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친숙도와 인지욕구에 따른 광고 반복의 설득효과

3. 반복효과의 조절변인

1) 브랜드 친숙도

브랜드 친숙도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직 · 간접 경험의 정도를 의미한다(Alba & Hutchinson, 1987; Kent & Allen, 1994). 2요인 이론적 측면에서 보면 브랜드 친숙도는 광고의 반복효과를 조절하는 주요 변인이라 할 수 있다. 친숙한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적은 반복에도 습관화와 지루함이 모두 빠르게 발생한다. 그러나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는 친숙한 브랜드보다 많은 반복을 해야 긍정적 습관화가 될 것이고, 지루함이 발생하기 위해서도 더 많은 반복이 필요하다. 그러나 반복효과에 대한 브랜드 친숙도의 영향을 분석한 기존의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2요인 이론의 가정과는 다른 결과들이 나타났다.

Ray와 Sawyer의 연구(1971)에 의하면, 반복 초기의 구매의도는 덜 친숙한 브랜드보다 친숙한 브랜드에서 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2요인 이론의 가정과 달리 6회 노출 이후에도 친숙한 브랜드의 구매의도는 유의적으로 증가하였으나,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에서는 반복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Craig, Sternthal, Leavitt의 연구(1976)에서도 피험자들은 반복이 증가함에 따라 친숙한 브랜드의 광고에서 제시된 정보를 더욱 잘 회상하였다.

또한 TV 광고를 이용해 반복효과를 검토한Calder와 Sternthal(1980)은 친숙한 브랜드의 광고가 반복됨에 따라 더 호의적인 평가가 나타났으나,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의 광고는 반복이 증가함에 따라 효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Campbell과 Keller의 연구(2003)에서도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의 광고는 친숙한 브랜드의 광고보다 더 낮은 반복수준에서 광고태도와 브랜드태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브랜드 친숙도별 광고 반복효과를 검토한 기존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2요인 이론의 가정과 달리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는 긍정적 습관화 같은 유의한 반복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친숙한 브랜드는 높은 반복수준에서도 지루함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론적 가정과 실증적 연구 결과들 사이의 이러한 차이점은 다음과 같은 원인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첫째, 소비자들은 광고에 선별적으로 주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친숙한 브랜드의 광고가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의 광고보다 적은 반복수준에서 더 높은 주의를 끈다(Sawyer, 1981). 즉, 소비자들은 친숙한 브랜드에 대한 경험 때문에 친숙한 브랜드의 광고를 더 잘 확인한다(Hoch & Deighton, 1989). 반면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는 노출 초기에 주의를 끌지 못한다. 따라서 반복이 계속되어도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는 주의만 끌 뿐, 그 이상의 효과인 태도변화나 구매의도를 발생시키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신념과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친숙한 브랜드의 광고를 더 호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Tellis, 1997). 또한 인지반응 이론에 따르면, 소비자는 선호하는 브랜드의 지속적 사용을 지지하기 위하여 일종의 편견을 갖게 되는데, 이는 아마도 친숙한 메시지들이 보다 믿을만하게 여겨지고, 정보원 불신(source derogation)이나 반박주장과 같은 부정적인 인지적 반응을 덜 유발해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이학식, 김영, 1997).

마지막 원인은 사전 지식수준의 차이라 할 수 있다. 브랜드 친숙도에 따라 소비자들이 그동안 기억에 저장해 온 브랜드와 관련한 지식의 정도가 서로 다르다. 소비자들은 친숙한 브랜드와 관련해 다양하고 상이한 유형의 연상들을 갖는 경향이 있다. 즉, 소비자들은 이미 친숙한 브랜드를 사용했거나, 그 브랜드를 사용하고 그것에 대해 가족이나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거나, 그 브랜드와 관련한 이전의 광고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봤거나, 혹은 언론을 통해 그 브랜드가 어떻게 포지셔닝을 했고, 포장을 했는지 등등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반면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친숙한 브랜드에 대해서 갖고 있는 다양한 연상이나 지식이 부족하다(Campbell & Keller, 2003).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메시지에 접했을 때, 친숙 정도에 따라 메시지 처리 목표가 다른데, 새로운 자극일수록 학습하고 평가하려는 시도가 더 높아진다(Sujan, 1985). 따라서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의 광고에 노출될 때,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대해 더 학습하고, 정확한 인상을 형성하려는 목표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Hilton & Darley, 1991). 또한 그러한 정보처리 결과로 소비자는 친숙한 브랜드 광고보다 더 낮은 반복수준에서 이미 광고나 브랜드에 대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의 광고가 친숙한 브랜드 광고보다 더 낮은 반복수준에서 효과가 정점에 이른 후 감소하게 된다.

요약하면, 소비자들은 친숙한 브랜드의 광고에 선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더 호의적으로 해석하고, 덜 광범위하게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보다 반복이 증가할수록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난다. 반면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는 초기에 소비자의 선별적 주의를 끌지 못하므로 그 이상의 노출도 주의 이상의 효과를 나타내기 어렵다. 그리고 일종의 편견으로 인한 부정적 인지반응과 광범위한 정보처리에서 기인 브랜드 친숙도와 인지욕구에 따른 광고 반복의 설득효과 43한 조기 판단으로 인해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의 광고는 친숙한 브랜드의 광고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반복수준에서 효과가 빨리 감소한다.

