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vs 대중품 브랜드 로고에 대한 소비자 심리비교

4. 연구결과

연구결과에서는 소비자가 명품과 대중품의 로고를 볼때 활성화된 뇌 영역을 살펴보았다. 각 응답자의 뇌 영상을 신경심리학적으로 분석하여 그 영역별 기능을 확인하고 그 때의 심리적인 반응을 추론하여 소비자광고 심리학적 해석을 내린 것이다. 특히, 앞서 설명한대로 명품 로고와 대중품로고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반응을 지각, 인지, 정서의 3가지 차원으로 분류하여 중점적으로 알아보았다. 소비자가 명품로고를 어떻게 지각하고 어떤 인지적 반응을 하며 어떤 정서를 느끼는지에 대해 대중품로고에 대한 반응과 비교하며 살펴보도록 하겠다. 연구결과는 브랜드 로고에 대한 지각반응, 인지반응, 정서반응의 순서대로 서술될 것이다. 또한, 각 반응에 대해서 전체 브랜드 로고 명품 브랜드로고, 대중품 브랜드 로고에 대한 결과를 구분지어 설명할 것이다.

1) 브랜드 로고에 대한 지각 반응

지각은 소비자가 외부자극을 수용하는 첫 단계로서 사고나 기억과 같은 인지적 과정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서 동시에 영향을 줄수도 있다. 소비자는 지각을 통해서 외부자극물의 시각, 청각, 후각등 물리적특성을 머리 속에서 인지적 정보처리가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Goldstein, 1999). 본 연구에서는 주로 뇌의 시각처리와 관련된 지각반응이 나타났다. 이러한 반응은 명품 브랜드로고와 대중품 브랜드로고 조건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브랜드로고에서 여러모로 시각적 특성이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특히, 반응의 양적인 차원에서는 명품 로고에 대한 반응이 브랜드로고에 대한 반응보다 더 많이 나타났다. 이는 명품 브랜드로고와 대중품 브랜드로고에 대한 서로간의 대조영상이 다르게 나타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즉 명품과 대중품에서 동시에 활성화된 영역이 대조영상에서는 대중품에 비해 명품이 두드러지게 활성화된 결과로만 나타난 것이다. (그림3)

(1) 전체 브랜드 로고의 지각적 조직화

우선 명품이나 대중품에 상관없이 브랜드로고라는 것을 보면, (상두정소엽, superior parietal lobule)이 두드러지게 활성화되었다(p=.000). 신경심리학에서 상두정소엽은 제시된 자극의 개별요소를 묶어서 전체로 파악하는 영역으로 지각적 조직화(conceptual organization)와 관련된 영역이다(Wilkinson, Halligan, Henson & Dolan, 2002; Nobre, Coull, Walsh & Frith, 2003). 인간은 대상자극의 시각적 특성들을 낱낱으로 분석하여 지각하기도 하고 그 특성들을 조직화하여 하나의 자극물로 지각하기도 한다. 여기서 후자의 방식으로 지각하는 것을 지각적 조직화라고 한다. 즉, 소비자는 브랜드 로고가 낱낱의 알파벳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각적 특성을 조직화하여 브랜드로고를 한 덩어리로 지각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형태주의(gestalt)에 따라서 설명될 수 있다.

형태주의 심리학은 지각이 매우 작은 감각들의 합으로 이루어진다는 구조주의를 거부하면서, 지각된 내용을 하나의 전체로 통합하거나 분리된 자극들을 의미있는 유형으로 통합하고자 한다(Goldstein, 1999). 즉, 인간이 사물을 지각할 때 사물의 구조를 낱낱이 분석하고 그 사물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일부분 또는 전체적 윤곽만으로 그 사물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도형뿐 아니라 글자등의 자극을 지각할 때도 낱낱의 요소를 하나의 집단으로 조직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소비자는 이렇게 지각적 조직화를 통해 브랜드로고를 정보처리를 하는 것일까? 잘 알려져 있듯이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이며 정보처리를 쉽고 빠르게 하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형태주의적 지각은 정보처리에 대한 노력을 최대한 줄이면서 결과를 얻으려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다.

