 중 우측의 요소는 기호내용을, 좌측의 요소는 기호표현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기업의 기호학적 구조모델은 기업을 i) 문화체계로서 (문화과학적 측면에서), ii) 문화적 요소와 경제적 요소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존재로서 (과학적 과학의 측면에서) 파악하는 것을 가능케 하고, iii) 외형적 형태의 수준에서 보다 심층적인 수준으로 (심층분석의 측면으로) 관점을 변화시키고 iv) 기업을 중핵에 놓인 질적인 의미내용이라는 본질성의 측면에서 (질적분석, 의미분석의 측면에서)파악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고 할 수 있다.

3) 기업문화의 의의

기업을 이상과 같은 기호학적 문화체계로서 파악할 때, 기업문화는 기업의 근원에 자리잡고 있는 기업의 핵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비가시적인 '숨은 차원(hidden dimension)'에 존재하므로, 그 이상의 모든 표층적, 외형적 형태를 갖는 기업의 존재를 형성하여 규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문화는 기업의 '집합적 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이며, '원형(prototype)'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기업의 전략이나 조직, 관리제도, 기술, 정보나 자원, 자본 등은 기업문화의 기호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기업을 본질적으로 파악하려면 이것의 표층적 수준뿐만 아니라 기업문화라고 하는 심층적 수준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혁신을 근본적으로 이룩하려면, 기업의 표층수준의 개량만이 아니라 기업문화라고 하는 심층적, 근원적인 수준의 혁신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을 기호학적 구조로서 포착해 기업문화를 그 핵심에 위치시켜 파악하는 관점은 기업을 표층적, 가시적인 외형적 형태에서부터 포착하는 기존의 관점으로부터 기업을 심층적, 근원적인 의미적 내용으로부터 파악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다.

(2) CI 의 기호학적 모형

1) CI 와 기업문화

기업문화는 기업을 근원적으로 성립시키는 무의식적 원형으로, i) 조직구성원에 공유되어진 가치, 신념, ii) 기업 풍토, 기업체질, iii) 조직적, 집합적 감성 등을 포괄하는 것이며, 철학, 이념, 전략이나 조직, 관리제도 등의 여러 가지 표층적 차원에 자율적, 무의식적으로 기호표현되어 현재화한다.

근래에 들어서는 이러한 기업문화를 의도적, 의식적으로 기호화하여 표현하려는 노력이 행해지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방법이 CI 이다.

기업의 기호학적 구조를 나타낸 <그림 3-9>의 체계에서 볼 때, CI 는 '기호내용으로서의 기업문화를 문화적 장치로서의 기호표현으로서 나타낸 기호'라고 할 수 있다. CI는 기호표현의 작용으로 '기업이미지(corporate image)'를 발생시킴과 동시에 이미지 특유의 작용을 통해 기업문화라고 하는 기업의 의미, 즉 기업의 존재성을 구성원이나 연구자의 무의식적 차원에 침투시켜 일체감(identity)을 낳고 구성원이나 고객의 의식, 무의식을 통합하는 문화적 장치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2) CI의 기호학적 모형

CI를 기호학적으로 보면 우선 그 기호표현은 기업의 심볼마크나 회사명의 로고타입이 디자인화되는 것이다. CI의 이러한 기호표현은 어떤 메시지를 특유의 이미지로 발신하게 된다.

그 때문에 CI를 제작할 때에는 어떤 기업이미지를 발신하고 전달할 것인가, 또 그것을 어떻게 디자인으로 표현할 것인가 하는 이미지 컨셉트와 디자인 컨셉트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이미지 컨셉트와 디자인 컨셉트가 CI의 기호내용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CI의 기호학적 구조가 <그림 3-10> 에 나타나 있다. CI의 기호표현과 기호내용이 일체로 되어 기호화된 결과로 기업이미지가 확립되는데, 이 속에는 기업이미지를 통합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없으면 안 된다. 이 통합, 관리에 의해 기업이미지의 확립이 이루어짐으로써 기업의 시각적 일체성(visual idlutity)이 달성되는데, 이는 CI의 전략상의 제 1전략에 해당된다.

