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기업의 장래성 주제

기업의 다각화·기업 규모의 확장, 높은 수익성, 앞서가는 기업이미지로 기업의 장래성을 주제로 한 광고는 대림산업의 "천년전, 그리고 다시 천년후를 생각합니다."와 "선진한국의 얼-대림은 선진한국의 얼을 이어갈 미래의 숲입니다."(그림32)로 수천년을 이어왔고 앞으로 또 수천년을 이어갈 우리의 얼과 함께 대림의 미래를 이어갈 의지를 표현하였으며 국내·외 각종 사업과 번영의 집념을 소구하였다.

동부그룹의 매·란·국·죽 4군자시리즈로 전개했던 "기업의 향기"시리즈는 4군자에 비겨 기업의 인격을 소구하면서 철강·건설·화학·무역 등 다각적인 그룹으로 또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7) 마케팅력 주제

서비스충실, 판매망확충·해외경쟁력·국내경쟁력 등 마케팅력을 주제로 한 기업광고는 단 1종으로 매우 적은 비율로 나타났다. 이것은 마케팅력과 전통소재의 결합이 적절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선경그룹의 "일년 365일 모두 우리의 장날"(그림33)은 종합무역상사로서 한국기업의 이미지를 특별히 부각시켜서 365일 모두를 장날로 세계 130여 국가를 활발히 무역하는 마케팅력을 잘 표현하였다.

2. 소재별 분석

전통소재의 범위와 구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정하기 위하여 사회학·문화인류학에서 이루어 놓은 문화분류의 이론을 조사하여 보았다. 보아즈(Boas)는 물질문화, 사회관계, 예술·종교·윤리로 3대분하고 있으며, 위슬러(wissler)는 보편적인 문화유형 언어, 물질, 예술, 신화와, 과학적 지식, 종교행사·가족과 사회조직, 재산정치, 전쟁 등 9개 항목으로 나누고 있고, 비어스테트(Bierstedt)는 관념문화, 규절문화, 물질문화로 나누고 있는데 대체로 이들 사회·문화인류학자들에 의한 분류는 다음과 같이 종합될 수 있다.

가시적인 인간의 창조물내지 업적으로서 물질문화와 비가시적인 인간의 창조물내지 체험적 사유적 소산으로서의 비물질문화로 대별하여 비물질문화는 학문·종교·예술과 같은 정신적 창조물로서의 정신문화와 관습·민속·제도 등과 같은 행동방식으로서의 행동문화로 양분된다.³⁴⁾

본 논문은 광고라는 특수성을 감안, 위의 분류를 근거로 다음과 같이 분류기준을 설정하였다.

첫째, 창조물에 의한 분류 : 선조들이 이룩한 문화재, 그림, 글씨, 건축, 과학발명품 등을 포함한 모든 창조물.

둘째, 전통사상에 의한 분류 : 민족적인 정서, 정신, 한국적인 것에 대한 향수 가치관 등 우리의 얼이 담긴 전통사상

세째, 풍속에 의한 분류 : 명절의 세시풍속, 풍습, 민속놀이 등

네째, 향토소개에 의한 분류 : 전국의 유적지, 인물 등 향토문화 소개

다섯째, 역사적 사실에 의한 분류 : 역사적인 사건, 과거의 모습, 생활의 단면 등

우리나라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가시적 혹은 비가시적인 모든 물질문화를 마련한 전통사상의 기본줄기는 인간존중의 전통이라 할 수 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이념으로부터 토착화된 불교·유교의 바탕에 실학과 동학으로 이어지는 뿌리깊은 전통은 이미 이땅에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민족적 인식을 심어 놓았다.

"한국인의 느낌이 달긴 고향은 한국인의 신화속에 있다."³⁵⁾는 말처럼 단군조선의 개국신화는 천지의 사랑에서 권력이 탄생하였으며 그래서 국인입이위군의 제정일치의 천인합일에 의한 정치문화였다. 이러한 전통은 화백제도로 신라에 전승되고 고구려에선 경당으로, 고려에선 도병마가제도로, 근조의 의정부로 이어져 내려왔다. 이것은 곧 민본주의의 상징이요, 홍익인간의 구현을 의미한다. 환웅은 우리민족만을 위한 한국이 아니라 전세계 인류를 위해 봉사할 민족으로 한민족을 선택했던 것이다.³⁶⁾

무속에서 보여지는 신관은 산천·식물·동물·성인·영웅 등을 신격시해서 우주만상에서 신·정령을 인정하는 「만물유신」의 신관이었다.³⁷⁾ 인간과 똑같이 기쁨과 슬픔, 질투와 사랑의 느낌을 갖고 있는 신을 하나가 아니라 모든 존재에 신령으로 깃들어 있다고 믿었으며,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 신령에 봉사하고, 재사지내고 적대시하는 등 임기 응변으로 대처하였다. 또한 민간신앙으로서의 굿·점복·풍수지리·민간의료를 통해서 인간갈등과 불안을 해소하는 기능을 하는 등 우리나라 무교는 오직 인간의 행복만을 구하는 종교였다.³⁸⁾

불교는 우리의 모든 사회·문화전반에 기조를 이룰 만큼 커다란 영향을 미쳤는데 이 또한 원리에 있어 자비심이 곧 차별 없는 사랑을 의미 하듯 이웃과 일여를 이루게 하는 모체였다. 우리나라 불교 문화는 중생을 풍요하고 이익케하는 대승불교를 주축으로 해서 인간의 존엄성, 인간의 관용성, 비폭력의 자비정신의 전통을 이룩하였다.

