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본질적으로 "상품을 잘 팔게 만드는 방법의 일부"로 시작되었고 이를 위하여 "인간의 태도와 행위에 대한 변화"에 목표를 두어왔다. 따라서 인간의 태도와 행위에 대한 이해는 근대광고이론이나 전략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 되어 왔으며, 그 동안의 광고전략이론의 차이도 이 인간행동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비롯되어 왔다. 소비자의 정보처리과정, 인지구조, 의사결정매카니즘 등 소비자심리나 소비자행동과 관련된 이론의 발전에 따라 광고학이나 광고실무의 주된 관심이 변화되어 온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장에서는 광고에 심리학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의 광고전략의 주요배경과 역사적 특성을 고찰하고, 이 논문에서 이론적 타당성과 적용가능성을 검토하고자 한 FCB GRID 모델의 특성 및 한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1. 광고전략의 역사적 특성

전략(strategy)이란 용어자체는 군사용어로써 "전투작전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기술 및 과학", 또는 "군사작전을 이끌어 가기 위해 사용되는 행동계획"으로 정의된다. ⁸⁾ 그러나 오늘날 소비자시장을 대상으로 경쟁하는 현대 마케팅에서는 시장이 전장(battleground)이며, 마케팅은 또 다른 형태의 전쟁(war)으로 간주되게 되었고, 여기에서 전략이라는 군사개념이 마케팅과 광고에 도입되게 되었다. 마테팅과 광고를 전쟁개념으로 파악할 때 대두되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주어진 상황에 대한 모든 가능한 대안(possible alternatives)들을 발견해 내고, 그 대안들 중 어느 것이 최상의 접근방법인가를 밝혀 내는 일이다. 이와 같이 모든 가능한 대안들을 비교하여 가장 효과적인 대안을 분류해 내는 지적의사결정(intellectual decision making)이 마케팅이나 광고에서 말하는 전략이다. ⁹⁾ 따라서 전략이라는 용어는 많은 가능한 대안들 중에서 어떠한 방법과 절차로 최상의 대안을 찾아내느냐 하는 접근방법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으며, 동시에 완전한 정답(right way) 보다는 최상의 방법(best way)을 추구한다는 한계를 포함하고 있다. 광고전략이 지닌 이와같은 특성과 한계로 인해 그동안 광고의 접근방법에는 다양한 견해와 전략이 나타나게 되었으며, 그 각각은 다시 또 다른 한계에 직면, 새로운 전략의 등장을 촉진하는 일종의 진화과정을 거쳐왔다. 이와같은 발전과정은 광고전략이 오늘날과 같은 용어와 개념으로 사용되기 이전부터, 즉 광고전략이라는 용어의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존재해 온 것으로 알려 졌다.

이미 Curti는 1890년대에서 1954년 사이의 Printer's Ink 내용에 관한 연구에서 광고의 변화과정을 시대별로 분류하면서 그 특징을 3단계로 나누어 고찰하고 있으며, ¹⁰⁾ Leiss와 그의 동료들,¹¹⁾ Craig,¹²⁾ Bovee와 Arens,¹³⁾ Wells와 그의 동료들¹⁴⁾ 등 많은 광고학자들도 그 동안의 광고의 변화과정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이들의 역사적 분류가 정확하게 광고전략모델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지만 내용적으로는 광고가 소비자의 특성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으며, 어떠한 접근방법을 채택하였는가 하는 전략적 차원에서 고찰했다는 점에서 광고전략의 역사적 변화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먼저 Curti가 분류한 바에 따르면, 그가 분석한 광고의 첫단계 (초기 단계)는 "인간본성의 합리적(이성적) 이미지 기간"으로써 광고인들은 이 때 소비자들을 이성적이며, 속임수로는 쉽게 설득되지 않는 존재로 간주하여 소비자들의 이성적이며 논리적인 특성을 강조했고, 그 결과 정보적 목적의 광고가 우세했던 것으로 밝혀 졌다. 세기가 바뀌는 기간에 이러한 합리적 관점은 이유설명형(reason-why) 광고의 실무자들과 심리학의 양쪽에 의해 광고실무 및 광고이론에 반영되었다.¹⁵⁾ 1903년 Walter Dill Scott가 최초로 심리학적 관점에서 광고이론을 정리한 저서(The Theory of Advertising: A Simple Exposition of the Principle of Psychology in their Relation to Successful Adevertising)나 1913년 Harry Levi Hollingworth의 저서 (Advertising and Selling: Principles of Appeal and Response) 등 광고에 심리학을 적용한 이론이 등장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¹⁶⁾ 다음 두번째 단계는 인간본성을 비합리적인 것으로 간주한 1910년부터 1930년 까지가 이에 해당된다. 이시기의 지배적인 사고는 인간은 실제로 합리적이기 보다는 비합리적 이라는 것이었으며, 따라서 광고도 암시와 사진, 주의를 끄는 자극, 인간적 동정심 등 감성적 작용을 통해 소비자들이 상품에 대한 욕구를 갖도록 설득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세번째 단계는 행동과학을 강조한 단계로 대공황기에 시작되어 전후까지 연장된 단계이다. 이 단계의 특징은 인간본성의 합리적, 비합리적 특성을 통합하고 수정한 점이다. 즉, 새로운 조사방법과 기법이 광고산업에 소개되고 인간본성의 심리적 측면이 강조된 시기로써 이때 부터는 과학적인 소비자조사를 토대로 광고메시지를 구성하기 시작한 시기라는 것이다.

한편 Leiss와 그의 동료들은 이와같은 각 기간의 특징들이 시대변화에 따라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에 포함되거나 종속되어 갔고, 그 결과 점점 복합적으로 되어 갔다고 지적하면서 각각의 지배적인 접근방법을 기준으로 1890년에서 1925년까지를 제품지향적 접근시대, 1925년-1945년 기간을 상품심볼시대, 1945년-1965년을 개성화시대, 1965년-1985년 까지를 시장세분화시대로 각각 정의하고 있다. 이와같은 광고전략의 강조점의 변화에 따라 광고내용도 제품중심광고에서 사용자중심 광고로 전환했으며, 소구대상도 비차별화된 대중시장에서 차별화된 시장으로 세분화 되었다고 주장했다. ¹⁷⁾

