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트렌드

웰빙을 따라잡는 마케팅 포인트

김민석 / 코래드 브랜드전략연구소 소장

 

지난 해부터 온 나라에 웰빙(well-being)이 열풍이다. 해를 넘긴지도 4개월이 지났지만 웰빙 열풍이 수그러들기는 커녕 그 기세가 파죽지세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과히 광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각 기업에서는 이러한 웰빙 열풍에 편승해 관련제품을 앞 다투어 출시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이런 제품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웰빙 열풍 속에서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똑같이 피상적으로 '웰빙' 이라는 단어만을 외치다 보니 웰빙 속에서의 구체적인 인식까지 소비자에게 심어주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웰빙 열풍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웰빙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에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제 시하고자 한다.

사회문화적 관점에서의 웰빙 열풍

웰빙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이래 급속히 확산되었고, 현재까지 그 열기가 지속되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웰빙 열풍에 대한 원인을 먼저 파악해 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웰빙 열풍은 아래 <그림 1> 에서 보는 것처럼 크게 사회문화적 관점과 마케팅적 관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첫째로는 작년 한 해 동안 사회를 뜨겁게 달군 먹거리 문제를 들 수 있다. 조류독감과 광우병 파동이 나타난 이후 소비자들은 닭고기, 오리고기, 쇠고기에 대한 구매를 억제해 왔다. 기존 식품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 자연스럽게 모든 먹거리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지게 되었다. 식품을 제조한 곳뿐만 아니라 식품 속에 들어간 성분까지도 꼼꼼하게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유기농 식품을 선호하는 반면 패스트푸드 이용을 자제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먹거리에 대한 웰빙의 시초가 되었다. 둘째로는 네티즌을 중심으로 사회적 문제까지 야기했던 "~짱 신드롬" 을 들수 있다. 얼짱 신드롬에서 야기된 외모 지상주의로 인해 사회문제화되기도 했지만, 20대 몸매를 가진 40대 아줌마인 '몸짱 아줌마' 가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들면서 전국적으로 몸짱 신드롬이 크게 확산되었다. 이는 몸매관리가 주된 목적이긴 하지만, 육체적인 건강에 대한 여성층의 관심을 고조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 셋째로는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욕구지향적인 소비성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주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식품이건 소비재 제품이건 간에 구매의 선택기준이 기본적인 기능에서 부가적인 혜택이나 가치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먹거리 하나에 대해서도 더 맛있는 것, 더 몸에 좋은 것을 찾으려고 하고, 제품 하나를 사더라도 더 큰 가치를 제공해 주는 것을 선택하려고 한다. 이러한 소비성향이 웰빙과 맞물려 열풍으로 나타나고 있다.

넷째로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UN의 고령화 기준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65세 인구비중이 7%를 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그러나 출산율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92년 가임여성 1인당 1.78명에서 2002년에는 1.17명으로 10년새 크게 감소하였다. 국민의 평균 수명은 점차 늘고 있으나, 반대로 출산율은 점차 줄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건강에 대한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건강 및 보건에 사용되는 비용이 많은 노인층이 증가하고 있으며, 노년 여생의 건강한 삶을 대비한 중장년층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것이 웰빙 열풍의 원인 중 하나이다.