이렇게 확립되어진 기업이미지는 사원이나 고객 등의 관계에게 바르게 전달되지 않으면 안되는데, 여기에는 전달의 방법과 매체의 선택이나 개발이라는 커뮤니케이션의 작업이 적절하게 행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CI의 작업에 의해 처음의 기업이미지의 전달이 적절하게 행해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의 일체성이라고 하는 CI 의 제 2전략이 달성되어진다.

그런데, 기업이미지가 정확하게 확립되어 전달되기 위해서는 그 근원에 기업이념이 확고하게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 CI가 발신해 전달하는 기업이미지가 그 기간에 있는 기업이념(또는 기업철학, 경영전략)과 적절하게 통합되지 않고서는 CI의 효력이 완전히 발휘되지 않게 된다. 기업 이념을 계획적으로 구축하는 작업을 통해 기업이념이 확립되어 이른바 '기업정체성(corporate identity)이 달성되어 진다. 물론 여기서는 CI가 기업이념을 기호화해 달성한 것에 의해 부여된 정체성(identity)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것이 CI의 제 3전략이다.

기업이념이나 기업철학은 기업의 기본적인 자기나 규범, 방침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의 존립근거로 기업문화가 있다. 기업문화는 가치, 신념, 풍토, 체질, 감성, 미의식 같은 잠재적, 무의식적 존재로서, 오늘날의 마아케팅에 있어서는 이 같은 차원을 계획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념에 의해 기업의 존재성을 확립한다고 하는 생각은 아직 기업을 경영체로서 파악하는 관점에 머물러 있는 것이지만, 기업문화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은 기업의 정체성(identity)확립을 경영체와 문화체의 결합체로서 파악하려 하는 관점에까지 진화한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오늘날의 마아케팅, 특히 CI는 기업문화를 계획적으로 구축해 기업의 경영, 문화체로서의 존재성을 확립하는 기업문화적 정체성(corporate cultural identity)이라고 하는 차원에까지 진화하는 것을 요구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CI 의 제 4전략이다.

CI 는 기업문화에 기반을 둔 경영문화체로서의 기업이미지를 발신해 전달하는 문화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CI의 계획과 작업은 단지 시각적 일체성(visual identity)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기업문화라고 하는 차원에서 경영, 문화체로서의 기업의 존재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CI의 계획과 실행은 근본적인 기업혁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4.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호학적 연구

기호학의 연구는 커뮤니케이션 연구에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기호학은 인간의 의사소통의 매개가 되는 표현수단, 즉 기호를 대상으로 하며 의사소통과정에서의 메시지에 대한 기호화(encoding)와 해독(decoding)에 중점을 둔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호학과 관련된 분야-전술한 제품의 구조, 마아케팅 과정, 기업문화에 대한 분석 등도 포함하여-가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의 범위를 좁혀 순수하고 이론적인 범주에서 직접적으로 의사소통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연구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자기 자신이나 환경에 영향을 주려는 기본적인 의도에 입각해서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메시지를 작성하는 것 외에 별 다른 수단이 없다. 어떠한 커뮤니케이션이든 메시지를 작성하여 그것을 보내고 받음으로써 비로소 효과를 갖게 되는 것이다.

메시지를 만들거나 받거나 하는 때에는 기호를 써야 한다. 메시지 작성에 있어서는 심볼을 선택, 그것을 체계적으로 배열해서 기호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메시지를 받는데 있어서는 그 기호를 해독하여 신경계통을 통해 의미를 이루도록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메시지란 어떤 기호를 써서 어떤 특정한 방법(기표)으로 아이디어(기의)를 표현한 것이다. ¹⁴⁾

기호학적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기표와 기의들은 그 문화의 성원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언어학적 혹은 기호학적 시스템의 일부이다. 따라서 어느 한 기의(signified)가 지칭하는 실체와 경험의 영역은 곧 기호의 의미작용(signification)인 것이며, 이것은 실제, 경험의 성격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있어서 상호관련 되어진 기의(signified)의 경계선에 의하여 결정되어진다. 그러므로 의미는 하나의 기호와 하나의 외적인 실체(external reality)와의 관계에 의한다기 보다는 한 기호와 다른 기호와의 관계에 의하여 결정된다.

한 시스템 내에 있어서 기호와 다른 기호와의 관계는 Saussure가 지칭한 바 '가치(value)이며, Saussure 에게 있어서의 가치는 일차적으로 의미를 결정한다.

