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에서는 실제 사례연구를 통해 제2장에서 제시한 광고커뮤니케이션의 총체적인 의미작용 분석틀의 유용성을 검토하고자 했다.

이 장의 구성은 설정된 분석틀의 순서에 의해 I절 송신자 의도는 무엇이며 어떠한 기호화 과정을 거쳐 의미있는 텍스트로 변환하는가. II절 송신자 의도의 의미작용 실체로서 광고텍스트는 어떠한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이루고 있는가? III절,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구조에 잠재된 내포적 의미는 무엇인가? IV절, 광고 텍스트를 수용자들은 어떻게 읽고 있으며 해독수준 및 해독과정에 이용하는 코드는 하위문화 집단으로서의 수용자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로 각각 나누어 고찰했다. 각 절은 연구문제(2-1)에서 (2-3)까지에 해당되며 이에 대한 총체적인 의미작용 체계 및 논의는 V절에서다루었다. 사례연구의 대상은 코카 콜라 광고였으며 따라서 I절에서는 코카 콜라 광고계획서 및 제작자 면접결과를, II절에서는 광고의 내용분석 결과를, III절에서는 기호학적 분석 결과를, 그리고 IV절에서는 코카 콜라 광고에 대한 수용자 의미 해독 결과를 각각 분석, 기술 했으며 V절에서 코카 콜라 광고의 송신자, 광고텍스트, 수용자 간의 의미체계를 종합 정리했다.

I. 송신자 의미 분석

1. 연구대상 광고의 특성

광고는 제작자의 의도가 집약되어 구조화된 의미의 집합체이다. 따라서 광고 텍스트의 커뮤니케이션 구조나 내포된 의미는 제작자 의도의 표현으로 간주된다. 물론 제2장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오늘날 광고는 텍스트와 수용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의미가 발생되거나 완성 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제작자 의도가 없는 광고 텍스트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작자 의도의 분석은 광고 의미작용 연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러한 논리적 근거위에서 이 절에서는 <연구문제 2-1>을 위해 사례연구 대상으로 선정된 코카 콜라 광고의 제작자 의미를 분석하고자 했다.

코카콜라는 미국에 본부들 둔 다국적 상품으로서 1968년 한국 보틀러(bottler)인 한양식품(현 두산식품)이 설립되면서 정식 시장도입이 시작되었다. 그 후 우성식품(부산), 호남식품(전주), 범양식품(대구)이 각각 보틀러로 설립되어 전국을 4개 지역으로 분할, 제품공급을 담당해 왔으며 광고는 원액 제공회사인 한국음료주식회사(BIK)의 주도 하에 광고 대행사 오리콤에 의해 제작, 집행되어 오고 있다.¹⁾

코카콜라의 한국 도입 당시 캠페인 주제는 "Things go better with Coca Cola"(미국에서는 1963년부터 시작)이었으나 이 주제의 광고는 본격적으로 전개되지 않고 만보사가 광고대행을 시작하면서 "It's the real thing Coca Cola"(오직 그것뿐) 캠페인이 본격 전개되었다. 따라서 한국의 코카콜라 광고는 미국에서 개발된 캠페인 주제와 광고소재, 소구방법 등을 기초로 하여 한국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은 광고 슬로건에서도 나타나 그 동안 국내에서 전개된 6가지 캠페인이 세계적으로 전개 되는 슬로건의 번안이었으며 징글(jingle)도 국내에서 편곡 또는 더빙 작업만을 담당하는 정도였다. 이러한 점에서 코카콜라 광고의 제작자 의미를 전적으로 한국의 기획자나 제작자들의 의도로 해석하는데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광고 담당자들은 전 세계 캠페인의 기본방향(concept) 및 의도를 기본 전략으로 수용하면서도 국내시장 환경에 적합한 소재 및 표현방법을 선택적으로 이용함으로써 한국적 상황에 적용시켜왔다. 따라서 코카 콜라 광고의 제작자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코카콜라 광고의 일반적 특성을 먼저 고찰할 필요가 있다.