金炯孝교수는 우리민족의 문화감각의 바탕은 근원적인 느낌에서 도교적인 요소가 상대적으로 짙고, 그래서 자연과 인간은 쉴새없이 「감통」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민족의 자연과 인간관계에 대한 관념은 전통적 인간관에 아름다운 조화의 사상을 심어주었으며, 우주와 인간사회를 지배하는 하나의 원리로서 천리·천명을 인식하였다. 자연을 원으로 파악, "원형의 시간관"을 갖었으며 인생관도 순환적인 시간개념으로 파악하였다. 즉 도교를 바탕으로 자연과 조화·균형의 사상이 형성된 셈이었다.

조선시대를 지배하였던 유교의 전통은 맹자의 호연지기를 바탕으로 위민사상·민본주의정신으로 연결, 인을 바탕으로 한 민본정치를 실현하였다. 율곡의 양민론이나, "군주는 국가에 의존하고, 국가는 백성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백성은 국가의 근본인 동시에 군주의 天이다."라고 선포한 정도전의 사상 역시 백성의 중요성과 존엄성을 인식한 민본주의의 전통을 수립하였다.

유·불·선·무속신앙까지 종합·절충하여 그 교리를 이룬 동학 역시 인간존중의 사상을 담고 있다. 동학은 하느님을 모시면 놀라운 힘과 슬기를 얻을 수 있고 정성을 다하여 하느님의 기운과 하나가 되고 하느님의 뜻과 서로 통할 때 놀라운 힘과 슬기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곧 "사람이 곧 하느님, 인내천"이라 하였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사상은 인간성속에 영원한 존귀성이 있음과 사람의 마음속에 하늘과 같은 보편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인간성이 곧 보편적 이성으로 통하여 우주적인 원리로 지향되어 있음을 말한 것이다. 동학은 사·농·공·상의 사민평등을 철저하게 주장하였고 어른과 어린이, 남·녀차별을 초월한 천인합일의 경지를 추구하였다.

세시풍속이란 1년 4계절에 따라 관습적으로 반복되는 생활양식을 말한다. 우리의 전통사회는 농경생활 중심이므로 전승놀이도 이와 깊은 관련이 있고 음력에 따랐다. 요즈음은 흔히 연중행사라고 불리어지지만 고래로 세시, 세사, 또는 월령, 시령이라 불러 특히 그 시계성을 강조하였으며, 세시풍속일은 절일, 명절로서 연간생활과정에 리듬을 주어 생활의 악센트와 같은 역할을 하여왔다.³⁹⁾

생활문화의 기초가 식량생산에 있었고, 농작은 계절적 변화에 민감하므로 계절을 지배하는 신령과 교제가 필요하였다. 이러한 종교적인 의례가 곧 세시풍속의 초석을 이루게 되는 셈이다.

전승놀이도 역시 농경생활과 관련이 있으며 개인의 사회화에 기여한다는 면에서 자기 중심적인 비사회적 언어의 개인의식이 전달기능을 갖는 사회적 언어로 바뀌고 협동적 행위를 증가하는 경우 집단중심적 심리·집단의식으로 전환된다.⁴⁰⁾ 이와 같이 단체적인 점이 특징이지만 사회의 변천과 문화의 발전에 따라 개인중심의 놀이도 파생되고 남녀노소의 놀이도 나누어지게 되었다.

전승놀이를 내용과 성격상으로 보면 힘과 기를 겨루는 놀이, 지능을 겨루는놀이, 예술적이고 향락적인 놀이등을 들 수 있으나 이들중 종교적인 것에서 출발하였거나 종교적 성격과 결부되어 있는 것이 적지 않다.⁴¹⁾ 이와같이 토속신앙이나 불교신앙과 관련되는 신앙성을 바탕으로 하는 경우와 명절을 맞이해서 세시풍속의 하나로 놀이되는 명절놀이와 힘을 겨루고 지혜를 나누어 승부를 내는 경기놀이와 기타놀이로 세분해 볼때 숫적으로 신앙성 놀이와 명절 놀이가 많은 것은 민속놀이가 고대사회에서 신을 섬기는 오신행사로 신사의 일부이었던 것이 전승되어 왔으며 명절을 맞이하여 그 기쁨에서 여흥으로 놀이되던 오랜 관습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전승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소박한 예술행위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내면에서 우러나온 감흥의 표현이며 여기에 민속놀이의 예술적 원초성이 있다.⁴²⁾ 원초에 있어 다듬어지지 않은 형태가 차츰 공감으로 번져가면서 양식을 추구하게 되어 향토성·민족성을 띠게 되었다.