다시 말해서 기호학적 접근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을 메시지에 있어서의 의미의 생성으로 본다. 그것이 비록 기호작성자에 의한 것이든, 기호해독자에 의한 것이든, 의미는 절대적이거나 정적인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적극적 과정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호학자들은 이같은 과정을 '창출한다(create)', '생성한다(generate)', '교섭한다(negotiate)'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여 표현한다. 이와 같이 의미는 기호, 해석자, 그리고 대상간의 동적인 상호작용의 소산이며, 이는 역사적으로 규정되어지고 시간과 더불어 변화되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¹⁵⁾

전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연구는 Lasswell 이 제시하였듯이 '누가(who), 무엇을(says what), 어떤 매체를 통하여(in which channel), 누구에게(to whom), 어떤 효과를 가지고 말하는가(with what effects)'라는 모형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다섯 가지의 단계로 구분하여 각각에 대해 연구되어져 왔다.¹⁶⁾ 이것은 결국 미국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주도한 S-M-C-R-E 모형과 연결된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다섯가지 단계로 구분하여 이루어진 연구들은 사실상 효과연구에 치중하였으며 특히 메시지 단계는 그 자체의 의미를 밝히는 것보다는 효과를 야기하는 메시지 처리에 관한 특징지워진다. 커뮤니케이션을 위에서 언급한 5단계 모형에 근거하여 정의하는 것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어느 한 단계에 치중하는 연구는 커뮤니케이션을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라 하겠다.

기호학은 기본적으로 기호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으로 굳이 위의 5단계 모형과 관련시킨다면 메시지 연구에 해당하는 것이라 하겠다.

즉 기호학은 메시지를 구성하는 기호를 기표와 기의의 결합적 총체적으로서 보고 이것이 메시지를 구성하는 통합적 구조와 계열적 구조를 밝힘으로써 메시지의 기본적인 의미구조를 파악하고자 한다. 따라서 기호학은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인 메시지를 분석하는 연구방법체계라고 하겠다.

기호학(semiotics)에 있어서 관심의 초점은 기호(signs)이다. 기호에 관한 기호학적 연구는 크게 세 가지 연구분야로 나눌 수 있다.¹⁷⁾ 첫째, 기호 그 자체의 연구를 들 수 있다. 이 연구는 다양성이 있는 기호의 연구와 기호가 의미를 전달하는 다른 여러 가지 방법에 관심의 초점을 둔다. 그리고 이러한 기호가 이것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관계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왜냐 하면 기호는 인간이 구성한 것이며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각각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둘째, 기호는 코드(codes)와 시스템 안에서 조직되어진다는 관점에서의 연구이다. 이 연구는 다양한 코드가 사회나 문화의 필요성에 맞게끔 발전되어진 방법들을 취급한다. 그리고 기호의 전달을 위해 유용한 커뮤니케이션의 채널을 개발하는데 관심의 초점을 둔다.

셋째, 코드와 기호는 문화의 데두리 안에서 작용한다는 관점에서의 연구이다. 문화는 문화 자체의 형성이나 존속을 위해서 이를 코드와 기호의 사용에 의존한다. 따라서 기호학은 일차적으로 텍스트에 관심을 둔다.

이를 커뮤니케이션의 틀에서 볼 경우 메시지는 잠재적 의미를 다원적 차원에서 발생시킬 수 있는 텍스트적인 자원이다. 왜냐 하면 기호는 여러 가지로 교차되어진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에 이를 공식적으로는 메시지라고 불리우고 있지만 보다 적절하게는 의미의 다원적 차원을 생산할 수 있는 텍스트라고 본다. 따라서 텍스트는 단순히 송신자(source)로부터 수신자(receiver)에게 특정의 의미를 전달하는 전달자이기 보다는 의미의 모체(matrix), 또는 자원(resources)인 것이다. 수용자는 텍스트적인 소스나 비 텍스트적인 소스로부터 의미를 도출하는 것인데, 그것은 모체(matrix)로부터 한정적인 해석을 선택함으로써 내용 또는 잠재적인 의미의 범위를 축소시키는 것이다. ¹⁸⁾

