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중앙대학교 대학원 신문학과 광고PR전공)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광고란 어떤 의미에서는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 있기 때문에 한다고 할수 있다. 특히 신제품일 경우, 그 브랜드의 존재와 판매인, 판매장소, 가격 등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제품이 출고되더라도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 과정상에서 고려될 수 없음은 자명한 이치이다.

이러한 제품관련 정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구매의사결정 과정상에서 상표선택 기준과 관련한 중요한 지식이 되기 때문에, 광고주체는 소비자에게 보다 충분한 상품정보를 알리고자 노력하게 되며, 또 그래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광고내용의 진실성, 광고주의 윤리성 등을 자주 문제 삼게 되는바, 이는 광고에 담겨진 정보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이다.

아울러 그같은 현상과 함께 우리의 생활 환경속에는 광고에 의한 정보과부하현상이 빚어지고 있는바, 이로인해 광고가 노이즈화되는 이른바 정보공해문제와 함께 미스인포메이션(misinformation) 즉, 과대광고 및 허위광고에 의한 소비자구매의사결정의 교란이라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유해상품, 허위광고나 오도광고로 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찾으려는 소비자 운동은 바로 그러한 상황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사실 현대적인 의미에 있어서 마케팅 컨셉트의 핵심은 다름아닌 "소비자의 욕구와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는 소비자 중심주의(consumerism)개념으로 볼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광고는 그 성격이, 제품에 대한 일방적 정보만을 제시함으로써 소비자의 욕구로 하여금 이에 따르도록 하는 고지적(informative)인것 만은 결코 아닐것이며, 오히려 소비자의 욕구에 맞추어 생산된 제품을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설득적 (persuasive)인 것으로 생각하여야 할것이다.¹⁾ 말하자면 광고의 기본특징 가운데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설득적 '이라는 개념이다.

오늘날 광고의 설득적 기능을 우려하고 비판하는 이론들이 많이 있는데, 실제로는 정말로 불필요한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만큼의 설득력을 가진 광고란 드문것이다. 여하튼 광고의 설득적 기능으로는 이른바 3R의 기능이 지적되고 있다.²⁾

(1) 충성스런 고객의 유지(retain loyal customers)

(2) 고객의 상실을 방지(reduce lost customers)

(3) 새로운 고객의 획득(recruit new customers)

다시말해 광고의 목적은 (1) 잠재수요자 집단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2) 잠재수요자가 될 때 '우리회사 고객'이 되도록 설득시키며, (3) 현재 '다른 회사의 고객'을 설득시켜 '우리 회사의 고객'이 되도록 하며, (4) 현재 '우리 회사의 고객'에게는 좀 더 많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설득시키는데 있다³⁾고 하겠다.

이와 같이 모든 광고가 사실상 설득적임에 틀림없으며, 여기서 설득이란 어떤 일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이다. 즉, 기업의 설득 행동은 목표 소비자층으로 하여금 제품이나 서비스 또는 아이디어를 구매하도록 태도를 형성시키고 그것을 변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제품을 사실 그대로 광고하는 정보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보의 제공자체가 팔기위해(설득하기 위해)제공되는 정보이니만큼 그역시 설득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사회심리학자인 Petty와 Cacioppo(1981)가 제시한 설득에 대한 일반 이론인 ELM(Elaboration Likelihood Model)을 중심으로, 설득주장의 갯수와 설득주장의 질을 조작하여 저관여집단과 고관여집단의 피험자에게 노출시켰을 때, 그것이 수용자의 태도와 인지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

Petty와 Cacioppo(1981)에 의해 제시된 설득에 이르는 중심/주변 통로를 대략적으로 분석해 보면, 사람들이 제시된 쟁점관련적 주장(issue-relevant argument)에 동기화되고 그것을 고려하는 능력이 비교적 높을 때 중심통로를 통해 설들에 이르게 되지만, 그런 주장을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 동기화되어 있지 않거나 그럴 능력이 없을때 주변통로를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변인이 쟁점관련적인 주장에 대한 동기화와 그것을 고려하는 능력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킴으로써 설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밝혀졌다.⁴⁾