마케팅적 관점에서의 웰빙 열풍

지금까지 언급한 네 가지는 주로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웰빙의 원인을 찾은 것이라면, 다음에 제시하는 세 가지는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왜 웰빙 열풍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제시해 준다. 다섯째 원인으로는 트렌드를 유지하는 소비자 규모가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매머드급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까지의 트렌드는 20대를 중심으로 하는 네티즌이 주도한 트렌드였다. 때문에 이러한 특정 소비자층 중심의 트렌드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파급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웰빙의 경우에는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규모 면에서 다른 어떤 트렌드 때보다 그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섯째로는 웰빙과 관련된 제품이 여러 업종에서 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웰빙이 특정 업종의 전유물이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웰빙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기농식품, 자연식 먹거리, 공기청정기 등의 가전제품, 장판이나 벽지 등의 내구재 용품에서 헬스, 요가에 이르기까지 다양 한 유형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웰빙을 지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에게 웰빙이 소비문화의 대세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 가능했다. 마지막으로는 단일 키워드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의 용이성을 들 수 있다. 만약 웰빙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못해 각 업종별로 제품의 기능 중심의 메시지를 사용했다면 지금처럼 웰빙이 이렇게 열풍으로 이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관련 제품을 취급하는 모든 업종에서 "웰빙" 이란 통합적인 단일 키워드를 마케팅에서 활용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웰빙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하게 심어주게 되었고, 열풍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영양, 운동, 휴식에서 나타나는 웰빙현상

앞서 웰빙 열풍의 원인을 사회문화적 관점과 마케팅적 관점에서 설명한 데 이어, 지금부터는 이러한 웰빙 열풍의 현상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 웰빙 열풍의 결과는 다양한 히트상품을 낳았다. <그림 3> 에 서 보는 것처럼 중앙일보가 지난해 12월 12일에 160여 개 제품 중에서 31개의 2003년 히트상품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는데, 이 중 웰빙에 해당하는 제품이 10개에 이르고 있다. 특히 소비재의 경우만 보면 그 열풍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쉽게 알 수가 있다. 웰빙 열풍은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분포되어 있지만, 크게 보자면 건강관리의 3대 원칙이라 할 수 있는 영양, 운동, 휴식의 세 분야로 나누어 <그림 4> 와 같이 웰빙 트렌드 현상을 정리할 수 있다. 영양식품에서는 유기농 식품에 주부들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블랙푸드' 가 작년 말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검은 콩, 검은 깨, 검은 쌀 등 검은 색을 띤 식품을 가리키는 '블랙푸드' 가 성인병 예방에 뛰어나다고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게 되었다. 또한, 블랙푸드를 가공한 우유, 두유, 과자 등의 상품까지도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6천억 원 시장으로 추정되는 기능성 음료와 3조 4천억 원대로 추정되는 기능성 식품시장1)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능성 음료는 기존의 기호성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당뇨병 개선, 노화 방지, 흡연 피해 감소, 체질개선, 다이어트 등과 같은 분야별 기능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추세이다. 아울러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강화한 식품류까지 가세하면서 건강보조식품이 다양화됨에 따라 웰빙 열풍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시는 물에 있어서도 가정용 정수기나 생수가 일반화된 이후에도 해양심층수, 빙하수 등 더 좋은 물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해양심층수의 경우 일반 생수의 15배가 넘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세균이나 병원균이 거의 없어 부유층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운동 분야에서 살펴보면 달리기 붐과 스포츠 댄스 및 요가가 웰빙 열풍에 힘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몸매관리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자연스럽게 운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달리기 붐에 힘입어 일년에 수십 개의 마라톤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유산소 달림방' 이 성업하고 있다. 달림방은 실내에 산소발생기 를 설치하고 여러 대의 런닝머신을 두어 실내조깅만을 전문으로 하는 헬스클럽의 니치마켓이라 할 수 있다. 요가는 예전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했으나, 최근 웰빙 열풍에 맞춰 이용자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 요가를 이용한 다이어트 체조가 소개되고, 유명 연예인들이 요가 비디오 테이프를 제작, 판매하면서 요가법을 통한 건강관리를 하려는 사람이 늘어났다. 아울러 기존 획일적인 헬스클럽 및 에어로빅 운동이 재즈댄스나 스포츠댄스로 다양화되고 있다. 휴식과 관련된 웰빙 현상을 살펴보면 공기청정기, 찜질방, 스파, 기체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황사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가 커지면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형성되던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자 대기업에서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의 찜질방은 피로회복과 여가소비 형태로 복합화, 대형화되면서 번성하고 있다. 예전의 대중목욕탕 기능에 사우나와 불가마, 여가시설을 포함한 형태의 찜질방이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예전의 단순 목욕기능에서 이제는 휴식을 즐기는 공간으로 변화되고 있고 있는 것이다. 스파 역시 온천욕과 마사지, 야외 물놀이 시설 등이 결합되면서 가족 휴양공간으로 시장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단, 기체조, 명상 등의 수련방법 역시 웰빙 열풍에 힘을 얻고 있다. 사회가 급속하게 변화됨에 따라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있는 현대인에게 신체 건강 못지 않게 정신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게 되면서 단, 기체조 등에 소비자의 참여도가 높아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마케팅에서 웰빙 활용시 유의할 점

