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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커뮤니케이션과 위기뉴스 데이터베이스조정열 / 숙명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조교수, 광고학박사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미디어의 부정적 뉴스에 대한 경험적 접근을 시도하는 이 연구는 2003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총 3만여개에 달하는 기사를 조사, 그 중 1500여 개의 부정적 뉴스 위기뉴스를 분류해 분석했다. 이는 미디어 위기보도의 특성을 다각적으로 조망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한국의 대표적 언론사 6곳을 골라 해당 위기뉴스를 가지고 시기, 매체, 유형, 발생원인, 진행방식, 원인제공자, 산업, 정보원, 그리고 대응전략을 연구했다. 그 결과 각각의 분석항목과 상관관계 속에 기존의 학설들이 확인되거나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났는데, 이는 이론적, 실무적 차원에서 다양한 효용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위기상황의 빈발과 그 피해의 확대는 현대 조직환경을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조직내외의 복잡한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 기술발전, 경쟁의심화 등이 총체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현상이라는 데에 많은 학자들이 의견을 같이한다(Caponigro, 2000; Cooms, 1999; Fearn-Banks, 1996; Lerbinger, 1997). 위기빈발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은 미디어, 즉 언론이다. 물론 위기로 인한 피해와 그 영향을 사회에 알리는 미디어의 감시역할을 간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와 함께 작용하는 것은 상품으로서의 뉴스가 갖는 속성이다. 본질적으로 평이하지 않고 감춰진 것들을 선호하는 언론의 특성상 위기는 매력적인 취재대상이고, 뉴스를 제공하는 주요 공급원이다. 그래서 미디어 산업이 발전할수록 조직의 위기는 언론에 의해 더 많이 '생산'되는 구조를 갖는다. 보도되지 않는 위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고, 뉴스제작의 독특한 '리듬'은 심지어 존재하지 않는 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1) 그래서 위기뉴스, 그러니까 부정적 뉴스는 미디어가 생존하는 토양이라고까지 불리기도 한다 (Fombrun, 1996). 전국을 흔들고 국제뉴스까지 됐던 얼마 전 쓰레기만두 사건이 오보였다는 사실이나,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뉴스에 정확한 사실전달보다 선정적 어휘가 얼마나 남용됐는지를 밝혀낸 보고서는 (송종길, 2004) 그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기서 문제의 초점은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한다. 왜냐하면 위기는 뉴스에 선행하지만, 일단 뉴스로 생산된 위기는 본래의 모습과는 별개로, 미디어의 생리와 합쳐지면서, 새로운 특성을 갖는 현상으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즉, 미디어는 위기로 인한 피해의 본질을 인명이나 금전적인데서 또 다른 영역으로 전이시킨다. 경영의 관점에서 심각한 문제는 언론보도로 인해 비롯되는 사건이 명성(reputation)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는 경제적 손실보다 훨씬 피해가 심각할 뿐 아니라 회복이 어렵다는 데에 있다. 또한, 명성의 훼손은 경제적 타격이 되어 다시 조직에 되돌아온다. 특히 위기상황의 압박 속에서 범하는 커뮤니케이션 실수가 미디어를 통해 즉각적으로 증폭, 재생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치명적일 수 있는 공중의 거센 반감을 사기도 한다. Cooms (1999)가 뉴스미디어와 함께, 위기관리에 있어 특히 주목해야 할 환경변화로, '적극성을 띠고 있는 공중의 활동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1) 결국, 미디어의 위기보도는 조직명성과 재정뿐 아니라 공중과의 관계까지 동시에 위협하는 파괴력을 갖는다고 하겠다.
현대조직의 위기관리에 있어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경영은 위기 자체의 관리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3) 하지만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한 학자는 많은 반면, 커뮤니케이션 경영의 관점에서 언론의 위기 보도가 갖는 특성과 변화를 구체적으로 규명해 놓은 자료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위기 커뮤니케이션 분석의 일환으로, 이 연구는 미디어에 나타나는 위기의 모습에 데이터베이스적 접근을 시도한다. 방대할 수 있는 작업을 시작하는 직접적 동기는 위기뉴스 데이터베이스가 최근 이뤄지고 있는 한국 내 위기관련 논의들이, 개인적 경험에 근거하는 일화적 주장이나 학자들의 순수이론적 접근의 틀에서 벗어나, 생산적 담론구조로 발전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연구는 미디어 위기보도의 특성을 다각적으로 조망하기 위해 한국의 대표적 언론사 6곳을 골라 해당 위기뉴스를 가지고 시기, 매체, 유형, 발생원인, 진행방식, 원인 제공자, 산업, 정보원, 그리고 대응전략을 분석했다. 분석대상신문은 조선일보, 한겨례 신문,매일경제신문이었고, 방송은 KBS 9시뉴스와 SBS 8시뉴스를 연구했으며 인터넷은 오 마이뉴스를 그 대상에 포함시켰다. 분적대상 미디어를 결정하는 것은 시사저널(2003)의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자료를 참조했다.
