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광고업계는 85년 미국의 대미 흑자국들에 대한 통상법 301조 적용을 발표한데 이어 광고업을 포함한 12개 서비스 시장을 대폭 개방하여, 광고업계의 경우 87년 10월 외국 대행사의 투자상한율을 49%까지 허용, 90년에는 99%까지 허용하여 91년에는 광고시장을 전면 개방키로 하여 광고산업의 일대 환경 변화에 직면하게 되었다.

현재 외국 다국적 광고대행사와 합작한 사례는 금강기획이 미국 BsBw사에 10% 지분을, 오리콤이 미국 HDM사에 49%, 제일기획이 미국 BOZELL사에 30%를, 코래드가 미국 0&MW에 30% 투자비율을 주고 있다. 그 외에도 업무제휴를 제일기획이 미국, 일본, 대만 등과 하고 있고 국내 10여개 대행사도 업무제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광고업계에서는 광고시장 개방으로 know-how 축적과 전문화, 국제화에 부응할 수 있고, 문화적 차이로 국내 광고시장이 침식되지 않을 거라는 낙관론이 있기는 하지만 다국적 기업들의 전략과 경영기법을 분석해 보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경제적, 문화적 종속이 우려된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국내 광고산업의 문제점과 광고시장 개방에 따른 역기능적인 면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광고주 관리를 철저히 한다 해도 외국대행사의 월등한 광고기법, 완벽한 서비스, 유리한 가격조건 등으로 상당한 광고주의 이동이 따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는 독립광고 대행사들의 도태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외국문화의 광고내용이 여과되지 않고, 유입되었을 때, 분별없이 무조건적으로 모방함으로써 외제 선호나 과소비 풍조를 만연시킬 것이다. 또한 광고 전문인력 수급 문제도 간과해선 안 될 중요한 것이다. 외국 대행사들의 막강한 자금력 동원으로 광고 전문인력의 이동이 상당히 있을 것이고, 마케팅 비용, 제작비, 인건비의 상승으로 경쟁력 우위를 점해, 쉽사리 광고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시장개방이 현실화된 시점에서 광고업계는 기술개발 촉진, 인력확보, 제작기법 개발 등 광고주에 대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광고 관련단체 등의 광고산업 보호 측면에서의 활발한 노력을 경주하며, 정부에서도 금융, 세제 등 지원을 확대하여 광고시장 개방에 따른 제 영향들을 국내 광고산업 보호, 소비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적극적인 대응 방안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광고시장 개방에 따라 예측되는 문제점 및 개선 효과는 다음과 같다. 문제점으로 광고주의 이동, 외국 대행사의 막강한 자본 투입으로 제비용 상승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문화적 극복차의 방편으로 인재 스카웃 경쟁으로 인한 광고전문 인력난이 가중될 것이다. 개방에 따른 개선 효과로는 대행사 측면으로는 마케팅 전략기술창조 수준 향상, 조직운영의 합리적 변화 등 이른바 광고산업의 과학화에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매체 환경적 측면으로는 수수료, 매체 가격의 합리적 체계 수립 방식 도입, 청취자 조사 및 분석의 과학화, ABC제도의 합리적 운영 계기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광고업계의 경제적 측면 외에도 사회 문화적으로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광고의 특성상, 외래문화의 무조건적인 유입으로 사회 문화적으로 가치관의 혼돈, 외제선호 물질제일주의, 언어, 습관 등의 외래화 등 소비자의 생활문화 내지 소비 의식의 변용으로 민주적 주체성을 상실케 하여 우리 문화에 상당한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광고시장 전면 개방은 국내업계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할 동기를 줌으로써 당위성을 제공해준다 하겠다.

우리나라 광고대행사는 주로 재벌 계열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인정 대행자격 요건의 완화로 89년말 현재 39개사로 급증하였지만 24개 신규 대행사의 광고비가 총 480억에 불과해 전체 대행사의 8.7% 밖에 차지하지 못해, 기존의 자사 대행사가 주도를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광고비를 주로 지출하는 재벌기업들 중 10대 광고주가 총 광고비의 10.8% 쓰고 50대 광고주가 전체광고비의 30%를 쓰고 있다. 해외광고 동향을 알아보면, 50대 다국적 광고 대행사중 미국과 일본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89년 세계 광고대행사 총 수입과 빌링 순위를 보면 일본의 덴쯔가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의 Saatchi&Saatchi가 2위, 3위도 역시 미국의 Young&Rubicam이 차지하고 있다. 총 수입액 순으로 제일기획이 37위, 오리콤이 46위로 세계 50대 대행사에 진입해 있다.

광고업계의 문제점으로는 먼저 재벌 그룹계열의 in-house agency는 광고주의 이동의 위험이 없기 때문에 창조나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 두번째, 우리나라 광고대행사는 외형적 팽창에만 치중한 나머지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거래가 상당히 이루어지고 있어 광고업계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셋째, 광고업무의 역사가 짧고 축적된 know-how가 적고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넷째, 광고효과 측정을 위한 매체 자료의 과학성 및 신뢰성을 주는 자료와 조사의 낙후성에 문제가 있다. 다섯째, 광고심의의 비공개 단심제가 불만의 요인이 되고 있고 심의규정이나 지침에 있어 세부적이지 못하고 규정과용 및 해석의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여섯째, 대행사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제약하는 수수료율과 광고대행 인정에 관한 문제이다. 일곱째, ABC제도의 확립을 저해하는 판매거래의 불공정, 무질서 행위, ABC제도의 인식부족이다. 여덟째, 어음할인이 불가능한 광고산업의 금융상의 문제이다. 아홉째, 세제 및 회계 부분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제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은 다음과 같다.

국내 광고대행사의 종합 서비스 대행업체로의 지향이다. 광고기능의 다양화, 고도화로 종합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두번째, 광고영역의 개발로써 식용, 음료, 약품, 화장품, 세제, 가전용품기기 업종에서 중화학 공업이나 간접 소비제품, 3차산업과 공공광고, 해외광고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 셋째, 광고업계와 광고 관련기관이 공동으로 회사별 교육보다는 집단교육을 통한 교육으로 효율성을 증대화 시켜야 한다. 넷째, 경영의 합리화와 매체사의 권위와 신뢰 회복을 위한 ABC제도와 TV 시청율 제도의 정착화이다. 다섯째, 광고 관련위원회가 설립되어야 한다. 여섯째, 광고산업의 산업분류 재조정으로 자기 자본지도 비율을 조정하여 비율의 합리적 책정으로 광고산업의 금융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일곱째, 순액인식 방법에서 총액인식 방법으로 전환되어 수익인식 방법의 합리적 운영으로 광고업계의 세제 및 회계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정책적 차원에서의 지원 및 대응책이 있어야 한다. 즉, 광고 주무 부처기구 확대 및 KOBACO의 체질개선, 우수 광고 전문인력 양성, 제작관련 전문기자재 수입관세 인하, 중소광고대행사에 대한 정책적 지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