따라서, 소비자는 브랜드로고라는 자극을 뇌 속에서 처리가능한 정보의 형태로 바꾸면서 인지적인 노력을 최대한 줄이고자 지각적 조직화한 것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 제시한 브랜드 로고들은 신규 브랜드가 아닌 기존 유명 브랜드의 로고로 응답자들에게 그 형태가 친숙한 것이었다. 친숙한 로고이므로 로고의 색깔, 전체적 윤곽 또는 첫 글자필체 등을 보고 하나의 자극물로 지각한 것이다. 브랜드로고의 물리적 특성을 낱낱으로 분석하여 지각하는 것보다, 이러한 친숙성(principle of familiarity)을 바탕으로 하여 전체로 지각하는 것이 소비자에게는 더 효율적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로고를 정보처리함에 있어 기호학에서 밝혀진대로 친숙성에 의해 시각적 특성을 조직화하고 하나의 정보로 지각한다는 것을 뇌를 통해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2) 전체 브랜드 로고의 그림 인식

다음으로는 중후두이랑(middle occipital gyrus)이 활성화되었다(p=.000). 이는 글자정보가 아닌 그림정보를 인식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다. (강은주, 2002)의 연구에 따르면 집이라는 글자를 보여주고 그 글자가 무엇인지 인 식할때와 집모양의 그림을 보여주고 그 그림이 무엇인지 인식할 때 각각 뇌 활성화 영역이 달랐다. 그중 집모양의 그림을 보여주고 집이라는것을 인식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 바로 중후두이랑이다. 즉, 글자가 아닌 그림을 인식하기 위해서 제시된 자극의 시각적 특성을 탐색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인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브랜드 로고에 대한 소비자 반응으로 다음과 같이 추론해볼 수 있다. 결국 소비자는 브랜드 로고가 주로 글자로 구성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덩어리의 그림으로서 그것이 어떤 브랜드의 로고인지 인식한 것이다. 이는, 브랜드 로고를 구성하는 워드마크나 심볼이 미적요소를 고려하여 제작초기단계부터 디자인화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시각적 특성을 중심으로 브랜드 로고를 그림으로 인식하면 정보처리과정에서 두가지 이점을 갖게 된다. 첫째, 동일한 양의 물리적정보를 갖고 있을 경우 글자보다 그림이 보다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하게 하며 쉽게 기억된다. 둘째, 그림으로 기억된 정보는 글정보보다 더 오랜기간 저장된다는 것이다( Haber & Standing, 1969). 이런 정보처리과정의 이점은 소비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브랜드를 효율적으로 정보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다시말해, 소비자가 브랜드로고를 그림으로 처리함으로써 그 브랜드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글자정보보다 더 쉽게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그림인식영역인 중후두이랑이 활성화되었다는 것은 명품과 대중품 브랜드로고가 그 역할대로 소비자에게 그것이 어떤 브랜드인지를 빠르고 정확히 잘 인식시켜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브랜드 로고를 일반적인 단어와 다르게 정보처리한다는 이러한 결과는 Gontijio과 Rayman의 연구와 비슷하다(Zang Zaidel, 2002). 이 연구는 피험자에게 명사와 브랜드명을 제시하고 철자의 길이에 따라서 단어판단의 시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낱낱의 알파벳으로 인식하는 명사는 철자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단어판단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반면, 브랜드명은 철자의 길이와 상관없이 자극마다 동일한 단어판단 시간이 걸렸다. 이는, 일반적인 단어와 브랜드명의 정보처리가 다르다는 것으로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3) 명품 브랜드 로고의 지각

브랜드로고의 지각차원에서 소비자는 브랜드로고의 물리적 특성을 조직화하여 지각하고, 이를 그림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특이한 점은 지각적 조직화를 담당하는 상두정소엽과 그림정보의 인식을 담당하는 중후두이랑이 소비자가 명품로고를 볼 때에 더 두드러지게 활성화되었다는 점이다.(그림3) 즉, 소비자는 대중품 로고에 비해서 명품로고를 더 지각적, 조직화하고 그 시각적 특성을 탐색하여 더욱 그림으로 인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명품로고 자극자체의 특성과 소비자의 특성으로 구분하여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명품로고가 가지고 있는 자극의 특성을 살펴보겠다.