코카콜라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86년 5월 8일 미국 조지아주 아틀란타에서 Dr. John S. Pemberton에 의해서이며, 이 당시부터 이미 "마시자 코카콜라"(Drink Coca Cola)라는 슬로건과 함께 옥외간판이 부착되기 시작했다.²⁾ 그 후 몇주일 후 "Coca Cola, Delicious! Refreshing! Exhilarating! Invigoration!"이라는 표제의 신문광고가 게재되어 '맛과 시원함'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주로 제품 속성이 강조되었으나 1990년대 이후부터는 '갈증해소'(quenches thirst)가 추가되었고 갈증이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 및 잉 제품의 시원함을 갈증해소를 통한 만족감이 광고에서 극화되기 시작했다. 1990년경 코카콜라 광고는 이유설명형(reason-why)이 이용되었으며, 20세기 첫 10년간은 아름답고 멋지고 여성다운 여성(The Coca Cola girl)과 열심히 일하고 Fashinoable 하며 휴식을 취하는 스포츠맨, 전문직종의 멋쟁이 남자(The Coca Cola boy)가 주로 등장했다. 또 보증형(endorsement) 광고를 통해 자전거 챔피언, 야구영웅 등이 이 제품을 즐기는 것이 묘사되었으며, 호수의 보트놀이, 골프(여름), 스케이트(겨울) 등이 주요소재로 이용되었다. 1920년-45년 사이 코카 콜라 광고는 모든 즐거운 상황에 갈증을 풀어주는 음료임을 강조했으며, 특히 사교와 편의성의 동의어로 이미지를 형성해 갔다. 이와같이 초기부터 이미 코카콜라는 '마시자' 라는 슬로건과 함께 제품속성의 '시원함'을 강조했고, 1924년 이후부터는 심리적 시원함을 즐기는 휴식, 즐 일이나 놀이 중간에 어떤 활동을 증진시키기 위한 잠깐의 시간을 주장했다("Pause that refreshes!"). 이 기간동안 이 제품은 여름의 시원함에서 봄, 가을, 겨울의 신선함(심리적)을 주는 전 계절 음료("The year round drink")의 개념을 정착시켰다. 그 후 1979년부터 시작된 "코카콜라와 함께 웃어요(Have a Coke with smile)" 캠페인 부터는 코카콜라가 의미하는 것을 공유하는 즐거운 인간적 교환(human eschange)에 광고의 초점을 맞춤으로서 제품속성과 함께 특별한 가치에 주안점을 두어왔다.

이상과 같은 특성은 한국 코카콜라 광고에도 전면적으로 반영되어 제작자 의미를 구성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 동안 한국에서 제작 집행된 코카콜라 광고의 주요 소재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³⁾

2. 광고 계획서 분석

광고 계획서는 <광고 환경> 편과 <광고계획>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광고계획편은 광고환경편에서 밝혀진 내용과 캠페인 목표 및 전략, 광고주의 마케팅전략 등을 토대로 수립되며 그 내용은 1. 시장환경(강점 및 약점), 2. 광고(제품위치, 소구대상, 광고목표, 광고전략, 제작전략, 제작지침, 광고비), 3. 매체(매체목표, 매체전략), 4. 광고집행 스케줄 순으로 구성된다. 이중에서 광고 제작자 의도는 <광고> 부분에 집약되어 기술되어 있다.⁴⁾

광고계획서를 중심으로 분석한 코카콜라의 제작자의도는 다음과 같다.

(1) 제품위치(positioning)

"젊은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마시는 독특하고 산뜻한 맛의 전세계적인 청량음료" "젊은이들이 나의 음료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제품" "젊은이들의 모든 상황에 가장 알맞는 청량음료" "가장 이상적인 청량음료" "젊고 현대적인 태도를 가진 모든 소비자를 위한 청량음료" "산뜻하고 갈증을 해소해 주는 음료" "좋은 맛과 산뜻한 만족을 제공하는 음료" "언제 어떤 청량음료 음용 경우에도 가장 큰 만족감을 주는 이상적인 청량음료"

캠페인 주제에 따라 강조 되는 요소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코카콜라는 '전세계적인' '독특하고 산뜻한 맛' '이상적인' '젊고 현대적인 소비자를 위한' '갈증을 해소해 주는' '만족감을 주는' '젊은이를 위한' 청량음료로 위치를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2) 소구대상(target audience)

"15세-24세 남녀"(77년), "1차 12-19세, 2차 20-24세 남녀"(78-79년), "15-30세"(80년), "15-29세"(81-87년), "15-34세"(88년).

88년 캠페인 이전에는 10대와 20대가 주 소구대상이었으며, 88년 캠페인부터 30대로 소구대상의 연령이 확대되었다. 특히 88년도 캠페인에서는 15-24세의 남녀를 핵심적인 사용자로, 25-34세의 소비자를 최근 감소 되는 콜라음용층으로 정의, 이 집단에 광고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3) 광고 목표(advertising objective)

코카 콜라의 광고목표는 제품이미지, 소구대상 이미지, 제품속성의 3부분과 관련되어 설정되어 있었다. 시기별로는 시장도입 초기에 국내시장 도입 사실 고지 및 지명도 제고(68-69년), 음용빈도 제고 및 잠재고객 개발, 브랜드 리더쉽 구축, 독특한 제품이미지 확대 등에 초점이 맞추어 졌으며, 시장 정착 이후는 계속 제품 이미지 및 소구대상과 관련된 목표가 강조된 반면, 제품속성은 부분요소로 다루어져 있다.