또 Graig는 이와같은 광고의 발전과정에 대해 1986년을 기점으로 해서 그 이전을 초기광고로 규정하고 그 시대의 광고를 정보적 또는 설명적 기능의 광고로, 그 이후를 이미지 창조기능이 강조되는 현대광고로 각각 나누고 있다. ¹⁸⁾ 그는 1890년대 이후 1920년대초 까지 약30년 동안 세련된 시각 이미지의 이용, 광고심리학 분야의 발전, 현대예술로부터 나온 시각개념 등이 광고에 본격적으로 포함되면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한편 Bovee와 Arens(1982), Wells와 그의 동료들(1989)은 현대광고의 발전단계를 지배적 전략이론을 중심으로 각 시기별로 분류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먼저 Bovee와 Arens의 분류를 보면, 1940년말-1950년대초는 전후광고시대, 60년대는 이미지시대, 70년대는 포지셔닝시대, 80년대는 "나"시대(the "me" decade)의 광고가 우세했다는 것이며, Wells와 그의 동료들은 1800년대 중반을 미국광고산업의 발달이 시작된 광고의 형성기(formative years)로 구분하면서 그 이후의 광고를 주요광고인 및 광고대행사의 광고접근방법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¹⁹⁾ 여기에서 이들은 광고가 주요 광고인들이나 광고대행사의 철학에 따라 이성적 광고와 감성적 광고의 유형으로 나타났으며, 그 경향은 대체로 경제적 환경이 호전될 때는 감성적 soft-sell 광고가 우세했고 반대인 경우는 이성적이고 고압적 (hard-sell)인 광고가 우세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시기적 분류는 Leiss와 그의 동료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배타적이거나 단절된 것이 아니면 상호종속되고, 때로는 병존해온 측면도 없지 않다. 특히 1960년대를 중심으로 해서는 특정 전략이론이 지배하기 보다는 광고대행사를 중심으로 전략이론이 개발되고 채용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Stuteville과 Roberts는 광고에는 3개학파가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²⁰⁾ 첫째는 정서적으로 강력한 이미지를 상품에 고정시키는 데 중점을 둔 "상표이미지학파"(brand image school)로써 다국적 광고대행사인 Ogilvy ＆ Mather의 David Ogilvy가 대표적 인물이며, 두번째는 각 상품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판매약속점(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을 논리적으로 강조하고자 한 "논리적 제시학파"(logical presentation approach)로써 Rosser Reeves가 그 리더라는 것이다. 다음 세번째는 광고의 주요 임무는 공중의 주의를 끄는 것이라고 믿고 유모어나 독특한 비주얼 등 공중의 주의를 끌 수 있는 모든 것을 자유롭게 활용하고자 한 "시각중심학파"(visibility school)로써 그 주창자는 DDB의 W. Bernbach 였다. 이들의 분류에 따르면 앞의 두 학파는 인간의 이성적 판단에 초점을 맞춘 반면, 세번째 학파는 인간의 감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에는 인간의 이성적 본성과 감성적 본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한편 마케팅환경의 다양한 요인들에 따라 적절한 전략이론을 적용하고자 하는 경향이 우세하며, 그에따라 앞에서 고찰한 전략적 배경들이 통합되어 이용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규모를 갖춘 다국적 대행사들은 지금까지 연구된 다양한 전략이론들을 토대로 각각의 전략모델을 개발하여 광고실무에 적용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 논문에서 그 이론적 타당성과 적용가능성을 검증하고자 한 Foote Cone ＆ Belding의 GRID 모델을 비롯하여 Saatch ＆ Saatch의 "The Brief", J. Walter Thomson의 "T-Plan", DDB Needham의 "Planning for R. O. I. ", SSG ＆ B: Lintas 의 "Link Plan", Ogilvy ＆ Mather의 "Winning Strategy", BBDO의 "How We Think" 등이 있다. 이들 각각의 특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이 전략모델들의 이론적 배경을 중심으로 볼 때 사람들을 자신들의 문제해결을 위해 구매행동을 하게 되는 합리적 인간형으로 파악하고 있는 '경제학적 이론'은 , BBDO와 SSC ＆ B: Lintas, DDB Needham 등의 모델에 반영되어 있다. 이 중에서 SSC B: Lintas와 DDB Needham의 경우는 상품이 소비자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경쟁력 편익의 발견에 주안점을 두고 있고, BBDO의 경우는 반대로 소비자불만사항의 발견(problem detection)과 이에 대한 브랜드 소구내용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세 가지 모델은 자극-반응이론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자극-반응모델을 중심으로 출발한 광고전략모델로는 JWT의 T-Plan을 들수 있는데, ²¹⁾ 이 모델에서는 소비자로부터 얻고자 하는 반응을 우선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가능케 해줄 수 있는 대안탐색의 방안을 정리, 제시하고 있다. T-Plan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우선하는 내용은 표적집단(target group)의 선정과 그들로부터 얻어 내야할 반응(target reaction), 신념(target belief), 감정(feeling) 등에 관한 규정으로, 표현전략을 비롯한 전반적인 광고전략이 그러한 전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모델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²²⁾

Saatchi ＆ Saatchi의 Brief의 경우 사회이론을 반영한 모델로써 사회적 관계에 의한 인간행동의 영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회적 구성집단별 차별화 전략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모델의 크리에이티브 Brief에서는 메시지 표현이 광고의 표적수용자에 대해서 동기유발적이고 차별적이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매체 Brief에서는 잠재적 수용자의 가능성이 있는 대상과 특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 모두를 표적수용자로 정의하도록 하고 있다.

심리학적 이론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는 O ＆ M의 경우 EKB 모델과 Haward-Sheth 모델 같은 소비자 의사결정과정과 관련한 복합적 선형모델을 토대로 하고 있고, Foote Cone ＆ Belding의 경우 '관여'와 '합리성'에 관한 심리학적 이론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FCB의 GRID 모델은 기존의 '경제학적 이론'이나 '자극-반응이론', '사회이론' 등이 스스로의 단편성 때문에 설명하기 힘들었던 소비자행동을 심리학적 이론을 토대로 포괄적으로 분석,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고 하겠다.

다음으로는 광고전략모델들을 그것이 갖는 우선적 목표와 구성형식에 따라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광고전략수립과정 상에서 광고대행사내의 관련부서간의 효율적인 업무진행과 광고주와 광고대행사간의 원활한 합의 도출을 우선의 목표로 하는 비지네스 커뮤니케이션(business communication)형을 들 수 있겠다. Saatchi ＆ Saatchi의 Brief와 SSC ＆ B: Lintas의 Link Plan 등이 비지네스 커뮤니케이션형에 해당되는데, 이러한 비지네스 커뮤니케이션형의 경우 광고업무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으나 광고전략의 효과분석을 포함한 모든 과정을 포괄하고 있지 못하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는 광고전략을 수립함에 있어서 점검해야 할 중요한 구성요소를 각 항목별로 정리한 체크리스트형으로 Ogilvy ＆ Mather International의 Winning Strategyrk 이에 해당된다. 체크리스트형의 경우에 광고전략 수립과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들을 단계별로 빠짐없이 정리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겠으나, 지나치게 많은 분량과 절차로 말미암아 업무진행의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세번째 형태로는 J. Walter Thompson의 T-Plan, DDB Needham의 R. O. I., BBDO의 How to Think 등과 같이 광고의 크리에이티브를 중심으로 하는 표현전략중심형을 들 수 있다. DDB Needham의 경우 광고효과분석을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나 나머지의 경우 그러한 점에서 보완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Foote Cone ＆ Belding의 GRID 모델의 경우 소비자들의 구매의사결정과정과 관련한 인지구조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하여 광고전략의 전반에 관한 대안, 즉 표현전략과 매체전략 및 광고효과의 측정을 위한 대안들을 대등한 수준에서 제시하므로써 종합적 전략제시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

이상의 몇가지 점을 감안할 때 FCB의 GRID 모델의 경우 과거 20여년 동안 발표된 주요이론과 모델을 종합하여 소비자 행동분석과 상품분류의 관련성을 체계화 시켰다는 점과 그것의 구축과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논의를 위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해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볼 때 이중 대부분은 모델로서의 이론적 근거나 검증방법 등이 제시되지 않은 일종의 매뉴얼 또는 업무지침(guideline)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DDB Needham의 "R. O. I."와 FCB의 "GRID 모델"만이 일부 학자들에 의해 소개되거나 검증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²³⁾ 이중에서 특히 GRID 모델은 모델구성의 이론적 근거가 명시되어 있고 측정척도가 과학적 접근방법에 의해 구축되어 졌다는 점에서 마케팅과 광고분야학자들의 관심을 끌어 왔으며, 그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이루어 질 수 있었다. 뿐만아니라 이 모델은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을 "합리성"과 "관여"라는 두 가지 차원으로 해석하고, 이들 두 가지 차원에 의해 구분된 4개의 공간(quadrant)에 각종 상품들의 위치를 표시함으로써 각 상품범주별 광고전략수립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무적로도 비교적 유용성이 높은 접근방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 전략모델은 과거 역사적으로 발전되어온 관련이론들을 종합하여 소비자행동의 다양한 측면과 심리적 특성, 제품범주에 따른 구매결정과정의 특징 등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광고전략과 관련된 종합적 접근방법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점에서 Ratchford는 이 모델의 이론적 타당성을 실제로 검증한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과 유용성을 발견해 냈으며, 이 논문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그 타당성 검증을 시도했다.

