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연구결과 요약

서론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오늘날 광고는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정보의 층이며 중요한 경제, 사회, 문화적 제도이다. 이러한 광고가 어떻게 의미를 생성하고 수용자들에 의해 해독 되는가는 광고의 효과나 그것이 미치는 영향의 문제에 선행하는 본질적 질문에 해당된다. 지금까지 많은 광고 연구들이 효과연구 또는 비판연구의 영역에서 이루어져 왔으며, 그 목적과 접근방법의 지향성이 지닌 강점과 함께 제한점도 적지 않았다. 즉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는 요소 중 특정 부분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충체적인 의미작용의 특성을 해명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근거해서 이 논문은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는 송신자 - 텍스트 - 수용자 간에 어떠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특성은 무엇인가를 규명하고자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 그에 대한 해답을 밝히고자 했다.

첫째, 광고의 의미작용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것을 총체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분석틀은 무엇인가? 이 문제는 광고의 총체적인 의미작용을 해명하기 위한 분석틀을 제시함으로써 의미의 생산 - 전달 - 해독이라는 광고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설정되었으며, 송신자, 텍스트, 수용자가 분리된 의미연구의 기존 이론과 연구문헌들을 고찰하고 그 각각의 한계를 밝힘으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분석틀을 제시하고자 했다.

둘째, 광고의 제작자의도는 어떻게 광고텍스트에 반영 되는가? 광고 텍스트는 제작자의도(의미)의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표현으로서 제작자 의도에 의해 규정 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텍스트 의미를 규정하는 제작자 의도의 특성과 기호화 과정의 분석을 통해 제작자와 광고텍스트의 의미 생산과정을 밝히고자 이 연구문제가 설정되었다.

셋째, 광고텍스트는 어떠한 커뮤니케이션 구조와 의미를 구성하고 있는가? 광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광고 텍스트는 송신자 의도의 표현인 동시에 수용자 의미의 해독대상이라는 이중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광고텍스트는 송신자와의 관계 및 수용자와의 관계에서 의미를 매개하는 특수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텍스트의 구조와 의미를 밝힘으로써 송신자 - 텍스트 - 수용자 간에 의미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고찰하고자 했다.

넷째, 수용자는 광고텍스트의 의미를 어떻게 해독해내고 있는가? 이 연구문제는 광고 의미해독에 있어서의 수용자의 역할과 특성을 밝히고, 수용자들에 의해 텍스트의 의미가 어떻게 해독되고 있는가를 해명하고자 했다. 광고는 수용자들에 의한 '선호된 해독'을 전제로한 커뮤니케이션 형식이라는 점에서 수용자의 의미해독은 총체적인 광고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상의 연구문제에 대한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 관련이론 및 연구를 고찰한 결과 송신자 의미의 특성이나 기호화 방식에 관한 연구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효과 연구분야에서 다루어진 송신자 연구는 대부분 "적절한 메시지를, 적절한 소구대상에게, 적절한 시간에" 전달함으로써 광고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한 전략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송신자 의미 또는 기호화의 특성을 해명하는 것은 아니었다. 텍스트의 의미연구는 내용분석 연구가 중심을 이루고 있었으며 1980년대 이후 기호학적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송신자 의도 및 수용자 해독과의 관계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수용자 의미해독에 관한 연구는 기호학 또는 문화론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고 있는 TV 프로그램, 시진 등의 연구 외에 광고에 관한 것은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광고의 총체적인 의미작용 과정을 밝히기 위한 분석틀이 존재할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그것은 송신자 - 텍스트 - 수용자를 분리된 요소로서가 아니라 상호작용 체계로 보는 분석틀이 유용할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분석틀을 제시한 후 사례연구를 통해 그 유용성을 검토한 결과 광고의 총체적인 의미작용 분석에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둘째, 송신자 의도는 집단 토론과정에 의해 결정되며 상품 이미지, 사용자 이미지, 제품속성 등과 관련된 긍정적 또는 바람직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 젊음, 레저, 야외, 함께 어울림, 즐거움, 웃음, 현대적, 세련됨, 활동적 의미가 강조됨으로써 제품속성보다는 이미지 중심, 실제세계(real world)보다는 이상의 세계를 보여주고자 했다. 이는 광고가 획일적 이데올로기를 운반한다는 주장을 지지해주는 결과였다. 이들 의미의 기호화에는 각 의미별로 일정한 코드를 사용함으로써 직업적으로 이용 되는 정형화된 방식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연대상물, 인물, 배경, 의상, 색상, 언어기호가 주로 이용 되는 기호였으며, 그 각각의 부분(인물의 경우 표정, 포즈, 헤어스타일, 타인과의 관계, 활동, 장신구 등)도 특정 송신자 의미를 전달하는 기호 표현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광고 제작자들 간의 개인적 차이보다는 직업적 특성이 기호화 방식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셋째, 광고 텍스트의 현시적 의미(또는 외연적 의미) 는 송신자 의미와 어느정도 일치됨으로써 송신자 의미에 의해 규정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각 기호들간의 계열적, 통합적 구조에 의해 생성 되는 잠재적 의미(내포적 의미)에서는 의도되지 않은 의미도 다수 나타남으로써 광고가 다양한 해독이 가능한 의미의 다중구조를 갖는 의미의 모체라는 점이 밝혀졌다. 제작자들에 의해 선택되고 구조화된 텍스트의 기호들은 은유적 및 환유적 상징작용을 통해 제작자 의미 이상의 다양하고 풍부한 의미를 창출함으로써 의미의 모호성을 증대시키고 있음이 기호학 분석결과 나타난 결과였다. 특히 기호의 계열적 구조가 의도된 의미와 보다 많이 관련된 반면 의도되지 않은 의미는 통합적 구조에 의해 주로 창출되고 있었다. 텍스트의 의미분석에서 나타난 또다른 특징은 오늘날 광고가 문화적으로 공유된 신화에 의해 특정 의미를 나타냄으로써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기호학적 분석이 보다 유용하다는 사실도 입증되었다.