1) 제품 이미지

"친근하며 가볍고 현대적이며 유쾌한 이미지" "독특하고 산뜻한 청량음료 이미지" "언제 어디서나 적합한 청량음료" "특별함(specialness)", "리더쉽(이상적인)", "즐거운(유쾌함)을 주는" "인가(대중성) 있는" "전세계적인" "만족감을 주는 음료" 등.

2) 소구대상 이미지

"현대적인 사고와 생활을 열망하는 10대" "10대 젊은이들의 생활과 밀접한 연결 유도(언제 어디서나)", "젊고 현대적인 태도를 가진 소비자" 등.

3) 제품 속성

"시원함" "산뜻함" "갈증해소" "good taste" 등.

(4) 광고 전략(advertising strategy).

설정된 광고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광고전략에서의 특징은 "코카 콜라 음용 상황 및 음용기회" "제품의 인기(대중성)" "맛에 대한 만족감" "새로운 10대" 등을 광고에서 강조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1) 음용상황 및 기회:"언제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마실 수 있는 젊은이의 음료 강조" "모든 상황(특히 바람직한 상황)에서의 다양한 음용기회 강조"

2) 제품의 인기:"전 세계에서 처럼" "시장에서의 No.1 상표로".

3) 맛, 만족감:"좋은 느낌, 즐거운 시간, 좋은 맛의 특별한 이미지" "산뜻함" "더 많은 시원함과 갈증 해소" "맛에 대한 만족감 강화".

4) 소구대상 강조:"새로운 10대" "젊은이들" "소비자 이미지의 확대"(88년 캠페인:젊은층 강조에서 일반으로).

(5) 제작 전략 및 지침(creative guidelines)

제작 전략 및 제작 지침은 기호화 과정을 위한 구체적 설명으로서 광고제작의 가이드 라인이다. 코카 콜라 광고의 제작지침에 나타난 강조점으로는 "제품과 제품 사용자와의 관계설정" "소구대상의 활동(광고소재)" "모델의 유형" "광고의 분위기와 톤" "제품 속성의 표현 방법" "제품 이미지 표현 방법" 등이 나타나 있다.

1) 제품과 사용자의 관계 설정:"젊고 활동적인 사람들의 일상생활이나 운동상황과 연결" "젊은이 라이프 스타일의 동반자 강조" "젊은이들의 활동 및 생활 패턴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으로 설정"

2) 소구대상의 활동(광고소재):"즐거운 때, 운동, 가벼운 휴식, 여행, 공공 복지, 봉사활동과 코카 콜라 연결", "웃음, 즐거운 상항" "siprit, 열정, 힘, 휴머니티, 활력, 참여가 강조 되는 소재" "흥미있는 상황"

3) 모델의 유형:"젊고 활동적인" "소비자가 일체감을 느낄수 있는 인물" "신뢰할 수 있는 실제 인물 묘사 (소비자가 좋아할 수 있는 인물, 함께 코카 콜라를 나누고 싶은 인물)" "매력적인 인물"

4) 광고의 분위기와 톤:"계절감각" "소구대상의 생활패턴과 일치 되는 배경표현" "현대성과 동시대성" "휴먼 어필" "밝고 즐거운 톤" "긍정적인 톤" "건강한 톤" "굵고 강한 톤('오직 그것뿐'에만 언급)"

5) 제품속성 표현:"12온스 킹사이즈 병을 대표용기로 사용" "냉각개념, 시원함 강조" "맛의 만족감 표현"

6) 제품 이미지 표현:"젊은이들의 동반자" "제품의 리더쉽" "오직 하나의 선택" (그것뿐 캠페인), "웃음, 즐거움, 만족감과 연결 되는 제품 이미지" 등.

3. 제작자 기호화 과정 분석

광고에 있어서 송신자는 광고주 및 광고 대행사의 AE, 카피라이터, 아트디렉터, 프로듀서, 디렉터, 오디오맨, 사진 담당자 등 프로덕트 그룹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논문에서는 그 동안 코카 콜라 광고의 기획 또는 제작을 담당했던 전 현직 광고인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을 통해 송신자 의도를 파악했다(제1장 연구방법 참조).