첫째, 명품로고가 대중품 로고에 비해 디자인에서 더 미적요소가 강조되었을 수 있다. 명품은 그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오랜 기간동안 브랜드의 자산을 관리해왔다. 따라서, 역사가 짧은 대중품에 비해 브랜드 로고의 디자인적 요소에 대해서도 많은 투자를 하였을 것이다. 둘째, 소비자 입장에서 명품로고는 대중품 로고에 비해서 더 생소한 외국어로 구성되어 있다. 명품은 대중품과 달리 그 원산지가 해외로서 브랜드 명도 불어, 독어등의 외국어이다. 소비자에는 모국어에 비해 읽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외국어를 글자로 읽기 보다는 그림으로 정보처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명품로고를 접할 때 몇개의 주요한 시각적 특성을 중심으로 그림처럼 인식했을 수 있다. 이와는 다른 관점으로 소비자 특성에서 소비자가 명품과 대중품의 마케팅 활동을 접할 기회가 달랐을 수도 있다. 대중품의 경우 소비자가 광고나 다른 마케팅 활동을 자주 접했기 때문에 정확한 브랜드 명의 발음철자나 의미를 학습할 기회가 많다. 당연히 소비자는 대중품 로고를 더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대중품 로고를 그림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명품로고보다 덜 나타난 것으로도 보여진다.

2) 브랜드 로고에 대한 인지 반응

지금까지 소비자가 브랜드 로고를 어떻게 지각하는지 알아보았다. 다음으로는 브랜드 로고를 보고서 무엇을 떠올리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 인지반응에 대해 살펴보겠다. 기업은 다양한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린다. 그리고 소비자는 기업의 이런 활동을 접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지식을 학습한다. 소비자 심리학 분야에서는 브랜드를 하나의 지식체계라고도 한다(Keller, 1998). 즉, 소비자는 브랜드의 핵심 컨셉이나 그와 관련된 구체적 특징들을 서로 연결하여 연상망형태(associative network)로 브랜드를 기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상망은 의미기억, 일화기억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소비자의 뇌에 저장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로고나 제품광고등 어떤 형태로든 브랜드를 접하면 그 브랜드와 관련된 다양한 기억과 정보를 떠올리게 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브랜드 로고를 보고서 무엇을 떠올렸는지 활성화된 뇌 영역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전체 브랜드 로고에 대한 인지 반응

우선 명품로고와 대중품 로고를 보면 공통적으로 소비자 뇌의 하전두이랑(inferior frontal gyrus)과 하두정소엽(inferior parietal lobule) 그리고 중전두이랑(middle frontal gyrus)이 활성화되었다(p=.000). 이 영역들이 담당하는 특정한 기능은 신경생리학적으로 잘 밝혀져 있다. 하전두이랑은 추상적 단서의 의미파악을 담당하는 영역이고 하두정소엽은 의미기억을 떠올릴 때에 중전두이랑은 자극물과 동일한 양태의 기억을 떠올릴 때 활성화된다. 브랜드의 로고를 보고서 왜 이러한 영역이 활성화된 것일까? 소비자의 브랜드 로고에 대한 심리적 반응을 추론해보기로 하겠다. 먼저, 하전두이랑(inferior frontal gyrus)은 자동차나 집처럼 구체적실체를 가진 대상보다는 사랑이나 자유와 같은 추상적 대상의 의미를 파악할 때 활성화된다(Fiebacht & Friederici, 2003).

브랜드의 로고를 보고서 이같은 반응을 했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브랜드 로고가 구체적 실체라기보다 마치 사랑이나 자유처럼 추상적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뜻한다. 브랜드와 관련된 다양한 지식들이 브랜드 로고에 연합되어 있고 그 이면에 여러 상징성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p=.000), 다음으로 활성화된 영역은 하두정소엽(inferior parietal lobule)으로 기존인지 신경과학연구에서는 의미기억의 저장과 인출에 관련된 영역으로 밝혀져 있었다(Grossman, Smith, Koenig, Glosser, DeVita, Moore & Memillan, 2002). 즉, 소비자는 브랜드 로고를 보고서 어떤 브랜드의 로고인지를 알기 위하여 의미기억(semantic memory)을 떠올리는 것이다. 의미기억이란 대상간의 관계 또는 단어의미들간의 관계에 관한 지식으로서 과거에 경험한 특정사건과 관련되어 있지 않다. 이정모(1999)외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은?'과 같은 질문을 해결해야 할때 머리 속에서는 산과 관련된 지식을 떠올릴 것이다. 이때, 떠올리는 지식이 의미기억이고 이를 담당하는 영역이 하두정소엽인 것이다. 즉, 소비자는 브랜드의 로고를 보면 제품속성이나 혜택과 관련해 앞서가 말한 지식체계와 Keller(1999)신념을 떠올리는 것이다.