2) 인지욕구

인지욕구(need for cognition)를 가장 처음으로 개념화한 연구자들은 Cohen, Stotland, Wolfe(1955)이다. 이들은 인지욕구를 ‘의미 있고 통합적인 방법으로 당면한 상황들을 구조화하려는 욕구로서, 경험된 세계를 이해하고 합리화하려는 욕구’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Cacioppo와 Petty(1982)는 인지욕구를 ‘개인이 사유(思惟)를 하고 즐기는 경향’으로 정의하고, 이를 소비자 간 개성차이를 파악할 수 있는 변수로 보았다. 나아가 그들은 인지욕구 측정 척도를 개발하여 소비자행동 연구에 도입하고자 하였다.

즉, 인지욕구는 인지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를 어느 정도나 기꺼이 받아들이는가의 개인차를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을 말한다.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들에 비해 설득 메시지를 접할 때, 적극적인 인지활동을 하고 이를 즐긴다. 반면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들은 인지적 절약자(cognitive miser)로서 인지적 노력을 별로 하려하지 않고, 복잡한 과제보다는 단순한 과제를 더 좋아한다(성영신, 이영철, 1992; Cacioppo & Petty, 1982).

정교화 가능성 모형(ELM)에서는 소비자들이 설득의 경로를 선정하는 원인으로 정보처리의 동기와 능력을 들고 있는데, 개인적 특성으로서 인지욕구는 정보처리의 동기를 활성화시키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 즉,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정보를 처리하려는 동기가 활성화되고, 그에 따라 인지적 측면의 정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며, 중심경로를 통하여 정보를 처리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낮은 인지욕구를 가진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주변경로를 통하여 정보를 처리한다(박범순, 1995; Cacioppo, Petty, Kao & Rodriguez, 1986).

이처럼 소비자 개인차를 설명하는 변수로서 인지욕구가 제안된 이후 그 타당성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Haugtvedt 등(1988)은 인지욕구가 광고와 같은 설득 커뮤니케이션에서 개인의 행동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즉,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은 메시지 주장의 질에 의해서 더 영향을 받으며,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은 광고모델의 매력, 음악과 같은 주변적 자극에 의해서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다른 연구에서도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메시지 주장의 질에 의해 더 영향을 받는 반면(Inman, McAlister & Hoyer, 1990),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들은 메시지 자체 처리에는 덜 동기화되고, 메시지 내용보다는 유머(Zhang, 1996), 판촉 수단(Inman, McAlister & Hoyer, 1990), 긍정적 분위기(Batra & Stayman, 1990) 등에 의해 영향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실시된 인지욕구 관련 연구에서도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광고에 노출되었을 때 더 많은 인지활동을 보이며, 메시지 주장이 객관적일 때 그 광고를 더 호의적으로 보았다. 그리고 형성된 태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비교적 덜 변하는 안정적인 특성이 있었다(성영신, 이영철, 1992). 즉,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들에 비해 정보처리 동기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받기를 원하고 정보처리를 위한 노력도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반면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들은 정보처리 동기가 약하기 때문에 자세한 정보제공이나 정보처리를 위한 인지적 노력보다는, 주변적 단서를 강조한 광고를 선호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변 단서의 경우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일시적이기 때문에(Petty & Cacioppo, 1986), 반복이 유의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들은 높은 사람들보다 반복이 증가할수록 광고에서 제시된 단서들에 친숙해지므로 효과도 계속 증가할 것이다. 또한 앞서 살펴 본 인지반응 이론에 적용시켜 보면,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들에 비해 더욱 광범위한 메시지처리를 한다. 즉, 메시지 노출 초기에 많은 인지반응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인지욕구가 높아 많은 인지반응을 발생시키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낮은 반복수준에서 지지주장이 감소하고 반박주장이 늘어날 것이다. 결국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들보다 높은 사람들이 더 낮은 반복수준에서 광고효과가 감소할 것이다.

반복에 관한 선행연구들도 소비자들의 광고 처리 동기가 높을 때, 적은 반복으로도 긍정적인 광고효과가 나타나지만 부정적 효과 역시 빠르게 나타난다고 지적을 하고 있다(Pechmann & Stewart, 1992). 실제로 소비자들의 정보처리 동기와 능력을 조작하여 반복효과를 분석한 연구에서 소비자의 동기와 능력이 모두 높을 경우 1회 광고 노출조차 브랜드의 구매의도를 증가시키지만, 4번째 노출에서 실제로 구매의도가 감소했다. 반대로 동기와 능력이 낮을 때, 초기 광고 노출은 브랜드의 구매의도를 증가시키지 못하지만, 4번째 노출은 구매의도에 있어 유의한 증가를 가져왔다. 다시 말해 정보처리 동기와 능력이 낮을 때, wearin과 wearout은 모두 지연되었다(Batra & Ray, 1986). 또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정보처리 동기가 활성화된 피험자들이 해당 브랜드 광고에 매우 반응을 잘 일으키고, 매우 낮은 노출수준에서도 브랜드 구매를 증가시켰다(wearin의 가속화). 그러나 wearout 또한 가속화되는데,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들은 반복노출이 증가함에 따라 구매의도가 낮아졌다(Sawyer 1973; Raj 1982). Tellis (1988)의 연구에서도 정기적으로 광고된 브랜드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주당 2개의 광고에 노출될 때 브랜드의 구매를 증가시키지만, 주당 4회 노출될 때는 브랜드의 구매를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소비자의 정보처리 동기는 반복효과를 조절하는 중요한 변인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들은 피험자들의 동기를 조작하기 위해 관여도(Sawyer, 1971; Ray, Sawyer & Strong, 1971)와 브랜드 충성도(Sawyer, 1973; Raj, 1982; Tellis, 1988)를 사용하였을 뿐, 인지욕구를 고려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실정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광고 반복효과를 조절하는 주요 개인차 특성으로 소비자 인지욕구를 선정하고, 이 변인이 브랜드 친숙도와 함께 광고 반복효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다음 페이지로