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A 진단

지상파DMB 광고정책
- 안정적 정착 위해 규제완화 필수, 매체 집중력 높이기 위한 연구도 필요

유성진

 

‘제2의 시티폰’, 요즘 지상파DMB를 가리키는 말 중 하나이다. 자칫하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처럼 지상파DMB가 기대와는 달리 활용가치가 떨어 지는 매체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광고업계의 조심스러운 판단이다. 하지만 얼마 전 이동멀티미디어방송산업협회와 한국뉴미디어방송협회 주최로 열린 ‘지상파DMB 광고 어떻게 해야 하나’의 세미나에서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김상훈 교수는 “뉴미디어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광고수익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면서 “일주일 또는 일일을 기준으로 광고시간의 총량을 제한하되, 광고시간 배분 및 시간운용은 자율화하는 방송광고 총량제 또는 중간광고를 도입한다면 지상파DMB가 광고매체로서 자리매김하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법적으로 지상파DMB 광고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정부의 지원책이 제시될 경우 지상파DMB 시장은 경쟁력이 있는 매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학계 및 광고계의 판단이다. 물론 이와 동시에 전제되어야 할 부분은 지상파DMB 컨텐츠의 유용성이다.

광고규제 완화해야 경쟁력 있을 것

현재 지상파DMB 광고와 관련해 제시되고 있는 법적 부분은 개정된 방송법의 내용이다. 개정된 방송법 시행령 개 정(안)을 보면 기존 지상파 방송광고 규정과 지상파DMB 의 방송광고 규정이 거의 차이가 없어 초기에 광고수주가 저조할 것을 감안할 때 기존의 노하우와 인력이 준비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광고영업을 맡는 것이 지상파DMB의 조기 확산과 정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물론 광고가격의 결정이나 판매방식에 대한 접근법은 향후 복수 미디어렙의 경쟁체제를 고려할 때 자유경쟁의 시장원리를 대폭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광고수요를 광고주로부터 자발적으로 유도해 내기 위해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는 시장가격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 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지상파DMB의 광고경 쟁력을 위해서는 총량제라든지 중간광고의 도입은 필수적 이다.

지상파DMB는 매체의 특성상 컨텐츠의 런닝타임은 길지 않다. 짧은 내용을 방송하는데 틀에 맞추어진 광고는 자칫 식상하고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적절한 광고 길이 및 타이밍을 지상파DMB 매체 사업자가 스스로 조절하고 판단해야 한다. 한세대 안종배 교수는 유비쿼터스시대 의 도래와 함께 얼마나 독특한 수용성이 있는 지상파DMB 광고기법을 적용하느냐가 매체 유용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정부는 지상파DMB 광고를 일반 지상파 광고와 같이 판단하지 말고, 보다 경쟁력 있는 매 체로 성장하도록 다양한 광고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유용한 컨텐츠의 개발이 관건

대부분의 광고학자들이 주장하는 지상파DMB의 선결과제는 단말기의 보급이라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지상파DMB의 단말기 보급을 위해 소비자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유용한 컨텐츠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된다. 매체의 혁명으로까지 칭송받는 지상파DMB지만 엉성한 콘텐츠나 지상파방송의 재탕 삼탕만 전달한다면 거대통신사업자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다양한 채널과 프로그램을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10여년 전에 출범한 케이블TV의 현주소를 짚어보면 이 같은 우려가 그대로 드러난다. 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의 케이블TV 채널 점유율은 60% 이상이다. 재전송 채널 외에 개별 프로그램의 재전송까지 감안하면 지상파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상파DMB가 케이블TV처럼 지상파 프로그램에 잠식된다면 뉴미디어로서 의미가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허가권을 쥐고 있는 방송 위원회는 지상파 DMB 준비사업자들에게 ‘매체 특성에 맞는 콘텐츠 개발’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뉴미디어 에 맞는 ‘뉴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최근 포탈사이트들은 지상파DMB와 연계하여 양방향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승구 DMB코리아 지상파DMB추진단장은 "영국의 디지털원의 사례에서 보듯이 쌍방향 서비스는 지상파DMB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기존 CDMA망을 이용할지 휴대 인터넷망을 이용할 지에 대해서는 좀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모두 통신회사 가입자를 기반으로 제공돼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현재로서는 지상파DMB 광고의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아 매체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 김광태 상무는 “DMB 방송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풍부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인해 매체로서 경쟁력은 높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지상파TV와는 달리 Personal 매체로서 핵심 타겟에 대한 연구와 매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광고형태 연구가 선행돼야 하며, 개인의 심리적인 유형까지도 분석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단말기의 보급 등 현재로서는 매체의 가치가 불확실하나 전체 광고시장의 영역을 넓히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한생명보험의 김상일 대리는 “전반적으로 광고주들 모두가 아직은 한걸음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면서 “판매가 이루어질 경우 심층적인 분석과 효과의 검증이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서 광고주가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지상파 DMB의 효과 검증을 위해서는 초기 집행은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해태음료의 김영건 과장은 “지상파DMB의 주된 컨텐츠와 활용하는 소비자층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베이스 분석이 이루어진 후에 광고집행의 유무를 결정하는 것이 순서 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상파DMB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 정부의 광고에 대한 규제완화,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는 유용한 컨텐츠의 개발 지원, 그리고 매체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특히, 광고정책에 있어서 정부는 매체의 특징을 감안할 때 퍼스널 미디어로서의 조기 정착을 위해선 오픈된 광고제도를 실험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우리 나라 광고시장에서 뉴미디어는 전체의 40% 정도인 3조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상파DMB의 새로운 광고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지상파 방송의 제도적 규제가 적용될 경우 향후 5년 내에 새로운 시장 형성이 불가능하고 결국 3 조 안에서 나눠먹기를 할 수밖에 없어 타 매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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