FCB GRID 모델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 Ratchford의 연구(1987)²⁴⁾에서는 관여를 제품이 갖는 중요도와 그것에 후속되는 관심이라고 정의하였으며, 이성적 사고는 실리적인 동기가 존재하는 후속적인 인지적 정보처리과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성적 사고와 감성은 서로 분리된 차원이지만 주어진 구매의사결정상황 하에서 각각의 상대적인 양을 측정하는 단일 척도로 간결하게 통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관여와 합리성에 대한 이러한 정의들은 GRID의 구성과 측정척도의 개발을 위한 근거로 사용됨으로써 신뢰도를 높여 주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GRID 상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포지셔닝하기 위한 측정척도의 개발단계로써 다섯번의 예비연구와 최종 본연구를 실시하여 소비자들의 인지구조 측정을 위한 척도개발과정에서 측정척도의 신뢰성 및 타당성을 입증해 보이고자 했다. 즉, FCB GRID 모델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기본차원의 측정척도가 어떻게 개발되었으며, 이런 척도들이 신뢰할만하고, 타당하다는 상당량의 증거를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특히, 측정척도는 관련이론들로부터 개발되었기 때문에 내적 일관성이 높을 뿐더러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개발된 유사한 측정방법들과도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소비자 구매의사결정과정 상에서의 변화포착에도 유용했다. 그러나 여기서 사용된 측정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척도의 변화와 표본의 차이 그리고 자료수집방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보고된 여섯단계의 연구에서 일관성이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면, 소비자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연구 및 광고업무에 가치있는 통찰력을 제공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였고, 이 연구에서 감성을 측정하는 만족할 만한 척도개발이 미비했음을 인정하고, 후속연구를 위해 이성적 사고 및 감성과 관여에 대한 실증적인 관계를 더욱 분명히 밝혀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2. FCB GRID 모델의 이론적 배경

FCB의 GRID 모델과 관련하여, Vaughn은 각 광고전략모델들의 이론적 배경을 그것의 구체적 출발기라 할 수 있는 1950년도부터 1960년이전 까지의 전통적 이론 단계, 1960년도부터 1980년 이전 까지의 위계효과모델 단계, 그리고 1980년도 이후의 본격적 심리이론적용 단계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FCB GRID 모델의 등장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1) 1960년대 이전의 전통적 이론

Vaughn은 1960년대 이전의 광고전략모델들의 이론적 배경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하고 있으며²⁵⁾, 이러한 이론들은 각각 소비자행동에 관해 독립적이고 지엽적인 설명만을 제공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시기의 주요이론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1) 경제학적 이론

이 이론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합리적이며 논리적이라는 데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즉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필요성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으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이른바 경제성 원칙에 입각하여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소비자는 상품의 구매에 있어서 가격, 품질 등에 관한 기본적 정보가 필요하며, 이러한 상품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광고는 이러한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상품구매 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의 제공을 목표로 삼아야 하고, 소비자들은 능동적으로 상품구매결정을 위한 정보를 스스로 탐색하는 이성적 인간이라는 가정이 이 이론의 기초가 되고 있다. 이 이론은 앞에서 고찰한 Curti나 Leiss와 그의 동료들 등의 분류에서 나타난 초기광고의 특성과 일치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2) 자극-반응이론

이 이론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동물적이며 기계적이라는 데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인간은 수동적이어서 어떤 자극을 받으면 이에 대해 일종의 반응을 한다는 것으로 심리학의 조건반사이론 즉, '자극-반응이론'을 배경으로 한다. 이 이론에 의하면 소비자는 별다른 노력없이 구매행위를 하며, 자극과 반응의 반복으로 습관화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구매행위시 합리적, 이성적 판단을 거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구매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극-반응이론'이 소비자행동 분석의 배경이 되는 단계에서는 광고는 단지 반복적으로 기억을 상기시키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서는 어떠한 목적의식이나 특정의 사고를 촉구하는 류의 정보는 그다지 필요치 않은 것으로 본다.

(3) 심리학적 이론

이 이론은 프로이드의 분석심리학에 기초를 둔 것이며, 사람은 자신의 자아세계, 즉 에고(ego)를 보존, 향상시키기 위해 산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제각기의 자아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을 예측하기 힘들고, 잠재적 심리요소가 항상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 이 이론에 의하면 소비자는 자아의 심리적 요구와 개인적인 세계상을 추구하며, 이에 필요한 상품을 찾는다고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은 경제적 혜택을 강조하는 상품에는 별 흥미가 없고, 따라서 단순한 상품정보 만으로는 큰 역할을 못한다고 한다. 여기에서의 광고의 역할은 상품의 이미지와 소비자가 제각기 갖고 있는 자아 이미지를 연결시키는 이미지 메이커로서 작용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4) 사회학적 이론

이 이론은 인간은 근본적으로 사회적이며, 다른 사람의 행동이 자기 행동에 직접/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보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서는 소비자는 모방성향이 강하고, 타인의 상품 구매행위를 잘 관찰하여 그들과 같은 패턴의 구매행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사회적 명성, 사회적 지위, 집단의 역할, 허영심 같은 사회심리가 많이 작용하여 소비자들은 감정적이 되며 불안정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어 진다. 즉, 자기자신의 자아세계를 모방하게 되는 인간적 특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여론지도자나 구전커뮤니케이션이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에 큰 영향을 주게 되고 이러한 경우에 광고의 역할이란 집단적 유행, 풍속, 규범, 가치관 등을 반영한 정보적이며 설득적인 형태의 것이라야 한다.

이러한 네 가지 이론은 각각 제한적으로 소비자행동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진다. 경제학적 이론은 기능적 혜택을 많이 주는 상품, 값비싼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행동을 설명하고 있으며, 자극/반응 이론은 깊은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일용상품을 사는 소비자를 설명하고 있다. 또 심리학적 이론은 상징적인 이미지를 추구하면서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을 잘 묘사하고 있으며, 또 사회학적 이론은 타인을 모방하며 유행을 따르는 소비자들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이론들은 사회과학의 여러가지 분야의 이론들을 토대로 소비자행동을 설명하고 있지만 설명의 범위가 단편적이고 제한적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제각기의 이론이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 유동적이고 파행적인 소비자행동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체계화 하기에는 부족하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이론은 나름대로의 타당성은 있다 하더라도 그 한 이론과 다른 이론을 복합적으로 연결시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 1960년부터 1980년 이전 까지의 위계효과모델

1980년대 이전의 광고 전략모델 구축에 많은 참고가 되었던 소비자행동모델은 AIDA 모델이 해당된다. AIDA 모델에서는 광고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사람들이 일단 상품을 인지한 후, 상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그 후 상품에 대한 욕구가 발생하게 되며, 마지막으로 구매행동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개념이 Lavidge와 Steiner의 위계적 효과모델이다(<그림 2-1>). 이 모델은 소비자의 행위가 인지(awareness)로부터 시작되어 지식(knowledge), 호감(liking), 선호(preference), 확신(conviction)을 거쳐 마지막으로 구매에 이르게 된다는 일련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모델 역시 실증을 기초로 한 모델로 발달하지는 못했으나 비교적 설명과 이해가 용이하기 때문에 마케팅과 광고분야의 실무자들에 의해 자주 인용되고 있다.

