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광고 회피에 대한 연구

2. 문헌연구

1) 회피 유형과 회피 정도

광고 회피에 대한 연구 경향은 크게 회피로 인한 시청률 차이와 회피 수준 및 영향요인에 대한 연구로 구분할 수 있는데 상당수의 연구가 시청률 차이, 즉 프로그램 시청률과 광고시청률의 차이 분석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대부분의 연구가 TV에서의 광고회피를 살펴보고 있는데, TV에 경우 기계적 측정을 사용해서 상대적으로 정확한 측정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시청률 차이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프로그램 시청률과 광고시청률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 프로그램 방영 중에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그 차이는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했다. Danaher(1995)는 수용자들이 TV를 시청하면서 하는 행동으로 방을 떠남, 채널 변경, TV를 끄거나 소리를 죽이는 행동, 또는 TV를 켜놓은 채 책이나 신문을 보는 행위, 다른 사람과의 잡담 그리고 프로그램이나 광고 시청과 같은 7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들 중에 소리를 죽임, 책을 봄, 그리고 잡담을 함은 매체 효과의 측정에서 광고 노출로 간주되기 때문에 두 시청률의 차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하여(Danaher, 1995; 조정식, 1999), 나머지 방을 떠남, 채널 변경, TV를 꺼버리는 행동을 회피행동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면 Krugman and Johnson(1991)은 잡담과 같은 시청 중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보완적 행동들을 회피 행동에 포함시켜 기계적 회피(리모콘을 이용한 채널 변경 TV를 꺼버림)와 물리적 회피(잡담, 방을 떠남)로 구분하고 있다. 나아가 Speck and Elliott(1997)는 처음으로 인지적 회피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광고회피를 광고무시(인지적 회피), 광고거르기(기계적 회피), 광고제거(물리적 회피)의 3가지 유형이 결합된 행동으로 조작적 정의를 내렸다. 그리고 이후 회피현상을 다룬 상당수의 연구들에서 이러한 세 가지 분류를 따르고 있다(김요한, 2003; 이경렬, 2001, 이혜갑과 박수화, 1999, 등).

그러나 인쇄매체의 회피 행동 연구에 있어서는 기계적인 회피가 이루어 질 수 없으므로 물리적 회피와 인지적 회피만을 다루고 있으며(Speck and Elliott, 1997; 김요한, 2004), 인터넷의 경우에 회피 유형을 분류하여 정의내리고 있는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인터넷의 경우, 이용자가 탐색하고자하는 정보와 광고가 함께 노출되는 경우와 강제적으로 광고 화면이 떠 있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중 인터넷 이용자가 탐색하고자하는 정보와 광고가 동시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인지적 회피(정보탐색 내용만을 인지)나 기계적 회피(광고화면을 지움)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반면, 물리적 회피(방을 떠남, 잡담)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반면 강제적으로 광고 화면이 떠 있는 경우에는 물리적 회피와 인지적 회피의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 광고 회피 행동의 분류에 있어서도 TV연구에서의 세 가지 분류를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회피 정도에 관한 연구결과들은 거의 대부분 TV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져 왔다. 이들 연구들에 의하면 기계적 회피 정도는 상당히 큰 편차를 보인다. Abernethy(1991)는 광고 방송 중에 방안에 있는 시청자의 최소 10%가 채널 변경을 한다고 했으며, 이혜갑과 박수화의 연구(1999)에서는 시청자의 44.6%가 광고 중에 채널을 변경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최소 5%에서 최대 70%이상까지 기계적 회피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Abernethy, 1991; Greene, 1988; Heeter and Greenberg, 1985; Kaplan, 1985 등). 프로그램 시청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광고의 물리적 회피는 평균 22%정도, 인지적 회피는 평균 18%정도를 보여, 이 두 경우를 합하면 약 40%가 기계적 회피를 하지 않더라도 물리적, 인지적 회피를 한다고 볼 수 있다(Abernethy, 1991; Allen, 1965; Yorke and Kitchen, 1985).