(1) 제작자 의도의 결정과정

광고의 제작자 의도가 결정 되는 과정은 조사단계, 기획단계, 제작단계, 매체 집행단계로 이루어 진다. 이중 제작자 의도와 관련된 부분은 캠페인 주제 및 의도의 정리, 시장조사 자료의 검토분석, 기회(opportunity) 및 문제점(problem) 발견, 제품위치 설정, 제작심의회의(creative review board), 실제 제작 작업의 순으로 진행된다.

광고 제작자들은 조사 및 기획단계에서 설정된 개념적 차원의 의도를 다양한 기호들로 실체화 시킴으로써 광고 텍스트를 만들어 낸다. 이 기호화 과정에 제작자들의 해석과 아이디어, 직업적 기호 사용방식이 개입되며, 그에 따라 동일한 의도에서도 상이한 제작물이 나타나게 된다.

코카 콜라 광고의 제작자 기호화 과정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2) 광고 계획서에 대한 제작자 해석

제작자들은 광고기획에서 제작에 이르는 전 과정에 집단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제품위치에서 제작 지침에 이르는 전반적인 광고의도를 완전히 인지, 수용하고 있었다. 특히 미국에서 개발된 캠페인 주제나 제작방식에 전혀 의문을 제기하지 않으며, 그 수용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따라서 광고의도에 대한 해석에 개인별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3) 아이디어 발상과 결정

소구방법, 표현소재, 제작기법과 관련된 제작자 아이디어 발상은 1차로 집단 제작회의(ideation)에서 토의 결정되고 있으며, 제작자들은 이 방식이 보다 풍부한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따라서 개인의 아이디어 보다는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나타나는 집단 아이디어가 중요한 아이디어로 선택 되는 경향을 보였다.

(4) 기호사용 방식

제작자들이 기호를 사용하는 방식에서도 개인별 차이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즉 이들은 일정한 기호화 방식에 의존하여 광고 텍스트 제작 작업을 수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광고의도를 반영하고자 주로 사용하는 기호는 인물기호, 제품기호, 자연 대상물(장소 포함), 색상, 소도구, 언어기호 등이었다. 각각의 사용방법 및 의미 대상은 다음과 같이 밝혀졌다. <표 3-2>

이와 같은 기호의 사용과 의미부여 방식은 면접대상 제작자들의 공통된 응답 내용이었으며 따라서 이는 이들의 공통적 또는 직업적 기호사용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이들이 사용하는 기호는 하나의 직업적 약호로 간주될 수 있다.

4. 송신자 의미에 대한 논의

앞에서 고찰한 바와같이 코카 콜라 광고의 송신자 의미는 제품의 긍정적 이미지 및 사용자 및 이미지를 결합하여 제품에 대한 확신부여, 음용기회확대, 바람직한 이미지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정보전달보다는 설득기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결과 언어적 '내용', 논리적 주장보다 시각적 '표현'에 더욱 많은 비중을 두고있었다. 송신자들에게 있어 광고의 영향과 관련된 의미는 고려되지 않았으며 모든 의미가 광고효과에 토대를 두고 설정되었다. 또 광고의 잠재적 의미보다 현시적 의미에만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광고의 신화적, 이데올로기적 역할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송신자들의 기호화 작업은 직업적으로 관습화되고 일상화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공통적인 직업적 기호화 양식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II. 광고의 커뮤니케이션 구조 및 현시적 의미분석

송신자 의도의 반영이며 조직화된 표현인 광고텍스트는 의미의 모체로서 어떤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이루고 있는가? 이 절에서는 이러한 <연구문제 2-2>을 알아보기 위해 1968년 월 현재까지 코카 콜라가 실시한 인쇄매체 광고 95개를 대상으로 내용분석 방법을 이용, 광고에 나타난 주요 기호 및 그 기호들의 특성과 의미체계를 살펴보았다. 분석사례가 적고 각 캠페인별 실시기간 및 광고편수가 비대칭 분포로 되어있어 통계적 검증 대신 사용된 기호 및 기호들의 관계에 대한 빈도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1. 내용분석 결과

1968년부터 1988년 까지의 코카 콜라 인쇄광고(신문, 잡지, 포스터) 중 분석대상으로 수집된 광고는 총 95종이었다. 코카 콜라 광고는 그 동안 6가지 캠페인 주제하에 제작 집행되었으나 각 주제별 기간 및 광고편수는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표 3-3>