사람들이 어떤 메시지에 대해 고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설득에 이르는 한가지 중요한 태도상의 중개요인이 바로 주장에 대한 개인적 관련성 즉, 관여의 문제이다. 특정 이슈에 대한 개인적 관련성이나 중요성이 증가할수록 심사숙고한 의견을 형성하기 쉽고 제시된 쟁점관련적인 주장을 평가하기 위해 요구되는 인지적 노력을 기울이도록 더욱 동기화된다. 따라서 특정메시지가 개인적 관련성이 높을 때, 메시지 내의 쟁점관련적 주장의 질(quality)이 설득에서 중요한 결정요인이 된다.⁵⁾ 그러나 개인적 관련성이 낮을 때 사람들은 쟁점관련적인 주장을 평가하는데 필요한 상당량의 인지적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동기화되는 정도가 낮게 된다. 따라서 개인적 관련성이 낮은 메시지는 주장내용 자체의 속성보다 메시지 출처의 전문성이나 호감이 태도변용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⁶⁾

곽원섭(1987)은 위의 변인들을 한국상황에 적용, 실험연구하여 대부분 Petty와 Cacioppo(1981)의 선형연구를 지지하는 결과를 얻어냈다.⁷⁾

본 연구에서는 관여와 설득주장의 질 이외에 또 다른 변인 즉, 특정메시지 내에서 주장갯수의 조작이 중심통로나 주변통로를 통한 설득을 이끌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어떤 면에서 설득효과는 설득적 주장의 제시에 의해 규정될 수 있으며, 그동안 사회심리학 분야에서 Eagly와 Narren(1976), Maddux와 Rogers(1980), Norman (1976)등의 연구들은⁸⁾ 특정메시지 내의 주장갯수를 증가시키는 것이 설득효과를 높인다는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즉, 특정메시지 내의 주장갯수를 증가시키는 것은 수용자로 하여금 정보를 더 많이 생각하게 하여 설득효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사람들은 강력한 쟁점관련적인 주장에 대한 반응으로 호의적인 쟁점관련적인 주장을 창출하게 되며, 쟁점관련적인 주장이 더 많이 제시될수록 호의적인 생각을 더 많이 나타냄으로써 보다 큰 설득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주장갯수를 증가시키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호의적인 쟁점관련적인 생각을 증가시킴으로써 설득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반면, 또한 주장내용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더라도 태도 변용을 이끌어 낼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는 학자들도 있다.⁹⁾

만약 사람들이 메시지에 대해 동기화되어 있지 않거나 그 매시지를 처리할 수 없으며 그 외에 두드러진 단서(cue)가 없다면, 그들은 단순하지만 합당한 의사결정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즉, "주장내용이 많을수록 좋다"는 식의 생각을 하게 되고 주장내용에 대해 숙고하거나 면밀히 살펴보는 노력이 없는 상태에서, 그들의 태도변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설득상황에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메시지에 비교적 많은 혹은 적은 주장이 담겨져 있음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다.

이렇게 본 연구에서는 특정 매시지 내의 주장갯수가 쟁점관련적인 사고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설득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수용단서로 작용함으로써 설득에 영향을 미칠것인지의 여부를 실험을 통하여 연구해 보고자 한다 .

2. 이론적 배경

사회심리학이나 소비자심리학에서 채택된 태도변용에 대한 여러가지 접근방법은 설득과정에 대해 다소 상이한 이론을 제시하고 있는 바, 이런 이론들의 대부분은 태도변용에 대한 두가지 뚜렷한 통로중 어느 하나를 강조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중심통로(central routes)로서, 이것은 특정태도입장의 장점에 대해 중요하다고 느끼는 정보를 특정 개인이 부단히 고려함으로써 태도변용이 일어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통로를 따르는 이론적인 접근방법은 다음과 같은 요인을 강조하고 있다.¹⁰⁾