향토는 나름대로의 풍토적인 조건과 문화적인 조건으로 역사성·사회성을 갖는데 그 지방의 자연환경이나 생활양식이 그들의 생활양식을 낳게되고 여기에 역사와 사회가 첨가되어 향토성으로 굳어지게 된다.

향토문화란 한 향토의 특성을 지니고 형성된 문화를 말한다.⁴³⁾ 산·강·평야.바다등 그 향토를 형성하는 자연의 여건이 그 향토문화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며 생활양식이나 신앙등 생활신앙은 향토문화의 결정적 조건이 된다. 다음으로 역사와 사회성은 한 향토에 오랫동안 정착해서 사는 동안 역사가 지속되며 인간의 경험에 의해 사고하고 행동하게 되어 자연환경 안에서 오랫동안 정착해서 사회를 이루고 역사를 가지면서 사는 동안 향토문화를 낳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향토문화의 구분에 있어 일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제주도·호남·영남·기호·관동·관북·서북 등으로 나누어 왔다.⁴⁴⁾ 일반적으로 말하는 향토문화는 좁은 지역에서 형성된 문화를 의미하여 영남이라도 경주의 향토문화·안동지방의 향토문화등 더 세분화하여 지적하기도 한다.

향토에서 오랜 경험과 지혜의 축적으로 이루어진 향토문화는 이미 타당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우리조상들의 공감대의 바탕에서 전승하여 왔기에 가치가 있다. 향토문화속에는 향토인의 이상과 생활현실, 예술과 신앙, 세시풍속과 관습이 담겨있어서 소박하고 솔직한 모습을 엿볼 수가 있다.

이상 위에 언급하였던 전통사상의 맥락과 세시풍속, 향토문화와 거기에서 파생된 물질문화 즉 창조물의 형태가 기업광고의 도입에 있어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앞서의 분류기준에 의거 선정기간 총 118종의 기업광고를 분석하여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광고의 소재로 사용된 전통문화의 내용가운데 선조들에 의해 이룩된(1) 창조물이 40종으로 33.9%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다음이(2) 전통적인 사상을 소재로 한 것이 24종 20.3%였으며 (3) 향토문화의 소개형식이 21종으로 17.8%를 차지했다. (4) 풍속을 소재로 한 것은 19종 16.1%였으며(5) 역사적 사실을 다룬 것이 14종으로 11.9%순이었다.

(1) 창조물 소재

창조물을 소재로 하여 기획한 기업광고는 선조들이 이룩한 위대한 업종에 담기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기업이미지와 부합시키면서 기업의 현대적 이념과 전통을 함께 나타내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위대한 건축유산에 살아 숨쉬는 고귀한 장인정신을 이어가며"(그림34)에서 우성건설은 우리의 역사적인 건축물의 처마에서 엿보이는 옛목수들의 정교하고 혼이 깃든 장인의 솜씨를 기업이념에 도입하였고, 전주제지는 "1481년에 쓰여진 책 2481년에도 보여질 책"(그림35)으로 503년전에 쓰여진 『동국여지승람』을 소재로 해서 역사를 담아 미래로 전한다는 사명감을 제지사업에 솟고 있음을 나타냈다.

무학주조는 전통도예(그림36)와 은장도등 장인정신의 전승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대림산업은 도제기마인물상, 해시계 (양부일귀)로 선조의 슬기와 후손으로서의 긍지를 표출시키고 있었다.

(2) 전통사상 소재

우리 한국인만이 갖는 민족정신, 정서, 향수등 민족의 얼이 담긴 전통사상은 대중으로부터 공감을 얻어내기에 매우 적합한 소재이다.

수년간 계속해오고 있는 유한양행의 "목이 마른 길손에서 물을 떠주는 아낙의 마음으로"(그림37)는 뙤약볕아래로 말을 달려온 길손이 아낙에게 물을 청했을 때 한발 앞선 생각으로 물에 버들잎을 띄어 체하지않게 갈증을 풀게 해 주었다는 현명함이 담긴 일화를 소재로 하였고, 삼양사는 커다란 빌딩을 짓는 것도 지역발전에 중요한 일이지만 전통과 역사를 중시하여 8백여채의 기와지붕을 그대로 보존하는 전주주민들의 깊은 마음씨를 교훈으로 내세웠다.(그림38) 어린이 신문을 통해 미원은 "베에토벤과 안익태"(그림46)로 서구화되어가는 사회속에서 우리의 것을 지키고 발전시키자는 계몽을 미래의 고객 어린이들에게 호소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