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조건과 반복횟수에 따른 광고효과

5. 결론

1) 요약 및 논의

본 연구는 TV 광고를 시청하는 소비자의 노출조건과 광고노출 횟수에 따라 광고상표에 대한 기억성과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이때 상표친숙도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검증하였다. 기존 연구들과는 달리 광고를 집중해서 시청한 조건과 광고에 집중하지 않는 우연노출 조건의 기억성과가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본 연구의 실험광고가 광고혼잡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실험 상황에서 피험자가 노출된 광고수가 10개를 넘지 않았으나, 본 연구에서는 연속적으로 15편 내외의 광고물에 노출되도록 하였는데, 이와 같은 높은 혼잡도 때문에 광고를 집중해서 본 경우에도 단기기억의 용량 한계인 7-9개를 넘는 광고를 한꺼번에 기억하지는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실제 방송광고 상황이 광고혼잡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본 연구의 결과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동일한 광고물을 2회 혹은 3회 반복노출하여 1회 노출과 그 효과를 비교한 결과 광고의 반복효과는 명시적 지표와 암묵적지표 모두에서 매우 뚜렷이 나타났으며, 반복노출이 이루어지면 광고를 우연히 보았든 주의깊게 시청했든 그 효과는 유사한 수준으로 밝혀졌다. 마지막으로 상표친숙도에 따라서 광고노출조건과 광고반복의 기억효과 및 상표태도에 미치는 효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있는 결과로는 본 연구에서 상표친숙도가 낮은 반복광고의 경우 우연노출조건에서 시청할 때에 집중노출조건보다 회상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상표친숙도가 높은 광고에서는 이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표친숙도가 낮기 때문에 1회 노출 시에는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흘려 보내지만, 반복적으로 2-3회 노출이 일어나게 되면 그 상표를 인식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광고상표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형성하는 데에도 상표친숙도의 역할이 분명히 드러났다. 즉, 동일한 광고에 반복 노출된다고 해서 상표태도가 즉시적으로 향상되는 것은 되는 것은 아니며 기존에 형성하고 있는 상표친숙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표친숙도가 낮은 광고의 경우에는 광고반복에 따른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고, 광고를 시청하는 노출조건의 효과만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상당한 함의를 지니는데, 우선 이미 시장에서 성숙한 상표인 경우에는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상표태도를 사용할 경우 광고효과가 제대로 산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상표친숙도가 낮은 신제품의 경우는 광고에 집중하지 않고 노출될 때에 오히려 상표에 대해 호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결과는 매우 주목할 만하다.

방송광고를 시청하는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광고주목도는 그리 높지 않은데, 그럴 때 오히려 상표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추론해 보면 사람은 저관여 상태일 때 광고에 대해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반대주장(counterargument)보다는 광고의 내용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지지주장(support argument)을 생성할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로 대상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된다. 결국 방송광고와 같이 저몰입 상태에서 정보처리하는 우연노출은 광고의 효과면에서 볼 때 부정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광고상표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해준다. 이상의 연구결과들을 종합하면, 소비자는 광고에 주의를 기울여 정보처리하지 않아도 광고에 노출되는 것은 기억에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상표태도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연구의 제한점

본 연구는 실험적으로 광고노출 상황을 조작하여 TV 광고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으로, 연구절차상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한계로서 본 연구에서 설정한 우연노출(incidental exposure) 상황의 조작 문제를 들 수 있다.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시청하는 방송광고의 특성에 맞게 실험을 고안하고자 우연노출 상태일 때의 광고효과 측정을 연구문제로 삼았는데, 과연 본 연구의 피험자들이 실제 가정에서 TV 광고를 보는 것과 같이 저몰입된 상태에서 광고에 노출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물론 조작점검(manipulation check)을 통하여 광고에 노출한 정도를 확인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실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할 때 실제 TV광고 시청상황과 같이 저몰입하였을 것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두 번째 한계로는 본 연구에서 도입한 암묵적 기억지표의 성과에 관한 문제이다. 암묵적 기억에 대한 개념적 정의는 개인이 자신의 특정 정보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보에 노출되었을 때의 기억 흔적이 이후 정보처리 상황에 자동적으로 영향을 미쳐 정보처리를 활성화시키거나 기억을 돕는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암묵 기억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실험 조건으로는 역하지 각 수준의 순간노출(subliminal exposure)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실제 방송광고 자극물을 이용했기 때문에 순간노출을 이용한 실험 조건을 설정할 수 없었고, 따라서 단어완성검사를 통하여 광고 노출의 암묵적 기억효과를 측정한 것이 과연 암묵기억을 측정한 것인지에 대해 이견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순간노출은 실제 방송광고 노출상황과는 맞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암묵기억지표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 결과를 일반화하는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한계점으로는 방송광고의 우연노출 효과와 반복노출효과에서 상표친숙도의 조절효과를 밝히고자 상표친숙도가 낮은 신규 상표를 도입하였는데, 반복광고로 선정된 광고물(Mepp)이 다른 12편의 광고물에 비해 다소 독특한 소구형식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독특성이 광고상표를 재인하거나 회상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데, 본 연구의 결과로는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부분을 보완하는 방법으로서 더 많은 상표를 대상으로 광고의 반복효과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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