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론적 논의

1) 스피치 능력

스피치 능력에 대한 정의는 스피치를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포괄적인 의미에서 스피치는 대중연설뿐만 일상적인 대화, 토의와 토론까지 아우르는 의사소통 방식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스피치 능력을 상호작용적(interactional) 의사소통 능력으로 이해하지 않고 단순히 대중 앞에서 말을 잘하는 능력으로 인식하는 것은 스피치를 좁은 의미로 파악하는 경우다.

스피치 능력의 구성요소에 대한 개념화 또한 추상수준에 따라 다양하다.예컨대 감정이입, 인지복잡성, 창조성, 적응성은 추상수준이 가장 높은 거시적 구성요소이며, 자아노출, 위트는 중간 수준의 요소이다. 발음이나 말의 유창함, 눈맞춤, 제스처와 같은 언어적, 비언어적 스킬들은 가장 낮은 추상수준을 갖는 미시적 구성요소이다. 이같은 미시적 구성요소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피치 능력의 구성요소들이다(Spitzberg, 1994). 우리가 향상시켜야 할 스피치 능력은 궁극적으로 창조성, 적응성, 자아노출 등과 같은 보다 높은 추상수준의 구성요소들이지만 그러한 능력을 실제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은 가장 낮은 수준인 미시적 구성요소의 향상을 통해서이다.

스핏츠버그와 허트(Spitzberg & Hurt, 1987)는 상호작용관리, 표현력, 타인지향성, 긴장완화 능력은 실제로 눈맞춤, 속도, 유창함, 목소리 신뢰감, 발음, 자세, 질문, 고개 끄덕임, 몸의 기울임, 적절한 유머 사용, 목소리 크기와 다양성, 제스처, 얼굴표정 타인 지향적 말하기 등과 같은 구체적인 기술을 통해 발현된다고 언급하였다. 위만(Wiemann, 1977)도 말 가로막기, 머리 끄덕임, 미소, 속도, 눌변 등과 같은 스피치 능력이 동화/지지, 사회적 긴장완화, 감정이입, 행동적 융통성, 상호작용관리 능력을 표출하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대학에서의 스피치 교육은 실질적으로 이같은 가장 낮은 추상수준의 스피치 능력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스피치는 크게 언어적(verbal)요소와 비언어적(nonverbal)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Hickson, Stacks, & Moore, 2004; Knapp & Hall, 2002). 다시 비언어적 요소는 음성적(준언어) 요소와 시각적 요소(몸짓언어)로 구분된다. 스피치 능력은 구체적으로 언어적, 음성적, 시각적 표현력을 의미한다. 스피치의 언어적 요소는 내용적 측면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로 스피치의 서론, 본론, 결론의 구성방식이나 기법 등과 관련이 있다. 여러 학자들은 스피치에서 고려해야 할 비언어적 요소들을 다양하게 제시해 왔다.

예로서, 맥크로스키와 리치몬드(McCrosKey & Richmond, 1996)는 비언어적 요소로 몸의 움직임, 제스처, 신체적 외양과 매력, 옷차림, 얼굴표정과 눈맞춤, 음조, 발음, 리듬 통제, 발성, 목소리 역동성 등을 언급하였으며 스트리트와 브래디(Street & Brady, 1982)는 잠시 멈춤, 발성, 속도, 음조와 강세, 발음, 억양 등을 제시하였다. 차배근(1995)은 또 몸짓, 얼굴표정, 시선, 눈짓, 몸의 자세, 크기, 발음, 속도, 음의 고저와 강약, 단어와 어구 및 문장 사이의 휴지(休止)를, 강길호 · 김현주(1996)는 얼굴표정, 응시행위, 제스처, 자세, 특정한 몸짓 동작, 개인용모, 속도, 크기, 주저하거나 더듬거림을, 임태섭(1999)은 빠르기, 크기, 높이 길이, 쉬기, 힘주기, 자세, 몸 움직임, 눈맞춤, 얼굴표정, 제스처, 외양을 비언어적 기술로 보고하고 있다. 조규일 · 홍성암 · 조상기 · 박영순(2001)은 크기, 성량, 높낮이, 음질, 속도, 눈빛, 얼굴표정, 자세, 제스처, 몸의 움직임, 제스처, 신체적 외양, 매력, 옷차림 등을, 이창덕(2001)은 음조, 강세, 전달속도, 목소리의 크기, 억양, 눈빛, 얼굴표정, 제스처, 자세, 신체접촉 등을 비언어적 기술로 범주화하였다. 이같은 연구자들이 제시한 비언어적 요소를 정리해 보면 대체로 눈맞춤, 자세, 얼굴표정, 제스처, 외양 등의 시각적 요소와 속도, 크기, 말의 고저와 강약을 포함한 역동성, 발음, 발성, 잠시멈춤, 유창함 등의 음성적 요소로 되어 있다.

