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광고의 종주국이랄 수 있는 미국부터 일본, 한국의 순서로 그 근대이후의 광고 사를 중심으로 간단히 약술한다.

1. 미국광고의 약사 및 현황

미국의 광고 사는 1900년 초두를 기점으로 그 전의 근대광고와 그 후의 현대광고로 나누어진다.⁸⁾

미국의 근대광고는 켐벨(John Cambell)에 의해 미국 최초의 신문 "Boston Newsletter"가 주간으로 창간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큰 진전은 없다가 19840년대부터 남북전쟁이 개전될 무렵 사이에 미국광고는 급속히 발전하게 되었다. 이때의 주요 광고매체는 신문, 잡지였다. 초기의 잡지광고는 신간안내가 대부분이었으나 남북전쟁 직전에는 일단 상업광고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1870년대부터는 잡지의 상업광고가 일반화 되었다.⁹⁾

잡지와 신문이 주요 매체였던 광고계는 1920년에 라디오방송이 등장함으로써 방송광고시대를 맞는다 이 시기는 인쇄광고에서도 사색고속인쇄 법이 도입되어 광고는 질·양적인 면에서 크게 발전하였다. 그러나 뒤이어 대공황이 발생하여 광고량은 급전직하하였고 허위, 기만광고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소비자운동이 대두되어 소비자연맹이 결성되고, 1938년에는 Wheeler-Lea법이 제정되어 연방통상위원회(F. T. C.)에 광고에 관한 통제권이 주어지게 되었다.¹⁰⁾

이차대전이 끝난 후 1949년 T.V의 등장은 광고계에서는 혁명이라 할만한 것이었다. 이전의 다른 어떤 매체와 달리 제품의 특징을 증명 과시하는 실연광고(Demonstration Advertising)가 가능하여진 것이다. 이 T.V의 등장은 미국광고의 역사를 매체발달에 연관 지어 설명하는 마지막 종점이 된다. T.V 이후 다른 주목할만한 매체의 등장은 아직 없는 것이다. 케이블 T.V(Cable T.V), 비디오 등은 역시 T.V의 작은 변형일 뿐이다. 따라서 T.V 등장 이후의 미국광고 역사는 광고표현사조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고찰되어야 할 것이다.

그 첫째 단계가 바로 크리에이티브 시대(Creative 시대, 1960년∼1970년)다.

1959년 불황이 닥치자 광고계에서는 뭔가 이노베이션(Inovation)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이때 "Lemon"이라는 헤드라인(Headline)의 Volkswagen 자동차 광고가 등장하였다. 이 광고는 이때까지의 광고 메시지(Message) 스타일과는 달리 단순성, 정직성, 신뢰성을 주제로한 완전히 새로운 창조적(Creative) 메시지로 대단히 호평을 받았다. 이런 크리에이티브 기법은 60년대를 거치면서 각 광고 대행사들이 다투어 채택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비용과 인재난 때문에 전보다 다소 그 열기가 수그러 들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광고표현의 중요한 기법이 되고 있다. 요컨대 이때의 크리에이티브 기법은 50년대 이후 새로 등장한 마케팅 컨셉트(Marketing concept) 사상에 기초를 둔 것으로 그때까지의 센세이셔널(Sensational)한 Hard-sell 방식을 탈피하고 무언가 참되고 신뢰성을 가진 내용으로 청중의 주의를 끌려고 하는 메시지의 새로운 설득 기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¹¹⁾

이 뒤를 이어 포지셔닝 시대(Positioning 시대, 1970년∼1980년)가 도래했다.

70년대에 접어 들면서 미국에 나타나기 시작한 인플레이션, 달라 시세 불안정, 유류파동 등은 60년대 과다했던 광고비 지출을 반성하게 했고 이에 기업은 광고효율의 개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원래 포지셔닝이란 말은 포장업계에서 타사와 다른 자사만의 독특한 포장을 의미했는데 1972년 Advertising Age의 "The Positioning Era Cometh"라는 기사가 제품, 회사, 상품 이미지가 다른 경쟁사보다 더 뚜렷하게 소비자 마음 속에 자리잡게(Positioning)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하면서 그 뜻이 광고계에서 다시 새겨졌다. 즉 7-up이 Un-Cola로 그들의 제품을 어필(Appeal)했듯이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자사의 제품이 하나의 독특한 자리(이미지)를 차지하게 함으로써 광고의 효율성을 증대하고자 하는 광고전략을 의미하게 된 것이다.

또 이 70년대의 에너지 위기, 컨슈머니즘(Consumerism)과 환경 보호주의의 대두는 80년대의 책임광고시대(1980년∼)를 낳게 했다.

즉 지금의 미국광고는 광고의 사회적 책임을 한층 중요시하고 있다. 광고의 진실성은 물론이고 소비자의 이익, 전체 인간사회의 생활의 질과 기업의 평판을 함께 생각해야 하는 시대에 와 있는 것이다.¹²⁾

현재 미국광고는 그 질이나 규모에 있어서 단연 세계 제일이다.