그후 위계적 효과모델을 수정한 모델이 많이 나왔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그림 2-2>의 채용과정모델(Adoption Process Model)이라 할 수 있다. ²⁶⁾ 이 모델은 EKB 모델²⁷⁾, Howard-Sheth 모델²⁸⁾ 등을 원용하여 단순화 시킨 것으로 특히 신제품 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채용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유용하다. 이 모델의 특징은 위계적 효과모델과 같이 직선적인 연결이 있으면서 또 좌측에는 점선, 오른쪽에는 여러가지 화살표가 추가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새로운 개념을 나타내고 있는데, 좌측의 점선은 소비자의 구매경험이 각 단계별로 피드백되어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우측의 많은 화살표선에 표시된 바와 같이 여러가지의 순차단계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어떤 경우에는 인지에서 아무런 과정도 거치지 않고 바로 채용이라는 최종단계로 도달되는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채용과정모델은 위계적 효과모델에 비해 융통성이 있으며, 소비자의 다양한 행동을 설명하는데 유용하다. 이 위계효과모형과 관련해서는 이외에도 많은 학자들의 논의가 있어왔는데 주요학자들의 모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²⁹⁾

Lavidge ＆ Steiner(1961): 인지→지식→호감→선호→확신→구매

Colley(1961): 인지→이해→확신→행동

Rogers(1962): 인지→흥미→평가→시행→채택

Schwartz(1969): 노출→주의→파지→태도변화→구매

Howard ＆ Sheth(1969): 주의→이해→태도→주의→구매

3) 1980년도 이후의 관여이론과 두뇌기능분화이론

1980년대 이후의 광고전략모델들 중 FCB GRID 모델의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소비자 행동 모델들 중에서 하나는 '왜 소비자의 관심도가 때에 따라 달라지는가'하는 의문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가설이고, 또 하나는 '과연 소비자는 광고메시지를 어떻게 인지 하는가'하는 의문을 초점으로 하고 있는 가설이다. ³⁰⁾

처음의 가설은 소비자 관여도(consumer involvement)라는 개념을 다루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가 상품을 살 때 상품에 대해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을 측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값이 비싼 상품을 살 때에 소비자는 보다 깊은 관심을 갖게 되며, 구매행위에 있어서 상품에의 몰입도 즉 관여도가 커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서는 신제품이나 리스크가 많은 상품을 살 때에 소비자는 신중을 기하게 되고, 그 소비자는 여러모로 정보를 탐색하게 된다. 반면 소비자 관여도가 약해지는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별 특별한 노력없이 상품을 구매하고 있으며 이 때에는 정보도 별로 필요없다. 그러나 이러한 관여도의 과학적인 측정이 대단히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상품을 구매하기 이전에 있어서의 "Shopping", 상품을 사는 동안의 "Buying", 글고 구매한 후 상품을 사용하는 "Consuming", 이런 모든 기간을 포함하여 그 관여도를 측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소비자가 사용하는 돈, 노력, 시간, 또 이에 따르는 가치평가 등 복합적인 소비자의 행동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관여도의 측정은 몹시 힘든 작업이지만 이것이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태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개념이라는 점은 폭넓게 받아 들여지고 있다.

또 다른 하나의 가설, 즉 '소비자가 광고 메시지를 어떻게 인지하는가'하는 가설의 설명을 위해서는 두뇌의 기능을 세분하여, 즉 두뇌역할을 좌반구, 우반구로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생리학적 또는 해부학적인 근거를 가진 것으로, 70년대와 80년대에 들어오면서 특히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이론의 골자는 대뇌의 해부학적인 분리, 즉 대뇌의 좌반구와 우반구의 작용차이를 통해 광고 메시지에 대한 이성적 사고와 감성적 반응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좌반구 두뇌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이고, 언어와 사고의 기능을 주로하는데 비해, 우반구 두뇌는 직관적이고 현상적이며 종합적이고 감성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이 아직 광고에 완전히 활용되고 있지는 않으나 이와 관련한 기초적인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흔히 행해진 기억력 위주의 카피테스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상기력 테스트가 주로 기억력 위주이기 때문에 인쇄매체는 적당하지만 텔레비전 광고의 효과를 평가하는데는 기억력 위주의 조사가 적당치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므로 요즘에 와서는 텔레비전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매체라는데 착안, 능동적이 아닌 수동적 학습의 개념을 텔레비전 광고와 연결시켜 좌반구 또는 우반구 대뇌의 역할을 연구하고 있다. ³¹⁾ 이러한 좌반구, 우반구 대뇌 역할의 세분화 경향을 FCB 의 GRID 모델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80년대 이후 특히 주목을 끌어 왔으며 FCB GRID 모델의 주요 이론적 근거로 활용된 관여이론과 두뇌기능분화이론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관여이론

사회심리학에 있어서 관여에 대한 개념정의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그것을 하나의 논점 및 대상과 어떤 사람이 자아영역간의 관계라고 개념화한 Sherif와 Cantril(1947)³²⁾로부터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Sherif 등(1965)³³⁾은 관여를 '한 개인의 정체(identity)에 대한 신념의 중요성'으로서 정의하였으며, Ostrom과 Brock(1968)³⁴⁾도 자아관여란 '하나의 태도에 관련된 중심성, 관계성 및 가치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고 이론화 하였다.

이렇게 초기에는 관여의 개념이 커뮤니케이션 자극에 대한 개인의 수용수준을 설명하는데 사용되었으나 소비자행동연구에서 관여에 대한 개념적 조망은 사회심리학에서의 그것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Krugman(1965, 1966, 1971)³⁵⁾의 연구에서는 Sherif 등이 개념화하고 조작화한 자아관여와는 다르게 보았으며, 주의, 관심 또는 흥분(excitement)과 같은 것도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 대신 Krugman은 관여를 시청자가 자신의 생활과 자극사이를 맺어 가는 의식적인 가교적 경험(bridging experience), 연결 또는 개인적 참조(personal reference)의 수로 정하였다. 이 정의는 관여가 감정적 상태라기 보다는 인지적 과정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관여에 대한 개념은 연구자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지만 문헌에 나오는 관여의 정의들은 매우 다양하고 그 정의에 따라 연구의 효과도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관여에 대한 개념정의가 이렇게 다양한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최근의 문헌 고찰에서는 개념정의들 간에 상당한 유사성이 발견되고 있다. 즉 최근에는 관여를 개인적 관련성(personal relevance)³⁶⁾으로 정의하기도 하고 특정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환기(arousal), 흥미, 동인(drive) 등의 양³⁷⁾으로 정의 하기도 하며, 특정 개인의 활동성 수준, 목표지향적인 환기능력³⁸⁾ 등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런 모든 정의들을 지나차게 단순화 시키기에는 위험부담이 있지만, 적절히 요약해 보면, 관여라는 것은 어떠한 대상에 어느 정도 관련이 있고 그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대상에 대해 주의(attention)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주의수준이 소비자가 갖게 되는 관여수준과 잘 부합된다는 Houston과 Rothschild(1977)의 S-O-R 파라다임과 상당부분 일치하고 있다. ³⁹⁾

이런 개인적 중요도는 상황적이고 영속적인 관여를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만족할만한 관여척도는 이러한 요인들을 포괄하고 있어야 한다.

