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조건과 반복횟수에 따른 광고효과

4. 연구 결과

1) 광고몰입도와 광고반복에 따른 기억효과

광고몰입도 수준에 따른 상표기억의 차이를 분석하기에 앞서, 실험조건별로 광고몰입도에 대한 조작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두 집단간이 광고를 집중해서 본 정도의 평균을 비교한 결과 우연노출 집단의 평균 2.59점, 집중노출 집단은 3.45점으로 광고를 주의집중하여 본 정도에서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t=157.21, p<.001). 따라서 전체적으로 우연노출 집단과 집중노출 집단에 대한 노출조건 조작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다음은 광고상표에 대한 친숙도 점검 결과이다(표 2). 본실험에 참여한 응답자들이 광고에서 본 개별 상표에 대해 평가한 친숙도 평균값에 대한 차이검증 결과, 노출조건이 다른 두 집단의 광고상표에 대한 친숙도 수준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구자가 사전 조사를 통해 상표친숙도를 두 수준으로 구분한 결과와 대체로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음은 <연구문제 1>에 대한 분석결과로서 광고노출 조건에 따라 기억효과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우선 명시적 기억검사인 자유회상(free recall)과 재인(recognition)에서 두 조건의 상표명 기억성과를 분석한 결과이다.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연노출 집단의 상표명 회상 평균은 3.6개, 집중노출 집단의 상표명 회상 평균은 3.98개로 수치상으로는 더 많았지만, 그것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재인 역시 우연노출 집단은 평균 8.8개, 집중노출의 경우에는 평균 9.4개를 정확히 재인하였다. 즉, 앞의 자유회상 결과와 마찬가지로 광고에 주의를 집중하지 않은 우연노출 집단에 비해 광고를 주의깊게 본 집중노출 집단이 더 많은 상표명을 재인하기는 했으나,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광고를 주의집중해서 보는 것이 기억에 효과적이라는 기존의 연구들과는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이 같은 결과는 본 연구에서 10분 분량의 프로그램을 보면서 프로그램 전후로 16-17편의 광고를 연속적으로 시청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광고혼잡도가 상당히 높은 것이다. 그래서 광고를 집중해서 본 피험자들도 여러 편의 광고에 한꺼번에 노출된 결과 우연노출에 비해 더 많은 수의 광고 상표를 기억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암묵적 기억지표인 단어완성율에 대한 결과를 보면 우연노출 조건의 피험자들이 단어완성과제를 수행하면서 광고에서 보았던 상표명을 정확히 기재한 빈도는 평균 1.3개(정확율 10.0%), 의도노출 집단은 평균 1.7개(정확율 12.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이는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이 아니어서, 우연노출 집단과 집중노출 집단의 암묵적 기억성과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광고를 주의깊게 시청하지 않더라도 광고를 보면서 암묵적 기억의 흔적은 생성되며, 그것은 이후 광고상표와 관련된 정보에 다시 노출되면 자동적으로 의식 수준에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 효과는 광고를 집중하여 시청하면서 정보처리하는 것과 같은 수준임을 보여주었다.

다음은 <연구문제 2>에 대한 분석결과로서 우연노출 집단과 집중노출 집단에서 광고의 반복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아보았다. 먼저 참가자들이 자유회상 방식으로 응답한 상표명 개수를 이원변량분석한 결과 노출조건에 따른 차이는 유의하지 않은 반면, 반복횟수에 따른 차이는 유의미하여 모든 광고를 1회만 시청한 집단에 비해 반복광고가 포함되어 있는 2회노출 및 3회노출 집단의 회상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F=10.01, p<.000). 그런데, 재인에 대한 이원분석결과는 회상과는 달리 노출조건(우연노출: 집중노출)과 반복횟수(1회 : 2회 : 3회) 두 변인 모두에서 집단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광고에 1회만 노출된 집단이나 2회 혹은 3회 이상 반복광고가 있는 집단간에 상표 재인량이 동일한 수준으로 밝혀졌다(노출조건 F=1.59, p=.212, 반복횟수 F=1.57, p=.207). 한편, 암묵적 기억지표인 단어완성율에 대해서는 노출빈도(1회: 2회: 3회)에서 집단간 차이가 나타났다(F=3.76, p<.05). 즉, 1회 노출보다는 2회 이상 반복노출된 광고가 포함되어 있는 집단이 광고에서 본 상표를 이용해서 단어를 완성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매우 주목할 만한 것으로서 광고상표를 자유회상 하는 데에는 2회 이상의 반복 노출이 필요하지만, 상표를 재인하는 데에는 단 1회 노출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광고에 노출되면 그것을 우연히 보든 주의깊게 시청하든 관계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단어완성율의 결과는 반복적으로 광고에 노출되면 피험자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광고에서 본 상표 정보가 기억 흔적으로 남아 이후 시기에 피험자가 의도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재생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 상표친숙도의 조절효과 검증