넷째, 수용자 의미해독에 관한 분석결과 현대 광고와 같이 의미가 모호하고 다의적인 텍스트의 의미는 텍스트와 수용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의미가 완성되고 재창조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일한 광고, 도일한 기호에서도 수용자들은 상이한 의미를 읽고 있었으며, 각 하위문화 집단에 따라 의미해독에 이용 되는 기호도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이상의 연구결과들은 광고의 의미가 송신자, 텍스트, 수용자 간의 상호작용의 산물이며, 어느 한 요소에 의해서만 규정되거나 고장(fixed)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지해 주었다.

II. 결론 및 의의

이 논문은 광고의 커뮤니케이션 구조와 의미작용을 총체적으로 규명함으로써 광고 커뮤니케이션 과정 내에서의 송신자 - 텍스트 - 수용자 각각의 역할 및 특성, 그리고 이들 각 요소의 상호작용에 의해 광고의 의미가 어떻게 고정화 되지 않고 역동적으로 변화 되는가를 밝히는데 일차적 목적을 두고 이루어졌다. 이 논문의 의의는 지금까지 많은 광고 연구가 효과연구 또는 비판연구의 파다임 안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실제로 그 의미의 생산이나 해독, 텍스트 내의 의미의 정체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던데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데 있다고 하겠다. 이와 함께 이 논문은 아직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다음 몇가지를 시도했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수 있다. 첫째는 송신자 의미의 특성 및 기호화 과정에 있어서의 직업적 기호사용방식의 발견이다. 둘째는 양적, 경험적 접근방법과 질적접근방법의 통합 가능성에 대한 시도이다. 즉 이 논문의 텍스트 분석에서 나타났듯이 먼저 내용분석을 이요아여 전체 분석대상 자료를 객관적, 체계적으로 분석한 후 그 결과에서 나타난 강조된 기호들을 중심으로 기호학적 분석을 함으로써 광고 텍스트의 현시적 의미와 잠재적 의미를 함께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의미작용의 이론을 갖지 못한 내용분석의 약점과 많은 양을 다룰 수 없고 연구자의 연구대상 선택 및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기호학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셋째는 그 동안 TV 프로그램 등의 연구에만 적용된 수용자 의미해독의 분석틀을 광고 연구에도 적용했다는 점이다. 특시 수용자를 텍스트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를 창출하는 능동적 참여자 또는 해독자로 간주함으로써 광고의 의미작용에 있어서의 수용자 역할에 주목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의미해독 방식을 부분적으로 밝혀냈다는 점도 이 논문의 의의라고 하겠다.

III. 본 논문의 제한점 및 제언

이 논문은 기존 광고연구들의 제한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분석틀에 의해 의미작용 체계를 밝히기 위한 탐색적 연구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연구는 탐색적 연구가 안고 있는 일반적인 약점과 함께 다음과 같은 몇가지 제한점을 피할 수 없었다.

첫째는 사례연구 대상 선정의 문제점이다. 송신자 의도 및 기호화 과정의 특성을 파악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광고 계획서의 분석이 중요하며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 연구에서는 광고계획서가 가장 체계적으로 작성되고 보관되어 있는 코카 콜라 광고를 사례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 제품의 이미지 즉 외국상품, 또는 대표적 미국상표라는 이미지는 수용자 의미해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었다. 즉 수용자들이 순수하게 광고의 의미를 해독하기 보다 제품 또는 상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전지식이나 태도를 기준으로 의미해독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수용자 집단 선정의 문제점이다. 이 연구에서는 사례연구 대상 광고가 소구대상으로 설정한 15세 - 29세 남녀를 중심으로 4 집단을 선정, 광고 의미가 어떻게 해독 되는가를 조사했다. 그러나 이 집단이 소구대상 층을 모두 대표할 수 있는 집단은 아니며, 따라서 이들의 의미해독 결과를 일반화시키는 데는 제한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셋째는 수용자들의 의미해독을 위해 제시한 광고 텍스트의 문제이다. 총 95개의 광고 중 수용자 의미해독에 이용된 광고는 내용분석을 통해 밝혀진 기호유형중 강조된 기호에 따라 선정된 11개 였다. 이 11개의 광고는 기호학 분석과 수용자 의미해독에 동일하게 이용되었으며 1971년 작품이 1개 포함되어 있었다. 이 광고는 제작된 시점이 현재와 상이하므로 현재 수용자들의 의미해독에 시대적 차이로 인한 영향이 있을 수 있었다. 다만 그 광고가 시대적 특성이 크게 반영되지 않은 자연대상물 만을 이용한 광고라는 점에서 그 차이가 중요한 제한점은 아니라고 판단되었다.

이상의 제한점을 토대로 앞으로의 광고 의미작용 연구를 위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1. 제품 범주를 다양화 함으로써 제품 속성에 따른 광고 의미작용의 전반적 특성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2. 연구결과를 일반화 시킬 수 있도록 조사대상 수용자 집단의 확대가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계층별, 하위 문화집단별로 다양한 수용자 집단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소구 방법(appeal format)에 따른 광고 유형별 의미작용의 특성 및 차이를 밝히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