(1) 사용기호의 유형

먼저 코카 콜라 광고에서 언어적 기호와 시각적 기호 중 어느 기호가 강조되어 왔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각각의 광고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기호들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전체 95개 광고중 사진과 그림이 강조된 광고가 25.3%(24개), 사진위주의 광고가 72.6%(69개)인 반면, 언어적 기호가 강조된 광고는 불과 2개에 지나지 않아, 코카 콜라 광고에서는 시각적 기호를 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량음료 광고가 제품속성 또는 정보적 요소보다 감각적, 감성적 요소에 더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사진을 중심으로 하여 '현실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이러한 시각 기호의 주요 내용으로는 인물과 제품이 주로 이용되고 있었다. 즉 제품과 인물을 동시에 사용한 광고가 전체 93개 중 66.7%(62개), 제품만 사용한 광고가 21.5%(20개), 인물만 이용한 광고가 4.3%(4개)로서 인물과 제품이 함께 등장한 광고가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물 및 제품외의 다른 기호를 이용한 경우는 불과 7개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코카 콜라 광고는 제품속성보다 인물을 이용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캠페인별로 보면 82년 이후 인물과 제품 등을 기호로 사용하는 경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표 3-5>

(2) 의미대상

코카 콜라 광고는 이러한 기호들을 이용하여 무엇에 관한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였는가? 각 광고별로 그 의미대상을 살펴본 결과 다음 <표 3-6>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품사용자의 이미지 및 제품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코카 콜라 광고의 소구방식을 살펴본 결과, 라이프 스타일 소구 즉 코카 콜라 사용자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 사용자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광고가 56.8%(54개)로 가장 많았으며, 배경, 소도구 등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제품 이미지를 전달하고자하는 이미지 소구방식이 11.6%(11개)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체 광고의 68.4%가 제품 사용자 또는 제품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에 제품 특성 등에 관한 정보를 전달해 주는 정보소구 즉 제품의 맛 등에 관한 의미를 전하는 광고는 23.2%(22개)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코카 콜라 광고에서는 주로 코카 콜라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관한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3) 기호의 특성

코카 콜라 광고에서 사용된 기호들은 어떤 특성들을 지니고 있는가를 밝히기 위해 광고에 등장한 인물, 제품, 기타 기호(색상, 자연물, 언어 등) 들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발견되었다.

1) 인물기호

코카 콜라 광고에는 소구대상으로 간주 되는 인물(모델)들이 다른 어떤 기호보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코카 콜라 광고에서 사용된 인물기호의 특성을 인물이 부각되어 나타난 67개의 광고를 대상으로 그 연령, 의상, 활동, 사회적 관계 등의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I. 연령 및 의상

먼저 광고에 나타난 인물들의 나이를 보면 다음 <표 3-7>에서 보듯이 10대가 주로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10대 만 등장한 경우가 56.7%(38개), 10대와 다른 연령층이 함께 나타난 경우가 9.0%(6개)로, 코카 콜라 광고에 나타난 인물들은 대부분 20대로 분석되었다. 이는 코카 콜라가 목표로 하는 소구대상이 주로 10대의 젊은이들 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들의 의상은 모두가 현대적인 캐주얼로서 청량음료라는 제품의 성격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ii. 사회적 관계

인물들 간의 사회적 관계를 살펴 보면 다음 <표 3-8>에서 보듯이 코카 콜라 광고에 등장하는 인물은 초기에는 혼성집단, 동성집단, 커플, 1인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고 있으나, 80년대 이후에는 남녀 혼성의 집단이거나 아니면 단독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즉 80년대 이후에는 동성집단이나 남녀가 쌍을 이루어 나타난 광고가 1편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이는 80년대 이후의 광고전략이 집단으로서의 젊은이를 대상으로 그들의 생활속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제품으로 인식시키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들 간의 관계도 초기에는 연인, 친구관계 였으나 80년대 이후에는 연인관계는 전혀 없었으며, 주로 친구 아니면 상호 독립적인 관계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가족이 등장한 광고가 전기간을 통해 3건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라고 하겠다. 이로써 코카 콜라는 가족음료로서 보다는 젊은이들의 음료의 위치 설정을 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iii. 활동

인물들의 활동형태를 보면 스포츠, 놀이, 여행, 휴식 등이 71.6%(45개), 식사, 사회적 활동, 노동 등의 경우가 15%(10개)로 각각 나타났다. 한편 이들의 활동은 야외에서 현대적인 분위기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며 표정도 즐거운 표정 또는 만족한 표정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이는 이 광고가 즐거움, 웃음 등의 캠페인 슬로건 아래 제작된 것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표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