명품과 대중품 로고 모두에서 이같은 반응이 나타난 것은 실험에 사용한 브랜드 로고가 모두 유명한 브랜드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단 응답자에게 직접적으로 떠올린 기억의 내용을 묻지 않았기 때문에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명품과 대중품의 각 브랜드 특성이나 마케팅활동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그 내용에서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p=.000). 마지막으로 활성화된 중전두이랑(middle frontal gyrus)은 같은 양태로 저장된 기억(modality)을 불러일으킬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었다(Carlesimo, Turriziani, Paulesu, Gorini, Caltagirone, Fazio & Perani, 2003). 본래인간의 기억이란 시각, 청각, 후각등 다양한 양태로 저장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인출단서에 의해 기억을 떠올릴 때 다양한 양태의 모든 기억이 떠오르거나 일부 양태의 기억만 떠오를 수 있다. 그런데 중전두이랑은 자극을 부호화할 때와 기억을 떠올릴 때의 양태가 같은 경우에 활성화되는 영역이다. 다시말해, 소비자는 브랜드와 관련한 다양한 양태의 기억을 저장하고 있으나 시각적 양태의 브랜드 로고를 보면 이와 동일한 양태인 시각적 형태의 기억을 주로 떠올린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약호화 특수성(encoding-specificity principle)의 원리에 의해 이해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작업기억에서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면 장기기억속에 저장된 내용을 인출하여 둘 간의 비교가 발생하게 된다. 이때, 인출할 때의 단서와 약호화할 때의 단서가 일치하면 일치할수록 기억인출이 손쉽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정모(1999)외 소비자들은 브랜드로고를 보고서 그와 관련한 정보를 더 쉽고 빠르게 인출하고자 시각적 형태의 기억을 떠올린 것으로 보여진다.

이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알 수없지만 브랜드 로고의 특성상 몇 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앞서 하두정소엽의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가 인출하는 의미기억이 브랜드 관련지식임을 추론하였다. 그 지식 중에서도 시각적 형태로 형성된 지식은 기업의 직접적인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의해 형성된 제품, 상점, 광고와 관련된 내용일 것이다. 첫째로 제품과 관련한 시각적 내용으로 제품의 대표적인 색상 또는 독특한 외양이나 디자인이 있다. 둘째, 상점과 관련한 시각적 기억으로는 전반적인 점포의 모습, 진열된 제품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광고와 관련된 시각적 기억으로는 광고배경이나 광고모델등이 있다. 이외에 기업의 직접적인 활동과 관련없이 소비자가 기억하는 내용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러 미디어를 통해 제시되는 연예인의 제품사용장면이나 소비자 주변사람들의 사용모습등이다. 정리하자면 소비자는 명품이든 대중품이든 그 브랜드로고를 추상적대상으로서 의미파악하며 주로 시각적 형태의 의미기억을 떠올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대중품 로고에 대한 인지 반응

소비자는 명품과 대중품 로고에 대해서 공통적인 반응도 나타냈지만 각기 서로 다른 개별적반응도 보여주었다. 대중품 로고에 대해서는 자신과 관련된 과거기억을 떠올린 반면 명품로고에 대해서는 상상을 통해 환상적심상을 떠올린 것이다. 우선, 대중품로고를 보면서 후대상이랑(posterior cingulate gyrus)(p=.001)과 내측전두이랑(medial frontal gyrus)(p=.000)이 활성화되었다.(그림4) 후대상이랑은 신경생리학에서 일화기억을 인출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Fujii, 2002; Maddock,외 Garrett & Bounocore, 2001). 여기서 말하는 일화기억이란 개인의 경험과 같은 자전적사건에 관한 기억으로서 사건이 일어난 시간, 장소, 상황등의 맥락을 함께 포함한다(이정모 2001외). 앞서 명품로고와 대중품 로고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던 의미기억 인출과의 중요한 차이점은 일화기억이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명품에 비해 대중품을 접하기 쉽고 대중품에 대한 직간접적인 경험이 더 많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더불어 대중품 로고에서 함께 활성화된 내측전두이랑도 자기와 관련된 정보를 처리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으로 위와 같은 결과를 지지하고 있다(Platek, Keenan, Gallup Jr, & Mohaned, 2004). 즉, 소비자는 관련된 사용기억 광고 브랜드 지식등의 직접적 경험을 통하여 대중품 로고에 대한 일화기억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명품의 로고조건에서는 이 두 영역이 활성화되는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명품이 비교적 값이 비싸고 생산과 판매도 제한적이어서 상대적으로 소비자가 직접경험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3) 명품 로고에 대한 인지 반응

