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분석결과는 <표 4-4>에 요약, 정리되어 있으며, 여기에서 Z-Score는 관여와 이성/감성의 차원에서 각 상품들의 상대적인 위치를 보다 용이하게 나타내기 위해 산출되었다. 조사된 상품들의 관여와 이성/감성의 값에 따른 2차원상에서의 Plot 결과는 이 장의 후반부에서 미국에서의 연구결과와 시각적으로 비교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3) FCB GRID 척도의 신뢰도 검증결과

어떠한 현상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측정척도들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문항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정현상이나 사물에 대한 측정은 따라서 다수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지는데, 이는 그것이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측정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다수의 문항에 의한 측정의 경우 통계적인 방법에 의해 신뢰도를 측정 할 수 있다.

신뢰도(reliability)를 검증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하나의 방법으로는 다수 항목으로 측정되어진 결과에 대한 내적 일치도(internal consistency)를 들 수 있는데, 이는 Cronbach의 Alpha 계수에 의해 주로 검증된다. 이 연구에서는 응답자 개인들이 각각의 상품들에 대해 관여, 이성, 감성관 관련된 다수의 질문항목으로 측정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측정들의 신뢰도는 두 가지 방법에 의해 검증될 수 있는데 첫째, 각각의 상품에 대한 개개인의 응답(raw data)을 직접 분석의 대상으로 하는 신뢰도 측정과, 둘째, 각 상품에 대한 질문들의 평균값(product mean)을 분석자료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Ratchford는 만약 연구자의 목적이 각각의 상품들이 Grid 상에서 위치하는 장소를 알기 위한 경우에는 각 상품들에 대한 질문 항목들의 평균값에 대한 신뢰도 측정이 적합하다고 제의하였다.

이 연구에서 사용된 질문들에 대한 내적 일치도를 검증하기 위한 신뢰도의 측정은 Ratchford가 미국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측정한 관여, 이성, 감성, 이성/감성 들의 신뢰도와 비교 하기 위해, 위에서 언급한 2가지 자료(raw data와 product mean)에 대해 행하여 졌다. 관여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Q1, Q3, Q6의 세 가지 질문 항목들에 대한 응답의 내적 일치도를 검증하고, 이성적 사고에 대한 신뢰도는 Q2, Q8의 질문 항목들에 대한 응답의 내적 일치도를, 또 감성적사고에 대한 질문들의 내적 일치도 Q4, Q5, Q7의 세 개의 질문항목으로 검증되었다. 이성/감성의 합성변인의 신뢰도는 Nunnally가 제시한 공식에 의해 산출되었는데 그 공식⁷⁶⁾은 다음과 같다.

r= 1- {(1-rt)σt²+(1-rf)σf²}/ σtf²

위와 같은 절차에 의해 이 연구에서 행해진 신뢰도 검증의 결과를 Ratchford가 동일한 방법으로 미국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뢰도 결과와 비교하면 다음의 <표 4-5>와 같다.

미국의 조사와 우리나라에서의 조사결과 상품의 평균값을 근거로 산출한 신뢰도는 관여의 항목들과 이성적 사고를 측정한 항목들에서 모두 매우 높게 나타났다. 미국에서의 감성적 사고를 측정한 항목들을 예외로 치면 우리나라에서의 감성항목들과 이성/감성의 합성변인에서도 높은 신뢰도 계수를 나타냈다. 그러나 상품들에 대한 개개인의 응답을 분석한 신뢰도는 양측 모두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GRID 모델은 관여와 이성/감성에 대한 개개인의 응답보다는 이러한 2차원상에서 상품들의 각 차원에 대한 평균값을 토대로 이루어 지기 때문에 상품들의 평균치를 토대로 한 신뢰도가 보다 적합하다. 특히 미국의 연구결과에서 감성을 측정한 항목들의 신뢰도 계수가 0.5로 나타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측정한 감성 항목들의 신뢰도 계수 0.72로 나타나 미국보다 한국에서 높은 신뢰도 계수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4) 미국과 한국에서의 FCB GRID 결과 비교

(1) 한국에서의 FCB GRID 조사결과

앞의 <표 4-4>에서 제시된 관여와 이성/감성의 Z-Score 는 이 연구에서 조사된 25개 상품을 관여와 이성/감성의 정도에 따라 2차원 상의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다. FCB GRID 모델에 사용된 척도에 의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총 25개 상품의 위치는 <그림 4-1>에 제시되었다.