1. 위기뉴스 데이터베이스1) 위기의 정의위기뉴스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이 연구는 위기를 "조직의 일상적인 업무를 뒤흔들고 조직의 미래활동에 위협을 주며, 주요 공중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항을 줄 가능성이 높은 미디어에 보도된 사건"으로 정의 내렸다. 김영욱 (2002)은 위기를 조직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사건"으로 단정짓지만, 위기는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발전가능성을 함께 갖는다는 점에서(이현우, 2003)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코팅은 먼저 개별기사들을 긍정/중립/부정 3가지로 분류하고, 취합된 부정적 기사 중에서 조직 명이 기사 제목이나 소 제목에 명확하게 노출된 경우4) 데이터베이스에 포함시켰다. 단 정치조직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중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2) 분석 매체대상 미디어는 의제설정 기능과 대상매체의 파급효과를 고려, 국내의 대표적 회사들을 선정했다. 인쇄매체로는 조선일보, 한겨레신문, 경제전문지인 매일경제신문을, 방송매체로는 저녁뉴스 시간이 다르며, 매체의 성향이 상이한 SBS 8시뉴스와 KBS 9시뉴스로 선정했다. 마지막 온라인 매체는 시사저널이 2003년 발표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에 선정된 유일한 온라인 사이트, 오마이뉴스를 분석했다. 3) 위기 유형 1위기 유형은 두 가지 기준을 적용했다. 첫째는 귀인이론에 기초한 Coombs & Holladay(1996)의 분류 1. 내부/의도적, 2. 내부/비의도적, 3.외부/의도적, 4.외부/비의도적를 따랐다. 이 경우 내부와 외부, 의도와 비의도 여부를 결정할 때, 중요한 것은 기사 자체에서 거론된 조직의 입장에서 내, 외부를 판단했다. 이는 기사에 비춰진 모습이 결국 공중의 이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4) 위기 유형 2두 번째 기준은 미국의 위기관리연구소 (ICM, Institute of Crisis Management)의 16가지 위기 카데고리를 따랐다.5) 많은 연구자들과 실무자들이 다양한 위기의 분류모델을 제시했는데, ICM의 분류는 학문적 의미와 실용적 유용성을 겸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는 향후 국제적인 위기관련 비교연구가 용이해진다는 차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물론 ICM의 16가지 분류가 완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분석을 토대로 재구성이나 추가유형의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조직과 조직간의 분열이나 갈등에서 비롯되는, 위기보도의 당사자가 복수 조직인 경우를 새로운 항목으로 포함 시킬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예컨대, 화물연대 파업이나 NEIS를 둘러싼 교육부와 전교조의 갈등은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조직에 부정적 영향을 갖는다. 이런 경우 일단은 하나의 기사를 두 개의 조직의 입장에서 분석하기보다, 그 기사로 발생하는 명성의 훼손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조직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 이유는 전통적 권위, 전체 자산, 조직 규모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조직이 부정적 기사로 인한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5) 위기보도의 정보원조직의 위기발생시 관련공중과 일반대중은 미디어를 통해 위기에 관련된 정보를 듣고 그에 대한 태도를 형성한다. 그러므로 미디어가 선호하는 뉴스 정보원을 관리할 수 있다면 위기에 의해 조직이 겪게 되는 상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뉴스에서 기사와의 관련성이나 전문성을 인정 받아 정보원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석을 위해 "위기보도의 정보원"을 살펴보았다. 이 기준 역시 ICM의 데이터베이스를 참조하고,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 총 9개로 분류했다.
6) 위기의 산업분류위기 해당 산업은 통계청 표준산업분류를 원용했다. 그리고 한국경제의 독특한 형태라 불리는 "재벌"을 추가했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국내의 정치상황을 고려하여 정당관련 위기 상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사전조사를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정부관련 기관의 위기 발생 비율이 매우 높아 정부 관련 조직을 하나로 묶어 살펴본 뒤, 정부부처와 산하기관 별로 세분화하여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인다. 7) 대응전략실제 조직에서 위기 발생시 어떠한 반응을 보이며, 대응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위해 대응전략항목을 추가했고, 이는Coomb(1999)의 정의를 따라 분류했다.그런데, 사전 샘플 코딩 결과 실제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무대응이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Coombs의 정의 외에 추가로 "무대응"을 고려하여 실제 국내 조직의 위기 발생 시 취하고 있는 행동에 대해 또 다른 각도에서의 관찰을 시도했다. 대응전략은 기사상에 나타나는 해당조직의 반응을 통해 분석했다. 즉 기사에서 소개된 조직의 입장이 근거가 되는 것이다. 이는 위기의 유형에 따른 대응전략을 비교하여 효과적인 위기 관리 전략 수립에 토대를 제공하는 좋은 근거로 삼을 수 있다. 8) 위기 진행방식위기의 진행방식은 연구자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진행방식의 연구는 위기를 규정하는데 유용할 뿐 아니라, 대응전략과 시스템의 성격을 결정 짓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Lerbinger(1997)의 분류를 받아들여 Smoldering Crisis(점진적으로 진행된 위기)와 Sudden Crisis(갑작스런 위기),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9) 위기의 주요 원인 제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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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보도되는 위기의 양상은 위기 그대로의 것이라기보다
미디어의 생리상 또 다른 모습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실과의 일치여부보다, 미디어에 나타난 위기가
그 파급 효과의 측면에서 조직경영에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을 고려할 때, 위기의 규모를
부정적 기사의 크기로 판단하고, 언론에 보도된 위기만을
위기로 받아들이는 극단적인 경영형태가 나타나는 것도
그리 놀라운 일만은 아니다. 오히려 조직의 명성과 신뢰를
보호하기 위해 기업의 경영진은 뉴스미디어의 역할에 보다
민감해져야 한다는 설득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Lerbinger,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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