Laurent와 Kapferer(1985)⁴⁰⁾ 및 Kapferer와 Laurent(1985/86)⁴¹⁾의 연구에서처럼 관여에는 흥미 혹은 중요도, 위험도(위험중요도), 위험가능성(확률), 기호가치, 쾌락주의적 가치 등과 같은 상이한 개념들이 관계된다는 연구결과도 검토되었다. Kapferer와 Laurent(1985/86)은 이런 여섯 가지 차원을 모두 채용했지만, Laurent와 Kapferer(1985)는 중요도(importance)와 위험중요도(risk importance)를 단일차원으로 보고 이것을 "imporisk"라고 했다. imporisk의 차원은 위에서 언급한 관여의 정의와 대개 일치하고 있지만, 나머지 측면들은 그렇지 않다. 한 가지 문제점은 그들이 위의 다섯 가지 차원을 관여의 전력(antecedent)이라고 한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들이 관여 자체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 게다가 쾌락주의적 가치('감성'적 혹은 감각적 쾌락)나 기호가치(특정제품이 어떤 사람의 퍼스낼리티를 나타낼 수 있는 정도)는 분리된 차원이라기 보다는 imporisk의 전력일 것이다. 이와같은 Laurent-Kapferer의 접근방법이 장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다양한 정의 상의 문제점은 관여에 관한 최근의 다른 연구들과 부합되기 어렵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주의, 중요도와 관련되어 널리 수용된 관여의 정의에 따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이와같은 이유로 FCB GRID 모델 구축과정에서는 특정제품의 소유여부에 대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중요성 정도를 관여로 정의하고 있다. 이것은 Laurent와 Kapferer(1985)에 의해 얻어진 연구결과와는 상치되지만 쾌락과 감성항목을 관여측정척도에서 제외시킨 Zaichkowsky의 연구⁴²⁾와는 부합되는 것이다.

(2) 합리성

FCB GRID 모델에는 앞에서 고찰한 관여의 차원과 함께 사고/느낌(think/feel)의 합리성 차원이 중요한 이론적 배경이 되고 있으며, 관련문헌들을 살펴보면, 이성적 사고(cognitive)와 감성(affective)은 정보처리과정(information processing)의 양상(좌측 뇌 대 우측 뇌의 두뇌기능 분화이론)으로 설명되거나 동기의 범주로 제시되어 있다.

가. 두뇌기능분화이론

인간의 두뇌를 연구하는데 있어 그것을 좌측 뇌(left-brain)와 우측 뇌(right-brain) 두 가지로 분류하여 그것들이 각각 상이한 정보처리과정을 밟고 있음을 여러 심리학자들⁴³⁾이 이론화하고 있으며 이것이 소비자행동연구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 주고 있다. 두뇌기능분화이론은 두뇌의 반구가 두 갈래로 분리되어 각각의 두뇌가 제각기 분화된 기능을 발휘하여 메시지를 지각하게 된다고 가정하고 있다. 이때 왼쪽 뇌는 주로 1차적이고 논리적이며 언어와 분석에 관계되는 것을 관장하는 곳으로 인지적 사고의 영역과 관련되며, 오른쪽 뇌는 보다 직관적이고 시각적이며 종합적인 것과 관계되는 것을 관장하는 곳으로 감성적 기능을 담당한다⁴⁴⁾는 것이다.

인간두뇌기능의 두 가지 주요양상이 최초로 논의된 것은 1950년말에서부터 1960년대초에 시행되었던 Roger W. Sperry의 선구적인 연구업적으로 부터였다. 1981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Sperry의 이 연구에서는 인간두뇌의 왼쪽 반구와 오른쪽 반구가 서로 대조적인 방법으로 정보처리과정을 밟고 있음을 제시한 바 있다.⁴⁵⁾ 한편 Betty Edwards⁴⁶⁾에 의하면 인간의 왼쪽 반구는 논리를 바탕으로 한 분석, 추론, 계산, 단계적인 절차의 기획, 언어적 표현, 이성적 진술(설명, 해설) 등을 담당하게 되며 이에반해 오른쪽 반구는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어떤 이미지나 실제회상을 통해 사물을 대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따라서 소비자를 매우 이성적인 의사결정자로 간주하며, 그들에게 제품의 실질적인 편익을 명백하게 제시하여 주고, 논리적이며, 1차적으로 소구하는 hard-sell형 광고는 인간의 왼쪽 뇌의 기능을 옹호하는 입장이라고 볼 수 있으며, 소비자를 광고된 제품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존재로 간주하며, 보다 시각적이고 비언어적 이미지를 통해 감성적이면서 정서적인 소구를 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는 soft-sell형 광고의 옹호자들은 비언어적이고, 시각적이며 이미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오른쪽 뇌의 기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다시말해 인간의 왼쪽 뇌와 오른쪽 뇌의 기능상 특성을 살펴 볼 때, 왼쪽 뇌는 인지적 사고를 중요시하는 hard-sell형 광고와 부합되며, 그 대표적인 광고전략은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오른쪽 뇌는 정서적인 느낌(affective feeling)을 중요시 하는 soft-sell형 광고와 부합되며, 그 대표적인 광고전략은 브랜드 이미지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완전히 이성적인 광고가 없듯이 완벽한 감성적 광고도 없기 때문에 정보처리 과정상에서 이런 두 가지 양태는 의식적으로 뚜렷하게 분리되어 작용하는 것이 아니고 동시에 기능을 발휘한다는 지적도 있다.⁴⁷⁾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이성적 사고 및 감성이 어느 정도 개입되느냐에 따라 광고반응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두뇌기능분화의 문제가 중요시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도 연구결과가 제한적이고 미흡한 상태에 있으며, 마케팅 분야에서도 실증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증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인간이 사고 및 감성을 지니고 자극에 대해 반응한다는 원칙에 왼쪽 뇌/오른쪽 뇌(두뇌전문화) 이론을 그대로 채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⁴⁸⁾고 여겨진다.

나. 이성적 사고 및 감성과 관련된 동기분류

한편 이성적 사고 및 감성 등과 관련된 동기에 대해 가장 광범위한 분류를 한 사람은 McGuire(1974,76)⁴⁹⁾이다. McGuire는 인지적 동기와 감성적 동기를 구별하고 있는데 인지적 동기는 환경에 적응하거나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욕구를 강조하는 반면, '감성'적 동기는 만족한 '감성'상태에 도달하거나 정서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욕구를 강조한다. McGuire는 8개의 인지적 동기의 부류와 감성적 동기의 부류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의 인지적 동기 중에서 구매의사결정과 가장 관련이 있는 것은 실리적인 동기로써 이것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특성이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욕구를 말한다. 이러한 실리적 욕구와 후속적인 인지적 평가는 높은 '이성적 사고'치(thinking score)를 야기시키며, 약한 실리적 욕구와 후속적인 인지적 처리과정의 결핍은 낮은 '이성적 사고'치를 나타내게 된다. McGuire의 분류체계와 관련문헌을 살펴보면, '감성'동기의 주된 범주는 다음과 같다.

a. 자아충족(ego gratification): 개인의 기본 펄스낼리티를 방어하고, 고양하고, 표현하기 위한 욕구. 이것은 Vaughn(1980)에 의해 언급되어 동기분류체계에 중요한 구성요소가 되었다(McGuire, 1974,76) 또한 이것은 Laurent와 Kapferer의 기호가치와 관련이 있다.