* 태도불일치 행위에 대한 인지적 정당화

* 제품 또는 쟁점관련적인 정보에 대한 이해, 학습, 파지

* 외적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특정개인의 독특한 인지적 반응들의 특성

* 특정 개인이 이슈 또는 제품 유관적인 신념을 전체적인 평가 반응으로 조합하고 통합하는 방법

이러한 중심 통로를 통해 이끌린 태도는 비교적 영속적으로 행동을 예측하기 용이하다고 여겨진다.¹¹⁾

설득에 대한 두번째 이론적 접근방법은 주변통로(peripheral routes)를 통한 태도변용을 강조한다. 주변통로를 통한 태도변용은 특정개인이 어떤 이슈에 대해 개인적으로 고려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태도이슈나 태도대상을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단서와 연합함으로써 일어 난다는 것이다. 예컨대, 특정 개인이 쟁점관련적인 주장을 부단히 고려하기보다는 기분좋은 식사시간에 광고가 제시되었다거나 정보원이 전문가이기 때문에 광고주장을 수용하기도 하고, 단지 광고주장을 제시하는 입장이 지나치게 극단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거절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변통로를 따르는 이론적 접근방법은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 어떤 사람의 행위를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단순한 태도상의 추론을 할 수 있는지 여부

* 광고의 주장내용이 개인의 수용범위에 해당되는지 또는 거절 범위에 해당되는지 여부

* 특정태도를 채택하는 것과 연합되어 어떤 일시적인 효용(Utility)이 있는지 여부

* 주장하는 입장이나 제품이 음식이거나 고통같은 기본적이지만 이슈와 관련 없는 단서에 조건화되는지 여부

이러한 주변통로를 통해 유인된 태도변용은 비교적 일시적이고 예측하기 어렵다고 여겨진다.

1) 설득주장의 질

일반적으로 ELM에 있어 고관여상황에서는 메시지의 설득주장에 대한 강도(strength)와 질(quality)이 설득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 Petty와 Cacioppo(1981)는 설득적 메시지에 있어서 주장의 질을 주장에 대한 수용자의 주관적인 지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을 설득력이 강한 주장과 약한 주장으로 구별 하고 있다.

메시지에 대한 정보처리가 부단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강한 주장은 그 메시지에 대한 호의적인 인지적 감정적 반응을 산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약한 주장은 메시지에 대한 반론적인 주장이나 통상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다고 보고 있다.

또한 Petty, Cacioppo와 Heesacker(1981)의 연구에서는 강한 주장을 논리정연하고 정당하고 강압적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고, 약한 주장은 회의적이고 반박하기 쉬운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¹²⁾

그러나 주장의 질에 대한 개념구조 자체는 ELM을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서 그렇게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지는 못하다. 설득주장이 그것의 질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는 기본적인 차원에 대한 어떤 강조점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주장의 질에 대한 조작을 함에 있어서 지나치게 논리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은 합당치 못하다.¹³⁾

2) 주변적 단서

설득효과를 결정하는데 있어 또하나의 요인은 메시지 주장에 대한 주변적 단서이다. 즉 유명인에 의한 보증과 같은 메시지출저, 배경음악, 경치, 그래픽 같은 것이 그것이다. 특정상품에서 이러한 단서들은 설득효과를 결정하는데 있어 메시지 주장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ELM에서 Petty와 Cacioppo(1981)가 제시한 태도변용의 주변통로의 경우, 광고된 대상물의 특성이나 그것의 장단점에 대한 적극적인 사고없이 태도가 구성되거나 변용된다. 이런 경우, 인지적 첩경(cognitive shortcut) 즉, 많은 인지적 노력없이 긍정적 혹은 부정적 단서와 대상물을 연합함으로써 설득효과가 나타난다.

예컨대, 특정 광고물에서 제시된 브랜드에 대한 주장을 충분히 고려하기 보다는 다음과 같은 단서들에 의해 그 브랜드가 더 우수하다고 결론지을 수도 있다.¹⁴⁾

* 많은 수의 설득주장이 있을 때

* 정보원이 전문가일 때

* 배경음악이 알맞게 연합되었을 때

* 광고에서 믿을만한 결과를 제시했을 때

반면, 광고에 제시된 주장의 논리 때문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주변적 단서 때문에 그 광고가 거절될 수도 있다.

* 광고하는 입장이 지나치게 극단적 일 때

* 정보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있을 때

* 광고가 실린 잡지가 좋게 평가받지 못할 때

3) 수용자의 관여도

관여(involvement)에 대한 개념은 행동과학자와 마케팅학자로 부터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관여도는 특정 자극대상에 대한 관심 내지는 흥미의 정도로 대략 개념화 되어있다. 이런 개념은 직관적으로 보았을때 호소력이 있는 것이고 수많은 마케팅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있어, 관여의 개념은 메시지내용, 미디어 선택, 노출빈도 등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매우 중요하다.