인쇄매체나 인터넷의 회피 현상을 분석한 연구들에 있어서는 회피의 정도를 별도로 제시하기보다는 타 매체와의 비교를 통해 상대적으로 회피 수준의 높고 낮음을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Speck and Elliot(1997)는 인쇄매체와 방송매체에서의 광고 회피를 조사하였는데, TV가 회피 수준이 가장 높았고, 잡지, 신문, 라디오 순으로 회피 수준이 낮아진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매체 간 광고회피 수준을 살펴본 김요한의 연구(2003)에서는 Speck and Elliot(1997)의 결과와는 다른 결과가 보였는 데, 인터넷을 추가한 다섯 가지 매체 중에서 인터넷의 광고회피 수준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라디오, 신문, TV, 잡지의 순을 보였다.

2) 광고회피의 예측변인들

광고회피의 예측변인은 크게 인구통계학적 변인, 매체관련변인 광고에 대한 태도 그리고 지각된 침입성의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Speck and Elliott, 1997). 첫째, 인구통계학적 변인들은 개인의 매체 이용 습관을 평가하는데 오랫동안 사용된 변인이다. TV의 경우 많은 연구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연령별로는 나이가 어릴수록 채널 변경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Danaher, 1995; Heeter and Greenberg, 1985; Krugman, Cameron, and White, 1995; Zufryden, Pedrick, and Sankaralingam, 1993). 국내연구에서도 인구통계학적 변인에 따른 연구 결과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경렬(2001)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별은 물리적 회피에 연령은 인지적 회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윤선길(1996)의 연구의 경우 성별이 채널 변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하였다. 가족 규모에 따른 결과들을 살펴보면, 영향을 미칠 때도 있었고(Abernethy, 1991; Kaplan, 1985; Zufryden, Pedrick and Sankaralingam, 1993; 김진호, 신해진, 박준화, 1995 등)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Heeter and Greenberg 1985; Wenner and Dennehy 1993). 전체적으로, 여러 가지 인구통계학적 변인이 광고회피와 연관을 가지고 있으나, 연구 방법이나 표본 등에 따라 다소 상이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성별과 나이는 상당수의 연구에서 그 영향력이 검증되었으므로 본 연구에서도 인구통계학적 변인의 인터넷 광고 회피에 대한 영향력을 검증하고자 한다.

둘째, 기존 연구들에서 광고 회피를 예측하고 있는 매체 관련 변인으로는 매체 노출량, 매체에 대한 태도와 매체 이용동기가 있다. 우선 매체 노출량이란 수용자들이 특정 매체를 이용하는 평균 시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TV에서의 광고회피는 매체 노출량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Abernethy, 1991; Ferguson and Perse, 1993; Heeter and Greenberg, 1985; Wenner and Dennehy, 1993), Clancey(1994)는 TV 중시청자들의 광고회피가 덜 일어난다고 했으며, 심미선의 연구(2001)에서도 TV 시청량이 많을수록 채널 변경은 적게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경렬의 연구(2001)에서는 TV 시청량이 전혀 광고회피 행동을 설명하지 못하였다.

다음으로 매체에 대한 태도는 광고물이 실리는 매체에 대한 소비자의 감정적 반응을 의미한다. Ferguson and Perse(1993) 그리고 Wenner and Dennehy(1993)의 연구에서는 TV에 대한 태도와 광고 회피 간에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Speck and Elliott의 연구(1997)에서는 신문에 대한 태도와 광고회피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 이용동기란 수용자의 매체 이용에는 목적이 있고 그 목적 달성을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으로, 수용자들의 매체 이용동기가 무엇이냐에 따라 광고에 대한 반응과 회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경렬의 연구(2001)에 따르면 정보획득을 위해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물리적 회피를 시간을 보내기 위해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기계적 회피를 많이 하며, 광고를 보려는 동기가 많을수록 인지적 회피와 기계적 회피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요한의 연구(2003)에서는 TV, 라디오, 신문, 인터넷에서 각 매체의 이용동기가 광고 회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인터넷의 경우 이용 동기 중에서 현실도피와 도구적 동기 수준이 높을 수록 인터넷광고 회피 수준은 낮았다.