McQuail 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호학적 접근을 메시지 내용뿐 아니라 송신자 내지 메시지 생산자, 수용자, 효과, 영향 등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전반적 영역과 관련시키고 있다. 그는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크게 3분야, 즉 <거시적 접근방법>,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이론>, <수용자의 효과에 대한 이론>으로 나누고 기호학적 연구를 제 2의 분야와 관련시키고 있다. 이 분야는 '메시지 그 자체, 메시지의 내부구조와 의미작용의 수단, 문화전체에 대한 메시지의 관계'의 연구라고 규정하면서 기호학은 "커뮤니케이션의 한 요소에만 관계되고 있는 이론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메시지의 원천이 되고 있는 사회에 관하여 우리들의 지식에 있어 의미를 가지며 또한 메시지가 수용자에 의하여 '읽혀지거나''해독되어지는' 방법에 우리들의 관심을 끈다"고 하였다.

그는 또 전통적인 내용분석과 비교해서 메시지의 기호학적 접근이 내용기술의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메시지의 생산자나 수용자에게도 빛을 비출 수도 있다고 하였다. 더욱이 효과의 예측이나 설명이라는 점에서도 그 가능성으로서는 전통적인 내용분석과 같거나 오히려 그 이상으로 유용하다고 주장하였다. ¹⁹⁾

또한 Eco 는 기호자(발신자)에 의하여 의도되지 아니한 방향으로 메시지를 해석하는 '변형적 해독(aberrant dedcoding)'을 이해할 필요성와 해독화과정(decoding process)에 대한 연구를 강조하고 있다. Hall 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매개되어진 메시지가 수용자들에게 의미있게 되어지는 과정을 규명하는 접근방법을 주장하면서 기호화(encoding)와 해독화(decoding) 과정의 기본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 모델은 수용자들의 행위를 측정하는데 있기보다는 의미작용(signification)의 과정을 이해하는데 보다 기초하고 있다. ²⁰⁾

한편 이러한 기호학적 커뮤니케이션 연구가 마아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적용되어 주로 마아케팅 관리자와 소비자의 메시지 코드화(encoding)와 코드해독(decoding)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를 보면, Holman은 80년 여성의류의 커뮤니케이션 속성에 대한 연구에서 마아케팅과 소비자행동연구에 기호학적 관점을 적용하였다.²¹⁾ 이 연구는 의상을 메시지로 파악하여 의미론적이고 통사론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다. 즉, 의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회문화적 배경을 살펴보고, 의상의 구조적 형태를 분석함으로써 특정한 의상체계의 다양한 메시지를 규명코자 하였다. 또한 의상의 조화와 특성간의 상호관계와 그 일관성 및 강도를 측정하였다. 그녀는 392명의 여학생 사진을 171개의 항목으로 분류하여 옷차림을 분석했다. 이 자료를 클러스터 분석 (Cluster Analysis)하여 6개의 옷차림집단으로 구분하고, 6개 집단을 가장 잘 대표하는 학생을 선정, 이들의 사진을 찍었다. 그 후 피실험자인 학생들에게 사진을 보이고, 6Point Scale로 된 31개 항목을 사용하여 사진 속의 여성에 대해 평가하도록 했다. 그녀의 연구는 사용자가 아닌 사용자의 주변 인물로부터 제품에 대한 해석을 도출함으로써 제품의 의미를 밝히고자 했다.

한편 Kehret-Ward는 제품 그 자체가 정보라는 측면과 제품이 또 다른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라는 측면에서 어린이들의 제품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Saussure의 입장에서 제기했다. 언어가 차별화에 의해 의미를 획득하듯이, 상징으로서의 제품 역시 차별화에 따라 의미가 결정된다. 사용자와 관련해 나타나는 제품의 차별화는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 포지셔닝을 유발한다. 그녀의 연구는 7세, 10세, 13세 어린이들에게 있어 특정변수들이 제품의 커뮤니케이션 가치와 희소성에 대한 인식을 중재한다고 밝혔다. 즉, 나이가 많은 13세 어린이가 10세, 7세 어린이보다 흔한 상표보다는 희소한 상표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Kehret-Ward 는 나이가 많건 적건간에 언어생활에 나타나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상업제품을 다루는데, 나이가 좀 많은 어린이가 선택의 능력이 더 낫고, 커뮤니케이션에서 '희소'라는 속성을 감안한다고 결론지었다.²²⁾