몇가지 관여도에 대한 정의가 개념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Sherif와 Cantril(1947)에 의하면, 사회적 대상이 개인의 자아영역에 존재할때 어떤 개인이 관여되어진다는 것이다.¹⁵⁾ Festinger(1957)는 관여도를 특정이슈로 간주하여 정의하고 있다. Freedman(1964)은 관여란 특정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흥미를 나타내거나 그것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¹⁶⁾ Howard와 Sheth(1969)는 관여의 정도를 어떤 변인의 중요도라고 하고 있다.¹⁷⁾ Sherif와 Nebergall의 후기연구(사회적판단 접근방법, 1965)에서 또 다시 관여의 측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아울러 특정이슈에 대한 어떤 입장을 나타낸다는 요소를 첨가했다.¹⁸⁾ 이러한 요소는 관여의 개념을 진보시켰는데, 그것은 수용범위, 거절 범위, 미 언명(non-commitment)범위 등에 대한 일반개념을 명백하게 한 것이었다.

신념의 변화나 특정브랜드에 대한 태도는 설득커뮤니케이션이 지각되는 영역에 따라 결정된다. Krugman(1965)에 의하면 저관여 수용자에게 있어 설득은 설득적 메시지의 반복노출을 통해 가능하다고 보았다.

Petty, Cacioppo 및 Schumann(1983)의 연구발견사항은 고관여 수용자에 대한 것으로서,¹⁹⁾ 정교화가능성모델(Elaboration Likelihood Model)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한 개요는 앞으로 구체적으로 설명되겠지만, 고관여 수용자에게 있어 설득커뮤니케이션이 폭넓게 진행되며, 이러한 수용자는 주관적으로 강력하고 강압적인 메시지 주장에 의해 설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여를 다음 몇가지 차원에서 개념화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사회적 판단이론의 접근방법

사회적 판단이론의 기관 바탕이 되는 가정은, 특정이슈나 대상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그런 이슈에 대한 어떤 사람들의 개인적 입장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자신의 입장이 다소 극단적인 개인에게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태도가 자신의 입장으로 대치되거나 자신의 입장과는 상반되게 자리잡게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떤 개인의 입장과 밀접한 태도는 본래의 그 태도보다 더 밀접하게 인식되어 진다(동화효과).

반면, 어떤 개인의 입장과 모순되는 태도는 본래의 태도보다 더 동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대조효과). 사회적 판단이론에 의하면, 태도상의 연속체는 다음 세가지 범주로 분류해 볼수 있다.

* 수용범위(lattitude of acceptance): 특정이슈에 대해 가장 선호하는 어떤 개인의 입장과 다른 수용가능한 견해(의견)의 범위

* 거절범위(lattitude of rejection): 특정이슈에 대해 가장 반대하는 입장과 다른 반대할만한 의견(견해)의 범위

* 비-언명 범위(lattitude of non-commitment): 개인이 받아들일 수도 없고 반대할 수도, 없는 의견으로 구성되는 범위

여기서 동화효과나 대조효과는 수용범위와 거절범위에서 각각 나타나게 된다.

(2) Krugman의 견해

Krugman(1965)은 TV매체에서 시청자가 수동적일 때 광고가 적극적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게다가 브랜드에 대한 정보량이 매우 적게 제시되었을때, TV광고에 대한 학습은 무의미한 음절의 반복학습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Krugman(1965)의 모델에서 TV광고는 저관여 광고상황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Krugman(1965)은 저관여상황에서 행위가 브랜드에 대한 인지적 평가보다 앞서는 반면, 고관여상황에서는 그 반대라고 하고 있다.