루빈(Rubin, 1982)은 교육적 상황에서 말하기와 듣기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CCAI(Communication Competency Assessment Instrument)라는 19개 항목의 척도를 개발했는데 여기에는 발음, 얼굴표정, 목소리 톤, 명료성, 설득과 정보 메시지간의 구분, 아이디어의 명료성, 사실과 의견의 구분, 주요 아이디어 확인, 듣기, 요약, 질문, 효과적인 답변, 메시지 조직화, 의견차이 기술 등이 포함된다. 스핏츠버그와 허트(1987)도 의사소통 능력 척도(CSRS)를 개발하였는데 눈맞춤, 토픽 시작, 토픽 유지, 말하는 시간, 가로막기, 속도, 유창함, 목소리 신뢰감, 발음, 긴장된 모습, 자세, 안절부절하는 모습, 질문, 머리 끄덕임, 몸의 기울임, 타인 지향적 말하기, 자기중심적 말하기, 격려, 유머, 목소리 다양성, 목소리 크기, 얼굴 표정, 제스처 사용, 미소 등 총 25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약하면 이들이 제시한 요소들은 눈맞춤, 얼굴표정, 자세, 제스처, 속도, 크기, 목소리 다양성, 발음 등의 비언어적 요소와 명료성, 요약, 메시지 조직화, 질문, 유머 등의 언어적 요소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스피치 능력의 구성요소와 항목들을 추출하는 데 있어 이같은 능력을 측정하는 방법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자기 평가식 척도는 선유경향, 태도 등을 측정하는 데 더 적절한 반면 타인(상대방) 평가나 관찰자 평가는 대상(target)의 구체적인 스피치 행동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Rubin & Graham, 1988). 본 연구는 관찰자가 평가를 통해 측정할 수 있는 스피치 능력 척도를 개발하여 그것을 스피치 교육에 실질적으로 활용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관찰자가 연사의 스피치 실행 모습을 직접 관찰하여 평가할 수 없는 추상적이고 기질적인 요소들은 제외시켰다.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스피치 능력은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로 구성되며 다시 비언어적 요소는 음성과 시각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를 토대로 스피치 능력을 언어적 요소에 해당하는 내용과 비언어적 요소에 해당하는 음성 및 시각적 요소 등 세 가지 차원으로 범주화하여 그 항목들을 구성하였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구성된 관찰자 평가에 의한 스피치 능력 척도를 개발하고 이러한 척도가 구성 타당도를 갖는지 살펴보는 것이 첫 번째 연구 목적이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 문제 1 : 관찰자 평가에 의한 스피치 능력 척도는 어떠한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는가?

2) 동반 타당도

동반 타당도란 예측 타당도(predictive validity)와 함께 기준 관련 타당도(criterion-related validity)를 구성하는 것으로 새로 개발한 척도와 이미 개발되어 있는 구성개념과 관련이 있는 척도와의 상관관계를 통하여 살펴보는 타당도이다(Kerlinger & Lee, 2000). 본 연구의 두 번째 목적은 앞서 개발한 스피치 능력의 관찰자 평가 요인의 동반 타당도를 살펴보는 것이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 문제 2 : 관찰자 평가에 의한 스피치 능력 척도는 수용한 만한 수준의 동반 타당도를 보이는가?

(1) 의사소통 능력

언론학에서 의사소통 능력만큼 연구자에 따라 정의가 다양한 구성개념도 드물다. 이러한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그간 논의되었던 능력에 대한 정의는 몇 가지 측면에서 공통된 속성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크게 능력을 인지적/행동적, 성향(trait)/상태(state), 언어적/대인적/관계적 관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어느 입장에서 파악하느냐에 따라 개념정의가 다르다.3) 인지론자들은 능력을 ‘언어구조에 대한 개인의 지식(Chomsky, 1965, p.4)’으로 정의하면서 행동과는 별개인 정신적 혹은 심리적 현상으로 파악한다. 행동적 관점 연구자들은 능력을 ‘주어진 상황에서 적절한 의사소통 행동 지식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능력(Larson, Backlund, Redmond, & Narbour, 1978, p.16)’으로, 또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사소통 행동들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Bochner & Kelly, 1974; Wiemann, 1977)’으로 정의함으로써 실행, 효과성 차원을 강조하였다.