한편, 소비자는 명품로고를 보면 흥미롭게도 개인의 과거경험을 떠올리지 않고 상상을 통한 내용을 떠올렸다. 이는 소비자가 명품로고를 보고서 활성화된 쐐기전소엽(precuneus)( p=.000)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림5) 쐐기전소엽은 시각적 심상을 담당하는 영역으로, Ishai와 Haxby Ungerleider(2002)의 연구를 통해 그 기능이 밝혀진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유명인의 이름을 제시하고 그 사람의 얼굴을 상상하라고 과제를 준 경우에 같은 영역이 활성화됐었다. 대상물에 대해서 시각적(visual imagery)으로 심상을 떠올리는 경우에 활성화되는 것이다. 여기서 심상이란 낱낱의 구체적인 정보 없이 대상의 다양한 특징을 추출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Leeuwenberg, 2003) 즉, 한 자극에 대해 과거의 경험이 부족하여 인출해낼 구체적인 정보가 없더라도 그것의 다양한 특징을 상상해내는 능력을 뜻하는 것이다. 그런데 쐐기전소엽의 활성화 반응만을 보고서 명품로고에 대해 떠올린 시각적 심상의 내용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기존 소비자심리학에서의 심상에 대한 정의를 통해 그 의미를 추론해볼 수는 있다.

심상에는 역사적심상(historic imagery)와 환상적 심상(fantasy imagery)의 두가지가 있다고 한다. 역사적심상은 입력된 자극에 의해 과거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이 회상되는 것을 말하고 환상적심상은 과거의 사건이 아닌 아주 새롭고 상상적인 경험들이 떠올려지는 것을 말한다(Solomon, 1995). 추론컨대 소비자는 명품로고를 보면 그 브랜드와 관련해서 다양한 종류의 시각적 기억을 떠올리며 대중품 로고를 봤을 때와는 달리 환상적심상들을 상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명품 브랜드의 어떤 특성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그 로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환상적 심상을 떠올리게 한 것일까 크게 두 가지이유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첫째, 명품의 희소성이라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일반소비자는 대중품에 비해 명품을 직접 접하거나 사용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주로 잡지의 인쇄광고나 매장에 진열된 제품 다른 사람의 사용을 보는 정도로 제한될 수 있다.

이처럼, 일반적인 소비자는 명품로고에 대해서 구체적인 특징을 충분히 알 수 있는 과거의 실제경험이 부족하고 이것이 환상적심상을 떠올리게 한 것으로도 보여진다. 둘째, 명품은 고급스러운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과 관리를 위해서 주로 이미지중심의 인쇄광고를 많이 한다. 그 결과 소비자는 명품과 관련된 상세한지식과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없다. 이런 명품의 특성 때문에 소비자는 명품로고를 보면 관련의미기억을 떠올리기는 하지만 많은 부분이 상상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실험참가자들이 명품 매니아를 제외한 명품에 대해서 가장 일반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20대 여대생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추론은 더욱 타당해 보인다.

3) 브랜드 로고에 대한 정서 반응

지금까지 소비자가 브랜드로고에 대해서 무엇을 기억하고 떠올리는가 하는 소비자의 인지적 심리반응을 살펴보았다. 다음으로는 명품과 대중품 브랜드의 로고를 보고서 각각 무엇을 느끼며 어떻게 다른 정서반응을 보이는지 중점적으로 알아보았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명품과 대중품에 대한 경험내용에 따라서 각기 다른 종류의 정서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정서반응을 생리적으로 확인한 결과 명품로고에 대해서는 미래지향적 정서를 느끼는 반면, 대중품로고에 대해서는 과거지향적 정서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1) 전체 브랜드 로고에 대한 정서 반응

우선 소비자는 명품로고나 대중품로고에 상관없이 모든 브랜드 로고에서 정서를 느끼며 정서가 연합되어 있는 자극물로 인식한다. 이는, 혀이랑(lingual gyrus)과 방추이랑(fusiform gyrus)의 활성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p=.000). 신경심리학 연구에서 혀이랑과 방추이랑은 정서적으로 현출한 자극을 지각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라고 한다(Taylor, Liberzon, Fig, Decker, Minoshima & Koeppe, 1998; Taylor, Phan, Decker & Liberzon, 2003).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 로고에 대한 소비자반응을 , 해석해 볼 수 있다 소비자는 여러 직간접적인 . 璽 경험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정서를 브랜드 로고와 연합시켜왔기 때문에 브랜드 로고도 마찬가지로 정서적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2) 대중품 브랜드 로고에 대한 정서 반응