<그림 4-1>에 나타나듯이 가로축은 이성과 감성의 차원으로서 왼쪽으로 갈수록 이성적 판단의 성향이 강하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감성적 판단에 의한 구매성향이 강한 상품들로 나타난다. 세로축은 관여의 차원으로 위쪽으로 갈수록 관여도가 높게 나타나고 아래쪽은 관여도가 낮은 상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가로, 세로를 축으로 하는 2차원 상의 그림에서 각 상품들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 그 자체로 그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행위를 이해 할 수 있다. 이 그림에서 볼 때 자동차보험은 소비자들에게 관여의 정도가 높은 상품으로서 이를 구매할 경우 매우 높은 이성적인 판단에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테레오 전축은 소비자들이 매우 높은 관여의 정도를 느끼는 상품이며 이를 구매할 경우, 감성보다는 이성적 판단이 많이 작용하는 상품으로 나타났다. 벽지, 향수의 경우는 이성/감성의 차원에서 볼 때 감성적 판단에 의한 구매행위가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 관여의 차원에서는 벽지의 경우 타 상품들과 비교해 중상 정도의 관여도를 보이고 있고, 향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관여도가 낮은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성용 내의와 구두는 소비자들에게 상당히 관여도가 높은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를 구매할 경우,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적 판단에 조금 많이 의존하는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치약, 세탁용 세제, 휴지 등은 관여의 정도에 있어 낮은 상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감성보다는 이성적 판단이 소비자들의 구매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낵, 청량음료, 라면 등은 매우 낮은 관여의 상품들로서 이러한 상품들에 대한 구매행위는 감성적 차원에서 결정될 수 있는 상품들로 나타났다.

(2) 한국과 미국의 FCB GRID 결과 비교

FCB GRID 방식에 의해 한국과 미국에서 조사한 결과를 비교하여 보았다. 이러한 비교는 양 국가에서 조사된 동일상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여와 이성/감성적 평가에 대한 비교를 가능하게 한다.

Ratchford에 의해 조사된 GRID의 결과 중에서 이번 연구에 조사된 동일 상품들을 골라 <그림 4-2>에 제시하여 보았다. 이 그림에서 보듯이 한국과 미국에서 조사된 동일 상품 중 상당히 많은 상품들이 관여와 이성/감성을 축으로 하는 2차원의 GRID 상에서 매우 비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보험, 신용카드, 세탁기, 카메라, 벽지, 세탁용 세제, 청량음료, 스낵류 등은 관여와 이성/감성의 차원에서 동일한 장소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에 미국과 한국의 조사결과에 의한 GRID 상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상품으로는 향수, 샴푸, 생명보험 등을 들 수 있는데, 미국의 소비자들은 향수를 고관여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소비자들은 향수를 저관여 상품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명보험의 경우 미국의 소비자들은 매우 높은 관여도를 나타낸 반면, 한국의 소비자들은 중간정도의 관여도를 나타내고 있었다. 샴푸의 경우 미국의 소비자들은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상품을 구입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한국의 소비자들은 샴푸를 구입할 때 감성적인 판단이 더욱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원의 GRID 상에 분포된 각 상품들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FCB GRID 조사 결과를 각 차원에서의 상대적인 거리에 의해 비교하기에 앞서, 우선 상품들을 2차원상의 각 공간(quadrant) 별로 분류해 보았다. 이러한 분류는 각 공간 내에서의 상품들의 위치를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상품들의 특성을 크게 나누어 고관여-이성, 고관여-감성, 저관여-이성, 저관여-감성의 4집단으로 나누어 문화간 차이점 및 유사점을 살펴 볼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이 결과는 <표 4-6>에 제시되어 있는데, 상품옆에 *표가 있는 경우, 미국과 한국에서의 조사결과, 그 특정상품이 서로 다른 공간 상에 속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상품옆에 **표가 있는 것은 미국에서는 조사되지 않았으나 이 연구에서 조사된 상품을 의미한다.

<표 4-6>의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과 미국의 조사들에서 몇 가지 품목을 제외하고는 매우 유사한 상품에 대한 인식이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1 공간에 속하는 상품들의 경우 미국과 한국의 소비자들이 동일한 인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두 조사에서 차이가 나타난 품목으로는 향수, 샴푸, 세안용 비누 등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