능력을 상황에 관계없이 타고난 기질적 성향으로 보는 연구자들은 능력을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추진력 혹은 통제욕구와 같은 선천적 능력으로 파악하고 있다(Argyris, 1965; Weinstein, 1969). 능력의 상황적 상태에 초점을 두는 연구자들은 상황의 제약 속에서 사람들이 선택하는 의사소통 행동(Wiemann, 1977), 특정 상황에서의 목적달성(Ford, 1982; Parks, 1985)으로 능력을 개념화하고 있다. 또한 능력은 언어적 · 대인적 · 관계적 관점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는데 대체로 언어적 관점은 인지적 관점에서, 대인적 관점은 행동적 관점에서의 개념정의와 유사하다. 관계적 관점에서 능력이란 “적절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기능적으로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충족되는 정도(Spitzberg & Hecht, 1984, p.576)”이다. 보크너와 캘리(Bochner & Kelly, 1974)가 제시한 타인과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능력, 와이만(Wiemann, 1977)의 상호작용자들의 체면과 스타일의 유지는 이러한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

의사소통 능력을 구성하는 요소도 정의만큼 연구자에 따라 다르다. 루빈, 마틴, 부루닝(Rubin, Martin, & Bruning, 1991)은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자아노출, 역지사지, 사회적 긴장완화, 주장력, 상호작용관리, 표현력,지지, 즉시성, 타인지향성, 환경통제력 등 열 가지 하부 개념으로 대인 의사소통능력을 파악하였다. 또 허경호(2003a)는 루빈과 그의 동료들의 연구(1991) 연구를 토대로 집중력, 효율성, 사회적 적절성, 조리성, 의도간파, 반응력, 잡음통제력 등의 개념을 포함시켜 총 15개의 하부요소로 구성된 개념으로 대인 의사소통 능력을 정의하였다.

의사소통 능력과 스피치 능력간의 관계를 연구한 선행연구들은 대체로 언어적, 비언어적 기술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의사소통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스트리트, 브래디와 리(Street, Brady, & Lee, 1984)는 빠르게 말하는 사람이 느리게 말하는 사람에 비해 사회적으로 매력이 더 있어 보이고 더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또 목소리의 적절한 크기, 미소, 인상남기기, 생동감, 제스처, 적절한 움직임, 표현력 있는 얼굴표정과 같이 표현력이 좋은 행동은 의사소통 능력과 관계가 있다(Brandt, 1979; Monge, Bachman, Dillard, & Eisenberg, 1982)고 보고하고 있다. 또 포드와 울빈(Ford & Wolvin, 1993)은 의사소통 능력이 대중연설, 대인 커뮤니케이션, 집단 커뮤니케이션, 인터뷰 능력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들은 또 다른 연구에서 대학에서 스피치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의사소통 능력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고 인식(Ford & Wolvin, 1992)하고 있다고 하여 스피치 능력 향상이 의사소통 능력향상을 수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학에서 역동적이고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교사(Rubin & Graham, 1988)들과 적응력있고 명쾌하게 이야기하는 교사(Rubin et al, 1990)들도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의 선행연구들을 보면 스피치 능력은 의사소통 능력과 정적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연구 가설을 설정하였다.

연구 가설 1 : 관찰자 평가에 의한 스피치 능력은 의사소통 능력과 정적 상관관계를 보일 것이다.

(2) 의사소통 불안

대중연설에서 무대 공포증으로도 불리는 의사소통 불안은 “개인이 다른사람들이나 사람들과의 실제 혹은 예상되는 의사소통과 연결지어 느끼는 공포나 불안의 정도(McCroskey, 1993, p.38)”를 의미한다. 이러한 불안은 개인의 성격적, 상황적 특징이 어우러져 나타나는 것으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능력의 한 측면이다(Rubin, Rubin, & Jordan, 1997). 의사소통 불안은 다양한 의사소통 상황을 회피하거나 두려워하며 수줍어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기질과 행동을 보여준다(Spitzberg & Cupach, 1989). 이러한 의사소통 불안은 과도한 땀, 뻣뻣한 자세, 떨리는 목소리, 머뭇거림(Spitzberg & Hecht, 1984), 빠른 말 속도, 긴장된 목소리, 눈맞춤, 불필요한 몸의 움직임, 안절부절하는 모습(Spitzberg & Hurt, 1987)과 같은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을 통해 드러난다.