<표1> 그 동안 미국의 광고산업은 미국 내 다른 어떤 산업분야보다 급속한 성장을 해온 건 사실이다. 그러나 80년대도 후반에 접어든 지금 미국 광고계의 급성장이 이제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광고비의 두 자리 수 증가와 광고 Cost의 대폭적인 인상이 인정되던 황금시대는 지나고 이제부터는 완만한 성장 밖에 기대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동시에 크리에이티브 중시, 광고전략의 세분화, 새로운 목표전략(Target Stategy)의 모색이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더불어, 뉴미디어의 사용, 전통적 미디어 믹스(Media Mix)의 변경을 주장하는 사람이 늘고 일각에서는 C.M.(Comercial Message) 과잉과 광고기피현상, T.V 시청자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¹³⁾

2. 일본광고의 약사 및 현황

일본 최초의 신문광고가 "만국신보"에 실린 것은 1867년의 일이다. 그러나 "광고"라는 말이 최초로 일본에 등장한 것은 그 5년 뒤인 1872년의 일이고 그 전엔 "보조", "인찰"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었다.¹⁴⁾ 일본 최초의 잡지 "서양잡지"가 창간된 것도 역시 이해의 일이다. 그 뒤 최초의 광고 기법론, 광고이론으로 일컬어지는 "상인에 고함"이 1887년 복택논길에 의해 "시사신보"에 실리고 광고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어 1922년에는 일본 최초로 명치대학에 광고과목이 개설된다.

한편 일본 광고 대행사 일 호로 꼽히는 "공기당"이 설립된 것은 "상인에 고함"의 게재가 있은지 3년 뒤의 일로서 벌써 일본에서는 근대광고의 기운이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광고 빌링(Billing) 세계 일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통"이 설립된 것은 1901년의 일이다. 광고관련단체로는 1913년에 "일본신문협회"가 1939년에는 "일본광고주협회"가 결성되니 이때가 일본 전전광고의 전성기다. 그러나 그 해 바로 이차대전이 발발하고 1942년에는 광고세제가 실시되어 일본광고는 암흑기에 들어간다.¹⁵⁾

전후 일본광고 특히 신문, 잡지광고는 용지 난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50년대에 시작된 경제부흥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단지 규모의 확대뿐만 아니라 미국광고의 이론,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질적인 면에서도 획기적 발전을 이룩했다. 전후일본광고의 흐름을 미국처럼 확연하게 구분하긴 어렵지만 초기 광고표현보다는 제품에 관심을 두던 제품중심광고시대(50년대∼60년대중반)에서 소비자의 관심과 흥미에 초점을 맞추던 70년대의 소비자중심광고시대를 거쳐 80년대에는 광고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는 책임광고시대에 접어 들었다고 할 수 있다.¹⁶⁾

우리가 일본광고를 생각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일본광고에 미친 미국광고의 영향이다.

일본광고의 발전은 미국광고와 그 이론의 번역 과정에서 이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광고는 미국보다 얼마만큼 뒤졌다 앞섰다 이야기할 시기는 지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미 일본광고는 미국광고의 줄기에서 벗어나 진화론적으로 볼 때 완전히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지금 일본광고가 보이고 있는 "상품이탈광고"와 같은 극단적인 이미지 노선이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¹⁷⁾

3. 한국광고의 약사 및 현황¹⁸⁾

한국근대광고의 발전 역시 대중매체의 출현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최초의 신문 "한성순보"가 창간된 후 신문광고가 본격적으로 선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896년 창간된 "독립신문"에서 부터다. 뒤이어 "황성신문", "대국신문", "대한매일신보" 등이 창간됨에 따라 서양상사, 일본상사의 수입상품 광고가 주로 게재되었다.

그러나 1910년 한·일합방으로 한국 민간신문이 폐간 됨에 따라 10년 뒤 "조선일보", "동아일보"가 창간될 때까지 무 신문기가 되고 만다.

한편 잡지광고는 1909년 "소년" 창간 이후 각종 문예지 등이 등장하였으나 광고에는 큰 의미가 없었다. 1920년대는 조선, 동아일보 양대 신문을 중심으로 약품, 신발(구두), 곡물, 주단, 양복 등의 일본식광고가 주류를 이루면서 "동광" 등의 잡지광고가 점차 증가하던 시기였다. 광고상품에 조금 변동이 있었을 뿐 이런 현상을 1940년 조선, 동아일보가 폐간 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1945년 해방은 광고에는 큰 의미가 없었다. 한국현대광고 사는 1953년 보전 이후부터 특히 60년대 경제개발이 시작되고 난 뒤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¹⁹⁾

1960년대는 한국광고발전이 황금기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상업 방송국인 "부산문화방송"이 1959년 발족한 이후 1961년 "서울문화방송국"의 개국이 있었고 같은 해 설립된 K.B.S-T.V가 1963년부터 광고방송을 하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방송광고시대가 열린 것이다.

70년대에는 T.V 수상기의 급속한 보급으로 이때까지의 광고매체로서의 신문의 지위를 꺽고 T.V가 선두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또 이시기에는 "제일기획", "연합광고" 등의 광고 대행사도 생겨나 한국광고는 질·양적인 면에서 성숙의 시기를 맞는 때로 광고창작의 전문화 경향이 강화되어 카피(Copy)는 카피대로 주의 깊게 마련된 헤드라인(Headline)에 성패를 걸면서 부드러운 어감과 감미로운 문장으로 세련화를 더하는 시기였다. 미술표현에 있어서도 직접적 판매 아이디어(Selling Idea)와 더불어 미와 예술성을 살린 표현이 두드러졌다.²⁰⁾

80년대 접어들면서 한국광고는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컬러 T.V의 방영과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창립, 언론의 통폐합이 그것이다.

한국광고의 발전속도는 미·일의 그것보다 더 눈부신 급속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다. 아직도 크리에이팅(Creating)이나 카피라이팅(Copywriting)에 있어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을 모방하는 경향이 많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광고조사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광고계는 조속히 미·일광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것과 광고발전의 바탕이랄 수 있는 과학적 광고조사를 도입해야 하는 두 가지 큰 숙제를 함께 안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