b. 사회적 수용(social acceptance): 타인에게 호의적으로 보이기 위한 욕구. 이것 또한 Vaughn(1980)에 의해 사회적 이론(social theory)으로 논의되어 McGuire의 분류체계(귀속, 모델링)의 구성요소가 되었다. 이것 또한 Laurent와 Kapferer의 기초가치와 관련이 있으며, 사회적 수용성이 개인의 펄스낼리티를 방어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자아충족과도 관련이 있다.

c. 감각적 욕구(sensory): 오감에 대한 쾌락적 기대. 이것이 형식적으로는 자아충족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음식(피자)을 소비하는 것이 개인의 가치에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위는 감정적 만족형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감성'동기의 정의에 부합된다. 이 범주는 Laurent와 Kapferer의 쾌락차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상의 세 가지 범주는 Maloney(1961)의 도식(schem)⁵⁰⁾에서 제시된 제품으로붙 얻어지는 세 가지 보상형태와 같다는 것이 주목할만 하다. Maloney의 도식에서 네번째 보상형태는 '이성적 사고'의 차원과 그 이론이 일치하는 것이다. 세가지 '감성'동기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이것들의 정서적인 속성으로 미루어 보아 여러가지 형태의 정서적 정보처리과정이 요구된다. 즉 감정(emotion), 이미지, 육체와 정신의 통합(holistic) 등에 의한 판단이 중심이 된다.

반면에 Park와 Mittal(1985)⁵¹⁾는 '이성적 사고'/'감성'과 관여가 상호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만약 구매의사결정을 할 때 '이성적 사고'의 수준이 높거나 '감성'수준이 높을 때, 또는 양자의 수준이 모두 높을 때 관여정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 이상의 동기가 주어진 구매상황에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성적 사고'와 '감성'이 명백하게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성적 사고'와 '감성'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반면, FCB GRID의 '이성적 사고'/'감성' 차원은 한 가지 차원으로 통합될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하는데도 근본적인 오류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GRID의 차원은 '이성적 사고'와 '감성'의 상대적인 양을 측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성적 사고'가 구매의사결정을 지배한다면, 그 제품은 그리드 상의 왼쪽에 자리잡게 되고, '감성'이 구매의사결정을 주도한다면 오른쪽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성적 사고'와 '감성'의 분량이 동일하다면 그 제품은 GRID 상의 중간에 자리잡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문헌고찰결과를 요약하면, 관여는 제품이 갖는 중요도와 그것에 후속되는 관심도 임을 의미한다. 또한 '이성적 사고'는 실리적인 동기가 존재하는 후속적인 인지적 정보처리과정 임을 의미한다. '이성적 사고'와 '감성'은 이론적으로 서로 분리된 차원이지만 주어진 구매의사결정 상황에서 각각의 상대적인 양을 측정하는 단일척도로 간결하게 통합될 수 있으며 여기서의 문헌고찰에 선행된 각 내용들에 대한 정의들은 측정척도의 개발을 위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상 살펴 본 바와 같이 광고전략과 관련된 FCB의 GRID 모델은 1960년대에 이전부터 소비자행동이론에 적용되어온 전통적 이론들, 즉 경제학적 이론, 자극-반응이론, 심리학적 이론, 사회학적 이론을 포함하여 1960-80년대 집중적으로 제기된 위계효과모델, 그리고 80년대 이후의 관여이론과 두뇌기능분화이론 등이 폭넓게 적용된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3. FCB GRID 모델의 개요

앞의 절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광고기획에 있어서 전략원칙구축의 필요성에 부응하기 위해 다국적 광고대행사인 Foote Cone ＆ Belding사에서 연구개발해 낸 포괄적인 커뮤니케이션모델이 FCB의 GRID 모델이다.

이 모델은 전통적인 소비자반응이론⁵²⁾과 위계효과모델⁵³⁾ 및 그 변형모델⁵⁴⁾을 이론적 토대로 하고 관여이론과 두뇌기능분화이론을 추가하여 다음과 같은 종합적인 모델을 구성하고 있다.

GRID 모델의 도형속에 표시된 화살표는 소비자들의 사고의 합리성 정도와 중요성에 대한 인지정도를 나타낸다. 그러나 FCB 모델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상품구매에 있어서 '이성적 사고'와 '느낌', 즉 '감성'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시켜 생각한다는 점이다. <도표2-#>의 위에 있는 수평선은 '이성적 사고'와 '감성'의 연속성을 의미하고 있으며, 구매결정에 있어서 소비자가 어느 한쪽에 위치했다가도 다른 방향으로 이동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⁵⁵⁾

또 한가지 중요한 개념은 상품 구매행동에 있어서 소비자가 인지하는 중요서의 강도차이를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⁵⁶⁾ 여기에서 특정 제품 소유여부에 대해 구매자들이 느끼는 중요성 정도가 '관여'이다. ⁵⁷⁾ 도표의 왼쪽 수직선은 시간의 경과에 따른 중요성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이 수직선과 수평선이 동시에 다른 방향으로 변하는 경우도 지적되고 있는데, 예컨대 중요도가 감퇴됨에 따라 합리적 논리적인 면도 약화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⁵⁸⁾

이러한 내용들은 무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측정척도에 의해 측정되어 질 수 있다.

GRID 모델에서는 <표 2-1>에 나타난 바와 같이 구매의사결정의 유형을 다음의 네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그림상의 4개의 공간은 광고전략 목표를 설정하는 핵심이 된다. 예를들어 좌측 상단의 제1공간에 위치한 제품은 관여도가 높고 사고가 지배하는 유형의 제품이므로 당연히 광고는 정보적인(informative) 것이어야 하며, 제2공간인 우측 상단에 위치한 제품은 관여도가 높으면서 느낌이 지배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감성적(affective)인 호소력이 있어야 한다. 또 제3공간인 좌측 하단에 위치한 제품은 관여도가 낮으면서 사고가 지배하는 제품이므로 습관형성(habit formation)적인 광고라야 하고, 제4공간인 우측하단은 자아만족적(self-satisfaction)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GRID 모델의 각 공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⁵⁹⁾

1) 제1공간: 고관여/이성적 사고(high involvement/thinking)

<표 2-1>의 제1공간은 정보적 광고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영역이다. 이 영역에 해당되는 제품 구매시에는 소비자들이 이성적 사고을 하게 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따라서 이 공간에 위치되는 제품은 소비자들이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는 제품으로서 자동차, 집, 가구 등 주요 내구제품들이다. 그리고 특성과 성능, 가격, 용도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신제품들도 이 공간에 해당된다. 구매의사결정과정은 전형적인 위계적 효과모델로서 '인지'-'느낌'-'구매' (learn-feel-do)의 단계를 거친다. 전통적인 이론중에서는 경제학적 이론이 그 토대가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공간의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신중하게 사고하는 사람들(thinker)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광고를 수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능적 특징적 정보를 잘 조합해야 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특정한 내용의 정보전달이 가능하며 광고표현에서는 입증식(demonstration)광고를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정보욕구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긴 카피형식이 좋으며, 매체는 반복확인이 가능하고 관여도가 높은 인쇄매체가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부문에 있어서는 광고효과를 측정할 때 주로 회상율 테스트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진단적 이고 분석적인 조사기법이 적당하다.