루빈(Rubin, 1985)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발음, 목소리 톤, 얼굴표정, 메시지 요약 및 조직화와 같은 의사소통 능력이 의사소통 불안과 부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자신의 의사소통 기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들은 불안감을 덜 느끼는 것을 지각하였다. 엘리스(Ellis, 1995)도 교사의 언어적, 비언어적 즉각성(예를 들어 눈맞춤, 미소, 목소리 표현력, 움직임, 제스처, 유머 사용, 질문하기 등)이 학생들의 대중 스피치 불안감을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들에서도 의사소통 능력과 의사소통 불안은 부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Duran, 1983, 1992; Hazleton & Cupach, 1996; Cupach & Spitzberg, 1983) 의사소통이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무대 공포증이나 의사소통 불안감이 덜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루빈, 퍼스, 바베이토(Rubin, Perse, & Barbato, 1988)는 의사소통 불안이 큰 사람은 기쁨, 호의, 통제를 위해 의사소통을 하려는 동기가 약하며, 레더맨(Lederman, 1983)도 의사소통 불안의 정도가 심한 사람은 가능하면 의사소통 상황을 피하려 하고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별로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고 보고하였다. 체스브로와 그의 동료들(Chesbro et al., 1992)도 총 14개의 소수 인종 중 학습에 문제가 있는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불안과 의사소통 능력을 조사한 결과, 전국 표준치에 비해 이들 학생들이 더 의사소통 불안을 느끼며 자신을 의사소통 능력이 더 낮은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또 로젠펠드, 그랜트, 맥크로스키(Rosenfeld, Grant, & McCroskey, 1995)는 듀크 대학의 성적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불안과 자기 인식적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한 결과 성적 우수학생들이 그룹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불안을 비교적 덜 느끼며 낯선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능력이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의사소통 불안은 대체로 언어적, 비언어적 스피치 능력이나 사회적 침착성, 사회적 경험, 적절한 노출, 위트, 사회적지지와 같은 의사소통 능력과 부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기존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아래와 같은 연구 가설을 설정하였다.

연구 가설 2 : 관찰자 평가에 의한 스피치 능력은 의사소통 불안과 부적 상관관계를 보일 것이다.

(3) 커뮤니케이터의 공신력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가 그의 저서『수사학(Rhetoric)』에서 공신력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의 말을 믿게 하는 화자의 개인적인 속성(차배근, 1973)으로 처음 정의한 이래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공신력에 대한 개념정의는 연구의 중요한 한 죽을 형성해 왔다. 호블랜드(Hovland, 1953)는 공신력을 커뮤니케이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커뮤니케이터의 특성으로서 수용자가 지각한 커뮤니케이터의 전문성 및 신뢰감이라고 정의하였다. 맥크로스키(McCroskey, 1969)는 공신력이란 주어진 상황에 수용자가 커뮤니케이터에 대해 느끼는 이미지, 또는 태도라고 정의하면서 공신력이 송신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의 마음속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들의 정의에서 보면 공신력은 전문성, 신뢰감과 같은 요소를 통해 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호블랜드는 공신력의 구성요소로서 전문성과 신뢰감을, 밀스(Mills, 1969)는 전문성, 신뢰감, 열정, 매력, 유사성을, 맥크로스키(1966)는 권위와 성격 요인을 제시하였다. 벌로, 레머트와 머츠(Berlo, Lemert, & Mertz, 1970)는 또 공신력을 안전요인, 자격요인, 역동성 요인으로 범주화하여 척도를 개발하였다. 이러한 논의들을 종합해 보면 공신력은 크게 전문성, 신뢰성, 역동성 등의 세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공신력은 뉴스앵커, 사회자, 정치인 등 화자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신력은 스피치 능력, 특히 비언어적 요소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몸의 자세는 커뮤니케이터의 자신감, 성실성, 인품 등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며(차배근, 1995) 미국인의 경우 눈맞춤은 호감과 긍정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역동성은 정열과 외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강길호 · 김현주, 1996). 루카스(Lucas, 1995)에 따르면 전 달력은 화자의 신뢰도에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 예로서 중간 정도의 말 속도와 활기차고 다양한 목소리 크기와 음조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믿음직스럽게 보인다. 반면 당황해하고 머뭇거리며 군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역동적이고 침착한 사람보다 능력없어 보였다. 또 말의 속도와 공신력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말을 빨리 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며(Street & Brady, 1982) 지성, 객관성, 지식, 외향성, 권위 차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Bullerm & Aune, 1988) 더 믿음직스럽게 보인다.