(3) 관여와 정교화가능성 모델(elaboration likelihood model)

사회적 판단이론의 주된 원칙은 자아체계(ego or self system)이다. 따라서 설득커뮤니케이션에 의해 특정개인의 태도가 변화하는 것은 어떤 대상이나 아이디어, 사람, 이벤트를 평가하는 개인의 평가체계가 변화한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여기에는 ELM과 관련된 두가지 핵심이론이 있는데 그 첫번째는 태도변용의 예민함은 관여의 변화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평가기준에서의 모든 변화는 인지적 정보처리과정을 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자아개념과 관련된 자극의 현저한 특징을 선정하고 비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이론은 고관여 개인에게 있어서 태도변용을 이루게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반면, Petty와 Cacippo(1981)는 고관여 개인에 대한 태도변용방식을 설명하고 있는 ELM을 제시하였다. 그들은 사람들이 저관여보다 고관여일때 특정 제품을 평가하기 위한 인지적 노력을 더 많이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따라서 관여가 증가된다면 제품에 대한 장단점을 고려하는 개인의 성향이 증가하게 되고 그 제품에 대한 개인적 사고의 정도를 높여주는 설득적 커뮤니케이션이 개인의 태도변용에 있어서 더욱 결과적일 것이라는 것이다. ELM은 설득전략의 효과가 커뮤니케이션 상황의 정교화가능성이 높고 낮음에 따라 결정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정교화가능성이 높으면 설득의 중심통로가 작용하게 되며, 정교화가능성이 낮으면 주변통로가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중심통로는 태도변용을 개인이 중요시 여기는 정보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로 보고 있으며, 주변통로에서는 태도대상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단서와 연합됨으로써 또는 단순한 법칙이나 휴리스틱을 사용함으로써 태도변용이 일어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4) 설득에 대한 ELM의 개관

사회심리학자인 Petty와 Cacioppo는 설득이 일어나는 두가지 상이한 메카니즘 즉, 중심/주변통로를 가정하고 있는 정교화가능성 모델(elaboration likelihood model)을 <도표-1>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이 모델은 수신자들이 언제 인지적인 정교화를 이루고 또 중심통로를 따르는지를 밝혀주고 있다. 여기서 인지적 정교화(cognitive elaboration)란 이슈와 관련된 사고로서 수신자들이 과거에 지니고 있던 지식이나 경험을 기초로 하여 광고에 나타난 주장들을 평가하는 정도를 말한다. 따라서 정교화 가능성이 높을 때 중심처리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그것이 낮을 때는 주변적인 단서가 메세지에 대한 반응을 결정한다.

이 모델에서는 수신자들의 설득적 소구를 처리할 때 끝없이 인지적이지도 않고, 또한 보편적으로 무심하지도 않다고 간주하고 있으며, 여러가지 변인들의 조합이 광고주장의 장점에 관해 주의깊게 생각하도록 사람들의 동기(motivation)와 능력(ability)을 결정 한다고 보고 있다.

정보처리를 위한 동기화(motivation to process information): 중심적인 처리가 일어나기 위해서 먼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동기가 필요하며, 이런 동기에 의해 정보를 처리하려는 인지적 노력이 기울여진다. 즉, 이러한 노력을 기울일 아무런 이유나 동기가 없다면 정보는 처리되지 않을 것이다. 다시말해 청중이 구매의사 결정과 관련되어 상품에 대해 관여되어 있지 않거나 광고에서 제시된 정보가 자신과 관련이 없거나 중요하지 않다면, 그러한 노력은 확장되지 않는다.

특정 광고가 관련성이 있기 위해서 수용자들은 최소한 그 상품의 사용자이거나 잠재적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또한 메세지가 처리될 만큼 아주 중요한 것이 되려면 관련된 구매결정이 중요하거나 관심있는 것이어야 한다. 중심적 처리를 위한 동기는 수용자가 상품의 종류에 대해 어느 정도 관여되어 있는지에 따라 높아지거나 낮아지게 될 것이다.

정보처리를 위한 능력(ability to process information): 정보를 중심적으로 처리하는 동기 이외에 수신자는 정보처리를 하기 위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즉, 광고에 제시되는 정보를 이해하거나 그에 대한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을 때는 비록 정보처리를 위한 동기화가 되어 있더라도 중심적인 처리는 일어나지 않는다. 예컨대,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어나 사투리로 쓰여진 광고는 우리말이나 표준말로 쓰여진 광고보다 중심적인 처리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