2) 제2공간: 고관여/감성(high involvement/feeling)

오른쪽 상단의 제2공간은 각 소비자들의 자아존중심리를 강조하고 있는데 제품구매결정의 관여도는 높지만 구체적인 정보보다는 태도나 전체적인 느낌이 보다 중요하게 개입된다. 개인의 자부심(self-esteem)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보석, 화장품, 의상 등의 제품들이 이 공간에 위치하며 기능적이긴 하지만 모터사이클도 이 공간에 위치한다. 소비자들은 느낌이 강한 사람들(feeler)이기 때문에 감성적인 광고전략이 필요하다. 행동모델은 앞서의 제1공간과는 반대로 '느낌'-'인지'-'구매' (feel-learn-do)의 단계를 거치고, 전통이론 중에서는 심리학적 이론이 그 기반이 된다고 하겠다.

이런류의 상품광고는 상품의 극적인 제시와 이미지 조성이 가능한 매체가 적당할 것이다. 광고매체로는 극적인 인쇄광고나 이미지 중심의 전파광고가 적합하다. 크리에이티브면에 있어서는 소비자들의 정서를 고도로 부각시키는 제작기법이 요청되며, 표현 자체의 임팩트가 중요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문자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 적기 때문에 카피가 하는 역할이 비교적 적으므로 기억력을 위주로 하는 테스트보다는 마음의 자세, 태도의 변화, 감정의 발생과정을 발견해 내기 위한 조사가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생리적이나 실리적인 측정을 하는 실험기구를 사용하는 조사기법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 이다.

3) 제3공간: 저관여/이성적 사고(low involvement/thinking)

이 공간의 제품 구매결정과정상에서는 관여가 아주 낮아지게 되며, 사고과정의 진행에 있어서도 번거러운 사고과정을 겪는 경우에 비해 구매가 편하고 습관적으로 이뤄지는 제품들이 해당된다. 따라서 어느정도의 상품 정보는 필요하지만 경쟁제품과의 차이점이 무엇인가를 지적해 주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즉, 광고에서 활용가능한 제품정보는 차별점 뿐이다.

대부분의 식품과 일용적인 포장식품들이 이 공간에 위치한다. 상표 충성도가 습관을 형성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한 가지 상품만을 구매하는 경향이 별로 없고, 소비자 나름대로 수용 가능한 하 두 가지 정도의 브랜드를 서로 바꾸어 가며 구매하고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많은 제품들은 성숙기에 이르고 이 상품공간으로 이동하게 된다.

행동모델은 '구매'-'인지'-'느낌'(do-learn-feel)이기 때문에 차별적 소구점이 없는 카피를 제시하는 것 보다는 쿠폰광고나 무료샘플광고 등으로 구매의욕을 고취시키는 방법이 유용할 경우가 많다. 이 공간의 소비자들은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크리에이티브면에 있어서는 소비자들에게 상품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주고 자극을 주는 제작기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광고매체로는 작은 규격에 빈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의 이상적인 조사기법은 상품판매고 분석이나 모의 시장 실험을 근거로 하는 결과분석이 적절할 것이다. 이 경우에는 기억도나 태도변화를 측정하는 테스트는 부적절하다.

또 이 공간에는 경쟁이 심하고 종류가 많은 일상용품들이 해당되므로 네 가지 공간 중 가장 조심스럽게 광고전략을 세워야 하는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4) 제4공간: 저관여/감성(low involvement/feeling)

개인적인 기호충족을 위한 제품들, 즉 담배, 술, 사탕, 영화 등이 이 공간에 위치한다. 이들 제품의 경우 이미지와 즉각적인 반응이 구매결정에 관련된다. 행동모델은 '구매'-'느낌'-'인지'(do-feel-learn)의 과정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상품은 사회적인 혹은 집단적인 행동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통적 이론 중 사회학적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공간의 소비자들은 즉각 반응하는 사람들로써 그들의 관심을 논리적으로 붙들어 두기는 힘들며 또 오래 가지도 않는다. 크리에이티브는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주의를 끌 수 있는 것이 좋다. 빌보드, 구매시점광고물, 신문 등이 적합한 매체일 것이다.

이 경우의 소비자는 일종의 모방행위자라 할 수 있으며 이들에게는 순간적인 충동이 지배적이며 상품에 관하여 합리적인 관심은 별로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광고전략에 있어서는 소비자들의 주의를 끌고 그 주의를 지속시키는 내용의 제작기법이 필요하다. 조사기법으로는 판매고위주의 분석이 적당하고 태도변화, 기억도 등은 별로 필요하지 않다. FCB에 의하면 이 모델은 광고 목표의 설정과 광고계획에서의 전략/전술적 요소의 변환을 위한 지침으로써 마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⁶⁰⁾

이상 살펴본 FCB 모델은 광고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종의 기초적인 작업이라 할 수 있을 뿐, 광고전략을 계획,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모든 사항에 대해 단언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은 아니다. 또한 앞에서 제시되고 있는 네 개의 공간이 모든 광고전략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도 볼 수 없다. 예컨대 어떤 상품의 경우에는 어느 한 곳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네 가지 부문의 중간쯤 되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FCB 모델은 일단의 자료가 주어졌을 때 반드시 거기에 상응하는 해결방안이 도출되는 식의 수학적 공식과 같은 것은 아니다. 각 공간 마다 일반적인 적용이 가능한 광고전략의 각 분야별 대안들이 포괄적으로 제시되고 있으므로 실제로는 계획을 수립하는 사람의 발상에 의해 폭넓은 변형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GRID 모델을 이용해 상품을 분류하고, 이를 응용한 소비자조사를 거쳐 전략을 효율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모델의 유용성이 있다고 하겠다.

4. 구매결정과 소비자 인지구조

FCB GRID 모델은 소비자들의 상품구매행위를 상품에 대한 관여와 이성/감성적인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다. FCB GRID 모델은 소비자들의 구매결정과 관계된 인지구조의 분석을 토대로 관여와 이성/감성이라는 두 차원에서 상품을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FCB GRID 모델에서 이론적 배경으로 제시하는 관여에 관한 이론과 두뇌세분화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이성/감성에 관한 이론은 그 나름대로의 가능성과 한계성을 포함하고 있다. 가능성이란 FCB GRID 모델은 지금까지의 다른 광고모델과는 달리 학문적인 관점에 의해 모델의 설명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의 결과로써 나타났다는 것이며, 한계점이란 소비자들의 구매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 인지구조와 내용과 관련된 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하는데 있어 그 동안 인지심리학분야에서 오랫동안 축적된 이론의 뒷받침 없이 아직까지 사회 과학분야에서 입증되지도 않은 생리학적 인간두뇌 세분화 이론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FCB GRID 이론에서 토대로 하고 있는 관여와 이성/감성적 차원에 의한 설명은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 FCB GRID 모델이 제시하는 관여와 이성/감성의 개념에 의해 상품을 차별화 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증적이고 경험적인 자료에 의해 입증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논의는 우선 인간들이 어떻게 사물을 구조화 하고 그러한 구조에 의해 판단대상이 어떻게 구조내에 위치하고 있는가에 대한 인지과정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론적인 체계를 토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같은 관점에 따라 이 연구에서는 소비자들이 어떻게 상품을 분류하고 분류된 내용을 어떻게 그들의 인지구조내에 구성하고 있는가와 관련된 이론적인 고찰을 필요로 한다.