작년부터 웰빙을 지향하는 제품 및 서비스가 다양하게 출시되었고, 앞으로도 신제품이 계속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는 더욱 다양해진 제품 속에서 선택권이 커지게 되는 이점이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짐에 따른 마케팅의 역할이 더욱 중요 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설명한 웰빙 열풍 원인과 현상을 토대로 향후 웰빙 제품의 마케팅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다음 <그림 5> 와 같이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로 기업은 웰빙족의 라이프스타일을 철저하게 연구하여 어떤 특성을 가진 소비자에게 접근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웰빙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는 일반 소비자에 비해 독립적이고 자신감을 가진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제품처럼 인구통계학적인 방법으로 타겟을 선정하기 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소비자 특성을 구분하여 타겟을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로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작년 웰빙 열풍이 시작할 때만 해도 '웰빙' 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막연하게 '웰빙' 만을 주장하는 것에서 벗어나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는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성공할 수 있다. 셋째로는 감성적 차원에서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현대로 오면서 경제발전과 더불어 소비자 개개인의 수입이 증가하고 자산가치가 늘어났지만, 삶에 대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더 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서 만족하기 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삶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제품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현대로 오면서 기술력이 발전함에 따른 기업간의 기술력 격차가 줄어듦에 따라 제품 기능간에 차별화가 사라지게 되었다. 이에 소비자는 더 이상 제품의 품질을 제품 선택의 준거로 이용하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어떤 감성 적인 가치를 제공해 주는지가 선택기준이 되고 있다. 웰빙 또한 마찬가지여서 지금까지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효과 중심의 메시지가 중심을 이루었지만, 앞으로는 이에 더해 감성적 가치가 중심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넷째로는 웰빙 제품은 고관여인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 정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방송이나 인쇄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접근했지만, 향후에는 이와 더불어 인터넷 매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소위 웰빙족은 정보탐색 시간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고, 기업에서는 이들에게 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적당한 채널이 바로 인터넷이라는 것이다. 기업은 자사의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웰빙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 간접 홍보하는 방법도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다섯째로는 소비자의 직접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웰빙 니즈의 키워드는 '건강' 과 '실속' 이라 할 수 있다. 웰빙은 자신의 건강한 삶을 위한 소비이기 때문에 실속형 소비성향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경제적인 실속뿐만 아니라 체감적인 실속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건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인지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기를 원하고 있다. 웰빙 제품에 대해 구전효과가 큰 것 또한 이러한 연유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직간접적인 체험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기업의 모든 마케팅 활동은 신뢰도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웰빙은 기업과 소비자 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조류독감, 광우병 등으로 소비자의 기존 제품에 대한 불안함에서 웰빙 열풍이 시작되었음을 상기해 본다면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판매를 늘리기 위한 인위적인 과장광고는 자칫 소비자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으며, 이 경우 시장에서 사장될 수 있는 위험이 다른 제품에 비해 특히 크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웰빙은 ‘건강+환경’, ‘건강+미용’, ‘건강+가정’, ‘건강+정신’ 등으로 분화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2) 이제 웰빙은 단순히 건강만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α' 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웰빙 열풍의 원인과 향후 웰빙의 발전 방향을 토대로 소비자에게 구체적인 웰빙 가치를 제공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만이 향후 진행되는 웰빙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페이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