여러가지 조건들이 쟁점관련적 사고(issue-relevant thinking)를 하도록 사람들의 동기와 능력을 촉진시키게 되는데 이때 정교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사람들이 1) 소구에 귀를 기울이기 쉽고, 2) 기억으로 부터 관련된 연상, 이미지 및 경험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3)외부에서 제공되는 메세지 주장을 기억으로부터 연상되는 것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볼 수 있고, 4) 사고로부터 끌어내고 기억으로부터 접근된 자료의 분석을 기초로 한 추천에 대한 주장의 장점에 관해 추론을 하게 하며, 5)결과적으로 그 추천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나 그것에 대한 태도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²¹⁾ 이런 개념은 정교화가능성이 높을 때, 설득적 소구에 인지적인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증거가 된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이렇게 정교화가능성이 높을 때 인지적 노력을 많이 기울여서 형성된 태도는 비교적 오래 지속된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파생된 사고와 연상이 태도대상에 중심적이기 때문이며, 쟁점 관련적인 사고의 결과로서 이 태도는 태도대상에 관한 도식의 통합된 부분이다. 또한 이러한 태도는 후속행동을 비교적 많이 예측해 준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1) 수신자들이 새로 입수되는 정보를 태도대상에 대한 과거의 경험과 지식들을 연관지어 더 신뢰하게 되고 그 태도에 근거하여 행동할 의지가 있기 때문에, 2) 측정된 태도는 행동과 관련하여 접근하기 용이하므로 대상을 일시적으로 안정되고 접근하기 쉽게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3) 개인이 관련행동을 희생해야 할때 자기태도를 재고해야 할 필요성을 최소화 함으로써 개인적으로 관련된 광범위한 상황에 걸쳐 태도대상에 대한 적절한 행위를 고려하기 때문이다.²²⁾

설득상황내의 요인들은 어떤 특정 이슈에 관해 생각할 수신자의 동기와 능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그 수신자들은 추천을 위한 주장의 장점을 평가하려고 할 때, 새로 입수되는 정보를 그 태도대상에 대한 사전지식과 경험과 관련시키게 될 가능성에서도 감소가 있게 된다. 즉, 정교화가능성이 낮을때는 수신자들이 그들의 인지적 차원 (cognitive resources)을 그대로 보존하거나, 인지적 차원을 다른 일에 사용할 것이라는 것이 그 견해이다. 만일 정교화 가능성이 거의 0에 가까울 때는, 태도변화는 거의 전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정교화 가능성이 낮을때(0은 아닐때), 수신자들은 추천을 피상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합리적인 태도를 더 쉽게 이끌어 내려는 전략을 선택하게 될 수도 있다. 즉, 그 소구의 수용 내지 거부논점(관련정보)을 신중히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1) 태도가 태도자극과 본질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 단서들과 관련되는 논점이나 대상에 근거하거나, 2)수신자들이 설득상황에 있는 여러가지 단서들을 근거로 단 하나만의 추론을 해버릴 수도 있다(예컨대, 추천주장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것이 반드시 더 좋은 것이다). 이렇게, 설득에 이르는 중심통로는 정교화 가능성이 높을 때 작용하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으며 주변 통로는 정교화 가능성이 낮을 때 작용하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두가지 통로는 상호배타적이며, 포괄적인 두가지 메세지 처리유형이라기 보다는 높은데서 낮은데 까지의 범위를 갖는 연속적 차원상의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 확실하다. 정교화 가능성이 높을때, 쟁점관련적인 사고가 추천에 대한 수신자 반응의 가장 직접적인 결정 인자인 경향이 있는 반면, 정교화 가능성이 낮을때, 설득에 있어서 더욱 중요한 결정 인자는 특정 추천의 장점에 대해 면밀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신자를 적절한 태도입장으로 이끄는 주변적 단서가 될 것이다.

3. 연구가설

선행연구의 시사점과 본 연구의 성격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가설을 설정하였다.

1) 고관여 상황에서는 수용자가 설득주장과 관련된 사고를 하기 때문에 주장의 갯수보다는 주장의 질이 수용자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2) 저관여 상황에서는 수용자가 주변 단서와 관련된 사고를 하기 때문에 주장의 질 보다는 주장의 갯수가 수용자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3) 고관여 상황에서는 설득주장의 갯수 보다 설득주장의 질에 따라 피험자의 인지반응은 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4)저관여 상황에서는 설득주장의 질 보다 설득주장의 갯수에 따라 피험자의 인지반응은 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