1) 인지구조와 내용

사람들은 크게는 한 국가나 단체, 작게는 한 개인이나 조그만 물체에 까지도 자기 나름대로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태도의 개념은 일반적으로 어떠한 사상, 대상에 대하여 갖게되는 호의적 또는 비호의적으로 반응하려는 학습된 경향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어떠한 대상에 대하여 개인이 갖고 있는 태도란 결국 그 대상에 대한 '주관적인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태도란 한 감각 대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감지된 모든 정보가 인간의 마음속에서 정보처리의 과정을 거쳐 재구성된 하나의 경향으로서 일단 구성된 후에는 직접적인 감각대상이 없어도 인간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인간들이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에 대하여 태도를 형성한다고 하는 것은 직접 혹은 간접적인 경험에 의하여 축적된 정보를 능동적으로 해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감각대상에 대하여 개인이 갖고 있는 태도란 결국 그 대상의 다양한 속성을 그가 어떻게 분류하여 평가하며, 이러한 결과가 그의 마음속에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태도에 대한 이해는 인간의 인지행위에 대한 설명을 필요로 한다.

오랜 역사를 두고 학자들은 인간들이 어떻게 지각하고, 생각하고, 이해하는가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 왔다. 이러한 의문에 대한 연구는 주로 인지심리학의 영역에 속하는데 이 분야는 인간들이 어떻게 외부의 자극을 감지하고 해석하여, 새로운 경험과 정보를 기존에 있는 인지구조 속에서 재구성하고 있는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인지적 특성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많은 인지심리학자들은 인지의 내용과 구조의 개념을 사용하였다. ⁶¹⁾ 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인지내용과 구조는 인간들이 사물이나 현상을 내면적으로 구성하는데 필요한 도구로서 인간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지내용과 구조에 의하여 특정감각대상을 동일시 하거나 차별화하며, 이것들은 인간의 학습, 지각과 같은 심리적인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인지내용이란 인간들이 하나의 감각대상(사람, 상품 등)에 대하여 어떤 차원에서 어떤(what) 평가를 하고 있는가 하는 대상의 의미와 관련된 속성을 말하며, 인지구조란 인지내용을 구성하는 차원들이 어떻게(how) 조직되어 있는가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인간들이 감각대상을 평가하는데 사용하는 차원의 수와 그러한 차원들 사이의 관계를 말한다. ⁶²⁾

인지내용과 구조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McGuire는 그의 '사고과정에 관한 이론'에서 인지내용과 인지구조를 설명하였다. 그의 이론에 의하면 인지내용은 사고의 대상(objects of thought), 판단의 차원(dimensions of judgement), 명제(propositions), 신념(beliefs)으로 구성되어 있다. ⁶³⁾

사고의 대상이란 예를 들면 인간, 장소, 물건, 행동, 감정 등과 같은 감각의 대상을 지칭하며, 보다 복잡하게는 그들의 집합을 말한다. 판단의 차원이란 심리적인 공간(mental space)에서 사고의 대상들이 존재하는 장소를 가르키는 것으로서 다양한 사고대상들의 모양이나 성질들에 따라 각각의 사고대상들은 서로 다른 종류의 차원상에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고대상의 물리적인 특성을 판단하는 차원에는 대상의 크기와 무게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인간들의 정신적인 특성을 판단하는 차원에는 지능이나 성실성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명제란 판단의 차원상에 존재하는 사고대상의 위치를 진술의 형태로 요약한 것으로서, 예를 들면,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라는 명제는 '커피'라는 사고의 대상을 좋고 싫음의 차원에서 매우 좋다는 쪽으로 평가한 것을 진술의 형태로 정리한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명제란 사고대상에 대한 평가를 하는데 있어서 관련된 판단의 차원상에서 덜하거나 더한 정도를 진술의 형태로 요약한 것이다. 신념이란 사고의 대상을 판단의 차원상에 위치시키는데 사용되는 개인의 가치관이나 태도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위에서 예를 든 '커피'라는 사고의 대상을 좋고 싫음이라는 판단의 차원에서 긍정적인 위치로 평가하도록 만든 개인의 가치관이나 태도를 지칭하는 것이다.

McGuire는 한 인간이 경험한 수많은 대상들이 그가 소유하고 있는 다양한 판단의 차원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와 함께, 판단의 차원을 나타내는 다양한 개념들이 어떻게 그의 마음속에 구성되어 있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인지구조가 결정된다고 주장하면서 상호관련된 대상을 판단하는데 필요한 차원들은 서로 연관성(관계)을 가지고 있으며 명제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신념들은 일관성이 있다고 하였다. ⁶⁴⁾

인간의 인지구조를 실증적인 방법으로 측정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시도를 하였던 Zajonc는 그의 한 실험연구에서 피조사자들에게 어떤 사람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주고 그 사람에 대하여 피조사자들이 느낄 수 있는 속성들(attributes)과 그 속성들에 대한 질(quality)을 묘사하게 하는 방법으로 인지구조를 측정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 Zajonc는 인간의 인지구조는 차별성(differentation), 복잡성(complexity), 단일성(unity), 조직성(organization)의 개념에 의하여 묘사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⁶⁵⁾

차별성이란 한 개인이 특정 감각대상(물체나 현상 등)을 차별화 할 수 있는 능력의 정도를 묘사하는 개념으로서 그 감각대상을 묘사하는데 사용되는 속성의 수로서 나타낼 수 있다. 복잡성이란 차별성을 나타내는 여러 개의 속성들이 도출된 범주(category)의 수로서 결정된다. 단일성이란 감각대상을 묘사한 속성들의 상호의존관계를 지칭하는 것으로써, 이는 어떤 하나의 속성이 변화할 때 다른 속성들이 얼마나 변화하는가의 하는 정도를 말한다. 조직성이란 하나의 속성이나 또는 속성의 집단이 다른 속성들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속성들간의 위계질서), 혹은 얼마만큼의 비중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정도를 나타낸다고 하겠다. ⁶⁶⁾

2) 소비자구매결정에 대한 인지론적 접근방법

소비자들은 어떤 상품을 지각할 때 그 상품에 대해 다양한 평가를 하고 있으며 그들의 인지구조 내에 자리잡고 있는 다른 상품과의 상대적인 비교에 근거하고 있어 고립된 상태에서의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새로운 상품을 접하게 되면 그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상품에 대한 분류차원(예: 중요성, 좋음, 싫음 등)에 따라 그 상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의 내용에 따라 그 상품을 해당차원에 위치시키고(positioning)있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상품에 대한 분류차원들은 상호 관련이 있으며 이들이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상품에 대한 인지구조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⁶⁷⁾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구매행위와 관련된 상품들의 인지내용 및 구조를 형상화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 인지구조는 두 가지 요소 즉, 상품과 이들은 분류하는 차원(혹은 category, construct)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 결과 다양한 상품들은 그들을 분류하는데 사용된 다차원의 공간상에 그들의 성질에 따라 위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가능성은 일찍이 Tolman에 의하여 제기되었던 인지지도(cognitive map)의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⁶⁸⁾

인지지도의 관점에 따르면 FCB GRID 모델에서 GRID를 구성하는 관여와 이성/감성의 차원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차별화하는 인지구조로 이해될 수 있으며, 그러한 차원에 형성된 상품들의 위치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인지내용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FCB GRID 모델이 타당성을 확보하려면 우선 관여와 이성/감성의 차원이 실제로 소비자들이 상품구매행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는 실증적이고 경험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FCB GRID 모델에서 상품을 분류하는데 사용하는 관여와 이성/감성과 같은 사전 분류차원의 설정없이 소비자들이 그들의 구매행위와 관련해 그들의 머리속에 상품들을 구성하고 있는가에 대한 실증적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들의 인지구조를 구성하는 차원을 찾아 보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