셋째, 광고에 대한 태도는 광고에 대한 인식의 차원이다. 이는 광고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를 말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여러 연구들에서 수용자들의 광고에 대한 태도가 광고 효과와 상당한 관련성을 갖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TV광고의 회피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광고에 대한 태도였으며, 이것은 전체 광고회피 행동의 47.6%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경렬, 2001). 인터넷의 경우, 매체 이용자들의 광고에 대한 태도가 광고에 대한 자발적 노출 및 광고의 클릭 수준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김재휘과 김용환, 2003; 김지호와 김재휘, 2003; 안의진, 2003; 하헌국, 1998), 인터넷배너 광고 클릭 의향에 있어서도 가장 강력한 예측 변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이경렬과 김상훈, 2001). 이 연구들이 직접적으로 인터넷광고 회피를 분석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 광고에 대한 여러 가지 수용자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판단되는 바, 광고 회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광고회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광고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정보이론에 따르면 광고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중요한 잡음원(source of noise)의 역할을 하는데, 주로 매체 컨텐츠의 탐색을 방해하거나, 매체 컨텐츠의 처리에 혼란을 야기하고 전체적인 매체 이용을 중단시키기는 역할을 한다(S-peck and Elliot, 1997).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수용자가 광고를 잡음으로 인식한다면 그들은 광고 때문에 지속적인 인지적 처리를 방해 받는 것으로 판단하게 되는데, 이를 광고의 지각된 침입성(perceived intrusiveness of advertisement)이라고 한다. 지각된 침입성은 TV, 라디오, 잡지와 인터넷에서 광고회피에 부정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요한, 2003). 즉, 이용자가 광고가 자신의 매체 이용을 방해하는 것으로 인식할수록 광고를 많이 회피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매체는 대부분 광고가 컨텐츠와 동시에 제시되는 형태이고, 이용자들의 광고에 대한 관심은 컨텐츠와 비교했을 때 그리 높지 않다. 또한 인터넷에서는 광고의 회피가 보다 쉽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이용자들의 회피 현상은 타매체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김재휘와 김용환, 2003). 그러다보니 광고주들은 소비자들을 광고로 끌어 들이기 위한 다양한 기법을 이용하는데, 최근에는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강제로 일정시간 이상 광고에 노출되도록 하는 형태의 광고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광고는 오히려 이용자들에게 부정적 정서를 유발시킬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연구들에서 광고 자극이 강할수록 주목은 높아지지만 오히려 태도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인터넷 광고 효과에 대해 살펴본 김재휘와 김용환의 연구(2003)에서 침입성은 광고에 대한 주목을 증가시키지만, 태도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광고게재 사이트에까지 부정적 태도를 전이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팝업 광고를 이용해서 인터넷의 광고회피현상을 연구한 Edwards, Li and Lee(2002)의 연구는 팝업 광고와 같이 이용자에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적인 방식으로 광고를 노출시키면, 이용자들은 광고를 침입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이는 광고에 대한 짜증과 회피행동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의 광고회피와 관련된 연구는 주로 매체 간의 비교를 통해 상대적인 회피 수준을 분석한 경우가 많았고, 구체적인 회피행동 연구는 주로 TV를 중심을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최근 몇몇 연구를 통해 인터넷과 같은 선택성이 높고 능동적인 매체에서의 광고 회피 수준은 타 매체에 비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밝혀지면서 인터넷에서 광고 회피 행동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 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의 분석을 근거로 하여 인구통계학적 변인, 매체관련 변인, 광고에 대한 태도, 그리고 광고의 침입성을 광고회피의 예측변인으로 설정하고 이 변인들이 인터넷 광고회피에 미치는 영향력을 검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가 선정되었다.

<연구문제 1> 인터넷의 광고회피 수준은 어떠하며 회피 유형별로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 2> 광고 회피 예측변인들의 광고회피에 대한 설명력은 어떠하고, 그 상대적 중요도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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