<연구문제 3>은 우연노출 조건과 집중노출 조건에서 광고반복의 효과가 상표친숙도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우선 노출조건별로 광고반복의 기억성과가 상표친숙도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상표친숙도가 높은 광고와 상표친숙도가 낮은 광고에 대하여 회상율, 재인율, 단어완성율을 비교하였다. 먼저 상표친숙도가 낮은 7개 광고에 대한 우연 노출 집단과 의도노출 집단의 비보조 회상률 비교 결과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저친숙 상표의 회상율이 고친숙 상표 회상율에 비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표 5 참조). 여기서 회상율 수치는 광고물을 모두 본 후에 아무런 단서 없이 응답자가 스스로 보았던 광고 상표를 비보조 회상으로 정확히 기술한 것의 비율이다. 먼저 저친숙도 상표 7개의 친숙도 점수는 1.4에서 2.1 정도로 5점 척도상에서 보면 상당히 낮은 편인데, 유독 눈에 띄는 것은 Mepp 상표의 회상율이다. 이 광고는 1회 노출 외에 2회 및 3회 노출 조건을 가진 반복광고인데, 2회 이상 반복노출한 결과 상표친숙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비보조 회상율이 크게 향상되었다. 즉, 우연노출 집단의 경우 76%가 상표를 기억해 내었고, 집중노출 집단에서도 63.4%가 비보조 회상에 성공하였다. 다른 저친숙 상표들의 회상율이 10% 미만인 것과 비교해 본다면 반복노출의 효과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단, 리셉션의 경우 예외적으로 28.1%와 38.6%의 회상율을 나타내었다.

다음 친숙도가 높은 상표들에 대한 회상율을 보면 상표친숙도가 낮은 광고들의 회상율과 비교할 때 회상율이 전체적으로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즉, 상표친숙도가 높은 광고로 분류된 것 중에서 상대적으로 친숙도가 낮은 선씰크(2.81점) 광고의 경우 회상율이 14% 정도이지만, 나머지 상표들의 경우는 20% 이상 60%정도의 높은 회상율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크리넥스 광고의 경우에도 1회노출, 2회반복 혹은 3회반복 조건이 함께 분석된 결과 다른 상표들에 비해서 우연노출 57.3%, 의도노출 63.4%로 높은 회상율을 보여주고 있다. 즉, 광고상표의 친숙도에 따라서 기억성과에는 차이가 있으며, 기억성과에 보다 중요한 영향력은 반복노출 횟수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상표친숙도의 조절효과를 보다 명확히 살펴보고자 광고노출 조건별로 크리넥스와 Mepp의 회상율을 비교하였다(표 6).

두 광고는 반복횟수가 동일한데, 노출조건별로 회상율에서 차이를 보여주었다. 즉, 상표친숙도가 낮은 Mepp과 상표친숙도가 높은 크리넥스의 회상율이 집중노출조건에서는 동일하지만, 우연노출에서는 저친숙상표의 회상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의외였는데, Mepp 광고처럼 생소한 브랜드일 때 반복노출이 일어나면 광고에 주의를 별로 두지 않는 저몰입 시청 상황이 광고를 주목하여 시청하는 고몰입 상황보다 주의집중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런 효과는 이미 잘 알고 있는 기존 상표보다는 낯선 상표일 때 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다음은 <연구문제 4>에 대한 분석으로서 우연노출과 집중노출 조건 각각에서 광고반복(1회: 2회: 3회)에 따른 상표태도(Ab)는 상표친숙도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는가를 분석한 결과이다. Zajonc(1968)의 단순노출효과(mere exposure effect)에 따르면, 의식하지 못한 것이라도 반복적으로 노출한 자극물에 대해 선호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에서도 이와 같은 이론에 근거하여 우연노출이더라도 반복적으로 노출이 일어나면 상표에 대한 선호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상표에 대한 선호형성에는 이미 그 상표에 대해 기존 지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하는 상표친숙도가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친숙도가 높은 크리넥스와 친숙도가 낮은 Mepp에 대하여 반복노출의 상표태도에 대한 효과를 살펴보았다.

크리넥스와 같이 친숙도가 높은 상표의 경우 실험실에서 광고를 한번 혹은 두세 번 시청한 후에 상표태도를 평가하더라도 이전에 형성하고 있던 상표친숙도의 영향을 배제하기란 어렵다. 따라서 상표친숙도의 영향을 제거한 후 노출빈도와 노출조건에 따른 상표태도를 알아보고자 상표 친숙도를 공변량으로 통제하고 난 후 노출조건 및 반복횟수의 효과를 이원변량분석하였다.

<표 8>에서 보면 상표친숙도(공변량)의 주효과만 유의할 뿐, 노출 조건이나 노출 빈도의 주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이미 잘 알려진 상표의 경우에는 실험실에서 1회 혹은 2, 3회 노출로서 상표태도를 변화시키는데 아무런 영향력이 없고, 이미 형성하고 있던 기존의 상표친숙도가 상표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이미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표에 대해서는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상표태도(Ab)와 같은 태도지표를 사용하게 되면 광고의 노출효과를 정확히 측정해 낼 수 없다는 사실을 본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한편, 상표친숙도가 낮은 Mepp에 대한 이원변량분석 결과 <표 9>에 나타난 바와 같이 상표친숙도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노출 빈도에 따른 반복의 효과도 유의하지 않았으며 노출조건에 따른 효과만 유의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광고를 집중해서 시청한 집단과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우연히 노출한 집단 간에는 상표태도를 호의적으로 형성한 정도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서, 우연히 노출한 집단이 상표태도를 더욱 호의적으로 형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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