또한 Kehret-Ward 등은 소비상징주의의 측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의미작용과정을 연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제품디자인과 스타일이 변화해 나가는 것처럼, 비록 제품이나 소유자가 바뀌지 않더라도 이미 소유한 제품의 의미와 소유자의 인식이 변모되어 간다고 지적했다.²³⁾

에를 들자면, 커다란 차를 소유함으로써 성공한 인사로 인식되었던 사람이라도, 연료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보다 나은 새 모델의 차가 거리를 주행할 때, '사치스러운 사람',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동차나 소유자 모두 자주적이거나 자의적이지 못하다. 즉, 경쟁관계에 있는 상징과의 관계나 여타의 상징들로부터의 차이에 따라 각각의 상징이 의미를 갖게 된다. Kehret-Ward 등은 제품을 언어기호로 파악하여, 도상-지표-상징의 삼원관계 속에서 분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한편 Mick 은 사회심리학에서 오랫동안 연구되어 온 도식이론(Schematheory)과 기호학을 결합하여 마아케팅 커뮤니케이션(Marketing Communication)을 설명하였다. ²⁴⁾

도식(schema)이란 특정개념 혹은 특정유형의 자극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을 목적에 맞게 표상(represent)하는 인지구조이다. 이 도식에는 개념의 속성(attributes)과 속성간의 관계에 관한 것이 저장되어 있다.²⁵⁾ 은 이 도식을 목표도식(Goal schema), 지식도식(Knowledge schema), 문맥도식(Text schema)의 세 가지로 나누어 피어스의 기호의 삼원체계, 즉 대상(object)과 기호(sign)와 해석표(Interpretant)가 마아케터로부터 소비자에 이르는 과정에서 이들 도식들이 미치는 영향을 정리하였다.

즉,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기 이전에는 마아케터와 소비자는 각각의 목표도식과 공통된 일반적 지식체계인 지식도식을 갖고 있으며 마아케터는 대상(object)을 기호화하는 과정에서 문맥도식을 갖게 되는데,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한 후 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해석소에 사후적으로 소비자의 문맥도식, 목표도식, 지식도식의 영향을 미쳐 소비자에게의 정보흐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 Holbrook은 광고문안의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에서 구문론적 체계를 이용하여 메시지의 사실적 내용과 평가적 내용의 차이, 즉 '실제품의 가시적인 논리적 객관적인 설명'과 '제품의 비가시적인 측면의 감성적, 주관적 표현'의 차이를 의미론적 실체(semantic substance), 구문론적 체계(syntactic structure)와 활용론적 사용(pragmatic uses)과 관련하여 연구하기도 했다. ²⁶⁾

마아케팅 커뮤니케이션 중 가장 전형적인 것으로 광고를 들 수 있으며, 기호학과 관련하여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도 광고에 대한 기호학적 접근인데, 이는 본 연구의 주제가 되고 있으므로 항을 달리하여 살펴보고, 제4장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도록 하겠다.

5. 광고에 대한 기호학적 연구

광고는 제품이나 용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의 소비를 설득하는 마아케팅 커뮤니케이션과 촉진의 주요수단일 뿐 아니라, 근래에 들어서는 광고 자체가 상품이 될 정도로 마아케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기호학적 측면에서 볼 때, 광고는 마아케터의 의도에 의해 상품이나 서어비스를 표현하는 기호로써 구성되는 기호의 집성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광고를 이루고 있는 요소들은 기표가 되며, 이에 의해 창출되는 의미를 외연적 의미와 내포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또 기호학적 연구방법에 따른 메시지의 요소의 도상, 지표, 상징에 의한 분류나 계열적 구조와 통합적 구조에 의한 체계등도 완벽히 갖추고 있다.

이처럼 광고는 기호학의 이론과 틀을 적용시키는데 가장 적합한 분야로 각광받고 있으며, 기호학의 접근방법을 도입함으로써 마아케팅에서의 광고 연구분야에서 미흡했던 광고의 의미에 대한 연구와 정성적 연구의 측면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제 4장에서 다루기로 한다.