비록, 명품과 대중품 로고가 모두 정서적대상물이라고 해서 같은 정서적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앞서, 명품과 대중품 로고에 대해서 떠올렸던 기억의 내용이 달랐던 것과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느끼는 정서의 내용도 역시 다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소비자는 대중품 로고를 볼때에 명품로고를 볼때와는 달리 뇌의 해마옆이랑(parahippocampal gyrus)이 강하게 활성화되었다(p=.000).(그림6) 이는 과거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동시에 그 경험과 관련된 정서를 떠올릴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었다(Ricci, Zelkowicz, Nebes, Meltzer, Mintun & Becker, 1999). 앞서 대중품로고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반응으로서 자신이 과거에 브랜드를 소비했던 경험을 떠올린다는 사실을 확인했었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는 그 경험에서 느낀 자신의 정서 또한 그대로 떠올리는 것이다. 즉, 소비자는 대중품을 사용하거나 접하면서 느낀 다양한 종류의 정서를 브랜드 로고를 보면서도 다시금 떠올리는 것이다.

더불어 소비자들은 대중품 브랜드로고에서 정서를 느끼는 것은 물론, 그것이 어떤 종류의 정서인지도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대상이랑(cingulate gyrus)의 활성화를 보면 추론이 가능하다(p=.000) 정서적자극물에 대해 어떤 강도수준의 정서인지 어떤 종류의 정서인지를 판단할 때 활성화되는 대상이랑이 대중품 브랜드 로고를 접했을 때 뇌에서 관여한 것이다(Taylor et al., 2003). 예를 들면 소비자가 에뛰드라는 대중품 브랜드의 로고를 보면 에뛰드의 체리색 립글로스를 바른 과거의 어느 날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날 친구의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았던 것을 기억해내고 그 때의 좋았던 기분까지 다시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비자는 '아 그때 참 좋았었지!'하며 그 때의 정서내용까지도 인식하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3) 명품 브랜드 로고에 대한 정서 반응

한편, 소비자는 명품브랜드 로고에 대해서도 대중품 브랜드 로고와는 차별적인 특별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전대상이랑(anterior cingulate gyrus)이 명품 브랜드 로고에 대해서 민감하게 활성화된 것이다(p=.000). (그림7) 인간은 한 자극물이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것이라고 예상될 때 주의를 하게 된다. 바로 이때 뇌에서 반응하는 영역이 전대상이랑이다. Kirsch, (2003)등의 연구에서는 돈을 주거나 칭찬을 해주는 등의 보상을 전제로 하여 응답자의 주의를 높였을 때 이 영역이 활성화되었다. 특히, 이 영역은 음식이나 성과 같은 신체적 욕구가 아니라 돈이나 칭찬과 같은 사회적 욕구를 만족시켜줄 것이라고 기대될 때 더욱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명품을 소비하면서 만족시키고자 하는 욕구는 과시나 물질주의등 사회적가치와 관련된 것들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명품을 통해 자신의 과시욕이나 물질추구 욕구가 만족될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심지어 명품을 현재가지고 있지 않은 대부분의 소비자들도 미래에 명품을 소유하게 되면 이를 통해 자신의 욕구가 만족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기대와 욕구에 따라서 뇌의 전대상이랑이 활성화된 것이다. 소비자는 명품과 명품의 로고만 보아도 주의하게 되고 기대를 하게 된다고 하겠다. 즉, 명품로고를 보고서 강하게 반응한 전대상이랑은 명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증명해 주었다. 더불어 명품로고에 대한 인지반응으로 나타났던 쐐기전소엽의 활성화와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보다 깊은 해석이 가능하다. 앞서, 쐐기전소엽은 명품브랜드 로고와 관련해 환상적시각 심상을 떠올리는 영역이라고 설명한바 있다. 소비자들은 이렇게 명품로고에 대해서 여러가지 시각적 상상을 하면서 자신의 사회적 욕구인 과시나 물질주의를 만족시켜주는 내용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데 소비자는 자신이 직접 그 명품을 소비해본 경험이 없더라도 자신이 미래에 그 명품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나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표정등을 상상하게 된다. 그런 상상을 통해 명품이 자신의 사회적 욕구를 만족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고 소비자는 명품로고에 더욱 욕구를 느껴 자연스럽게 주목하면서 전대상이랑이 활성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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