국내의 연구에서도 뉴스 앵커의 공신력과 스피치 능력 간에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외모(얼굴생김, 표정, 몸짓), 목소리(강도, 듣기 좋음)와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앵커의 공신력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영근, 1982). 박세훈(1996)은 외모, 목소리 등과 같은 외적 요인이 공신력과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 김현주(1998)는 언어적 요소들은 전문성 요인과, 비언어적 요소들은 신뢰성, 역동성 요인 평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제까지 살펴본 선행 연구들이 말의 속도, 목소리 다양성 등과 같은 스피치 능력이 공신력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히고 있어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연구 가설 3 : 관찰자 평가에 의한 스피치 능력은 공신력과 정적 상관관계를 보일 것이다.

3) 수렴 타당도

수렴 타당도란 같은 구성개념을 다른 방법을 통해 측정했을 경우 그 결과가 수렴될 때 검증되는 타당도를 말한다(Kerlinger & Lee, 2000). 즉 관찰자 평가로 측정한 스피치 능력의 평가결과와 자신이 스스로의 스피치 능력을 평가한 결과와 수렴되는지를 조사하였다. 맥크로스키와 그의 동료들은 (McCroskey & McCroskey, 1988; McCroskey & Richmond, 1998) 자기 평가식으로 자신의 실제 의사소통 능력 자체를 측정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고 다만 자기 자신이 얼마나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측정할 때는 유용하다고 했다. 이들은 이어서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스스로 인지된 능력에 기초해서 의사소통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하므로 실제능력이 어떠한가보다는 자기의 능력수준이 어떠하다고 믿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McCroskey & McCroskey, 1998).

측정방법의 차이에 따른 의사소통 능력간의 관계를 살펴본 선행연구들을 보면 루빈(Rubin, 1985)은 교육적 상황에서의 스피치 능력 척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스피치 능력에 대한 선생님의 지각과 학생 자신들의 평가가 약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사이퍼와 사이퍼(Sypher & Sypher, 1984)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득력, 감정이입, 효율성을 조사한 결과 평가자간(자신, 상사, 동료, 부하)에 약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로이와 클래이(Lori & Clay, 1996)도 말하기와 듣기 능력에 대한 자기평가와 관찰자 평가를 비교한 결과 양자간에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 다른 여러 연구에서도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자기평가와 관찰자 평가 간에는 약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Cupach & Spitzberg, 1983; Spitzberg & Hecht, 1984; Spitzberg & Cupach, 1985; Curran, 1982; Powers & Spitzberg, 1986). 이는 자신이 의사소통 능력이 높다고 지각한 사람들은 관찰자에 의한 평가 역시 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말해준다. 결국 요약해 보면 자기 평가식 스피치 능력과 관찰자 평가에 의한 스피치 능력은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연구 가설을 설정하였다.

연구 가설 4 : 관찰자 평가에 의한 스피치 능력은 자기 평가식 스피치 능력과 정적 상관관계를 보일 것이다.

4) 차별 타당도

차별 타당도란 개발하고자 하는 척도와 관련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하나의 구성개념을 측정하여 둘 간의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날 때 검증되는 타당도이다(Kerlinger & Lee, 2000). 즉 관찰자 평가로 측정한 스피치능력의 평가결과가 부정적 평가 우려와 관련성이 없는가를 조사하였다. 부정적 평가 우려란 사회생활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이 부족하거나 부적절하게 평가되어 거절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본질적으로 사회적 인정을 상실할 것에 대한 두려움”(최정훈, 이정윤, 1994, 28쪽)이다. 리어뤼(Leary)(최정훈, 이정윤, 1994에서 재인용한 리어뤼 연구)가 1983년에 개발한 이 척도는 본 연구가 개발하고자 하는 관찰자 측정 스피치 능력 척도의 차별 타당도를 살펴보기 위해 사용되었다. 관찰자 측정 스피치 능력이 특별히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으므로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연구 가설 5 : 관찰자 평가에 의한 스피치 능력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상관관계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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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정의는 장해순(2003)의 논문 19쪽을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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