6. 기타

기호학의 마아케팅에의 도입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되는 분야로 상징적 소비나 소비 시스템에 관한 연구를 들 수 있다. 이들 중 특히 제품의 연결소비(Syntax of Product Use), 상징적 소비(symbolic Consumotion), 소비자 신화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제품의 연결성은 판매와 연결될 수 있는 수단을 광범위한 마아케팅 환경에서 찾는 '연결 마아케팅(relation marketing)'이란 개념 에서 파악될 수 있는데,²⁷⁾ 이에 대해 은 "제품소비는 단지 제품 하나로서 보다는 더 많은 유형의 제품소비를 유도하고, 점점 더 진전된 상황을 요구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아침식사로서의 오트밀과 과자성분으로서의 오트밀은 다른 음식재료와 주방기구를 필요로 하게 한다. 이처럼 오트밀은 한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사용체계에 따라 여러 다른 제품을 필요로 하게 한다.²⁸⁾ Kehret-Ward도 제품의 연결적 소비(Syntax of Product Use)가 시장세분화와 제품의 디자인과 포지셔닝, 촉진과 광고, 유통과 마아케팅 기능의 조직화 등에 대해 갖는 의미(implication)를 연구하였다.²⁹⁾ 또 과 은 마아케팅에서의 개별제품의 측면과 제품집군(Product Constellation)의 측면의 차이를 사회적 역할, 대체성과 보완성(Substitutability and Complementarity), 시장조사 등의 측면에서 비교연구한 바 있다.³⁰⁾

이러한 제품의 결합성에 대한 연구는 의 언어구조분석, 즉 선별적 결합관계와 통사적 결합관계라는 개념을 활용한 것이다. ³¹⁾ 다시 말해서, 기호로서의 오트밀은 가치와 본질을 변화시키고, 각 사용자의 체계 내에서 다른 요소들과 선택되고 결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마아케팅의 기호학적 연구대상과 관련되는 신화는 원래 기호학에서 메시지의 전달에 사회적 신념, 관습등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면서 발전된 개념인데, 소비신화에 대한 연구는 주로 기호인류학자 Levi Strauss의 신화에 대한 연구를 응용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소비자신화 연구에 가장 출중한 업적을 남긴 사람은 Levy 인데, 그는 일찍이 1959년에 'Symbols for Sale'이란 논문으로 마아케팅에 있어서의 기호와 상징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래³²⁾ 기호인류학자 Levi Strauss의 연구를 소비자신화연구에 접목시켜 많은 성과를 남기고 있다. 그는 '신화는 현실에 대한 인식을 조직하는 방법이며,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인간관심사의 파라독스적인 간접표현방법'으로 파악한다. 이처럼 소비자신화 연구는 소비자세계의 코드에 관한 연구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Levy 는 가정주부의 식품소비태도와 가족의 행동에 대해 면접조사하여 가족의 전통과 활동에 반영된 가치와 선택에 신화적 요소가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하고자 했다. 특정식품들의 상징성 차이와 요리준비방법, 신화적 요소와 그에 반대되는 소비자행동, 축제요리와 일상요리에 있어서의 차이와 소비자신화와의 관계 등을 규명했다. 이 연구에서 그는 기호인류학적 연구방법론의 유용성과 소비자신화와의 기호학적 구조분석을 보여주었다.³³⁾

또 Broms와 Gahmberg는 동양과 서양, 특히 희랍의 신화와 관련하여 이러한 신화들이 내포하고 있는 마아케팅의 의미(implication)들을 연구하기도 했다.³⁴⁾

한편 기호학의 마아케팅에의 도입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는 분야 중의 하나는 '상징적 소비(symbolic consumption)'분야인데, Levy가 1959년에 소비의 상징적 성격에 대해 주창한 이래, 이에 대한 기호학적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Holbrook과 Holman, Kehret-War가 뚜렷한 성과를 남기고 있다. ³⁵⁾ 이러한 상징적 소비에 관한 연구는 소비사회의 다양한 부분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데, 그 한 예가 현실세계를 반영하고 있는 영화에 대한 분석으로, Hirshman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스타워즈(Star wars)' 등에서, ³⁶⁾ Hoblrook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³⁷⁾ 와 '그렘린(Gremlins)', '페인팅 처치(Painting churches)' ³⁸⁾ 등에서 나타난 상징과 기호들을 분석하여 현대사회의 주된 상징적 소비성향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마찬가지로, 기호학은 이제 마아케팅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되고 또 실제로 이용되고 있다. 점차로 의미가 이 시대의 중심개념이며 의미와 기호가 산업과 소비의 중요한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호학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망하고 응용함으로써 소비자와 마아케팅에 대한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